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298)
297화
펩은 말했다.
좋은 개인이 많이 모여 있는 팀이 반드시 좋은 팀은 아니다. 하나, 좋은 팀엔 반드시 좋은 개인이 많이 모여 있다.
축구에서 선수는 감독의 지도와 전술을 통해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재능과 가능성을 찾아내고, 감독 역시 선수의 개인 기량을 통해 본인이 바라는 축구를 펼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완전히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하나의 몸에 깃든 두 개의 모양새다.
“에—이!! 말 하라고 했잖아!!”
전반 13분, 브라질의 위협적인 공격을 성룡이 형의 선방으로 간신히 넘길 수 있었다.
흘러오는 축구공을 받아 일단 멀리 클리어해 낸 나는 금방 상대의 2:1을 전혀 제어하지 못한 팀의 센터백 두 사람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브라질이 좁은 공간에서 굉장히 세밀한 플레이를 잘 해낸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상대가 지닌 개인 기량들이,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끔 해 주니까.
그리고 그런 개인 기량에 의존한 부분 전술들은, 스콜라리 감독이 만들어 낸 커다란 틀 안에서 이뤄질 게 분명하다.
굳이 세세하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어떠한 위치로 볼을 이동시키고 공격 전개는 어떻게 할지를 큰 틀을 잡아 주는 선에서만 말해도 모든 게 척척 풀려 갈 테니 말이다.
축구란 모두 다르지만, 이 또한 하나의 몸에 깃든 다양한 모습 중에 하나일 뿐이다.
“뛰어들어 가잖아!! 그럼 말해 줘야지!!”
.
(송종국) – MBC 해설위원
“아, 지금은 정성룡의 선방이었고요. 우리도 상대의 뒷공간을 노려야 하지만, 상대도 늘 이런 식으로 2:1 패스를 이용해 뒷공간을 노리거든요.”
(허정무)
“상대는 좁은 공간에서의 플레이가 익숙하기 때문에…….”
.
지금은 모든 것이 좋지 못했다.
다니 아우베스를 마크하는 보경이 형의 포지셔닝도 엉망이었던지라, 상대가 아무 부담 없이 패스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측면을 열어 두고, 중앙으로 향하는 길을 막았어야 한다.
또 조(Jo)가 아래로 내려섰을 때, 정호 형이 너무 쉽게 끌려간 것도 나빴다.
국영이 형이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센터백이 자리를 비우고 앞으로 나갈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파울리뉴의 패스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빼앗겨, 슬금슬금 중앙으로 이동한 헐크의 퍼스트스텝을 놓친 영권이 형도 자신의 일을 다해 내지 못했다.
물론 영권이 형을 탓할 문제는 아니긴 하다.
인간의 본능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래서 목소리가 없었던 게 더욱 아쉬웠던 거다. 지금 볼이 움직이던 곳 주변에 있던 선수들 중에서, 누구 하나 헐크의 쇄도를 말해 주지 않았다.
다들 헐크의 쇄도를 못 보고 파울리뉴의 패스에만 정신이 팔렸다면 정말 큰 문제인 거고, 봤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은 거라면 그건 또 그것대로 큰 문제였다.
난 당연히 저쪽에서 목소리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 커버를 들어갔다가, 조용한 것을 듣고 화가 났었다.
‘기본이잖아, 기본.’
가끔 뮌헨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화를 내는지라, 딱히 이것을 대표팀만의 문제로 치부하고픈 마음은 없다.
“집중해!! 집중!!”
습관처럼 내뱉은 말이기는 하지만, 브라질 선수들의 몸이 풀린 것 같으니 집중력을 높여야 할 때인 것은 맞다.
다소 뻣뻣해 보였던 몸놀림이 녹기 시작하며, 브라질 특유의 유연함이 피치 위에서 발휘되려 하고 있다. 또 초반 다소 혼선을 빚었던 빌드업의 시작 지점도 정해진 느낌이다.
두 명의 볼란치를 건너뛰고, 길게 움직여 내려앉은 오스카르가 센터백들의 사이에서 패스를 배급하고 있다.
볼을 지켜 내는 능력이 약하다고 판단해, 구스타보와 파울리뉴를 이용해 중원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것 같다.
사실 저건 괜찮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만 해도, 성용이 형이 쉽게 파울리뉴를 제압하며 브라질이 끌어 올리고 있던 템포를 늦췄다.
오스카르가 아래로 내려가 있다 보니, 공격수와 볼란치의 사이 공간이 비어 저 영역은 온전한 우리의 것이 됐다. 브라질의 공격수도 딱히, 저곳을 커버하고 있진 않다.
“…….”
문득 뭔가에 생각이 미친 나는, 아까 전에 보았던 것을 떠올리며 네이마르를 슬쩍 쳐다봤다.
몇 분 전 볼을 경합하는 상황에서 내가 파울을 범할 때, 네이마르의 바지가 조금 내려와 붉은색 내의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불쾌한 골이 조금 드러났던 일이 있었다.
지금도 보면 내의는 끌어 올려져서 불쾌한 골은 덮어졌지만, 여전히 네이마르는 바지를 조금 내리고 있다.
‘지가 뜨또인 줄 아는 거야, 뭐야.’
마치 미국의 가수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라도 된 것처럼, 네이마르는 붉은색 내의를 흰색 바지 아래로 약간 드러낸 채 슬렁슬렁 산책하듯 걸어 다니고 있다.
볼이 가까이로 오면 그제야 뭔가를 하려고 하지만, 늘 열심인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괜히 불쾌해져, 목소리를 높여 본다.
[Ei!! Chico!!] [? 나?] [그래 너. 그 보기 흉한 팬티는 좀 넣지 그래.]내 지적에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인 네이마르가 오히려 상의를 살짝 들춰 올렸다.
아예 대놓고, 보라는 식이다.
저 빌어먹을 놈.
반대편에서 움직이던 축구공이 골라인을 벗어나 브라질의 골킥이 되자, 근처의 네이마르가 뒤로 돌아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이거, 루비야. 루비. 루비 알아?] [개소리는 집어치워.] [난 보석(Joia)이거든. 그러니까, 내가 걸친 붉은색은 전부 루비라고.] [우웩-]같은 포르투갈어를 쓰는 데다가 제스처에 관한 문화도 비슷한지라, 난 네이마르에게 역겹다는 손짓을 보내 주었다.
여전히 낄낄거리는 녀석은 여유가 넘쳐 보였는데, 나중에 내게 걷어차여도 같은 표정일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이건 존중의 문제다.
‘지금이닷!’
헤페르송(Jefferson)의 골킥으로 시작된 브라질의 빌드업, 후방을 거친 패스가 왼쪽 네이마르에게로 연결이 되었을 때, 나는 하프라인 앞쪽에서 강한 스탠딩 태클을 집어넣었다.
녀석의 허벅지에 내 무릎을 아주 살짝 꽂아 넣었고, 비명을 내지르며 펄쩍 뛰어오른 녀석이 곧바로 피치에 드러눕는다.
경고를 피하고자 고의가 아닌 척 손을 들어 올렸고, 다행히도 다른 브라질 선수들은 내 행동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주심도, 파울만을 선언할 뿐 딱히 카드를 뽑으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그리고 난 몸을 숙여, 네이마르를 걱정하는 척 다시 한마디를 던졌다.
[바지 끌어 올려.]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계속 이렇게 다뤄 줄 생각이다.
괜히 네이마르의 어깨를 거칠게 다독이곤 굽혔던 허리를 펴, 다시 수비 위치를 찾아 움직인다.
넘어져 있던 네이마르는 잔뜩 억울한 얼굴로 주심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래 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후우~”
개인적인 용무(?)를 끝마치고, 나는 다시 경기에 몰입한다. 전반 17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생각보다 우리가 선전하고 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딱히 볼을 점유하고 있지도 그렇다고 역습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지만, 아까 2:1을 제외하면 위협적인 순간도 내어 주지 않고 있다.
특히 국영이 형의 컨디션이 무척 좋아 보인다는 건, 오늘 대표팀에 있어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다.
국영이 형은 오늘 공격은 사실상 포기하고 피치 전역을 누리면서 수비에만 힘쓰고 있다. 누구도 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일이지만, 늘 그렇듯 묵묵히 노력해 준다.
활동량은 평소와 전혀 다를 것이 없었고, 다소 거칠었던 태클은 웬일인지 깔끔하고 정확하게 들어갔다.
지금도 국영이 형의 태클이 파울리뉴의 드리블 돌파를 차단했는데, 전방으로 클리어된 볼은 다시 브라질이 손에 쥐었지만 난 그런 형에게 박수를 보냈다.
“나이스, 나이스!! 굿 태클.”
전반 5분까지는 그래도 5:5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체감상으로 거의 3:7 수준이었다.
확실히, 브라질은 브라질이다.
{“오오오오-!!”}
어느새 중앙으로 이동한 네이마르가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아우베스를 향한 공간 패스를 보낸다. 솔직히 말해 훌륭한 시도였고, 우리에게 위기가 닥칠 수 있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어느새 아래로 내려선 보경이 형이 정확한 태클로 볼을 걷어 낸다.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 짧은 패스를 연결받은 네이마르가 크라위프 턴을 시도해 보지만, 왼발 컨트롤이 섬세하지 않아 축구공은 그대로 라인을 벗어나 버렸다.
여전히, 녀석의 빨간 팬티가 눈에 거슬린다.
.
(김형근)
“느린 장면으로 다시 나오는데, 김보경의 태클이 정말 좋았습니다. 비록 풀백이긴 하지만, 다니 아우베스가 공격을 할 때에는 정말 이렇게 무시무시하거든요. 자, 이제 전반 20분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
본인의 요청인지 아니면 벤치의 지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까 전의 파울 이후 브라질의 위치가 바뀌었다.
네이마르가 10번(AM) 위치로 이동했고, 대신 내 앞쪽에 오스카르가 섰다. 그리고 빌드업 때에는 파울리뉴가 아래로 내려가고, 그 앞에 구스타보가 서는 방식이 됐다.
‘어?’
지금은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하프라인 조금 앞쪽에서 마르셀루가 전진을 시도하려 했고, 그 앞을 두리 형이 막아서자 힐킥으로 패스를 보내 파울리뉴가 드리블로 볼을 중앙으로 운반하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잘 따라붙은 국영이 형이 다시 한번 훌륭한 태클을 보여 준 것이다.
자연스럽게 굴러간 축구공은 성용이 형의 발밑에 도착했고, 정돈되지 않은 브라질의 수비를 앞에다 두고 오른쪽으로 이동한 흥민이 형에게 패스가 연결됐다.
순간적으로 자철이 형과 보경이 형이 중앙으로 쇄도하고 흥민이 형이 오른쪽 윙어가 된 모양새였는데, 조금 전부터 달리고 있던 나는 두리 형님을 지나치며 외쳤다.
“수비!!”
움찔하며 나아가려던 두리 형님의 발이 멈추는 걸 끝으로, 난 온전히 풀 스피드에 다다른다.
흥민이 형은 지금 단테를 상대로 1:1을 하려는 모양새다.
한국으로 오기 전에 우리랑 붙어 봐서 잘 알고 있겠지만, 단테는 몸놀림이 다소 굼뜬 편이다.
그러니, 바깥쪽으로 한 번 속임수를 주고.
‘……그렇지!’
골대 반대편으로 몸을 돌린 흥민이 형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1:1에 자신감이 없어 후방으로 볼을 돌리려던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지원을 기다렸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의 시선이 맞았다는 거다.
난 앞으로 손을 뻗었고.
“여기이-!!”
내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흥민이 형이 왼발의 바깥쪽을 사용하여 패스를 앞으로 굴려 왔다.
조금 앞쪽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것도 나쁘지는 않아 난 살짝 속도를 늦추며 축구공을 발아래에다 두었다.
어느새, 마르셀루가 앞에 와 있다.
역시, 리커버리가 빠르다.
‘해 볼까?’
생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브라질의 수비는 정돈이 될 테고 우리가 살려야만 하는 속도는 빛을 잃어 간다.
사실 삼파올리 감독님 아래에서 동원이 형이 중용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플레이가 지나치게 소심하다 보니 전진과 방향전환 두 가지 키워드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명 기량은 있어서 계속해서 선발은 되고 있지만, 매번 훈련 때마다 가장 많은 잔소리를 듣는다.
마치, 뮌헨에서 보아텡을 보는 것만 같다.
그만큼 아낀다는 거겠지.
‘가자.’
0.5초 정도의 고민을 끝마치고, 나는 오른발 바깥쪽으로 축구공을 굴려 넣으면서 속도 경쟁을 시작했다.
재빠르게 반응을 해 마르셀루가 몸을 밀착해 왔지만, 나는 왼팔을 십분 활용해 그의 무게 중심을 계속해서 아래로 찍어 눌렀다.
그렇게 몇 발을 더 내딛자, 허리를 점점 더 숙이게 된 마르셀루가 달려 나가는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순간 브라질의 선수들이 공격자 파울이라며 손을 높였지만, 부심은 여전히 내 옆에서 달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비교적 손쉽게 마르셀루를 벗겨 내며, 나는 계속해서 전진했다. 골라인까지는 이제 8m 정도였고, 크로스를 올려 보내자니 반대편의 상황이 영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가 살짝 템포를 죽였던 것 때문에, 브라질의 수비는 정돈된 반면 우리 공격수들도 멈칫하며 주저한 게 문제였다.
공수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우리는 1초에 보통 5~7m 정도를 더 나아간다.
찰나의 망설임이, 기회를 날려 버리는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 난 지금 좀 더 나아가기로 했다.
드리블의 방향을 대각선으로 바꿔 페널티 박스를 목표로 삼았고, 일이 잘 풀린다면 아까 흥민이 형에게 찔러 준 컷백과 같은 장면을 다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단테가 제대로 위치를 잡았다.
저 남자를 상대론, 어깨싸움은 안 된다.
그렇지만.
툭-
“!”
“!!”
이런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뮌헨에서 훈련을 할 때, 단테는 리베리나 로번의 앞에서 몇 번이고 고꾸라졌었다. 두 사람은 크라위프 턴을 응용한 방향전환을 할 줄 알았고, 난 그것을 몇 번 따라 해 보았다.
지금도 나는 오른발 안쪽으로 축구공을 왼쪽 멀리 보내 버렸고, 곧장 방향전환을 하며 스프린트를 이어 갔다.
그리고 이런 나를 단테가 다급하게 손으로 잡아끌었는데, 그로 인해 넘어지는 찰나 난 안타까움에 혀를 차고야 말았다.
‘쯧.’
아, 2m 정도만 더 안쪽이었어야 하는데.
여긴, 페널티 박스 바깥쪽이다.
삐—-익!!
주심의 휘슬 소리가 들려오지만, 지금 내 마음속엔 안타까운 마음이 더 강했다.
***
(허정무)
“페널티 킥!! 지금은 페널티 킥이죠~!!”
(김형근)
“아…… 일단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하는 것 같습니다. 느린 장면으로 정확한 위치를 봐야 할 것 같은데. 그보다는 김다온! 정말 놀라운 드리블 실력이었습니다! 그 대단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마르셀루를 넘어뜨리지 않았겠습니까?”
.
‘……훌륭하군.’
브라질의 감독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에게 있어, 첼시 FC에서의 실패는 경력의 커다란 오점으로 남아 있다.
그로 인해 2000년대부터 축구를 보기 시작한 이들로부터 심각한 저평가를 받지만, 사실 그는 뛰어난 감독이다.
2002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처한 브라질의 소방수로 투입되었는데, 당시 정치적인 입김이 강했던 선수들을 과감히 제외하며 체질 개선을 이뤄 냈단 평을 받는다.
그리고 본선에서는 모든 경기에서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월드컵 전승 우승이란 업적을 이뤄 낸다.
당시 스콜라리가 과감히 대표팀에 기용한 선수로는 카카가 있으며, 이런 선수를 보는 탁월한 능력은 2006년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맡았을 때도 이어졌다.
2002 한일 월드컵 예선 탈락 이후 포르투갈 축구 협회는 ‘골든 제네레이션은 끝났다.’는 말을 하며, 사실상의 리빌딩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감독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그들이 택한 남자는 스콜라리였다.
대표팀의 리빌딩을 맡기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믿은 것이다.
그렇게 포르투갈 대표팀에 부임한 스콜라리는, 협회의 바람대로 ‘골든 제네레이션’의 대부분을 제외하고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재편한다.
히카르두 코스타(Ricardo Costa), 미겔 몬테이루(Miguel Monteiro), 히카르두 카르발류(Ricardo Carvalho), 마니셰 등이 스콜라리 호(號)에서 최초로 대표팀 발탁이 되었고,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데쿠를 포르투갈로 귀화시켜 중용했다.
때마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세계적인 재능까지 등장해 주면서, 스콜라리는 2006 월드컵에서도 또 하나의 성공을 써 내려가게 되었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 중 하나가 바로, ‘Rookie Seeker’.
미국의 전문 스포츠 매거진 ESPN은 스콜라리를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젊은 재능을 잘 보는 감독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스콜라리가 김다온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김다온은 현재 브라질 대표팀 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수였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스콜라리는 김다온과 다니 아우베스를 오른쪽 라인에 함께 놓아두어 상대의 왼쪽을 공수에서 질식시키는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하. 그럼 재미있었겠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스콜라리는 다소 느슨하게 뛰는 몇몇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조!! 네이마르!! 당장 뛰어가지 못해!! 이 빌어먹을 녀석들!! 네놈들의 더러운 엉덩이들은 뒤뚱거리라고 달려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스콜라리 본인도, 오늘 대한민국과의 일전을 조금 쉽게 생각한 것이 사실이었다.
평소 엄격한 관리 방식을 조금 느슨하게 바꾸어, 선수들이 호텔 밖에서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이는 본래 그의 철학에는 반대되는 행동이다.
그래서 지금, 스콜라리는 그렇게 오늘 경기를 접근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결국엔 경기 끝에서 승리를 거두기야 하겠지만, 몇몇 대한민국 선수들의 몸놀림은 꽤나 좋았다.
16번(기성용)과 12번(한국영)이 버티는 3선도 그렇고, 15번(김보경)의 부지런한 몸놀림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차범근의 아들과 김다온을 한쪽 라인에 둔 전략도 훌륭했다.
새삼, 스콜라리는 삼파올리가 대한민국을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아아아…….”}
위험 지역에서의 프리킥이 별 위협 없이 끝나고.
“……쩝.”
뒷짐을 진 채 뒤로 돌아 앞으로 걸어가는 스콜라리는 하프타임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 전반은 이대로 소득 없이 끝날 것 같다.
삑-!! 삐—익!!
그런 노장의 날카로운 안목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빗나가지 않는다.
.
.
·전반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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