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26)
325화
[골든 보이, 최연소 키커 랑리스테 월드클래스, 그다음은? – bleacherreport/2014.01.07.(오후)] [“처음 김다온을 영입하겠다고 했을 때, 내부에서 꽤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람과 알라바가 있는 상황에서 풀백에 또 큰돈을 투자하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꽤 행복하다.” –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Via 2013 겨울 키커 랑리스테 발표 후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인터뷰 요청에서/2014.01.07.(오후)] [“우리 아디다스와 바이에른 뮌헨은 10년 이상을 책임질 최고의 히트상품을 얻었다. 난 매우 행복하고, 뮌헨 역시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 헤르베르트 하이너 Via 2013 겨울 키커 랑리스테 발표 후 페이스북을 통해/2014.01.07.(오후)] [“현재 최고는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말디니와 비슷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최소한 내게 있어, 함께해 본 선수들 중 가장 큰 투쟁심을 지녔다. 언젠가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는 방법까지 알게 된다면, 그땐 진정 최고가 될 것이다. – 조르제 제수스 Via 아 볼라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2014.01.07.(오후)]***
[골든 보이에 뷔케라고? 스무 살에? Oh mein Gott(이런 세상에나!!) – 필리프 람 Via 트위터] [걘 X나 빠른데, X나 빠른 건 달리기만이 아닌가 보네. 축하-! 하지만 나도 WK거든? – 프랑크 리베리 Via 트위터] [축하해-! 아, 그리고 다니가 너한테 축하한다는 말 전해 주래! – 티아고 Via 트위터] [네이마르? 포그바? 루카쿠? 그럴 리가. 결과가 누가 최고인지 말해 주고 있잖아? 계속 그렇게만 해, 형제여!! 네 뒤엔 항상 내가 있어!! – 제롬 보아텡 Via 트위터] [내 가장 좋은 Coreano Amigo! 축하해! 2013년은 네 것이었네. 2014년도 알지? 아, 월드컵만 빼고. – 단테 Via 트위터] [왜 난 WK가 아닌데? – 마누엘 노이어 Via 트위터] [쏠 거지? 쏠 거지? – 토마스 뮐러 Via 트위터]***
2014년 1월 10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 시설. 퍼포먼스 센터, 감독실.
벌써 한 달 넘게 이어진 분데스리가의 겨울 휴식기지만, 리그가 다시 열리려면 아직도 아흐레가 남아 있다.
“이런! 오늘도 퇴근은 아직인가?”
“?”
테이블에 앉아 전력 분석에 한창이던 펩 과르디올라가, 문 앞에 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를 확인한다.
펩은 안경을 내렸고, 루메니게는 안으로 들어선다.
클럽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마주하는 자리다.
“휴가는 잘 다녀왔나?”
“네. 이곳은 참 좋더군요.”
“하하하. 분데스리가가 세계 최고인 이유이지.”
“다른 리그도 이 부분만큼은 꼭 배워야 해요.”
분데스리가만의 독특한 ‘50+1’정책에서도 잘 드러나듯, 독일의 축구 협회는 자본이 개입하는 것을 무척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리그를 확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제안해도, 분데스리가는 현재의 전통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물론 여기엔, 독일의 겨울 날씨가 축구를 하기엔 너무 춥다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드디어 팀이 모두 건강해졌군.”
“완전히는 아니죠. 바스티는 여전히 아픕니다.”
“……요즘은 좀 어떤가?”
주어가 생략된 말이었지만, 펩은 곧바로 알아들었다.
“적당한 타협점을 찾은 것 같긴 해요.”
“그런가? 그거 다행이로군.”
“하지만 여전히 이 팀엔 클럽과 24시간 함께할 수 있는 의료진이 필요합니다.”
“자네가 적응할 수도 있지 않겠나.”
“클럽이 저를 지원해 줄 수도 있겠죠.”
현재 펩 과르디올라가 보여 주는 모습에 행복함을 느끼는 루메니게였지만, 몇몇 주제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뮐러-볼파르트 부자(父子)와의 신경전이었고, 그다음은 선수 기용에 관한 것이다.
“응?”
자리를 떠나려던 루메니게.
그런 그의 눈에 테이블 위에 어지럽혀진 서류 중 하나가 들어왔다.
“24일 경기인가?”
“네. 대충 명단을 그려 둬야 하니까요.”
“하비는 벤치로군.”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 아마도요.”
“이유를 물어도 되겠나?”
“티아고의 현재 폼이 더 좋습니다. 그렇다고 필리프를 뺄 수는 없겠죠. 무엇보다, 제가 하려는 축구에 티아고가 훨씬 더 적합합니다.”
“우린 하비를 위해 많은 돈을 들였네, 펩.”
“그건 저도 압니다.”
김다온의 이적 전까지, 하비 마르티네스는 바이에른 뮌헨의 이적료 클럽 레코드를 지닌 남자였다. 괴체의 이적과 마찬가지로, 클럽 수뇌부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경우다.
그리고 영입 즉시, 뮌헨의 핵심 전력으로 도약했다.
특히 지난 시즌은 최고 중 하나라 봐도 괜찮았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함께 분데스리가 최고의 중원을 구성했고,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12/13 겨울 키커 랑리스테 K, 2013 여름 키커 랑리스테 IK에 올랐다.
이것은 펩이 감독으로 임명되고 일주일 후의 일이다.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루메니게가 답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수 기용의 전권은 감독에게 있었지만, 클럽과 함께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클럽 측의 의사를 라인업에 반영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클럽월드컵 직후 루메니게를 찾아온 얀 키르히호프도 펩이 자신을 쓰지 않으려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그는 샬케 04로 임대가 되었다.
그것도, 주급 일부를 뮌헨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이렇듯 선수의 불만은 클럽의 손해가 된다.
만약 바이에른 뮌헨의 현재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루메니게는 망설임 없이 펩에게 스쿼드에 변화를 줄 것을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선,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뿐이다.
“하비는 우리 클럽에서 중요한 존재일세.”
“명심하죠.”
“……그래. 필요한 게 있다면 말하게나.”
“그러겠습니다.”
펩 과르디올라와 불편한 주제로 대화를 할 때마다, 루메니게는 항상 기계와 대화하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온화한 표정과 말투지만, 그 속에 감정은 전혀 없었다.
뮌헨의 회장은 문득,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지금까지 느낀 바에 따르면, 펩 과르디올라는 가까워지기 무척 힘든 사람이다. 푸근한 인상과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그와 가까워지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 차디찬 벽을 마주한다.
평생 뮌헨의 철학 속에서 살아왔던 루메니게에겐, 그런 펩과 친해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했다.
굳이 회장과 감독이 친분을 쌓을 필요는 없다지만, 유프 하인케스를 통해 잘 드러나는 것처럼 ‘Wir Sind Wir’라는 철학은 한 번 뮌헨에 몸담은 이와 독특한 연결 고리를 만든다.
그러나 여전히 펩 과르디올라는 그 연결 고리의 바깥이다. 마치, 언제고 튕겨져 나갈 것만 같다.
그리고 정확히 그 반대편에 김다온이 있다.
그는 안티(Anti) 펩 과르디올라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있다. 이번 겨울엔 심지어 휴가까지 함께했다.
당시 스페인을 찾았던 마티아스 잠머의 말에 의하면, 펩과 김다온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축구 감독과 선수가 아닌 오랜 친구 혹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숙적처럼 보였다고 한다.
두 개의 관계에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당시 둘의 모습이 어땠을지 쉽게 상상이 됐다.
무엇보다, 그런 것은 이곳 뮌헨에서도 종종 보던 것이다. 수주 전에도 두 사람은 연습용 피치에서 체스를 기물을 움직여 가며 전술을 논하기도 했다.
당시 둘은 때때로 서로의 의견일치에 행복해하다가도, 순간 견해가 달라지면 곧장 큰 소리를 쳤다.
중요한 건, 행복해 보였다는 거다.
‘그럼 된 거야. 그럼 된 거.’
결과가 좋으니 굳이 문제를 삼을 필요는 없다.
오늘도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루메니게가 클럽하우스를 나선다.
그러나.
부르르르르-
부르르르르-
“…….”
마리오 만주키치로부터 걸려 온 전화에, 루메니게의 머리가 다시 아파 오기 시작한다. 어떠한 말을 하려는 것인지가 대충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꾸준히 출전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만주키치 역시 불행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루메니게가 바라는 일이기도 하다.
레반도프스키에게, 뮌헨의 9번을 주기 위해.
결국, 루메니게 역시 이기적인 것이다.
톡-
“그래. 마리오. 무슨 일인가?”
그냥 어떻게 지내시나 해서요. 겨울 휴식기가 끝나면 매일 뛸 수 있을까도 궁금하고요.
“자네는 이 팀의 최고 공격수 아니겠나?”
당신에게 받는 지지만큼, 감독도 그런지 잘 모르겠어서요.
“…….”
펩 과르디올라가 모르는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있는 루메니게의 고충은, 오늘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
2013년 1월 15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 시설. 퍼포먼스 센터.
드디어 잠겨 있던 클럽하우스가 문을 개방했고, 3주가 조금 넘는 휴가를 끝마친 우린 클럽하우스에 모였다.
“여어-! 뷔케!!”
“응?”
“오~ 내 뷔케 친구!! 앞으론 뷔케가 아닌 것들하곤 말도 섞지 않는 거야. 약속하지? 응?”
“……뭐라는 거야?”
나를 발견하자마자 다가온 프랑크 리베리가 어깨를 팡팡 두드리다 안으로 들어서고, 난 뒤이어 걸음을 옮기고 있는 알라바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알라바는, 고개를 떨어트리며 한숨을 푸욱 하고 내쉬었다.
“하아아아아-”
톰과 제리의 관계인 리베리와 알라바에게서 서로 때문에 한숨을 내쉬는 광경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었으나, 오늘은 뭔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침부터 나랑 한마디도 안 하려고 해.”
“뭐? 왜?”
“들었잖아? 뷔케가 아닌 것들하곤 말도 안 섞는다고.”
“진짜? 진심이야?”
고개를 쓱 대회의실 안으로 밀어 넣자,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 채 도도하게 앉아 있는 리베리가 보였다. 그런 그에게 몇몇이 다가가 인사를 걸지만,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마누엘 어딨어?”
“음- 나도 그게 걱정이긴 하다.”
키커에서 날 뷔케로 선정한 후,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축하 트윗이나 DM을 받았다. 일부는 거기에 더해 전화도 걸어왔고, 알라바는 아예 영상을 만들어서 보내왔다.
하지만 동료들 중 유일하게, 마누엘 노이어는 내게 어떠한 축하의 말도 보내오지 않았다.
이유는 당연히 키커 랑리스테 뷔케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인데, 올해는 유독 반응이 컸다.
“할로.”
“응?”
“?”
알라바와 함께 리베리를 바라보고 있을 무렵, 확실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누군가가 건조한 인사와 함께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등짝을 보아하니 노이어였고, 반사적으로 손을 뻗은 알라바가 그를 붙잡았다.
“이런! 뭐야?!”
“어- 그게…….”
다급했던 손길 때문이었는지, 노이어의 상의 목 부분이 살짝 늘어나 버렸다.
‘아 젠장.’
좋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내가 아차 하고 있을 무렵, 살짝 얼어 버린 알라바가 어깨에 묻은 먼지를 털어 주려고 했다는 둥의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씨알도 먹히지 않을, 그런 말들이다.
노이어는 예상대로 반응했다.
“먼지는 내가 털 수도 있어. 나도 손이 있거든.”
“음- 어- 그게. 그, 그렇지?”
탁! 탁!
노이어가 느린 동작으로 왼손을 움직여 오른쪽 어깨를 털 때마다, 알라바는 마치 두드려 맞기라도 하는 것처럼 몸을 움찔움찔 거렸다.
저건 전부 학습의 결과다.
화난 마누엘 노이어가 얼마나 미친놈이 될 수 있는지를 잘 알기에, 저 골키퍼가 저기압일 땐 뮐러나 리베리조차 장난을 치려고 들지 않는다.
그저 두 사람 모두 [“마누엘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 [“걘 놀려도 재미없어.”] 따위의 말로 스스로 쫄았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리베리가 노이어의 인사를 받아 주지 않을까도 싶겠지만, 그거야 모르는 일이다.
‘워낙 미친 인간이어야 말이지.’
이 클럽에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게 잠깐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지만, 일단 지금은 리베리가 노이어의 인사를 받아 주느냐가 더 중요했다.
뒤에서부터 차례대로 인사를 건넨 노이어가 앞으로 향하고, 가장 앞자리에 앉은 리베리를 마주 본다.
그런데.
“응?”
“엥?”
슬쩍 아래를 내려다본 노이어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대회의실을 한 바퀴 돌아 자리를 찾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순간 우린 호기심이 동했다.
“뭐야? 저거 왜?”
“가 보자.”
“어? 어, 그래.”
매일 아침 출근해 스쿼드 전체에게 인사를 건네는 건, 노이어의 오랜 루틴 중에 하나다. 우리가 어디에 있건, 저 남자는 무조건 찾아와 인사를 건넨다.
한 날은 이런 일이 있었다.
전날 피자를 과식한 클라우디오 피사로가 속이 불편해 화장실에 앉아 있었는데, 그 앞으로 찾아온 노이어가 노크를 하며 문을 열라고 했다.
[똑똑똑-] [“우윽- 누구야?”] [“나야. 할로. 좋은 아침.”] [“나 지금 똥 싸는 거 안 보여? 인사는 나중에 하자고!”] [“좋은 아침이라 해 주면 되잖아.”] [“나! 지금! 똥! 싼다고!”]사실 이건 사람들 사이에서 피사로의 대응이 나빴다고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냥 할로라고 한마디 했으면 노이어가 갔을 건데, 괜히 먼저 짜증을 냈다고 말이다.
하지만 처음 내가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땐, 피사로가 뭘 잘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배탈이 났으니 당연히 신경이 예민한 상태였을 거고, 시합 전날이라거나 전전날이었다면 출전 여부 때문에라도 신경을 잔뜩 쓰고 있는 상태였을 거다.
한데 그런 상황에서 인사나 하잡시고 계속해서 화장실 문을 두드려 댔으니, 화나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피사로보고 잘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당사자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그때 바이에른 뮌헨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동료들이 집에 쳐들어 왔을 때부터 알았어야 했는데, 눈치가 더럽게 없다며 스스로를 탓해도 봤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최대한 빠르게 걸음을 걸어, 리베리의 앞으로 온다.
그리고 우리가 본 건, 아까 설명한 자세 그대로 어째서인지 안대를 착용하고 있는 프랑크 리베리였다.
“…….”
“……이봐. 지금 이거?”
“응. 자는 척하는 것 같은데?”
알라바의 질문에 내가 답하자.
“아냐. 나 자고 있어.”
“프랑크! 지금 대답했잖아요!”
“?”
“이봐, 다온. 거기 있어?”
“하아- 네, 프랑크. 말해요.”
“거기 네 옆에 있는 녀석한테, 뷔케가 아니면 대화를 섞지 않겠다고 전해 줘.”
내 이야기에는 뻔히 잘 대답을 하면서도, 끝까지 알라바와는 대화를 섞지 않는 프랑크 리베리다.
거참, 컨셉 한 번 확실하네.
“들었지?”
“이런, 빌어먹을. 프랑크!”
짐작건대, 아마도 리베리는 노이어의 루틴이 자신의 컨셉에 문제가 될 거라는 것을 알곤 안대를 챙겨 왔을 거다.
그리고 목소리를 들었는지 아니면 들어오는 것을 봤는지 알 수는 없지만, 노이어가 대회의실에 입장했다는 것을 알곤 안대를 쓴 것이다.
노이어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컨셉을 확고하게 끌고 갈 수 있는 현명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어이가 없는 건, 굳이 리베리와 어떻게든 말을 섞으려는 데이비드 알라바다.
녀석은 아예 리베리의 옆에 자리를 잡더니, 귀에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나직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프랑크…….”
“…….”
탁-!
절로 손바닥이 이마로 향하는 경험을 하며, 난 이곳에 더 있다간 미쳐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자리를 피하기로 결정을 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산 넘어 산이랄까?
“이봐-!! 너 내 트윗 봤지? 왜 답을 안 하는데?”
[……하아~~ 아이고, 두야.]“뷔케를 받았으면 쏴야지!! 그것도 인생 첫 뷔케잖아!! 그래서? 쏠 거지? 쏠 거지? 응? 쏜다고 말해!”
한국 특유의 한턱내는 문화를 알려 주는 게 아니었다.
전에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곤 계산을 하며 쏘는 문화를 말해 주고 ‘쏜다’는 한국어와 의미를 알려 준 적이 있었는데, 그걸 귀신같이 기억하는 뮐러가 끊임없이 그걸 강요하고 있다.
[쏜-다! 쏜-다! 쏜-다! 쏜-다!]리베리를 벗어나니 노이어가 왔고, 그렇게 무사히 넘어가는가 싶더니 알라바가 갑자기 미친놈이 되었다가, 이번엔 진짜 미친놈을 만나 버렸다.
지금 내 기분을 설명하자면.
‘하아~ 휴가가 더 있었어야 했어.’
긴 겨울 휴식기에서 돌아오자마자, 내 머리는 급격히 아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