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6)
35화
맨체스터, 잉글랜드. 40A 킹 스트리트 웨스트. 코리아나 식당(Koreana Restaurant. 40A King St. W. Manchester M3 2WY, England).
[차린 건 없지만, 많이들 먹어요.]“응? 지금 뭐라고 하신 거야?”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먹으라고요.”
“뭐? 장난해? 이게 차린 게 없다고?”
나는 어떻게 해야, 요나스에게 정(情)이란 단어를 설명해 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덴마크에서 1년을 넘게 살아본 결과, 유럽엔 친절은 있어도 정이라는 문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먹어요.”
결국에 난, 설명을 포기하기로 했다.
불과 얼마 전 배고프지 않다고 말을 했으면서, 요나스는 지금 상위에 가득 차려진 음식과 삼겹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반찬 하나하나까지 내게 질문을 던져왔다.
“아이, 참. 진짜!”
[아이고오- 참아. 이 아줌마가 말해줄게. 알겠지?]“어?”
그런데 이때 등장한 건, 식당주인 아저씨의 부인분이라는 하명숙 여사님이셨다.
우리 엄마처럼 푸근한 인상을 지니신 전형적인 한국 아주머니로, 나 대신 요나스에게 음식을 설명해주시려는 것 같았다.
센스 굿-!
그리고 잠시 뒤, 주방장 겸 이곳의 주인인 오왕록 아저씨가 박지성 선수가 가장 즐겨 먹는다는 새우탕을 들고 오셨다.
[조카?] [아뇨- 얘도 축구선수예요.] [그래? 맨유?] [아뇨- 덴마크요.] [오- 덴마크라. 혼자 사니?]내 쪽을 돌아본 아저씨에게, 난 간략히 설명했다.
[그럼 여기에는 지성이를 보러 온 거야? 시즌은 어떻게 하고?] [아- 덴마크는 겨울 휴식기가 있어요. 3개월이요.] [3개월이나? 허-! 그거 덴마크 사람들 심심해서 어쩌나- 응? 어쨌든, 많이들 먹으렴.] [네!]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든 박지성 선수는 한참 전부터 새우탕에 손을 뻗고 계셨다.
혼자서 드신 것은 아니고, 친절하게도 내 앞에 직접 탕을 조금 떠다 주셨다.
황송해라.
[덴마크는 괜찮아?] [네? 아, 네! 괘, 괜찮습니다!] [편하게 해, 편하게. 한국 떠나오면 다 친구지 뭐.]첫인상처럼, 박지성 선수는 무척이나 편안한 분이었다.
그렇지만 내겐 하늘 위에 있는 존재였던지라, 편하게 대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어색해하는 나를 보던 박지성 선수가 피식하고 웃었고, 곧 집게와 가위를 집어 삼겹살을 직접 굽기 시작하셨다.
[어! 제가 할게요!] [아냐, 아냐. 에브라랑 다른 애들을 데려왔을 때도 늘 내가 고기를 구웠어. 넌 그냥 먹기나 해.] [······네에.]다시 피식하고 웃은 박지성 선수가 고기를 뒤집은 뒤에, 다시 새우탕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곤 내게.
[대충 너에 대해서는 들었어.] [들었다고요?] [응. 성용이랑 다른 애들이 말을 하더라. 걔네들도 어차피 외국에서 혼자 살기 때문에. 타지에서 공감할 수 있는 동료가 더 생기니까 좋은 거겠지.] [동료······.]과연 내가 그 대단한 형님들과 동료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에 있는 박지성 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야, 그래도. 대충 다 나왔다? 너랑 두리 형이랑 겹치기는 하는데, 골키퍼랑 중앙수비수 빼면 해외파 하나씩은 있잖아.] [그, 그렇죠?] [응. 고기 다 익었다. 이거 좀 먹어.]해외파들을 거론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니 조금은 편안해졌다.
난 어느새 완전히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요나스 역시 처음 먹는 한식에 푹 빠져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대화가 무척이나 자유로웠다.
[그래서 목표는 없고?] [목표요?] [응. 뭐 노르셸란도 좋은 클럽이겠지만, 다들 빅클럽에서 뛰고 싶어 하잖아.] [······.]빅클럽이라.
솔직히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문제다.
[글쎄. 내가 대충 알아보니까, 널 원하는 클럽이 있는가 보던데? 뉴스는 봐?] [네. 대충 제가 뛴 경기들만.] [그럼 모를 수도 있겠네. 괜히 헛바람 넣기는 싫기 때문에. 나중에 그냥 한번 찾아나 봐.] [네!]이후로도 이야기는 계속, 축구와 관련된 것으로 이어졌다.
박지성 선수는 한국에서 뛰던 시절과 덴마크에 진출한 계기에 대해서 궁금해하셨다.
딱히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던지라, 입을 떼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하지만 난 곧바로 박지성 선수 역시 어린 시절 작은 체격과 다양한 이유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떠올라, 모든 걸 털어놓기로 결정을 내렸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분에겐 전부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처음 포지션을 빼앗긴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축구를 포기하려고 결심한 결정적 이유인 가정사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털어놓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던 박지성 선수는, 말이 끝나자마자 사장님을 불러 만두를 좀 구워주지 않으시겠냐고 부탁했다.
식당은 이미 영업이 끝난 상태였지만, 박지성 선수가 온다는 말에 주인 내외분께서 특별히 문을 닫지 않고 계셨던 상태였다.
[어! 저, 그냥 남은 거만 먹어도 되는데.] [그냥 먹어. 형이 마음 쓰여서 그런 거니까.]형이라.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진짜로 그렇진 않고.
미음이 그랬다.
[에효- 그래. 난 솔직히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만난 사람들을 다 좋아하지만, 다들 그럴 순 없지.] [저도 사람들을 미워하진 않아요.] [그래? 그런데 내가 알기론, 귀화한다고 말했다며?] [어······ 강찬일 감독님이 말했어요?] [아유 들켰네. 티 났어?] [그거야.]당연한 일이다.
내가 귀화에 관해 이야기를 한 건, 지금까지 강찬일 감독님을 빼면 아무도 없다.
가족들이야 귀화의 ㄱ만 꺼내도 안 된다고 반대할 것이 분명했기에, 아직 운조차 떼지 않았다.
누나라면 또 모르지만, 부모님은 뼛속까지 한국인이셨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계신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젠가 내가 태극마크를 달길 원하신다.
[뭐 그거야 네가 선택하는 거긴 한데.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귀화를 선택하는 거라면,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 나만 해도 봐. 광고나 뭐 이런 거 저런 거 들어오잖아. 그런데 외국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광고나 그런 건 들어오지 않아.] [왜요?] [그야 우리가 동양인이니까.]복잡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며, 박지성 선수는 곧 분위기를 전환했다.
[자, 다른 이야기나 하자. 뭐 궁금한 건 없어?] [어떤?] [날 보자고 한 건 이유가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넌 특별히 뭘 묻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냥 물어본 거야.” [아! 생각났다!]박지성 선수를 만났다는 기쁨에 깜빡해버리고야 말았는데, 실은 궁금한 게 무척이나 많았다.
[저- 혹시 어떻게 공간을 만드세요?] [어?]하루는 덴마크 신문에서 내가 경기마다 뛰는 거리를 대서특필한 적이 있었다.
시즌 초반 13km를 넘게 뛰어다녔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 11.5km 정도를 뛰긴 해도 무척이나 많은 거리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밑에 달린 사족이 이것이었다.
‘그는 그레이하운드처럼 달리지만, 종종 코스를 이탈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다시 말해, 제대로 뛰는 방법을 모른다는 의미였다.
팀에서 많은 것들을 부지런히 배우고는 있지만, 어쩐지 그것으론 모자란다는 느낌이었다.
내 이야기를 몽땅 들은 박지성 선수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어서 먹으라고 손짓했다.
“일단 먹어. 그리고. 내일 뭐 해?”
“어, 잠깐만요.”
이제는 아예 그릇에 코를 박고 있는 요나스를 두드려, 내일의 일정에 관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밥풀이 묻은 얼굴을 보이면서, 특별히 계획한 것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를 전달하자.
[그래? 그럼 하루 더 있을래?] [네?]하루를 더?
[내일은 회복 훈련밖에 없으니까. 그냥 말로 하는 것보단, 직접 필드에서 알려줄게. 팀 훈련장은 못 써도, 맨체스터엔 쓸 수 있는 그라운드가 꽤 되거든. 대충 에브라나 치차리토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돼. 그래서? 내일 어때?]“······!”
정식은 아니어도 박지성 선수와 함께 훈련할 수 있다는 말에, 난 곧장 요나스를 돌아보며 눈빛을 반짝반짝 빛냈다.
그러자 그는 잠깐 당황한 듯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수첩을 열어봤다.
그리고 잠시 뒤.
“대신 모레 아침에 출발해야 해. 괜찮아?”
“물론이죠!”
“아, 그리고 그럼. 내일도 여기에 올 거지?”
“네?”
“······.”
텅텅 빈 그릇을 젓가락을 두드리고 있는 요나스를 보며, 박지성 선수가 빵 터져서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하하하! 내가 내일도 사준다고 해.]“그렇다는데요?”
“그럼 좋아. 호텔에는 내가 이야기하고. 티켓은 대충 에이전시한테 말해둘게.”
“네!”
뜻하지 않았던 영국에서의 추가일정.
덕분에 하루를 더 머물게 되었지만.
‘으- 신나!’
그것은 무척이나,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
2010년 12월 15일. 맨체스터, 영국. 위든쇼, 링웨이 로드. 맨체스터 공항(Manchester Airport. Wythenshawe, Lingway Rd. Manchester M90 1QX, England).
#오전 08 : 16
마치, 꿈을 꾸었던 것만 같다.
“후우- 생각보다 재미있었지?”
“네.”
“지의 전화번호는 받았고?”
“네.”
“응? 혹시 어디 아파?”
“네.”
“······?”
어제 나는 박지성 선수와 파트리스 에브라(Patrice Evra). 그리고 게리 네빌(Gary Neville)선수를 만나 함께 축구공을 차는 시간을 가졌다.
본래는 에브라 선수하고만 따로 훈련, 아니. 날 가르쳐줄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게리 네빌 선수가 끼어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머릿속은.
[보통 빌드업은 요즘에 최후방부터 시작이긴 해. 그런데 넌 이렇게 생각해야 해. 공간을 만드는 건 네가 해야 할 일이 아니야. 그건 지(Ji)와 같은 선수들이나 하는 거지]네빌 선수에게서 배운 것부터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넌 오른쪽 풀백이잖아. 요즘 아무리 사이드백한테 공격하라고 말하지만, 네가 처음 해야 할 일이 수비라는 건 변하지 않아. 일단 그걸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뭐, 공격이나 공간을 생각한다는 게 꼭 나쁘다는 건 아냐. 기초를 잊지 말라는 거지.]이제 박지성 선수의 차례.
[네빌은 오버래핑 타이밍이 무지 좋아. 그걸 보고 배우는 것도 좋을 거야. 그리고 네가 말하는 그 공간개념 말인데. 내 생각에 중요한 건 항상 생각하는 거야.] [생각?] [어. 네가 수비 입장이니까 그 반대에서 생각해 보자는 거지. 너한테 가장 까다로운 공격수가, 반대로도 그럴 수 있다는 거니까. 무작정 공간을 만들려고 뛰는 것보단, 라인이랑 공을 쥔 선수가 무얼 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해.]라인과 공을 쥔 선수에 대한 이해.
박지성 선수는 바닥에 물병들을 놓아가면서까지, 내게 열성적으로 설명을 해주셨다.
수업.
그러니까, 난 어제를 수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억만금을 주고도 들을 수 없는 수업이라고.
어디서도 얻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알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때까지 나 축구 일기라는 걸 썼어. 지금은 안 쓴 지 오래됐는데, 너도 괜찮다면 그걸 써보는 거 어때? 그게 나한테 참 많은 도움이 됐기 때문에.]집으로 향하는 길.
난 일기장으로 쓸 노트를 살 결심을 한다.
그리고.
딸깍-.
혹시나 해서 챙겨온 녹음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꽂아둔 이어폰으로, 개리 네빌 선수의 목소리를 통역해주는 박지성 선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네빌이 일단 열심히 비디오로 분석하래. 그리고 생각하래. 만약 네가 공격수라면, 특정 지역에서 어떻게 해야 골을 넣을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보래.]‘우선순위. 그리고 다음 동작. 동료와의 호흡. 미리 맞춰둔 플레이들. 이런 것들을 전부 하려면······.’
연습.
내가 덴마크로 돌아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축구 외의 요소들에는 관심을 끄고, 오로지 더 나은 풀백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었다.
그래, 풀백.
난 절대로, 이 포지션을 버리지 않을 거다.
벼랑 끝에서 내가 직접 선택한 거니까.
어느새 이륙한 비행기의 창밖으로 본 풍경은 온통, 푸른 하늘과 그 아래 새하얀 구름뿐이었다.
***
.2010/11 대니쉬 수페르리가 최종 성적
1. 코펜하겐 ? 25승 6무 2패 : 챔피언스 리그 3차
2. 오덴스 ? 16승 7무 10패 : 챔피언스 리그 3차
3. 브뢴비 ? 13승 12무 8패 : 유로파 리그 3차
4. 미트윌란 ? 13승 10무 10패 : 유로파 3차
5. 노르셸란 ? 11승 10무 12패 : 유로파 플레이오프(리그컵)
6. 실케보르 ? 9승 14무 10패
7. 쇠네르위스케 ? 11승 6무 16패
8. 링뷔 ? 10승 8무 15패
9. 호르센스 ? 9승 10무 14패
10. 올보르 ? 8승 11무 14패
11. 랜더스 ? 6승 16무 11패 : 강등
12. 에스비에르 ? 7승 12무 14패 : 강등
***
.2010/11 시즌 김다온의 출전성적
대니쉬 수페르리가 : 19경기/11선발/8교체(IN)/4교체(OUT)
: 1006분/2골/5어시스트/3경고/0퇴장
-> 돌파 저지 : 69.4%(109/157), 드리블 : 60.3%(41/68)
-> 헤딩 경합 : 50.0%(39/78)
-> 크로스 저지 : 55.6%(59/106)
-> 패스 차단 : 69회, 태클 성공률 : 72.5%(111/153)
-> 슛/유효슛 : 16/11, 패스 횟수 : 437
-> 패스 성공률 : 84.2%(437/519)
-> 크로스/성공률 : 34/44.1%(34/77)
-> 실책/반칙/피반칙 : 14/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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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해 주목할 만했던 유망주 24인 ? FIFA]-> 2. 잭 로드웰(ENG)
-> 3. 하메스 로드리게스(COL)
-> 4. 세르히오 카나예스(SPN)
-> 6. 에당 아자르(BEL)
-> 7. 에릭 라멜라(ARG)
-> 10. 잭 월셔(ENG)
-> 12. 마리오 괴체(GER)
-> 15. 크리스티안 에릭센(DEN)
-> 16. 필리페 쿠티뉴(BRA)
-> 17. 네이마르(BRA)
-> 19. 로멜루 루카쿠(BEL)
-> 20. 손흥민(KOR)
-> 21. 셰르단 샤키리(SWS)
-> 24. 김다온(KOR)
: AGE : 17(1993.12.16.)/POS : RB
: CLUB : FC Nordsjaelland
: Height/Weight : 177cm/71kg
: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겠지만, 아직 17살에 불과한 이 어린 풀백은 지난 한 해 놀라운 모습을 몇 차례나 보여줬다.
그는 놀라운 발전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보다 더 대단한 스피드와 슈팅 실력을 보유했다.
추후 윙어로 변신할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수비에서 더 나아지면 유수의 유럽 클럽이 탐낼만한 사이드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실제로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프랑스의 클럽 다수가 이 어린 풀백을 탐내고 있다.
[2010년 최고의 Young Player ? 돈 발롱]-> 61. 손흥민(KOR)
-> 99. 김다온(KOR)
[DA-ON KIM!! : 2010/11 시즌 대니쉬 수페르리가 BEST Young Player!! ? FC 노르셸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