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61)
260화
[5,500만 유로의 사이드백은 포칼 컵에 출전할까? – tz] [펩 과르디올라, “다온은 출전한다.” – 디 차이트]***
2013년 8월 5일. 49084 오스나브뤼크, 독일. 샤른호르스트슈트라세 50. 브레머 브뤼크(Bremer Bruck. Scharnhorststraße 50. 49084 Osnabruck, Germany).
·경기시작 2시간 전
BSV 레덴 0 : 0 바이에른 뮌헨
&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 Tactics(뮌헨/상대팀) : 4-1-4-1/4-4-2(D)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밀로스 맨딕
RB ? 김다온 / RB ? 빅트로 페크룰
CB ? 다니엘 판 바위턴 / CB ? 미카엘 베셀
CB ? 단테 / CB ? 슈테판 하이큰
LB ? 데이비드 알라바 / LB ? 크리스티안 히거펠트
DM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DM ? 다니 아렌트
RAM ? 아르연 로번 / CM ? 플로리안 슈튀츠
CM ? 토니 크로스 / CM ? 타이키 히로오카
CM ? 토마스 뮐러 / AM ? 케빈 아르트만
LAM ? 제르단 샤키리 / ST ? 유네스 샤이브
ST ? 마리오 만주키치 / ST ? 알렉상데르 노이만
.
.
경기가 시작되기 두 시간 전, 우린 DFB-포칼 컵 대회가 열릴 브레머 브뤼크에 도착했다.
지-잉.
버스의 문이 열리고, 동료들에 이어 차에서 내린 나는 앞서가는 이들을 따라 함께 움직였다.
약 한 시간의 비행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몸은 다소 찌뿌둥하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원정을 떠나게 될 것이기에, 빨리 적응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뮌헨의 전용기는 벤피카의 것보다 조금 더 넓었다.
‘어디 보자…….’
원정팀 라커로 들어가 내 이름이 걸려 있는 곳을 찾는다. 그런 뒤에는 가방을 내려두고,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준비를 시작했다.
테이핑이 필요한 이들은 곧바로 메디컬 스태프를 찾아 나섰고, 대부분은 나처럼 진지한 얼굴로 본인의 루틴을 따랐다.
본래는 독일 내 중계를 담당하는 ‘Sky Sports’가 나와의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루메니게와 펩이 사전에 따로 양해를 구해놓았다고 한다.
다른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나름의 배려였다.
“끝났다.”
축구화의 끈을 매는 것을 끝으로, 몸을 풀 준비는 모두 마쳤다. 난 그런 뒤에 라커를 돌아보았고, 그러자 눈이 마주친 리베리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평소 마냥 장난만 치던 모습은, 오늘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고르카! 여기 나 좀 도와줘!]“…….”
내 통역을 부르는 리베리.
고르카가 다가오자, 그가 내게 말했다.
[우린 네가 잘하는 것을 알아. 축구장 밖의 목소리에는 신경 쓸 것 없어. 네가 누구인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거야. 알겠지?]“응. 고마워.”
고개를 끄덕인 리베리는 내 가슴팍을 손바닥으로 몇 번 두들기더니, 박수를 치면서 라커룸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만큼 큰 목소리로 팀 전체를 격려했다.
[우린 뮌헨이야!! 이런 경기는 가볍게 이겨야 한다고!!]하나둘 준비를 끝낸 이들로 인해, 라커룸이 조금 떠들썩하게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난 다시 한번 중요한 단어들을 숙지했다.
‘Ruhig. 천천히. Weiter. 계속해. Drucken. 압박해.’
축구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담당하는 부분은 상당하기에, 이런 기초적인 단어들을 외워두지 않는다면 본래 실력의 반도 발휘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첫 단추를 잘 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내겐, 가장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물론 상대는 독일의 북부 4부(Regionalliga Nord) 리그의 팀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대승을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내겐, 그것이 더 부담이 된다.
아무리 잘 뛰어봤자, 본전일 테니까 말이다.
오늘 내가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이유는, 언제든 날 물어뜯을 준비가 된 이들을 멈춰두기 위함이었다. 그들을 이해시키는 건, 좀 더 나중의 일이 될 거다.
[자- 가자!! 힘차게 가보자고!!]펩은 경기장에 도착한 후 지금까지 라커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티아고의 말로는, 몸을 풀고 돌아올 때쯤이면 이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 거랬다.
그래서 사전 분위기는 철저히 베테랑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오늘은 슈바인슈타이거가 팀의 중심이었다.
그의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우린 일제히 라커룸을 빠져나갔고, 복도를 걸어 피치 앞에서 잠깐 멈춰 섰다.
[오늘 이변은 없어!! 알레스 비더 굿!! 라스 운스 게엔!!]Alles wieder gut. Lass un gehen.
대충 다 잘 될 거고, 힘내자는 말이었다.
맞나?
중간중간 다른 단어들이 섞여 있어, 들린 부분은 저것이 전부다.
{“오오-!! 뮌헨이다!!”}
{“오오오-!!”}
피치로 들어서자, 기대했던 야유가 아닌 환호성과 비슷한 것이 들려왔다.
4부 리그의 클럽이라서 그럴까?
미리 듣기론 티켓도 매진이 되었단다.
꽉 들어찬 관중석에서는 심심치 않게 뮌헨의 붉은색 유니폼이나 머플러를 든 사람들이 보였고, 한창 몸을 풀던 중에는 펄럭이는 태극기 역시 눈에 들어왔다.
난 한국인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성을 향해 손을 흔들어줬고, 더욱 열광적으로 태극기를 흔들던 이들을 주변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인종차별을 받으면 어쩌나 조금 걱정되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것은 아닌 듯했다.
‘뭐였더라? 라이스프레서?’
자철이 형은 독일 사람들이 내뱉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쌀을 먹는 사람(Reisfresser)과 눈이 작은 사람(Schlitzauge) 등의 단어를 내게 알려줬다.
만약 상대 선수가 그런 말을 한다면, 곧장 Du bist Nazi(너 나치구나)라는 말로 되갚아 주라고 했다.
반응이 꽤 볼만할 거라면서.
20분 동안 동료들과 함께 몸을 푼 뒤에는, 다시 라커룸으로 향한다. 티아고가 말한 대로, 펩은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나였지만, 펩 역시 조금은 긴장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내가 합류하기 전 연습 경기를 몇 번 치르긴 했지만, 오늘이 그의 공식적인 분데스리가 무대 데뷔전이다.
그런 그에게, 나는 완벽한 승리를 바칠까 한다.
오랫동안 날 지켜보고 믿어준 사람이니까.
기다림에 대한 시간을,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조금씩 보상해 주고 싶었다.
이건 그냥 일종의 의무감과 책임감이다.
내가 그보다 잘났다는 건 아니다.
[우린 오늘을 완벽하게 마쳐야 해. 그건 날 위해서도 아니고, 저기에 있는 다온을 위해서도 아니야. 지난 시즌 트레블을 이룬 팀으로서, 그만한 품격을 잃지 않길 바라는 팬들을 위해서지. 이기는 건 물론이고, 많은 득점. 더 나아가 상대가 우리만 보고도 겁을 먹을 만큼 저들을 압도하길 원한다.]펩은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독일어를 공부해왔다고 했다. 그래 봤자, 나보다 대략 한 달 정도 앞서 있는 것뿐이다.
한데 지금 그는 무척 능숙하게 독일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도 한 달 뒤에 저 정도는 될까?
괜히, 지고 싶지 않았다.
‘좋아. 해보게쓰.’
축구가 아닌 독일어에 경쟁심을 불태우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것이 4부 리그 팀과의 경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방심하는 건 아니다.
‘절대, 아니지.’
진짜로.
***
일반적으로, DFB-포칼 컵의 시작단계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여타 유럽 리그의 컵 대회가 그렇듯, 최고 리그와 하부 리그의 경기엔 긴장감이랄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두 명의 남자로 인해 컵 대회의 시작이 몇 배는 더 흥미로워졌다.
평소라면 ‘ARD’나 ‘Sport 1’에 중계를 양보했을 ‘Sky Sports’가 급하게 일정을 바꾼 것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난리 났군 그래.’
뒤쪽에 자리 잡은 중계석을 바라보던 데어 슈피겔의 기자 아르네 퓌르스트(Arne Furst)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중계진을 바라봤다.
그러곤 다시 고개를 돌려, 품위 있게 기쁨을 표현 중인 이들을 보았다.
그들은 지금 홈 팬들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자, 셀레브레이션을 크게 자제하고 있었다.
‘이게 절대적일 수는 없지. 하지만 만약, 이런 축구라면…….’
펩 과르디올라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명장이었지만, 여전히 몇몇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그의 성공이, 모두 좋은 선수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이다.
클럽이 위기에 처하자 꼬리를 말고 도망쳤다고도 했다.
그런 뒤에 선택한 클럽이 2012/13 시즌 FC 바르셀로나를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7:0으로 찍어 누른 뮌헨이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는 여러 우연들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에 억지로 이야기를 짜 맞추고 있는 것뿐이었지만, 어떻게든 까내리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특히 독일은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에 가장 우호적이지 않은 곳이었다.
‘그리고. 한 사람 더.’
이제 아르네 퓌르스트의 눈은 김다온을 쫓는다.
5,500만 유로의 사이드백.
기존 리오 퍼디난드가 가지고 있던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갈아치웠다.
‘과연 이곳에서도?’
벤피카에서 보여준 김다온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무척 특별한 크랙(Crack)이었다.
기존의 크랙이 최전방에서 수비를 휘젓고 다녔다면, 김다온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어 있다 번개처럼 나타나 상대의 넋을 나가게 만들어버린다.
최전방과 최후방을 빠르게 오가며 그가 만들어내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렵지 않게 ‘특별함’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일 수가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장면들도 숱하게 만들어내어, 그에겐 어느새 ‘Wonder’라는 별명이 붙었다.
‘샘플이 작기는 해.’
오늘 경기만을 두고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의 미래를 점친다면, 그것만큼 성급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밝은 미래를 자꾸 그려보게 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빼앗겼어.”
“이런, 또?”
“저길 봐.”
“오, 이런 세상에나. 저런 속도라니!”
지금도 김다온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를 빠르게 압박해내어, 볼을 가로채는 것에 성공했다. 그러곤 축구공이 토니 크로스에게로 흐르자, 주저하지 않고 달려나갔다.
순간 펩 과르디올라는 양손을 그 번쩍거리는 머리 위에 얹었고, 살짝 떠올라서 날아온 토니 크로스의 패스에 눈을 고정한 김다온은 35m나 떨어진 먼 거리에서 거침없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뭐야!!”
“오-?!”
머리 왼쪽 뒤에서 날아오는 축구공에 정확히 발등을 가져다 대어, 발리슛과 같은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오른쪽 사이드라인 앞 7m.
슈팅이 날아올 것이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지점에서 축구공이 쏘아지자, 레덴의 골키퍼 밀로스 맨딕(Milos Mandic)의 두 발은 얼어붙는다.
투우웅-!!!!
{“우오오오-!!”}
멀리 떨어진 기자석까지 크로스바가 울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올 만큼, 지금 김다온이 보여준 슈팅은 정말이지 강력한 것이었다.
한데 정작 본인은 마치 연습 때의 한 순간처럼,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런 김다온이 다시 앞을 지나친 순간, 여전히 같은 동작으로 그를 바라보는 펩 과르디올라의 얼굴은 사랑에 빠진 사람 정확히 그대로였다.
***
·후반 15분
BSV 레덴 0 : 5 바이에른 뮌헨
삐익-!!
“…….”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난 그와 동시에 몸을 돌렸다.
조금 아까, 하피냐가 대기 중인 것을 보았다.
[이봐!!]“?”
[Sehr gut. 오늘 아-주 잘했어.]“하하. 당케.”
굳이 다가와 엄지를 치켜세워준 바스티안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난 천천히 걸어 그라운드를 횡단했다.
경기력이 워낙 차이가 나기 때문인지, 레덴의 선수들과 주심 모두 내게 얼른 밖으로 나가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 서둘러 달라는 제스처는 있었지만, 그게 전부다.
관중석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이어졌고, 날 응원하는 한국어 역시 선명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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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재) – KBS Spots N 아나운서
“아- 김다온 선수가 이제 교체되어 나옵니다.”
(한희준) – KBS Sports N 해설위원
“4일 뒤에 리그 개막전을 염두에 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배려가 아닐까 하는데요. 많은 이적료로 인해 받은 엄청난 주목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면 어쩌나 했는데, 아니었네요.”
(이후재)
“지금 TV로 경기를 지켜보고 계신 분들은 김다온 선수가 마지막까지 뛰지 않았던 게 아쉬울 수도 있겠는데요?”
(한희준)
“네. 그만큼 오늘 김다온 선수의 경기력은 무척 훌륭했습니다. 19살. 한국 나이로는 21살입니다만, 만으로는 아직 19살 아니겠습니까? 대표팀에서 함께한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면, 성실하고 모범적이라고 했거든요. 독일에서도 축구장과 집만 오가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성실함이, 부담감을 결국 극복시켰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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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라면 난 경기 도중에 교체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벌써부터 펩에게 그러한 것을 요구하는 건 시기상조였다.
벤피카에서야 보여준 것이 있으니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고, 지금은 내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긴 거리를 걸어 사이드라인 앞에 서자, 내가 보게 된 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눈빛을 한 동료였다.
“수고해.”
[…… 어, 그래.]서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겠지만, 대충 의미는 전달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피냐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앞으로 걸어가자, 나를 맞이한 사람은 펩이었다.
[아주 잘해줬어. 정말 놀라웠다고.]“네.”
어느새 다가온 고르카가 통역을 시작하고,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가 목 뒤를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주고 있는 펩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보탠다.
[네가 도중에 교체되기 싫어하는 건 알아. 하지만 굳이 이런 경기에서 더 뛸 필요도 없지. 넌 이미 충분히 보여줬어. 독일의 많은 클럽이 경계경보를 울릴 거야.]대체 펩은 어떻게 그런 것을 안 것일까?
이것도 마찬가지로 제수스 감독님일까?
뭐,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아주 작은 실수도 없었어. 내가 바랐던 대로, 오늘은 무척 완벽했다. 이제는 너 스스로 마음 편히 쉬어도 돼.]“네. 고맙습니다.”
[그래.]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펩은 동작이 다소 과격한 편이다.
지금도 거의 때린다는 느낌이 들 만큼의 힘으로 내 등을 두들겼는데, 솔직히 조금 따가웠다.
펩을 지나쳐 벤치로 향하자, 이번에 날 맞이한 것은 몸을 풀지도 않은 프랑크 리베리다.
이 남자는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온 것이기에, 전반 초반부터 일찌감치 앞서나간 오늘과 같은 경기에서는 워밍업 명단에서도 제외가 되었다.
그래서 난 그에게 코치냐며 농담을 던졌고, 인상을 팍 찌푸린 그는 사정없이 내 뒤통수를 후려쳤다.
찰싹-!!
“윽-!”
그렇지만 그 뒤에 흘러나온 말은 무척 자상한 것이었다.
[잘했어. 그것 봐. 할 수 있잖아.]“…….”
[그날 알았대도. 넌 우리 팀에서 뛸 수 있는 녀석이야.]“뭐?”
[네가 독일어를 잘 할 수 있게 되면, 절대 내 입에서 이런 말은 들을 수 없을 거야. 알겠지? 고르카! 이건 통역해주지 마.]낄낄거리는 고르카와 피식하고 웃는 리베리 사이에서, 난 유일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아이싱을 시작했을 때, 피치 위에서 팀의 여섯 번째 골이 만들어졌다.
아르연 로번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한 토마스 뮐러가, 기어코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이다.
‘오늘은 너무 쉬웠지.’
이렇게 쉬운 경기는 동기부여를 크게 떨어트리곤 하지만, 오늘은 그게 차라리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최소 며칠은, 이런저런 말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지켜봐야 하긴 하겠지만, 오늘 피치 위에서 겪은 몇몇 순간들은 실로 짜릿했다.
‘그게 우연이 아니라면…….’
오늘 나는 피치 위에서 이전이라면 하지 않았을 패스를 몇 번 시도했었다. 그중엔 뒤를 확인하지 않은 힐이라든가, 피치를 미리 살피지 않은 상황에서 보낸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피치 위에는 어김없이 동료들이 존재했다.
지금까지 연습해온 것들에 그간의 경험을 더한 선택이었는데, 동료들은 마치 처음부터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움직여 주었다.
특히 토마스 뮐러와 호흡을 맞췄을 땐, 평생 그와 함께해 온 것처럼 무척 자연스러웠다.
‘토니도, 바스티도, 또 로번도. 전부 굉장했어.’
만주키치가 종종 엉뚱한 위치에 서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문제가 될 만큼의 상대는 아니었다.
아이싱을 모두 끝내고 앉아, 난 생각한다.
만약 그러한 것들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면, 난 어쩌면 피치 위에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최고의 축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날 흥분케 한다.
뮌헨에서 뛴 첫 번째 경기.
내가 얻은 수확이란 사람들의 입을 당분간 다물게 만들었다는 것과 막연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무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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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BSV 레덴 0 : 7 바이에른 뮌헨
[골] 셰르단 샤키리 : 전반 18분(아르연 로번)토마스 뮐러 : 전반 31분(김다온), 전반 45분(김다온), 후반 19분(아르연 로번)
김다온 : 전반 43분(토니 크루스)
제롬 보아텡 : 후반 26분
아르연 로번 : 후반 43분(토마스 뮐러)
***
김다온 ? 62분(1골 2어시스트/평점 1.0)
※ 분데스리가 평범은 키커 기준 ? 최고 1.0 ~ 최저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