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01)
300화
2013년 10월 19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 시작 1시간 전
바이에른 뮌헨 0 : 0 마인츠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1-4-1/5-4-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크리스티안 베트클로
RB ? 김다온 / RB ? 즈데네크 포스페흐
CB ? 제롬 보아텡 / CB ? 보 스벤손
CB ? 단테 / CB ? 니콜체 노베스키
LB ? 디에고 콘텐토 / CB ? 슈테판 벨
DM ? 필리프 람 / LB ? 주니오르 디아즈
RAM ? 아르연 로번 / DM ? 줄리안 바움가르틀링거
CM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DM ? 요하네스 겔스
CM ? 토니 크로스 / RAM ? 니콜라이 뮐러
LAM ? 토마스 뮐러 / LAM ? 에릭 막심 추포-모팅
ST ? 마리오 만주키치 / ST ? 숀 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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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의 선발 명단이 발표되고, 각자의 랩톱으로 홈페이지를 확인하던 기자들이 조금 특이한 것을 확인한다.
“이봐. 내 랩톱이 고장 난 거야? 로딩이 안 끝난 거 아니지?”
“내가 보고 있는 거랑 같다면. 여섯이야.”
“휘이~ 정말 장난이 아닌가 본데?”
오늘, 바이에른 뮌헨의 교체 명단의 한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나마도 골키퍼와 수비수가 아닌 이는 마리오 괴체와 클라우디오 피사로 단 둘뿐이다.
“봐. 그나마 그것도 수비수만 셋이야.”
“펩도 골치 아프겠어.”
부상이 할퀴고 지나간 뮌헨의 스쿼드는 참혹하리만큼 초라했다. 제아무리 독보적인 수준의 클럽이라지만, 17명뿐으로는 빡빡한 시즌을 치르기 힘들다.
더구나 뮌헨은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 중이고, 조별 예선이 끝나 갈 때쯤이면 DKB-포칼과 모로코에서 펼쳐질 클럽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몇몇 부상 선수들이야 곧 복귀를 하겠지만, 현재 쌓여 가는 마일리지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대단한 펩이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보자고.”
“내기할까? 얼마간은 버티겠지만, 해가 바뀌면 분명 그들은 무너질 거야.”
“하하. 그럴 수도.”
독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선발 명단으로부터 시작된 이 대화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따분한 기자들의 여흥이 되어 주기에 충분했다.
***
경기장 한쪽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올린다.
그러자, 똑같은 답장이 돌아왔다.
‘이제 한결 낫네.’
아영이와 내가 유일하게 의견을 통일할 수 없었던 부분은, 경기를 직관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었다.
당연히 아영이는 직관을 원했고, 나는 기왕이면 그녀가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봤으면 했다. 땅바닥에 구르고 다치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남자들이 문제였다.
독일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동양인 여자가 혼자서 유럽에서 다닌다는 것이 어떤 건지를 잘 아니까 말이다.
모든 독일인들이 아영이가 내 연인이라는 것을 알지 않는 이상에야, 그녀가 겪을 수도 있는 불쾌한 일을 굳이 경험하게 해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그때, 함께 저녁을 먹던 클라우디아가 해결책을 제시해 줬다.
그래.
람의 부인 말이다.
[“그럼, 나랑 가면 되겠네.”]축구 경기 관람은 클라우디아가 육아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고, 오랜 기간 남편의 경기를 자주 직관해 온 그녀는 아영이와 동행키로 했다.
뮌헨 주장의 부인으로서 당연하다던 클라우디아의 모습은, 클럽 내에서 보여 주는 람의 모습과 완전 똑같았다.
아영이와는 달리 클라우디아는 뮌헨의 사람들 모두가 아는 유명인이었고, 또 항상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한결 안심이 됐다.
“다리를 들어 올려! 더 높이!”
“Oben(위로)! Oben(위로)!”
부에나벤투라와 몸을 푸는 중간마다, 난 아영이를 향한 애정 표현을 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동료들은 이런 내가 웃긴 것 같았지만, 뭐 아무렇지도 않다.
“이제야 좀 사람 같네.”
“뭐?”
“너 말이야.”
피치에 앉아 마지막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과정에서, 곁에 앉은 만주키치가 말을 걸어왔다.
“축구장. 집. 축구장. 집. 젠장. 난 그렇겐 못살아.”
“가끔 다른데도 가.”
“어디?”
“레베랑 데엠.”
“푸핫!!”
레베(Rewe)는 독일의 대형 마트이고, 데엠(DM)은 한국의 올리브영 같은 곳이다.
어째 변명하듯이 말을 하긴 했지만, 생각해 보니 참 독일에서 재미없게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영이와 함께 휴식을 취하던 6일 동안 다닌 곳들이, 두 달 동안 다닌 곳보다 훨씬 더 많을 정도다.
괜히 머쓱해진 난, 만주키치를 밀쳐 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오히려 날 끌어안는다.
“큭큭큭. 다음에 소개해 줄 거지?”
“응. 옥토버페스트 때 같이 올 거야.”
“친구는 없대?”
“아, 마리오. 넌 뭐 모르는구나.”
“?”
“넌 내가 절대 여자를 소개해 주지 않을 남자 중에 하나라는 거. 요즘도 만나는 사람 있잖아!”
“아, 걔? 헤어졌어.”
“또?”
만주키치는 약간 카르도소 과다.
조금 더 심한 오스카 카르도소.
그는 주로 크로아티아의 유명 연예인이나 동유럽의 모델들과 데이트를 즐겼는데, 보름 이상 관계가 이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스카는 그래도 최소한 석 달은 갔는데, 만주키치는 뭐가 문제인지 금세 흥미를 잃었다.
[여자들이 이 몸을 가지려고 매력을 써 버리거든.]“……뭐? Neuer Selber만 이해했어.”
“이런! 이런 중요한 때?”
만주키치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날 쳐다봤고, 난 그냥 어깨를 으쓱하며 허리를 반대로 틀었다.
‘그나저나, 또 있긴 있었네.’
노이어 말고도 본인에게 ‘이 몸(Neuer Selber)’라 말할 수 있는 남자가 또 있었다.
아이고, 두야.
“좋아! 들어가자!”
“끝났네. 가자.”
“응.”
자리에서 일어나 피치를 걷고 있을 때, 뒤쪽에서 나타난 뮐러가 만주키치와 내 사이를 비집고 나가더니 앞쪽에서 호날두의 셀레브레이션을 따라 해 보였다.
“호-우!!”
“아, 그게 있지.”
“어, 그래.”
하지만 우린 그를 유령 취급하며 계속 걸음을 옮겼고, 오히려 태연히 대화를 나누는 척해 뮐러를 자극했다.
아니나 다를까, 뮐러가 발끈한다.
“이봐아-!! 이 멋진 셀레브레이션이 안 보여?”
“……멋짐이라는 게 있어, 마리오?”
“아니. 난 안 보여.”
“허억-!”
상처를 받았다는 듯 뮐러가 가슴을 움켜쥐며 몸을 웅크렸지만, 미련 없이 고개를 돌린 우리는 그를 계속해서 외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금세 흥미를 잃었는지, 이번엔 토니 크로스에게로 향한 뮐러가 똑같은 셀레브레이션을 취해 보였다.
영혼의 단짝답게 토니는 그것을 받아 주었고, 금세 의기양양해진 뮐러는 어깨동무를 하곤 당당하게 걷기 시작했다.
하여간에 진짜.
다시 한번 아영이를 향해 손을 흔들고, 두 손으로 하트까지 만들어 보인 뒤에 복도에 들어선다.
저 앞에, 주호 형이 걷고 있다.
‘선발로 뛰었으면 좋았을 건데.’
말리 전(戰) 5:1 대승에 기여한 주호 형은 오늘,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출발하게 됐다.
한국에서 듣기로, 마인츠의 감독인 토마스 투헬(Thomas Tuchel)은 전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사람이랬다. 하지만 동시에, 매우 알기 힘든 남자랬다.
어느 날은 친구나 큰형처럼 친근하게 굴다가도,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꽂혀 사람이 180도 바뀐댔다.
그걸 보면.
[“야. 완전 또라이야. 또라이.”]하지만 대체적으론 인정을 받는 사람이며, 한국인들의 정서와도 잘 맞는단다.
‘뭐, 그럼 된 거지.’
지금 남의 걱정을 할 때가 아닌지라, 나는 금세 아쉬움을 털어 내고 라커에 들어섰다. 오늘도 역시 펩은 굳게 닫힌 문 안에서 우리와의 영역을 확연히 구분하고 있다.
대표팀에 다녀오고 나면 이런 차이가 도드라지는데, 둘이 완전히 반대라 참 재미있었다.
처음엔 선수들과 거리를 두려는 펩의 모습에서 혼란을 겪는 사람들도 보였지만, 이젠 모두가 익숙해져 편안하게 경기 준비를 이어 간다.
만주키치는 틈틈이 펩의 지시사항을 물어왔고, 그럴 때마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설명을 해 주었다.
결과물은 경기 때 봐야 하겠지만, 펩을 실망시킬 수준은 아닐 거라고 본다.
딸깍-
드디어.
닫혀 있던 감독실의 문이 열리고, 펩이 등장한다.
그리고 우린, 모두 자리에 앉았다.
영상이 틀어지고, 재킷을 벗어 테이블 한쪽에 대충 올려둔 펩이 소매를 걷기 시작한다. 그의 눈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고,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잠시 뒤, 펩의 첫마디가 이어진다.
“바로 여기. 저기가 중요한 포인트다.”
“…….”
사실 펩은 시합 때 많은 말을 전달하는 감독은 아니다. 그의 철학과 축구는 포지셔닝 훈련을 할 때 99% 드러난다.
‘숫자 늘리기’, ‘방향 전환’, ‘볼을 소유하는 진짜 의미’ 등. 우리가 경기에서 해야 할 임무와 플레이들은 사실 훈련 때 전부 다 배운 것들이다.
다만 펩 특유의 불친절함이 그의 부족한 대화 능력과 섞이면서, 사람들의 혼란을 초래하는 거다.
지금도 보면 훈련 때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같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펩이 선택한 오른쪽 측면의 공간 또한, 어제 연습 때 몇 번이고 했던 플레이와 관련이 깊다.
항상 이런 식이다.
“또 저기. 그리고 여기. 이렇게 세 곳이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다. 오늘 마인츠의 명단을 보면, 그들은 다섯 명의 수비수를 둔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린 그걸 가정하고 훈련을 해 왔지. 이 세 곳에서 균열을 만든다면, 필시 저들을 상대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처음은 나도 그렇고 다들, ‘이게 끝?’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펩의 팀 토크는 어떨 땐 5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날 때도 있었고, 그건 일반적으로 무척 짧은 것이었다.
벤피카에 있을 땐 최소 10분은 팀 토크가 이어졌고, 삼파올리 감독님은 매번 20분 가까이 팀 토크를 한다.
그동안 감독님들은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을 알려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째서 우리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위해 뛰어야 하는지를 말해 준다. 강한 동기 부여를 주고 열망을 자극해, 전력을 끌어내려는 거다.
하지만 이번에도 펩은 그런 것은 없다.
그저.
“이렇게 한다면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난 너희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자신이 말하는 것이 정답이라 말할 뿐이다.
신기한 건, 그렇게 느껴진다는 거다.
펩의 말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준비를 마치고 오도록. 이상.”
만약 다른 사람이 펩과 똑같은 방식으로 팀 토크를 한다면, 무척 무성의하다는 인상이 들 수도 있다. 만약 제수스 감독님이었다면, 난 그분이 화가 났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여길 보라.
전혀 그렇지 않다.
“가자!! 할 수 있어!!”
먼저 준비를 끝마친 보아텡이 파이팅을 외치고, 우린 자연스럽게 코치들과 스크럼을 짜 전의를 다진다.
이런 과정 그 어디에도 펩은 없지만, 나는 그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긴 알리야!! 우리의 집에서는 절대 패배하지 않아!”
“Die Roten!! 오늘도 우린 붉은 피를 흘리며 싸울 거야!”
“부끄럽지 않게!!”
“가자-!! 3점을 가져가는 거야!!”
리베리가 없기 때문인지, 평소보다 유독 보아텡의 목소리가 드높다. 지금 그가 내뱉은 모든 말들은 우리의 전의를 자극하는 것이었고, 람이 그걸 매조지했다.
조금 작지만, 차분한 그의 목소리에 우린 강한 자신감을 전해 받는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든 힌트들은 우리 앞에 던져졌다.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피치로 나가, 흩어진 조각들을 주워 담아 올바르게 조립하는 것이다.
늘 그렇듯 쉽지 않은 일이 되겠지만 펩은 아무렇게나 조각을 흩뿌리는 대신, 퍼즐을 맞춰야 하는 장소에 맞게 뿌려 놓았다.
‘후우~’
피치에 나가기 전, 나는 순간 고민했다.
다녀올게라는 말을 해야 하나?
“…….”
잠시 동안 이어진 고민의 끝에서, 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거라고 결론을 지었다.
왜냐하면 피치로 나갔을 때, 그곳에 아영이가 있을 거니까.
난 복도로 나가, 계단 하나에 섰다.
“수고해라. 살살 뛰고.”
“네, 형.”
주호 형이 엉덩이를 두드려 주며 먼저 밖으로 빠져나가고, 뒤이어 움직인 투헬이 날 슬쩍 쳐다보며 윙크를 보내온다.
또라이라는 말을 워낙에 많이 들어서인지, 저것도 어째 정상적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자, 입장합니다!!”
잠시 뒤, 난 커다란 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섰다. 10월치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는 그라운드로 나서, 나는 내 연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아까 못 했던 인사를 보낸다.
‘뛰고 올게.’
아- 훨씬 낫네.
난 조용히 미소를 피워 올렸다.
***
·전반 02분
바이에른 뮌헨 0 : 0 마인츠
“이런!”
단테의 패스가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VIP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안타까움이 뒤섞인 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멈췄던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전에도 말했지만, 킬리안이 문제일세.”
“…….”
“아들이라 아끼는 마음은 잘 알지만 말이야.”
최근처럼 시끄러웠던 적이 없었긴 하지만, 의료팀과 코칭스태프의 불화는 뮌헨에겐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일상이었다.
그리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항상, 이러한 문제들이 볼파르트 박사의 아들인 킬리안 뮐러-볼파르트에 의해 발생된다고 생각해 왔다.
“아들을 해고하라는 말인가?”
“뭐, 최소한 우리와 관련된 업무에서만큼은 배제할 수 있지 않겠나?”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는 희대의 인물이다. 스포츠 의료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해 수많은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그런 볼파르트 박사의 수혜를 오랫동안 입어 왔고, 오웬 하그리브스(Owen Hagreves)를 뺀 전원이 의학의 기적을 맛봐 왔다.
뮌헨에게 있어 이런 볼파르트 박사와의 연대는, 클럽이 지닌 가장 훌륭한 자산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킬리안 뮐러-볼파르트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는 많은 문제점을 안은 골칫거리다.
“최근엔 사미와 트러블이 있었다던데.”
“……이젠 뒷조사도 하는 건가?”
“내가 그런 걸 할 사람처럼 보이나? 요아힘이 전화가 왔더군. 나보고 킬리안을 어떻게 좀 해 달라고 말이야.”
“…….”
최근 독일 축구 연맹은 화가 난 사미 케디라(Sami Khedira)를 달래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다. 만약 그를 달래지 않는다면, 어떤 불화가 생겨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A매치 기간, 독일 대표팀도 겸하고 있는 볼파르트 박사는 언제나처럼 대표팀과 동행했다.
그리고 첫 번째 경기를 이틀 앞둔 날 밤, 독일 대표팀의 감독 요아힘 뢰브(Joachim Low)가 선수들의 사기 진작으로 위해 연인과 가족들의 호텔 방문을 허락했다.
“레나는 아름다운 여성이지.”
“…….”
“모든 남자가 좋아할 그런 사람 말이야. 알기론, 킬리안이 그녀에게 빠져 있었다고 알고 있네. 아닌가?”
“…….”
레나 게르케(Lena Gerke)는 유명 모델로서 독일을 대표하는 미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는 사미 케디라와 1년 전부터 깊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보게나.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알았지?”
“30년이 조금 넘었군.”
“그래. 그리고 그동안 내가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었던가?”
“아니. 그렇지 않네.”
“이번에 킬리안은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었어. 자네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평판마저 무너뜨린다는 말일세.”
“……가족보다 중요한 게 있던가?”
“허-!”
애써 시선을 외면하는 볼파르트 박사를 보며, 어이가 없어진 루메니게는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천재들이 흔히 그러하듯, 볼파르트 박사 또한 남들은 이해하기 힘든 고집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나 보도록 하세. 생각은 해 보지.”
루메니게는 이런 볼파르트 박사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었다. 그저, 벤치 한쪽에 앉아 있는 킬리안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가 볼 때, 킬리안은 자신이 아버지에게 품은 열등감을 아버지의 명성을 이용하는 것으로써 풀고 있었다.
킬리안은 의도적으로 고객들의 연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즐겼고, 그것 때문에 꽤 문제를 일으켜 왔다.
다행히도 뮌헨은 그것을 잘 통제하고 있었지만, 여자로 대표되는 킬리안의 태도가 펩과 불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단 사실은 분명했다.
그렇다고 하여, 볼파르트 박사와의 인연을 끊어 버릴 수도 없다. 특히나 부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은 더욱더.
삐빅-!! 삐비빅!!
“!!”
시간이 흘러 전반 42분.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한 남자가 주저앉자, 루메니게가 벌떡 일어났고 볼파르트 박사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양말을 걷고 피치에 앉아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사람은,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단테 본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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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종료
바이에른 뮌헨 0 : 1 마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