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38)
337화
(니나 아우마이어) – Sports 1 News Live 호스트
“주말 사이에,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경기가 끝났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또 승리를 거두면서, 리그 우승까지 단 승점 5점만을 남겨 두게 되었죠. 리그 역사상 최단기간 우승도 가능합니다. 어쩌면 26라운드 만에, 뮌헨이 마이스터 샬레를 가져갈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또 바이에른 뮌헨은 토요일의 승리로 분데스리가 무패 기록도 51경기로 늘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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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누스 크라우저) – 100% 분데스리가 호스트
“압도적입니다. 역사에 남을 시즌이에요. 바이에른 뮌헨은 25경기 만에 승점 73점을 쌓았습니다. 2위 샬케의 승점이 47점이에요. 이건 말도 되지 않은 결과입니다.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승점도 가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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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엥겔만) – Live am Ball!! 호스트
“뮌헨은 작년 트레블을 기록한 팀이야. 과연 그것보다 더 나을 수 있을까? 시즌 전에는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걸? 그런데 봐. 그들은 훨씬 더 나아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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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프 베커스) – Sportchau Radio Channel 호스트
“펩 과르디올라는 위대한 감독이야. 내 생각엔 그보다 더 위대한 감독은 없어. 알렉스 퍼거슨이 은퇴한 지금, 진짜 위대한 축구 감독이 누구인지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해.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가진 것은 정말 큰 행운이야. 올 시즌 성적을 좀 봐. 완전히 비현실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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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트 모차르트) – NDR Bundesliga show 호스트
“뮌헨이 성공한 이유? 간단해. 그들은 처음부터 최고의 전력을 가졌었어. 그리고 가장 환상적인 이적 시장을 보냈지. 펩 과르디올라. 다온. 이 둘을 데려왔잖아? 이야기는 끝난 거야. 성적이 그걸 보여 주고 있잖아. 분데스리가에서 50경기째 패배가 없고, 시즌 전체를 통틀어도 단 1패야. 그리고 다온? 그가 키커 평점에서 3.0 위로 올라간 적이 있어? 24경기 연속 키커지 평점 3.0 이하야! 이건 완전히 미친 거라고!”
***
2014년 3월 19일. 80802 뮌헨, 독일. 슈바빙-프라이만.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치른 리그 25라운드 경기 이후, 우린 모처럼 일주일이 넘는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중간에 경기가 없고, 26라운드도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치러진다.
그래서 펩은 모처럼, 나와 아영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꽤 오랜만의 일이었고, 우린 와인을 챙겨 이곳으로 왔다.
“알렉스 퍼거슨은 위대한 남자야.”
“그렇게 대단한가요?”
“그럼. 그렇고말고.”
저녁 식사를 앞두고, 나와 펩은 거실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들과 펩의 아이들은 주방 식탁에서 따로 담소 중이었는데, 그들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다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퍽 마음에 든다.
“그는 위대해. 끊임없이 진화했지.”
펩 과르디올라가 생각하는 알렉스 퍼거슨의 가장 위대한 부분은, 절대 녹슬지 않는 축구에 있었다.
제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감독일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그의 철학은 구시대의 것이 되는데, 알렉스 퍼거슨은 오히려 본인의 축구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왔다.
2009년 로마에서, 바르셀로나는 맨유를 꺾고 빅이어를 들어 올렸었다.
하지만 당시, 펩은 본인의 팀이 모든 부분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고 생각을 했었단다.
“당시 맨유는 정말로 강했어. 그들은 세 명의 부지런한 공격수를 환상적으로 쓸 줄 알았지. 그리고 퍼디난드와 비디치라는 그 시대 최고의 센터백들도 있었지.”
펩은 순식간에 그날로 돌아간 것만 같다.
“난 그때 바르셀로나를 감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어. 그리고 감독으로서 첫 번째 챔피언스 리그였지. 머릿속으로 그들과 우리의 전력을 몇 번이나 비교했는데, 그때마다 맨유가 우위라는 생각을 했지. 그런데, 재미있는 게 뭔지 아나?”
“글쎄요.”
“막상 경기의 장면을 그려보면, 우리가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매번 승리했지.”
“매번이요?”
“매번. 단 한 번도 우리가 패배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
이걸 엄청난 자신감이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오만했다고 봐야 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혜안이 있었다고 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가장 마지막 생각이 옳은 것 같았다.
2009년 5월 27일 밤, FC 바르셀로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었다.
“당시만 해도, 맨유는 공격적인 팀이었어. 더욱 놀라웠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하지 않았고 또 역습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는 거야.”
펩은 지금까지도 2009년의 우승을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는 계속해서 당시의 바르셀로나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았고, 반대로 맨유는 강했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본인의 승리를 더욱 위대하게 포장하려는 건가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또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여기고 있으며, 단지 알렉스 퍼거슨을 향한 찬사를 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2011년 웸블리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랐지. 그땐 우리가 훨씬 더 좋은 팀이었어. 준비도 더 잘되어 있었지. 그렇지만, 역시 맨유는 맨유였어. 첫 두 개의 골은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거든.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어. 축구에서는 꼭, 더 좋은 팀이 항상 승리하진 않으니까.”
펩이 2009년의 우승을 순전히 행운이라 말한 이유는, 2011년 웸블리에서 마주한 맨유의 축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론 바르셀로나의 3:1 승리였지만, 알렉스 퍼거슨이 준비한 전술과 전략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특히 펩은, 당시 맨유가 스페인식 축구를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단다.
“퍼거슨은 포지션 축구를 이해했어. 당연한 걸까? 난 사실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어.”
그는 정말로 퍼거슨의 열렬한 팬인 것 같았다.
목소리에서, 존경심이 잘 느껴졌다.
“그날 나는 꽤 재미있는 전술을 몇 가지 보았지. 물론, 나중에야 알게 된 거야. 결승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거든.”
“쉬면서 알게 된 건가요?”
“그래. 덕분에 뮌헨에서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게 됐지. 자네를 사용하는 방법도, 일정 부분은 당시 맨유의 축구에서 영감을 받은 거야.”
본격적인 음식 냄새가 풍겨 오기 시작하고, 와인 한 잔을 더 따라 낸 펩은 이제 현재의 맨유를 말한다.
“최근 맨유 경기를 보았나?”
“아뇨. 대신 소식은 들어요.”
“나는 보았네. 서글플 지경이더군. 내가 알던 맨유가 아니었어. 퍼거슨의 축구는 사라지고, 웬 허여멀건 한 남자가 주구장창 롱볼만 하고 있더군.”
축구에서 감독이 중요한 이유는, 이 스포츠가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
감독의 철학에 따라 바뀌는 건 단순히 포메이션이 아닌, 볼이 움직이는 방법과 특정 선수가 뛰는 위치. 그리고 그들이 경기에서 부여받는 역할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선수라고 해도, 감독의 활용법이 좋지 않으면 절대로 빛을 발할 수 없다.
펩이 이런 말들을 했을 때, 나는 꽤 많이 공감이 됐다.
어쩌면 내가 산증인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스스로의 기량만으로 생각을 한다면, 벤피카 시절보다 딱히 크게 나아진 부분은 느끼지 못하겠다. 특히나 기술적인 부분에선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펩의 활용법이 내게 축구를 알려 줬고, 내가 가진 능력을 어떤 식으로 발휘해야 할지를 알려 줬다.
그리고 내 장점을 피치에 몽땅 쏟아 내는 축구를 좋아해 준다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하하하. 다른 부분은 아니라는 말처럼도 들리는군.”
“그럴 리가요. 정말 감사하고 있다니까요?”
“후후. 그래. 그렇게 생각하지.”
“…….”
잔을 기울이는 펩을 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펩은 내가 토니의 일로 실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
직장이 아닌 곳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았기에, 난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최대한 태연한 척 굴었다.
머잖아 주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먹음직스런 음식이 가득 차려진 식탁 앞에 자리를 잡았다.
“많이들 들게.”
“누가 보면 자기가 한 줄 알겠어?”
“이런! 당해 버렸군.”
“하하하.”
직장에서는 볼 수 없는 펩의 푸근한 미소와 함께, 풍요롭고 또 따스한 저녁 식사 자리는 꽤 오래도록 이어졌다.
탁-!
“이보게나.”
“네.”
자리가 끝난 뒤, 펩이 언제나처럼 날 마중한다.
열린 차창으로 고개를 숙인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난 루메니게에게 토니를 붙잡아 달라고 했네.”
“?!”
“이 말은 비밀로 하지. 그럼.”
“…….”
역시나, 펩은 내 실망을 느끼고 있었던 거다.
돌아서는 그의 등을 보며, 난 미안함을 느낀다.
앞으로 쭉 걸어간 그가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그제야 비로소 고개를 돌린 나는 어느새 곯아떨어진 내 연인을 본다.
차에 타자마자, 아영이는 잠이 들었다.
와인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이다.
“……가 볼까?”
지금 느끼고 있는 펩을 향한 미안함은, 축구 선수답게 피치 위에서 보상해야 할 것 같다.
집으로 향하는 길, 내 마음은 조금 무거워졌다.
***
.2014.03.22. 경기결과(Bundesliga 26R)
마인츠 0 : 2 바이에른 뮌헨
[골]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후반 37분(제르단 샤키리)마리오 괴체 : 후반 41분(프랑크 리베리)
김다온 – 94분 출전(평점 3.0)
MoM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1득점/평점 2.5)
***
2014년 3월 23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회장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단기간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 두면서,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이제 새로운 고민거리를 떠안게 되었다.
클럽의 선전과 유럽 리그 역사상 최초의 3월 우승 확정은 기뻤지만, 그 이후가 무척 두려웠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리그 경기를 향한 열망을 잃어버릴 것이고, 그것은 챔피언스 리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걱정 없다고?”
“네. 팀은 아마 괜찮을 겁니다.”
“대체 무슨…….”
그래서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마티아스 잠머를 불러, 선수단의 기강이 해이해지는 것을 경계코자 했다. 한데 잠머는 오히려, 문제가 없을 거라 단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어제 경기 후를 보셨어야 합니다.”
“뭐라고?”
“어제 정말 굉장했거든요.”
“??”
전날 바이에른 뮌헨은 마인츠를 상대로 느슨한 경기를 하다, 후반 막바지에 터진 두 개의 골로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으로 돌아왔을 때 뮌헨의 선수들은 어떻게든 승리를 따낸 것에 기뻐했지만, 한 사람은 예외였다.
“다온이 한 3분은 화를 내더군요.”
“다온이? 또?”
“하하. 네. 또 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긴 한데, 또 라고 부르는 게 맞습니다. 마치 패배한 것 같더군요. 실제로 그렇게 말을 했고요. 뭐라고 했더라? 아. 이겁니다.”
김다온은 눈에 띄게 느슨해진 동료들의 플레이를 조목조목 지적해 가며, 이렇게 소리쳤다.
“너흰 팬과 상대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
“…….”
“믿겨지십니까? 스쿼드에서 가장 어린 선수가 그렇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2:0으로 이긴 경기. 심지어 바스티나 리베리도 조용히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반응은?”
“사실 별로 안 좋았죠. 바스티가 먼저 울컥했어요. 너는 뭐 잘한 거 있느냐고 했죠. 그런데, 다온은 거기에 물러서지 않더군요. 오히려 바스티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어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한때 문제아로 유명했고, 지금까지도 어떤 선수들은 그와 언쟁을 한다거나 다툼을 벌이는 것을 피하고 있다.
물론 김다온은 그것을 모를 수도 있었지만, 마티아스 잠머는 그렇지 않을 거란 점에 무게를 두었다.
“다온은 꽤 살가운 친굽니다. 꼼꼼하고, 또 주변에 관심이 많죠. 항상 사소한 것들을 챙겨 줘요. 그런 그가 바스티의 과거를 모를 리는 없겠죠.”
“그래서? 그다음은?”
“도메네크가 개입하려고 했는데, 펩이 말리더군요. 그는 오히려 웃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죠.”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면전에 침을 튀겨 가는 김다온과 슈바인슈타이거의 논쟁은 1분 정도 간 이어졌다.
결국 필리프 람과 프랑크 리베리와 같은 베테랑들이 끼어들어 둘을 말리긴 했지만, 멀리 떨어진 뒤에도 김다온은 어째서 더 열심히 뛰지 않았느냐고 외쳤다.
그런 다온을 향한 뮌헨 선수들의 불만은 분명해 보였고, 누구도 자신의 노력이 폄하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런데 그때, 마누엘 노이어와 제롬 보아텡이 김다온의 편을 들며 상황이 바뀌었다.
두 사람은 평소 그리 많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선수단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인물들이다. 이들 둘이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뮐러와 리베리도 일단 입을 다문다.
“제롬이 먼저 인정했어요. 실수가 많았다고 말이죠. 그러자 노이어가 말하더군요. 자신이 볼 때, 오늘 다온이 가장 열심히 뛰었다고. 나머지는 평소의 절반도 뛰지 않았고, 평소였다면 5:0으로 이겼을 경기라고 했습니다.”
“…….”
“이후 라커룸은 조용했어요. 펩이 오더니 얼른 씻고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만 했죠. 그런 뒤의 라커룸 분위기를 보는데, 고요했습니다. 그런데 전 그걸 보며 소름이 돋더군요.”
마티아스 잠머는 어제 이렇게 생각했다.
“와-우! 이 꼬마가 일을 정말 제대로 하는데?”
“……허-!”
“평범한 이적생이었다면, 이야기가 많이 달랐을 겁니다. 누구 하나는 반드시 클럽에 존중심을 가지라고 소리를 질렀겠죠. 하지만 누구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들도 알거든요.”
토니 크로스를 상대로 편협한 모습을 보여 주고는 있었지만, 루메니게는 누구보다 프로의 섭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돈은 곧 특정 선수에 관한 존경심이 될 수 있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건 분란의 씨앗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김다온은 5,500만 유로의 이적료로 이적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뮌헨 내부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주급을 받는다.
그리고 올 시즌 내내, 훈련장과 경기장 내에서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왔다.
미디어는 김다온을 뉴스로 다룰 때 99% 좋은 말만을 토해내며, 이런 것들은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모든 것들을 종합한 결과죠. 누구도 다온에게 자신을 존중하라 외칠 수 없었던 겁니다. 전 그 점에 소름이 돋았죠. 실은, 어제 누구보다 존중받지 못한 게 그이니까요.”
“……그 이야기로군.”
“네. 바로 그겁니다.”
전날 김다온은 페널티킥 하나를 유도하고 페널티 박스 근방에서 두 개의 프리킥을 획득하는 등. 평소처럼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보여 줬다.
이에 마인츠의 추포-포팅이 60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났고, 같은 한국인인 박주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도 당했다.
하지만 그가 얻어 낸 P.K를 데이비드 알라바가 실축했고, 프리킥 두 개도 프랑크 리베리가 허공으로 날려 버렸다.
간신히 후반 막바지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김다온이 후반 31분 박주호를 피치 밖으로 내쫓지 않았다면 없었을 장면일 수도 있었다.
실은 루메니게가 동기부여를 걱정하기 시작한 것도, P.K를 놓친 알라바가 아무렇지 않게 웃는 장면을 보면서부터였다.
그는 마치, 연습 때 실축한 것처럼 굴었다.
루메니게는 그 모습이 현재, 바이에른 뮌헨 스쿼드 전체의 정신적 상태를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방팔방에서 찬사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거기에 취해 버렸다고 말이다.
감독이 이를 잘 잡아 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대단한 성공은 그걸 불가능하게 만든다.
“…….”
마티아스 잠머와의 미팅이 끝난 뒤, 루메니게는 선수단이 회복훈련을 진행하는 걸 지켜본다.
분명 분위기는 승리한 것치곤 꽤 무거웠다.
대화도 적고, 표정은 화가 나 있다.
평소였다면 보고 있는 것들을 걱정했을 루메니게지만, 지금은 어쩐지 저러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단순한 기우라는 건가?’
결국, 참지 못한 루메니게가 직접 훈련장에 나서기로 한다. 펩 과르디올라는 회장이 훈련을 참관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밖으로 나서자, 루메니게를 본 펩이 다 안다는 듯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황급히 걸음을 옮긴 루메니게 역시, 그런 펩을 보며 곁으로 다가선다.
“들으셨군요.”
“……그래. 자네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지만, 도무지 참을 수 없더군.”
“쿡쿡쿡쿡쿡.”
팔짱을 낀 채 한 손으로 입을 가린 펩 과르디올라가 연신 웃음을 터뜨린다.
“마티아스가 그러더군. 정말 굉장했다고.”
“쿡쿡쿡. 네. 크흠. 분명 그랬었죠.”
“이보게나, 펩. 마이스터 샬레는 이 클럽에 시작일 뿐이어야 하네.”
“선수들을 좀 보시죠.”
“?”
“인간은 단순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복잡하죠. 왜냐하면 혼자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서 그래요. 피치 위엔 늘 22개의 생각이 존재하고. 그래서 축구는 완성이 됩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어깨를 으쓱거린 펩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그러자, 루메니게 역시 덩달아 한 발 물러섰다.
“가끔 이렇게 멀리에서 보면, 수많은 생각들 중 어떠한 것이 지배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
“어제 다온의 행동은 옳지 않았지만, 클럽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몇몇 사람들의 미움을 사는 대신, 더 많은 승리를 얻는 길을 택했어요.”
더 많은 승리.
루메니게는 그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는 솔직합니다. 그만큼 거침이 없고, 상대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기도 하죠. 하지만 그가 지닌 승리를 향한 욕구가,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있습니다. 화를 낼 수 있었음에도, 모두가 침묵한 이유입니다.”
잠시 침묵이 찾아오고, 훈련 시작 후 십여 분 만에 마침내 피치 한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토마스 뮐러와 토니 크로스가 서로 장난을 치다 웃은 것인데, 마치 전염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그 웃음은 곧 훈련장 전체로 번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비쳤다.
아마도,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다.
“이 대답을 듣고 싶으셨겠죠.”
“듣겠네.”
“뮌헨은 괜찮을 겁니다. Wir Sind Wir. 모레 경기에서 그걸 증명하도록 하죠.”
툭-
루메니게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펩 과르디올라가 코치들의 곁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근심을 조금 내려 두기로 결정한다.
펩 과르디올라의 말처럼, 뮌헨은 괜찮을 것이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았다.
‘존경심이라.’
사무실로 돌아온 루메니게는 다시 창가의 앞에 선다.
조금 전보다 훨씬 밝아진 훈련장의 분위기는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고, 김다온과 슈바인슈타이거가 서로 대화를 섞지 않는다는 걸 빼면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둘의 화해는 아마, 시간이 조금 필요할 거다.
하나같이 고집이 있는 남자니까 말이다.
‘싸우면서 크는 거지.’
책상으로 돌아와 밀린 서류 더미를 처리해 나가던 루메니게는 이제, 예전처럼 온전히 클럽의 미래만을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새, 하늘은 맑게 개어 있다.
“와하하하하하하-!!!”
“하핫-!!”
열린 창문 틈으로 들려오는 훈련장에서의 웃음소리가, 어느 때보다 마음에 드는 루메니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