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22)
221화
(아지마르 레이탕) – Futebol Mais TVI24 스튜디오 호스트
“이제, 24시간도 남지 않았군요! 정말 큰 축제입니다! 포르투갈 국민이라면, 누구나 내일 펼쳐질 경기에 관심이 있을 겁니다. 바로 FC 포르투와 SL 벤피카의 경기인데요, 그 경기를 통해 우승팀이 결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모니카?”
(모니카 곤살베스) – TVI 기자 겸 스튜디오 패널
“이번 시즌만큼 리그의 우승 후보가 일찌감치 결정된 적도 드물죠. 현재, FC 포르투가 승점 2점이 앞서 있습니다. 만약 내일 그들이 승리하면 리그 우승은 결정이 나고, SL 벤피카는 무조건 이긴 뒤에 남은 경기도 승리해야만 우승을 거둘 수 있습니다.”
(노에 세아브라) – Futebol Mais TVI24 스튜디오 패널
“더욱 흥미를 돋게 하는 건, 현시점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직접 맞붙기 때문입니다. 우선 하메스 로드리게스. 의심할 여지 없는 올 시즌 최고의 공격수입니다. 리그와 컵을 합쳐 12골과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죠. 그는 무척 기술적이고 또 정교하며, 환상적인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아지마르 레이탕)
“하지만 SL 벤피카와의 경기에선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죠. 첫 번째 경기에선 기껏 분위기를 띄워놓고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으니까요.”
(노에 세아브라)
“네. 그래서 더 굉장할 거라고 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웃음) 화면에 좀? 아, 됐네요. 보이시죠? 이번엔 그가 먼저 도발을 했습니다.”
(아지마르 레이탕)
“벤피카는 2위가 더 어울린다. 이거 무척 직접적인데요? 조르제 제수스가 선수들을 통제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겠어요. 그의 반응은 어때요, 모니카?”
(모니카 곤살베스)
“놀랍게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일주일째 조용해요.”
(아지마르 레이탕)
“어떤 의미일까요?”
(모니카 곤살베스)
“페네르바흐체 경기 이후 다온의 인터뷰를 보곤, 전 소름이 돋았습니다. 놀랄 만큼 침착했거든요. 아마도 준비를 잘 하고 있을 거예요. 메시를 도발했던 사건 이후, 그의 소셜 네트워크 활동은 비교적 조용한 편입니다.”
(아지마르 레이탕)
“남한에서 온 다온은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리그 최초로, 사이드백 포지션에서만 뛰며 10골-10어시스트를 완성시켰죠. 리그에서만 24경기에서 10골 17어시스트로, 득점 공동 5위 어시스트는 단독 1위에 올라 있습니다. 공격력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수비도 물이 올랐던데요?”
(모니카 곤살베스)
“네. 그래서 더 내일이 기대되는 겁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둘의 만남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거고요. 결국은 이쪽에서 뭔가가 만들어지고, 결정적인 순간이 연출될 겁니다.”
(아지마르 레이탕)
“저만큼이나 여러분들도 기다리시기 힘들 거로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올가가 스튜디오 한쪽에서 색다른 분석을 준비했다고 하는군요. 광고 후에 그쪽을 보고 오죠.”
***
2013년 5월 10일. 에스토릴, 포르투갈. 루아 잉그라테라 387.
최근 2년, 우리 SL 벤피카는 항상 2위였다.
그리고 위엔, 항상 FC 포르투가 있었다.
“…….”
나는 지금 점심시간 무렵,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올린 멘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를 팔로우하고 있던 마티치에 의해서 알려졌다.
‘Benfica e mais adequado para o segundo.’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어 지적해주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나는 그 모든 감정을 꾹 눌러 담으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본디 감정을 참는 일에 익숙하진 않지만, 이제 고작 12시간도 남지 않았다.
까톡-
“…….”
오늘 아영이는 제주도에서 서울로 돌아가고, 한국시각으로 12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리스본으로 온다. 일정이 늦춰지게 되면서, 혼자 리스본에 있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동생들이 도착한 뒤에는 사흘만 리스본이 머물 예정이고, 이후엔 파리와 프라하를 돌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까톡-
단순히 톡과 전화통화만을 하는 사이인데도, 우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전에도 말했듯이 축구선수와 아이돌의 삶은 은근 통하는 구석이 있었고, 서로의 고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여는 것 역시 수월했다.
지금도 아영이는 글자만으로, 내 감정이 어떤지를 단번에 파악해내었다.
까톡-
뒤따라온 시무룩한 캐릭터가 있는 이모티콘을 보며, 난 미소를 피워올릴 수 있었다.
과연 그녀는 이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는 걸 알까?
만나면, 그걸 알려주려고 한다.
이번엔 생글생글 웃는 캐릭터가 있는 이모티콘이 도착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메신저로도 감정이 풍부했다.
익숙한 침묵.
그리고.
까톡.
수줍은 이모티콘.
난 다시 웃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아드을~ 기분 좋은가 봐?”
“응?! 으왓!!”
쿵-!!
아이구, 내 허리.
비스듬히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깜짝 놀라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엄마가 오히려 더 깜짝 놀란다.
“어머, 어머! 다친 데 없어?”
“아, 아파. 아, 진짜! 노크 좀 해!”
“노크했는데? 그리고 문 활짝 열어놨잖아.”
“…….”
아, 그랬지 참.
지금 내 방에는 아영이가 틈틈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준 향초가 가득했고, 그걸 하나 피우면서 환기를 겸해 방문과 창문을 몽땅 열어뒀었다.
“으이그~ 여자친구가 그렇게 좋아?”
“여, 여, 여자친구 아닌데?”
“얘는. 거짓말은.”
“지, 진짜! 아직은 아냐!”
“그럼, 이번엔 되는 거야?”
“…….”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이길 수 없는 사람을 말하라면, 그건 아마도 엄마일 것이다. 나의 모든 투정도 다 들어주시고, 말하지 않은 것들도 전부 다 알고 계신다.
어떻게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말에, 아빠와 누나는 ‘엄마니까.’라는 현명한 답을 해주기도 했었다.
“전에 연애할 땐 지금처럼 웃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정말 마음에 드나 봐?”
“…….”
한국 나이로 21살이면 대학생이었음에도, 지금 엄마 앞에서의 난 7살의 어린 꼬마 아이였다.
부끄러워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엄마가 따스한 손을 머리 위에 얹는다.
“엄마가 축구를 잘 몰라서 미안해. 열심히 배우곤 있는데, 우리 아들이 자라는 것만큼 제대로 뒷바라지를 못 해주는 것 같아.”
“왜,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애~?”
“기특해서 그래, 기특해서. 엄마가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엄마 호강시켜주는 아들이 이뻐서.”
괜히 화를 내며 엄마를 방 밖으로 내몰았고, 곧바로 문을 쾅 닫고 문에 기대었다.
그러자, 밖에서 엄마가 말했다.
“빵하고 과일 식탁에 있어. 있다가 출출하면 먹어. 알겠지?”
“응.”
“아들. 사랑해?”
“나도.”
“그래. 그럼, 잘 자~ 엄마 먼저 잔다?”
“응.”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소리가 끊길 때까지, 난 문에 기댄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문득, 막시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축구 말고도 중요한 것.’
한국에 있을 땐, 축구선수는 축구만 잘하면 된다고 배웠다. 누구도 내게 어른이 되는 것과 축구장 밖에서의 삶은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덴마크로 향한 이후로, 축구 외에도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 있던 이방인이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은 거다.
베르나르두나 안드레처럼 친한 친구들의 삶을 가만히 바라보면, 녀석들은 나보다 조금 더 단순하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아마도, 이 문화가 그들의 삶이라서겠지.
이건 무척 중요한 것이다.
까톡-
“어? 아, 맞다!!”
생각이 깊어지던 중, 울리는 휴대폰의 알람을 들으며 난 부리나케 침대로 뛰어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화면 속, 칭얼거리는 아영이의 모습.
그것에 다시 미소지은 난, 손을 얼른 움직였다.
화면 가득 쌓이기 시작한 부끄러워하는 이모티콘들을 바라보며, 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 채 침대에 드러누울 수 있었다.
오늘은 무척, 기분 좋은 밤이다.
제수스 감독님은 우릴 배려하는 의미에서, 각자의 집에서 하루 머물고 내일 공항에서 모여 포르투로 출발하는 일정을 계획하셨다.
이것은 내가 집에 있는 이유이자, 친구들의 방해 없이 아영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것도 나름 재미있긴 해.’
전에 보여준 아영이의 사진에 잔뜩 흥분해 침을 튀겨가며 질투를 하던 베르나르두와 새로운 애인과 잘 지냄에도 불구, 가지를 쳐달라던 안드레의 얼굴이 절로 떠오른다.
“큭큭큭큭. 병신들.”
서로를 정겹게 부르는 애칭을 혼잣말처럼 내뱉으며, 난 온전히 휴대폰에 정신을 집중했다.
지금 내겐, 이거면 충분했으니까.
***
2013년 5월 11일. 4350-415 포르투, 포르투갈. 비아 푸치볼 클루베 두 포르투.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
·경기 시작 2시간 전
SL 벤피카 0 : 0 FC 포르투
&Match-Up`s Best Eleven(벤피카/상대팀)
&Tactics(벤피카/상대팀) : 4-1-3-2/4-3-3(A)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에우통
RB ? 막시 페헤이라 / RB – 다닐루
CB ? 루이장 / 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CB ? 에제키엘 가라이 / CB ? 엘리아큄 망갈라
LB ? 김다온 / LB ? 알렉스 산드루
DM ? 네마냐 마티치 / DM ? 페르난두 레게스
RA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주앙 무티뉴
CAM ? 파블로 아이마르 / CM ? 루초 곤잘레스
LAM ? 안드레 고메스 / RW ? 하메스 로드리게스
ST ? 제로니모 베가 / LW ? 실베스트르 바렐라
ST ? 리마 / ST ? 잭슨 마르티네스
.
.
지각 사건과 직후 실망스러웠던 경기결과로 인해, 조르제 제수스는 팀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시즌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팀 기강을 흔들리게 한 이들 전원을 B팀으로 내려보내는 한편, FC 포르투와의 경기에서도 출전을 배제해버린 것이다.
아직 선발 명단이 공개되기 전이었지만, 주요 선수들이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것이 포착된 지금 제수스는 기자들에 시달리고 있었다.
“조르제!! 대체 무슨 일이죠?!”
“조르제!! 혹시 팀에 문제가 생겼나요?!”
이미 하루 전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기 때문에, 제수스는 굳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빠른 속도로 믹스드존을 스쳐 지났고, 이에 실망한 기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벤피카 선수들의 표정을 파인더에 담기로 했다.
찰칵-!
찰칵-!
그리곤 곧바로, 노트북으로 사진을 전송해 빠른 초벌 기사를 업로드한다.
‘세 명이 없다! 왜?’
독자들의 구미를 자극할만한 제목을 집어넣은 ‘Jornal de Noticas’의 기자는, 주변 알고 지내는 같은 직종의 사내들과 빠르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혹시 뭐 아는 것 없어?”
“몰라. 내부 분열인가?”
“제수스의 팀에서? 설마.”
조르제 제수스의 탁월한 리더십과 역량은, 벤피카를 싫어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것이었다.
그래서 내분이 일어났다는 건, 선택사항이 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남은 건, 구단 강령의 위배인데. 뭐지?’
문득 무언가가 생각난 Jornal de Noticias의 기자는 재빨리 휴대폰을 만지며, 소셜 네트워크에 접속했다.
유로파 준결승 후 벤피카의 선수 몇 명이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떠올린 것인데, 당시 클럽을 찾았던 이들은 전부 원정에 참여한 상태였다.
“허-! 거 참.”
결국, 기자는 추적을 포기하기로 한다.
지금 이곳은, 뭔가를 하기 썩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오스카, 니코, 엔초 없이라. 대체 무슨 생각이야?’
간혹 조르제 제수스가 미친 사람처럼 구는 경우가 있었다지만, 중요한 순간에서는 늘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더더욱,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후우~ 김 샌 경기가 될 수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경기가 되지 않기만을 바라며, 그는 FC 포르투 측이 준비한 기자 대기실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한편, 시끄러워질 것을 예상했던 조르제 제수스는 빠르게 감독실로 들어와 코칭스태프를 소집했다.
마지막 브리핑 내용을 점검해야 했기 때문이다.
“좋아. 모두가 같은 생각인지를 먼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하겠어.”
현재 원정 명단에서 빠진 세 선수는 시즌 내내 팀의 핵심이었고, 그런 그들 없이는 선발라인업을 꾸리는 것조차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수스는 타협할 생각이 없었으며, 김다온의 영향이 있었다는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려웠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드는 선택일 수도 있었던 일.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건 진짜 미친 짓이야.”
“…….”
오늘 제수스가 선택한 전술은 지난번 스포르팅 CP전에서도 사용한 4-1-3-2였다.
다이아몬드 4-4-2에서 측면 미드필드의 위치만을 살짝 위로 조정한 전술로, 스포르팅이나 포르투처럼 사이드백과 윙어 사이의 공간이 넓은 팀에 적합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벤피카의 측면을 베르나르두 실바와 제로니모 베가가 맡아주었다.
오늘도 베르나르두 실바는 당시와 같은 오른쪽 미드필드로 나섰지만, 왼쪽 미드필드였던 제로니모는 스트라이커로 이동을 한 상태다.
그리고 빈 왼쪽 미드필드를 담당하게 된 건, 다름 아닌 안드레 고메스였다.
“난 그를 믿어. 그렇지만 분명 미친 짓이기도 해.”
“네, 조르제. 하지만, 만약 이 수가 성공하면 포르투는 크게 당황할 거예요.”
“그렇겠지.”
이틀 전 아침에도, 조르제 제수스는 코치들을 모아두고 골치 아픈 회의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애초부터 4-1-3-2를 쓰려고 했기에 전술의 틀을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왼쪽 미드필드에 투입할 선수를 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호드리구, 멜가레호, 이스마일리가 당시에 논의되던 이들이었는데, 셋 모두 단점이 워낙 뚜렷해 섣불리 결정할 수가 없었다.
우선 호드리구는 본래 공격수로서, 미드필드 위치를 종종 이탈하여 공격수의 위치에 서곤 한다. 그렇게 되면 4-1-3-2를 쓰는 의미가 없어지고, 가운데가 헐거워져 약점을 노출해 점유율을 내어줄 우려가 있었다.
그리고 로렌초 멜가레호와 이스마일리의 경우, FC 포르투와 같은 강한 팀을 상대로는 실력 자체가 조금 떨어졌다.
회의가 엄청나게 길어질 것만 같았던 상황.
바로 그때, 김다온이 나타났다.
[“저…….”] [“무슨 일이지?”]조르제 제수스와 SL 벤피카의 코치들은 당시, 이어진 김다온의 이야기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저도 이게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녀석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요. 무엇보다, 지금 가장 컨디션이 좋아 보여요.”
“음. 나도 그걸 기대하고 있어.”
김다온은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앞에서, 11일 경기에서 왼쪽 측면을 본인이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저 혼자서요.”] [“…….”] [“…….”]벤피카의 코칭스태프들 전원은, 김다온이 하는 이야기의 의미를 깨닫기까지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말인데, 팹과 안드레를 동시에 쓰는 건 어떨까요?”]사실 조르제 제수스는 최후의 방법으로 투톱을 리마와 호드리구로 구성하고, 제로니모 베가를 다시 왼쪽 미드필드로 돌리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이었다.
잦은 파티 등으로 올 시즌 폼이 급격히 떨어져 버린 호드리구였지만, 그래도 한 방을 기대해 볼 순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스트라이커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져 페르난두 레게스가 활약할 여지를 줄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제수스에겐 그게 최선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다온의 제안이 모든 것을 바꿨다.
“안드레가 중앙으로 움직여주게 되면, 전진 패스가 굉장히 활발할 거예요.”
“그렇지만, 그만큼 다온이 더 뛰어야 해.”
“얼마나 뛰게 될까? 12km? 13km?”
“후우~ 어떻게 생각해요?”
벤피카는 공격 시에 4-1-3-2에서 3-5-2로 전술 변화가 이뤄지고, 라인을 높인 사이드백들은 활발히 공격에 가담하여 변수를 만드는 일을 도맡는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 보조하는 공격수가 존재하는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은 천지 차이인데, 가장 큰 부분은 커버해야 할 영역이었다.
오늘 안드레 고메스는 중앙 미드필드처럼 뛰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사실상 벤피카의 왼쪽 측면을 맡아주는 사람은 김다온밖에 남지 않게 된다.
본인이 그것을 원했다곤 하지만, 100명의 축구 감독 중에 100명 모두 이 전술을 미쳤다고 설명할 것이다.
약팀이라면 또 모르지만, 상대는 FC 포르투다.
다닐루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로 구성된 FC 포르투의 오른쪽 라인은 빅클럽들도 주목하는 것이었고, 실제 그들의 가장 큰 공격 무기이기도 했다.
아무리 김다온이 뛰어난 선수라지만, 그 둘을 홀로 공수에서 상대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제수스는 어쩐지 확신이 들었다.
이는, 김다온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다.
김다온이 오늘 경기에서 달릴 거리를 걱정하는 코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던 조르제 제수스가 결론을 맺는다.
그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믿어야 해. 우리의 선택을. 그리고 선수들을. 무엇보다.”
“…….”
김다온을.
축구 역사에 오점으로 남거나 혹은 획기적인 일로 남게 될 제수스의 선택은 2시간 뒤, 그라운드에서 그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희대의 멍청이가 될지, 아니면 명장으로 칭송을 받게 될지.
물론 그건 선수들에게 달려 있었다.
‘보여주게나. 이 바보 같은 늙은이에게.’
이제, 시곗바늘은 조금씩 그 움직이는 속도를 더해간다.
***
작가의 말 ? 머리 많이 쥐어 짜내면서 준비한 에피소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