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08)
407화
※ 2014/15 바이에른 뮌헨 이적 현황 및 스쿼드
-> 2014.07.27. 기준
-> 이적 현황의 B.O는 바이아웃
-> 스쿼드 표시는 나이/대표팀 국적/몸값순임
§ IN(영입)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 2014.04.09.(도르트문트/Free Agent)
제바스티안 로데 : 2014.04.09.(도르트문트/Free Agent)
베르나르두 실바 : 2014.06.09.(벤피카/2,150만 유로)
후안 베르나트 : 2014.07.04.(발렌시아/1,000만 유로, B.O)
페페 레이나 : 2014.07.21.(리버풀/200만 유로)
§ OUT(방출)
마리오 만주키치 : 2014.07.10.(AT 마드리드/2,200만 유로)
토니 크로스 : 2014.07.18.(레알 마드리드/3,000만 유로)
다니엘 판 바위턴 : 2014.07.24.(은퇴)
§ Team Squad
GK ? 마누엘 노이어(28세/독일/5,000만 유로)
GK ? 페페 레이나(31세/스페인/500만 유로)
GK ? 톰 슈타르케(33세/독일/50만 유로)
RB ? 김다온(20세/대한민국/1억 유로)
RB ? 하피냐(27세/브라질/1,100만 유로)
RB ? 미첼 바이저(20세/독일/90만 유로)
CB ? 제롬 보아텡(25세/독일/4,500만 유로)
CB ? 단테(30세/브라질/1,300만 유로)
CB ? 홀거 바트슈투버(25세/독일/900만 유로)
LB ? 데이비드 알라바(22세/오스트리아/4,000만 유로)
LB ? 후안 베르나트(21세/스페인/1,500만 유로)
DM ? 하비 마르티네스(25세/스페인/3,300만 유로)
CM ? 필리프 람(30세/독일/3,000만 유로)
CM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8세/독일/3,000만 유로)
CM ? 티아고 알칸타라(23세/스페인/2,500만 유로)
CM ? 제바스티안 로데(23세/독일/1,100만 유로)
CM ? 피에르 에밀-호이비에르(18세/덴마크/500만 유로)
AM ? 마리오 괴체(22세/독일/5,500만 유로)
AM ? 베르나르두 실바(20세/포르투갈/3,000만 유로)
LW ? 프랑크 리베리(31세/프랑스/3,500만 유로)
RW ? 아르연 로번(30세/네덜란드/3,500만 유로)
RW ? 제르단 샤키리(22세/스위스/2,000만 유로)
SS ? 토마스 뮐러(24세/독일/6,000만 유로)
ST ?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25세/폴란드/5,500만 유로)
ST ? 클라우디오 피사로(35세/페루/150만 유로)
감독 ? 펩 과르디올라(43세/스페인)
***
텔레콤 컵으로 알려진 이 이벤트성 대회는 2009년부터 시작되어 매년 7월 이틀에 걸쳐서 개최되고 있다.
총 4개의 팀이 두 개의 준결승을 가지고 다음 날 바로 또 경기를 치르며, 일반 축구 경기와는 다리 전후반 각각 30분씩만을 뛴다.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최대 스폰서 중에 하나인 T-Mobile이 매년 4개의 팀을 초청해 경기를 치르는데, 참가 클럽들엔 다소 껄끄러운 대회다.
어디까지나 이벤트성이 짙은 대회기는 하지만, 상금이 걸려 있는 만큼 무작정 소홀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이틀 연속 경기를 가진다는 일정도 문제였다.
‘오, 이런.’
벤치에 앉아 피치를 쳐다보던 펩 과르디올라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고, 곧장 그 곁에서 스태프들이 달려 나간다.
.
(쇠렌 한케) – ZDF 아나운서
“몸이 나쁜 것 같습니다. 티아고 알칸타라. 스스로 주저앉은 이후 일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
2014년 7월 26일. 22525 함부르크, 독일. 실베슈테르알리 7.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Volksparkstadion. Sylvesterallee 7. 22525 Hamburg, Germany).
펩 과르디올라가 고개를 숙인 이유는 닥친 상황에 대한 절망이 아닌,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기 위함이었다.
불과 48시간 전, 그는 어떠한 보고서를 받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주치의인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가 허가한 자료는, 그의 아들 킬리안으로부터 작성되었다.
“멋지군!”
“…….”
고개를 옆으로 돌린 펩 과르디올라가 소리치자,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인 킬리안 뮐러-볼파르트가 벤치를 떠나 어딘가로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것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펩 과르디올라는, 어째서 중요한 선수들의 건강 상태 점검이 주치의가 아닌 피지션에 의해 쓰였는지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주치의 자리에서 내려온 한스-빌헬름이, 다른 구기 종목의 독일인 스타플레이어인 덕 노비츠키(Dirk Nowitzki)를 담당하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날에 이어, 또 한 번 자신의 팀이 부차적으로 밀려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펩 과르디올라는 분노하고 있다.
“말해 보시죠.”
이미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 경기.
펩은 한스-빌헬름의 앞으로 다가섰다.
“티아고가 투입되고 정확히 3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충돌도 없이 뛰지도 않고 걷다가 스스로 주저앉았습니다. 당신이 승인한 그 빌어먹을 보고서엔, 티아고가 완벽한 상태라 적혀 있었습니다. 제가 일반적으로 복귀할 시기보다 3개월 이상 이르다고 했을 때, 당신 아들이 뭐라고 했죠?”
“…….”
“Wunder bar(Wonderful)!! 당신은 이 클럽의 주치의인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하나도 모르는 것 같군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좌절한 펩 과르디올라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자리로 돌아오고, 엉망이 되어 버린 벤치에선 이들 둘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어느새, 킬리안이 돌아와 있었다.
“아버지…….”
“시끄럽다, 킬리안. 너는 말할 자격이 없어.”
“아니, 저는 그냥…….”
“말해 봐라. 티아고의 몸 상태는 어떻게 점검이 됐지?”
“스프린트를 하더라고요.”
“……뭐?”
티아고 알칸타라는 작년 3월 데드 레그 증상에 이어, 두 달 뒤 MCL(내측 측면 십자인대) 손상 제3단계로 약 6~8개월의 치료 및 재활이 요구되는 부상 판정을 받았다.
수술은 한스-빌헬름의 집도하에 그의 병원에서 이루어졌으며, 결과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펩 과르디올라는 3월 데드 레그 때, 티아고의 MCL을 즉각적으로 짚어 내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당시에도 티아고의 검사는 한스-빌헬름이 아닌, 킬리안과 그와 어울려 다니는 클리닉의 한 의사가 담당했다.
한바탕 홍역이 지나간 후, 과거의 차트를 뒤적이던 한스-빌헬름은 만약 자신이었더라면 3월에 즉각 MCL을 찾아내어 단계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아들과 클리닉의 명성을 손상시키는 행동을 할 수 없었고, 묵묵부답하는 것으로 비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오늘.
“이런, 멍청한!!”
“아, 아버지?”
한스-빌헬름은 도저히 한심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MCL 3단계는 굉장히 세심히 다뤄져야 할 부상이다.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어설픈 운동은 부상을 재발시킬 수 있으며, 만약 더 심각한 경우 전방이나 후방의 십자인대마저 다칠 수도 있다.
“스프린트?!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야?”
“하, 하지만. 다른 것도 보기는 했다고요.”
“다른 거? 대체 뭐를?”
“일반적인 것들이죠. 통증의 여부라든가, 반응이라든가…….”
보고서를 작성하기 전 티아고에게 진행한 테스트를 줄줄이 읊어 가는 킬리안을 보며, 한스-빌헬름은 결국 힘이 풀려 도로 주저앉고야 말았다.
킬리안은 MCL을 평범한 부상의 범주에서 다뤘고, 그 이유를 한스-빌헬름이 수술을 너무 잘한 것에서 찾으려고 했다.
‘이것마저도 내 탓이라고? 오, 이런 세상에나.’
한스-빌헬름은 자신이 평생 쌓아 올린 볼파르트 클리닉의 명성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뮌헨 외의 유명 고객들을 관리해야 했다.
그래서 반푼이나마 어깨너머로 배워 온 것이었던 킬리안을 뮌헨과의 소통 창구로 삼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참으로 신기하게도, 펩 과르디올라의 부임 이후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썩 꺼지거라, 킬리안. 넌 오늘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어.”
“저보고 나가라고요?”
“그래. 당장 나가.”
자신을 내쫓는 아버지를 멍하니 바라보던 킬리안이, 분명한 분노를 드러내며 자리를 이탈한다.
그는 펩 과르디올라를 스쳐 지나는 타이밍에 맞춰 침을 한 번 땅바닥에 뱉었고, 이에 분노한 마넬 에스티아르테가 일어서려는 것을 주변에서 만류했다.
지난 한 해 부상으로 크게 골치를 썩였던 바이에른 뮌헨은, 새로운 시즌을 앞둔 지금도 같은 문제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4년 7월 27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시즌 후 겨우 두 달 남짓 떠나 있었을 뿐이지만, 마치 2년은 그랬던 것 같다.
여독이 남아 기절하듯 잠들어 있던 아영이를 남겨 두고 출근하던 길이, 왜 그리 낯설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또 주차장에서 내려서 본 클럽하우스의 모습도 그랬다.
‘페인트가 바뀌었나?’
바이에른 뮌헨의 팀 컬러인 강렬한 붉은색은 여전했지만, 전보다 조금 흰색과 파란색이 늘어난 기분이었다.
탁-!
“이봐아-!!”
“응?”
그렇게 멍하니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며 차의 문을 닫자, 바로 근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운전석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이가 보였다.
바로, 토마스 뮐러.
새로운 시즌을 맞아 출근해서 본 남자가 저 녀석이라니, 올해의 운수가 무척 사나울 것 같다.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대고 있던 토마스 뮐러는, 통화만 얼른 끝내고 가겠다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대체 왜 내게 알려 주는 거야?
그냥 오면 될 것을 가지고.
그래서 난 가장 좋은 방법을 택했다.
“아, 먼저 가라고?”
“!!”
눈이 커진 토마스 뮐러가 계속해서 제스처를 보내지만, 나는 계속해서 모르는 척하며 헛소리를 했다. 입을 정신없이 움직이는 걸로 봐선, 통화는 꽤 중요한 것인가 보다.
하지만 나의 능청에 참다못한 토마스 뮐러가 고함을 빽 내질렀고, 그러고 나서 허둥지둥 다시 휴대폰에 대고 입을 움직이는 게 보였다.
[에휴~ 못 살것다.]어쩐지 그 모습이 조금 짠했기에, 나는 기꺼이 토마스 뮐러를 기다려 주기로 결정했다.
난 차를 떠나 녀석의 가까이로 다가섰고,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마스 뮐러의 통화 상대는 아무래도 에이전시인 것 같다.
계약 조항과 수당이라는 말을 꽤 여러 번 하는 것으로 봐선, 뭔가 조건이 있었는가 보다.
“알겠어, 그럼. 나중에 또 연락할게.”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를 끊은 토마스 뮐러.
녀석은 날 보며 미간을 팍 찌푸린다.
“이봐아-! 그게 그렇게 알아듣기 힘들었어?”
“아니? 그냥 널 골려 준 거야.”
“이런-! 아무튼, 이것 좀 봐.”
“응?”
토마스 뮐러의 차량 뒷좌석에 실려 있던 것은, 엄청난 크기의 팝콘 봉지였다. 개수만 얼추 대여섯 개 되는 것 같았는데, 뮐러는 더 나아가 트렁크에도 실려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왜?”
“이런! 몰라서 물어? 당연히 신고식이지!”
“아-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을까?”
“아니. 다들 우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더라고.”
“누가 그러던데?”
“프랑크랑 데이비드.”
프랑크 리베리와 데이비드 알라바는 월드컵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장 처음부터 팀 프리시즌에 함께했다.
사람 놀리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들이 그랬다면, 아마도 맞을 것이다.
“나 말고 바스티랑 제롬도 팝콘을 가져오기로 했어.”
“뭐 어쩌려고?”
“그야, 당연히. 녀석들의 차에 부어줘야지. 청소한다고 꽤나 골치 썩을걸? 낄낄낄낄.”
생각해 보니, 작년에 이런 식의 환영은 받지 않았던 것 같다.
“아, 그거? 우리도 조금 신중했거든.”
“왜?”
“감독이 바뀌었잖아. 어떤 감독은 이런 걸 싫어한다고.”
“하긴. 오해할 만했네.”
“그렇지? 처음엔 진짜 무서웠다니까.”
“지금은 아니고?”
“뭐, 지금은 익숙해졌잖아.”
펩은 처음 바이에른 뮌헨에 부임하자마자, 기강을 잡는 일을 가장 처음으로 삼았었다.
클럽하우스 주변에 있던 모든 자판기를 치워 버렸으며, 상시 구비되어 있던 과자/케이크/머핀을 절대 반입해서는 안 될 물품으로 지정했다.
그러니 이들에겐, 팝콘도 가져와서는 안 될 물품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 용기를 낸 제롬 보아텡이 팝콘을 가져오고 싶다 말했고, 펩은 오직 버터로만 구워 낸 팝콘이라면 괜찮다고 허락했다.
그래서 클럽하우스 곳곳엔 팝콘 봉투가 잔뜩 있다.
“나 좀 도와줘.”
“뭐? 싫어. 나는 안 할래. 빼줘.”
“뭐?! 왜?!”
“토마스. 나도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이잖아. 알면서 그래? 물론 경우는 많이 다르지만, 이런 식으로 골탕을 먹이는 일에서는 빼달라고.”
“그럼, 나는 왜?”
“너는 왜 괴롭히냐고?”
고개를 끄덕이는 토마스 뮐러에게 내가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은, “재미있으니까.”였다.
하지만 나는 그러는 대신, 너는 이미 이 클럽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니 약자일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강한 사람을 골탕 먹이는 것과 신입생을 골탕 먹이는 건 느낌이 다르다.
“내가…….”
“?”
“내가 영향력이 있어?”
“엥?”
사실 토마스 뮐러가 조금 더 실망할 줄 알았는데, 녀석은 매우 요상한 곳에서 꽂혀 버렸다.
“지금 그게 좋은 거야?”
“그렇고말고. 알았어! 넌 빼 줄게!”
선심을 쓰듯 말하는 토마스 뮐러에게 어이없는 웃음을 날려 주며, 나는 돌아서서 클럽하우스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계속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린다.
뭔가 용을 쓰는 소리도 말이다.
‘참, 쓸데없는 곳에 진심이란 말이야.’
지난 시즌 내내 느껴 왔던 거지만, 만약 누군가 내게 독일인은 재미없지 않느냐고 말한다면 절대 아니라 답해 주겠다.
그게 아니면 대체 저걸 어디에서 봐?
“쟤네 뭐 하는 거야?”
“묻지 마.”
“??”
아침 식사를 위해 클럽하우스 식당에 앉아 사람들을 기다리며, 난 반갑게 인사를 나눈 하비 마르티네스와 주차장을 바라보았다.
지금 저 멀리에선, 족히 스무 개는 되어 보이는 팝콘 봉투를 한쪽에 감추고 있는 네 명의 남자가 있었다.
“하아~ 멍청이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늘도 여전히 정신없음이다.
***
대략 십여 분 뒤.
[다온!!] [베르나르두!!]식당으로 들어서는 반가운 얼굴을 확인하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의 앞으로 다가갔다.
몇 주 전에 휴가를 함께 보냈건만,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이닝복을 입은 베르나르두의 모습을 보는 것은 퍽 감격적인 일이었다.
우린 그렇게 포옹을 나눴고, 나는 곧바로 베르나르두를 테이블의 비워 두었던 자리로 인도했다.
당연히 이 녀석은 내 옆자리다.
다른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
[어때? 적응은 좀 됐어?] [응. 에이전트에게 듣기론 굉장히 짓궂다고 했는데, 다들 신사적이더라고.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나 봐.] […….] [응?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불쌍한 녀석.
퇴근쯤에 자신의 차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무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만 해. 알겠지?] [그것참 든든하네.] [당연하지! 넌 네 친구잖아! Melhor amigo para sempre!! 잊었어?]지금 내가 한 말은 ‘Best Friend Forever’라는 뜻이다.
베르나르두와 나는 서로를 이렇게 부른다.
[어제 진짜 분위기가 살벌했어.] [아, 그거.] [제기랄. 네가 말해 주기는 했는데, 그것보다 더 심각하더라. 대체 왜 여긴 팀 닥터가 상주하지 않는 건데?] [팀 문화야.] [하-! 그건 내가 들은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말이야.]SL 벤피카는 아카데미뿐만이 아니라, 의료 쪽으로도 꽤나 탄탄한 편이다.
포르투갈 내에서 가장 좋은 실력의 스포츠 전문 주치의가 늘 선수단과 동행을 하고, 그를 보조하는 두 명의 전문 주치의 역시 정식 의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외의 팀 피지션들은 어디까지나 컨디셔닝 조절에만 관여하며, 부상에 관련된 이슈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킬리안 말이야. 정확히는 직책이 뭐야?] [아, 그게.]킬리안 뮐러-볼파르트의 직책은 ‘어시스턴트 팀 닥터 겸, 메인 팀 닥터와의 연결책’이다.
[뭐?!] [하하. 조금 재미있지?]외에도 베르나르두의 눈에 조금 신기하게 보일 수 있는 건, 코칭스태프 그룹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마넬 에스티아르테라는 존재다.
마넬은 기본적으로 축구인이 아니기 때문에, 훈련의 어떠한 과정에도 관여를 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팀 소개에 마넬의 이름은 코칭스태프 목록에서 빠져 있으며, 보드진으로 화면을 옮겼을 때 ‘감독의 개인적인 업무 담당’으로 적혀 있다.
정확한 마넬의 업무는 펩이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관리해 주고, 그가 오직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축구 외적인 잡무를 담당하는 것이었다.
나야 특별히 그러한 것에 의문을 표하는 성격도 아니었고, 특히나 한국 문화에서 상사라고 볼 수 있는 코치나 메디컬 쪽의 일엔 그러려니 하는 습관이 있었다.
게다가 작년에 생각보다 늦게 합류를 하여, 적응에 매진하느라 자잘한 것들을 놓치기도 했다.
간신히 주변을 신경 쓸 수 있게 되었을 땐, 그러한 것들은 모두 익숙해진 뒤였다.
[바쁘면 바쁜 대로, 장점은 있으니까.] [그래- 그건 또 그러네.]베르나르두와 한가로이 잡담을 나누고 있자, 식당은 곧 사람들로 꽉 채워졌다. 새로운 얼굴들도 곳곳에 보였고, 레반도프스키는 벌써 친구를 많이 만든 것도 같았다.
다른 동료들의 말로는 무척 좋은 사람이라던데, 나도 나중에 대화를 해 볼까 한다.
중간에 이미 접시에 음식을 담아 왔던 나는, 베르나르두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 식사를 이어 갔다.
이런 아침 식사 자리는 올 시즌부터 새롭게 시작된 행동 강령 중에 하나로, 오전 훈련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팀과 함께 아침과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만약 원정 경기가 밤에 끝난다면, 경기 후와 경기 다음 날에 먹는 식사 역시도 함께 먹어야 하고 말이다.
[여기는 좀, 학교 같아.] [하하. 그래서 이상해?] [아니. 꼭 벤피카 유스에 있을 때 같아서 정겹고 나쁘지 않아. 그런데 말이야, 음식 진짜 별로다.] [건강식이야. 그러니, 잘 먹어 둬.] [응.]아침 해를 맞으며 다 함께 아침을 먹는 지금, 난 조금씩 뮌헨의 일원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