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36)
335화
2014년 3월 6일. 그리스 상공(Over Greece).
띵-
안전벨트 사인에 불이 꺼지고, 버클을 푼 나는 앞쪽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던 태블릿을 집어 들었다.
화면 속엔, 펩이 선수 각자에 맞춰 보낸 메일이 띄워져 있다.
“…….”
사실 이번 3월 A매치 주간은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여유로웠을 일정이다. 평소처럼 2주 정도 주어졌을 거고, 경기 전후로 하루 정도 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월드컵으로 인해, 유럽 대항전 일정을 포함한 리그 일정이 나란히 앞당겨졌다.
덩달아 FIFA도 3월 A매치 주간 일정을 단 나흘로 한정 지으면서, 사실상 일주일 세 경기 일정이 되어 버렸다.
모레, 나는 동료들과 함께 볼프스부르크 원정을 떠날 예정이다.
‘흐음- 불안한 수비라.’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한 볼프스부르크는 후반기 3승 3패를 기록 중이다.
많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와 좋은 재능을 갖춘 공격진의 밸런스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기로 유명하다.
특히나 겨울 휴식 기간 동안에는 대형 이적을 성사시키며, 후반기 돌풍을 일으킬 팀으로도 꼽혔다.
하노버와의 개막전과 이어진 샬케 전에서 연달아 패배하며 불안하게 출발을 했지만, 이후 세 경기를 내리 승리하면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단 평을 들었다.
하지만 지난 2일.
호펜하임 원정에서 무려 여섯 골을 실점하며 2:6의 대패를 당해버렸다. 거기다 주전 오른쪽 풀백인 크리스티안 트래슈마저 후반 36분 퇴장을 당하며, 우리와의 경기에서는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대패를 추스르기엔 짧은 A매치 주간이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자연히, 팀 분위기도 나쁠 거라고 본다.
흔들리고 있는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펩은 매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의 내 역할은.
‘측면으로 넓게. 또 깊게.’
라떼랄(WB)이자 엑스트레모(W)로서, 펩이 추구하는 철학을 실현시킬 충실한 장기 말(馬)이 되는 것이다.
딸깍-
태블릿을 끈 후에 바라보고 있는 비행기의 창밖으로, 날개에서 나오는 것으로 짐작되는 붉은색 빛이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거렸다.
“…….”
뮌헨에 도착하기까지, 대략 2시간 정도가 남아 있다.
***
2014년 3월 8일. 38446 볼프스부르크, 독일. 인 덴 알레르비이젠 1. 폭스바겐 아레나(Volkswagen Arena. In den Allerwiesen 1. 38446 Wolfsburg, Germany).
·전반 16분
볼프스부르크 0 : 0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2-3-1/4-2-3-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디에고 베날리오
RB ? 김다온 / RB ? 파트릭 오크스
CB ? 제롬 보아텡 / CB – 나우두
CB ? 단테 / CB ? 로빈 노흐
LB ? 데이비드 알라바 / LB ?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CM ? 토니 크로스 / DM ? 막시밀리안 아르놀트
CM ? 필리프 람 / DM ? 슬로보단 메도예비치
RAM ? 아르연 로번 / RAM ? 이반 페리시치
CAM ? 제르단 샤키리 / CAM ? 케빈 데브라위너
LAM ? 프랑크 리베리 / LAM ? 다니엘 칼리지우리
ST ? 토마스 뮐러 / ST ? 바스 도스트
.
.
볼프스부르크가 야심 차게 영입한 선수는 첼시 FC 소속의 미드필드였던 케빈 데브라위너(Kevin De Bruyne)였다.
작년에도 첼시 소속으로, 브레멘에 임대되었었다.
나와 골든 보이 경쟁을 펼친 루카쿠나 첼시의 골키퍼 쿠르투아. 또 현재 무리뉴의 총애를 받는 아자르 등과 함께 벨기에의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란 평을 듣는다.
본래는 측면에서 뛰었지만, 브레멘 임대 때 중앙으로 변신했고 그것은 대성공을 거뒀다.
개인적으론.
‘이크!’
탁-!
삐-익!!
방심할 수 없는 녀석이다.
[후우~ 아우 씨. 큰일 날 뻔했네.]간신히 데 브라이위너의 크로스를 차단한 나는, 땀을 닦아 내며 코너킥 수비를 준비하러 박스 안으로 움직였다.
지금은 순간적으로 다니엘 칼리지우리(Daniel Caligiuri)와 위치가 바뀌면서 데브라위너가 측면 윙어로 뛰었는데, 매우 묘한 방법으로 속임수를 주는지라 조금 까다로웠다.
1:1로 마주했을 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는다면, 여지없이 당해 버릴 것 같았다.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케빈 데브라위너가 힘차게 발을 움직여 코너킥을 띄워 올린다.
각도는 작았지만 예리하게 꺾인 크로스는 나우두의 머리에 정확히 닿았고, 그것은 운 좋게 내가 서 있던 골포스트의 앞쪽으로 튕겨져 날아왔다.
퍽-
“!”
“에에에-이!!!”
골반과 아래로 내리고 있던 왼손의 애매한 지점에 닿은 축구공은, 일단 무작정 걷어 낸 나의 왼발에 맞고 사이드라인 밖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경기가 멈춘 후 볼프스부르크의 선수들이 주심을 둘러싸고 거세게 항의하지만, 토비아스 벨츠(Tobias Welz)는 단호했다.
고의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린 거다.
축구공이 온 것뿐이라고 말이다.
나로선, 대단히 운이 좋았다.
‘아우- 쫄았네.’
전반전 17분이 되기까지, 피치 위에서 가장 돋보이고 있는 것은 옵션 포함 2,7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한 벨기에의 22살 미드필드다.
뭔가 반전이 필요한데, A매치를 치른 선수가 훨씬 더 많은 탓에 우리 쪽의 발이 조금 더 무겁다.
체력적인 부담보다는 몸이 늦게 풀리고 있는 느낌이라 희망적이긴 했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세를 당하는 상황은 별로 좋지 못하다.
벤치의 펩도 고심이 많은 얼굴이다.
당연하겠지.
‘후우- 어떻게 한다.’
A매치 주간 동안 리베리가 완전히 회복을 하면서, 드디어 우린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8월 당시의 스쿼드와 같은 멤버를 갖출 수가 있게 됐다.
실력만큼은 분명해졌다는 뜻인데, 그것이 제대로 피치 위에서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
고민을 하는 사이, 우린 다시 코너킥을 허용했고 또 한 번 케빈 데브라위너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내왔다.
그리고 이번엔.
‘아- 씨팔.’
아까와 같은 행운은 없었다.
2분 전과 판에 박은 것만 같은 나우두의 헤더가, 노이어를 지나쳐 그물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오랜만에 허용한 선제골이다.
“빌어먹을!! 누구야!! 누가 쟤를 놓쳤냐고!!”
“…….”
나우두에게 무려 두 번이나 오픈 헤더를 허용한 것에 분노한 마누엘 노이어의 목소리가, 풀이 죽은 우리들의 사이에서 울려 퍼졌다.
***
·전반 종료
볼프스부르크 1 : 0 바이에른 뮌헨
전반전 중반이 넘어가면서, 팀의 문제는 확실해졌다고 본다. 공격이 그토록 풀리지 않던 원인은, 우리들의 체력이나 폼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선수를 바꾼다! 티아고!”
전반전 내내, 팀의 파이널 써드로 패스를 공급해 줬어야 할 제르단 샤키리가 드리블만 남발했다.
특히나 실점 이후엔 팀이 다시 주도권을 되찾아오며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는데, 정작 유효 슈팅과 결정적인 장면은 볼프스부르크가 더 많았다.
샤키리의 패스는 항상 팀의 템포가 끊어진 뒤에야 나왔고, 나도 몇 번이나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패스를 전달받지 못했다.
그것 때문에 아까는 샤키리와 크게 언쟁을 하기도 했는데, 잘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충분히, 화낼 만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토니! 너도 빠진다. 마리오. 대신 네가 뛴다.”
“…….”
듣자 하니, 3월 A매치가 끝난 후 다시 보드진과 토니 사이에 거친 언쟁이 있었다고 한다. 이유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주급 때문이었고, 클럽은 아예 창구를 닫아 버렸다.
시즌이 끝난 뒤에 이야기를 하자며, 그 전에는 절대 협상은 없을 거라고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난 토니의 편에 서 있었고, 외의 다른 선수들도 클럽의 처사를 부당하다 여기는 중이었다.
그만큼 이번 클럽의 태도는 좋지 못했다.
45분 만에 교체가 되었음에도 어떠한 감정 표현이 없는 토니를 보며, 난 안타까운 기분을 느꼈다. 지금 그는 아마, 지구상에서 홀로 있는 것 같을 거다.
클럽을 위해 헌신하고 최고의 폼을 보여 줬는데, 돌아온 대답은 그걸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때, 펩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주목!! 주목한다!! 상황이 매우 좋지 못하다!!”
힘들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올 때다.
“우린 엉망이었다!! 특히 공격 작업이 말이야!! 눈 뜨고는 못 볼 정도였어!! 난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경기는 본 적이 없다!! 0:1은 당연한 결과야!!”
길었던 팀 토크 내내, 펩은 우리가 더욱 잘해야 하며 더 나은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 그래도 우리들 스스로 전반전 경기력에 불만을 품고 있었기에, 펩의 대화는 금세 효과를 발휘했다. 다들 눈빛으로 전의를 불태우며,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팀 토크가 끝나고 라커룸에서 다들 어깨동무를 했을 때 제대로 발휘됐다.
보아텡은 마치 마지막 전투를 앞둔 전사처럼 소리쳤고, 리베리와 단테도 거기에 힘을 보탰다.
입을 굳게 다문 노이어는 표정을 풀지 않았고, 로번과 람도 말을 아끼며 실력으로 보여 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토마스 뮐러가 책임감을 느낀다는 얼굴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모습에서, 지금의 이 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드러난다.
우린,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었다.
“우린 바이에른 뮌헨이야!!! 하지만 전반전은 그러지 못했어!!! 실수는 45분이면 충분해!!! 가자!!! 우리는 이길 거야!!! 두 골! 세 골!! 아니, 다섯 골은 넣을 거라고!!!”
이때만 해도 몰랐다.
보아텡이.
삑-!! 삐—익!!
‘제기랄. 예언가였잖아?’
후반전을 미리 보기라도 한 것만 같은 이야기를 했을 줄 말이다.
우린, 후반전 볼프스부르크를 완벽히 압도했다.
.
.
·경기 결과
볼프스부르크 1 : 6 바이에른 뮌헨
[골] 토마스 뮐러 : 후반 18분(티아고), 후반 33분(아르연 로번)마리오 만주키치 : 후반 21분(김다온), 후반 35분(토마스 뮐러)
프랑크 리베리 : 후반 26분(아르연 로번)
아르연 로번 : 후반 47분(김다온)
김다온 ? 96분 출전(2어시스트/2.0)
MoM ? 토마스 뮐러(2골 1어시스트/1.5)
***
2014년 3월 9일. 80331 뮌헨, 독일. 플라츨 9. 호프브로이하우스 뮌헨.
볼프스부르크 경기 다음 날, 나는 에이전트인 요나스와 함께 호프브로이하우스로 향했다.
“쉰다고?”
“네. 일단 교체 명단일 것 같아요.”
“……너, 괜찮아?”
“뭐. 어쩔 수 없죠.”
회복 훈련을 위해 모인 오늘 오전, 펩은 내게 다가와 아마도 모레 경기에선 벤치에 둘 것 같다고 말을 해 왔다.
선수단 전원이 회복되며 로테이션을 해야 할 이유가 생겼고, 중원에 많은 선수를 투입할 예정이다 보니 람을 오른쪽 수비수로 보내야 할 것 같다면서 말이다.
솔직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지난번에 람이 양보를 했기에 이번엔 내가 물러나기로 했다.
그래서 다음 아스널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두 번째 경기에선 선발로 뛰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굳이 와야 했어요?”
“하하. 왜? 싫어?”
“아뇨. 그건 아닌데, 당신도 바쁘잖아요. 그냥 전화로 해 줘도 되는 말인 것 같아서.”
“오랜만에 네 얼굴을 보려는 거지, 뭐.”
뮌헨으로 이적한 이후, 요나스는 내 일정에 맞춰 필요한 것들을 칼같이 챙겨 주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현재까진, 모든 부분에 만족하는 중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와 아영이도 챙겨 주고 있다는 점 역시도 좋았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그게.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12만 유로. 그렇죠?”
“응.”
어제 경기가 끝난 뒤에도, 토니와 마티아스 잠머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 처음엔 가벼운 대화처럼 진행이 되었지만, 곧 토니의 목소리가 커지며 상황이 급변했다.
그리고 뮌헨으로 돌아오는 내내, 토니는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려고 들지 않았다.
펩이 중재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았지만, 그는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행동했다.
개인적으론 약간 실망을 한 순간이었는데, 어제 토니를 말린 것은 우리 선수들이 아니라 펩이었어야 한다고 본다.
“뮌헨은 얼마를 주겠대요?”
“8만.”
“…….”
4만 유로 차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상당 부분은 옵션으로 돌리려고 하나 봐.”
“진짜요?”
“응. 그게 말인데, 조건이었나 봐.”
“조건?”
“응.”
펩이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할 때 내세웠던 조건은 첫째, 자신이 바라는 선수를 영입해 줄 것.
둘째, 자신의 의사로 영입한 선수는 뮌헨의 주급 시스템에 적용받지 않을 것. 물론 과하면 안 되겠지만, 적당한 수준에선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이 이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경우 자신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건데, 그렇다면 어제 펩의 태도가 이해됐다.
“뮌헨은 토니의 주급을 올려 주면, 동시다발적으로 요청이 들어올까 전전긍긍하고 있어. 지금까지 유지해 온 주급 체계가 망가지길 바라지 않으니까.”
“휴우- 저기, 요나스.”
“응?”
“이게 빅클럽인가요?”
“??”
부상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게, 빅클럽의 조건인가 싶었다. 토니의 이번 주급 이슈가 아니더라도, 난 이미 많은 것들을 보고 겪었다.
하피냐의 임대 이적에서부터 시작하여, 만주키치가 펩의 전술 노트를 버린 사건과 그 이후의 일들. 그리고 플랜에서 제외된 하비 마르티네스의 출전 불만도 있었다.
벤피카에서 뛸 때에도 항상 조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선 유독 많은 이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내 질문에, 요나스가 답을 한다.
“어떤 대답을 원해?”
“네?”
“진실? 아니면 달콤한 거짓?”
그야 당연히, 진실이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스페인은 더해.”
“정말요?”
“응. EPL도 스페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시끄러운 편이고. 여긴 정말 조용한 편이야.”
“…….”
라리가는 늘 지각과 급여 미지급으로 인해 북적거린단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구단들은 이런 부분이 조금 덜하지만, 대신 클럽 내 정치 싸움이 심하단다.
생각을 해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검은 양’ 사건만 봐도 말이다.
“하나만 더 물을게요.”
“얼마든지.”
“그럼 다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축구에 집중을 하죠?”
“응? 하하! 하하하하!”
내 질문이 조금 이상했나?
요나스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그렇지만 난 정말로 궁금했다.
만약 뮌헨 내에서 레알에서 일어난 검은 양 사건이라든가 첼시의 태업과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그런 상황에서, 난 축구에 집중할 수 있을까?
오늘만 해도 정말 훈련이 엉망이었는데 말이다.
다들 토니와 잠머의 눈치를 보느라 집중력이 흐트러졌었고, 결국 참다못한 펩이 클럽의 단장을 훈련장에서 내쫓아 버리면서 비로소 뭔가가 되었다.
그런 분위기에 신경 쓰지 말고 내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했음에도 뭔가 100%란 느낌이 들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웃음을 멈춘 요나스가 날 푸근한 미소로 바라보며 입을 연다.
“참 너다운 질문이라 웃어 버렸어.”
“알겠어요. 그건 넘어가죠.”
“응. 어떻게 집중하냐고? 글쎄. 잘은 몰라도 힘들지 않을까? 100%를 발휘하기란 말이야. 네가 아무리 혼자서 잘해 보려고 해도, 그런 분위기는 분명 영향을 미쳐.”
“전 진짜 원하지 않아요.”
“누군들 안 그렇겠어. 그런 것들은 경기력에 영향을 줘. 그래서 감독이 중요한 거야. 펩이 팀을 하나로 묶는 능력도 가졌으면 좋은데, 아쉽게도 그건 조금 부족해 보이네.”
“누구든 완벽하진 않으니까요.”
“하하. 지금 그를 변호하는 거야?”
“그렇게 보였어요?”
어깨를 으슥하며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는 요나스를 보던 나는, 잠깐 양해를 구하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분명 우린 지금부터 쭉쭉 뻗어 나가야 할 타이밍인데, 토니의 불만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일 훈련 분위기도 장담이 힘들다.
영혼의 단짝인 뮐러와 과거 U-대표팀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괴체가 토니를 달래 주러 떠났긴 하지만, 그들이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괜찮아지진 않을 거다.
특히 프로에서 돈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말이다.
‘아오- 하여간에 진짜.’
희한하게 A매치 주간이 지나고 나면, 좋았던 분위기가 급격히 나빠진다거나 하는 것 같다. 고작 나흘을 떠나왔을 뿐인데, 이전과 지금은 180도 달랐다.
이래서 축구 감독들이 A매치 주간을 싫어하는 걸까?
연속성이 없어서?
만약 정말로 A매치 주간이 그런 마력을 지녔다면, 난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무엇을 해야 팀이 계속 좋도록 만들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축구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부분도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저, 요나스.”
“응?”
“생각이 난 게 있는데.”
“응. 말해 봐.”
나는 문득 시즌 초반, 펩이 권유했던 리더십 클래스가 떠올랐다. 전문가를 초빙해 리더십과 관련된 교육을 받는 건데, 그것과 관련된 서적을 구하고 싶었다.
지금 당장은 수업에 참여를 할 수 없으니, 틈틈이 책이라도 읽어 두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말하는데 이건 결코 부지런하다거나 해서가 아니라, 그런 외부적인 것들에 의해 100%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짜증 났기 때문이다.
모르는 척하며 뛰는 것보단, 여분의 노력을 하여 팀 분위기를 발전시키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다.
“그래. 구해 볼게.”
“네. 고마워요.”
“하하. 뭘. 내가 늘 고맙지.”
달그락거리며 접시를 비워 나가는 나와 요나스는, 그렇게 계속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
.2014.03.11. 경기결과(챔스 16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 1 : 1 아스널
(종합 전적 4:1 뮌헨 승리)
[골]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후반 10분(프랑크 리베리)김다온 ? 경기 미출전(휴식)
MoM ? 단테(평점 2.0)
[다음 단계로 진출한 뮌헨. – ESPN]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를 치르게 될 바이에른 뮌헨. 준결승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맨유를 만나다. – SB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