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60)
159화
2012년 12월 10일. 1501-806 리스본, 포르투갈. 루아 프로페소르 페르난두 다 폰세카. 이스타디우 주제 알발라드.
·경기 시작 2시간 전
스포르팅 CP 0 : 0 SL 벤피카
&Match-Up`s Best Eleven(벤피카/상대팀)
&Match-Up`s Tactics(벤피카/상대팀) : 4-4-2(D6)/4-3-3(A)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후이 파트리시오
RB ? 막시 페헤이라 / RB ? 세드리크 소아르스
CB ? 시드네이 / CB ? 칼리드 불라루즈
CB ? 에제키엘 가라이 / CB ? 마르코스 로호
LB ? 김다온 / LB ? 에밀리아노 인수아
DM ? 네마냐 마티치 / DM ? 파비앙 리나우도
DM ? 안드레 고메스 / CM ? 다니옐 프라니치
RA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엘리아스
LAM ? 제로니모 베가 / RW ? 안드레 카리요
ST ? 오스카 카르도소 / LW ? 디에고 카펠
ST ? 리마 / ST ? 리키 반 볼프스빈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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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 시즌 예고된 스포르팅 CP의 몰락은 2012/13 시즌에 접어들며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스포르팅 CP의 회장 브루누 카르발류가 있다.
쾅-!!
“이런, 빌어먹을! 말이 되는 요구를 하란 말이야!!”
쾅-!!
감독실에 놓인 집기가 산산 조각나는 광경을 지켜보며, 스포르팅 CP의 수석코치 오세아누 크루즈(Oceano Cruz)는 씁쓸함을 느꼈다.
‘개판이로군, 진짜.’
오세아누 크루즈의 생각에 이 모든 시작은 2012년 6월 4일, 브루누 카르발류가 안토니아 마갈레앙스(Antonia Magalhaes)라는 여성을 풋볼매니저 직책에 앉히면서부터 시작됐다.
안토니아 마갈레앙스는 이전까지 리스본 시내에서 액세서리를 팔았던 평범한 여성으로, 축구 클럽에 일해본 경험은커녕 생업이 바빠 축구장에 출입한 횟수 역시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1년 전부터 울트라스에 참여하여 브루누 카르발류의 시선을 끌었고,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회장의 불륜녀로 거의 매일같이 클럽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녀는 풋볼매니저 직책에 부임함과 동시에 팀이 추진해 온 모든 영입 플랜을 갈아엎는 만행을 저질렀고, 이에 분개한 리카르두 핀투와 사사건건 부딪쳤다.
다행히도 팀에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두세 건의 영입을 할 수는 있었지만, 정작 팀에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불안함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은 시작되었고, 승리를 챙기는 것에 애를 먹는 팀을 보며 브루누 카르발류는 리카르두 핀투를 찾아 팀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해 있던 리카르두 핀투는, ‘팀의 부진을 묻고 싶다면 네 더러운 불륜 상대에게 물어라.’라는 폭언을 퍼부어 버렸다.
이후 10월 4일에 치러진 유로파 조별예선 경기에서 팀이 비데오튼 FC에 0:3으로 패하자, 카르발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리카르두 핀투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문제는 그 시점이 패배 직후였다는 것이고, 더는 구단 직원이 아니게 된 핀투는 전용기가 아니라 개인이 직접 예매한 비행기 표를 구해 포르투갈로 되돌아와야만 했다.
친(親) 스포르팅 성향을 지닌 미디어마저 ‘치졸한 짓이었다.’라고 할 만큼 수치스러운 일이었지만, 정작 브루누 카르발류는 통쾌해하는 모습을 보여줘 주변을 경악게 했다.
그리고 이후, 오세아누가 3주 정도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 뒤에는 10월 30일,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와 베르따우지젠(Francois Vercauteren/작자 주 : 네덜란드식 발음)이 스포르팅 CP의 새로운 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브루누 카르발류의 만행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지만, 스포르팅 CP가 쌓아왔던 명성 덕분에 이름값 있는 감독을 구하는 건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이 팀은 내 것이 아니야! 그런데 이 팀으로 앞으로 한 달 동안 전승을 하라고?! 이런 빌어먹을! 지금 당장 사표를 쓰겠어!!”
현역 시절 안더레흐트의 팬들로부터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부여받았던 프랑스와 역시, 브루누 카르발류와 함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분명 나는 시간을 달라고 했어! 그건 그 빌어먹을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도 했던 말이라고!”
오세아누는 프랑스와가 일부러 들으라고, 목소리를 크게 높이는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현재 라커룸 근처 사무실에는 브루누 카르발류와 안토니아가 함께 있었고, 훨씬 더 가까운 곳에는 무슨 일인가 싶어 감독실 앞에 줄지어 선 선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프랑스와가 다시 소리친다.
“이건, 내 팀이 아니야!! 빌어먹을!! 내 축구를 이해할 수 있는 녀석은 여기에 다섯도 안 된다고!!”
축구 감독에게 있어 선수단의 구성은 단순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만이 아니라, 감독 본인의 철학을 펼칠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와도 같은 것이다.
감독의 철학은 클럽에 개성을 입히고 선수들의 잠재력과 실력을 끌어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새롭게 클럽에 부임하는 감독들은 항상 스쿼드를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요청하고, 선수들과 교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요구한다.
하지만 시즌 중반에 합류하게 되면 이중 어느 것도 할 수 없는데, 이는 프랑스와가 스포르팅 CP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제안을 거절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브루누 카르발류가 전화를 걸어왔고, 그는 감독직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올 시즌은 어떤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밀었다.
하나 이 순간, 모든 것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 버렸다.
“난 이런 빌어먹을 팀과 함께 일할 수 없어!! 너희 마음대로 하도록!! 오늘 미팅은 없다!!”
“…….”
화를 내며 어딘가로 떠나는 프랑스와를 바라보며, 오세아누는 이렇게 생각했다.
1906년 7월 1일부터 쌓아온 스포르팅 CP라는 축구 클럽의 자랑스러운 명예와 권위 모두를, 1972년 모잠비크에서 태어난 망나니가 2년도 되지 않아 전부 날려버렸다고 말이다.
회장 선거에 투표자격이 있는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울트라스의 일원이라는 스포르팅 CP의 단점이, 브루누 카르발류의 사장 부임과 함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이봐, 오세아누!! 이리 들어오도록!!”
“하아~ 빌어먹을.”
그 어디에도,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단 하나, 브루누 카르발류의 사퇴를 제외하곤.
***
{“리스본의 하수구에는 쥐새끼들이 살지! 우리는 그것을 벤피카라고 부른다네! 리스본을 좀먹는 기생충보다도 못해! 듣기론 걔네들이 구더기를 먹는다며?!”}
오늘도 이곳, 주제 알발라드에 모인 스포르팅 CP의 팬들은 극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그들은 어김없이.
{“다온! 다온! 누가 걔를 벤피카의 왕이라고 부른다며? 다온! 다온! 그렇지만 걔는 개를 먹잖아! 다온! 다온! FUCK YOU!! 네 창녀 같은 누이는 남겨두고 가! 우리를 위해 말이야!”}
나와 내 누나를 욕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와 개고기 또 누나는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왔던 날, 난 누나와 아주 오랫동안 통화를 했었는데, 그때 누나는 한국이 아니라면 굳이 내 경기를 보러 가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식으로 말을 했었다.
나는 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고, 지금 저 노래를 듣고 있으니 누나의 판단이 올발랐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앞으로도 나는, 누나에게 무척 잘해야만 할 거다.
괜히 나 때문에 온갖 수모를 겪고 있으니까.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전반전이 시작되고,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던 나는 경기 초반부터 의욕을 발휘했다.
‘어림없지.’
안드레 카리요가 패스를 받자마자, 곧바로 빠르게 압박해 볼을 가로챈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약간 전진을 하다, 전방의 안드레에게 패스를 보낸다.
안드레는 시선을 확보한 뒤, 오른쪽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우선, 라인을 지킬까?’
오늘 스포르팅 CP의 오른쪽 측면을 구성한 카리요와 세드리크 소아르스(Cedric Soares) 모두,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침투를 좋아하는 이들이다.
속도야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긴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전반 5분, 스포르팅 CP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해 보인다.
뭐랄까, 경기에 집중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이유를 찾아보려던 찰나.
“이봐아-!!!!”
“응?”
난 스포르팅 CP의 벤치에서 튀어나온 한 남자를 보게 되었다.
그는 사이드라인 앞까지 다가와, 선수들을 향해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대체 뭘 하는 거야?!?! 똑바로 뛰라고!!”
저 남자는 분명 스포르팅 CP의 감독이 아니다.
하지만, 난 저 남자를 알고 있다.
그는 바로.
‘회장이? 대체 왜 저기에?’
지금 스포르팅 CP의 벤치 앞 사이드라인에 서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건 감독이 아닌 회장이었다.
감독은 그냥 벤치에 심드렁하니 앉아만 있다.
저런 모습은 축구를 하면서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고, 스태프가 아닌 보드진의 관계자가 지휘한다는 것도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알기로 브루누 카르발류는.
‘평범한 기업가가 아니었던가?’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브루누 카르발류는 정식으로 축구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작년 스포르팅 CP의 울트라스에게 시달렸던 덕분에, 난 그들에 관한 꽤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상태다.
그중에는 회장인 브루누 카르발류에 관한 내용도 있었고, 난 그가 어린 시절부터 스포르팅 CP의 울트라스의 일원이었을 뿐이라는 걸 기억해낼 수 있었다.
실제로도, 스포르팅 CP의 선수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분명 경기가 시작될 때, 브루누 카르발류는 저곳에 없었다.
있었다면, 진즉에 알아차렸을 거다.
‘아니, 잠깐. 이럴 때가 아니지 참.’
워낙 충격적인 광경이었던지라, 잠깐 넋이 나갔었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며 주변 상황을 살폈다.
초반부터 공세를 퍼붓는 우린 경기의 주도권을 꽉 붙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스포르팅은 아래로 내려서서 수비하는 것 외엔 별다른 시도를 할 수 없게 됐다.
가끔 카리요와 디에고 카펠이 역습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나와 막시가 매번 사전에 차단해냈다.
일방적으로 두드리는 상황 속, 득점이 없어 조금 답답한 상황으로 이어지려던 전반 19분.
“여기!!”
다소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있던 소아르스의 뒷공간으로 파고든 내게, 제로니모의 좋은 패스가 도착한다.
“막아-!! 막으라고!!”
브루누 카르발류가 과연 지닌 열정만큼이나 축구도 잘 아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거, 목소리 X나 크네.’
피치 정반대 편에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카르발류 회장의 목소리는 내가 있는 곳까지 날아와 귀에 틀어박혔다.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난 자유로운 상황에서 측면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고, 오른발로 크로스를 띄워놓을 수 있도록 자세를 잡은 뒤에 카르도소의 머리를 목표로 발을 휘둘렀다.
페널티스팟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 같았던 축구공이 조금씩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간다.
그리고 축구공은 곧 카르도소의 머리를 맞아 선수들의 사이에서 잠깐 사라지더니, 전혀 엉뚱한 곳에서 튀어나와 스포르팅 CP의 골라인을 넘어섰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어쨌든 골은 골이었고, 만약 저게 자책점이 아닌 오스카의 득점으로 기록된다면 난 어시스트 하나를 추가하게 되는 셈이다.
셀레브레이션을 위해 이쪽으로 달려오는 오스카 카르도소를 기다리다, 난 그와 함께 어깨동무하며 카메라의 앞에 섰다.
“으아-!! 우리가 리스본의 지배자야!! VAMOS!!!”
“이야아아아-!!!”
충격에 휩싸인 스포르팅 CP의 사람들이 침묵하게 된 와중에도, 브루누 카르발류는 지치지 않고 계속 소리를 내지르고 있다.
“이런, 빌어먹을!!! 왜 막으라는 말을 듣지 않는 거야!!! 앙?!?! 난 너희들에게 급여를 주는 사람이라고!!!!”
뭐라고? 대체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한 거야?
지금 저 이야긴 내가 들은 말 중에서 가장 황당한 것이면서도, 무엇보다 100% 틀린 내용이다.
우리에게 급여를 주는 사람은 회장이 아닌 급여 담당자이며, 우린 그들에게서 영수증을 받고 그날 오후 통장에 들어온 돈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돈은 회장의 주머니가 아닌, 팬이나 스폰서 혹은 구단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스포르팅 CP의 클럽 구조가 어떤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라 확신할 수 있다.
‘뭐야, 이거. 재미없잖아?’
FC 바르셀로나 경기만큼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나는 최소한 리스본 더비인 만큼 그와 어울리는 치열함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내게 이런 전개는 너무나도 뜻밖이었고, 동시에 맥이 탁 하고 풀려버렸다.
물론.
촤——–악!!!
“욱-!”
어딜 도망가려고.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나는 언제나 피치 위에서 100%를 쏟아부을 거다.
지난날, 메시가 내게 알려준 것처럼.
내게 있어 축구란.
…….
젠장.
아직은 조금 더, 이 느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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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결과
스포르팅 CP 0 : 3 SL 벤피카
[골] 마르코스 로호(자책골) : 전반 19분오스카 카르도소 : 후반 36분(P.K), 후반 41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95분 출전(평점 8.0/팀 내 공동 3위)
***
2770-127 파수 지 아르쿠스, 포르투갈. R. 주세 페항 카스텔루 브랑쿠 24(R. Jose Ferrao Castelo Branco. 2770-127 Paco de Arcos, Portugal).
챔피언스리그의 흥행과 함께 유럽 축구 시장의 성장이 도드라지기 시작하면서, 포르투갈의 기업가들 사이에서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축구판에 뛰어들라.’는 말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재, 포르투갈의 축구 산업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포르투갈의 주력 산업인 관광/서비스업의 규모를 3배 이상 뛰어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류보다 조금 늦게 발을 담근 한 사람.
“자멸했군요. 스포르팅은 당분간 위협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음.”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금융업으로 돈을 축적한 세자르 사 역시, 은퇴 후 자신의 삶을 축구와 함께 보내려고 한다.
세자르 사는 무척이나 야심 넘치는 사람으로, 언젠가 루이스 비에이라 회장을 몰아내고 본인이 직접 SL 벤피카의 회장이 되려는 꿈을 품고 있다.
하지만 서포터 그룹과 이사회의 공동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는 스포르팅과는 달리, 철저히 이사회의 투표결과로만 회장을 뽑는 SL 벤피카를 장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포르투갈의 스포츠 클럽 구조는 단순히 특정 종목 하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합산한 ‘종합 체육 단체 기관’의 형태를 띤다.
그리고 SAD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영향력 있는 비에이라 회장은, 포르투갈의 스포츠인들 사이에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유능한 인물이었다.
SAD란 ‘Sociedade Anonima Desportiva’의 약자로, 종합 단체 체육 기관의 재무관리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일을 하는 공영회사를 의미한다.
포르투갈 프로 축구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클럽 중 97%가 SAD에 가입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나듯, 비에이라 회장이 리그 안팎에서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자르 사는 거목(巨木)을 무너뜨리는 방법을 잘 아는 남자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결과에 실망하지 않았다.
어차피 손해 볼 것 없는 도박이었다.
“아직은 여유가 있어. 우리가 축구단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지금, 가장 우선은 그의 손발을 잘라내는 거니까. 긴 싸움이 될 거야. 지켜봐야지.”
“네, 물론입니다.”
세자르 사에게 있어 회장직을 넘겨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명분은 팀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챔피언스리그 탈락은 무척 좋은 기회였다.
이를 핑계로 세자르는 조르제 제수스에게 압박을 줄 수 있었고, 운이 좋다면 그를 쫓아낸 뒤 앞서 심어둔 사람들을 통해 감독 선임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었다.
가장 최선은 에두 크루즈를 내쫓는 일인데, 비에이라가 가장 신뢰하고 있는 사람인 만큼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자네가 조금 더 수고해줘야 할 것 같네.”
“별말씀을요. 전혀 수고스럽지 않습니다.”
현재 세자르와 비밀리에 이야기하고 있는 남자는 루시우 헤구(Lucio Rego).
그는 현재 스포르팅 CP의 스카우트 디자이너로, 외부에서 보내어진 스카우트의 자료들을 취합 정리해 클럽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최종 제안서를 작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에두 크루즈가 조르제 제수스에게 건넨 영입 목록도 루시우 헤구가 직접 작성한 것이다.
일단 그는 최대한 성실하게 근무를 하며, 자신이 에두 크루즈의 자리에 오르게 될 날을 기대하는 중이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현재의 SL 벤피카 체제를 바꾸려는 이들이지만, 그렇다고 클럽을 뒤엎거나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본인들이 권력을 쥐더라도, 팀의 성적이 부진하면 비난만 잔뜩 짊어져야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활동은 어디까지나 권력을 가져오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을 뿐, 팀을 손에 쥐고 흔들리게 하려는 시도는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제수스에게 압박을 주긴 했지만, 그건 이미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순간 보드진들 사이에서 중론이 된 이야기를 구체화시킨 것뿐이다.
세자르 사. 그리고 루시우 헤구.
이들은 절대 악당이 아니다.
“그럼, 오늘도 체스나 한판 하고 가겠나?”
“그거 좋죠.”
그저, 돈과 명예를 순수하게 좇는 사람들일 뿐.
하지만, 분명히 이 두 사람은 클럽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그게 어떠한 방향인지는 오직.
탁-!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다.
“체크.”
***
작가의 말 ? 현실에서 스포르팅 CP의 브루누 카르발류의 회장직 부임 시점은 2013년입니다만, 제가 그걸 조금 앞당겼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도, 이 시기부터 권력을 쥐긴 했지만요.
본문에서 서술한 대로, 스포르팅 CP는 서포터스 그룹과 이사회의 공동 투표로 회장을 선출합니다.
그리고 2011년 브르누 카르발류는 서포터스 그룹 투표에서 압승하고도 비율 적용이 더 높은 이사회 투표에서 물려 부회장직에 앉게 됩니다.
하지만 서포터스 그룹에 절대적 지원을 받은 브루누는 이미 그때부터 회장이나 다름없었고, 꽤 많은 일을 주도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현재 제가 SL 벤피카의 세자르 사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과 같은 방식이죠.
브루누는 어떠한 면에서는 무척 영리한 사람이라, 팀의 성적을 자연스럽게 떨어트리는 방법으로 기존의 회장이던 구디뉴 로페스의 신임을 약화시킵니다.
그리고 2013년 드디어 회장이 되면서 본격적인 활약(?)에 나서게 되는데, 브루누 카르발류의 일화는 ‘이게 정말 유럽이 맞아?’란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합니다.
이전 에피소드를 통해 언급했던 울트라스를 동원한 선수단 폭행 외에도, 본문처럼 직접 피치 위로 뛰어들어 감독 대신 지휘를 하려는가 하면, 심판의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라운드로 돌진해 직접 어필했습니다.
심지어 경기가 진행되던 도중인데도요.
그뿐만 아니라, 2014/15시즌 팀을 훌륭하게 이끈 마르쿠 실바와 대립하다가 컵 대회에서 우승하자마자 해임한 뒤 그가 사비로 비행기표를 구매해 돌아오도록 만들었습니다.
외에도 훈련 등에 수시로 개입하여 선수단의 불만을 사다, 그와 대치한 마르코스 로호/에릭 다이어/브루마 등에게 그들이 뛰고 싶다고 말한 구단만을 정확히 빼고 협상을 진행했죠.
선수들은 똥과 함께하느니 마음에 들지 않는 클럽이 낫다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습니다.
외에도 자잘한 에피소드는 셀 수도 없이 많죠.
아, 그리고.
회장 부임 후 울트라스에 있던 자신의 불륜녀에게 클럽의 중책을 주어 물의를 일으킨 역시 실화입니다.
어제오늘 전개한 에피소드는 이런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제가 각색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다들 다온이가 벤피카에서 커리어를 마칠 거라곤 생각하지 않으실 것이기에 설명을 보태자면, 세자르 사는 발암을 일으키는 인물이 아닌 SL 벤피카와 다온이의 이별하는 장면을 위해 설정된 캐릭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뺀 본문은 8,471자입니다.
글자 수 늘리기 우려먹는다고 하실까 봐.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