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3)
33화
AC 호르센스의 골키퍼 쇠렌 요쿰센(Soren Jochumsen)은 산전수전을 모두 다 겪은 덴마크 수페르리가의 백전노장이다.
1976년 호르센스에서 태어나, 평생을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의 클럽에서 뛴 그는 클럽과 서포터 양쪽 모두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었다.
원클럽맨을 자처한 요쿰센은 비록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베테랑 골키퍼를 원하는 클럽들의 숱한 유혹을 뿌리쳐왔다.
1994년 유스 소속으로 첫 데뷔전을 치른 이래 통산 3만분 이상을 골키퍼로 뛰어온 그였지만, 지금 처한 상황은 무척이나 꺼려지는 순간이었다.
그의 눈앞엔, 앳된 티를 벗겨내지 못한 이방인이 있다.
“휴우- 그 전에 끝냈어야 했어.”
.
.
·승부차기
AC 호르센스 0 : 0 FC 노르셸란
AC 호르센스 : OXOOXOX
FC 노르셸란 : XXOOOO-
요쿰센의 머릿속에서는, 직전 상황에서 막아내지 못한 슈팅이 자꾸만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란스코프의 슈팅은 명백한 실수였지만, 반응이 다소 늦었던 탓에 손끝을 가져다 대는 것 정도에 그쳤다.
덕분에 이제 그는, 원치 않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머릿속 장면은, 몇 주 전의 통화로 향한다.
[그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슈팅이었어요.] [설마, 그 정도는 아니었겠지.]통화의 상대는 다름 아닌, 브뢴비 IF의 골키퍼 마이클 퇴른스였다.
그는 FC 노르셸란과의 경기가 끝난 이후, 손바닥 인대와 근육에 손상을 입으며 최소 3주가량 팀을 이탈하게 되었다.
[어떻게 몸이 반응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뭔가 번쩍이는 것 같았고, 어느새 전 축구공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죠. 그런데 그거 알아요?] [뭐지?] [이걸 아는 상태에서 만약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과연 제가 똑같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모든 축구선수에게 있어 장비는 항상 중요한 법이다.
그렇지만 특히 골키퍼의 경우, 장갑이 없다면 한 경기를 건너 한 번씩 부상을 호소할 것이다.
안쪽 전면에 박음질 된 라텍스는 충격을 혁신적으로 줄여주고, 손가락과 손목이 꺾이는 것 역시도 막아준다.
그러므로 골키퍼들은 강한 슈팅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댄다.
또한, 어린아이들이 골키퍼로서 가장 먼저 배우는 건 축구공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는 방법이다.
그런데도 퇴른스는 겁을 집어먹었다.
김다온의 슈팅에 대해.
‘휴우- 아니야. 그래 봤자 16살이잖아? 제법 강하게 볼을 찰 줄은 알겠지만, 마이클이 운이 없었던 거야.’
베테랑답게, 요쿰센은 금방 마음을 추스른다.
그리곤 이 승부차기를 여덟 번째 키커까지 끌고 가기 위해 전의를 가다듬었다.
장갑이 단단히 끼워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양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며 정신을 일깨우려 노력한 것이다.
그런 뒤에 그는 축구공에 시선을 고정한 김다온을 바라봤다.
과연, 저 꼬마는 어디로 축구공을 보낼 것인가?
이것은 골키퍼라면 키커와 상관없이 하는 고민이다.
파넨카 킥의 창시자인 안토닌 파넨카(Antonin Panenka).
그는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을 했다.
골키퍼로서 수없이 많은 페널티킥 순간을 맞이해 본 요쿰센은, 이런 파넨카의 말에 깊은 동의를 표해왔다.
누가 먼저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 자신이 가진 수를 꺼내는지에 늘 승패가 달려있었다.
김다온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골키퍼를 봐온 요쿰센이었기에, 그는 누구보다 인내심에 자신이 있었다.
차갑게 머리를 식힌 요쿰센이 손을 좌우로 길게 뻗은 채,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양쪽 골포스트 중 어느 한쪽에 더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적절한 자리다.
만족스러워진 요쿰센이 오랜 루틴에 맞춰 가볍게 제 자리에서 콩콩 뛰곤 자세를 낮췄다.
그리곤 곧바로 몸을 날릴 방향을 정했다.
강한 슈팅을 즐기는 키커라면, 상대적으로 후려차기 편안한 방향을 선택하는 게 보통이다.
결국은 확률의 싸움.
‘그렇다면 왼쪽.’
왼쪽. 그러니까, 김다온의 입장에서 오른발에 가까운 포스트로 몸을 날리기로 한 요쿰센이 주심을 바라본다.
그리고 곧.
삐익-!
짧게 이어진 휘슬 소리 후, 잠깐 축구공을 뚫어지라 쳐다보던 김다온이 천천히 왼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몸을 조금씩 움직여 도약을 준비하던 요쿰센은, 김다온이 오른발을 휘두르는 것에 맞춰 오른쪽 발바닥에 힘을 주었다.
투웅-!
축구공을 차는 소리는 결코, 요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요쿰센이 지금까지 지켜봐 온 어느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날아 들어왔다.
왼쪽으로 다이브하기로 했었던 다짐을 까맣게 잊을 만큼, 김다온의 슈팅은 빛처럼 날아들어 요쿰센의 머리 위쪽을 통과했다.
아니, 통과시켜버린 것이다.
요쿰센은 얼굴 쪽으로 날아든 축구공에 충분히 손바닥을 가져다 댈 수 있었다.
만약 자신의 다리가 풀리지만 않았어도, 분명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찰나, 그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었다.
바로, 통화의 끝에서 나온 퇴른스의 마지막 이야기였다.
[녀석이 슈팅을 쏘면, 덤프트럭이 돌진해 와요. 교통사고를 조심해요. 차가 돌진하는 길에 서 있지 말자고요. 뭐, 웃긴 말이긴 하네요.]균형을 잃은 모양새로 자리에 주저앉은 AC 호르센스의 베테랑 골키퍼의 앞에서, 결과를 확인한 김다온이 하프라인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허탈함에 좌절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은 요쿰센은 올이 나가버린 장갑의 손가락 끝부분을 바라본다.
오른손 중지의 끝이 닿는 그곳은 마치, 공구연마기에 닿은 것처럼 조금 헤어져 있었다.
“······믿을 수 없어.”
요쿰센은 자신의 안전과 승리를 교환한 것이 과연 올바랐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슈팅을 피한 것이 자신이란 것도.
작은 부끄러움은 곧, 크게 번져나간다.
홈팬들과 똑같은 악몽을 공유하게 된 요쿰센의 고개는, 도무지 위로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
.
·경기결과
AC 호르센스 0 : 0 FC 노르셸란
(승부차기 4 : 5)
AC 호르센스 : OXOOXOX
FC 노르셸란 : XXOOOOO
[DA-ON KIM!! FC 노르셸란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견인하다! – Holdnyt.dk] [그레이트데인처럼 뛰어다닌 풀백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FC 노르셸란은 리그컵에서 모습을 감추었을 것이다. – 올르 다인(SBS Discovery Studio 패널) Via Twitte]***
.2010년 11월 14일 경기결과
FC 노르셸란 2 : 1 링뷔 BK
김다온 ? 미출전(명단 미포함)
.2010년 11월 21일 경기결과
FC 쾨벤하운 2 : 1 FC 노르셸란
김다온 ? 미출전(명단 포함)
.2010년 11월 28일. 경기결과
FC 노르셸란 1 : 1 쇠네르위스케
김다온 ? 83분 출전(평점 6.4 팀 내 5위)
.2010년 12월 5일. 경기결과
FC 노르셸란 2 : 1 AC 호르센스
김다온 ? 16분 출전(교체출전/평점 6.0)
[전반기 결산 : 1. 쾨벤하운의 독주와 노르셸란의 약진. – Futaa.com] [휴식기를 맞이한 덴마크 수페르리가엔은 3개월 뒤, 후반기를 맞이한다. – eyefootball.com]***
2010년 12월 12일. 셸란, 덴마크. 스네르바이 7, 3500 배얼래쇠.
#오전 11 : 04
띵-동.
“왔다-!”
“어머, 얘!”
초인종이 울리자마자, 난 그야말로 총알같이 튀어나갔다.
하지만 이내, 중요한 걸 깜빡했다는 걸 깨달았다.
“아드을! 짐은 가져가야지이-!”
“아, 맞다!”
바보처럼.
오늘부터 3박 4일 동안 집을 비울 예정인데, 가장 중요한 여행용 가방을 바닥에 놓아두고 왔다.
거실에서 나온 엄마가, 현관 입구에 선 내게 가방을 건네신다.
“아이구~ 우리 아들.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하여간 칠칠치 못하게 굴지 말고. 전화하는 거 잊어버리면 안 돼. 알겠지?”
“아이- 진짜. 내가 뭐 앤가?”
“엄마한텐, 넌 평생 애야!”
“알겠어요! 그럼, 다녀올게요!”
“잘 다녀와-! 알겠지? 전화하는 거 잊어버리지 말고! 이는 잘 닦고 자야 한다! 알겠지?“
“네-!”
“조심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좀 아들을 믿어줘도 되지 않을까?
한국 나이로는 난 벌써 17살이고, 3주 정도가 지나면 18살이 되는데 말이다.
물론 덴마크 기준으로는 여전히 16살이긴 해도 말이다.
딸깍-.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 순간부터, 완전히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다.
“고 모언!”
“하하. 그것참 힘찬데? 잠은 잘 잤어?”
“아뇨! 근데 하나도 안 졸려요!”
“크큭. 그래- 나중에 비행기 안에서 곯아떨어지지나 마.”
“설마요. 그럼, 뭘 타죠?”
“따라와. 밖에 택시를 준비해뒀어.”
고갯짓하며 앞장서는 사람은 내 에이전트인 요나스 보럽이다.
UNC와 계약한 이후, 요나스는 종종 나와 가족들에게 연락해 필요한 것은 없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전반기가 끝난 다음 날, 내게 전화를 걸어 온 요나스는 생일이 다가오지 않았느냐며 뭐 갖고 싶은 건 없냐고 물었다.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던 내가 축구화나 사달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 갑자기 요나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아-! 이건 어때?]바로 그게, 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
“좋은 여행 되세요.”
“네! 당연하죠!”
“응?”
당황해하는 스튜어디스 누나를 남겨둔 채로, 난 게이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 앞에, 날 영국으로 실어나를 비행기가 보인다.
그래.
영국.
[EPL을 보러 가자. 나도 어차피 그때 맞춰 영국에서 일정이 있으니까. 맨유의 경기를 보는 건 어떨까? 거기 지성도 있잖아? 잘하면 그와 만나게 해주는 것도 가능할 거야.] [정말요?!] [응. 이번에 거기 가는 것도 우리 고객이 있어서야. 혹시 리네고르, 아니. 린데가르드라고 들어봤어?] [어······ 아뇨?] [이런! 그래도 한때는 제2의 슈마이켈 소리를 들었던 친구야. 아무튼, 그럼. 일정을 맞춰보자. 내일 다시 전화할 테니까.]그리고 그 뒤로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요나스는 내 왕복 티켓과 함께 묵을 숙소의 비용을 몽땅 해결해주었고, 그뿐만 아니라 영국에서의 일정에 필요한 돈들도 전부 책임지겠다고 했다.
물론 그는 자신의 돈이 아니라 에이전시의 돈이라고 말을 했지만, 난 몇 번이나 요나스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그리고 그 고마움의 대가로.
“응? 이건 뭐야?”
“한국 과자요. ‘홈런볼’이라는 건데, 입맛에 맞을 거예요.”
“오- 그래?”
이렇게 한국 과자를 대접했다.
난 지금까지 동료들에게 몇 번이나 한국 과자를 주었고, 단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물론, 외국인들이 싫어할 것 같은 종류를 빼서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요나스도 홈런볼이 꽤 만족스러운 듯했다.
“음- 이거 맛있는데? 부드러워. 초콜릿도 안에 있고.”
“그렇죠? 저도 종종 먹는 거예요.”
“하하. 이거 좀 더 줄래?”
“이거 다 드세요. 전 집에 많이 있으니까.”
“그래? 고마워.”
고마운 것은 오히려 내 쪽인데 말이다.
물론 나도 고작 홈런볼 한 통으로 고마움을 퉁칠 생각은 없다.
나중에 따로, 요나스의 선물을 직접 고를 생각이다.
띵-.
벨트를 착용하라는 사인을 보며, 난 의자에 앉아 자세를 고쳐잡았다.
그래도 몇 번 비행기를 탔다고, 이젠 이 감각이 익숙해졌다.
비행기는 곧 날아올라, 나를 영국으로 이끈다.
과연, 거긴 어떤 나라일까?
분명, 끝내주리라고 본다.
“EPL이니까 당연히.”
“응? 뭐라고 했어?”
“네?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과자 다른 것도 좀 드릴까요?”
“또 있어?”
“말만 하라고요.”
맨체스터로 향하는 길.
이번 비행은 한국 과자를 처음으로 영접한 요나스의 감탄을 지켜보는 시간이었다.
***
포르투, 포르투갈. 비아 푸체볼 클루베 두 포르투. FC 포르투 클럽하우스(FC Porto Club House. Via Futebol Clube do Porto. Porto, Portugal).
SL 벤피카, 스포르팅 CP와 함께 ‘Tres Grandes(빅3)’를 형성하고 있는 FC 포르투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종합스포츠 클럽이자, 축구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거상(巨商)으로도 유명했다.
이들은 매년 전 세계의 유망주들을 포르투갈 무대로 끌어들여 실력과 명성을 키운 뒤, 더욱 큰 무대의 팀에게 선수를 판매하는 것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 왔다.
지난 10년간 얻은 시세차익만 2억 유로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했다.
그런 이들의 레이더망에, 최근 한 풀백의 이름이 포착됐다.
그리고 그들은 곧, 익숙한 회의에 돌입했다.
일정에 따라 총 네 단계로 진행이 된 회의.
이곳에서, FC 포르투의 관계자들은 하나의 결론을 맺었다.
[그를 윙으로 보내버리자.]FC 포르투는 이미 브라질 클럽, FC 산투스(FC Santos)의 오른쪽 풀백을 영입하기로 결정이 된 상황이다.
이적을 위해 1300만 유로(약 177억 원)를 지불했고, 그는 장차 몇 배나 많은 차액을 클럽에 남겨줄 게 확실했다.
다닐루(Danilo).
좋은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한 이 브라질리언 풀백은, 장차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반면, 그들이 최근에서야 포착한 풀백은 그렇지 않았다.
재능만큼은 크게 뒤처지지 않아 보였지만, 그의 영입을 위한 이적료는 기껏해야 300만 유로를 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더 적은 이적료를 지불할 그를 영입해, 윙에서의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게 훨씬 더 상업적으로 이득이었다.
모든 영입이 성공적이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FC 포르투였기에, 밑져야 본전인 도박은 굳이 꺼리지 않아도 됐다.
그렇지만 오늘, FC 포르투는 조금 분주하다.
왜냐하면, 그 밑져야 본전이 맨체스터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분명히 그. 아니, 김다온은 맨체스터에서 뛸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의 두 클럽도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유망주를 긁어모으는 중이다.
무엇보다, 유나이티드에는 김다온과 같은 국적을 지닌 박지성이 뛰고 있다.
보통 이런 상황은 유망주 영입에 엄청난 이점이 된다.
만약 박지성이 이 한국의 유망주에 대해 구단에 좋은 인상을 주었다면, 맨유 역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얼마든지 이적료를 투자할 가능성이 있었다.
EPL은 16세 이후부터 프로 계약이 가능하여서, 늘 전도유망한 유망주들을 선점하는 데 유리했다.
그래서 FC 포르투처럼 셀링클럽으로 대표되는 클럽들은, 상대적으로 EPL 진출이 힘든 대륙의 유망주를 수집해왔다.
물론 김다온은 취업비자를 발급받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축구계엔 임대라는 좋은 제도가 있다.
김다온이 취업비자를 받을 때까지 임대를 보내고, 유럽연합국 회원자격을 획득했을 때 불러들이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리고 그러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영입하는 게 좋다.
“질러보죠.”
“······.”
김다온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스스로 매료되고 있음을 느낀 FC 포르투의 스카우트가 팀의 풋볼매니저에게 권유한다.
하지만, 이 풋볼매니저는 확신이 없다.
그런 망설임을 느낀 스카우트가 다시 재촉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그럼 내년까지 노르셸란에서 뛰게 해준다는 조건은 어때요? 어차피 그들도 이 꼬마를 보유하는 건, 내년이 한계일 겁니다. 어디까지나, 지금처럼 성장한다는 조건이지만요.”
“하지만. 자네가 틀리면?”
“뭐, 그야. 300만 유로만큼 절 까시던가요.”
“후우- 골치 아프군. 한 가지만 묻지. 자네, 이 꼬마가 윙어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아니, 그 전에 과연 윙어 포지션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보나?”
“글쎄요. 중요한 건, 다닐루를 계속 풀백에 둘 수 있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그 꼬마한테 생각이란 게 있다면 다닐루와 풀백 자리를 경쟁하려고 하진 않겠죠. 자기도 주제는 알 테니까. 뭐, 그래도 윙어 제안을 안 받아들이면 어쩔 수 없는 거고요. 중국인이야 늘 멍청하잖아요? 뭐, 그래도 만약 이 배팅에 성공하면, 우린 최소 다섯 배가 넘는 차익을 챙길 수 있을 겁니다.”
도박을 앞둔 이의 심정은 늘 신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성공을 거듭해온 이라면, 이런 모습은 당연하다.
그리고 마침내, FC 포르투의 풋볼매니저는 한 가지 결정을 내린다.
“그 꼬마의 에이전시가 어디지?”
오해에서 비롯된 지금의 이 전화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