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57)
256화
[첼시가 아닌 뮌헨?!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뮌헨의 훈련장을 찾은 김다온. – Goal.com(INT)] [뮌헨의 하이재킹인가? 지난 일주일 내내 첼시와 강하게 연결되었던 김다온의 뮌헨 등장을 두고, 많은 충격과 혼란이 몰아닥치고 있다. – 풋볼리스트]***
FC 바르셀로나의 관계자들이 펩 과르디올라와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시작했다고 느낀 시점은, 2011/12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였다.
계약기간을 1년 남겨두고 있었던 펩을 위해 FC 바르셀로나는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정작 상대로부터의 답변은 ‘기다려보자’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1년 10월, 산드로 로셀 회장과 단장 안도니 수비사레타(Andoni Zubizarreta)는 펩 과르디올라를 직접 만나 무엇이 문제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당시 펩 과르디올라가 했던 답은, 아주 간단한 단어 하나가 전부였다.
바로, ‘지쳤다’라는 것.
흔히 사람들이 빅클럽이라 부르는 팀들. 특히 그중에서도 오래되고 화려한 역사를 지닌 클럽의 감독직을 두고, 경험이 있는 이들은 흔히 ‘독이 든 성배’로 표현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알렉스 퍼거슨이나 아르센 벵거와 같은 감독의 위대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역사 깊은 빅클럽의 감독직을 맡는다는 것은, 축구 감독에게 본인이 지닌 역량의 30%만을 축구에 쏟아부을 수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
다른 70%는 축구 외의 것들. 특히, 정치(政治)와 같은 것들에 집중해야 하는데, 2011년 당시 펩 과르디올라는 이미 그러한 부분에 질린 상태였다.
FC 바르셀로나를 둘러싼 모든 요소들이 펩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축구장 안에서 누구보다 믿음직한 벗이자 열렬한 지지를 보내줬던 티토 빌라노바의 건강 악화로 인한 팀 이탈은 그에게 심각한 회의감을 전해줬다.
조금씩 열정을 잃기 시작한 펩 과르디올라는 표류했고, 열정을 잃은 감독 밑에서 선수들 역시 고통받기 시작했다.
이런 연쇄작용은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의 우승 트로피를 모두 놓치는 결과를 만들어냈는데, 펩은 그러한 것들 역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펩을 붙잡아 두고자 로셀이 ‘선수 무제한 수급’ 조건까지 제시했으나, 2012년 초여름 바르셀로나를 떠날 당시의 그는 축구라면 진절머리가 나던 상황이었다.
그렇게 잠깐 축구계에서 멀어지려고 했던 펩 과르디올라. 그는 스페인과 미국을 오가는 삶에 만족감을 느끼며, 차라리 이대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당시 소셜네트워크에서 시작된 어떠한 문구 하나가, 펩을 다시 축구 가까이로 불러들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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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3일. D-80331 뮌헨, 독일. 디이나슈트라세 12, 알터 호프. 프락시스 퓌어 오르토피디 & 슈포르트메디친(Praxis Fur Orthopadie & Sportmedizin. Dienerstraße 12, Alter Hof. D-80331 Munchen, Germany).
“그는 어떻죠?”
“굿. 굿. 나쁘지 않네.”
“나쁘지 않다고요?”
“아- 자네의 독일어 실력을 깜빡했군. 아주 좋네. 아주 훌륭해. 이적 때문에 몸을 엉망으로 관리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몇몇 녀석들보다도 나아.”
턱밑까지 기른 검은색 머리를 찰랑거리며 말한 이는 뮌헨의 전담의이자, 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전문의로 꼽히는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Hans-Wilhelm Muller-Wohlfahrt)다.
1977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이후 줄곧 클럽의 팀닥터를 역임하고 있으며, 동시에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각 분야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을 진료해왔다.
스포츠 외에도 수많은 셀럽과 고위직에 있는 정치인들 역시 고객으로 맡은 볼파르트는, 누구보다도 바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를, 펩 과르디올라는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경기일 외에 팀 닥터를 만나려면, 늘 그의 개인병원을 직접 찾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FC 바이에른 뮌헨만의 문화였고, 일단 펩은 그것을 존중하기로 한 상태다.
종종 펩의 미숙한 독일어를 놀릴 때만 뺀다면, 두 사람은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관계였다.
“근육과 인대도 멀쩡하고, 어디 특별히 아픈 곳도 보이지 않아. 그리고 인상적인 부분도 엿보이더군.”
“인상적인 부분?”
“그래. 코어와 골반. 지난 1년 동안 녀석이 뛴 경기의 숫자와 거리를 생각하면 그쪽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거든. 나는 늘 저 녀석이 19살 치고는 너무 많이 굴렀다고 생각했어. 가능하다면 잔소리도 한 바구니 퍼부으려고 했네. 그런데, 정말 훌륭하군. 내가 할 말은 하나면 됐어.”
“하나?”
“건강하게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하라고 했지. 몸은 타고나는 거야. 그래서 관리가 더 중요한 거고. 난 이만 가보겠네.
“네. 수고했습니다.”
“훗. 한결 낫군.”
“?”
“자네의 표정 말이야. 그렇게까지 저 녀석이 탐났었나?”
“…….”
볼파르트가 다른 고객의 진료를 위해 본인의 사무실로 떠나고, 펩은 볼파르트가 거느린 최고의 스태프들이 진행하는 메디컬테스트 과정을 조용히 지켜봤다.
그는 투명한 유리창에 희미하게 비춰진 자신을 본다.
‘내 표정이 그렇게 다른가?’
반년 가까이 축구와 등지고 지냈던 펩 과르디올라는 [Messi, ¿Tienes miedo?] 라는 짧은 문장을 보자마자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세상의 그 누구도 하지 않을 그런 행동을, 고작 18살의 소년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칵 뒤집혔던 3일이 지나고 12월 5일이 되었을 때, 펩 과르디올라는 오후 2시 30분 미국에 있는 별장 앞마당에서 스페인 산(産) 와인 한 병을 놓아두고 마당까지 빼내온 TV 모니터에 집중했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나자, 펩 과르디올라는 어느새 완전히 축구에 몰입해 있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 저 녀석이었어.’
SL 벤피카와 FC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경기가 끝난 이후, 펩은 그의 형이자 자신의 에이전트이기도 한 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셉 마리아 오로비트(Josep Maria Orobitg)에게, 축구계로 돌아갈 준비가 끝났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김다온을 데려올 것’이라는 거였다.
오로비트는 자신의 동생이 축구 정치에 회의를 느낀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과는 동떨어진 클럽에 가장 먼저 펩의 의사를 전달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친구이기도 한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첫 번째 선택이 되었고, 짧은 고민 이후엔 바이에른 뮌헨 역시 그 대상이 되었다.
이 두 개의 팀은 각자 속한 리그는 달랐지만, 감독이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수 있는 클럽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와 회장은 단순히 팀을 최고로 만드는 것에만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진 않지만 그 책임을 감독에게 묻지는 않았다.
그리고 뮌헨은 클럽 운영 철학 자체가 복잡한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완벽한 분업 시스템을 통해 감독의 정치적 참여 여지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곳이었다.
결국 이 두 개의 클럽 중 승자는 바이에른 뮌헨이 되었고, 그들은 이번 여름에서 가장 뜨거웠던 두 사내를 몽땅 품은 주인공이 되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군. 응?’
어느새 메디컬테스트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김다온은 지금, 볼파르트 박사의 개인 클리닉에 있는 거대한 자기공명기에 들어갔다.
“허허. 아직도 보고 있었나?”
“응?”
김다온의 메디컬테스트를 보며 많은 상념에 빠져 있든 펩의 곁으로, 뮌헨의 단장인 루메니게가 다가왔다.
“다른 녀석들이 질투하겠어.”
“하하하. 설마요. 그저, 제가 다시 축구계로 돌아온 이유를 생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거 듣고 싶군.”
“하하. 우리는 종종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빼앗기죠.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휴식만으로 보충되지는 않습니다. 우울, 불안, 공황, 고통. 그런 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것이 필요합니다.”
펩의 조용한 목소리에, 루메니게가 잠깐 생각하다 대답한다.
“가족과 사랑이로군.”
“하하하하. 당신이라면, 제대로 된 답을 해줄 줄 알았죠.”
휴가를 보내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어가면서,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조금씩 우울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 축구를 사랑합니다, 카를. 그런데 FC 바르셀로나에서의 몇 년은 마치, 창녀가 되어버린 첫사랑을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죠.”
“자네의 첫 번째 감독직이었지 않나.”
“이미 충분히 상처를 받아왔다고 여겼는데 말이죠.”
펩은 축구에 끊임없이 실망을 하면서도, 결국 사랑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게 본인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루메니게는 축구계에서 ‘특별하다’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 부류라고 해석했다.
애초부터 축구계의 뒷모습을 알 수 있는 사람 자체가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끝까지 견뎌내고 위대하다고 할법한 커리어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더욱 적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을 특별하다고 칭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도 특별할 수 없었다.
“이보게, 펩.”
“?”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일세. 결국은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지어. 만약 우리가 상처를 받을 때마다 숨는 일을 반복했다면, 세상은 이렇게까지 발전하지 않았을 걸세.”
“……무슨 말을 하려는 거죠?”
“강해지게나. 그리고 그 말을, 자네가 자네의 선수들에게 해주는 거야. 언젠가 자네가 우리 뮌헨의 철학을 깨닫고 또 자네의 철학이 이 클럽에 스며든다면, 자네가 받았던 상처는 말끔히 치유되어 있을 걸세.”
감독직에 부임하고 거의 한 달이 지나서야, 펩 과르디올라는 비로소 자신이 온전하게 FC 바이에른 뮌헨이란 클럽에 속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종종 바르셀로나와 뮌헨의 차이점 때문에 혼란스러워했고, 그로 인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제아무리 세계 최고의 축구 감독 중 하나라고 평을 받는 펩 과르디올라지만, 그 역시 홀로 오롯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성공이 가져다주는 외로움 역시, 주변 인물들이 이러한 사실을 종종 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을 ‘평범하게’ 바라봐주는 루메니게의 배려가 고마웠다.
“오-! 이제 진짜 끝이로군.”
“…….”
유리창 안쪽을 바라본 루메니게를 따라 고개를 돌린 펩의 눈엔, 길고 지겨운 2시간여의 과정을 마친 김다온이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 펩 과르디올라는 지난 날과 작별을 고하기로 한다.
당당한 FC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써, 그는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결과가 발표되려면 2시간 정도가 걸리겠지만, 병원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무난한 결말이 예상되었다.
“고생했네. 그리고 자네는 이제, 우리 뮌헨의 선수가 됐어.”
“하하. 그거 너무 이르지 않나요?”
이르지 않느냐고?
김다온이 말을 들으며, 펩은 이렇게 생각했다.
정말로 일렀던 건, 이 남자와 함께 축구하기를 꿈꾸었던 작년 12월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엔 적당한 순간이 아니었다.
‘그래도 언젠가…….’
언젠간, 김다온이 그 이야기를 몽땅 듣는 날이 찾아오겠지만 말이다.
해가 조금씩 서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 맑은 뮌헨의 오후.
병원의 앞은, 어느새 특종 냄새를 맡고 찾아든 기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저기 봐!! 그야!!!”
찰칵-!!
찰칵, 찰칵-!!
빠르게 차량에 올라타는 김다온과 펩 과르디올라의 모습을, 기자들은 정신없이 파인더에 담기에 바빴다.
***
[볼파르트 박사의 개인병원 앞에서 포착! 다온을 실은 차량은 곧바로 알리안츠 아레나로 움직였다. 곧 계약서가 작성될 것이며, 오피셜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 SID] [DA-ON to Munchen? 첼시는 김다온의 이적을 위해 6천만 유로 이상을 준비했다고 발표했었다. 과연 뮌헨이 들인 돈은 얼마일까? – 데일리 미러] [필립 랍과 데이비드 알라바가 클럽에 있음에도 불구, 김다온의 영입을 위해 큰돈을 쓴 뮌헨을 향한 팬들의 우려가 시작되고 있다. – 쥐도이체 차이퉁] [(급 설문) 바이에른 뮌헨에게 김다온은 필요했는가? 또 그의 영입 금액은 적절한가? – 베스트팔렌 얀차이거]? Q1. YES : 37% , NO : 63%
? Q2. YES : 6%, NO : 94%
***
런던 SW6 1HS, 잉글랜드. 풀럼, 풀럼 로드. 스탬퍼드 브리지.
김다온이 뮌헨에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는 동안, 잇따른 뉴스에 큰 충격을 받은 첼시는 상황 파악을 위해 분주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분명 이틀 전까지만 해도, 그는 우리의 선수였어!!”
쾅-!!!
손을 떠난 머그컵이 산산조각 났음에도,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로만은 또 다른 화풀이를 찾아 나섰다.
“저…… 구단주님?”
“뭔가?! 씨부려 봐!!”
“스텔라가 연결됐습니다.”
“…….”
테이블로 뚜벅뚜벅 걸어온 로만이 직원의 손에서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빼앗았다. 그리곤 그것을 테이블 위에 놓아둔 뒤, 스피커폰 모드로 변경했다.
그리고 이 모든 장면을,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주제 무리뉴가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날세!! 무슨 핑계든 반드시 그럴듯해야 할 거야, 조나단!! 왜냐하면 우린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 …… 거기, 주제도 있나?
“YEAH. 나 여기 있네.”
잠깐 찾아온 침묵.
그 뒤에 들려온 조나단 바넷의 말은, 사무실 안에 모인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다.
– 주제보다는 펩이 더 좋았는가 보지.
당혹감과 분노에 의해 술렁이는 사람들 속, 주제 무리뉴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기만당했다고 생각한 로만은 그렇게 신사답게 반응하지 않았다.
“똑바로 답하는 게 좋아, 조나단. 내겐 러시아에 있는 거친 친구들이 있지. 그들은 나처럼 성격이 좋지 못해. 자네가 어떤 보디가드를 두든, 자네 대가리에 총알이 박힌다고 장담하지.”
– ……돈을 더 써야겠군.
–
쾅-!!!!
뻔뻔한 조나단 바넷의 태도에, 로만이 다시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이 빌어먹을 여우 같으니!! 네놈의 짓거리를 전부 다 세상에 까발려 주겠어!!”
– 그러든지.
“뭐?!”
– 칼럼과 루이스는 잘 지내나? 제레미는?
“…….”
유럽 축구 클럽의 선수 스카우트가 클럽이 고용한 이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던 시절은 몇 년 전부터 큰 변화를 맞이했다.
이제는 에이전시가 먼저 클럽에 접촉해 선수 영입을 제안하며, 늦은 밤 풋살 구장 등에서 이뤄지는 입단테스트를 통해 특정 재능의 영입이 결정된다.
첼시에 속한 칼럼 허더슨-오도이(Callum Huduson-Odoi)와 루이스 베이커(Lewis Baker), 제레미 보가(Jeremi Boga) 역시 이런 과정으로 첼시 FC의 유소년 클럽에 소속되게 되었다.
이중 칼럼의 형인 브래들리(Bradley)의 경우, 사람들이 미처 알아내지 못한 스텔라의 또 다른 위성 에이전시인 퍼스트 액세스 스포츠(First Sports Accesss) 소속의 에이전트로 근무하고 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대형 에이전시의 위성 에이전시는 굳이 외국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셀 수도 없이 많이 존재하며, 첼시 FC 역시 그들로부터 선수를 수급 받으며 이득을 취해왔다.
만약 로만이 스텔라의 비밀을 터뜨린다면, 스텔라 역시 첼시의 비밀을 터뜨릴 것이다.
지금 조나단 바넷이 자신의 선수들 이름을 꺼내든 것은, 그러한 의미였다.
하지만.
– 이보게, 로만. 우리도 당황스러워.
조나단 바넷은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로만과 잘 지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이는, 첼시의 구단주 역시 마찬가지다.
– 우리도 모든 것을 준비해뒀네. 하지만 선수 쪽에서 대뜸 뮌헨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하더군. 그것까지는 우리가 어쩔 수 없지 않나?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고?
– 내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하지. 이것은 그냥 단순한 선수의 변덕이야.
“…….”
로만은 주제 무리뉴를 바라봤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젓는 무리뉴를 보면서 지금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무게를 뒀다.
무리뉴는 김다온이 마음을 바꾼 이유가 단순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에 조금 더 마음을 싣고 싶은 로만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스텔라가 필요하다.
– 사과의 의미로 조만간 상품을 보내지. 그들이 마음에 든다면, 내년 자네가 그들을 데려가면 돼. 늘 그래왔던 것처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지. 알겠나? 그럼, 이만.
-딸깍-
스텔라의 마지막 제안은, 이번 이적의 과실이 본인에게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이었다.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이번에 보낼 선수들로 화를 풀라 말한 것이다.
하지만 첼시 FC가 처한 상황은 그것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당장만 해도, 시무룩해진 그들의 감독을 달래야 한다.
“하아…… 영입 명단을 전해주게, 주제. 이번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네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온다고 약속하지.”
“……세상에 다른 20-20을 하는 사이드백은 없네.
“주제!!”
스텔라와의 통화로 이젠 정말 모든 것이 물 건너갔다는 것을 깨닫는 첼시 FC의 관계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주제 무리뉴의 표정은 실연을 당한 사람만큼이나 깊은 상처와 실망감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후우- 빌어먹을.’
혼자가 된 로만.
그는 이래서 이적 시장에서는, 마지막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말이다.
***
작가의 말 ? 이적 이야기의 에필로그 및 새로운 이야기의 프롤로그 같은 회차입니다. 뮌헨과 첼시의 표정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날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길게 다룬 것은, 언젠가 펩이 다온을 만날 것이고 다온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그가 뮌헨에 있어 또 펩에게 있어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 무슨 메시 일대기 적느냐는 말도 들었는데, 지난 화 마지막 부분과 더불어 이번 이적 이야기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들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다온이는 조금 어른이 되었습니다. 더는 예전처럼 축구를 즐기진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신 다른 방법으로 즐길 것입니다. 또 메시는 어떨까 궁금하고도 했죠.
이런 것들도 차차 풀어가게 될 겁니다.
저는 늘 독자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지겹게 느껴지는 것 역시 압니다.
다만.
글을 쓰면서 작가인 저 역시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돈을 잘 버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면, 전 상업적인 작가로선 실격인지도 모릅니다.
이미 실격이기도 하기는 하죠.
그런데 조회수가 잘 나오는 것보다 스스로 깔아둔 복선이 회수될 때마다 글이 더욱 잘 써지는 걸로 봐선, 전 그런 인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전 적당히 타협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 글보다는 훨씬 더 가볍게 풀어내려 하고 있고, 끊임없이 절제하고 잘라내면서 빨리빨리 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충분하게 느껴지지 못하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차하겠다는 댓글, 하차한다거나 글을 왜 그딴 식으로 적느냐는 개인적인 쪽지들. 이번 이적 이야기를 통해 꽤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글로써 만족감을 드리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드렸다는 것 때문에, 요즘 줄곧 죄인 같은 기분입니다.
송구스럽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