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19)
318화
[5:1의 대승에도 웃을 수 없는 펩 과르디올라. – 빌트] [펩 과르디올라. “이번 시즌은 마치 누군가 장난을 치는 것 같다. 유일한 위안이 있다면, 부상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 하지만 그는 최소한 3경기를 결장할 거다.” – 빌트]***
※ 2013 골든 보이 투표 중간 집계(2013.11.29.오전 기준)
-> 투표 완료 : 투토스포르트(이탈리아), 레퀴프(프랑스), 프랑스 풋볼(프랑스), 블리크(스위스), 더 타임스(잉글랜드), 문도 데포르티보(스페인), 아 볼라(포르투갈)
-> 투표 미완료 : 빌트(독일), 마르카(스페인), 타 네아(그리스), 스포르트 익스프레스(러시아), 데 텔레그라프(네덜란드)
-> 순위 선정 방식 : 각 언론사는 1위~5위까지 투표.
-> 점수 체계 : 1위(10점)/2위(7점)/3위(5점)/4위(3점)/5위(1점)
1. 폴 포그바 : 55
-> 1위 표 : 투토스포르트/레퀴프/프랑스 풋볼/문도 데포르티보
-> 순위 제외 : 없음
2. 김다온 : 44
-> 1위 표 : 블리크/더 타임스/아 볼라
-> 순위 제외 : 투토스포르트/프랑스 풋볼
3. 로멜로 루카쿠 : 43
-> 1위 표 : 없음
-> 순위 제외 : 없음
4. 라파엘 바란 : 17
5. 루카 디뉴 : 5
6.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 5
7. 제로니모 베가, 마르퀴뇨스 : 4
8. 율리안 드락슬러 : 3
9. 마테오 코바치치, 하파에우 아우칸타라 : 1
***
2013년 11월 29일. 튜린, 이탈리아. 코르소 스비쩨라 185. 투토스포르트 본사.
불과 며칠 전까지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투토스포르트’와 ‘프랑스 풋볼’이 김다온을 순위에서 완전히 배제시키면서, 폴 포그바의 가장 큰 경쟁자인 김다온과의 차이를 크게 벌릴 수 있었다.
그런데, 하루 전에 도착한 두 통의 메일이 스타지오 발리어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어 주었다.
스위스의 ‘블리크’, 영국의 ‘더 타임스’가 예상을 뒤엎고 김다온에 1위 표를 준 것이다. 심지어 ‘더 타임스’의 경우, 폴 포그바를 4위에 위치시켰다.
그들은 EPL에서 뛰는 로멜로 루카쿠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포그바의 위에 두었다.
“머저리 같은!!”
쾅-!
이틀 전까지만 해도, 폴 포그바와 김다온의 점수 차는 21점이었다. 둘의 사이엔 로멜루 루카쿠가 있었고, 이대로라면 포그바의 골든 보이 수상은 유력해 보였다.
독일의 ‘빌트’가 김다온에 1위 표를 준다고 해도, 순위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병신 같은 잉글랜드 녀석들!! 포그바가 4위? 대체 미디어가 갖춰야 할 미덕은 어디에 있는 거야?! 그들은 스스로 본인들의 명성을 갉아먹고 있어!!”
쾅-!!
편집장의 분노 앞에서 기자들은 침묵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모두 똑같았다.
투토스포르트는 이것을 논할 자격이 없다.
누구보다 먼저, 공정성을 등졌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해가 가는 행동이기도 했다. 골든 보이의 투표 결과는 수상자 발표와 함께 대중에게 공개되고, 김다온의 제외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프랑스 풋볼이야 자국 선수를 향한 빗나간 애정으로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투토스포르트는 그렇지 않았다.
어떠한 변명을 하건, 축구팬들은 김다온을 제외한 것에 대해 설명을 듣고자 할 것이다.
특히나 포그바가 만약 근소한 차이로 앞서 골든 보이를 수상하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그 누구도 골든 보이에 의미를 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가장 최악은 골든 보이가 명성을 얻으면서 투토스포르트를 후원하기 시작한 이들이 자금을 회수해 가는 것이다.
그것은 곧 회사의 몰락을 의미했고, 발리어를 포함한 수뇌부가 옷을 벗는 것만으론 끝나지 않을 일이었다.
똑똑똑-
“뭔가?!”
잔뜩 날카로운 발리어의 목소리에, 문을 열고 나타난 여직원이 흠칫하며 놀란다.
“펴, 편집장님?”
“?”
“마르카에서 결과를 보내왔어요.”
“그래서?”
“그, 그게.”
“그게?”
“다온이 1위예요.”
“…….”
사흘 전 펩 과르디올라의 인터뷰와 이틀 전 CSKA 모스크바 전에서 터져 나온 김다온의 골.
이 두 가지 요소가, ‘마르카’의 마음을 뒤흔든 것 같다.
그리고 이제, 궁금증은 자연스레 그다음으로 향한다.
과연 폴 포그바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유일한 희망이라면, 스페인 라 리가에서 후보로 꼽힌 이들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라파엘 바란이요.”
“……뭐?”
스타지오 발리어의 살벌한 기세에 눌린 여직원은, 마르카에서 정한 2위가 라파엘 바란이라 말하고 있었다.
폴 포그바의 이름은, 3위에서나 드러난다.
“병신 같은!!”
쾅-!!!!
“꺄-악!”
손에 든 머그잔을 테이블 위에 내동댕이친 발리어의 행동에, 깜짝 놀란 여직원의 비명 소리가 사무실에 가득 울려 퍼진다. 다른 이들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산산조각 난 파편들이 사방에 흩어지고, 궁지에 몰려 버린 투토스포르트의 편집장은 이성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쯤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단순히 이탈리아 리그의 선수에게 골든 보이를 줄 수 없어서 편집장이 화가 난 걸까? 그게 아니라면 그가 평소 입 아프게 말해 온 2002 월드컵의 악감정 때문일까?
이제 그들은 이탈리아 국민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 해묵은 감정을 떠올린다.
분명 2002년의 일은 이탈리아인들에겐 수치스러운 것이었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2006년의 스쿼드보다, 2002년의 스쿼드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주리 군단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꺼림칙한 판정의 연속 속에 연장접전 끝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당시 주심의 선택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실제로 한국을 미워하지 않는 이탈리아인들도,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결과만큼은 조작되었다고 믿는다.
정상적이었다면, 이탈리아가 8강에 올랐어야 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극단적인 사고를 지닌 발리어에겐, 이탈리아에서 만든 상을 대한민국 출신의 선수가 세리에 A에서 뛰는 이를 누르고 차지한다는 건 씻을 수 없는 수치였다.
이탈리아 특유의 인종에 관한 인식이 그 저변에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스타지오 발리어는 그 스스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지만, 그는 유럽 국적을 지닌 이들이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이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뒤.
“저어- 스타?”
또 다른 직원 하나가, 살벌해진 분위기를 잘 알면서도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번엔, 러시아에서 온 소식 때문이다.
그는 말했다.
“다온이 1위가 아니에요.”
“정말인가? 그럼? 포그바?”
“크흠. 아, 아뇨. 바란이 1위예요.”
“뭐?”
“바란. 다온. 포그바. 루카쿠. 드락슬러의 순이에요.”
러시아 ‘스포르트 익스프레스’의 투표로 인해, 이제 김다온과 포그바의 차이는 4점으로 줄어들게 된다.
만약 이보다 더 차이가 좁혀진다면, 투토스포르트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사실상, 골든 보이의 종결이다.
“…….”
싸늘한 침묵이 내려앉은 사무실의 바깥에선, 한가로이 지저귀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청아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짹- 짹짹-
***
필리프 람의 부상과 결장 소식은, 많은 분데스리가 관련 미디어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프리 시즌부터 그 가능성이 점쳐지기는 했지만, 정말로 중앙 미드필드로 보직을 변경한 람의 활약상은 모든 이들의 경악을 불러일으킬 만큼 충격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람을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고의 미드필드로 평했고, 휴식기에 발표될 ‘키커 랑리스테’에서는 최소 ‘Internationale Klasse’에는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뮌헨의 무패가도에 있어, 필리프 람의 활약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는 의미다.
하나, 뮌헨은 이제 그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최소 일주일. 경기의 숫자로는 최소 세 경기 이상을 필리프 람을 투입할 수 없다.
“하나-! 두울-! 하나-! 두울-!”
.
.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 시설. 제1 연습 그라운드.
분데스리가가 정한 규정에 의거하여, 리그 소속의 팀은 매일 최소 15분간 훈련 과정을 미디어에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해당 시간에 맞춰 기자들이 뮌헨의 훈련 시설을 찾았지만, 그들이 확인한 거라곤 지금까지와 조금도 다를 것 없는 몸을 푸는 과정이 전부였다.
펩 과르디올라는 절대로, 전술 훈련 부분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이에 불만을 표해도, 늘 마찬가지였다.
“하나-! 두울-! 하나-! 두울-!”
어제와 오늘 필리프 람이 없는 뮌헨을 예상해 보려던 기자들 모두, 실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그들은 조금 뒤, 펩을 마주한다.
“직설적으로 말할게요. 내일 전술이 뭐죠?”
“하하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라텐크로이츠(Lattenkreuz)’의 기자의 질문에, 펩이 겸연쩍은 웃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기자는 여전히 진지했다.
“다시 4-1-4-1로 돌아가나요?”
“전 포백을 둡니다. 그리고 공격에 한 사람을 두죠. 그건 맞지만, 꼭 그게 4-1-4-1이라는 건 아닙니다.”
“이런! 펩…….”
펩의 대답은 축구 감독들이 즐기는 전형적인 말장난이다.
축구 감독 대부분은 본인의 전술을 특정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 감독들의 인터뷰에서 포메이션을 규정짓는 단어들을 들을 수 없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이 실망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펩이었지만, 그렇다고 비밀을 말할 이유는 되지 않았다.
“당신들이 궁금해하는 건 이해합니다.”
“그걸 알고는 있나요?”
“물론입니다. 전 기계가 아니니까요.”
“그럼 더 좋군요. 내일은 필리프가 뛸 수 없습니다. 그건 맞나요?”
“네. 그건 분명합니다.”
이번 시즌 뮌헨의 오른쪽 풀백 포지션에서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김다온과 필리프 람, 단 두 사람뿐이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내일도 그렇게 되는 게 옳았다.
하비 마르티네스를 젝서(Sechser)에 놓아두고, 김다온을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시키는 4-1-4-1이 가장 현명해 보였다.
더구나 모레 상대할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는, 2부 리그에서 갓 승격한 분데스리가 최하위의 팀이다.
전술적 변수가 아니라, 주전 중에 상당수를 제외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경기라는 거다.
하나, 이번에도 중요한 건 환경이었다.
뮌헨은 이번 14라운드 이후 모처럼 일주일의 여유를 둘 수 있고, 2위 그룹에 희망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고의 선수들을 투입해 승점 3점을 챙기려고 할 것이다.
더욱이 김다온의 골든 보이 수상을 위해서라도, 그를 계속 경기에 출전시키는 건 무척 중요했다.
여기에 하비 마르티네스가 과르디올라식(式) 축구에 적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과 최근 이틀 밋첼 바이저의 경기력을 칭찬했다는 점도, 기자들을 혼란케 하는 요소였다.
김다온(RB)-하비 마르티네스(DM)의 조합이 아닌 밋첼 바이저(RB)-김다온(DM)의 조합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평소라면 뭐가 되던 결과를 먼저 확인하고 뒤에 내용을 가져다 붙여도 괜찮았지만, 골든 보이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은 전혀 이야기가 달랐다.
골든 보이 발표 이후의 기사를 위해서라도, 기자들은 많은 것들을 알아야 했다.
그렇지만 펩의 속마음을 캐내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들은 여전히, 제한된 정보만을 전달 받았다.
“이봐요!! 거기!! 촬영은 금지에요!!”
바이에른 뮌헨 측이 정한 15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많은 기자들이 클럽하우스 주변을 배회하는 이유다.
그들은 어떻게든 전술 훈련 장면을 확인하고 싶어 했지만, 평소의 배 이상이 배치된 뮌헨의 관계자들이 몰래 숨어드는 일을 막아서고 있다.
평소라면 먹혀들었을 회유에도, 그들은 꿈쩍도 안 한다.
“제발요. 30초면 된다고요.”
“그럼 펩이 저를 죽일 거예요.”
“500유로. 이걸로 안 될까요?‘
“으아-! 그건 정말 매력적이지만, 직업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은 아니네요. 나가요. 여긴 출입 금지니까.”
훈련장으로 통하는 개구멍 곳곳에서, 기자들과 뮌헨 직원들의 실랑이는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이어졌다.
***
2013년 11월 30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 시작 2시간 전
바이에른 뮌헨 0 : 0 브라운슈바이크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5-1(Flat)
람의 부상이 있기 전, 리베리가 갈비뼈 부근의 통증을 호소했던 일이 있었다.
그는 실은 14일에 있었던 우크라이나와 1차전에서 다쳤으며, 월드컵 탈락이 두려워 그걸 숨기고 19일 2차전에서 뛰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펩이 대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리베리가 그렇게 혼이 나는 것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서슬 퍼렇게 화낸다는 게, 무언지 깨달은 순간이다.
아무튼 그렇게 우린 리베리 없이 11월 A매치 후 경기를 소화해 왔고, 그런 도중에 터진 람의 부상은 펩을 더욱 혼자만의 세계로 몰아넣었다.
모스크바 원정에서 돌아온 다음 날 펩이 우리의 앞에서 열변을 토했었는데, 나를 뺀 누구도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펩의 이야기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삐이이-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한 버스가 우리를 알리안츠 아레나에 내려주고, 난 헤드셋을 착용한 채 밖으로 내려섰다.
찰칵-!
찰칵, 찰칵-!
어김없이 미디어들의 촬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차장을 벗어나 라커룸으로 통하는 복도에 들어선다.
“구텐 탁. 컨디션은 좀 어때?”
“좋아요.”
“최하위 팀이잖아. 박살을 내 버려.”
“그러려면 최선을 다해야죠.”
“하하. 네 모습을 보니, 저들에게 기회가 없겠는데?”
“당연하죠. 말이라고 해요?”
우릴 반기는 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라커룸으로 들어서서 내 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라커엔 등번호 2번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고, 그것을 붙잡은 나는 코를 박으며 냄새를 맡았다.
유니폼에선, 늘 똑같은 섬유 세제의 향기가 났다.
‘음- 잘 빨았네.’
나를 포함한 꽤 많은 이들이 유니폼의 냄새를 맡는 것으로 루틴을 시작한다. 뮐러와 노이어가 나와 같은 순서를 가졌고, 알라바도 유니폼을 입기 전에 냄새를 맡는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바스티와 바트슈투버 역시, 각자의 루틴에 냄새를 맡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짐을 정돈하고 훈련을 위한 장비들을 착용하고, 또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루틴을 하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라커룸 내 DJ인 뮐러가 튼 트랜스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난 괴상망측한 춤을 추는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으악-! 뭐야? 왜?”
“왜냐고? 몰라서 물어?”
“내 춤이 부러워?”
“차라리 죽고 말지. 노래나 꺼!”
“쯧-!”
이렇게 뮐러를 걷어차 노래를 끄고 나면, 그제야 모두 연습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갈 때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난 더더욱, 이 일을 관둘 수 없다.
“뭐야? 내가 자명종이라도 돼?”
“몰랐어? 더 울어 봐.”
퍼억-!!
“으악-!!”
또 한 번 엉덩이를 걷어차인 뮐러가 억울해하지만, 난 전혀 미안하지 않았다.
이것보다 더 심한 꼴을 당하는 것도 봤는데 뭐.
엉덩이를 차는 것 정도야 애교 수준이다.
“왜 나만 매번 이렇게 얻어맞는 건데?”
“지금까지 네가 한 일에 대고 물어봐.”
“잘생기고 위트가 있는 것도 죄야?”
“한 대 더 맞을래?”
“으익-! 사양할래!”
기겁한 뮐러가 부리나케 라커룸을 빠져나가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의 뒤를 따르는 나도 복도로 나섰다.
여기까진 늘 똑같은 일상의 모습이었지만, 피치로 나가 훈련을 시작할 때부터는 많은 것들이 달랐다. 피치 위나 관중석의 분위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훈련의 과정과 순서.
그리고 함께하는 이들을 말하는 거다.
물론 저쪽에선 익숙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4:2! 4:2로 준비해!”
뮌헨으로 온 이후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그런 과정들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낯선 것은 아니다.
늘 봐 왔을 뿐, 참여를 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준비는 끝났나? 좋아! 그럼.”
삐이익-!!
도메네크의 휘슬 소리를 들으며, 난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워밍업에 참여코자 힘차게 몸을 움직였다.
***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다니엘 다바리
CB ? 하비 마르티네스 / RB ? 오마르 엘랍델라우이
CB ? 제롬 보아텡 / CB ? 에르민 비차크치치
CB ? 단테 / CB ? 데니즈 도간
RWB ? 밋첼 바이저 / LB ? 노르칸 토이어카우프
LWB ? 데이비드 알라바 / RM ? 카림 벨라라비
CM ? 김다온 / RCM ? 미르코 볼란트
CM ? 토니 크로스 / CM ? 마르코 칼리지우리
RAM ? 아르연 로번 / LCM ? 케빈 크라츠
LAM ? 마리오 괴체 / LM ? 시메온 잭슨
ST ? 토마스 뮐러 / ST ? 도미 쿰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