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87)
386화
[대한민국 첫 승!! 삼파올리 호(號), 나이지리아 2:0 꺾고, 조 1위로 올라서다! – OSEM(한국)/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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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그바에게서 2013 골든 보이를 가져간 남한의 다온이, 고국에 기념비적인 승리를 안겨 주다! – 텔레풋(프랑스)/2014.06.19.(오후)] [레알 마드리드여-! 과거는 잊고 다온을 데려오라! – 마르카(스페인) Via 홈페이지 메인 뉴스/2014.06.19.(오후)] [데이비드 알라바의 동료인 다온이 그의 모국을 위해 놀라운 일을 해내다! – 라올라 1(오스트리아)/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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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이 스무 살의 수비수가 유럽에서 지닌 명성은 지난 2년 동안 놀라운 수준으로 큰 성장을 보였다. – ESPN(미국) Via 대한민국의 2:0 승리 소식을 알리는 뉴스 기사에서/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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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maravilloso(훌륭한 골)!! 월드컵 최고의 골을 쏘아 올린 다온! 대한민국의 2:0 승리를 견인! – Open(멕시코)/2014.06.19.(오후)] [¡¡Genio(천재적이다)!! 메시아를 향한 위대한 도전자는, 기념비적인 38m 골을 성공시켰다. – Goles Match(아르헨티나)/2014.06.19.(오후)] [나이지리아를 가볍게 제압하는 과정에서 보여 준 다온의 플레이는 전혀 놀랍지 않다. 지난 한 해 다온이 기록한 47개의 공격 포인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63개)와 리오넬 메시(55개)에 이은 유럽 3위의 기록이었다. – 플라카(브라질) Via 대한민국의 승리 소식을 알리는 뉴스에서/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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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승리를 이끈 김다온은 이미,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스무 살이다. – Africanfootball.com(남아공)/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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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맹활약과 이동국의 역사적인 월드컵 첫 번째 골이, 남한에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첫 번째 승리를 안겨다 주었다. – thepeninsulaqatar.com(카타르)/2014.06.19.(오후)] [????! ???!(알라여! 어찌!), 어쩌면 아시아 역대 최고의 재능일 수도 있는 이 스무 살의 풀백으로 인해, 차후 이란의 월드컵 예선은 무척 험난할 수도 있다. – parstimes.com(이란)/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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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M 밖에서 쏘아 올린 환상적이고도 감각적이었던 슈팅! 다온! 자신의 재능을 끄집어내어 남한에 첫 번째 승리를 안겨 주다!. – nzfootball.com(뉴질랜드)/2014.06.19.(오후)] [다온은 벌써, 남한의 전설적이었던 선수들의 업적을 하나하나 뛰어넘고 있다. 그는 현시점 분명히, 아시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무 살이다. – ftbl.com(호주)/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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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굴욕!! – 마이니치(일본)/2014.06.1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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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m 골…… 김다온…… 약관의 천재…… 다온…… 김다온…… 환상적인 득점…… 1골 1어시스트…… 박지성의 대한민국 월드컵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 치우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재능…… 김다온…… 다온…… 다온…… 다온…… (이하 생략) – 대한민국의 수많은 미디어/2014.06.19.(오후)]***
※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F조 현황
(2014.06.19.기준)
1. 대한민국 : 1승 0무 0패 / 2득점 0실점 / 승점 : 3
2. 아르헨티나 : 1승 0무 0패 / 2득점 1실점 / 승점 : 3
3. 보스니아 : 0승 0무 1패 / 1득점 2실점 / 승점 : 0
4. 나이지리아 : 0승 0무 1패 / 0득점 2실점 / 승점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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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0일. 포즈 두 이구아수-파라나, 85853-000 브라질. 다스 카타라타스 거리, 2345-빌라 욜란다.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스파 리조트.
경기 후 쿠리치바의 호텔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 우린, 아직 남아 있는 여운과 함께 다시 이구아수로 돌아왔다.
우린 나흘 뒤인 24일 낮 1시에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데, 22일까지는 이곳 이구아수 캠프에서 머물다 23일 아침 다시 미네이랑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곳으로 오는 비행기에 올라탔을 때부터 사실상 다음 일정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됐는데, 난 말수를 되도록 아껴 가며 인터뷰 요청도 극도로 줄이려고 한다.
대표팀의 이철재 언론 담당관님에게도 미리 부탁하여, 꼭 참석해야 할 인터뷰가 아니면 몽땅 거절해 달라고 해둔 상황이다. 또 남정태 국제 언론 담당관님에게도 같은 말을 해뒀다.
형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말이다.
“야, 너 정말 인터뷰 안 할 거야?”
“어. 왜?”
“왜냐니, 이씨…… 인터뷰를 좀 해 줘야지.”
“그러니까, 왜?”
“야. 너는 영웅이 된 기분을 만끽하고 싶지도 않냐?”
“나는 형처럼 구글거리는 건 별로라.”
“야이, 씨. 거기서 왜 그런 답이 나와?”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자철이 형이 구글거리는 이유는 말투가 80%를 차지한다. 버터가 아닌 들기름을 몇 바퀴 두른 듯한 목소리에, 억양과 말하는 방식이 무척 독특하다.
분명 다른 사람들이 했으면 평범한 말인데도, 자철이 형의 입만 거치면 전혀 다른 느낌이 된다.
“그것도 재주라니까, 형?”
“아- 시끄러-”
자철이 형과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감독님이 등장했다.
이구아수 복귀 후에 가질 첫 번째 일정은 아르헨티나의 전력을 분석하는 일이었는데, 앞으로도 매일같이 이런 시간은 있을 것이다.
또 굳이 지나간 경기의 복기를 하지 않는 건, 삼파올리 감독님이 그건 필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승패와는 상관없이, 굳이 월드컵에서 연속성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 우린 곧바로 다음을 준비한다.”]아침에 이구아수로 오던 비행기 안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그리고 난 그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월드컵과 같은 성격의 대회를 치르면서, 굳이 단점을 들춰내어 가며 거기에 시간을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치명적인 부분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냥 앞만 보고 가는 것이 최선이다.
또 그건 선수단의 사기에도 도움이 된다.
[우선 영상을 보도록 하지.]“…….”
형들과 함께 모여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의 경기를 지켜보긴 했지만, 대표팀에서 따로 편집한 영상만 모아서 보고 있으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수치가 화면에 띄워졌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점유율과 슈팅의 숫자였다.
잉글랜드 ‘BBC’가 집계한 자료에 의거하면,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의 점유율은 정확히 5:5였다. 또 전체 슈팅의 숫자 역시 보스니아가 하나 더 많았다.
그렇지만 전후반으로 나누어 보게 되면, 후반전 아르헨티나의 지표가 급격히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잠깐 화면이 멈춰지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삼파올리 감독님을 바라보았다.
[아르헨티나는 아마, 첫 번째 경기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을 거다. 이건 우리에겐 불행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 차라리 그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들도 완벽하진 않다는 거야. 몇 가지의 부분에서, 저들은 약점을 보여 줬다. 지금부터 그걸 말하도록 하지.]우리의 단점보다는 상대의 단점을.
상대의 장점보다는 우리의 장점을.
명확한 메시지를 품고 진행된 전력 분석 시간은, 지금까지 대표팀 내에서 해 왔던 것들 중 그 어떠한 때보다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삼파올리 감독님 특유의 농담은 그냥 피식할 수준이었지만, 통역관님이 초월번역으로 워낙 맛깔나게 살리는 바람에 빵 터져서 웃기를 반복했다.
강팀을 상대로 쉽게 위축되어 본래의 실력을 내보이지 못하는 게 우리의 단점이라고 보셨기 때문일 거다.
지난번 미국에서의 벨기에 평가전이 그 대표적인 예였는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지금은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또 이번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F조가 주목받은 이유 중에 하나인,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의 데자뷰(Dejavu)라는 점도 우리가 조금 더 의욕을 가질 만한 이유였다.
2010년 당시에도,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 편성됐었다.
그리스가 보스니아로 바뀌었다는 점만 뺀다면, 당시 세 팀이 다음 월드컵에서 다시 또 같은 조에 편성된 셈이다.
이는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도 보기 힘든 드문 경우였고, 나이지리아->대한민국, 아르헨티나/대한민국->아르헨티나의 복수전 구도는 미디어에서도 다뤄졌었다.
팀 자체로 스토리가 있다는 거다.
‘그리고 나도.’
리오넬 메시를 처음 만났던 날 나는 피치 위에서 45분 만에 쫓겨나야 했고, 두 번째 만났을 때에도 우린 단 40분만 피치 위에서 경쟁을 했었다.
두 번을 합쳐봤자 하나의 경기 시간도 나오지 않지만,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우선, 개인적인 치기와 욕심으로 동료들과 클럽에 피해를 줘선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예전에 내가 소셜네트워크에 남긴 댓글은 정말 형편없는 것이었다.
또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나라는 사람이 축구를 그 자체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도 메시를 만난 뒤의 일이었다.
그래서 이후로 난 그를 다시 만나길 원했지만, 그렇게 빨리. 또 자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어쩐지 계속 특별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건, 귀해야 그 가치를 아는 법이다.
[이상! 오늘은 이제 푹 쉬고, 내일 아침에 다시 훈련을 시작하겠다. 여독을 충분히 풀어 둬라! 저녁 식사는 오후 6시 40분부터다! 모두 늦지 않게 식당에 모이도록!]드르르륵-
드르륵-
미팅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강찬일 코치님이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래서 성용이 형에게 나중에 가겠다 말을 하며, 코치님을 따라 움직였다.
우리가 향한 곳은 삼파올리 감독님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들이 모여 있는 별도의 회의실이었다.
딸깍-
[부르셨나요?] [그래. 몸은 어떤가?] [조금 피곤하죠. 하지만, 평범한 수준이에요. 오늘 하루 쉬고 컨디션을 조절하면, 나흘 뒤엔 100%일 겁니다.] [멋지군. 잠깐 자리에 앉게.] [네.]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반대로 일어선 삼파올리 감독님이 화이트보드의 앞으로 나가셨다. 그리곤 곧바로 보드 위에 다이아몬드 형태의 4-4-2를 그렸다.
우리의 새로운 전술인 걸까?
저걸 보여주려고 나를?
[이건, 내가 예상하는 아르헨티나의 전술이다.] [?]하지만 예상은 멋지게 빗나갔다.
삼파올리 감독님은 아르헨티나가 지난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을 참고할 거라 말씀하셨다.
[축구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철학이 있지. 자네도 알다시피, 나와 펩은 비엘사시즘의 신봉자야. 외에도 사키이즘이라든가 메노티즘 같은 것들도 있어. 전부 알고 있나?] [네.] [그래?] [네. 그동안, 공부를 무척 많이 했거든요.]독일엔 훌륭한 축구 서적들이 많았고, 축구 역사상 존재해 왔던 전술을 다른 책들 역시 존재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알게 된 건, 아르헨티나 출신 명장이 무척 많았다는 부분이다.
흔히 브라질과 헝가리가 축구의 초기를 이끌었다고 알려져 있다면, 아르헨티나 출신의 명장들은 축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매우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마르셀로 비엘사라든가, 금방 삼파올리 감독님이 말씀하신 ‘메노티즘(Menottism)’의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Cesar Luis Menotti)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그는 매우 정치적인 인물이었죠. 흔히 말하는 좌파였고, 그런 적극적인 성향을 축구에도 드러냈어요. 그리고 그의 철학에 따르면…….]즐겁고 창의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메노티즘’에 의거하자면, 공격은 긍정적이고 흥겨웠다. 반대로 수비는 부정적이고 결과에 집착하는 두려움의 표현이었다.
이것을 메노티는 정치적 색을 입힌 ‘좌파’와 ‘우파’ 축구로 구분했다.
그리고 그가 말한 바에 따르면, 수비적인 축구를 배우며 자란 선수들은 본래의 잠재능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하고 시스템 속에서만 안락함을 느끼는 바보들을 만든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엘리트 스포츠가, 메노티가 말한 ‘우파’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확해! 그럼, 그것에 반대되는 예는?] [빌라르도요.] [완벽해! 하핫-! 이거 대단하군!]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출신의 명장인 카를로스 빌라르도(Carlos Bilardo)의 철학을 딴 ‘빌라르도 주의’는 실용주의를 접목시킨 극단적인 실리를 추구하는 축구였다.
페널티 박스 안쪽의 공간을 극도로 걸어 잠그는 빌라르도의 3-5-2 전술은, 1986년 아르헨티나에게 멕시코 월드컵 우승을 안겨 줬다.
그리고 이를 더욱 발전시킨 것이 1987년부터 AC 밀란을 맡아 1988/89 시즌부터 클럽의 전성기를 안겨다 준 아리고 사키의 ‘사키이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는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계보는 아닌 데다가 3-5-2와 4-4-2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네덜란드의 토털사커 개념을 수비에만 집중시켰다는 것’과 ‘공격을 소수의 재능에게 전담시키는 것’에서는 완전히 똑같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난 알레한드로를 알아.] [사베야 말이죠?] [그래. 아르헨티나 감독 말이야. 그 역시 철저한 실용주의자이지. 빌라르도 주의와 사키이즘에 모두 영향을 받았어. 아까 본 축구에서도 잘 드러나지 않았나.] [……네. 확실히.]지금 생각해도 아르헨티나가 보스니아를 상대로 5백을 내세운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삼파올리 감독님의 말대로 사베야가 ‘빌라르도 주의’의 신봉자라면, 그가 지난번 경기에서 쓴 3-5-2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설명이 된다.
1986년 당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이끌던 마라도나를 메시라고 가정하면, 거의 판박이라 봐도 좋았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후반전에 4-3-3으로 전술을 바꾸고서야 승리를 거뒀지.] [그런데 지금 저건 4-3-3이 아니잖아요.] [그래. 혹시, 사베야의 인터뷰를 봤나?] [아뇨. 전혀요.] [그렇군. 그는 이렇게 말을 했지. 우리가 수비를 강조하려고 했던 것은 틀리지 않았다. 전반전은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었고, 나는 여전히 아르헨티나가 수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게 사베야의 말이야.]삼파올리 감독님은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사베야를 잘 안다고 말씀하셨다.
일단 한 번 특정 전술을 밀어붙이지 않은 이상, 그것을 쉽게 바꾸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물론 그는 눈치도 꽤 살피는 남자기에, 모양새는 살짝 바꿀 거라고도 했다.
3-5-2를 변형한 4-4-2 다이아몬드.
결론은 쉽게 나왔다.
[라볼피아나?] [그렇지! 바로 그거야!]내 대답을 들은 삼파올리 감독님이 다시 펜을 집어 들어 이름을 써 내려갔다.
탁- 탁-
바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이 친구는 바르셀로나에서 센터백으로 뛰고 있지. 하지만 본래는 볼란테 자리가 더 어울리지.]4-4-2 다이아몬드의 전술적 장단점은 분명하다.
중원이 두텁고 또 공수 전환이 용이한 반면, 좌우 측면이 텅텅 비어 있기 때문에 중앙에선 두 명의 미드필드에게 주어지는 체력적/심리적 부담감이 엄청나다.
또 어지간히 조직력이 좋지 않으면, 중원과 측면에서 패스를 몇 번 보내는 것만으로 진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풀백이 따로 고립되어 수비 진영에서 떨어져 나간다거나, 공격의 대부분을 다이아몬드의 위쪽 꼭짓점에 선 선수와 투텁의 컨디션에 의존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SL 벤피카에서 늘 그랬으니까.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마스체라노를 라볼피아나로 쓰면서 3-5-2나 5-3-2로 수시로 변화를 줄 생각이라면, 4-4-2 다이아몬드를 쓰는 것은 꽤나 큰 무기가 된다.
4-3-3일 경우 측면 윙어가 수비라인 앞까지 내려와 주어야 하기에 최전방에 한 명의 공격수만 남게 되지만. 4-4-2 다이아몬드를 쓰면 최전방에 둘을 남길 수 있다.
물론 투 톱까지 수비에 가담시킬 수야 있겠지만, 그래서야 굳이 두 명의 공격수를 기용하는 의미를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사베야의 철학이 ‘빌라르도 주의’에 기반해 있다면, 본인이 선호하는 3-5-2를 포기할 리 없다.
펩도 그랬으니까.
그도 최후방에 공간이 넓게 남겨져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인이 구사하려는 축구를 바꾸지 않으려 했다.
일류 축구 감독의 자존심이고, 이 세계에서 그러한 것은 때때로 승리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리고.
[또 이유가 있지.] [풀백의 억제네요.] [그래.]일반적으로 공격과 수비가 같은 숫자라면, 그것은 수비하는 쪽에 더욱 나쁜 상황으로 인식된다. 그렇기에 아르헨티나가 투 톱을 쓴다면, 우린 풀백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진다.
풀백이 전진하면, 센터백 둘만 남으니까.
나이지리아는 어떻게 막았다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아궤로-곤살로 이과인 콤비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 만약 이들 둘이 항상 최전방에 있다면, 우린 필연적으로 성용이 형을 끌어 내리거나 풀백 양쪽 혹은 둘 중에 하나를 늘 수비에 남겨 둬야 한다.
하지만 전자가 된다면 3선과 2선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고, 그 공간에서 아르헨티나는 손쉽게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을 할 수 있다.
또 풀백 중 한쪽을 놓아두자니, 공격의 불균형이 초래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규칙을 정하거나 유동적으로 하기도 어려운 게, 축구가 그렇게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결국 지금 삼파올리 감독님의 생각은 알레한드로 사베야의 ‘철학’과 ‘실질적인 효과’를 모두 고려한 매우 합리적인 결론 도출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말인데.] [에?] [나도, 조금 변화를 줘 볼까 해.] [??]보드에 그려진 그림을 몽땅 지워 버린 삼파올리 감독님이, 이번엔 전혀 다른 전형을 그려 보인다.
‘저건…….’
삼파올리 감독님의 손끝에서, 우리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맞서 싸울 전략이 점점 더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