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52)
151화
2012년 11월 29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SL 벤피카 클럽하우스.
A매치 주간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클럽하우스에 모였다.
“피곤해 보이네.”
“왜 아니겠어?”
남미의 선수들이 무척 많은 탓에, 이곳 SL 벤피카의 A매치 주간 직후 소집일의 풍경은 항상 피로와의 싸움이었다.
많은 스포츠 의료전문가들은 4시간 이상의 비행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컨디션의 저하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의 신체는 바이오리듬이라는 것을 통해 작동하고 있는데, 시차라는 것이 발생하게 되면 뇌와 몸이 기억하고 있는 시간대가 달라져 자연스럽게 몸 상태를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소위 시차증(Jet Leg)이라고도 부르는 것인데, 체온과 심박 수, 또 신경전도 속도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스포츠 의료전문가들은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멜라토닌이나 카페인을 복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런 보조식품을 통해 대뇌 시상하부의 신경세포를 혼란하게 만들어, 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완벽히 컨트롤하는 건 무리였고, 아직 현대 의료기술로는 시차증을 완전히 조절할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또 단순히 시차증만이 아니라, 비행 척추피로증후군이나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역시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A매치 소집 다음 날이면, 대표팀은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통해 혈액순환을 시키고 근육이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을 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이건, A매치 주간이 끝나고 다시 클럽으로 돌아온 뒤에도 마찬가지다.
“어? 이게 다 뭐야?”
“뭐긴. 선물이지.”
“휘이~”
이것을 잘 알고 있었던 나는, 며칠 전 ‘아디다스’와 통화를 할 때 동료들을 위한 한 가지를 별도로 부탁했었다.
바로, SL 벤피카팀 전체에 돌릴 수 있는 양만큼의 컴프레션 기어(Compression Gear)를 부탁한 것이다.
컴프레션 기어는 흔히 한국에서 ‘쫄쫄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것은 단순히 멋을 내는 용도가 아니라 근육의 빠른 회복을 돕고 수분의 쉽게 배출되도록 도와준다.
그뿐만 아니라 몸에 적절한 압력을 가해주기 때문에, 관절의 무리를 줄여주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동료들도 당연히 이런 컴프레션 기어를 엄청나게 가지고 있지만, 우리 운동선수들에게 이런 용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이봐! 얘가 선물을 준비했어!”
“나도 봤어. 그런데 난 안 돼.”
“아-! 넌 참 퓨마였지.”
다만 이것도 스폰서에 따라 가져갈 수 없는 이들이 있었고, 대신 남는 것은 따로 클럽에 보관한 뒤에 B팀을 포함한 어린 선수들이 쓸 수 있도록 만들기로 했다.
난 이미 B팀 이하의 모든 세대에게도 컴프레션 기어를 선물했는데, A팀이 가장 마지막에 선물을 받는 것이다.
“뭐야? 돈 좀 썼겠는데?”
“어…… 조금?”
“큭큭큭. 고마워. 잘 입을게.”
좋아하는 모습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준 가라이가 한쪽으로 움직이고, 다른 동료들 역시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보니, 괜히 내 마음이 더 뿌듯하다.
“역시 돈은 이렇게 써야죠. 안 그래요?”
“하하. 물론이지.”
마르코도 본인이 입고 있는 컴프레션 기어를 붙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저것도 내 선물이다.
아까 말한 것처럼, 난 ‘SL 벤피카팀 전체’에 돌릴 수 있는 양만큼의 선물을 부탁했다.
그리고 원호시설에 기부할 외투들도 곧 준비될 것이고, 난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한 번 더 그곳을 찾아 선물을 전달해드리고 또 타리타 할머니를 만날 생각이다.
“저거 뭐야! 와하하하하-!!”
“응?”
한창 마사지를 받던 도중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내가 선물한 컴프레션 기어를 여러 벌 겹쳐 입은 자르데우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곧 휴대폰을 만져 노래를 틀었고, 거기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춰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고, 개중 정신이 있는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이 장면을 화면에 담았다.
저거, 나중에 꼭 받아야지.
“자르데우! 자르데우! 자르데우!”
마치 한국에서 어야둥둥을 해주는 것처럼, 우리는 박수와 함께 자르데우의 이름을 연호하며 ‘잘한다, 잘한다’를 외쳐주었다.
누캄프 원정까지 6일.
우리 팀 분위기는 현재, 무척이나 훌륭했다.
***
2012년 11월 30일. 바르셀로나, 스페인. 아빙구다 온제 데 세템브레, s/n, 08970 산트 요안 데스피. 씨우타트 에스포르티바 요안 감페르.
SL 벤피카가 착실히 챔피언스리그 준비에 들어간 지금, FC 바르셀로나의 감독 티토 빌라노바는 결정의 순간에 놓여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일부터 시작될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로테이션을 돌려야 하는가의 여부다.
로테이션이야 당연히 돌릴 생각이었지만,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가 문제였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메시가 출전할 경기’를 정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상식적으로 판단을 해보면,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챔피언스리그를 포기하고 리그에 집중하는 편이 옳았다.
하지만 세상의 그 어떤 축구 감독도, ‘홈에서 펼쳐지는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쉽게 포기하는 결정을 내릴 순 없다.
챔피언스리그를 보러 엄청난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을 수만 명의 팬을 실망하게 할 수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는 상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현시점 FC 바르셀로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클럽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클럽은 아니다.
시민구단의 특성상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엔 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오랜 자존심을 포기하고 2006년부터 유니폼 스폰서 외의 파트너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FC 바르셀로나에게 챔피언스리그 승리 혹은 무승부로 거두어들일 수 있는 돈이란,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월급 등으로 쓰일 수 있는 매우 요긴한 상금이었다.
딸깍. 딸깍. 딸깍. 딸깍.
깊어지는 고민에, 연신 볼펜을 딸깍거리고 있었던 티토 빌라노바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약 30분 뒤, 그는 내일 있을 아틀레틱 빌바오전의 선발명단을 발표해야 한다.
“후우- 죽겠군.”
그러다 티토는 라리가 축구협회의 어처구니없음을 개탄했다.
세상의 그 어떠한 리그도, A매치 주간 3일 뒤에 경기를 편성하는 미친 짓은 하지 않는다.
물론 그는 실제로 꽤 많은 리그가 그렇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축구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게 되고 이곳에 많은 자본이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중요한 위치에 선 이들은 축구선수의 생명을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그들에게 축구선수란 그저 돈을 벌어다 주는 도구에 불과했고, 본래 도구가 낡게 되면 교체를 하면 그만이었다.
축구를 사랑하고 또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길 꿈꾸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상, 자본을 바라고 이곳에 손을 뻗친 이들이 원하는 그림은 영원히 계속될 거다.
티토는 마치, 자신이 광대놀음의 일부라는 생각에 빠진다.
“빌어먹을.”
최근 들어, 티토 빌라노바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빠르게 스스로의 수명을 갉아먹고 있는 모습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단순한 세계 최고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였다.
FC 바르셀로나의 보드진은 작년에 빼앗긴 리그 우승을 탈환하길 강력히 바라는 중이고, 만약 리그 경기에서 패배라도 한다면 받게 될 압박이 상당했다.
그래서 결국 티토 빌라노바는 리그 경기에 더 집중하기로 하며 로테이션의 방향을 결정키로 한다.
사각, 사각.
빈 종이 위에 가장 먼저 적히는 리오넬 메시의 이름.
빌리노바는, 리그에 주력하기로 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는 쉬어가도 돼.’
다가오는 5일, SL 벤피카와의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감독은, 그들의 모든 것인 리오넬 메시를 투입하지 않기로 지금 막 결정했다.
***
(알바로 아빌레스) – 바르사 TV 코멘테이터
“고오오오오오르. 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르! 메시! 메시! 메시! 메시! 메시! 메시! 메시! 메시! 리오넬 메시!!”
.
.
2012년 12월 1일. 에스토릴, 포르투갈. 루아 잉그라테라 387.
훈련을 모두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난 베베의 오두막에서 그와 함께 스페인 리그의 중계를 보고 있었다.
집에서 이런 유료 케이블을 신청할 줄 아는 것은 베베밖에 없었기에, 부탁하려고 왔다가 그냥 여기에서 보게 되었다.
“허허. 아주 혼자서 다 하는군, 그래.”
“…….”
“이런! 내가 실수했나?”
“……아뇨. 그렇지 않아요.”
수염이 까슬하게 난 볼을 긁적인 베베가 간단히 먹을 것이라도 만들어주겠다며 주방 안으로 들어섰다.
아마도 내 눈치가 보였나 보다.
그럴 필요 없는데.
그리고 거실에 남은 나는 5 : 1로 바뀐 점수를 바라보며, 리오넬 메시가 경기를 지배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대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 걸까?
난 도저히, 알 방법이 없다.
‘바보 같아.’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주구장창 스프린트를 반복하는 내가 바보 같아 보일 지경이다.
아마 메시가 한 경기에서 전력 스프린트를 하는 횟수는, 내 1/3도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거의 모든 순간 필드 위에 존재했고, 특히 바르셀로나가 가장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때는 어김없이 그 플레이 중 하나에 포함되었다.
꼭 득점이나 어시스트가 아니어도, 메시가 볼을 잡으면 수비수들은 허둥지둥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그리고 그건,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자, 이거 받으렴. 따뜻한 수프야.”
“고마워요.”
“별말을. 응? 너, 지금…….”
“네. 저 지금 엄청 떨려요.”
고작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 두려움이라는 것이 밀려오려고 했다.
난 그래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지금 발을 연신 떨어대는 것도 그 이유였다.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예요, 베베. 지난번 경기 기억해요? 전 아무것도 못 하고 전반전이 끝난 뒤에 교체됐죠.”
“……그래. 알고 있어.”
현재 나의 No. 1 팬임을 자처하는 베베에게도, 지난번 FC 바르셀로나와의 1차전은 무척 아픈 기억이었다.
루이장의 집에서 머물고 돌아왔었던 날, 내 방엔 베베가 심심풀이 삼아서 만든 작은 나뭇조각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는 포르투갈 신문에 실린 내 사진을 모델로 조각을 만들었고, 그 아래 내 이름과 이런 문구를 적어놓았었다.
‘Melhor Full-Back de todos os tempos.’
그러니까, 이 뜻은 ‘역사상 최고의 풀백’이다.
베베는 내가 자신감을 잃었을 것을 걱정해서, 그런 조각을 방에다 남겨두고 간 것이다.
나는 이미 그것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저 그래서 엄청 두려워요, 베베. 하지만 이상한 게 뭔지 알아요?”
“응?”
FC 바르셀로나전에서 패배한 후 루이장의 차를 타고 그의 집으로 가던 길에서, 나는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과 함께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현재, 메시라는 두려움에서 지금 나를 견디게 만드는 것도 바로 이 두근거림이다.
아직 이것의 정확한 정체를 알 수는 없지만, 난 12월 5일이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면서도 동시에 12월 5일이 왔으면 하는 바람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상하죠? 안 그래요?”
그리고 이런 내 질문에, 날 잠깐 쳐다보던 베베가 피식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 머리에 부드럽게 손을 얹어왔다.
마치, 내가 그의 아들인 것처럼.
“아니. 이상한 건, 그 어디에도 없어.”
“정말요?”
“응. 늘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 뒤에는 언제나 네 가족과 그리고 여기에 나. 이 베베가 있다는 것을 말이야.”
“……네.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놀랍게도, 정말 떨림은 가라앉았다.
난 어느새 평소의 나로 돌아와 있었고, 다시 TV에 시선을 돌리면서 화면에 집중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
(알바로 아빌레스)
“응? 메시가 아니군요. 티토 빌라노바. 부스케츠를 빼고 알렉스 송을 투입합니다. 이렇게 되면 메시가 90분을 뛰게 될 텐데, 아마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뛰지 않겠네요.”
.
중계하는 목소리를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얼핏 포르투갈어를 듣는 것 같았지만, 말의 속도도 워낙에 빠르고 근본적으로 의미가 달라 문장 하나도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스페인어가 많이 늘었다지만, 중계를 들을 정도는 아닌가 보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금방 챔피언스리그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뭐, 대충 중요한 시합이라는 의미겠지.’
잠시 뒤 90분 동안 이어진 경기가 끝나고, TV 화면은 메시의 얼굴을 단독으로 비춘다.
이제 경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94시간.
난 그 순간을 기다리기 힘들었다.
***
[로테이션을 암시한 티토 빌라노바. – 마르카] [티토 빌라노바,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은 한정적이고, 현재 사정상 모든 경기에서 100%의 전력을 투입할 수는 없다.” – 문도 데포르티보]***
2012년 12월 2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SL 벤피카 클럽하우스.
빌바오전에서 5 : 1 승리를 거둔 직후에 나온 티토 빌라노바의 인터뷰는, SL 벤피카의 많은 사람에게 ‘혹시?’라는 희망을 안겨다 주었다.
SL 벤피카와 마찬가지로, FC 바르셀로나도 시즌 초반 큰 부침을 겪었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그들이 승리할 경기는 무조건 챙겨간 반면 벤피카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런 차이를 만든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리오넬 메시라는 존재였다.
그런 그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건, 당연히 이곳엔 희소식이다.
“정말 쉴 수도 있다니까요?”
“음-”
“그럼 우리에겐 무척 좋은 거잖아요. 누캄프 원정이라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훨씬 해볼 만할 테니까요.”
“너무 호들갑이군. 아직 3일이나 남았어.”
“뭐, 그렇긴 한데…….”
들뜬 피에트라를 진정시킨 조르제 제수스는 코치들과 함께 식사를 이어나가면서 다가올 경기의 전술을 이야기했다.
당연히 그 경기는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를 내보내야 하는데, 최근 컨디션이 눈에 띄게 좋아진 안드레 고메스의 훈련성과는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지난 1차전과 같은 중원 구성으론 승리의 가능성이 작았기에, 전진에 능한 안드레의 호조는 팀에 좋은 신호였다.
“중원에는 마티치, 안드레. 그럼 남은 두 자리는요?”
“셀틱전에서 쓴 전술을 그대로 써도 되지 않나요?”
“아니. 그건 아니야. 셀틱전에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변칙을 사용해서이지. 바르셀로나는 그렇지 않아.”
단박에 제안을 잘라낸 조르제 제수스는 팀이 정석대로 4-4-2(D6)를 썼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니코와 베르나르두에게 측면을 맡기겠어.”
“흐음- 둘 중 누가 왼쪽이죠?”
“니코. 베르나르두가 오른쪽에서 뛸 때의 폼 저하보다, 니코가 오른쪽에서 뛸 때의 폼 저하가 훨씬 더 크니까 말이야.”
“베가가 아쉽네요. 또 브루노도요.”
“쓸 수 없는 녀석들 이야기는 하지 말지.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어. 특히나 이번 시합은 더 집중해야 해.”
“네.”
만약 예상대로 리오넬 메시가 5일 경기에 정말 출전하지 않는다면, SL 벤피카의 승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할 것이 분명했다.
이는 메시의 대단함도 대단함이지만, 메시가 없을 때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이 저조한 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올 시즌, 메시가 없는 FC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의 중위권 팀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그나저나, 저 녀석이 가장 편하겠는데요?”
“응?”
미겔 콰레스마가 가리키는 곳을 잠깐 돌아봤던 제수스는, 금세 고개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 과연 그럴까?”
“네?”
오전 훈련을 끝내고 식당에 들어서던 조르제 제수스는 한쪽에서 김다온과 가라이가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메시가 쉴 수도 있다는데?”] [“에이, 설마.”] [“아니, 진짜. 티토가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에겐 무척 좋은 일이잖아. 안 그래?”]여기까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대화였다.
하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 봤자, 전혀 기쁘지 않을 거야.”] [“뭐?”] [“최고의 상태가 아닌 FC 바르셀로나를 이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만약 그렇게 해서 16강에 오른다면, 난 그런 내가 무척 부끄러워질 거야.”] [“…….”]지금도, 어이없어하던 가라이의 얼굴이 눈에 선한 제수스다.
그리고 이것을 이야기한 조르제 제수스는 점잖은 말투로 스태프들을 나무랐다.
“가장 끔찍한 기억을 가진 녀석은 이미 준비가 됐네. 그런데 우리가 메시의 출전 여부에 들뜨면 어쩌자는 건가?”
“…….”
“…….”
머쓱하게 입을 다무는 코치들을 바라보면서, 제수스는 미소와 함께 감자와 흰살생선 조금을 입에다가 집어넣었다.
내심 김다온을 걱정했었던 그이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평범한 기우였던 것 같다.
‘놀라울 정도의 승부욕과 자존심이로군.’
이 두 가지를 지닌 선수가 올바른 방법으로 성장하게 되었을 때, 그는 어김없이 축구사에 이름을 남겼다.
다시 슬쩍 뒤를 돌아본 제수스는 평범한 모습으로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김다온을 쳐다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저곳 어디에도, 몇 주 전의 비참했던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말이다.
‘우리가 더 잘해야겠어.’
어린 친구에게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조르제 제수스는, 팀의 다른 스태프들도 본인과 같기를 바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