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25)
324화
실로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경기의 승패와 양상은 명백한데, 한 남자를 중심으로만 보고 있으면 양쪽 모두 전혀 다른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취재를 위해 모로코로 날아온 레녹스 베이커.
그는 터져 나오는 감정을 얼굴에 희미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그것이 싫어 고개를 숙인다.
‘Goal.com’의 저명한 칼럼니스트는 무표정 이외의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 주는 것에 익숙지 않다.
“후후후. 여전히 흥미로워.”
잠시 뒤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린 그는, 시종일관 시선을 빼앗겼던 대상을 쫓다가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경기의 종료까진 대략 5분여가 남았다.
그러곤, 양 팀의 점수를 확인했다.
‘2:0으로 끝났어야 할 경기야. 보통이라면 그렇지.’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전 22분 만에 2:0을 만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 후부터, 어딘가 모르게 느슨한 플레이들이 속속 튀어나왔다.
마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라도 한 것처럼, 여전히 상대를 압도하고 있었지만 전까지의 강력한 모습은 아니었다.
‘정확히 그때부터였지.’
아마도 바이에른 뮌헨은 2:0 그대로 경기를 끝마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양 팀의 전력적인 격차에서 오는 근본적인 요소를 끝내 좁힐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김다온이 제르단 샤키리에게 소리를 내지르고, 토니 크로스를 향해 양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며 집중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뻔히 비어 있는 토마스 뮐러를 보고도 욕심을 부리다 기회를 날린 프랑크 리베리와 전반 40분경에는 스프린트를 멈춘 필리프 람에게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레녹스 베이커는 생각했다.
만일 김다온이 그렇게 소리를 지르지 않았더라면, 누구도 그들의 플레이가 느슨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설사 그걸 알았다고 해도, 선수들을 탓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만큼 이 대회에서 뮌헨의 전력은 절대적이었고, 우승은 기정사실로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김다온은 동료들을 다그치고 재촉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조금 심해 보이는 장면도 있었고, 후반 15분쯤에는 제르단 샤키리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이를 불편하다고 할 것이다.
‘또 무의미하다고 하겠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모든 인간이라면 그럴 것이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잔소리를 듣길 바라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계속되는 채찍질이 달가울 리 없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반적으로 옳다.
굳이, 저렇게 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김다온 개인에게로 초점을 옮겨 보면, 저 20살의 선수가 얼마나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들이 된다.
‘뮌헨의 선수가 된 걸로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레녹스 베이커는 궁금했다.
김다온은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독일의 한 가십 매거진은 김다온의 이적 당시, 그가 현재까지 벌어들인 수입과 뮌헨 계약 기간 동안 벌어들이게 될 돈을 기사로 만들어 낸 적이 있었다.
당시 레녹스 베이커는 가십 매거진의 전형적인 뉴스라며 인상을 찌푸리긴 했지만, 사람들은 19살의 어린 선수가 벌어들인 부(富)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대접을 받으며 뮌헨으로 이적했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겐 목표에 도달하는 일이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랬다면.
‘저런 모습은…….’
삑-!! 삐?익!! 삐이이익-!!!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피치 위의 뮌헨 선수들은 익숙할 승리에 조금 유별난 기쁨을 표시했다.
그렇다고 하여 호들갑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을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 딱 그만큼의 기쁨을 표현해 주고 있는 제스처 정도다.
“……파-핫!”
잠깐 그쪽에 시선이 끌렸었던 레녹스 베이커가, 다시 김다온에게로 눈을 돌리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
터벅터벅 걸어 동료들의 곁으로 향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과거 벤피카에서 유로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연히 전반적으로 기쁜 표정이지만, 그 속엔 아쉽다는 느낌이 잔뜩 묻어나 있다.
‘과연, 어느 쪽일까?’
바이에른 뮌헨은 RCA 카사블랑카를 4:0으로 제압했다. 첫 두 골이 팀 전체가 만들어 낸 것이라면, 후반전에 두 개의 득점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김다온 때문이었다.
물론 그는 오늘 득점 상황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고, 플레이 시간 중 상당수를 최후방에 머무는 데에 투자했다.
제롬 보아텡이 유독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 오늘, 김다온은 스스로 하프라인 아래에 머무는 것을 선택하며 몇 번이나 뮌헨의 뒷공간을 지켜 냈다.
레녹스 베이커는 이것이 펩의 전술적인 지시인지, 아니면 김다온 스스로 내린 개인적인 판단인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왜 저런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다행이군.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는 맛이 있겠어.’
아마도 오늘 김다온은 높은 평점을 받진 못할 것이다.
오늘처럼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득점한 선수들에 비해 조명받지 못한다. 피치 위에선 늘 있어 왔던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틀림없이, 누군가는 알아줄 것이다.
바로 저기 펩 과르디올라처럼 말이다.
우승 이후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눈 그가 가장 먼저 찾은 대상은, 두 골을 기록한 티아고나 주장 필리프 람이 아닌 겉으론 평범해 보였던 김다온이다.
그렇게 펩을 마주하고 나서야, 김다온은 비로소 아쉬운 감정을 털어 버리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신뢰하고 있군. 좋은 관계야.’
펩 과르디올라가 김다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지금까지의 인터뷰와 행적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김다온 역시, 펩을 이야기할 때마다 극찬에 가까운 말을 해 왔다.
하지만 정말로 둘의 관계가 어떤지는 뮌헨의 관계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단편적인 정보들을 종합하여 사람들에게 특정한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미디어다 보니, 가끔 진실은 호도되어 전혀 엉뚱한 모습이 사실로 포장될 때가 있다.
그래서 지금의 저런 모습이 더더욱 귀중한 것이다.
일반적으론, 99%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레녹스의 눈은 이제, 둘 옆의 카메라를 쫓는다. 잉글랜드의 중계방송사인 BBC의 화면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보다 사진기로 찍는 모습을 원했다.
‘갈색 반바지. 빨간 모자. 좋았어.’
저 사진기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일은, 오랜 경력을 지닌 레녹스 베이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기사를 준비하기 시작한 그는, 일찌감치 정해 둔 헤드라인 문구를 타이핑한다.
탁- 타닥- 타다닥-
그는 모처럼 김다온의 플레이를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다.
.
.
·경기 결과
바이에른 뮌핸 4 : 0 RCA 카사블랑카
[골] 단테 : 전반 07분(제롬 보아텡)티아고 : 전반 22분(데이비드 알라바), 후반 13분
토마스 뮐러 : 후반 21분(프랑크 리베리)
김다온 ? 94분 출전
***
주장인 람과 프랑크 리베리가 가장 앞쪽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금색 꽃가루가 하늘을 수놓음과 동시에 경기장 가득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난 뒤쪽에 서서, 약간 멍해 보이는 마누엘 노이어와 함께 기계적으로 점프를 뛰었다.
모로코 현지와 멀리 독일에서 온 원정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조금이지만 기분이 나아졌다.
“한심해.”
“그 정도는 아니야.”
“아니, 진짜. 네가 아니었으면, 기분만 더 잡쳤을 거야.”
“제발, 마누엘. 즐기자고.”
“그러는 넌?”
“난 즐기고 있는데?”
“진짜?”
“응. 예에에에에에-”
영혼 하나 없이 환호하는 척하는 내 모습에, 노이어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거렸다.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게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노이어의 옆을 택한 거다.
“병신 새끼.”
“그래- 우리 모두 병신이었어. 안 그래?”
“큭큭큭큭. 그건 그러네.”
결과적으로, 우린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 클럽다운 모습을 보여 줬다. 클럽월드컵에서 치른 2경기에서, 9득점과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내용 역시도 흠잡을 곳 없었다.
1차전 71.1%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갔고, 오늘은 그보단 덜 하겠지만 60%는 가볍게 넘겼을 거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허용한 슈팅도 손에 꼽는다.
“이런 내가 미친 걸까?”
“응. 몰랐어?”
“그럼 너도 미친 거네?”
“응. 몰랐어?”
“푸핫-!”
이제는 제법 뮌헨의 유쾌한 또라이들에게 많이 적응됐다. 사실 미친 녀석들이 너무 많다 보니, 정상이 무엇인지 까먹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뒤쪽에 서서 노이어와 수다를 떠는 동안 난 완전히 괜찮아졌고, 사진을 찍으러 움직였을 땐 제법 기뻐하기까지 했다.
앞쪽에서 먼저 포즈를 잡고 있는 샤키리의 뒤통수가 보여, 난 거침없이 손을 휘둘렀다.
찰싹-!
“!! 이봐-! 대체 무슨 짓이야?”
“앞이나 봐.”
“이게, 무슨.”
찰싹-!!
“으익-!”
이번에 샤키리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은 노이어다.
대신 손이 아닌, 장갑을 휘둘렀다.
“앞에나 보라고 병신아. 네가 오늘 잘 뛴 줄 알지.”
“오늘 열심히 뛰었거든?!”
“그게 최선을 다한 거면, 넌 오래 여기에 못 있어.”
“네가 뭔데? 회장이라도 돼?”
“아니. 그런데 루메니게가 나한테 시즌 끝나면 말하라더라.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 있다면 방출해 준대.”
“……진짜?”
짜증을 한껏 부리다 갑자기 멍한 얼굴로 멍청한 질문을 하는 샤키리를 향해, 노이어가 다시 장갑을 휘두른다.
찰싹-!!
“으익-! 그만 때려!!”
“그게 진짜겠어, 병신아?”
이쪽에서 일어나는 소란에, 리베리가 목소리를 높여 집중하라고 소리친다.
“경기 땐 정작 집중 안 했으면서.”
“내 말이.”
“이봐. 오늘 너랑 나 좀 맞는다.”
“언제는 안 그랬고?”
“……하긴. 그건 그러네.”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한 노이어와 다시 낄낄거리다가, 우린 훨씬 더 다정하게 어깨에 손을 걸치곤 포즈를 취해 보였다.
찰칵-! 찰칵, 찰칵-!!
***
[바이에른 뮌헨, 독일 클럽 최초 클럽월드컵 우승. – ESPN] [당연하기까지 한 뮌헨의 우승 : 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그림자들. – Goal.com/Written By. Lennox Baker]***
찰칵-! 찰칵, 찰칵-!
“좋아요-! 수고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
【한국 시각】 2014년 1월 6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올댓 스튜디오.
일정을 먼저 끝마치고 들어선 스튜디오.
난 한껏 맵시를 부린 아영이를 반겼다.
“고생했어. 힘들지?”
“쪼끔?”
“배 안 고파?”
“고파! 예약했어?”
“응. 당연히 했지.”
클럽월드컵이 끝난 지도 벌써 보름여가 지났다. 난 선수단과 함께 뮌헨으로 돌아온 뒤에, 펩의 가족과 함께 스페인으로 휴가를 떠났다.
크리스티나가 아영이를 설득해 성사된 휴가로, 우린 카탈루냐에 있는 한 호화로운 빌라에서 휴식을 취했다.
펩이 어렸을 적 살았던 산트페도르(Santpedor)를 함께 방문하기도 했고, 해가 지기 전에는 빌라로 돌아와 고기를 굽고 간단히 와인을 즐기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여전히 술은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인 노력과 아영이의 지도편달(?)로 주량이 제법 늘어난 덕분이다.
개인적으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며 하루 종일 축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몸 관리를 소홀하게 한 것은 아니다.
아침에 해가 뜨기 전 일어나서 꼬박꼬박 6~7km를 달렸고, 펩의 소개로 알게 된 트레이닝 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실내 훈련을 반복했다.
한국으로 온 뒤에도 그것은 크게 다를 것이 없어서, 매번 신세를 지는 ‘Artfootball’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 왔다.
광고 촬영이 끝난 스튜디오를 나와, 미리 예약해 둔 식당을 찾아 움직인다.
오늘은 매니저를 포함한 아영이를 돕던 스태프들도 동행 중이고, 이전에 함께했던 걸그룹의 사람들과 아영이 소속사의 사람들도 다수 포함된 대규모의 회식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일단 이 차량엔 매니저와 우리 두 사람만 탔다.
다른 사람은 뒤에 따라올 거다.
“나 그거 받아들이기로 했어.”
“진짜?”
“응. 재미있을 것 같아서.”
현재 크리스티나 세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명품 브랜드샵을 운영하며 명성을 얻고 있다.
본래 그녀의 아버지가 오랜 기간 의류 사업을 해 왔는데, 그걸 바탕으로 직접 패션 시장에 뛰어들어 크긴 않지만 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래서 전부터 세라는 아영이에게 일을 배워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해 왔는데, 그걸 받아들인 것 같다.
“아침에 연극 배우러 갔다가, 딱 시간 맞을 것 같아.”
“그래. 그렇게 해.”
쿨하게 대답했을 때, 아영이가 대뜸 내게 기대 왔다.
그러다 눈치를 살짝 보더니,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건 아영이 소속사에서 보내 준 밴이고, 매니저분이 운전을 하고 있다.
“뽀뽀해 줘.”
귀엽게 속삭이며 말하는 아영이의 요청을 난 절대로 거절할 수 없다.
쪽-
“자긴 오늘 어땠어?”
“괜찮았어. 자기 쪽 사람들이 잘 챙겨 주더라.”
“그치이~ 내가 잘 부탁한다고 했거든.”
뽀뽀를 한 것 때문에 경계가 조금 느슨해진 걸까?
아영이가 평소처럼 애기 같은 목소리를 냈다.
내가 없는 장소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모습으로, 평생 장녀로만 살아온 아영이는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뭐 정작, 힘들 때 기대는 건 나인 것 같지만 말이다.
실은, 무척 어른스러운 사람이다.
아무튼 애초부터 우린, 한국에서의 일주일을 바쁘게 지내기로 하곤 일정을 앞으로 몰아 둔 상태였다. 아영이가 주로 광고와 잡지 촬영 때문이었다면, 난 광고와 축구가 반반이었다.
그래서 난 이번에도 에이전시를 대행해 줄 업체를 섭외하려고 했는데, 아영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며 소속사에 전화를 걸어 날 도와줄 사람들을 구해 주었다.
오늘의 회식은, 날 도와준 이에 관한 감사의 표현이다.
아영이야 말할 것도 없고.
탁-!!
오늘 예약한 곳은 강남에 있는 한 한우집이다. 계산은 당연히 내가 할 생각이고, 괜히 얻어먹는 일이 생길까 싶어 카드도 따로 맡겨 두었다.
안으로 들어가 먼저 자리를 잡고 앉으니,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아직 사람은 다 안 왔는데, 먼저 먹죠?”
“네에-!”
내 제안에 스타일리스트분들이 크게 대답을 하셨고, 실컷 드시라고 말한 나는 술이 들어온 뒤에 자리를 찾아 움직이며 잔을 채워 드렸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지금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
난 계속 그렇게만 말했던 것 같다.
“어이고! 김 선수!”
뒤늦게 온 아영이 소속사의 대표팀과 높은 분들이 들어서고, 가장 마지막으로 스케줄을 끝내고 온 아영이의 전 동료들이 안을 채웠다.
“후아- 정신없다.”
어쩌다 보니 여기저기 불려 다니게 되었는데, 한참 지나 자리로 돌아왔을 땐 아영이는 이미 얼큰하게 취한 뒤였다. 오랜만에 사람들과 만나니, 잔뜩 기분이 좋았나 보다.
잠깐 정신을 차리려고 사이다를 한 모금 마시고, 몸 왼쪽을 아영이에게 내어 준 채 실내를 돌아봤다.
어디를 봐도 곳곳이 연예인이었는데, 그것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여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자기! 어디 봐?! 나 봐야지!”
“어?”
퍼뜩 정신을 차려 고개를 돌리자, 아영이가 대뜸 내 볼을 잡곤 입을 맞췄다.
어우, 소주 냄새.
취하는 건 아니겠지.
“으어~~ 진짜! 언니, 그만 좀 해!”
“왜애-! 내껀데!”
목을 감으며 끌어안는 아영이를 향해, 주변의 야유가 쏟아져 내린다.
“형부-! 술 한 잔 해요!”
“혀, 형부요?”
우리 동갑 아니던가?
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안 그럼 언니가 혼내요.”
“그래-! 짜식이 말이야! 형부한테 형부라고 해야지. 쯧.”
“그래서 지금 형부라고 했잖아.”
“웅-! 아이구 잘한다아~”
마음껏 풀려 있는 아영이를 보고 있으니,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독일에서 지내며 외로운 건 아닐까?
지금 그걸 묻고 싶었지만.
“자, 건배 건배 건배애-!”
좋은 기분을 망치는 건 또 아니다 싶어, 일단 이 말을 가슴속에 담아 두기로 한다.
아영이가 내게 항상 말했던 것 하나.
좋아하는 사람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보는 것 역시, 내가 행복한 일이다.
오늘은 내가, 그걸 실천할 때인 것 같다.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꺄아아아악-!! 원샤아앗-!!”
물론, 술은 적당히.
***
※ 2013/14 겨울, 키커 랑리스테
-> 미디어 내부 사정으로 발표일이 늦춰짐
-> 2013.12.24. B/H 발표
-> 2013.12.31. K 발표
-> 2014.01.03. IK 발표
-> 2014.01.07. WK 발표
□ Kicker-Rangliste Winter 2013/14
: Aktuelle Rangliste
+Torhuter(골키퍼)+
Nicht belegt(없음)
+Innenverteidiger(중앙수비수)+
Nicht belegt(없음)
+Außenbahn defensiv(측면수비수)+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Außenbahn Offensiv(측면공격수)+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Mittelfeld defensiv(수비형미드필드)+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
+Mittelfeld Offensiv(공격형미드필드)+
Nicht belegt(없음)
+Strumer(공격수)+
Nicht belegt(없음)
+Deutsche im Ausland(국외 독일선수)+
Nicht belegt(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