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396)
395화
※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F조 현황
(2014.06.24.(밤) 기준)
1. 아르헨티나 : 2승 0무 0패 / 5득점 2실점 / 승점 : 6
2. 대한민국 : 1승 0무 1패 / 3득점 3실점 / 승점 : 3
3. 나이지리아 : 1승 0무 1패 / 1득점 2실점 / 승점 : 3
4. 보스니아 : 0승 0무 2패 / 1득점 3실점 / 승점 : 0
***
※ 경기 후 인터뷰
1. 알레한드로 사베야
BBC(영국)
On 조 1위로 올라선 것에 대해
“경기력이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승리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한국은 어려운 상대였고, 선수들의 노력이 팀에 승리를 가져왔다.”
OSEM(한국)
On 한국에 관한 평가를 하자면?
“호르헤가 좋은 팀을 만들었다.”
Goal.com(INT)
On 마지막 나이지리아전
“월드컵은 존중받아야 하는 무대다. 그리고 조 1위 진출은 무척 중요하다. 또 만약 한국이 보스니아에게 2점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고 우리가 패한다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그렇기에,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TyC(아르헨티나)
On 메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린 팀으로서 잘 움직이는 중이고, 메시도 무척 잘 해내고 있다. 전술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100% 수행 중이며, 몇몇 공격수들의 감각이 충분하진 않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곧 나아질 거라고 본다.”
2. 리오넬 메시
Sky Sports(U.K)
On 승리에 대해
“무척 기쁘다. 한국은 굉장히 잘 달리는 팀이었고, 피치 위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하는 건 항상 어렵다.”
ESPN(미국)
On 팀이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음- 거기엔 동의할 수 없다. 약간의 스트레스는 받지만, 그 정도는 월드컵이나 되는 무대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동료들은 훌륭한 축구를 하는 중이고, 나 역시 경기 일에 최선을 다해서 뛸 뿐이다.
마르카(스페인)
On 다온에게 유니폼 교환을 거절당한 건가?
“하하, 그렇다.”
On 이유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지만, 내가 잘못했다. 그는 정말로 대단한 선수이고, 함께 경기를 가질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다. 오늘 유니폼은 따로 남겨 두겠다.”
문도데포르티보(스페인)
On 바르셀로나가 김다온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지금은 월드컵 기간이니, 아르헨티나에 관한 대답만 하고 싶다. 그렇지만 만약 그와 함께 뛸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나는 무척 기쁠 것 같다.”
3. 김다온
KBS(한국)
On 경기에 대한 총평을 해 달라.
“1:3으로 졌다. 팀으로서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경기였고, 우린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다. 4년 전의 복수를 하지 못한 것 역시 아쉽다.
SBS(한국)
On 메시의 유니폼 교환 제안을 거절했다.
“그냥 바꾸기 싫었다.”
On 단지 그것뿐인가?
“그렇다.”
MBC(한국)
On 두 경기 연속 원더골을 기록했다.
“한 경기다. 패배한 경기에서 기록한 골을 원더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ZDF(독일)
On 슈테판 에펜베르크가 당신을 월드클래스라고 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달라. 하지만 난 월드클래스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오늘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을 거다. 이 경기를 통해 많이 배웠고,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On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선수이지 않나?
“아니다.”
Sky Sports(독일)
On 보스니아전을 앞두고
“무조건 승리한다.”
***
[잘 싸웠지만, 졌다. – OSEM(한국)/2014.06.24.(밤)] [패했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다. 조 1위를 위해 최선을 다할 아르헨티나. – NEWS24(한국)/2014.06.24.(밤)] [한국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김다온이 기록한 프리킥 득점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억에 남을 또 하나의 환상적인 볼거리였다. – Globo(브라질)/2014.06.24.(밤)] [16강 진출, 경우의 수. – SPORTV(한국)/2014.06.24.(밤)] [리오넬 메시를 향한 찬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김다온의 수비 역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조르주 그륀, “최소한 내가 보았던 경기 중, 메시가 가장 고전했던 시합이었다.” – VRT(벨기에)/2014.06.24.(밤)].
.
[펩 과르디올라, “조르주의 이야기가 옳다. 지금껏 메시를 1:1로 상대하려 했던 선수 중, 다온이 가장 메시를 괴롭혔다. 본인도 그것을 인정할 것.” – 마르카(스페인)/2014.06.25.(오전)]***
2014년 6월 26일. 포주 두 이구아수-PR, 85853-510 브라질. R. 에레누 쉬멜펭기, 838-빌라 욜란다. 플라멩구 에스포르테 이스타디우 페드루 바쑤.
지난 이틀은 내겐, 월드컵의 장점을 듬뿍 느껴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패배의 아픔을 곱씹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눈앞에 직면한 과제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전 승리를 마지막이자 유일한 축제로 만들지 않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금세 패배를 잊게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도 이틀 전의 기억은 조금 뒤로 밀려나 있었다.
“자, 마무리하자-!!”
훈련을 모두 끝마치고, 마지막 정리에 들어간다.
팀 분위기 자체는 무척 긍정적인 편이다.
긴장과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도 제법 되긴 했지만, 동국 형님과 두리 형님의 리더십이 팀 전체를 하나로 끈끈하게 묶어 주고 있었다.
“확실하게 하자-! 얼렁뚱땅하지 말고-!”
“하나아-! 두울-! 하나아-! 두울-!”
내일은 최종전이 치러질 장소인 바이아(Bahia)로 이동해야 한다. 거리만 자그마치 2,790km나 되고, 비행기를 타고도 꼬박 5시간이 걸린다.
그런 만큼 체력적인 부분이 중요했는데, 보스니아의 반격이 꽤 심할 거라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다온! 다온!! 내일 떠나는 거예요? 또 돌아오죠?] [하하, 글쎄- 우리가 16강에 오른다면 그러겠지.] [꼭 와야 해요!! 가족들이랑 다 같이 응원하고 있다고요!!] [고마워, 치아구. 아, 그리고.] [??]버스에 올라타는 길, 철조망 반대편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한 꼬맹이에게 다가갔다. 요즘은 우리가 있는 것도 흔한 풍경이 되었음에도, 이 아이만큼은 늘 열심이다.
치아구 호드리구(Tiago Rodrigo)는 언젠가 유럽 최고 무대에서 뛰길 원하는 평범한 브라질 소년이었고, 그 아이가 괜히 싫지 않았던 나는 볼 때마다 살갑게 대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선물 하나를 챙겨 줬다.
[!!] [이번에는 빼앗기지 마. 알겠지?] [네!!]지금 내가 치아구에게 건넨 것은 오늘 연습 때 사용했던 축구공이다. 이곳 아이들 중 제대로 된 축구공이 있는 경우는 몇 없었고 대부분이 다 떨어지거나 바람 빠진 공을 차고 놀았다.
그래서 한 번 선물을 했는데, 10분 만에 그걸 빼앗겼다.
월드컵을 앞두고 나라에서 여행 제한 국가로 지정했을 정도로, 브라질은 치안이 상당히 나쁜 나라다. 개최지로 선정되었을 때 역시, 많은 이들이 그 부분을 우려했다.
‘유튜브’에는 브라질의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이고 태연자약한 범죄 장면들이 연이어 올라왔었고, 그래서 한때는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결국 브라질의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치안을 장담하면서 그런 말은 쏙 들어갔지만, 여긴 정말 살벌한 동네다.
괜히 우리가 자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다.
있긴 있지만, 단체 행동을 해야 한다.
괜히 축구화나 옷을 선물했다간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었기에, 축구공은 내가 치아구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었다.
‘뺏기지 마렴, 진짜.’
금세 한쪽으로 달려가 또래들이 모인 공간으로 축구공을 뻥 차는 치아구를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몸을 돌려 버스에 얼른 올라탔다.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한다.
“다들 오후에 미팅 있는 건 알지?”
“네에-!!”
“그래. 늦지 말자. 그럼, 쉬어.”
이번에는 평소보다 선발 명단이 정해지는 것이 늦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삼파올리 감독님의 고민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선수단에서, 월드컵 무대에 뛰지 못한 이들이 많다.
물론 이 대회는 단순히 경험을 쌓으러 오는 무대가 아니기에, 당연히 감독님은 최고의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만약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이라면 모를까, 마지막 경기가 가장 중요해진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저것은 그냥 호르헤 삼파올리라는 남자의 성향을 말해 주는 것이었는데,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무척 여린 부분이 많다.
외유내강인 펩과는 정반대랄까?
좋은 분이라는 건 확실하다.
“…….”
내려진 커튼을 슬쩍 들춰 밖을 바라보면서, 나는 어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월드컵 첫 경기 때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천만 명을 넘어섰고, 에이전시는 내게 전화를 걸어와 기존에 진행해 왔던 스폰서 계약을 전면 백지화하여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또 내가 월드컵에서 기록한 골의 편집 장면이, 소셜네트워크와 유튜브 등지에 폭발적으로 업로드 중이란 말도 들었다.
그리고 이전까진 구글에 Wonder라고 치면 가장 먼저 연관 검색어에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떴는데, 어제를 기점으로 내 이름이 가장 위에 놓이게 됐다.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 가판대로 판매되는 일간지 중 일부 역시, ‘WONDER’라는 붉은색 글자 아래 내 사진을 띄우며, 메인으로 삼았다.
월드컵 기간 자국의 선수가 아닌 동양인이 이렇게 많은 미디어에 메인 모델로 노출되는 건, 에이전시 관계자들의 경험상으론 처음 있는 일이랬다.
[“뭐야? 반응이 시원치 않은데?”] [“그럼 어때야 되는데요?”] [“기쁘다거나, 우쭐한 마음이 든다거나. 뭐 그런 것 없어?”] [“……돈은 많이 벌겠네요.”] [“이런!! 그거 너다운 말이네.”]사실 딱히 할 말이 없어 아무렇게나 내뱉은 것이었다.
[“최소한 인터넷상에서는 메시를 제쳤잖아?”] [“그거 한 개도 안 기뻐요.”] [“하하, 피치 위에서도 곧 따라잡을 거야.”] [“정말요?”] [“응?”]경기가 끝난 뒤 호텔로 돌아와 휴대폰으로 한국의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던 중, 나는 메시의 나이가 27살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우리가 경기를 가졌던 날이, 그의 27번째 생일이었다는 것도 말이다.
유니폼을 교환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었지만, 그걸 알았다고 해도 당시에는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그가 과연 얼마나 더 최고에 있을까요?”] [“그게 무슨 말이야?”]많은 축구 지도자들은 ‘축구 선수의 99%는 23살이 되기 이전 90% 정도 완성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디어 역시, 이 같은 부분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 ‘유망주’라 부르는 선수들은,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23살을 넘지 않는다.
그 이상 넘어가면 그때부턴 유망주라 부를 수 없으며, 선수로서의 기량이 완성 단계에 왔다고 봐야 한다.
설령 10대 때 아무리 천재로 평가받았더라도, 23살이 될 때까지 재능이 꽃피지 않는다면 결국 거기까지인 것이다. 어린 나이일 때의 출전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축구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점은 분명 정해져 있기에, 수준이 높든 낮든 실전 경험을 꾸준히 쌓을 수 있는 곳에 속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반대로, 30살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축구 선수로의 기량이 쇠퇴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저는 정말로 그를 꺾고 싶었어요. 물론 언젠간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 바람이 있다면, 그때도 여전히 메시가 최고였으면 한다는 거예요.”] [“……그럴 거야.”] [“하하, 그건 조금 위로가 되네요.”]프리킥 사건 때문에 메시가 여전히 밉기는 하지만, 그를 꺾는 것이 나의 목표라는 것 역시도 여전하다.
지난 4월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 리그를 치르며 상대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서는, 메시를 마주할 때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그래서 더 그를 잘 막은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당시의 상황 때문일 수도 있고 말이다.
4:0의 리드를 뒤집힐 거라고 과연 누가 생각을 했을까? 제아무리 정신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0.1%도 방심하지 않았을 거란 보장은 할 수 없다.
어쨌거나.
[“다시 그를 만나고 싶어요, 요나스.”] [“어쩌면 다음 시즌에 가능할 수도 있지.”] [“하하하, 이번 월드컵이 아니고요?”] [“이런! 그걸 생각 못 했네.”]멋쩍게 웃던 요나스와의 통화는, 내 기분을 훨씬 더 괜찮게 만들어 주었었다.
“하아~”
호텔로 들어서는 길목에 접어들어, 나는 차창에 입김을 불어 뿌옇게 만들었다.
그러곤 거기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삑- 삑- 삑-
16강.
우리는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 ‘2년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에 도전 중이다.
그러니, 지나간 일은 잊어야겠지.
리오넬 메시에 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몽땅 털어 버리면서, 나는 모레 있을 경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
2014년 6월 28일. 살바도르-바이아, 40050-565 브라질. 라데이라 다 폰치 다스 페데라스, s/n-나자레. 아레나 폰치 노바(Arena Fonte Nova. Ladeira da fonte das Pederas, s/n-Nazare. Salvador-Bahia, 40050-565 Brazil).
·경기 시작 2시간 전
보스니아 0 : 0 대한민국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F조 16강 진출 팀을 가려내기 위한 결전의 순간이 시작되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인 보스니아.
팀의 감독 사페트 수시치(Safet Susic)는 하루 전에 있었던 인터뷰 자리에서, 그의 조국을 위해 영광스러운 첫 번째 승리를 바치겠다고 공언했다.
과거 보스니아의 마법사(Sorcier bosniaque)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PSG에서 맹활약했던 수시치는 현재까지도 리게 앙 최고의 외인으로 꼽히고 있다.
딱히 경쟁자라는 사람이 없을 만큼 압도적인 지지였으며, 프랑스에서 뛰는 와중에도 그는 항상 조국인 보스니아에 관한 애정을 밝혀 왔다.
당시 보스니아가 유고슬라비아 연방 소속이었고 실제 대표팀도 유고슬라비아 소속으로 뛰었으나, 수시치는 항상 자신을 보스니아의 일원이라고 소개해 왔다.
그리고 이런 전설적인 이와 함께하는 현(現) 보스니아의 선수들 역시, 그들의 조국을 위해 역사적인 월드컵 첫 번째 승리를 바치겠단 염원으로 불타고 있다.
게다가 월드컵 본선 직전 보스니아 내의 언론들은, 현 대표팀 선수들이 역사상 최고의 세대라며 입을 모았다.
EPL 스토크 시티에서 뛰는 골키퍼 아스미르 베고비치(Asmir Begovic)와 맨체스터 시티 소속의 에딘 제코(Edin Dzeko). 여기에 세리에 A에서 맹활약하며 빅클럽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랄렘 퍄니치(Miralem Pjanic)도 소속되어 있었다.
외에도 세나드 루리치(Senad Lulic)나 베다드 이비세비치와 같은 자원들도 있어,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이 꿈도 아니란 이야기 역시도 들어왔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는 막상, 처녀출전국인 보스니아에 친절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안타깝게 패배했고, 직전 나이지리아전에서는 한 개의 득점이 취소되고 반칙 후 이어진 상대의 득점은 인정이 되면서 오심의 희생양이 되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보스니아의 선수들은 첫 번째 승리와 16강 진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열망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우리는 승리한다!! 우린 자랑스러운 보스니아 왕국의 전사들이고, 전사들은 절대 후회를 남기지 않아!!”
“예에에에-!!!!”
“이야아-!!”
주장 에미르 스파히치(Emir Spahic)의 주도로 전의를 끓어 올리는 의식(?)이 이어지고, 그러는 사이 양 팀의 선발 명단이 각 라커룸에 도착한다.
먼저 그것을 받아 든 네쟈드 요키치(Nedzad Jokic) 코치가 사페트 수시치에게 종이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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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Up`s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1-4-1/4-3-1-2
GK ? 정성룡 / GK ? 아스미르 베고비치
RB ? 김다온 / RB ? 아브디야 브르사예비치
CB ? 곽태휘 / CB ? 토니 수니치
CB ? 김영권 / CB ? 에미르 스파히치
LB ? 박주호 / LB ? 세아드 콜라시나크
DM ? 기성용 / RDM ? 티노-스벤 수시치
RAM ? 이근호 / DM ? 무하메드 베시치
CM ? 이청용 / LDM ? 아넬 하지치
CM ? 구자철 / AM ? 미랄렘 퍄니치
LAM ? 손흥민 / ST ? 에딘 제코
ST ? 이동국 / ST ? 베다드 이비세비치
.
.
‘특별할 것은 없군.’
명단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사페트 수시치가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앞으로 걸어 나가 손뼉을 쳤다.
그러곤 준비해 온 대로만 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려움 없이 본래의 실력만 발휘하라고 했다.
그렇게 감독의 자신감을 넘겨받은 보스니아의 선수들이 소리를 내지르며 복도로 나서고, 콧김이 뿜어져 나올 만큼의 기세로 나아간 선수들은 곧 통로에서 한국의 선수들을 맞이한다.
의도적으로 더욱 파이팅을 외쳐 보는 보스니아.
“가자-!! 할 수 있어!!”
“박살 내는 거야!!”
기선 제압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보스니아 선수들의 목소리가 복도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있을 무렵.
“??”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그들의 뒤에서 들려왔다.
그곳에 서 있는 것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였고, 어째서인지 보스니아의 선수들은 그의 눈빛에 기세가 꺾여 버리고야 만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나, 씨.]“…….”
[나도 한 번 소리 질러 줘? 엉?]지난 시간 동안 잘 눌러 담아 왔던 아르헨티나전 패배에 관한 쓰라림이, 보스니아 선수들이 내지르는 시끄러운 괴성에 의해 다시 살아나 버린 김다온이다.
그는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선수들의 사이로 들어가, 발을 우뚝 멈춘 채 조용히 말을 했다.
[거, 축구합시다. 소리나 꽥꽥 지르지 말고.]“…….”
[아, 귀 아파.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네.]그렇게 귀를 후비며 김다온이 걸어가고, 뒤를 따르는 대한민국의 다른 선수들이 저마다 한마디씩을 보탠다.
[그렇게 소리만 지르면 쓰나.] [Ich denke so. Sie sind gerade von der Last uberwaltigt…….]퍽-!
[우윽-!!] [아, 그만 좀 해라! 뭔 독일어냐?] [아니, 얘네들이 부담감에 짓눌려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조금 조언이라도 해 줄까…….] [아오- 씨! 그만 좀 구글대. 적한테 뭔 조언이냐?, 조언이.]여유가 풀풀 묻어나는 대한민국의 선수들을 바라보며, 보스니아의 선수들은 자신들이 너무 과장된 감정에 휩쓸려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기선 제압은 끝나 버린다.
그리고.
[큭큭큭큭큭.]마지막으로 걸어나서는 호르헤 삼파올리.
그는 김다온의 영향력이 마음에 든다.
[Vamos, caballeros. Pero hoy ganaremos.](힘내게나, 제군들. 하지만 오늘은 우리가 승리할 거야.)
Vamos.
보스니아의 선수들은 지금, 적장에게 격려를 받고 있었다.
***
·경기 결과
보스니아 0 : 2 대한민국
[골] 손흥민 : 전반 27분(이청용)김신욱 : 후반 40분(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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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F조 결과
(2014.06.28.(밤) 기준)
1. 아르헨티나 : 3승 0무 0패 / 8득점 4실점 / 승점 : 9
2. 대한민국 : 2승 0무 1패 / 5득점 3실점 / 승점 : 6
3. 나이지리아 : 1승 0무 2패 / 3득점 5실점 / 승점 : 3
4. 보스니아 : 0승 0무 3패 / 1득점 5실점 / 승점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