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01)
200화
2013년 3월 30일. 1500-313 리스본, 포르투갈. 에우제비우 다 시우바 페헤이라 거리. 이스타디우 다 루스.
·경기 시작 5분 전
SL 벤피카 0 : 0 히우 아브 FC
&Match-Up`s Best Eleven(벤피카/상대팀)
&Tactics(벤피카/상대팀)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에데르송
RB ? 막시 페헤이라 / RB – 라용
CB ? 루이장 / CB ? 마르셀루
CB ? 에제키엘 가라이 / CB ?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LB ? 김다온 / LB ? 에디마르
DM ? 네마냐 마티츠 / DM ? 니바우두
DM ? 엔초 페레즈 / DM ? 타란티니
RAM ? 제로니모 베가 / RAM ? 우크라
LAM ? 니코 가이탄 / CAM – 와이예스
ST ? 호드리구 / LAM ? 베베
ST ? 리마 / ST ? 아흐메드 하산
.
.
경기장 내에서 독수리 이벤트가 한창일 때, 누군가 내게 다가와 정겹게 인사를 건네왔다.
히우 아브의 윙어 베베(Bebe)가 그 주인공이다.
“지(Ji)에게서 네 이야기를 몇 번 들었어.”
“그래?”
“응. 오늘은 페어플레이하자고.”
“하하. 난 늘 그런걸.”
내 친구와 별명이 같은 이 남자의 본명은 티아구 마누엘 디아스 코헤이라(Tiago Manuel Dias Correira)다.
아동보호소에서 자란 노숙자 출신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실제론 아동보호소에서 자란 것만 진실이다.
본래 뭐든 부풀려지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불우한 과거를 지녔다는 것만큼은 분명했고, 정식으로 축구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17살의 나이부터 정식 팀에 포함되어 맨유까지 진출했다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었다.
물론 맨유가 베베를 영입한 건, 당시 꽤 많은 포르투갈 선수를 영입한 탓에 적응을 도울 선수를 하나라도 더 추가하려는 게 목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부풀려진 과거로 주목을 얻으며 많은 조명을 받기도 했었지만,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본다.
“모두, 입장합니다-!!”
진행요원의 우렁찬 외침이 들려오고,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던 나는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 이 경기는 포르투갈 시각으로 밤 9시 30분에 치러지는데, 한국은 지금 새벽 6시 30분이었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경기 전에 주고받은 톡과 확인한 인스타그램 때문이다.
30분 전쯤에 일어난 아영이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고, 어제 잠들기 전에는 인스타그램에 내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과 다양한 해쉬태그를 업로드하기도 했다.
한국의 미디어들도 그녀가 내 팬이라는 식의 기사를 몇 번 다뤘었기 때문에, 딱히 그것을 두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녀 말고도 다른 여자 연예인 몇 명이 비슷한 느낌의 인스타그램을 주기적으로 올린다는 것 역시, 제법 도움이 되고 있었다.
늘 한국에 있는 팬들이 새벽 시간에 일어나 내 경기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으나, 조금 특별한 사람이 한 사람 더 생겨났다는 게 의욕을 더 가지게 하고 있다.
경기 전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난 자리로 움직인다.
오늘도 그라운드를 찾아준 벤피키스타들은, 어김없이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있었다.
{“Nascido na Farmacia Franco / 프랑코 약국에서 태어나
Criado por Cosme Damiao / 코스미 다미앙이 길러냈지
Eu visto de Vermelho e Branco / 난 빨강과 하양을 입어
Benfica do meu Coracao / 벤피카는 늘 내 가슴에
Glorioso SLB *3 allez…… / 벤피카에 영광을 *3 알레…….”}
지금 내가 듣고 있는 것은 벤피카의 흥미로운 역사를 담고 있는 응원가다.
많은 스포츠 클럽과 마찬가지로, 우리 벤피카 역시 축구가 부업일 뿐이었던 일반인들과 그들을 후원해줄 지역 유지의 결합으로 태어났다.
그게 바로 여기에서 노래 되고 있는데, 알퐁수 지 알브케리키 광장 뒤쪽에 자리한 프랑코 약국이 과거 우리 벤피카가 클럽하우스처럼 사용했던 곳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 터가 남아 있는데, 바로 그 옆에 있는 아데가 지 벨렘(Adega de Belem)이란 식당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으며 주변 어른들에게 과거의 일을 들었던 적도 있다.
아무튼, 1904년 당시 프랑코 약국의 주인이자 우리 벤피카의 후원자를 자처했던 사람이 바로 코스미 다미앙이다.
그런데 이 코스미 다미앙이란 분이 실로 대단했는데, 그는 단순한 후원자나 단순한 선수가 아니라, 선수/주장/코치/트레이너/팀 닥터까지 모두 도맡은 전설적인 남자였다.
선수로서의 기량도 훌륭했지만, 약국을 열어야 해 자리를 비울 때도 많아 실제 출전 횟수는 62번이 다라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 노랜, 우리 벤피카의 원점이 무엇인지 잊지 않으려는 팬들의 노력이라 말할 수 있겠다.
내겐, 이것은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전반전이 시작되고, 히우 아브의 전형을 살핀 나는 오늘 그들의 좌우 폭이 무척 넓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좌우의 간격을 좁게 유지해 유기적인 압박을 보여주는 것에 능한 우리의 수비에 카운터를 날리려는 건데, 이전에도 많은 클럽이 이런 식의 전술을 시도해 보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린 승리를 거뒀다.
즉, 딱히 위협적이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좌우 폭을 넓게 유지하는 만큼, 윙어와 1:1로 마주하는 때가 많아 늘 집중력을 유지해야 했다.
멀리서 전해져 온 패스를 받은 베베.
확실히, 기본기의 부족이 느껴진다.
준수한 스피드와 훌륭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하부리그를 점령해왔던 베베이긴 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남자의 기술 수준은 카타르의 선수들보다도 아래에 있다.
드리블의 자세도 무척 엉성하고 볼을 지켜내는 방식 역시, 길거리 축구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하기만 한 잔기술과 피지컬에 바탕을 두었다.
난 지금도 쉽게 베베에게 접근할 수 있었고, 그는 날 손으로 밀어내려 했지만 난 거기에 밀려나지 않았다.
그러자.
탁-
“!”
드리블하던 베베의 앞을 왼발로 막아, 축구공을 제자리에 멈춰둘 수 있었다.
엉성한 보폭으로 뛰던 베베의 가랑이 사이로 축구공이 지나가고, 오른쪽 발바닥으로 축구공을 긁어낸 나는 가까운 곳에 있던 엔초에게 패스를 보냈다.
섣부른 태클을 자제하고 서서 수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베베를 막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을 거다.
어차피 오늘 왼쪽 윙어로 출전한지라 자주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본래 오른쪽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유형인 만큼 올 때마다 신경은 쓰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최근 공격력을 생각한 히우 아브가 사이드백의 공격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 역시 내겐 좋은 점이었다.
“다온! 공격 숫자가 부족해!”
“네!”
전반 6분부터 8분까지 매섭게 히우 아브를 몰아쳤던 우린, 한 차례 숨을 고르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금방 니코는 내게 적극적인 가담으로 공격의 숫자를 늘려주길 원했고, 전반 10분 빌드업이 부드럽게 이어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적극적인 언더랩에 들어갔다.
엔초와 니코가 왼쪽 측면에서 빌드업을 이어가는 동안, 최전방까지 올라선 나는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전보다도 더 적극적인 공격가담이었는데, 아마도 이건 대표팀에 다녀온 영향 때문인 것 같았다.
삼파올리 감독님의 비엘사시즘 철학엔, 풀백이 이 정도 높이까지 올라오는 게 무척 당연한 일이다.
지금처럼 풀백이 언더랩으로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에 자리를 잡게 되면, 측면에서 1:1을 펼치는 공격수를 훨씬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흔히 측면 수비수들은 먼저 상대 윙어를 고립시킨 뒤에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바라는데, 이렇게 풀백이 안쪽에 자리를 틀면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수비수는 내가 있는 위치를 등진 상태이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낼 수 없다.
누군가 제대로 콜(Call)을 해주고 풀백이 이를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지만, 콜과 듣는 것 중 어느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보통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
‘뚫렸다!’
축구에서 훈련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올바른 습관’을 몸에 익히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올바른 습관이란 각 클럽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대로 뛰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모든 포지션과 모든 공수 과정에서 정석(定石)이라 부를 수 있는 행동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밑바탕일 뿐 실제 플레이는 다른 것에 더 영향을 받는다.
지금만 보더라도 히우 아브의 오른쪽 사이드백 라용(Lionn)은 도움 수비가 올 줄 알고 한쪽을 비워뒀다.
하지만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니코는 도움 수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한번 살짝 페이크 동작을 준 뒤에 허술한 위치로 드리블을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역시 라용은 도움 수비가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저지를 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론 니코에게 완벽한 돌파를 허용한 셈이 되었다.
이 플레이만 놓고 본다면 라용의 수비를 탓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실제론 그것보다 더 복잡하다.
때때로 우리 선수들이 동료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경우처럼 보일 때가 있는 것 역시, 그것이 우리의 의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처럼 한 개인의 잘못에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게 더욱 큰 이유였다.
프로레벨의 축구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지만.
“니코!!!”
돌파에 성공한 니코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정확한 패스를 보내왔고, 그것을 받아든 나는 곧바로 왼발을 휘둘러 강한 슈팅을 시도했다.
현재 내 위치는 골에어리어의 오른쪽 꼭짓점 바로 앞이었고, 오른발로 가져가려다간 늦을 것으로 판단해 왼발 슈팅을 선택했다.
애초부터 이럴 생각으로, 오른발로 축구공을 잡아둘 때 발등을 사용해 축구공을 살짝 띄워 놓았다.
피치에 맞고 살짝 떠오른 축구공에 내 왼쪽 발등이 닿았고, 그 즉시 대포알처럼 날아간 슈팅은 에데르송(Ederson)의 양팔 사이를 지나쳐 골대 안 그물의 위쪽을 흔들었다.
요즘, 골이 조금 많아진 것 같은데 말이다.
“이야아아아아-!! VAMOS!!”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앞으로 달려나간 나는, 사이드라인 앞쪽에서 뛰어올라 주먹을 한 번 힘차게 휘둘렀다.
이른 시점에 나온 첫 번째 골.
한국은 지금쯤 어떠려나?
기뻐할까?
‘그랬으면 좋겠네.’
카메라를 발견한 난, 양손으로 하트를 그려보았다.
조금 수줍은 얼굴로.
***
뉴캐슬어폰타인 NE1 4ST, 영국. 배럭 로드. 세인트 제임스 파크.
같은 시각.
2011/12시즌의 달콤했던 환상에서 깨어난 뉴캐슬 유나이티드 FC는 몇 시간 전, 힘겨운 시즌의 한 페이지를 더 추가했다.
그들은 약 3시간 전에 끝난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0:4의 참패를 당했다.
리그 순위 역시, 강등권에 겨우 승점 5점이 앞선 15위로 추락해 버렸다.
“앨런은 어디라나?”
“이제 막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구단주님. 곧장 이곳으로 온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쾅-!
화를 내며 안으로 사라진 자신의 상사를 보며, 그 바깥에 있던 뉴캐슬 FC의 직원들은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상황에서 그를 만났다면 필시 호감을 느꼈을 거라 생각할 만큼 괜찮은 사람이었지만, 축구 클럽의 구단주와 직원의 관계로 만나기엔 아니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의 구단주 마이크 애슐리(Mike Ashley)에겐, ‘가난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자면, ‘분수를 모른다’는 것도 단점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부터 축구 클럽을 판매하는 차익으로 일확천금을 노렸던 마이크 애슐리는, 몇 번이나 팀을 팔 기회가 있었음에도 무리한 요구를 해 일을 늘 백지장으로 만들어왔다.
2008년엔 U.A.E로 날아가 8천억에 구단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당시 ‘포브스’가 매긴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의 적정 판매가격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3,773억 원이었다.
그리고 이후로도, 매년 이런 상황은 반복되었다.
“하아- 올 시즌은 마가 단단히 꼈군, 그래.”
“누가 아니래? 이럴 줄 누가 알았겠어?”
“앨런이 불쌍해. 아무 지원도 못 받았잖아?”
“내 말이.”
마이크 애슐리의 입버릇은 ‘돈이 없다.’라는 것이었고,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사업이 잘 풀렸으니, 내년에는 반드시 팀을 위해 투자를 하겠다.’라는 것이었다.
작년 큰 성공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 FC는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정작 여름 이적시장을 맞이했을 때 그 돈은 마이크 애슐리의 사업 실패를 메꾸기 위한 자금으로 쓰인 지 오래였다.
그 결과 뉴캐슬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쓸 수 있었던 돈은 천만 유로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는 앨런 파듀(Alan Pardwe)가 약속받은 영입이 줄줄이 무산된 이유였다.
벌컥-!!
“이봐! 왜 얼음이 나오지 않는 거지?!”
“즉각, 조처하겠습니다!”
쿵-!!
다시 한번 히스테리를 부리고 사라진 마이크 애슐리.
고개를 저은 이들이 클럽 내의 인부를 부른다.
“나야, 데이빗. 얼음이 나오지 않는데.”
– 하-! 보나 마나 또 걷어찼겠지!
“내 생각도 그래. 미안하지만, 수고 좀 해줘.”
마이크 애슐리는 히스테리를 부를 때면 늘, 구단주실 내의 집기를 망가뜨리곤 꼭 주변 사람을 탓했다.
“하아~ 영입이 너무 늦었어. 여름에 해야 했는데.”
“쉬잇-! 듣겠어!”
“들으라지. 잘리면 잘리는 거야.”
작년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앨런 파듀는 클럽 수뇌부와의 미팅에서 네 명의 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이적이 필요한 이적료의 수준이 그리 크지 않았기에, 모두가 무난한 영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시즌 유럽대항전을 병행해야 할 뉴캐슬에 필요한 것은 수비진의 보강이었고, 앨런 파듀는 프랑스의 오른쪽 풀백 마티유 드비쉬(Matieu Debuchy)를 포함한 네 명의 선수를 영입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하지만 뉴캐슬은 선수와 합의점에 도달하고도 상대 클럽에 줄 돈이 없어 이적을 진행 시킬 수 없었고, 유일한 영입이었던 버논 아니타(Vurnon Anita)의 이적 역시 클럽의 모든 관계자가 마이크 애슐리를 설득한 끝에 이뤄졌다.
당시 뉴캐슬의 구단주는, 여윳돈은 천만 유로마저 자신의 사업자금으로 쓰고 싶어 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는 그렇게 했다.
1,100만 유로를 요구한 아약스와 협상을 거듭한 끝에 850만 유로까지 이적료를 낮췄고, 남은 금액 전부를 자신의 빚을 갚는 것에 사용했다.
이런 이적시장을 보낸 뉴캐슬은 새로운 시즌의 시작과 동시에 침몰했고, 여기에 주요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나아갔다.
이적시장의 실패를 둔 마이크 애슐리와 앨런 파듀의 대립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급기야 9월엔 구단주실의 모든 창문이 깨어지기도 했다.
참다못한 앨런 파듀가 빈 구단주실로 들어와 창문을 몽땅 부서뜨린 것인데, 그는 당시 잘릴 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 애슐리는 앨런 파듀가 아니면 뉴캐슬을 맡을 감독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화를 참아가며 파듀에게 겨울 이적시장의 영입을 약속했다.
당시엔 모두가 마이크 애슐리가 앨런 파듀를 달래려고 내뱉은 공수표라 생각을 했으나, 몇 주 뒤 뉴캐슬의 구단주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쓸 돈을 마련한다.
그것도, 엄청난 사고를 치면서.
딸깍-
“앨런.”
“……마이크는?”
“구단주실에 있습니다.”
“알겠네.”
굳은 얼굴로 구단 사무실을 찾은 앨런 파듀가 뚜벅뚜벅 걸어 구단주실로 들어섰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곳에 있는 모두가 앨런 파듀의 능력을 떠나 그의 처지를 동정했다.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런, 앨런!! 난 자네에게 한 약속을 지켰어! 그러니 자네도 약속을 지켜야지!”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뉴캐슬은 2천만 유로를 투자해 6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몽펠리에의 센터백 마푸 양가-음비와(Mapou Yanga-Mbiwa)를 850만 유로에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앨런 파듀가 그토록 바란 마티유 드뷔시 역시 620만 유로에 영입한 것이다.
외에도 마사디오 하이다라(Massadio Haidara)와 케빈 음바부(Kevin Mbabu)를 영입해 사이드백을 보강했고, 무사 시소코(Moussa Sissoki)와 요앙 구프랑(Yoan Gouffran)을 영입하며 미드필드 역시 채워 넣었다.
하지만 뉴캐슬의 팬들은 이 영입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 돈의 출처가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바로, 마이크 애슐리가 친 엄청난 사고 말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2012년 10월 9일 아이리쉬 계열의 악성 고리대금 업체와 스폰서계약을 체결했는데, 최대 이자율 4,214%를 받는 악덕 업체라 비난의 여론이 크게 일었다.
뉴캐슬 시의회의 의장과 뉴캐슬 팬을 자처해왔던 국회 의원이 이에 비난을 가해왔고, 뉴캐슬의 서포터 그룹 회장 역시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라며 개탄한 일이었다.
EPL과 그 하부리그에 속한 축구 클럽들은 영국 축구 리그에 속했다는 자부심 때문에 어떠한 사채업체와도 손을 잡지 않아 왔는데, 뉴캐슬이 그 시작을 끊은 것이다.
실제로 뉴캐슬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활용한 돈은 전부 그 고리대금 업체에서 나왔고, 마이크 애슐리는 심지어 남은 360만 유로를 사업자금으로 꿀꺽해 버렸다.
그래놓고선, 뻔뻔하게도 앨런 파듀에게 자신은 약속을 지켰으니 성적을 내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또 들어갔어.”
“몇 대 몇이지?”
“6:0. 젠장. 이런 팀을 정말 이길 수 있는 거야?”
“…….”
인터넷으로 어떤 축구 경기를 지켜보던 한 직원의 모니터 앞에, 클럽 사무실에 남은 직원 몇 명이 모여들었다.
“이 녀석 10명이면 이 클럽을 사고도 남을 거야.”
“우울한 이야기는 관두자고.”
“젠장.”
그들이 보고 있는 화면 속엔, 경기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한 김다온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잡히고 있었다.
***
·경기결과
SL 벤피카 6 : 0 히우 아브 FC
[골] 김다온 : 전반 11분(니코 가이탄), 후반 39분(자르데우)네마냐 마티치 : 전반 15분(니코 가이탄)
리마 : 전반 42분(엔초 페레즈), 후반 4분
엔초 페레즈 : 후반 37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96분 출전(평점 9.6/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