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02)
201화
2013년 4월 3일. 뉴캐슬어폰타인 NE1 6NL, 잉글랜드. 벅스턴 스트리트. 스테이브리지 스위트 뉴캐슬(Staybridge Suites Newcastle. Buxton St. Newcastle upon Tyne NE1 6NL. England).
이제 막 체크인을 끝마친 코너 힐(Connor Hill)은 유로파리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객실의 거의 꽉 들어찬 것이다.
“이봐요, 코너!”
“지금은 바빠, 빌리. 저 밖에 또 택시가 도착했다고.”
“네. 그렇긴 하지만, 하나만 맞춰봐요.”
“뭐? 또 팁 얼마 받았나 말하려고?”
“아뇨! 그게 아니에요. 이런! 아무튼, 지금 제가 방까지 안내한 사람이 누구일 것 같아요?”
“?? 연예인이었어? 전혀 그렇겐 안 보이던데.”
“아뇨! 그게 아니라고요!”
“??”
벨-보이인 빌리 샤프(Billy Sharp)에게, 코너 힐이 잠깐 비켜달라는 손짓을 보냈다.
택시에서 내린 세 명의 남자가 뚜벅뚜벅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제 곧 호텔은 만실을 알리는 팻말을 걸어놔야 할 것 같았다.
코너는 세 명의 남자 중 가장 훤칠한 키를 가진 남자를 향해, 직업적인 미소를 보여주었다.
“스테이브리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묵으실 건가요?”
“네. 방 세 개가 필요한데, 각자 알아서들 잘할 것 같군요.”
“후후. 지금은 이규제큐티브룸만 숙박이 가능합니다.”
“네. 그걸로 주시죠.”
남자가 건네는 카드를 받으며, 코너 힐이 능숙하게 객실 예약을 진행한다. 그리고 예약에 필요한 정보들이 적힌 종이를 확인한 뒤엔, 기계적인 안내 역시도 잊지 않았다.
“객실에서 환상적인 밀레니엄 브리지의 전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10분 거리에 훌륭한 바와 분위기 좋은 펍도 있죠. 만약 공연이 필요하시다면…….”
“괜찮습니다. 괜찮다면 얼른 객실로 돌아가고 싶군요. 오는 길이 정말 피곤했거든요.”
“물론입니다! 여기 키 받으시죠.”
“고맙습니다.”
실제로도 조금 피곤해 보였던 남성이 카드 키를 전달받았고, 거의 동시에 예약을 마친 세 명의 남자가 다른 벨-보이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다시 빌리 샤프가 다가왔다.
이젠 여유가 있었던 코너 힐은, 호텔의 벨-보이에게 하려던 말이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Oh, Bloody Hell. 지금 봤어요?”
“응? 뭐가?”
“레알 마드리드였잖아요!! 캐리어와 그리고 가슴팍에 달린 펜. 전부 다 레알 마드리드의 문장이 찍혀 있었다고요!”
“그래?”
“오- 이런, 코너. 그렇게 관찰력이 부족해서 어떻게 해요?”
“Shut up, 빌리.”
“아무튼. 아까 제가 데려다준 사람들 있잖아요.”
“그래.”
“그들은 모나코의 사람들이었어요!”
“모나코? 그건 또 어딘데?”
잠깐 대화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 빌리 샤프는, 곧 침착함을 되찾고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AS 모나코. 프랑스 리그 앙의 클럽이라고요.”
“잘하는 팀이야?”
“아뇨. 하지만 돈은 많아요. 아마 구단주가 모나코의 왕인가 그럴 거예요.”
“그래? 그것참 좋겠네. 빌어먹을. 그에게 우리 뉴캐슬이나 사가라고 해.”
서류를 정돈하며 업무를 대강 마무리한 코너 힐을 향해, 잔뜩 들뜬 빌리 샤프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저들이 툰을 보러 왔을 리는 없겠죠. 안 그래요?”
“말이라고 해? 며칠 전 경기 안 봤어?”
당연하지 않으냐는 듯한 코너 힐의 말에, 빌리 샤프의 어깨가 조금 아래로 떨어졌다.
툰(Toon)은 조르디 지방 타인위어의 사투리로, 타운(Town)을 의미한다.
그리고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응원하는 팬들은 스스로를 더 조르디스(The Geordis)라 칭하면서, 그들의 팀을 툰이라고 불렀다.
“그 이야기 들었어요? 벤피카 풀백의 몸값이 우리 수비진 전체의 몸값보다 비싸다는 거.”
“정말?”
“네. 예상 이적료가 최소 6천만 유로래요.”
“끝내주게 잘하나 보네.”
“더 놀라운 게 뭔지 알아요? 이제 겨우 19살이라고요! 젠장! 난 19살 때 부모님 집 지하실에서 포르노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고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제가 한심해져요.”
“하하. 넌 좋은 녀석이야, 빌리.”
“하지만 내 인생이 시궁창이라는 건 변함이 없죠.”
“……마치고 술 한잔 사지. 탭 몇 잔 즐기는 거야. 어때?”
“설마 제가 거절할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하하. 얼른 비켜. 저기 또 손님이 와.”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한쪽으로 사라진 빌리에게서 눈을 뗀 코너 힐은,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두 남자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오늘은 이미 만실이에요.”
“이런! 여기도로군.”
“대신 저희가 근처의 다른 호텔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다음에는 꼭 저희 스테이브리지를 이용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이후로도 몇 차례 손님들을 돌려보내서 나서야, 비로소 코너 힐은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19살이라. 난 그 나이 때 뭘 했지?’
업무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코너 힐의 머릿속엔, 본인의 10대 시절이 하나둘 떠오르고 있었다.
***
2013년 4월 4일. 뉴캐슬어폰타인 NE1 4ST, 잉글랜드. 배럭 로드. 세인트제임스 파크.
·경기 시작 50분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0 : 0 SL 벤피카
&Match-Up`s Line-Up(벤피카/상대팀)
&Tactics(벤피카/상대팀) : 4-4-2(D6)/4-2-3-1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팀 크룰
RB ? 김다온 / RB ? 다니 심슨
CB ? 에제키엘 가라이 / CB ? 마푸 양가-음비와
CB ? 루이장 / CB ? 마이크 윌리엄슨
LB ? 이스마일리 / LB ? 마사디오 하이다라
DM ? 네마냐 마티치 / DM ? 요안 카바유
DM ? 엔초 페레즈 / DM ? 버논 아니타
RAM ? 제로니모 베가 / RM ? 가엘 비지리마나
LA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무사 시소코
ST ? 니코 가이탄 / LM ? 조나스 쿠티에레즈
ST ? 리마 / ST ? 파피스 뎀바 시세
.
.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푸는 내내, 뉴캐슬의 팬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 병신들아! 너넨 여기서 네 발로 걸어나가게 될 거야!”}
{“지(Ji)는 반병신이 됐지!! 넌 아닐 것 같지?!”}
{“개미 새끼가 코끼리한테 덤비는 모양새라고! 알아?! 앙?!”}
움직이던 몸을 멈추고 관중석을 돌아보는 내게, 근처로 온 아이마르가 신경을 쓰지 말라고 말한다.
“들리니까 오히려 괴롭네요.”
“하하. 많이 늘었어?”
“Little Bit?”
“큭큭큭큭.”
최근 반년, 축구와 휴식 외를 가장 열심히 하였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영어 과외를 들 것이다.
일정 탓에 처음 계획했던 것만큼 진도를 나가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1년과 비교했을 때 내 영어 실력은 몰라볼 정도로 나아져 있었다.
물론 지금 들려오는 목소리를 100% 완전히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이곳이 조르디 지방이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영국 북동부의 영어는 미국식 영어 발음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작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며 타인위어에 머물 때도, 난 몇 번이나 주변 사람에게 혹시 미국에서 왔느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었다.
한참을 듣고 나서야 영화 속에서 접했던 영어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꽤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넌 오늘 잡아먹을 개를 직접 가져왔다면서?!”}
{“얼른 꺼져, 야만인!!”}
내가 한국인인 이상, 어디를 가더라도 개를 잡아먹는 민족이란 야유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저건 내게 생채기조차 내지 못한다.
난, 뉴캐슬 팬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워줬다.
그러자, 격렬한 반응이 쏟아진다.
{“Fuck You!! 어디서 재수 없게 거만한 짓이야!!”}
{“우리가 우습게 보여?! 앙?!”}
{“네 발목을 완전히 아작내 주겠어!!”}
역시 듣던 대로, EPL의 팬들은 무척이나 거칠었다.
대체 누가 영국신사라는 말 따위를 만들어낸 것인지, 지금 저 사람들을 보면 그 말은 죽어도 못할 것이다.
“들어가자.”
“응. 그러자.”
가까이 온 베르나르두 또 제로니모와 함께, 난 다시 라커룸으로 향했다.
라커룸 안에는 에너지와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들이 잔뜩 있는 카트가 놓여 있었고, 난 그중에 주스 하나를 집어 들어 자리로 돌아왔다.
“쪼오오오옥-!”
오늘은 다시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하게 됐는데, 전체적으론 보르도전과 비슷한 일을 하면 될 것 같았다.
“좋아, 모두 주목!”
“…….”
라커룸 안으로 들어선 코치님들이 먼저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 뒤에 나타난 감독님이 그 시선을 몽땅 가져갔다.
히우 아브전 승리 이후 줄곧 오늘에 포커스를 맞추고 훈련을 진행해 온 만큼, 준비는 무척 잘 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말해왔지만, 뉴캐슬은 좋은 팀이다. 유로파 8강에 오를 자격이 있다는 거야. 늘 이걸 명심하도록.”
“…….”
“저들의 미드필드는 굉장히 많이 뛴다. 너희들이 빌드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할 거야. 그러니, 거기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은 바로 이거다.”
오늘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중원 구성은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자, 후반기 내내 4-2-3-1 진형을 구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사 시소코-요안 카바유(Yoan Cabaye)-버논 아니타 모두 매 경기 1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고, 그 때문에 중원에서의 압박이 상당히 거세다.
그래서 감독님은 최근 빠른 볼 처리와 연계를 강조하는 훈련을 진행해 왔는데, 이젠 그 이유를 들을 때다.
“좁게, 그리고 넓게. 이게 우리의 대응책이다.”
감독님은 압박을 선호하는 뉴캐슬 중앙 미드필드의 특성을 역이용하여, 그들이 특정 위치로 움직이도록 유도한 뒤에 빈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셨다.
이전에도 말을 했지만, 압박한다는 건 그 뒤쪽에 상당한 공간을 남겨두고 있다는 의미다.
“마티치, 엔초. 너희 둘이 오늘 빌드업의 시발점이다. 그래서 이 둘이 볼을 잡으면, 주변 선수들의 움직임은 대강 이런 식이다.”
트라이앵글 포메이션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우리는 보통 주변의 선수들은 되도록 위치를 넓게 벌려 패스를 받은 직후의 볼 처리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볼을 잡은 선수를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 모여들어, 상대방을 끌어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트라이앵글 안과 주변에 두 명의 뉴캐슬 선수가 모이게 되면, 볼을 잡은 선수가 항상 반대편을 보고 패스를 연결해 주어야만 했다.
‘스퀘어 무브먼트네.’
제수스 감독님의 설명을 들으며, 난 지난번 대표팀 합류 때와 전술적 접근이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오늘은 이 세 사람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 거다.”
감독님이 말한 세 사람이란, 제로니모와 베르나르두 그리고 니코였다.
이들은 오늘 뉴캐슬 미드필드들의 압박으로 생긴 공간으로 침투를 해줘야 했는데, 평소보다 마티치와 엔초의 포지션이 조금 아래쪽에 위치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뉴캐슬의 압박을 벗겨내 공격진영으로 볼을 전개하게 되면, 측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선수들이 빠르게 위험지역으로 파고들어 줘야 했다.
“그리고 너희들이 명심해야 할 건, 저들이 경기의 페이스를 굉장히 빠르게 가져갈 거라는 점이다. 거기에 휘둘리지 말고, 침착하게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도록.”
경기 전 마지막 브리핑이 끝나고, 다 함께 모여 루이장의 파이팅을 듣는다.
그런 뒤에 난 마지막으로 유니폼과 축구화를 확인하고, 머리가 흘러내리지 않게 스프레이로 고정하며 마지막 작업을 끝마쳤다.
‘아. 그렇지, 참.’
그대로 라커룸을 나서려던 찰나, 뭔가 중요한 것이 생각난 나는 가방을 뒤적여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엔 내가 머무는 곳의 시각과 함께, 대한민국의 시간을 알려주는 위젯이 띄워져 있다.
한국은 지금 새벽 5시 58분이다.
4월 22일과 23일 단독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아영이는, 두세 시간 전에야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경기를 조금 보고 자겠다며 버티겠다고 하는 걸, 난 간신히 설득해 침대로 보낼 수 있었다.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러다 아프면 어쩌려고.
여전히 우린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좋은 감정과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힘이 되고 있다.
‘됐다. 가자.’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 라커룸을 나서는 나.
이젠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유로파 8강에서 멈추고 싶진 않았으니까.
저기 복도의 앞에,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세로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보였다.
***
많은 사람이 EPL의 클럽을 두고, ‘최하위 팀이라고 하여 그들이 진짜 그런 실력인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 이유는 EPL이 지닌 가장 큰 특징 때문이다.
바로, 경쟁.
“조심해!!”
“!!”
전반 5분이 지난 현재, 내가 경기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상이라면 지금이 마치 전반 30분이나 후반 20분쯤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었다.
조금 조심스러울 법도 했지만, 뉴캐슬의 선수들은 탐색전 따윈 모른다는 듯 엄청난 기세로 우릴 압박해왔다.
익숙하지 않은 템포에 당황한 우린 잦은 패스 미스와 컨트롤 미스를 범했고, 이번엔 내가 볼을 제대로 잡아두지 못해 조나스 구티에레즈(Jonas Gutierrez)와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경쟁을 펼치게 되었다.
삐익-!
결국은 파울을 선언 받고야 말았는데, 많이 머쓱했던 나는 코를 한 번 쓱 문지르며 주변 동료들에게 손을 들어 사과를 보냈다.
.
(박성문) – SBS Sports 유로파 해설위원
“아- 역시 그렇죠? EPL의 페이스에 익숙지 않은 벤피카가 초반에 고전하는 모양새거든요. 뉴캐슬은 지금 밀어붙여야 합니다. 벤피카가 적응하면 뉴캐슬보다 전력이 좀 더 낫거든요?”
(배정세) – SBS Sports 유로파 아나운서
“네, 그렇습니다. 김다온의 파울. 지금은 볼 컨트롤이 잘되지 않아, 조나스 구티에레즈에게 가로채기를 허용할 뻔했습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프리킥. 일단 뒤로 패스를 보냅니다.”
.
‘아우, 적응 안 돼.’
아직 뉴캐슬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페이스가 무지막지하게 빠르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저래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고 축구를 할 수 있는가 싶을 정도로, 뉴캐슬은 지금 닥치는 대로 뛰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적은 공격 숫자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전진하여 득점을 노리려고 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미드필드 진영에서 전진한 버논 아니타가 많은 수비수 사이에서 움직인 파피스 시세에게로 스루 패스를 찔러 넣었다.
보통 포르투갈에서였다면, 같은 상황에서 측면이 전진해 숫자가 채워질 때까지 템포를 늦췄을 거다.
‘젠장. 뚫렸어.’
습관이 우리의 허를 찌른 셈이 되어버린 상황이 펼쳐지고, 가라이와 루이장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라인을 파고든 파피스 시세에게 단독 기회가 주어진다.
좋은 반응속도를 보여준 모라에스가 빠르게 전진을 했지만, 시세가 왼발로 톡 찍어 올린 축구공은 그의 키를 넘어 반대편 골포스트로 향해갔다.
모두가 실점이라고 생각한 상황.
하지만 이번엔.
팅-
“!!”
행운의 여신이 우리에게 미소를 보여줬다.
그라운드를 두 차례 튕긴 축구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이다.
이스마일리가 재빨리 축구공을 발아래로 가져갔고, 곧장 앞으로 축구공을 전진시키며 위험지역을 벗어났다.
심장이 정말 철렁 내려앉았던 순간이다.
그리고 세인트제임스 파크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Attack! Attack! Attack, Attack, Attack!!”}
뉴캐슬의 팬들은 그들이 응원하는 이들에게 계속해서 공격할 것을 종용한다.
결국에 우리는 그 앞에서, 끝까지 버텨내지 못했다.
“간다!!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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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좋은 패스! 시소코! 달립니다! 오른발로 크로스-!! 그리고오-?! 고올!! 파피스 시세!! 아, 벤피카를 계속해서 두들기던 뉴캐슬이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선제골을 기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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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1분
뉴캐슬 유나이티드 1 : 0 SL 벤피카
우린 뉴캐슬의 공세를 더 버텨내지 못하고, 상대에게 선제득점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이번에도 상황 자체는 비슷했다.
뉴캐슬은 강한 압박으로 우리에게서 볼을 탈취해냈고, 곧바로 전개한 공격작업에서 요안 카바유의 패스가 루이장과 이스마일리 사이로 침투한 시소코에게 이어졌다.
빌드업 상황에서 역습을 당한 상태다 보니 이스마일리가 조금 전진을 했었는데, 그걸 놓치지 않은 시소코가 치명적인 위치로 파고들어 좋은 크로스로 연결한 것이다.
“후우- 미치겠네.”
지금까지의 흐름은 일방적인 수세다.
분명 충분히 훈련을 해왔고 또 감독님의 지시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지만, 뉴캐슬의 압박 템포가 이 정도로 빠르고 거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까진 활동량과 투지에서 뉴캐슬이 우리보다 앞섰고, 결국은 그게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진 계기가 되었다.
반전이 필요하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모두 침착해!! 쓸데없이 휘둘리고 있어!!”
사이드라인 앞으로 튀어나온 미겔 콰레스마 코치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지만, 우린 딱히 거기에 반응하고 있지 않았다.
‘이대로는…….’
뭔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계기가 필요해 보이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