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93)
192화
수비 전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업을 꼽으라면, 난 첫 번째로 ‘지연’을 들고 싶다.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추면 늦출수록 팀은 수비할 시간을 벌 수 있고, 리듬이 끊긴 상대는 다소 단조로운 패턴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내게 ‘풀백’으로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고립’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 것이다.
중앙 공격수들을 상대하며 지연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하는 센터백들과는 달리, 나와 같은 풀백들은 주로 측면 윙어나 상대 사이드백과 마주할 때가 많다.
상대적으로 돌파할 공간이 부족한 측면에서 공격수가 수비를 따돌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연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공격수를 외곽으로 ‘고립’시켜 그들의 선택지를 좁히는 것이다.
공격수를 사이드라인 혹은 골라인 가까운 곳으로 몰고 가게 되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처럼.
삑-!!
[빌어먹을!!]보르도의 왼쪽 풀백 베누아 트레물리나(Benoit Tremoulinas)가 불어로 된 말을 내뱉는 것을 들으며, 난 씨익 미소를 지은 채 몸을 뒤로 돌렸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에도 너무 쉬었다.
.
(배정세) – SBS Sports 유로파 중계 아나운서
“실책을 범하는 트레물리나. 벤피카로 다시 공격권이 넘어옵니다. 아, 오늘 김다온의 수비는 정말 인상적입니다!”
(박성문) – SBS Sports 유로파 중계 해설위원
“1:1에서 자신이 없다 보니 자꾸 후퇴하게 되거든요. 김다온이 성급하게 달려들지 않고 저런 식으로 패스 길만 차단하게 되면, 공격하는 쪽에선 정말 답답할 겁니다. 저게 쉬워 보이지만 참 어렵거든요.”
.
.
·후반 11분
SL 벤피카 2 : 0 FC 보르도
디에고 롤란의 존재감이 완전히 느껴지지 않는 지금,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보르도의 역습만 주의하면 딱히 위협적일 것이 없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팀은 보르도가 가장 흔들리던 전반 20분~30분 사이를 놓치지 않고 두 골을 집어넣었는데, 우린 이후에도 계속 집중력을 유지하며 완벽한 경기를 위해 노력 중이다.
홈&어웨이 방식인 만큼 홈에서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동시에 다득점을 기록할수록 좋았기에 집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간혹 안일한 플레이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곳곳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누군가는 여전히 시합에 몰입하고 있다는 증거였고, 그들이 다른 선수들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주고 있어 팀으로서는 여전히 단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감독님은 그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이드라인에서 벌써 교체를 준비하는 선수가 둘씩이나 나타났다.
삑-!!
“뭐?! 나?!”
자신을 손으로 가리킨 니코는 조금 억울한 표정이었지만, 점수가 2:0으로 바뀐 이후로 확실히 그는 조금 느슨한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은 후반 15분 만에 피치를 떠나게 되었고, 대신 투입된 것은 투지와 속도를 더해줄 수 있는 카를로스 마르틴스였다.
‘이제 좀 빨라지겠네.’
경기를 풀어나가는 패턴이 한 가지뿐이라는 게 그의 단점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장점이 발휘되기 쉬운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10번(AM)이 된다.
피치에 투입된 카를로스 마르틴스는 곧바로 영향력을 미쳤고, 후반 22분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한 키패스를 보여줬다.
[오른쪽!! 막아!! 뚫렸어!!] [몰아!! 파울로 끊어도 돼!!]다급해진 목소리의 FC 보르도.
세 명의 선수에게서 압박을 받았던 카를로스 마르틴스가 절묘한 힐킥으로 제로니모에게 패스를 연결한 순간, FC 보르도의 진영은 크게 요동쳤다.
하프라인 앞쪽에서 힐킥을 받아낸 제로니모는 곧장 중앙으로 잘라 쇄도했고, 그러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보르도의 선수들 모두 그의 뒤를 따랐다.
‘비었어.’
텅텅 비어버린 공간으로 전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나.
오버랩을 택한 나는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앞을 막아선 야로슬라브 플라실마저 뚫어낸 제로니모는 어느새 페널티에어리어 근처까지 다가섰고, 곧바로 왼발을 휘둘러 슈팅을 시도하려던 녀석은 한 차례 속임수 동작을 주었다.
한번 접어 엔리케(Henrique)를 따돌리려고 했던 것인데, 노련한 수비수인 그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이에 당황했는지 제로니모가 살짝 멈칫했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접근하는 엔리케가 볼을 빼앗기 위한 몸싸움을 시도해 왔다.
다급히 왼쪽 상체를 이용하며, 엔리케의 접근을 막아낸 제로니모가 살짝 오른쪽을 밀려 나간다.
그리고 정확히 그 시점에, 녀석과 나는 눈이 맞았다.
굳이 패스를 달라 말하지 않더라도.
파앙-
살짝 비틀대던 와중에도 정확히 오른발을 사용한 제로니모가 내가 달려가고 있는 방향 앞쪽으로 축구공을 굴려 왔다.
결국은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야 마는 제로니모.
‘기다려봐, 니모.’
나는 녀석이 보여준 노력을 헛되이 만들지 않기 위해, 축구공을 똑바로 바라보며 타이밍을 잡고자 보폭을 좀 더 크게 넓혔다.
FC 보르도의 수비는 이미, 제로니모의 돌파에 전부 이목이 쏠려버려 이쪽을 텅텅 비워두고 있었다.
마지막 발을 내딛기 전, 난 골대를 한 번 흘끗 보았고.
‘왼쪽 아래.’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뱉으며, 오른발을 있는 힘껏 강하게 휘둘렀다.
“푸-우!!”
투-웅!!
***
{“O e o e o, la la la la la la la la la.
Ninguem para o Benfica / 누구도 벤피카를 막을 수 없지
Ninguem para o Benfica / 누구도 벤피카를 막을 수 없지
Ninguem para o Benfica o e o /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이전까지도 이곳은 이미 충분한 축제의 현장이었지만, 조금 전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유로파 취재를 위해 기자석에 모인 이들은 여전히 3분 전에 있었던 슈팅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것보다 더 빨랐다니까?”
“아냐! 대단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2005년 1월 22일.
영국 챔피언십리그 위건과 블랙번의 경기에서, 블랙번 소속인 스티븐 리드(Steven Reid)는 무려 189km의 중거리 슈팅을 선보인 적이 있었다.
이것은 정식 경기 인-플레이 과정에서 나온 슈팅 중 가장 빠른 것이었으며, 축구 역사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엄청난 슈팅이었다.
하지만 지금, 기자 대다수가 그 기록이 깨졌을 거라 말하는 중이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김다온의 세 번째 골.
그것은 말 그대로 벼락과도 같은 것이었다.
“장담하지. 그건 분명 200km는 될 것 같았어.”
김다온이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한 중년의 사내가 피식하고 웃으며 랩톱 위로 손을 가져간다.
몇 년 전이었다면 그도 토론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겠지만, 이젠 젊은이들에게 그 자리를 양보한 지 오래였다.
그렇지만 존경받는 이 베테랑 기자에게, 의견을 묻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가스파르! 당신 생각은 어때요?”
“글쎄. 내일이나 되어봐야 알 것 같군.”
“그러지 말고요. 현명한 가스파르의 의견이 이 난장판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요.”
“…….”
가스파르 베는시오(Gaspar Venansio)는 모든 포르투갈 기자들의 모범이 되는 존재였다.
담백한 문장과 정확하고 날카로운 안목이 더해진 그의 기사는 항상 교보재로 활용되어왔고, 무려 세 번이나 미인의 아내를 얻은 것에 대해서도 비결을 묻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작년 무려 23살이나 어린 아내와 세 번째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땐, 가스파르의 전화기가 쉬지 않고 울려대기도 했다.
“만약 나라면 넘었다는 것에 돈을 걸 걸세.”
“!!”
논쟁의 마침표를 끊은 가스파르의 한마디에, 기자들은 논쟁을 멈추고 각자 랩톱의 앞에서 기사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경기는 20분 정도 남아 있었지만, 승패는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경기의 승패보다 흥미로워할 만한 장면이 이미 나온 상황이다.
그러니 그 장면의 여운과 영감이 사라지기 전에, 기자들은 서둘러 기사를 적어야만 했다.
탁- 타닥, 타닥- 탁.
타다다다닥. 타닥.
탁. 탁. 탁.
주변과 매우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는 이곳.
소란스러운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유일하게 조용한 기자석에서는, 조금 다른 경쟁이 펼쳐지는 중이다.
김다온의 득점을 가장 먼저 혹은 가장 극적으로 적어내는 기자에게, 그들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영광 중 가장 많은 부분이 돌아가게 될 테니까.
하지만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게 된 건.
탁-!
‘아마추어들 같으니.’
젊은 기자들을 귀여워하며 휴대폰을 집어 든 ‘A Bola’의 베테랑 기자였다.
.
.
·경기결과
SL 벤피카 3 : 0 FC 보르도
[골] 오스카 카르도소 : 전반 24분(네마냐 마티치)니코 가이탄 : 전반 27분
김다온 : 후반 18분(제로니모 베가)
김다온 ? 94분 출전(평점 9.0/팀 내 1위) – MoM
***
[역대 축구에서 가장 빨랐던 골 Top 10. 다온의 골은 어디쯤? ? Jornal de Noticias/2013.03.08.(오전)]? 1. 로니(Ronny) : 2006.02.12. VS Vt. 세투발 ? 210.8km
? 2. 아르연 로번 : 2009.08.19. VS R.마드리드 ? 190.0km
? 3. 스티븐 리드 : 2005.01.22. VS 위건 ?189.0km/h
[번개를 쏘아 올린 다온. UEFA 공식 유럽대항전 Top Player 6위에 오르다. – A Bola/2013.03.08.(오후)]***
2013년 3월 10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전날, 뒤셀도르프 원정에서 3:2의 진땀승을 따낸 바이에른 뮌헨에겐 최근 큰 고민이 있었다.
그건 바로.
“3,500만 유로가 한계예요.”
“…….”
스폰서의 후원금을 포함한 수익자금을 몽땅 쥐어짜 내더라도,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이 후임으로 내정한 펩 과르디올라는 며칠 전, 다가올 여름 FC 바르셀로나를 떠나기로 한 티아고 알칸타라의 영입을 요청한 상황이다.
그는 김다온과 티아고 알칸타라를 묶어, ‘All or Nothing’이라 말했고, 이것은 바이에른 뮌헨의 보드진을 크게 압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었다.
“울리는 어떤가?”
“좋지 않아요. 아마도 검찰은 울리에게 실형을 선고할 것 같아요. 어떻게든 그의 변호사들이 노력하곤 있지만, 판결은 막을 수 없을 거예요.”
“빌어먹을. 환상적이로군.”
루메니게의 역설(逆說)에, 사무실에 모인 이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이는 지난 40여 년 동안 바이에른 뮌헨을 지탱하던, 그들의 회장 울리 회네스(Ulich Hoeneß)에게 닥쳐올 어떠한 일이 클럽을 크게 뒤흔들 수도 있어서다.
1970년대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울리 회네스는 그 대단한 재능에도 불구, 비운의 커리어를 보낸 선수로 알려져 있다.
빼어난 주력과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워 통산 347경기 109골 60어시스트란 기록을 남겼으나, 27세의 이른 나이에 무릎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은퇴 직후 재정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던 바이에른 뮌헨의 이사로 취임, 현재의 분데스리가를 있게끔 만든 ‘위대한 변혁’을 실시하게 된다.
폐쇄적인 수입 구조를 지니고 있던 클럽의 수익을 다변화하고자 미국 메이저리그와 NBA의 팀들을 벤치마킹하고, 전문 경영인들을 클럽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당시로써는 생소했던 클럽과 관련된 물품들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여는가 하면, 구단의 로고 디자인을 브랜드화할 수 있도록 바꿔 상품성을 더하기도 했다.
그리고 TV 중계권료가 클럽의 미래임을 깨닫곤, 스폰서십 체결에 활발히 뛰어들어 자본을 가진 이들이 뮌헨에 매력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현대 축구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런 경영기술들을 앞장서서 실시한 사람이 바로 울리 회네스였고, 이런 뮌헨의 경영방법은 유럽 축구 리그의 확장에도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하지만 새해부터, 독일 세무국을 중심으로 회네스의 탈세에 관한 이야기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클럽의 자금이 아닌 회네스 회장이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된 것이다.
총액 4억 2천만 유로에 달하는 금액의 세금을 미신고했다는 것인데, 독일 검찰은 회네스 회장의 자수에도 불구하고 실형을 내릴 생각인 것 같았다.
“사람들의 반응은?”
“시민들이요?”
“아니, 다른 쪽 말이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울리 회네스는 뮌헨의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고, 이는 그와 끈끈하게 연결된 뮌헨의 스폰서들에게도 나쁜 소식이 된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곧, 뮌헨의 경제력이 약화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일단, 당장은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비록 울리가 이런 상황이 되었지만, 굳이 거기에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울리의 판단이 옳았군.”
“네. 늘 그렇죠.”
“…….”
울리 회네스는 자신의 탈세가 밝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직후부터, 클럽 경영과 자신의 탈세가 무관하다는 것을 일관적으로 주장해왔다.
실제로도 그렇기는 했지만, 그가 개인 사업으로 얻은 이익 일부가 이적시장에 쓰인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주로 에이전시에게 들어가는 수수료에 사용이 되곤 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면계약이 작성되었고 그것이 밝혀지면 뮌헨은 더욱 큰 곤란에 직면할 수 있었다.
회네스 회장이 순순히 자백을 결정한 것도, 세무국과 독일 특수수사부의 시선을 클럽으로부터 돌려놓기 위해서였다.
“공판이 언제였지? 14일인가?”
“네. 당신이 미리 지시해 두었던 대로, 멍청하게 그 공판장에 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래.”
주요한 상황을 보고받은 루메니게가 사람들을 무르고, 사장실에 홀로 남겨진 그는 클럽의 미래를 걱정했다.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
다가올 2013/14 시즌은 바이에른 뮌헨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한 시기였다.
2000년대의 뮌헨은 매우 큰 굴곡을 겪어야만 했는데, 뮌헨을 지탱했던 이들이 2007/08 시즌을 끝으로 차례차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악의 패착으로 평가받는 위르겐 클린스만(Jurgen Klinsmann)의 감독 임명은, 리빌딩이 필요했던 뮌헨의 니즈와는 완벽히 동떨어져 팀을 한 차례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이후 감독으로 부임한 루이 반 할(Luis Van Gaal)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으나, 수비를 소홀히 하는 그의 성향이 불러온 참사가 결국 하인케스의 3기를 다시 열게 했다.
그러나 이제, 늘 뮌헨의 소방수로서 엄청난 공헌을 해주었던 유프 하인케스를 더는 볼 수 없다.
가족과 건강의 이유로 은퇴를 결정한 뮌헨의 소리 없는 영웅은, 이제 더는 피치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영웅인 오트마어 히츠펠트(Ottmar Hitzfeld) 역시 다가올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기에, 이제 뮌헨은 ‘소방수’가 아닌 ‘진짜 감독’과 함께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펩 과르디올라의 임명에 더욱 목을 매는 것이었다.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를 클럽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선, 그가 요구한 세 명의 선수를 몽땅 영입해야 한다.
하지만, 뮌헨은 현재 자금이 풍족하지 못하다.
울리 회네스 회장의 탈세 스캔들만 아니었어도 어떻게든 자금을 만들어 볼 수 있었겠지만, 현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시간을 버는 것이 전부다.
‘둘은 어떻게든 해볼 수 있어.’
펩 과르디올라가 요구한 세 명의 축구선수 중 이미 밝혀진 선수는 두 명.
그리고 남은 한 명은 이미, 울리 회네스 회장이 개별적으로 이적 협상을 진행하여 선수와 클럽 모두의 동의를 끌어낸 상황이다.
사실 바이아웃을 내고 영입하는 것이라 기존 클럽의 동의는 필요 없는 것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 영입을 위해 뮌헨은 이적료와 수수료 포함 4,600만 유로를 지출했다.
동시에, 이 이적은 뮌헨이 쥐고 있는 마지막 패이기도 했다.
만약 미디어에서 회네스 회장의 탈세를 계속해서 추적코자 한다면, 뮌헨은 지금의 이 이적을 발표하여 세간의 관심을 돌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회네스 회장의 탈세 사건은 클럽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후우우- 죽겠군.”
설령 탈세 스캔들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뮌헨은 펩이 요구한 조건을 맞출 수 없다.
티아고 알칸트라의 영입에 필요한 자금은 최소 3,000~3,500만 유로였고 이것을 쓰고 나면 김다온의 영입에 쓸 수 있는 자금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됐다.
물론 다가올 여름 몇몇 선수를 판매해 수익을 확보할 생각이긴 했지만, 수수료 포함 7,500~8,500만 유로가 필요해 보이는 김다온의 이적 자금엔 터무니없이 모자라다.
본래는 2년 정도 자금을 저축하며 2014/15 시즌을 보며 데려올 생각이었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면 4개월 안에 김다온의 이적이 결정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적 처 중엔.
‘맨시티도 있어.’
회네스 회장의 일로 김다온과 맨시티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을 조사할 시간이 부족했던 뮌헨이기에, 루메니게는 여전히 맨시티를 강력한 경쟁자라 여겼다.
그리고 설령 UCN의 일을 알았다고 해도, 루메니게는 마찬가지로 맨시티를 경계했을 것이다.
인간치고 돈에 약하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다.
“…….”
몇 주 전부터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두통을 느끼는 루메니게의 근심은, 내려앉는 어둠보다도 더 무겁게 느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