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95)
194화
2013년 3월 14일. 33300 보르도, 프랑스. 쿠 줄 라둠메그.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Nouveau Stade de Bordeaux. Cours Jules Ladoumegue. 33300 Bordeaux, France).
·전반 종료
FC 보르도 0 : 1 SL 벤피카
※ 선수교체
오스카 카르도소(IN)리마(OUT)
김다온(IN)안드레 알메이다(OUT)
&Match-Up`s Best Eleven(벤피카/상대팀)
&Tactics(벤피카/상대팀) : 4-4-2(D6)/4-3-3(D)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세드릭 깨라쑤
RB ? 김다온 / RB ? 마리아누
CB ? 자르데우 / CB ? 라미네 사네
CB ? 로데릭 미란다 / CB ? 엔리케
LB ? 이스마일리 / LB ? 베누아 트레물리나
DM ? 네마냐 마티치 / DM ? 야로슬라브 플라실
DM ? 엔초 페레즈 / DM ? 그레고리 세르티치
RAM ? 카를로스 마르틴스 / AM ? 루도비치 오브라니악
LAM ? 호드리구 / RW ? 앙리 세베
ST ? 니코 가이탄 / LW ? 니콜라스 모리스-뷜레
ST ? 오스카 카르도소 / ST ? 셰이크 디아바테
.
.
많은 실험이 이뤄졌던 전반전이 끝나고, 감독님은 라커룸에서 선수교체를 알렸다.
전반전 내내 컨디션이 저조해 보였던 리마와 전반 경고를 받았던 알메이다를 빼고, 나와 카르도소를 투입해 공격과 수비 양쪽 모두에 변화를 준 것이다.
1차전 3:0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을 바탕으로 꽤 신선한 전술이 사용된 전반전이었지만, 과정과 결과 모두 썩 신통치 않았다.
무엇보다, 경기 내용이 너무나 나빴다.
“네가 더 많이 알아. 그러니까 더 많이 말해줘.”
“그래.”
나와 가까운 쪽에 선 자르데우에게 정보교환을 해 달라고 요청하며, 수비자리에서 양발을 조금 넓게 벌린 채 스트레칭을 이어나갔다.
경고누적으로 디에고 롤란이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보르도는 일주일 전보다 훨씬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줬다.
선수 대부분이 자신의 포지션을 찾아갔기 때문인지, 훨씬 편안해 보이면서도 유기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것이다.
차라리 1차전에서도 이런 식으로 뛰었다면 오히려 더 위협적이지 않았겠냐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보르도가 전반전에 보여준 경기력은 인상적인 것이었다.
삐익-!!
후반전이 시작되고,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주변을 끊임없이 살폈다.
‘온다.’
파박-!
“욱-!”
“에-이!!”
측면에서 볼을 잡은 앙리 세베(Henri Saivet)에게 달라붙으면서 의도적으로 그를 살짝 밀쳐냈는데, 주심은 파울 대신 드로인을 선언했다.
전반전 내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주심의 콜이 짜다는 거였는데, 역시나 그랬다.
어차피 위험지역도 아니었던지라, 이런저런 것들을 확인해 볼 겸 시도했던 몸싸움이었다.
‘자, 그리고 다음.’
정말 오랜만에 교체로 투입되어 경기를 치르다 보니, 빠른 적응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조금 있었다.
일단 당장은 공격가담을 최대한 자제하며 수비에 치중할 생각인데, 어차피 보르도가 우리를 밀어붙이는 상황이라 수비에 힘을 쏟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다.
하지만 라커룸에서 감독님이 지시한 것도 있고 하여, 10분 정도가 지나면서부터는 공격가담 역시 활발하게 이어나가 볼까 한다.
멀리 클리어되고 있는 축구공을 바라보는 내 머릿속에선, 아까 감독님과 나눈 대화가 재생되고 있다.
[“전반전을 보며 느낀 것이 있을 거다. 네가 판단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뛰면 돼.”] [“네.”] [“기본적인 것만 따라주게.”]감독님은 일종의 프리롤을 내게 부여한 셈인데, 이스마일리와는 다르게 공격가담의 빈도라든가 공수의 밸런스에 있어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더욱 신중히 플레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록 오늘 디에고 롤란은 없다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보르도의 공격이 조금 더 다채로워졌다.
이는 한 명의 공격수에게 많은 짐이 부여되어 있던 팀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인데, 오히려 한두 경기 정도는 에이스 없이 뛸 때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오곤 한다.
그게 아마도 오늘인 것 같았고, 좌우 윙어들의 활발한 자리 교체와 셰이크 디아바테(Cheick Diabate)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돋보이고 있다.
지금도 아래로 내려선 디아바테가 원터치로 모리스-뷜레에게 패스를 보내려 했고, 한발 앞서 그것을 차단한 나는 자르데우를 향해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소리쳤다.
그러고 보니, 이것도 내가 피치 위에서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였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간격을 유지하는 일인데, 수비수는 수비 위치와 상대의 성향에 따라 수시로 그것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전반 중반쯤부터, 자르데우는 디아바테에게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그 이유는 있지만 말이다.
그건, 나중에 설명하겠다.
“쟤가 발밑에 볼을 두게 해보자고. 알겠지?”
“…….”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세우는 자르데우에게서 눈을 돌려, 난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패스는 나름대로 원활하게 돌아가곤 있지만, 위협을 줄 수 있는 곳으로 기껏 접근하고서도 정작 슈팅으론 연결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감독님이 카르도소를 투입한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인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소 독선적이더라도 마무리까지 제대로 해줄 공격수다.
하지만 이번에도 패스만 돌다 보르도에게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후방에서부터 차분히 진행된 빌드업은 내가 있는 보르도의 왼쪽 측면으로 이어졌다.
앞쪽에선 모리스-뷜레가 볼을 잡고 있고, 저 뒤쪽에서 달려오고 있는 트레물리나는 3초 뒤에 내 곁을 스쳐 지날 것 같다.
‘하나, 둘.’
그리고 셋.
타이밍을 재고 있었던 나.
트레물리나가 나를 지나쳐 안쪽으로 접어드는 것과 타이밍을 같이 하여, 난 모리스-뷜레로부터 2, 3m 정도 멀어지는 일을 선택했다.
그러자 기회라고 판단한 모리스-뷜레가 안쪽으로 볼을 접어 치고 들어갔지만, 그는 곧 마티치와 대립하다 축구공을 뒤로 보내고야 말았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다시 처음부터 보르도의 빌드업이 시작되고, 시간을 번 우린 충분히 진용을 갖춰 상대의 공격을 대비했다.
FC 보르도로서는 빌드업 과정에서부터 이어져 온 흐름이 한 번 끊기게 된 셈이다.
바로 이게, 간격 유지가 중요한 이유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때론 수비의 모든 것이 된다.
수비가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으면, 공격수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단순하게 바뀌게 되고 예측이 쉽게 가능한 그것은 차단이 되거나 할 때가 많다.
전반전에 팀이 디아바테의 연계에 계속해서 고전한 이유도, 자르데우가 간격을 유지하는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가 잦았기 때문이었다.
원터치를 통한 연계와 포스트플레이가 능한 공격수를 상대로 성급하게 몸을 밀어붙인다는 건, 좋지 못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간격을 유지한 채 그가 골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만들고, 원터치를 기대한 주변 공격수들이 헛심 쓰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그리고 센터백이 상대 공격수를 밀어붙이든 아니든, 원터치를 통한 연계를 풀백이 막아내는 일에는 영향이 없다.
그러니.
“오프사이드-!!!”
삐-익!!
이번처럼 디아바테가 골대를 등지는 것이 아닌 정면을 보며 플레이하도록 만들어, 원터치 템포에 익숙한 측면 공격수들에게 혼란이 주어야 했다.
그리고 디아바테도 분명, 이전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볼 처리를 했는데 동료가 오프사이드에 걸려 당황스러울 거다.
여기에서 수준 높은 현명한 공격수라면 즉각 원인을 파악하고 플레이를 수정해 나가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볼을 빨리 처리하는 생각에만 몰두할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무언가가 플레이에 끼어든다는 의미였고, 결국 그게 한두 차례 더 반복되다 보면.
삐-익!!
[빌어먹을-!!]결국엔 좌절하여 다른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우린 기회를 얻는다.
최전방이 무뎌지게 되면 빌드업을 포함한 모든 과정에 제동이 걸리고, 그럼 자연스레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어주게 된다.
후반 8분. 생각보단 조금 일렀지만, 이제 슬슬 공격을 나가볼까 하는 이유였다.
디아바테도 그렇고, 모리스-뷜레와 앙리 사베 역시 전반전에 했던 것들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측면으로 넓게 벌리며 플레이에 변화를 주려 하고 있었다.
이런 배치라면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페널티에어리어에 접근하기 전에 리커버리를 갈 수 있을 것이다.
“에-이! 여기!”
처음 수비 위치보다 앞쪽. 그리고 조금 중앙으로 치우친 곳으로 이동해, 이곳에 내 새로운 활동 영역을 만든다.
그러자 마티치는 엔초를 8번(CM) 위치까지 올려보내며 나와 더블 볼란치를 이룬 것 같은 포메이션을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팀은 중원 싸움에서 점차 우위를 점해갔다.
이게 바로, 감독님이 바라던 그림이었다고 본다.
애초부터 니코에게 가짜 9번 역할을 맡겨 중원에서 자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었는데, 센터백과 사이드백의 공간을 잘라 들어가는 FC 보르도의 공격 패턴에 고전하다 보니, 마티치와 엔초가 좀처럼 전진할 기회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니코는 고립되었고,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뛴다는 문제점들만 잔뜩 노출했던 게 전반전의 우리다.
“모두 집중해!! 할 수 있어!!”
하지만 후반전에 이렇게 상대 공격을 수월하게 저지해내자, 자신감을 얻은 미드필드가 전진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숫자 싸움에서 비등해졌고, 개인 기량에서 앞선다는 장점은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무기로 바뀌었다.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니코와 마르틴스가 보여준 환상적인 패싱플레이에 이어, 어느새 왼쪽 깊숙한 곳까지 오버랩한 이스마일리의 크로스가 오스카의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된다.
좌우로 크게 흔들린 보르도 수비수들의 간격이 워낙 크게 벌어져 있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카르도소를 놓쳐버리고야 말았다.
삑-!! 삐익-!!
후반 22분.
우리는 마침내 2:1로 앞서나가게 된다.
누군가는 후반전에 바뀐 우리의 플레이를 보고 마법이 일어난 것이라고 하겠지만, 그 비결은 무척 단순한 곳에 있었다..
바로, 수비의 안정화.
0:1로 뒤처진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려면 공격에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그건 조금 1차원적인 생각이다.
축구는 절대, 어느 하나만이 문제일 순 없다.
경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다.
우리가 전반 FC 보르도에 위협을 전혀 가할 수 없었던 이유.
반대로, FC 보르도가 우리에게 위협적이었던 이유.
이 모든 건 따지고 보면, 불안한 수비에 있었다.
전반 초반부터 디아바테를 중심으로 한 FC 보르도의 연계에 당황해 수비가 흔들리다 보니, 마티치와 엔초가 전진할 마음을 이른 시점에 상실한 게 궁극적인 원인이었다.
처음 꽤 괜찮게 플레이했던 자르데우도 알메이다와의 호흡이 맞지 않기 시작하며 판단력이 흐려졌고, 수비가 크게 흔들리자 마티치와 엔초는 수비 사이의 공간을 막기 위해 라인을 아래로 끄집어 내리게 됐다.
그러자 FC 보르도 미드필드진의 전진은 쉬워졌고, 팀에 제대로 된 측면자원이 없다는 것까지 더해지면서 상대 사이드백의 공격가담 역시 수월하게 이뤄졌다.
피치 어느 곳에서건, FC 보르도 선수의 숫자가 더 많아 보였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더 많은 일을 해줘야 했던 마티치와 엔초가 수비가담에만 집중하다 보니, 아무리 개인 기량이 좋은 그들이라고 해도 피치 위에서 잉여가 되는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후반전, 내가 가장 집중한 일은 마티치와 엔초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얼마든지 전진을 하더라도, 뒤는 늘 안전할 거라는 그런 믿음 말이다.
자유롭게 플레이해도 좋다고 말씀하신 감독님이긴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이런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마쳤다.
삐-익!!
전반전과는 180도 바뀐 흐름 속에서 경기는 계속 진행이 되었고, 어느새 조용해진 경기장 위에서 니코가 그라운드에서 뒹굴자 주심이 곧장 프리킥을 선언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카르도소가 나를 향해 손짓을 보내왔다.
프리킥을 찰 시간이 된 것이다.
“쐐기를 박아버려.”
“응.”
현재 시각이 후반 43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번 프리킥이 어떻게 되든 8강전에 진출할 팀은 이미 확정된 셈이다.
이스탄불의 기적처럼 얼마든지 놀라운 상황이 벌어질 수는 있겠지만, 우린 오늘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건 항상 존재하는 법이니만큼, 난 집중해서 이번 프리킥을 처리해 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처음인가?’
만약 이번 프리킥을 골로 이어가게 된다면 세 경기 연속해서 득점을 기록하는 셈인데, 축구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내게는 약간 의욕이 생길 만한 일이었고, 신중하게 축구공을 내려둔 나는 간격을 재며 뒤로 성큼성큼 물러났다.
“쓰?읍!”
삐익-!!!
“푸우-!!”
발을 내딛기 전에 한 번 심호흡을 해주고, 다시 숨을 힘껏 들이마심과 동시에 왼발부터 앞으로 가져갔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넷.
“푸우–!”
지난번 보르도와의 홈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이 197.1km/h를 기록하며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이후 연습에서 동료들이 내게 프리킥 때 도움닫기를 더 많이 가져가면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권유를 해왔다.
만약 그렇게 하면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겠냐는 건데, 난 웃으며 그냥 그 이야기를 흘려보냈다.
물론 도움닫기를 더 길게 하면 속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존재했지만, 지금 당장 변화를 주기엔 어려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정도도 충분하다.
그러니까.
촤르르르륵-!!
삑-!! 삐익-!!!
이렇게 팬들의 앞으로 달려나가다, 힘껏 점프해 주먹을 휘두르기에는 말이다.
난 열광하고 있는 원정 온 팬들의 앞으로 달려나가, 셀레브레이션을 펼친 뒤에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전반전 0:1로 뒤지던 경기를 3:1로 역전한 지금, 우리 벤피키스타(Benfiquista)가 이곳 누보 스티드 드 보르도를 지배하고 있다.
‘정말 멋지지 않아?’
열광하는 팬들을 보는 것은 항상 즐겁다고 생각할 무렵, 누군가 내 어깨를 짚으며 등 뒤에서 올라탔고.
“이야아아아아아아-!!!!!”
나는 힘껏 소리를 내지르는 동료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VAMOS!!!!”
“우리가 8강으로 가는 거야!! 우리가 8강이라고!!!”
.
.
.경기결과
FC 보르도 1 : 3 SL 벤피카
[골] 오스카 카르도소 : 후반 17분(니코 가이탄), 후반 22분(이스마일리)김다온 : 후반 44분(F.K)
김다온 ? 48분 출전(평점 8.4/팀 내 공동 2위)
***
·경기 후 인터뷰
1. 조르제 제수스
On 후반전 팀이 놀랍게 바뀌었는데
“자신감의 문제였다. 전반전 보르도가 좋은 공격을 보여줬고, 이후 팀이 너무 수동적으로 대응을 했다. 그래서 경기를 주도하길 즐기는 이들을 투입해 변화를 주었다.”
On 김다온이 뛰지 않는 상황에서의 경기력
“그런 수준의 선수가 팀에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어떠한 팀이건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 격차를 줄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실험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그가 다치지 않는 일이다.”
On 뉴캐슬
“그들은 좋은 팀이고 EPL에서 뛴다. 이것 정도만 알고 있다.”
2. 프란시스 지요
On 패인
“전반전은 아주 좋았다. 그런데 후반전이 되면서 뭔가 잘 풀리지 않았다. 변화를 주고 싶었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았다. 벤피카에 축하를 전하고 싶다.”
On 사람들은 김다온에 의해 패배했다고 말한다
“내 생각에 그는 이번 스테이지에서 최고의 선수였다. 내게 우리와 벤피카 중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고 묻는다면, 난 그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그는 무척 놀라웠다. 하지만, 그 혼자 우리를 패배로 몰고 갔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3. 김다온
On 원정 경기에서의 셀레브레이션이 항상 일정한데
“팬들과 함께하고 싶어서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먼 거리를 함께 이동해오고, 함께 기뻐하고 또 함께 슬퍼한다. 그러니 나 역시, 그들과 함께하고 싶은 거다.”
On 풀백으로서 3경기 연속 골은 쉽지 않은데
“(웃음) 특별히 생각하고 있진 않다. 운 좋게 프리킥의 기회가 왔고, 시간도 남아 있었기에 반드시 넣어야겠다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공격가담은 늘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지만, 득점은 운이 좋았던 부분이 많다고 본다.”
***
2013년 3월 15일. 보르도 상공(Over Bordeaux).
본래는 원정경기 후 호텔에서 묵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은 곧장 전용기를 통해 리스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는 분명 흔한 일은 아니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약 60시간 뒤에 치러질 기마랑이스 원정 때문이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아끼고자 이런 피곤한 일정을 택하게 됐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 올라타는 일은 늘 달갑지 않은 것이지만, 이번은 어쩔 수 없었다.
“저기, 팹.”
“??”
“잠깐 자리 좀?”
“……그래.”
“응?”
그런데 전용기가 이륙해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자마자, 곁으로 온 마티치가 팹에게 말해 자리를 바꿔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팹은 알겠다며 마티치의 자리로 향했고, 잠깐 뒤쪽으로 자리를 당겼던 난 다시 편안한 자세가 되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아, 그게 말이야.”
“??”
“첼시가 여름에 내 바이-백 조항을 발동시킬 거야. 그 이야기는 이미 들었지?”
“알고 있어.”
“응.”
2011년 7월 이적 당시, 우리 벤피카는 첼시에 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내며 마티치를 데려왔다.
하지만 그 계약 조항 중엔 바이-백(Buy Back)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고, 첼시는 5년 이내에 마티치를 이적서류에 명시된 금액을 주고 다시 데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올 해 1월쯤 ‘A Bola’를 통해 첼시가 마티치를 복귀시키려 한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려는가 보다.
“그래서 말인데, 시즌이 끝나면 말이야.”
“?”
“그러니까, 시즌이 끝나면. 한 번쯤 첼시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까? 오해는 마. 다른 의도는 아니니까. 그냥 그쪽에서 너랑 이야기를 해봤으면 하더라고.”
“……생각해 볼게.”
“진짜?”
“응.”
“정말 고마워. 나도 이런 부탁은 정말 하기 어려운데, 그쪽에서 워낙 난리거든.”
“하하. 뭘. 괜찮아.”
“그래, 그럼. 푹 쉬어.”
“응.”
내 무릎을 두드린 마티치가 자리로 돌아가고, 뒤로 고개를 돌려 그의 뒷모습을 보았던 난 도로 자세를 바로잡고 귓불을 손으로 문질렀다.
워낙 뜬금없었던 이야기였던 것도 있지만, 그보단 마티치가 정말로 떠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저 친구는 벤피카에 무척 중요한 사람이다.
악셀과 하비가 떠난 후 마티치가 줄곧 팀의 중심을 잡아줬는데, 그까지 떠나면 내년은 어쩌나 싶었다.
당연히 다른 누군가가 영입되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첼시라고?’
UCN이 있을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첼시는 나의 이적 관련 기사에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클럽이다.
그런데 대뜸 이렇게 마티치를 통해 접촉해온다는 건.
“무슨 이야기 했어?”
“네? 아, 아뇨. 별 이야기 아니에요.”
“??”
“진짜 별 이야기 아니에요, 팹.”
그럼 됐다면서 팹이 안대를 뒤집어쓰고, 다시 생각에 잠긴 나는 에이전시와의 계약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스텔라로부터 건네받은 서류도 읽지 않고 있었다.
분명 거기에, 다른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뭐였더라?
‘그림자? 였던가?’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것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일단 지금은.
‘자자.’
손잡이 쪽 버튼을 눌러 의자를 눕히며, 나도 안대를 끼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비행기의 엔진 소리가, 지금 내겐 꿀 같은 자장가다.
위?잉…….
눈을 뜰 때쯤이면, 리스본에 도착해 있겠지.
유로파 8강 진출이란 소박한 선물을 안고, 우린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