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45)
244화
2013년 6월 18일. 83022 로젠하임, 독일. 비텔스바허슈트라세 2(Wittelsbaerstraße 2. 83022 Rosenheim, Germany).
지난 6개월은 스포츠 에이전시 UCN에 있어 악몽과도 같았던 시간들이었다. 그들의 가장 큰 고객을 잃은 시점을 기준으로 줄줄이 후원이 끊겼고, 동시에 수많은 선수들이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다.
간신히 한쪽을 틀어막으면 다른 한쪽이 터지는 문제가 연달아서 발생했고, 결국에 그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너도 날 배신하는군.”
“…….”
“빌어먹을 녀석. 어떻게 네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불과 이틀 전까지 UCN의 CEO였던 얀 아담센은, 조용히 짐을 챙기는 이를 보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아침 10시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벌써 술에 잔뜩 취해 있다.
“이봐! 뭐라고 말 좀 해봐!!”
쨍그랑-!!
유리로 된 술병이 바닥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고, 이에 몸을 돌린 요나스 보럽은 걱정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동업자이자 친구이기도 얀 아담센을 걱정한다.
하지만, 얀 아담센은 그마저도 자신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더욱 분노할 뿐이다.
“네가 날 비웃었다는 걸 알아!! 네가 고객들을 빼돌렸고!! 이젠 너만 살겠다고 행동하고 있지!!”
“그렇지 않아. 내겐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어. 너도 알잖아”
“닥쳐!!”
최근 일주일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는 생각에, 요나스 보럽은 대화를 중단하기로 결정한다.
“그 빌어먹을 동양인 녀석. 제까짓 게 뭐라도 된 것처럼 떠들고 있잖아.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녀석이 처음 내게 말했던 것처럼 많은 돈을 가져다줬을 뿐이야!! 그게 나빠?! 앙?! 나쁘냐고!!”
“…….”
“뭐라고 말 좀 해봐!!”
쿵-!!
“윽-!”
쿠당-!!
얀 아담센이 홧김에 문을 걷어찼지만, 술에 잔뜩 취한 상태였던 그는 이내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져 버렸다.
그리곤 그대로, 등을 댄 채 드러누웠다.
“크윽- 웃기지 말라고 해. 제까짓 게 무슨…… 쿠어어…….”
정신을 잃다시피 잠들어버린 얀 아담센이 코를 골기 시작하고, 요나스는 그 앞에서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대로 이 남자를 방치해 두고 떠나기엔, 두 사람이 함께해 온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다.
그래서 결국, 요나스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에게로 전화를 걸기로 한다.
“이리나? 저예요. 네. 또 얀이 쓰러졌어요.”
이리나 베르나우어(Irina Bernauer)는 얀 아담센이 별도로 고용한 가정부로, 집과 사무실을 겸하는 이곳을 유일하게 청소해주는 사람이었다.
이번 달을 끝으로 더 이상 그녀를 고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고 있었다.
잠시 뒤, 짐을 모두 차에다 실은 요나스 보럽이 차분한 모습으로 등장한 이리나를 마주한다.
“그가 걱정이에요.”
“시간이 필요한 것뿐이에요, 요나스.”
“저도 그랬으면 좋겠군요.”
“……걱정 말고, 당신의 일이나 신경 써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
“네. 고마워요. 그럼.”
트렁크를 닫은 요나스가 차에 올라탔고, 다시 한번 이리나에게 미안하단 말을 보낸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엑셀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본인의 젊음을 모두 바쳐 만든 직장을 떠나는 지금, 요나스의 머릿속은 무척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띠로리로리-
띠로리로리-
요나스는 다음 주부터 근무하게 될 새로운 직장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된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은 요나스가 스피커폰 모드로 바꾸고, 한 번 더 여보세요라고 말했을 때 수화기 너머에서 조금 피곤해 보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PSG가 백지수표를 제안했다는군.”
“!!”
“아무래도, 자네의 근무가 조금 빨라질 것 같아.”
“……곧 가죠. 지금 막 로젠하임을 벗어났어요.”
“한 시간쯤 걸리겠군. 회의를 소집해 놓겠네.”
“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딸깍-
“후우~”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버린 요나스.
친구를 향한 걱정은 이제, 조금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백지수표라. 정말 놀라워.’
19살의 나이에 백지수표를 받은 축구 선수가 있다?
물론 상대가 PSG라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것은 분명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만한 일이었다.
‘난리가 나겠어.’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을 떠올리며, 요나스 보럽은 본인의 낡은 폭스바겐의 속력을 한껏 끌어 올렸다.
불안하기만 한 엔진 소리가, 고요한 차 안에서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
맨체스터 M11 3FF, 영국. 애쉬튼 뉴 로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City of Manchester Stadium. Ashton New Rd. Manchester M11 3FF, England).
같은 시각.
PSG의 백지수표 이야기는 맨체스터 시티의 보드진에게도 전해진 상태다.
회의 도중 소식을 듣고 곧장 사무실로 돌아온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Khaldoon Al Mubarak)는, 이 소식을 곧바로 그들의 구단주에게 알렸다.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나얀은 지금, 아부다비에 머물면서 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 타밈은 늘 나를 이기고 싶어 했지. 정치적으로도 또 축구에서도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셰이크.”
– 그래. 우리도 준하는 제안을 하도록 하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의 하나는, 맨체스터 시티와 PSG가 정치적으로 연관이 많은 축구 클럽이라는 점이었다.
축구가 아닌, 실제 정치 말이다.
UAE의 왕가 소속인 셰이크 만수르와 카타르의 왕세자인 타밈 빈 하마다 알사니(Tamim bin Hamad Al-Thani)는 항상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라이벌이라는 느낌이 조금 더 강했다면, 지금은 철저히 자국의 이권을 위해 다투는 적대 국가의 골칫거리라고 볼 수 있었다.
만수르에 이어 타밈이 축구계에 뛰어든 것도, 이런 정치적인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스포츠산업은 가장 확실한 돈벌이 수단이자, 수많은 나쁜 것들을 가려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우산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이미, 만수르가 그것을 몸소 증명해 냈다.
– 그나저나. 그건 어떻게 됐지?
“걱정 말게. 완전히 깨끗해 졌어. 성 경험이 없는 처녀보다도 더 순결하다고 말해두지.”
– 완벽하군. 그럼.
딸깍-
FIFA의 7대 회장이던 주앙 아블랑주(Joao)의 시대 이후로, 축구는 항상 가장 확실한 ‘검은돈’의 세탁처로 활용되어왔다.
축구의 상업화를 이끌며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주앙 아블랑주의 이면에는, ‘돈의 노예’ 나 ‘독재자의 시녀’와 같은 악명이 함께하고 있었다.
실제로 아블랑주는 올림픽 혹은 월드컵 유치를 조건으로 수많은 금품을 향응 받아왔고, 독재자들이 축구를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묵인해왔다.
더 나아가 FIFA를 하나의 거대한 돈세탁 처로 만들기도 했는데, 본인은 축구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블랑주에 이어 제프 블라터(Sepp Blatter)가 FIFA의 회장이 된 이후, 축구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검은돈이 움직이는 곳이 되었다.
축구 클럽의 모든 경제활동은 FIFA와 UEFA에 보고가 이뤄지게 되는데, 이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묵과해줄 경우 모든 것이 합리화되기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PSG의 구단주 역시, 본인들이 후원하는 테러단체로 향하는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구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과는 별개로, 이들은 본인들의 ‘취미 생활’에 전력을 기울였다.
평생 최고로 살아왔던 이들에겐, 최고가 아니게 된다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있어 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설령 하룻밤 1억 유로를 쓴다고 해도, 다음 날이면 그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삐익-
만수르로부터 자금을 승인받은 칼둔 알 무라비크가 스피커폰을 눌러 스튜어트 톰슨을 호출한다.
구단주인 만수르가 자금 융통과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을 담당한다면, 칼둔 알 무라비크는 그것을 축구단에 적용시켜 구체화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럼 스튜어트 톰슨이 프로젝트를 만들고 스태프를 꾸려 움직인다는 게, 맨체스터 시티라는 클럽이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UCN을 활용한 김다온의 영입계획이 무산된 이후, 영입 경쟁에서 늘 뒤처질 수밖에 없었던 맨체스터 시티는 이제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려고 한다.
그리고 물론 그 조건은 PSG와 같은 백지수표다.
“주급보다는 그 외의 것들로 협상하지. 주급은 쉽게 알려지고 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죠.”
맨체스터시티의 최고 경영자들에게서 빠르게 결정되어지고 있는 김다온을 향한 비드(Bid). 이것은 처음이 아닐 것이고, 분명 마지막 역시 아닐 것이다.
이미 수많은 축구계의 이적이 이뤄졌다지만, 본래 가장 큰 거물의 계약은 늦게 이뤄지는 법이니까 말이다.
올여름 가장 큰 대어로 평가 받는 가레스 베일과 김다온. 이 두 사람을 향한 클럽들의 이적 과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
28036 마드리드, 스페인. 아베노 데 콘차 에스피나 1.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오늘도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경기장의 지붕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늘 이럴 때면, 그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우월감을 느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백지수표라고?”
“네. 저도 처음엔 믿기 힘들었는데, 사실인 것 같더군요.”
“허-!”
지난 날, 플로렌티노 회장은 오랫동안 공들여온 네이마르를 그들의 가장 큰 라이벌에 빼앗기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현재, 그들의 라이벌은 추가적인 스폰서를 확보해서라도 또 다른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려오는 이야기론, FC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대형 영입을 진행할 확률은 0%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대외적으로 5천만 유로라 알려진 네이마르의 이적료는, 실제론 그 세 배에 달하는 1억 4,200만 유로에 달했다.
산투스 측에 전해진 이적료만 8,820만 유로였고, 네이마르의 네이마르의 부모에게 3,400만 유로를, 또 네이마르의 써드 파티에도 2천만 유로 가까이가 지급되었다.
당연히 FC 바르셀로나의 재정적 페어플레이(이하 FFP)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만약 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바르셀로나는 이를 피하기 위해 선수를 판매해 자금을 충당해야만 할 것이다.
자연스러운 전력 역화로 이어진다는 의미인데, FC 바르셀로나는 이를 피하기 위해 이미 이면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그리고 얼마 전, 레알 마드리드는 그 계약서를 확보하는 것에 성공했다.
현재는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줄 스페인 쪽의 정치인과 UEFA와 FIFA의 위원 등을 포섭하는 단계였고, 이 모든 과정이 완료되면 대대적인 폭로가 이어질 것이다.
물론 그 출처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익명의 고발자’가 될 것이고 말이다.
그것에 관해서도,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철두철미한 준비를 지시한 상황이다.
“이미 베일의 이적에만 막대한 돈이 쓰일 겁니다. 저희도 FFP를 신경 써야 할 거고요.”
“흥! 어차피 그건 생색에 불과한 룰이야.”
“그건 알지만, 회장님.”
“……그래. 나도 아네. 골치 아프게 되었군.”
평소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플로렌티노였지만, 그렇다고 아무 때나 화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
진짜 문제 앞에서는, 누구보다 냉정함을 유지할 줄 아는 것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이다.
“빌어먹을. 다니엘 레비가 날 죽이려 하고 있어.”
며칠 전, 레알 마드리드는 말라가의 미드필드 이스코(Isco)를 3천만 유로에 영입하는 것에 합의를 마쳤다.
하지만 이 비용은 친(親) 무리뉴 파였던 3인방을 처리한 자금으로 충당되었다. 곤살로 이과인과 라울 알비올 또 호세 카예혼을 묶어 나폴리로 보내며, 총 6,050만 유로를 확보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은 자금은 현재 협상의 막바지 단계에 있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Asier Illarramendi)의 영입에 쓰일 것이다.
“그는 우리가 돈을 쥐어 짜낼 수 있다는 걸 알지.”
“전형적인 레비죠. 그는 협상가입니다.”
“흥! 가난뱅이가 독하기만 한 거지.”
호날두와 카카(Kaka) 등을 영입했던 2009/10 시즌부터 시작 된 적자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는 이후의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포함한 몇몇 클럽이 대형 이적을 만들어내는 동안, 늘 한발 물러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물론 매년 수천만 유로를 이적 시장에 투자하긴 했지만, 대신 그만큼 다른 경영 부분을 손댈 수밖에 없었다.
UEFA의 도움으로 경제 손실을 축소할 수는 있었지만, 조만간 FC 바르셀로나를 고발하려면 본인들 역시 제대로 단속을 해두어야만 했다.
네이마르의 일을 고발당한 순간, FC 바르셀로나의 의심이 자신들을 향할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가 김다온과 가레스 베일을 동시에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은 단 둘뿐이었다.
첫째,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현재 다른 클럽의 영입 물망에 오른 선수를 판매하는 것.
특히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PSG와 AS 모나코로 인해, 특정 선수들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다만, 선수들이 프랑스로 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그런 부분도 써드파티가 포함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앙헬 디 마리아가 가장 대표적인 예였는데, PSG는 불과 하루 전 4,500만 유로를 제안했었다.
2012/13 시즌 디 마리아가 보여준 폼을 생각하면 이는 무척 값비싼 것이었지만, 감독인 카를로 안첼로티가 디 마리아의 방출을 원하지 않았다.
주제 무리뉴가 디 마리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라며, 다음 시즌 본인이 구상하는 전술에 핵심이 될 거라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결국, 이 첫 번째 방법은 현실로 이뤄지기가 힘들었다. 레알이 방출하길 바라는 선수들은 시장에서 인기가 없고, 또 그래 봤자 헐값일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두 번째 방법이었다.
바로, 다시 UEFA와 FIFA를 포섭하는 것.
이 역시 수백 혹은 천만 유로 이상이 드는 작업이 되겠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겐 전혀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가장 큰 문제인 FFP를 피할 수만 있다면, 천만 유로 안팎의 손실은 탁월한 투자로 설명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세간의 눈을 피하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들은 분명 의심할 것이다.
‘그리고 추적하겠지.’
미디어는, 종종 구단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곤 한다.
“후우~ 쉽지 않군.”
플레렌티노 페레즈는 김다온의 대리인을 자청한 ‘스포츠커버’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백전노장의 눈으로 보기에 그들은 너무 아마추어였으며, 이런 대형 계약에서 필요한 불법적인 요소들을 감추기엔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최근, 리안 스포츠의 CEO 팔리 라마다니에게 전화를 걸어 김다온의 이적을 대신 진행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클라스-얀 휜텔라르(Klass Jan-Huntelaar)와 베슬리 스네이더르(Wesley Sneijder)를 세리에 A로 보낼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팔리 라마다니는, 믿을 수 있는 남자였다.
만약 선수가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리안이 스포츠 커버의 자리를 가로채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도를 논하는 사람들이야 있긴 하겠지만, 축구의 역사 속에서 힘이 없는 소수의 의견은 늘 묵살되어왔다.
그리고 미디어 역시, 돈이 되지 않는 그런 종류의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휴우~”
김다온과 베일의 이적 이야기 때면 부쩍 한숨이 잦아진다는 생각을 하며,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성공적인 여름 이적시장을 위한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산티아고 베르베나우의 꼭대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는 사실도, 이런 플로렌티노를 방해하진 못한다.
휘이이잉~
‘으읏! 추워!’
괜히 애꿎은 수행원만이 추위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본디, 권력을 쥔 자들이란 제멋대로인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