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53)
252화
「현대 축구에서 이적의 주도권은 선수가 얼마나 유리한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선수가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면, 이적은 클럽이나 에이전시의 손을 떠난다. 그럼 선수는 모든 것을 생각하면 된다. 어떠한 포지션을 원하며 어떠한 역할을 맡기 원하는지부터 시작해, 이사는 어디로 할지. 또 얼마나 많은 편의를 원하는지를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선수는 반드시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돈과 클럽의 이름값에만 좌우되면 안 된다. 축구선수의 생명은 무척 짧고, 잘못된 결정에 대한 대가는 되돌릴 수 없다. – 피터 크라우치」
***
2013년 7월 16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SL 벤피카 클럽하우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 시즌엔 벤피카에 꽤 많은 보강이 있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본래의 벤피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6월, 세르비아의 포워드가 팀과 계약했다.
첼시 복귀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마티치의 중계를 통해, 아약스에서 뛰던 미랄렘 술레이마니(Miralem Sulejmani)를 클럽으로 데려왔다.
동시에 헤이렌벤에서 뛰던 필리프 주리치치(Filip Djuricic)를 함께 영입했으며, 열흘쯤 뒤에는 파르티잔 소속의 라자르 마르코비치(Lazar Markovic) 역시 영입했다.
이후로도 클럽은 영입을 멈추지 않았는데, 이번엔 제로니모를 통해 아르헨티나 수비수 리산드로 로페즈(Lisandro Lopez)의 영입을 위해 500만 유로를 지불했다.
그러다 중간엔 두 명의 한국인이 가세했고, 오늘은 또 한 명의 세르비아 수비수 스테판 미트로비치(Stefan Mitrovic)가 팀에 합류해 클럽을 투어하고 있다.
듣기론 앞으로 최소 셋에서, 많게는 다섯 명까지를 더 데려올 거라고 했는데, 대부분은 당장이 아닌 미래를 본 영입들이다.
이번 여름도 이번 여름이지만, 다가올 겨울과 내년 여름에 팀을 떠날 것 같은 이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와-우. 진짜 많네.”
“하하. 그렇지?”
“네. 진짜요.”
클럽 측의 배려로 오전 훈련을 빠지게 된 나는, 새벽부터 진행한 개인 훈련이 끝난 뒤에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이러면서 바라보고 있는 제1 연습구장의 풍경은 전에 없이 북적였는데, 생각해보면 작년 여름에도 난 대표팀에 합류하느라 이 시기에 클럽과 함께하지 못했다.
“프리시즌 한 번 같이 해보지 못하네요.”
“조금 아쉬운가 봐?”
“조금요. 참 재미있어 보이거든요.”
지금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감독님과 루이장의 강력한 리더십은 팀 내에서 파벌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고 있기에, 새로운 이들도 이곳에 섞이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훈련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중심엔 올여름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 마티치가 있었다.
“마티치가 진짜 큰일을 했네요.”
“그러니까 말이야. 에두도 조금 놀란 것 같아. 저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이적을 이끌어 줄 줄은 몰랐거든.”
“그도 감독님을 좋아해요. 저처럼요.”
“누구나 그렇지.”
마사지가 모두 끝나고 난 뒤에, 난 치료용 침대에서 내려섰다.
“이적 때문이야?”
“네.”
지금부터 나는 집으로 돌아가, 스포츠 커버/아레나와 차례대로 통화를 나누어야 했다. 어제 첼시 FC와의 협상이 크게 진전되었다는 뉴스가 나자마자, PSG와 바이에른 뮌헨이 새로운 계약 내용을 전달해 왔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그들은 첼시 FC가 우리 벤피카에 얼마를 제안했는지 알길 원했는데, 그 부분은 대충 흘리려고 한다.
내가 클럽에서 첼시 FC의 제안을 흘리길 원했다면, 반대로 클럽은 내가 에이전시 쪽에 이적료를 흘려주길 원했다.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둘러맨 뒤, 터벅터벅 걸어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간다.
저 한쪽에서 북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은 마치 학교를 다닐 때 조퇴를 하던 것과도 비슷했다. 뭔가 조금, 죄책감이 든다고나 할까?
남들은 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만 혼자 게으름을 피우는 기분이 들어 조금 묘했다.
탁-!
“후우~”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엑셀레이터를 밟는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았을 때, 앞쪽 거치대에 놓아두었던 휴대폰이 울렸다.
그래서 난 곧장 블루투스를 착용했고, 손을 가져다 대 전화를 받았다.
“헤이, 요나스. 안 그래도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 그래? 차 안이야?
“네. 20분 뒤에 스포츠 커버와 이야기를 하기로 했어요.”
– 그렇군. 그 전에 끝날 거야. 통화는 할 수 있지?
“물론이죠.”
요나스와 알고 지낸 기간을 고려해 최대한 성실하게 임하고는 있지만, 뮌헨은 PSG와 맨시티 다음으로 선택지에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어젯밤에도 펩 과르디올라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며 전화를 걸어왔는데, 난 그에게 현실적인 부분도 무척 중요하다면서 어려울 것 같다는 의사를 넌지시 내비쳤다.
한데 여기에 대한 펩의 반응이 조금 놀라웠는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며 다음 통화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첼시의 조건이 뭐야?
이후로도 줄곧 스텔라와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첼시로부터 제안받은 조건은 4번째 계약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급과 계약금/초상권 등은 전부 동일하며, 리그와 유럽대항전 성적에 따른 보너스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정한 것과 추가적인 조항 몇 개를 손본 것이 전부다.
만약 내가 정기적으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뛰게 된다면, 세후 월 100만 유로 정도의 급여와 20만 유로 수준의 보너스를 받는 셈이 되었다.
“120만 유로라. 연 1,440만 유로네.”
“네. 그런 셈이죠.”
이것은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의 최소치로,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는 있어도 줄어들진 않을 숫자다.
반면 뮌헨의 계약서에 적힌 내용을 똑같이 계산해보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계산을 하더라도 550만 유로를 간신히 넘는 정도였다.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하는 것이 아무리 매력적이라 한들. 또 뮌헨이 아무리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고 한들. 연간 900만 유로(약 121억 원)의 차이는 너무 심한 것이었다.
앞서 1차적으로 에이전시에 요구한 조건은 충족시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곳의 조건이 너무나도 좋았다.
– 그 차이를 2~300만 유로로 좁힐 수 어떻겠어?
“응? 뮌헨이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어요?
– 아니. 그게 아니야.
“?? 대체 지금 무슨…… 이봐요, 요나스. 지금 정말 웃긴 이야기를 하는 거 알죠? 뮌헨의 조건이 그대로라면, 아무래 제가 산수를 못 해도 200만 유로를 900만 유로로 만들지는 않는다고요.”
– 하하하. 쉽게 믿기 어렵다는 건 알아. 하지만 농담하는 게 아니야. 이봐, 다온.
“듣고 있어요.”
잠깐 수화기 너머에서 기다란 숨소리가 들려왔고, 파란불에도 계속 멈춰 서 있는 차량에 경적 소리를 한 번 울려준 나는 다시 엑셀을 밟으면서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다.
그렇게 시야가 바뀌고 나서야, 다시 요나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한 번만 뮌헨을 찾아줘.
“네?”
– 이곳을 찾아 달라고. 물론 모든 비용은 우리가 처리를 할 거야. 넌 그저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나주면 돼.
“그야 어렵지는 않지만…….”
나는 시간 낭비가 되는 것은 아닐까를 우려하고 있었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이곳에 머무는 게 더 나으니까.
그런데 요나스는 계속, 간곡히 부탁을 해왔다.
– 얀이 널 놓치고 있을 때, 난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에이전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지.
“그에 대해 악감정은 없어요.”
– 그래. 그래서 고마워. 그리고 그래서 더, 이런 부탁을 하는 게 힘든 거야. 제발. 나를 한 번만 믿어주겠어?
“…….”
독일이라.
가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더라?
“네. 그럴게요. 그럼 언제 가죠?”
– 네가 원하는 때면 언제든.
“두 시간 뒤가 좋겠네요. 설사 오늘 뮌헨의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내일 만나고 바로 밤에는 돌아올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럼 훈련도 하루만 빠지면 되니까 말이죠.”
– 곧바로 준비할게. 바로 연락하겠어.
“네. 아, 그리고 요나스.”
– 응?
“그 일은 정말로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 …… 그래. 고마워. 그럼.
딸깍-
만약 두 달 전이었다면, 난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 거다.
그렇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에이전시는 선수를 위해 일을 해주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적이 끝났을 때의 이야기다. 이적 문제가 얽히기 시작하면, 그들 역시 본인의 회사를 위해 최선을 택한다.
유럽 2위 에이전시인 스텔라도 마찬가지이며,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그건 제스티후티 역시 같을 거라고 본다.
모두가 추구하는 개인적인 이유 속 가장 적절한 위치를 찾아내는 것.
그게 바로 이번에 내가 느낀 이적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소수만 독점할 수 있는 거지만 말이다.
차의 속도를 높이며, 난 얼른 집으로 향하는 길을 재촉했다.
***
2013년 7월 17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FC 바이에른 서비스 센터 및 훈련 시설(FC Bayern Service Center and Training Facility. Sabener Straße 51-57. 81547 Munchen, Germany).
어제 오후 뮌헨에 도착한 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조금 보낸 뒤에 요나스와 아레나 11의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날 시내의 식당으로 데려갔고, 독일 전통 음식을 대접해주었다.
또 그런 뒤에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는데, 너무나도 당연하게 맥주가 판매되던 모습은 내겐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하. 이것보다 더?”
“당연하죠!”
한껏 기대한 요나스에겐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뮌헨의 훈련 시설은 분명 훌륭하기는 해도 SL 벤피카의 훈련 시설과 그리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진 않았다.
일단 외관만 보고 든 생각이라 안은 조금 더 둘러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내겐 아침을 먹을 때 본 반주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신선한 것이었다.
김이 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 요나스가 나를 안쪽으로 이끌었고, 나는 곧 뮌헨의 헤드오피스로 들어서게 됐다.
그러자.
[환영하네!!!]저 앞에서 자리 잡고 있던 무리들 중에 한 사람이, 두 팔을 벌리며 환한 미소와 함께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난 그것을 맞잡았다.
옆에서, 요나스가 이 사람을 소개한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야. 뮌헨의 단장이면서, 지금은 회장 대리도 맡고 있어.”
“아, 그렇군요. Guten Morgen.”
[Guten Morgen.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것 같군.]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그저 생글생글 웃고만 있던 내게, 요나스가 지금부터 사람들을 소개할 거라고 했다.
이건, 조금 예상 밖인데.
“전 계약하러 온 게 아니잖아요.”
“응. 나도 알아.”
사실 나는 이번 만남이 이것보다 훨씬 더 은밀하고, 소수의 사람이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온다고 할 때부터 조금 이상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루메니게에 이어 나는 꽤 여러 사람과 악수를 나누게 되었는데, 솔직히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딱히 중요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사람은 조금 예외였다.
[우리 회사의 뛰어난 고객을 이곳에서도 만나는군.]“네?”
“……헤르베르트 하이너야. 뮌헨의 경영위원 중 하나이고, 동시에 아디다스의 CEO이기도 해.”
“아…….”
내게 돈을 대어주는 분이라는 말에, 형식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몇 마디 감사의 말을 보냈다.
[자네와 꼭 함께했으면 좋겠군.]“…….”
이적에 있어 내가 첼시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는 이유 중에는, 영어를 사용하는 문화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틈틈이 과외도 받았었고, 그래서 배우기도 더 수월할 거다.
그리고 스페인 역시, 발음이 비슷하다는 면 때문에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일은 다시 처음부터 언어를 배워야만 하는데, 이미 덴마크와 포르투갈어를 배운 나로서는 기초부터 시작하는 일이 조금은 귀찮게도 느껴졌다.
이젠 클럽들에게서 더 쥐어 짜낼 조건이 없는 만큼, 난 다음 주 안에는 최종 결정을 내릴 생각이다.
십중팔구, 그 선택은 첼시가 될 것 같다.
뭔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자, 그럼. 올라서지.]헤드오피스 로비에서 만난 사람들과 헤어지고, 난 몇 명의 사람하고만 2층으로 올라섰다.
계단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무실로 향한 것인데, 뮌헨의 회장이 쓰는 곳이리라.
딸깍-
문을 닫은 루메니게가 내게 자리를 권했고, 난 사무실 정중앙에 놓인 소파에 앉아 살짝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어디를 보더라도 이건, 사인을 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자칫 기자들의 눈에라도 띈다면, 대단한 오해가…….
[그럴 일은 없네.]“?”
[오늘은 직원들에게 알리안츠 아레나로 출근하라고 해뒀네. 그리고 일부에겐 휴가를 줬지.]클럽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을 알리안츠 아레나로 보내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몽땅 특별 휴가를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핑계로는, 방역을 대었다.
[기자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했지. 방역을 이유로, 오늘 하루는 이곳에 출입할 수 없다고 말이야. 특별한 뉴스거리도 없는데 여길 찾을 바보는 없지.]사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온 직원이 플라스틱병에 든 음료들을 테이블 위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그중엔.
치-익!
맥주도 있었다.
[후우~ 이거 좋군 그래.]캔을 따서 입가로 가져가는 루메니게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보여, 난 하마터면 평소에도 그렇게 술 한잔을 걸친 상태로 근무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질 뻔했다.
만약 내가 독일어를 할 줄 알았다면, 틀림없이 그랬을 거다.
[늘 자네와 이렇게 만나고 싶었네. 과거엔 자주 이런 일이 있었네만, 요즘은 에이전트하고만 대화를 나누거든. 리베리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로군.]2007년 당시 마르세유 소속이던 리베리를 영입하기 위해, 뮌헨은 특별한 팀을 꾸려 총 세 가지의 체재로 이적을 이끌었다고 한다.
각자 가족/에이전트/선수를 담당하여 일을 진행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뮌헨은 2,500만 유로에 리베리를 데려올 수 있었다.
[그때도 다들 우리가 미쳤다고 했지. 하지만 우린 결과로 증명했어. 우린 자네의 영입을 그때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네. 물론,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옳을 것이다.
2006/07 시즌 뮌헨은 리그 4위와 챔피언스리그 8강 등. 이들로서는 흔치 않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고야 만다.
그리고 이어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뮌헨의 보드진은 돈 보따리를 풀었다.
루키 토니(Luca Toni), 미로슬라프 클로제, 프랑크 리베리, 하미트 알튼토프(Hamit Altintop), 마르셀 얀센(Marcell Jansen)과 같은 최고의 선수들을 몽땅 팀으로 데려온 것이다.
그렇게 뭉칫돈을 한꺼번에 풀자, 팬들과 미디어들은 곧바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Wir Sind Wir’라는 클럽의 철학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면서, 성적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뮌헨이 타락해 간다면서 여론이 들끓었던 거다.
[멍청한 소리야. 반대로 우리가 조용히 보내서 이듬해도 무관에 그쳤다면 어떨까? 아마 돈을 쓰지 않는다면서 또 툴툴거렸겠지. 대중은 항상 현실에 불만을 가지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는 환상을 품는 법일세. 그러니, 자네고 크게 걱정할 것 없어.]“…….”
통역을 해주는 요나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루메니게가 어떠한 부분을 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전에 아레나 측에 전달했던 이야기인데, 설사 뮌헨과 계약한다고 해도 이후에 이어지게 될 말들이 우려된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이다.
[이 클럽이 리베리를 영입했을 때 그 이상으로, 난 자네를 데려오는 영입에 확신이 있네. 자네는 이 클럽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줄 거야. 벤피카에서 자네의 플레이는 실로 환상적이었지. 20-20이라니. 그것도 사이드백이 말이야.]루메니게는 뒤이어, 클럽에서 나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줄 것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우리와 함께 일을 한다는 건, 단순히 계약관계 그 이상일세. 이 클럽의 역사가 그걸 증명하지. 이 주에 있는 모든 시민들이 자네의 새로운 가족이 될 거야.]특별한 클럽.
특별한 위치가 되는 일.
루메니게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는 지금까지 만난 모든 구단 관계자가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다.
그래서 딱히 매력적이진 않다.
결국에 중요한 부분은 내가 얼마나 축구를 잘하느냐에 있지, 그 클럽에 소속된다는 것 자체가 팬들에게 받을 사랑을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리고 이제 중요한 부분이로군. 돈 말일세.]아마도 이것이, 내가 여기에 온 이유일 것이다.
[우리의 제안 자체는 변하지 않을 걸세. 하지만 조금 다른 방법으로 챙겨줄 수는 있겠지. 그 부분은 여기에 있는 헤어(Herr) 하이너가 설명을 해줄 걸세.]나는 지금까지 늘, 스폰서 계약은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에 의해서만 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의아했었던 것은 지난 3월, ‘나이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복귀하는 데 필요한 이적료를 감당하겠다고 말했던 부분이다.
나이키는 자사 모델인 호날두가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것을 원치 않았고, 만약 그를 영입하게 되면 계약을 새롭게 갱신하겠다며 맨유를 압박했다.
그땐 역시 호날두라면서 참으로 신기한 일도 다 있구나 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비슷한 일이 내게 벌어지려고 한다.
차이가 있다면, 선수인 내게 직접 제안이 향한다는 점이다.
[내 가족들이 사업을 하고 있지. 그리고 그 업체와 자넬 이어줄 생각이야. 계약 기간은 5년이고, 매년 800만 유로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걸세. 그리고 1년 이내에 아디다스와의 재계약도 약속하지.]900만 유로의 차이가 순식간에 좁혀진다는 건, 아마 이러한 의미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 루메니게 역시 내게 뭔가를 제안했다.
[계약이 이뤄지고 나면, 몇 가지 정보들을 에이전시에 알려주겠네. 그들에게 일을 맡기면, 부동산 시세 차익으로 꽤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거야.]최근 줄곧 느꼈던 것이지만, 이적 시장에서의 나는 축구선수라기보다는 사업가에 더 가까웠다.
실제로도 개인사업자이니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이런 식의 대화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에이전시에 기대자니, 이들은 지금 클럽의 편이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세 곳의 에이전시에 일을 부탁한 것이 썩 좋은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장점을 더 많았다.
그러니 이런 단점 정도는.
“언제까지 답을 해야 하죠?”
[일주일. 우리도 이제, 시즌을 위해서라도 에너지를 다른 곳에 조금 더 투자하고 싶군. 나쁜 의미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게나.]물론이다.
이것이 뮌헨이 내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이라는 것쯤은, 깊이 고민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제는 나도 슬슬 결정을 내리려 한다.
“벤피카에 이적을 제안해 주세요. 곧 결정하죠.”
[환상적이군. 그렇게 하겠네.]“네.”
첼시. 그리고 뮌헨.
내 최종 선택은 이 두 개의 클럽 중 하나일 것이다.
현실적인 조건이 비슷하다면, 이제 내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축구에 관련된 것뿐이다.
그래서 말인데.
“아, 저기.”
[응?]“기왕 온 거, 시설을 조금 안내받을 수 있을까요?”
내 이야기에, 나를 뺀 세 사람이 눈을 맞추면서 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째, 수상한데?
“안으로 들어가 봐.”
“엥?”
사무실을 빠져나와 나를 한쪽으로 이끈 요나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며 고개를 살짝 까닥였다.
조금 어둑한 실내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조용히 발걸음을 가져간 나는, 아래쪽 단상과 같은 곳에 선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날 발견하더니, 환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뭐라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아-! 손님이 왔군.]딸깍-!!
“읏-!”
어둠 속 새하얀 불빛이 환하게 들어왔고, 잠깐 눈을 찌푸렸던 나는 적응을 끝마치고선 다시 고개를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어 내가 보게 된 건.
“어…….”
단상 위에 있는 펩 과르디올라와 계단 형태로 놓인 책상에 마치 학생처럼 앉아있는 서른 명 남짓한 남자들이었다.
“Gu, Guten Tag??”
어째서인지 튀어나온 독일어로 된 인사에, 이내 아래쪽에서폭발적인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작가의 말 ? 처음 이적 이야기 시작하고 이틀 차에, 반응을 보고 나서 그냥 대폭 잘라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잘라낸 이야기가 진행 중입니다.
본래 준비했던 이야기의 절반도 못 되는 것이 진행 중인데, 이것마저도 알고 싶지 않다고 하시니 서글프네요.
뇌하수체염 치료가 생각보다 힘들어서 몸도 마음도 굉장히 지쳐있는지라, 당분간 댓글 보는 일은 멈추려고 합니다. 다만 담당자님이 확인해주시니, 오타 지적은 계속 남겨주세요.
코로나 시국이 심각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연말 되기 전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