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4)
24화
·2010.09.08. 노르셸란 B팀 경기결과
오덴스 BK B팀 1 : 3 FC 노르셸란 팀
김다온 ? 전반 45분 출전
***
2010년 9월 9일. 셸란, 덴마크. 파룸, 파룸 파크 2. FC 노르셸란 클럽하우스. 제 1 연습 구장.
#오전 09 : 20
어제 경기가 있기 전, 난 곧바로 A팀으로 합류할 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45분만 뛸 것이며, 다치지 말라는 말도 말이다.
또,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너도 마찬가지야, 올루프.] [······네? 저, 저 말인가요?!] [그래. 너도 내일부터 A팀 훈련에 합류할 거다.]프리시즌을 제외하면, 올루프가 A팀에 호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난 얼떨떨해하는 녀석의 등을 두드리며 기뻐했고, 하머는 기껏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헤어지게 되어 아쉬워했다.
[어차피 훈련 때에는 볼 수 있잖아?] [그래도.]아쉬움과 실망을 빠르게 털어난 하머는 자신도 더욱 열심히 해, 빠른 시일 내에 1군 무대로 올라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나와 올루프는 하머에게 꼭 그럴 것이라 말했다.
우린 마치, 처음부터 친구였던 것처럼 잘 지냈다.
아무튼. 올보르 원정에서 돌아온 후, 핼리는 B팀 훈련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B팀의 감독님인 앵커 밴첸은 개인적인 사유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우린 그의 아버지와 관련 된 일이며, 그 때문에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딱히, 다른 이유를 찾긴 어려웠다.
“후-아! 떨려!”
“떨지 마. 기본적인 것들은 전부 같으니까.”
“야. 너야 경험이 있지만, 난 그렇지 않으니까.”
“프리시즌이랑 똑같이 생각하래도?”
“노력하고 있어.”
한창 준비를 하던 아침의 집에서, 느닷없이 벨이 울려 가족들이 당황했던 일이 있었다.
제철이 형이 이미 거실에 있었건만, 난 형이 온 줄 알고 누나에게 문을 열라고 소리쳤었다.
그런데 정작 문을 연 것은 제철이 형이었고, 그때까지 전혀 몰랐던 나는 깜짝 놀라 현관을 쳐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엔 올루프가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올루프.]올루프는 어젯밤을 꼬박 지새웠다고 말했다.
일찍 자야 한다는 생각에 저녁 8시가 땡 하자마자 침대에 누웠는데, 결국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이했다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올루프의 눈이 빨갛다.
“야, 너 눈.”
“나도 알아.”
아침을 먹으란 말에도 속이 안 좋다는 이유로 한사코 사양하던 올루프 덕분에, 나도 소집 시간인 10시보다 한참 일찍 경기장에 도착하게 되었다.
신경이 쓰여 편하게 준비할 수나 있어야지.
하여간에 귀찮은 놈이라니까?
“몸이나 풀자.”
“어? 어, 응. 그, 그러자.”
편안하게 앉아 스트레칭을 시작한 나와는 다르게, 올루프는 약간 뻣뻣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무리 장난을 쳐봐야 소용없을 것이라는 걸 잘 알았기에, 난 오늘부터 있을 팀 훈련내용을 떠올리며 머릿속으로 이미지트레이닝을 가져갔다.
훈련을 함께하는 이들이 바뀌고 시간과 강도가 조금 달라졌을 뿐, 내 하루의 기본적인 패턴은 변하지 않는다.
오전에 팀 훈련을 하고, 그런 뒤 다 함께 점심을 먹고나면 각자 90분 정도 개인 시간을 가질 것이다.
보통 이때 사람들은 라커룸에 놓아둔 게임기를 가지고 놀거나, 개인 PC를 켜 시간을 보낸다.
또 일부는 낮잠을 자기도 하며, 어떠한 이는 전력분석실에 틀어박힌다.
그리고 난 그중 가장 마지막 유형에 해당했다.
요즘, 난 노노와 비디오를 보고 있다.
주로 풀백들의 비디오를 말이다.
“여어-! 꼬맹이들! 일찍 왔는데?!”
“고 모언, 니콜라이!”
“하하! 고 모언.”
오늘도 주장인 스톡홀름이 가장 먼저 연습장을 찾았다.
그는 항상 연습장에 먼저 모습을 비춘 뒤, 의무실에 틀어박혀 여기저기 성치 않은 곳을 돌봤다.
34살의 베테랑인 만큼, 자주 통증을 호소하곤 했다. 스톡홀름 역시 최근 부진으로 무리를 많이 하는 모습이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얼굴이 핼쑥했다.
“우우- 다들 1군이야.”
“이제 너도 1군이라니까?”
“그, 그렇지. 쓰읍- 후우-, 쓰읍- 후우-”
스톡홀름을 시작으로 1군 팀의 선수들이 하나둘 제 1 연습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부상을 입은 이들은 얼굴도장만 찍은 뒤, 치료와 재활을 준비하는 시설로 걸음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코칭스태프들이 들어서고, 대화를 끝낸 감독님이 선수단 전체를 앞으로 모았다.
“좋은 아침이다! 훈련내용은 미리 전달했으니, 다들 알고 있겠지! 벌써 훈련과정에서 네 명이나 다쳤다! 훈련하면서 괜한 화풀이를 하지 말고, 욕구는 모레 경기장에서 풀도록! 이상!”
아침은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모르는 인사와 함께, 팀을 자극시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 나면 스트루달 코치님이 훈련을 함께할 그룹을 묶어, 우리들을 그라운드의 구석구석으로 보냈다.
오늘은 오전에, 기회를 만들어내는 훈련을 한다.
이유는 당연히 득점이 부족해서다.
그럼 우리 수비수들은 이런 공격수들의 파트너가 되어, 실점을 막아야 한다. 훈련을 겸한 셈이다.
“역시나, 다음 경기 선발은 너인가 본데?”
“최선을 다해야죠.”
“하하, 꼬맹아. 네가 무척 그리웠어.”
환한 미소로 다가온 비엘란과 악수를 나누며, 나는 모레 선발일 것으로 예상되는 수비그룹과 함께하게 되었다.
중앙센터백은 비엘란과 D.옌센.
왼쪽 윙백은 피에르 벵트손이다.
이렇게 구성된 우리를 상대로 공격을 전개하는 건, 로테이션과 백업멤버 들이다. 반대로 주전 공격진은 백업 수비수들을 상대한다.
그룹을 이런 식으로 묶어 훈련하는 이유는 백업들에겐 의욕을. 또 주전들에겐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식으로 조를 짜는 일이 흔하기에, 딱히 낯선 풍경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좋아! 그럼.”
삑-!
내가 있는 필드의 훈련을 관장하는 건, 스투르달과 에른스트 코치님이다.
‘볼이 이쪽으로 전개되고 있어.’
최근 노노와 함께 훈련을 하면서, 스포르팅 전을 통해 잔뜩 치켜 올랐던 어깨 뽕이 사라진 상태다.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내가 얼마나 풀백이란 포지션에 대해 무지했는지를 하루가 다르게 깨닫고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서있는 자세부터가 달랐다.
풀백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들은 볼이 전개되는 방향으로 몸을 둔 채 플레이를 해야 한다.
하지만 풀백은 항상 사이드라인을 45도 정도 등져야만 하며, 늘 볼이 있는 곳을 포함한 필드 전체를 확인해야 한다.
‘어딜!’
나는 버니어가 왼쪽으로 볼을 전개해올 것을 예상하고, 라완이 돌진하는 길목을 일찌감치 선점하고 있었다.
그래서 라완은 패스를 받은 뒤에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난 잠깐 대치를 이어나가다 손쉽게 공을 가로채 버렸다.
삑-!
지금의 이 휘슬 소리는 초기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좋아, 꼬마 정말 잘 했어!”
“망에 챡, 코치!”
챡(Tak)은 덴마크어로 감사하다는 단어이고, 망에(Mange)를 덧붙이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이 된다.
난 칭찬을 보내온 스투르달 코치팀에게 화답했다.
“젠장. 지금 볼이 올 줄 알았어?”
“하하. 어떤 것 같아요?”
“다음엔 다를 거야. 알지?”
“얼마든지요-”
다음 공격은 반대편인 오른쪽으로 진행됐다.
버니어와 파트너를 이룬 올루프가 좋은 스루패스를 보냈는데, 호흡을 덜 맞춘 탓인지 그란스코프의 반응이 느렸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난 끊임없이 필드를 살피며 수비 폭을 좁혔다.
만약 라완이 넓게 벌렸다면 이럴 수 없었겠지만, 그는 지금 습관대로 세컨드 스트라이커 위치까지 움직인 상태다.
담당하는 영역에 공격수가 없다고 판단이 되면, 풀백은 볼이 반대편에서 전개될 때 반드시 폭을 좁혀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팀의 라인이 좁혀질 뿐만이 아니라.
‘잡았다!’
탁-!
삐익-!
“아- 뭐야?! 또?!”
바로 이렇게, 커트의 기회도 맞을 수 있다.
이번엔, 그란스코프가 가운데로 보내온 패스를 커트해냈다.
그란스코프의 위치와 백업선수의 유무를 확인하고 움직이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만들 수 없었을 거다.
이렇듯, 풀백이라고 해서 항상 측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때론 중앙으로도 내려서고, 공격 시에는 최전방까지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스프린트를 반복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도 모르고 지금껏 중구난방으로 뛰었으니.
스포르팅 CP와 같은 수준 높은 팀을 상대로, 전반 45분 만에 지쳐버린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한다니까?
삑-!
“그만! 이제 조를 뒤바꾸겠어!”
훈련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 훈련장 전체를 돌던 감독님이 휘슬을 크게 불면서 조를 바꾸었다.
구성이 바뀐 건 아니고, 공격과 수비역할을 하는 쪽이 바뀐 거다.
그래서 이번에는 난 주전 공격그룹에 속해 플레이를 펼치게 되었다. 윙백이든 풀백이든 간에, 공격 상황에서도 해야 하는 일이 많아 공격조에 가담해야 했다.
“여기!”
공격이 되었으니,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은 시야.
풀백이 라인을 45도 정도 등져야 하는 이유는 가장 기본적으로, 필드를 넓게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하면 사각지대라는 게 없어지기 때문에, 필드플레이어가 움직일 수 있는 전체를 항상 바라볼 수 있다.
가까이에서 근접해오는 선수는 물론, 일반적인 필드플레이어라면 굳이 살필 필요가 없는 영역까지 구석구석 바라보는 게 가능했다.
그래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거다.
난 크리스텐센으로부터 축구공을 전달받았고, 곧바로 앞을 보며 아웃프런트로 긴 패스를 보냈다.
그리고 축구공은 오비에도의 옆을 절묘하게 통과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골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삑-!
훈련을 멈추는 휘슬과 함께, 코치님의 피드백이 이어진다.
“좋은 패스였다, 꼬마! 이봐! 토비! 제대로 크로스를 올려줘야지! 실전이었으면 중요한 기회를 낭비한 거라고!”
금방의 이런 패스는 미리 필드를 살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난 오비에도가 앞으로 나와 있다는 걸 확인했고, 동시에 센터백들의 위치가 조금 아래라는 것도 확인해 두었다.
마지막으론 미켈센이 최종 수비라인과 맞물렸다는 것을 보고 볼을 받았을 때의 플레이를 결정했다. 그래서 패스를 전달받자마자, 주저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인프런트가 아니었던 이유는 이게 훈련이어서다.
만약 실전이었다면, 좀 더 안정적인 패스가 가능한 인프런트킥을 시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절묘하게 속도를 죽이는 건 좀 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볼의 아랫부분을 긁어 역회전을 줄 수도 있지만, 그럼 패스의 속도가 죽는다.
이 점은 머릿속에 담아두었다가,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다음 상황.
‘반대편이네.’
아까 수비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풀백은 공격 시에도 볼이 반대편에 있을 때 중앙으로 좁히는 일을 해줘야만 한다.
그러다 볼의 흐름을 보고, 전방의 공격수나 미드필드들을 서포트 하는 일을 해줄 필요가 있다.
“나 뒤에 있어!”
만약 페널티에어리어보다 낮은 지점에서 볼이 움직이고 있다면, 풀백은 필드를 살피며 오버랩/언더랩을 시도하거나 중앙미드필드가 되어 숫자를 채워주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골라인 근처에서 볼이 움직인다면, 좀 더 라인을 높여 공격형 미드필드처럼 움직여도 됐다.
그리고 실전이라면 볼을 빼앗겼을 때, 잽싸게 몸을 돌려 수비 진영으로 달려 나갈 준비도 되어있어야 한다.
이는 중앙으로 좁혀있든, 아니면 윙어처럼 코너 플랫 근처에서 머물고 있든 마찬가지다.
풀백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수비와 경기 이해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팀 전체가 휘청거린다.
주목을 가장 받지 못하는 포지션이지만, 현대 축구에서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위치가 바로 여기다.
우리 풀백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느냐에 따라, 다른 포지션의 활약도가 결정되곤 한다.
풀백은 그렇게 모든 필드플레이어들을 서포트하고.
“볼이 흐른다!”
때때론 직접 공격에 관여해, 차이를 만든다.
난 흘러나오는 공을 보고, 강하게 발을 휘둘렀다.
파앙-!!!
“······.”
“······.”
하지만, 이번 건 너무 무리했다.
로케트처럼 날아간 축구공이 펜스를 넘어 클럽하우스의 정문 옆 창문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와장창-!
“이크!”
창문이 깨져서 나는 소리.
사람들은 이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온······ 스큘?”
온스큘(Undskyld)은 덴마크 어로 미안하다는 뜻이다.
부디, 내가 저걸 물어내는 일이 없어야 할 건데 말이다.
***
2010년 9월 11일. 셸란, 덴마크. 파룸, 파룸 파크 2. 라이트 투 드림 파크.
·경기시작 60분 전
FC 노르셸란 0 : 0 오덴스 BK
& Match`s Best Eleven(홈/어웨이)
& Match`s Tactics (홈/어웨이) : 4-5-1/4-3-3
GK ? 예스퍼 한센 / GK ? 로이 캐롤
RB ? 김다온 / RB ? 에스펜 오을
CB ? 안드레아스 비엘란 / CB ? 안드레스 묄러 크리스텐센
CB ? 다니엘 옌센 / CB ? 요나스 트로에스트
LB ? 피에르 벵트손 / LB ? 크리스티안 쇠렌센
CM ? 니콜라이 스톡홀름 / DM ? 칼릴루 트라오레
CM ? 쇠렌 크리스텐센 / DM ? 에릭 젬바-젬바
CM ? 마티 룬드 닐센 / CM ? 한스 안드레아센
RAM ? 토비아스 미켈센 / RW ? 피터 우타카
LAM ? 안데르스 두에 / LW ? 요한 압살론센
CF ? 크리스티안 귀트케르 / CF ? 헨릭 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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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오덴스 BK 전(戰), FC 노르셸란의 포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