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73)
272화
(강형준)
“대한민국 최초로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김다온이, 오늘 오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
2013년 8월 29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46. 축구회관. 대한축구협회.
프라이브루크에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팀과 헤어지기 전, 펩은 내게로 와 이런 귓속말을 보내왔다.
[“숙제를 주지.”] [“?”] [“덴마크는 좋은 팀이야. 그리고 포르투갈은 강한 팀이지. 이 두 팀을 상대로, 패배하지 말게.”]유럽 지역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덴마크는, 지난 6월에 있었던 아르메니아와의 홈경기 0:4 패배 후유증을 아직 극복해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로 인해 모르텐 올센(Morten Olsen)의 감독 입지가 크게 위태로워지며, 언론과 팬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덴마크 축구 협회라면, 모르텐 올슨을 해임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들에게 더욱 필요한 건 협회의 입장을 대변해 줄 말빨 좋은 사람이지 협회의 부패를 들쑤시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만 능력 있는 감독이라면, 덴마크 협회가 대표팀에 지원하는 수준을 견딜 수 없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월드컵 본선 탈락 이후로 덴마크 협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는 있었다고 한다. 주로 젊은 층에서 목소리가 나왔고, 그들은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했던 베테랑들을 과감히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덴마크 협회가 그것을 받아들였다.
오랜 기간 덴마크 대표팀의 붙박이던 데니스 롬메달, 다니엘 옌슨(Daniel Jensen), 토마스 크리스텐슨(Thomas Kristensen), 빌리암 큐비스트(William Kvist)와 같은 선수들 대다수가 제외된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젊은 피들이 채웠다.
또 협회와의 불화로 그간 부름을 받지 못했던 실력 있는 선수들도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에밀. 얘도 잘해요. 제가 있을 땐 링뷔에서 뛰었는데, 굉장히 공격적이에요. 기본적으론 왼발을 쓰고, 양쪽에 다 설 수 있어서 그때그때 조금 스타일이 다르다고 봐야 해요.”
여독을 풀 시간도 없이, 나는 집에다 짐을 놓아두고는 곧장 협회로 향했다. 강찬일 코치님을 포함한 대표팀 스태프가, 전력 분석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난 기꺼이 그러겠다고 했었다.
“음- 그리고. 여기 이 친구도요. 계속 신동 소리를 들었어요. 직접 뛰어본 적은 없지만, 듣기론 굉장히 발재간이 좋대요. 그래서 아약스가 데려간 거지만요.”
지금 내가 말한 것은 덴마크에서 가장 기대받는 신성인 빅토르 피셰르(Viktor Fischer)다.
1994년생으로 이번 덴마크에 소집된 선수들 중 가장 어렸는데, 외에도 캐스퍼 쿠스크(Kasper Kusk), 니콜라이 보일리슨(Nicolai Boilesen), 니콜라이 외르겐센(Nicolai Jorgensen)처럼 1990년대에 태어난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있다.
그리고 그중엔.
“아, 얘. 이 친구가 핵심이라고 봐야 할 거예요. 에릭센이랑 얘가 중앙에서 거의 다 하니까요.”
나의 자랑스러운 친구, 올레 스펠만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작년에 코펜하겐으로 이적했고, 아마 내년 겨울이나 여름에 더 큰 리그로 갈 거예요. 벤피카에도 얘를 강력하게 추천했거든요.”
월드컵 예선에서 잠재력을 마음껏 선보였던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올레는 덴마크 협회의 마음을 움직인 또 하나의 이유였다.
4-2-3-1 혹은 4-3-3을 주요 전술로 쓰는 모르텐 올센의 성향 아래에서, 올레는 에릭센의 뒤를 받쳐주는 박스-투-박스 형태의 미드필드로 뛰고 있다.
최근 선덜랜드로 임대되어 적응 중인 성용이 형이 이번 대표팀 소집에도 제외된 지금, 에릭센과 올레를 봉쇄할 중원을 구성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똑똑똑.
딸깍-
“응?”
노크 소리 뒤에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언제나처럼 빨간색 모자를 뒤집어쓴 삼파올리 감독님이 등장했다.
[감독님!] [수고가 많군. 여행은 괜찮았나?] [덕분에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늘 똑같지. K-리그. J-리그. 그러다 가끔 유럽으로 선수들을 보러 다녔어.]삼파올리 감독님과는 못해도 2주에 한 번은 통화를 하며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강찬일 코치님과도 비슷한 빈도로 연락을 해왔기에, 난 대표팀이 늘 익숙했다.
악수와 포옹을 교환한 이후에 삼파올리 감독님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계속하라며 손짓을 보냈다.
“네. 비엘란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덴마크의 센터백은 무척 공고해요. 또 오른쪽엔 라스 야콥센이 있죠. 제 생각엔 가장 요주의 인물이에요. 무척 경험이 많고, 또 교묘하거든요.”
개인적으로 형들은 늘, 교묘한 선수들에 취약했다. 올림픽에서 함께 뛴 이들은 아니지만, 그보다 조금 더 윗세대들은 힘보단 기술적인 부분에 영 맥을 못 썼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에는 주호 형이 있고, 그 형이라면 야콥센을 잘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뒤에 시간 있나?] [네. 그럼요.]약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전력 분석 대화가 끝나고, 사무실을 빠져나왔을 때 삼파올리 감독님이 함께 점심을 먹자고 했다.
우린 곧장 이태원으로 향했고, 삼파올리 감독님이 종종 들른다는 브라질 음식을 파는 식당에 도착했다.
[브라질 음식이라. 가끔 먹었었죠.] [하하. 그런가? 입에는 맞고?] [네. 그 고기 요리. 슈하스코?] [아- 슈하스코. 무척 맛있는 녀석이지. 오늘도 그걸 먹을까?] [저야 좋죠.]대낮부터 와인을 선택한 감독님이 주문을 끝마치고, 음료수를 택한 나는 빨대로 입을 가져갔다.
쪼오오옥-
[술을 못 하는 건 여전한가 보군.] [조금은 늘었어요. 이제 맥주 반 캔, 와인 한 잔 정도는 마시죠. 그래도 차를 몰 땐 금주를 하지만요.] [좋은 선택이로군. 건배나 하지.] [네.]띵-
간단한 에피타이저와 함께 식사가 시작되고, 잠깐 음식에 집중했던 우리는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뮌헨은 어떤가?] [환상적이에요. 지금도 가끔은 꿈같기도 해요.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굉장한 선수들이 있고, 한쪽에서 소리를 지르는 펩도 보이거든요. 저는 참 운이 좋아요. 클럽이나 대표팀에서나, 항상 좋은 감독님을 만났으니까요.] [이런! 난 그 정도는 아니야.] [아뇨! 대표팀에서 배운 축구가 정말 크게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이건 절대 입바른 말이 아니에요.]씨익하고 웃어 보인 삼파올리 감독님은 정말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도 자네와 함께하며 많은 걸 배우네. 가족들도 이곳에서의 삶을 좋아하고. 처음엔 후회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네. 지난번에도 그 말씀을 하셨죠.] [그래. 펩의 축구는 어떤가?] [정신없어요. 하하. 그분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려면, 늘 귀를 쫑긋 세워야 하거든요. 아-! 맞다!] [?] [비엘사! 펩도 항상 그 이야기를 했어요.]전에도 말했지만, 펩은 본인이 바르셀로나에서 티키타카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어렸을 때부터 배워 온 축구를 그대로 실현했을 뿐이다.
정작 펩은 자신의 축구가 요한 크라위프와 루이 판 할. 그리고 프랑크 레이카르트(Frank Rijkarrd)라는 네덜란드 커넥션의 영향을 받았다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보탬을 준 사람이 후안마 리요(juanma lillo)와 지금 내가 말한 마르셀로 비엘사였다.
후안마 리요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큰 영감을 주었다면, 마르셀로 비엘사는 펩 과르디올라식(式) 포지셔닝이 있게끔 만든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더 익숙해요. 제 생각엔 벤피카와 대표팀의 축구를 반씩 섞으면 펩의 축구와 비슷한 것 같거든요.] [하하하. 아무래도, 괜한 걱정이었나 보군.] [네?]어느새 완전히 몰입해버린 나를 보며, 삼파올리 감독님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이적 이야기를 들었네. 내 친구들을 통해서 말이야. 그런 건 축구계의 비열한 모습이지. 그걸 알게 된 순간 열정을 잃는 선수들을 셀 수도 없이 많이 봐왔어.] […… 네.] [난 자네도 혹시 그럴까 싶었지.]새삼, 내가 주변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가 실감이 됐다.
특히 이번 이적 건이 있은 이후로,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거의 전부가 하나같이 나의 미래를 염려했다.
제수스 감독님, 에두, 모르겐 비그호스트 감독님. 그리고 여기에 있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나의 심리를 걱정하고 있다.
[분명 실망은 했어요. 에이전시, 클럽, UEFA, FIFA. 그 어디에도 순수한 곳은 없었죠.] [그 때문에 지도자가 되길 포기하는 이들도 많지.] [네. 이해하겠더라고요. 하지만 그거 아세요?] [응?] [제가 요즘 깨닫고 있는 것은 바로 이거예요. 펩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죠. 저 남자를 봐. 저 남자는 누구보다 정치적인 것을 많이 지켜봐 온 사람이야. 그런데.]그런데도 불구하고, 펩 과르디올라는 피치 위에서 누구보다 순수한 열정을 보여주는 남자였다.
인간적으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 결함들이 펩이 축구에 대해 보여주는 진지함을 존경하도록 만드는 것을 방해하진 못한다.
[그를 보면서, 전 다시 축구를 좋아하기로 했어요. 팬을 위해서만 뛰자고 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저를 위해 욕심을 부려 볼까 해요.] [무얼 위해서지?] [축구를 더 잘 알고 싶어요. 잘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알고 싶다는 거죠. 지금까지 제가 보아 온 세계는 아마, 10%? 그 정도밖에 안 되지 않을까요? 전부를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피치 위에서의 것들은 전부 알았으면 해요.]신기하게도, 삼파올리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서 뮌헨으로 온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게 아니라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리그 경쟁력은 EPL이 더 앞섰지만, 펩 과르디올라를 만났다는 사실이 모든 것들을 만회해주고 있다.
난 그에게서 축구를 배우고 싶고, 그를 통해 더 좋은 선수가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걸 월드컵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이마에 잔뜩 주름을 만들어내며 입술을 살짝 내민 삼파올리 감독님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약간의 침묵이 지나, 감독님은 내게 말했다.
[어른이 되었군, 자네.] [하하하. 그 말도 무척 많이 듣네요.]요즘에 부쩍 많이 들었던 말.
부모님도 날 보자마자, 엄청 성숙해졌다고 하셨다.
앳된 티가 사라졌다나?
난 잘 모르겠는데 말이다.
[기대되는군. 자네와 함께 할 월드컵이.] [네. 저도요.]적절한 타이밍에 음식이 나오고, 삼파올리 감독님에게 인사를 건넨 주방장이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내게 악수를 청해왔다.
[당신. 무척 축구를 잘해요.] [오브리가두.] [그리고 포르투갈어도 완벽하군요. 지금부터 제가 음식을 소개해 드리죠. 이건…….]신기하게도, 집을 떠나기 전까지 천근만근이던 내 몸과 정신은 완전히 맑게 변해 있었다.
본래라면 저녁에 아영이를 만나기 전까지 낮잠이라도 자둘 생각이었는데, 이 컨디션이라면 조금 시내를 돌아다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언제든 피곤해질 수 있겠지만.
[어때요?] [환상적이군요.]환상적인 고기의 맛을 즐기며, 나는 계속 앞의 두 사람과 함께 길고 즐거운 점심시간을 이어나갔다.
***
※ 2013년 9월 덴마크 A매치 명단(23인/2013.08.28.발표)
GK ? 아네르스 리네고르(맨유), 캐스퍼 슈마이켈(맨시티)
DF ? 다니엘 아게르(리버풀), 시몬 키예르(볼프스부르크), 요레스 오코레(아스톤 빌라), 예스퍼 율스고르(미트윌란), 니콜라이 보일레슨(아약스), 파트리크 음틸리가(노르셸란), 라스 야콥센(쾨벤하운), 피터 안커슨(로젠보리)
MF ? 올레 스펠만(쾨벤하운), 니키 짐링(브뤼헤), 캐스퍼 슬로스(오르후스), 토마스 딜레이니(쾨벤하운), 다니엘 페데르슨(실케보르), 야콥 안커슨(에스비에르)
FW ? 캐스퍼 쿠스크(올보르), 니콜라이 외르겐센(레버쿠젠), 빅토르 피셰르(아약스), 니키 빌 닐센(비야레알), 안드레아스 코넬리우스(쾨벤하운), 토비아스 미켈센(노르셸란)
***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신 반포로 270. 반포 GS 자이아파트.
까톡-
오늘은 둘이 만나는 날인 줄로 알았는데, 뜻밖에도 약속 장소엔 아영이의 어머니가 계셨다. 깜짝 놀란 나는 다급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그분은 따뜻하게 날 안아주셨다.
이후 식사자리로 옮겨 정신을 차리기까지,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었다.
물론 같이 있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다.
특히나 우리 사이엔, 미안할 이유는 없다.
열애 사실이 밝혀진 이후, 아영이 그룹의 팬덤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생성되었다. 대부분은 배신감을 느낀 남성팬들에게서 나왔으며, 퇴출 이야기도 심심찮게 오간다고 했다.
뭘 그런 것을 두고 퇴출 어쩌고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창 잘나가는 걸그룹에게 열애설은 여러모로 치명타란다.
그래서 아영이의 소속사는 그녀를 걸그룹에서 내보내는 대신, 조금 다른 종류의 계약을 준비 중이다.
까톡-
아영이가 현재 유일하게 신경을 쓰는 건, 자기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된 그룹 동료들이었다.
열애설을 밝힌 것 때문에 본래 3곡을 홍보하기로 했던 이번 앨범의 활동 기간도, 두 번째 곡 일정이 끝난 대로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이후에 진행될 콘서트는 아영이 없이 진행하기로 이미 확정되었고, 소속사는 당분간 휴식 기간을 준 이후에 배우로서 데뷔를 시킬 생각이라고 한다.
휴식 기간은 대략 1년 정도.
그리고 그 기간.
까톡-
신이 난 이모티콘이 열심히 엉덩이를 흔드는 것을 보며, 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영이는 활동이 끝난 이후 곧장 독일로 올 예정이다.
그리고 당분간, 나와 함께 있을 거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다면, 10월이 되기 전에 도착을 하지 않을까 싶다.
괜히 나 때문에 더 힘을 내는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도 되었지만, 지금은 그녀를 믿어주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냥 평상시처럼 곁에 있어 주고, 내게 기대고자 할 때 따뜻하게 안아주면 그만이 아닐까?
‘모르겠다.’
연락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 정신없었던 한국에서의 하루를 되돌아본다. 내일은 특별한 일정이 없어 하루 종일 집에서 쉴 생각이고, 모레는 오후까지 데이트를 한 뒤에 집에서 TV를 시청할까 한다.
내가 현재 속한 팀과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속해 있었던 팀이, 작년 유럽대항전 챔피언의 자격으로 슈퍼컵에서 맞붙는다.
솔직히 어떠한 쪽을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디가 이기더라도 씁쓸하고 찝찝한 마음은 남을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엔 아예 보지 않으려고도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곤 솔직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시즌이 시작된 후 나란히 무패를 기록 중인 뮌헨과 벤피카.
과연 어떠한 클럽이 시즌 첫 패를 할 것인가?
‘하아- 뭔 개소리냐.’
나름 가볍게 상황을 받아들이려고도 해봤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 역시도 잘 알고 있다.
“쓰읍- 그나저나.”
왜 잠이 안 오는 걸까?
분명 자야 할 시간은 한참 넘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몸을 돌려 똑바로 천장을 바라보지만, 정신은 여전히 똘망똘망했다.
자야 하는데.
그렇게 난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어라?”
어느새 떠오른 햇살이, 커튼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촤아아악-!!
“뭐야? 언제 잠들었어?”
잠깐.
전에 한국에 왔을 때도 똑같은 말을 하지 않았던가?
“오- 신기해.”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믿었던 건 순전한 나의 착각이었던 것 같았다.
몸은 솔직한 법이지.
암. 그렇고말고.
***
※ 2013년 9월 포르투갈 A매치 명단(23인/2013.08.29.발표)
GK ? 후이 파트리시우(스포르팅), 앤쏘니 로페스(리옹)
DF ? 브루노 아우베스(제니트), 로날두(포르투), 루이스 네투(스포르팅), 누누 안드레 코엘류(브라가), 비토리누 안투네스(파수스 페헤이라), 미겔 로페스(포르투), 안드레 알메이다(벤피카), 세드릭 소아레스(스포르팅)
MF ? 미겔 벨로수(제노아), 주앙 무티뉴(모나코), 하울 메이렐레스(첼시), 루벤 미카엘(AT 마드리드), 우고 비아나(브라가), 루벤 아모림(브라가), 베르나르두 실바(벤피카), 안드레 고메스(벤피카)
FW ? 나니(맨유), 실베스트르 바렐라(포르투), 비에이리냐(볼프스부르크), 에데르(브라가), 우고 알메이다(베식타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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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호날두? NO 페페? 1.5군을 택한 포르투갈 ? OSEM] [파울루 벤투, “레알에서 차출을 말아 달랬다.” – OS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