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1)
40화
2011년 8월 18일. 셸란, 덴마크. 파룸, 파룸 파크 2. 라이트 투 드림 파크.
·경기 시작 5분 전
FC 노르셸란 0 : 0 스포르팅 CP
& Match-Up`s Best Eleven(노르셸란/상대팀)
& Tactics(노르셸란/상대팀) : 4-3-3/4-3-3
GK ? 예스퍼 한센 / GK ? 후이 파트리시오
RB ? 김다온 / RB ? 주앙 페헤이라
CB ? 안드레아스 비엘란 / CB ? 알베르투 로드리게스
CB ? 요레스 오코레 / CB ? 안데르송 포우가
LB ? 마이클 파크허스트 / LB – 에바르도
DM ? 에녹 아두 / CM ? 스테인 스하르스
CM ? 니콜라이 스톡홀름 / CM ? 파비앙 리나우도
CM ? 쇠렌 크리스텐센 / CM ? 안드레 산투스
RW ? 안드레아스 그란스코프 / RW – 예프렌
LW ? 라베즈 라완 / LW ? 야닉 잘로
ST ? 미켈 베크만 / ST ? 헬더 포스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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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번 플레이오프 스테이지에 특별한 이름을 붙였다.
바로 복수.
하지만 스포르팅 CP의 선수들은 이번 스테이지가 리벤지(Revenge)매치업이라는 것을 억지로 회피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헬더 포스티가 : 글쎄요. 1년 전의 일이라서.] [에바르도 :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주앙 페헤이라 : 굳이 복수에 중점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경기를 잘 치르는 일이죠.]이것들 전부, 어제의 사전 인터뷰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그런데, 어쩌나.
우린 아닌데.
추첨이 있던 날 스포르팅 CP의 이름이 나온 순간 우리의 입에서 욕설이 나온 이유는, 어려운 상대여서라기보단 악연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악연은 해소해야 하는 법.
우린 이번 스테이지를 통해, 스포르팅과 동등해지려고 한다.
승리를 거두면 그렇게 될 거다.
“또 만나네. 기억하고 있지?”
“······.”
“지켜보겠어. 두고 봐.”
“······.”
입장을 기다리는 복도의 안.
우리가 한껏 흥분해 도발하고 있는 반면, 스포르팅 CP의 선수들은 계속해서 페어플레이를 펼치자고만 했다.
누군가에겐 스포르팅이 강팀다운 냉정함을 보이는 거라고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땐 저들은 억지로 외면하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물론, 결과가 모든 것을 증명하겠지만 말이다.
“시간이 됐습니다!!”
“Esta na hora!!”
입장을 알리는 목소리가 덴마크와 포르투갈어로 동시에 들려오고, 복도에서 펼쳐지던 일방적인 신경전도 이젠 잠깐 멈출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로파의 테마곡이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바쁜 와중에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이 큰 소리로 응원을 보내온다.
{노르셸란-!! 그들을 위해 부르는 승리의 찬가-!!}
하지만 확실히, 무언가 조금 부족하다.
작년, 스포르팅의 홈구장에서 보았었던 풍경을 머릿속에다 그려본다.
거긴 5만, 반면에 여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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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트 피) – SBS Discovery 현장 아나운서
“총 5,653명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평소보다 배에 가까운 이들이 바쁜 와중에도 라이트 투 드림 파크를 찾아주었군요. 양 팀의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작년에 이어 다시 맞붙는 두 팀. 유로파 플레이오프 라운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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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의 성원과 열기가 부족하다거나 하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냥 아주 조금.
정말 아주 조금 아쉬운 것뿐이다.
덴마크 사람들의 정서에는 휘게(Hygge)가 있고, 그것은 축구장을 찾는 문화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라는 것을 떠나, 덴마크 사람들은 축구경기장을 찾는 것도 좋지만 집이나 스포츠-바에서 편안한 이들과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걸 즐긴다.
그래서 수페르리가엔의 경기 중 절반은, 아나운서와 해설 없이 화면만 그냥 중계만 해준다.
어차피 가족 혹은 친구들과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시청할 것이기에, 굳이 해설이 없어도 축구를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이런 덴마크의 문화를 사랑하고 있다.
특히 휘게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정서다.
한국의 정과 비슷한 것도 같았으니까.
“Hej. Good Game. Hej. Good Game.”
같은 두 단어를 계속해서 반복하며, 난 악수를 건네 오는 스포르팅의 선수들에게 건성으로 인사했다.
상대를 떠나, 굳이 이 순간 친한 척할 필요는 없다.
휘슬이 울리게 되면, 나는 규칙이 허락하는 내에서는 무슨 짓이든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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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트 피)
“오늘 경기의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제목을 유수의 클럽으로부터 주목받는 두 명의 선수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우선, 지난 시즌 6골과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스포르팅 CP의 야닉 잘로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수페르리가엔의 떠오르는 태양인 다온킴이 마크합니다.”
(토벤 댐곳) – SBS Discovery 해설위원
“작년의 기억이 새록새록 샘솟는군요. 킴은 작년 유로파 무대에서 충격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그 활약을 바탕으로, 이제는 많은 클럽이 탐내는 사이드백이 되었죠.”
(얄트 피)
“바로 그렇습니다. 이제 경기가 시작되는군요. 왼쪽 진영이 FC 노르셸란. 그리고 오른쪽 진영이 스포르팅 CP입니다. 오늘의 주심은 북아일랜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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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충분히 준비됐다.
올 시즌의 스포르팅 CP가 어떠한 전술을 펼치는지 알고 있고, 선수 개개인의 선호하는 플레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식이 갖춰져 있다.
그러니, 자신감이 없을 수 없다.
설마 자만하는 거냐고?
글쎄.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아니.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겸손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저 앞에 먹잇감 포착.
난 강하게 몸을 밀어붙인다.
‘이 빌어먹을 포르투갈 녀석!’
강한 차징에도 버티는 야닉 잘로.
그래서 난 주심의 눈을 피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으로 유니폼을 잡아끌었다.
“크윽-!!”
그러자 파울을 유도할 속셈이었는지, 야닉 잘로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근데 어쩌나, 여기선 주심이 볼 수 없는데.
부심도 반대편에 있다.
“······.”
말했지?
그렇다니까.
“헤-이!!!”
억울한 야닉 잘로가 팔을 들어 올리며 주심을 쳐다보지만, 주심은 그저 팔을 저으며 경기를 속개하라고만 했다.
하여간 이 빌어먹을 포르투갈······.
어, 그런데 잠깐.
“너, 포르투갈 녀석 맞지?”
“??”
“Portugues? Certo?”
“????”
두 배의 의문을 더하게 된 잘로를 남겨두고, 난 일단 스로인을 위해 사이드라인 바깥으로 움직였다.
만약 잘로가 포르투갈인이 아니라면, 경기가 끝나고 따로 사과라도 해야 할까 싶다.
왜냐하면 저 녀석이 포르투갈 사람이든 아니든, 90분 내내 그렇게 믿고 괴롭혀 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FC 포르투를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
으드득-.
아, 진짜 갈면 안 되는데.
내 이빨 다 나갔네.
‘젠장.’
스로인을 수비진영으로 보내며, 난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다.
일단, 초반은 늘 그렇듯 탐색전이다.
‘그런데 확실히 좀 다르네.’
얼핏 보기에도, 스포르팅의 전술은 작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중앙 미드필드에서 느껴졌다.
작년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마니셰와 페드로 멘데스가 책임지던 중원이 세 명의 미드필드로 바뀌었는데, 10분을 뛰어본 감상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작년이 더 나았다.
뭔가 엉성하고, 느슨하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중앙을 파고들기로 한다.
전술적으로도, 어차피 오늘은 사실상의 쓰리백이다.
『화살표의 시작점이 최초의 위치.』
캐스퍼 감독님은 오늘 내게, 평소보다 더 많이 뛰어 달라고 요구하셨다.
자연히 훨씬 더 넓은 지역을 도맡게 될 것이며, 후반 언제든 지치면 교체 사인을 보내어도 상관없다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난 감독님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절대.
내가 먼저 교체해 달라 말할 일은 없을 거라고.
45분 만에 녹다운된 기억은 한 번으로 족하다.
두 번이나 겪으면, 불알 떼야지.
“왔어! 여기!”
작년과 비교해 조금 신중하다고 느껴지는 스포르팅 CP를 보면서, 난 적당한 공격가담 타이밍을 재고 있다.
좋게 말해서 신중이지, 헤매고 있는 거다.
그렇게 소강상태를 보이던 중, 앞쪽에 공간이 생겨났다.
원투패스를 주고받는다면,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서둘러서는 안 된다.
일단, 이것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때때론 의도적으로 공간을 내어주는 척하며, 전술적인 역습을 가하는 팀들이 있다.
짧은 시간 머리를 굴려본 결과, 난 저것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스포르팅의 라인은 어느새 망가져 있었다.
그러니, 전진해도 괜찮다.
“아두-!!”
내 목소리를 들은 에녹 아두의 패스.
미리 주변을 살펴뒀었던 나는, 파비앙 리나우두(Fabian Rianudo)의 접근해 오리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어딜!’
“쿠욱-!”
오른쪽 팔을 옆으로 뻗어 리나우두의 접근을 차단하는 나.
팔뚝에 걸린 리나우두는 다리가 걸리지 않는 곳에서 어설픈 커트를 시도해왔다.
그렇지만 난 단단하게 버텼고, 근처로 접근해 준 크리스텐센의 발밑으로 패스를 보냈다.
그리고 그런 이후에 몸을 획하고 돌려, 스포르팅의 왼쪽 공간을 파고 들어갔다.
아까 내가 본, 바로 그곳 말이다.
“앞으로 보내!!”
때마침 터져 나온 캐스퍼 감독님의 외침.
거기에 맞춰 크리스텐센이 보낸 로빙 패스가 앞쪽으로 날아와, 나와 에바르도의 사이에 떨어진다.
현재 거리는 동등해보였지만, 볼의 진행 방향은 에바르도에게 조금 더 유리하다.
그렇지만 난 그보다 먼저, 볼에 발을 가져대 대는 것에 성공했다.
내가 더 빠르거든.
[메에에-롱!]“!!”
왼발을 쭉 뻗어 커트를 시도해오던 에바르도가 그대로 벗겨져 나가고 나니,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건 온통 텅텅 비어있는 공간 바로 그것뿐이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작년 겨울 박지성 선수에게 들었던 말들을 떠올려 본다.
[그라운드에는 항상 규칙이 있어.]필드의 모든 곳에는 정석적인 플레이가 존재한다.
물론 그것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에는 이것을 크게 공격-미드필드-수비로 나눠 설명해 왔지만, 최근의 유럽축구는 펩 과르디올라의 철학에 맞춰 필드를 27개의 직사각형으로 나누는 것을 즐겼다.
즉, 필드에 존재하는 27개의 장소에는 정석이라 부를 만한 27개의 플레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진입한 이곳.
여기에서 내가 해야 할 건.
‘우선은 앞.’
먼저 앞을 보는 일이다.
드리블 되고 있는 축구공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둔 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베크만을 찾는다.
동시에 스포르팅 CP의 수비수들이 어떠한 곳에 시선을 두고 있으며, 상체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파악해둔다.
난 수비수라, 저건 대강 스쳐만 봐도 안다.
‘그렇다면.’
이제, 결론은 내려진다.
얼리크로스.
최종도착점은 포워드와 골키퍼의 사이.
다음 플레이를 결정한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좋은 크로스를 보내기 위해 트래핑을 해놓는 것으로 압축된다.
복잡했던 일들이 이렇게 간단하게 바뀌고 나면, 찰나이지만 축구가 조금 쉽게 느껴진다.
툭.
오른발로 잡아둔 축구공을 발끝으로 툭 쳐서, 앞으로 굴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전방을 확인한 뒤, 디딤발을 가져가며 크로스를 띄워 올린다.
파앙-!
페널티라인 뒤에서 바라본 축구공은 골키퍼에게로 향하는 듯하다, 급격히 방향을 꺾으면서 안쪽으로 휘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몸을 아끼지 않은 우리의 스트라이커.
미켈 베크만의 다이빙 헤더에 맞은 뒤,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베크만이 몸을 아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시험한다는 위치로 크로스를 보냈다.
그편이, 수비수가 막기 어려우니까.
급격하게 시끄러워진 그라운드가 들썩거리는 지금, 난 주먹을 불끈 쥔 채 양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친다.
[아-이, 씨팔!!! 엿이나 처먹어어어엇-!!!]지금의 이것은 스포르팅 CP가 아닌 FC 포르투를 향한 외침이다.
풀백이 어쩌고. 윙어가 어쩌고 어째?
카악- 퉤!! 개새끼들.
죽어도 가나 보자.
그렇게 관중석을 향해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질러대고 있을 무렵, 가족들이 앉아있는 걸 확인한 나는 가족들이 내가 쌍욕을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 이거 X됐네?
급하게 입을 다문 내 등 뒤에서, 묵직한 무게가 덮쳐 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얘가 떠먹여 준 거야!! 알아?! 얘가 떠먹여 줬다고!!”
그래-
내가 좀 좋은 크로스를 보내긴 했지.
리그 15골에 인센티브가 걸려있다는 소문이 돈 베크만에게, 언젠가 꼭 한턱을 톡톡히 받아내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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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댐곳)
“모든 과정이 아름다웠습니다. 센터서클 주변 좋은 위치로 움직였고, 접근하는 마크맨을 차단한 뒤에 빈 공간으로 몸을 움직여 뛰어오던 수비수마저도 따돌렸습니다. 그리고 이 크로스. Oh, Gud. 풀백이 이토록 아름다운 크로스를 올려 보내는 건, 실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얄트 피)
“말 그대로 환상적인 크로스였습니다. 1 : 0 노르셸란······.”
***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일 것이다.
첫 번째 실점 순간부터 스포르팅 CP의 계획은 망가졌지만, 그들이 이토록 무기력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거다.
그리고 마침내, 스포르팅 CP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상상이 현실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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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8분
FC 노르셸란 1->2 : 0 스포르팅 CP
{KIM!! KIM!! KIM!! KIM!! 그는 남한에서 온 꼬마-!! 우린 그를 사랑하고, 그는 우리를 위해서 개처럼 뛰어다니지!! 그는 필드의 전역을 누벼!! 하지만 그가 슈팅을 쏘면!! 너넨 그냥 찢긴 그물을 보게 돼!! 그는 우리의 그레이트데인!! 개처럼 뛰지만, 허벅지는 말처럼 튼튼해!!}
1 : 0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가져가던 두 팀은, 각자 좋은 기회를 만들고도 마무리를 하지 못해 아쉬움만 토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하지만 시간은, 앞서가는 FC 노르셸란의 편이었다.
그러던 중 후반 37분에 스포르팅의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파울이 일어났고, 노르셸란은 당연하다는 듯 김다온을 프리키커로 내세웠다.
그리고 1분 뒤.
‘바빠졌군.’
티아로 로보 주변에 자리한 스카우트를 바쁘게 만든, 엄청난 슈팅이 터져 나왔다.
레이저빔과도 같았던 그 슈팅은, 경험 많은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오를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SL 벤피카의 스카우트는 이제,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뇨! 킴! 잊혀졌던 노르셸란의 그 꼬마요.”
“네. 그 노르셸란의 2번이요.”
FC 포르투가 김다온의 영입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를 영입리스트에 올려둔 클럽 다수가 셸란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상태다.
와 이 주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김다온은 이미 전 세계 스카우트망에 이름을 올렸다고 봐야 했다.
다만 옥석과 범석(凡石)을 구분해야 했던 스카우트들은 여전히, 작년 김다온의 극명했던 온도 차를 떠올리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 조심스러운 태도가 깨져버렸다.
‘아무래도, 조만간 떠들썩해지겠어.’
유난스럽기까지 한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던 티아고 로보는 어떠한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바로, 인플레이션(Inflation).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가끔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은 이적료를 받는 주인공의 등장에 의아해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클럽이 일반인들과 달리 재능을 구분할 줄 아는 특별한 시각을 가져서도. 그렇다고 단순히 돈이 많아 낭비해도 그만이라서가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수없이 많은 우연과 적절한 상황이 겹쳐 만들어지는 일종의 자연재해와도 같다.
그리고 오늘, 전반전에 김다온이 선보인 플레이는 자연재해 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오늘의 플레이가 그의 미래를 규정하진 않는다.
작년 나빴을 때처럼, 금세 또 식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정통 풀백의 등장은 시장원리를 뛰어넘어 패닉바이를 내지르기에 충분한 요소다.
이제 중요한 건, 김다온이 남은 후반과 원정에서 치러질 2차전에서도 비슷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더 이상 저 소년에겐, 덴마크 무대는 적합하지 않다.
아직 많이 남아있는 김다온의 잔여 시즌과 그 이후의 세계.
티아고 로보는 상상으로나마 그것을 그려보며, 작은 희열을 느꼈다.
이런 순간은 늘, 스카우트로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다.
뛰고 있는 무대가 좁게 느껴지는 선수를 발견한 순간.
그때마다 티아고 로보는 이런 말을 중얼거렸다.
“이제, 다음 단계로군.”
김다온의 미래는 이제, 덴마크를 벗어나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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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FC 노르셸란 2 : 0 스포르팅 CP
[골] 미켈 베크만 : 전반 14분(김다온)김다온 : 후반 38분(F.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