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30)
229화
[Sky Sports, Here`s look at how #CFC and #SLB line-up…… – Sky Sports Twitter/2013.05.15. PM 07 : 47] [김다온, 선발출장! UEFA컵 이후 한국인 최초, 유로파리그 결승무대 데뷔! – OSEM]***
2013년 5월 15일. 1100 DL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요한 크라위프 대로 1. 암스테르담 아레나(Amsterdam Arena. Johan Cruijff Boulevard 1. 1100 DL Amsterdam, Netherlands).
·경기시작 30분 전
SL 벤피카 0 : 0 첼시 FC
&Match-Up`s Best Eleven(벤피카/상대팀)
&Tactics(벤피카/상대팀) : 4-2-3-1/4-2-3-1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페트르 체흐
RB ? 막시 페헤이라 / RB ?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CB ? 루이장 / CB ?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CB ? 에제키엘 가라이 / CB ? 개리 케이힐
LB ? 김다온 / LB ? 애쉴리 콜
DM ? 네마냐 마티치 / DM ? 프랭크 램파드
DM ? 엔초 페레즈 / DM ? 다비드 루이스
RAM ? 제로니모 베가 / RAM ? 하미리스
CAM ? 베르나르두 실바 / CAM ? 후안 마타
LAM ? 니코 가이탄 / LAM ? 오스카르
ST ? 오스카 카르도소 / ST ? 페르난도 토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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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었던 프랭크 램파드의 인터뷰를 확인한 이후, 우리는 꽤 분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우리가 바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유로파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처럼 말했다.
프랭크 램파드에게 어떠한 의도가 있었건 간에, 그의 말은 경쟁자를 전혀 존경하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그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알게 됐다.
‘무례한 인간.’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난 ‘TVI24’를 통해 방영된 램파드의 인터뷰 장면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있다. 그리고 그 자막을 읽을 때마다, 가슴 속에서 뜨끈한 무언가가 올라왔다.
어제와 같은 말이 좋은 타이밍을 가지는 순간은 없었겠지만, 이번에는 유독 그것이 좋지 못했다.
내가 이 인터뷰를 접한 건, 에우제비우와 오랜 대화를 나누고 클럽하우스를 떠날 준비를 하던 때였다.
화면 속에선 라파엘 베니테즈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 프랭크 램파드가 유로파 결승을 맞이하는 질문을 받고 있었다.
짝짝짝짝-!!
“좋아-! 모두 주목-!!”
코칭스태프가 라커룸에 들어서고, 이어폰을 뺀 나는 그것을 휴대폰에 돌돌 말은 뒤에 옆쪽에다 놓아두었다. 그러곤, 우리의 앞에 선 감독님을 바라본다.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될 거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하루다.”
“…….”
“우리에게 있는 좋지 않은 오랜 습관을 끊어낼 수 있는 날이야. 쉽진 않겠지만, 못할 것은 결코 없다고 본다. 우리만큼 저들도 지쳤고 결국은 정신력 싸움이 될 건데, 난 그 부분에서 우리가 훨씬 더 낫다고 본다.”
첼시 FC의 2012/13 시즌은 작년의 더블(챔피언스리그/FA컵)이 무색하리만치 실망감을 크게 안겨다 준 시즌이었다.
전년 시즌과 마찬가지로 감독이 시즌 도중 해임되며 임시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결과까지 작년과 같지는 않았다.
특히 라파 베니테즈는 시즌 경기 패배에 대한 변명으로 ‘컵 대회에 신경 써야 했다.’는 핑계를 대며, 선수단 일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꾸역꾸역 어떻게든 승리를 챙기곤 있었지만, 그들이 지난 반년 동안 보여준 경기력에는 빈틈이 많았다.
오히려 작년 우리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시켰을 때의 모습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 보일 정도다.
그래서 특별히 ‘강팀을 상대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덜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회 그 자체가 가져다주는 압박을 빼면, 상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상 첼시 FC가 더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막연한 상대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전술적으론 특별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저들은 현시점에서 투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수들을 넣었어.”
“…….”
우리의 의욕을 북돋아 준 것에 이어, 감독님은 첼시 FC의 전술을 지적했다. 발표된 선발명단이 어제 예상했던 것과 같았기에, 특별히 바뀌는 부분은 없었다.
다만 일전에 뉴캐슬과 상대할 때에도 드러났듯, EPL 클럽 특유의 활동량과 빠른 페이스에는 적응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마타를 제외한 첼시 FC의 미드필드진 전원이 엄청나게 뛰어다니기 때문에, ‘부지런함’은 제수스 감독님이 정한 이번 결승전의 키워드였다.
FC 포르투전 명단에서 제외당하는 수모를 겪은 이들이 훈련 때 보여주었던 것처럼 각성했길 바라는 것 역시, 많이 뛰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부분은 서로 비슷하다고 본다.
결국은 말대로, 정신력의 싸움이 될 거다.
“이건 몇 번이나 강조해도 모자란 경기야!”
감독님의 라커룸 대화가 있고 난 뒤, 라커룸에서 어깨동무를 한 우리는 주장 루이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주고 뭐고 신경 쓰지 말자!!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오직 이기는 것뿐이야!! 다른 모든 건 90분 뒤에 해도 늦지 않아! 우리가 저들보다 더 나은 팀이라는 걸 보여주자! 트로피를 가지고 리스본으로 가는 거야! 벤피카!! VAMOS!!”
머리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외친 루이장의 이야기 뒤에, 우리도 박수와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보탰다.
그중에 하나였던 나도 목소리를 높인 뒤에 다시 자리로 돌아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감겨 있던 이어폰을 풀고, 아마도 지금쯤 엄마를 만나고 있을 아영이를 떠올렸다.
어젯밤, 엄마는 내가 없는 동안 아영이에게 리스본을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난 그것이 무척 부담이 될 것 같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했는데, 의외로 아영이는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까 메시지를 보내온 엄마의 말론,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 구김살이 하나 없단다.
아무래도, 단단히 마음에 들었는가 보다.
이제는 거의 루틴처럼 되어버린 메시지 뒤에, 나는 아무도 없는 라커룸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평소처럼 밖으로 나서려다, 무언가가 생각나 멈칫하며 자리에 앉았다.
목에 걸린 물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
난 금으로 만들어진 그것을 풀어, 펜던트 부분부터 조심스럽게 라커 위에 놓아두었다.
[“의미가 있는 걸세. 73년 포르투갈 올해의 선수에 뽑힌 뒤에, 친구 녀석에 내게 선물을 해준 거지.”]에우제비우 선수는 어제, 내게 이 목걸이를 직접 채워주셨다. 실제로 처음 만나 뵈었던 그분은 온화하고 자상한 분이셨지만, 몸이 굉장히 불편한 것 같았다.
2011년 12월 폐렴을 앓으신 이후로,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유로파 결승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클럽하우스를 찾았던 에우제비우 선수와는 20분의 짧은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 따로 15분 정도 단독 대화를 가졌었다.
사람들의 말론, 그분의 요청이었단다.
휠체어에 탄 모습 어디에서도 ‘흑표범(The Black Panther)’으로 불렸던 시절의 강인함을 찾아볼 순 없었지만, 그분의 눈빛과 따뜻했던 손은 내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카를로스 아우베르토(Carlos Alberto)는 FIFA가 선정한 20세기 월드컵 팀 라이트백에 선정된 위대한 사이드백이다.
현대 축구의 풀백을 가장 먼저 정의했다고도 볼 수 있는 사람으로, 낮은 위치에서는 사이드백을 또 높은 위치에서는 윙어의 역할을 소화해냈다.
축구 역사상 가장 강한 대표팀으로 평가받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주장을 맡으며 브라질에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안겨주기도 했다.
에우제비우 선수는 아우베르토 선수가 산투스 FC에서 뛰던 시절, 몇 번의 친선경기를 통해 만난 적이 있다고 하셨다.
[“벨라 구트만 그 망할 영감탱이가 이 클럽에 못된 짓을 했지. 덕분에 내 후배들만 고통 받고 있어. 지금은 내가 망할 영감탱이가 되었지만, 자네에게 이 부탁을 하고 싶네.”] [“……네. 뭐든지요.”]사실 에우제비우 선수에게 저 목걸이를 받았을 때부터, 난 어떠한 부탁이든 이미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후 들려온 말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저주에 얽매이지 말게. 그것을 굳이 풀려고 할 필요도, 그것을 해내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할 것도 없어. 늙어보니 알겠더군. 모든 건, 순리대로 돌아가는 거야. 거기에 저항한다는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지. 그러니, 부디…….”]에우제비우 선수와의 대화를 떠올리던 난, 어느새 동료들이 대기하고 있던 복도에 도착하게 되었다.
과거 우리 벤피카에서 뛰었던 하미리스(Ramires)와 다비드 루이스가 다가왔고, 난 그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너 진짜 잘하더라. FC 포르투를 그렇게 박살 낸 건 정말 통쾌했어.”
“하하. 고마워.”
“그래. 하지만 오늘은 다를 거야. 그거 알지?”
“글쎄.”
피식하고 웃어 보인 다비드 루이스가 자리로 돌아가고, 유니폼을 한번 점검한 나는 손을 가슴께로 가져갔다.
내 심장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속도로 뛰고 있다.
그리고 머릿속 역시,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다.
모든 건 차분하고, 약간의 긴장감으로 인해 살짝 좁아져 있는 시야는 피치에 나섬과 동시에 다시 본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난 준비 됐어.’
[“눈앞의 상대에만 집중하게나.”]에우제비우 선수는 이 경기의 적을 첼시 FC가 아닌 저주로 맞춰가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내 생각에 그건 아마, 앞으로 우리에게 벌어질 일들을 염려한 것일 수도 있었다. 만약 골대를 맞추고 또 뭔가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우린 그것을 단순히 운이 없었던 것이 아닌 저주 때문이라 몰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건 이내, 우리가 저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착각을 느끼도록 하겠지.
에우제비우 선수는 내가 거기에서부터 동료들을 지켜주길 원했던 거다. 실제로 선물 받은 목걸이엔, 포르투갈어로 이런 말이 적혀져 있었다.
‘Uma voz cheia de verdade, pes de ouro. Isso o levara a gloria.’
진실로 가득한 목소리, 황금빛 발.
그것이 당신을 영광으로 이끌 것이다.
“입장합니다-!!!”
안내 요원의 목소리와 함께,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기념하는 축하공연이 끝나고 유로파리그의 공식 테마곡이 스피커 가득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이를 들으며 머리를 한번 쓸어 올린 나는, 입을 굳게 다물며 한 발 나아갔다.
‘이길 거야.’
지금 내 머릿속에 있는 건, 오직 승리라는 단어 하나뿐이다.
***
·전반 03분
SL 벤피카 0 : 0 첼시 FC
삐이이익-!!
주심이 휘슬을 불자, 푸른색 유니폼의 사내들이 일제히 반응한다.
“발을 걸었어. 바로 앞에서 봤다고.”
“…….”
하지만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는 비외른 크라위퍼스(Bjorn Kruipers)의 말에, 그들은 더 이야기를 보태지 못하고 답답한 표정만을 하고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 첼시 FC는 일방적으로 SL 벤피카를 몰아붙이던 중이었다.
비록 슈팅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볼을 독점한 채 빌드업을 이어나갔고, 몇 번이나 위험지역으로 축구공을 보내어 상대를 위협했다.
그런데 왼쪽에서 크로스 된 볼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고, 재빠르게 몸을 돌려 사이드라인 앞에서 축구공을 살려낸 김다온이 드리블을 시작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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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루리) – UK ITV Sports 코멘테이터
“40미터 이상 이어진 판타스틱했던 드리블이었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Absolutely) 명석한(Brilliant) 움직임이었죠. 다온-킴. 그는 남한 출신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리 딕슨) – UK ITV Sports 해설위원
“오늘 첼시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도 바로 이 친구입니다. 바로 직전 FC 포르투와의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죠. 포지션은 사이드백이지만, 어지간한 윙어들보다 훨씬 더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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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FC의 감독 라파엘 베니테즈는 종종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중요치 않은 부분을 엄청난 것처럼 묘사한다.
그래서 종종 첼시 FC의 선수들은 감독 없이 따로 미팅을 진행해야만 했고, 이번에도 그들은 ‘김다온은 별것 없다.’는 베니테즈의 말에 동의할 수 없어 별도의 미팅을 가졌었다.
특히 벤피카에서 뛰었던 다비드 루이스는, 김다온의 실력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현재도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고 있는 여러 인맥에게서, 하나같이 침이 마를 정도의 칭찬을 들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만 하더라도, 하프라인 부근에서 김다온을 막아서려고 했던 다비드 루이스는 상대가 눈앞에서 사라진 것만 같은 착각을 느꼈다.
“왼쪽-!!! 왼쪽으로 가라고-!!!”
프리킥이 준비되는 동안, 다비드 루이스는 페트르 체흐의 목소리를 들으며 벽의 위치를 조절했다.
그런 뒤엔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김다온을 바라봤다.
‘찝찝한데?’
현재 프리킥 지점에는 니코 가이탄과 엔초 페레즈가 서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자꾸 김다온 쪽으로 눈길이 갔다.
‘쟤가 원래 저기에 있었던가?’
잠깐 생각을 이어나가던 다비드 루이즈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직접 슈팅으로 연결하기 힘들거나 근거리에서 주어진 프리킥 상황에서의 김다온은, 늘 하프라인 부근에 자리를 잡고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는 일을 맡았다.
하지만 지금은 막시 페헤이라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최후방에 있었고, 김다온은 축구공과 약 10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서서 동료들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현재 지나칠 정도로, 축구공에 무관심해 보인다.
‘저건 연극이야.’
본능에 따라, 다비드 루이스는 이번 프리킥이 김다온에게 연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슬쩍슬쩍 왼쪽을 바라보던 그는 달려 나갈 준비를 마쳤고, 마침내 준비를 끝마친 주심이 길게 부는 휘슬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삐—–익!!!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엔초 페레즈.
하지만 그는 축구공을 그대로 스쳐 지난다.
보통이라면 뒤이어 움직인 니코 가이탄이 크로스를 띄워 올렸겠지만, 다비드 루이스는 조금씩 게걸음을 하다 축구공이 움직인 순간 곧바로 왼쪽으로 뛰어나갔다.
‘역시!’
축구공은 그의 예상대로 김다온에게로 향했다.
저렇게 굴러가는 축구공을 논스톱으로 때리는 일은 매우 어렵고 또 득점할 확률로 보아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래서 보통이라면 한 번 더, 축구공을 제대로 잡아두려고 한다.
‘오른발이었지.’
김다온의 주된 사용발이 오른발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다비드 루이스. 그는 슬쩍 방향을 틈과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것 역시 경계키로 한다.
그렇게 택한 다비드 루이스의 선택은 1m 정도 되는 거리에서 멈춰 서는 것이었는데, 놀랍게도 김다온은 앞을 달려 나오면서 오른발을 휘두르려고 했다.
그렇지만 다비드 루이스는 상대가 접기를 택할 거라고 생각하며, 본인의 판단을 고수하기로 한다.
저런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건, 골대 근처로도 날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퍼엉-!
“?!”
김다온은 굴러오는 공에 그대로 오른발을 가져가는 선택을 했다.
최초의 판단에 따라 달려오는 속도를 늦추며 멈춰선 다비드 루이스는, 다리 왼쪽이 어쩐지 시원하다는 생각을 하며 축구공이 나아가는 것을 살핀다.
“…….”
그의 예상대로, 무리한 자세에서 시도한 김다온의 슈팅은 골대와 매우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한다.
본인의 판단이 옳았음에, 다비드 루이스가 주먹을 불끈 쥔다.
“응?”
그런데 그런 그의 시선에, 뭔가 거슬리는 것이 목격됐다. 무릎 밑까지 치켜 올린 왼쪽 양말의 바깥쪽 부분에서 실밥과 같은 것들이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뭐야, 이거.’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손을 가져다댄 루이스는 조금 헤져버린 양말을 보며 눈을 크게 치켜떴다.
분명 김다온의 슈팅이 옆을 스쳐 지날 때, 뭔가 서늘한 감각을 느끼기는 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보기엔, 슈팅으로 인한 마찰로 양말이 헤어졌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까 전 태클을 할 때, 잔디에 쓸리며 생긴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설마. 아닐 거야.’
골킥이 준비되는 것을 확인하며, 본인의 포지션을 찾아 움직인 다비드 루이스의 시선은 자꾸만 김다온을 쫓고 있다.
“……말도 안 돼. 암, 그렇고말고.”
그라운드 위로 불어오는 암스테르담의 바람이, 다비드 루이스의 왼쪽 다리 한쪽을 스쳐 지난다.
첼시 FC의 부지런한 미드필드는 지금, 이것이 몹시도 신경 쓰였다.
***
작가의 말 ? 코멘테이터 설명의 괄호는 영국 중계 특유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