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10)
409화
[내일 미국 투어를 위해 뉴욕으로 떠나는 바이에른 뮌헨. 펩 과르디올라, “미국 투어는 놀러 가는 것이 아니다.” – Goal.com(INT)/2014.07.28.(오후)]***
2014년 7월 30일. 뉴욕 10004, 미국. 리버티 섬. 자유의 여신상 국가기념물(State of Liberty National Monument. Liberty Island. New-York 10004, U.S.A).
“여기, 여기, 여기!”
“좀 비켜 봐.”
“나도 자리 없거든?”
“자 준비~ 뭐라고 했지?”
“김치.”
“아-! 킴치이이이-”
찰칵-!
어제 뉴욕에 도착한 우린, 관광에 한창이다.
이른 오전 여독을 푸는 간단한 회복 훈련이 오늘 일정의 전부였고, 이후부터 우리는 가이드와 함께 뉴욕의 관광 명소를 돌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이번 미국 투어의 일정은 모레 과달라하라와 가지는 친선전과 7일 MLS 올스타팀과의 경기가 전부다.
개최 이유는 팀의 가장 큰 스폰서인 아우디의 홍보 및 프로모션 때문인데, 우리 역시 이번 일정으로 소화함으로써 상당한 금액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월드컵이 끝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들 기꺼이 이번 일정을 즐기고 있는 이유다.
[베르나르두! 이리 좀 와 봐!] [뭐? 왜?] [얼른!]난 뉴욕에서도 베르나르두를 잘 챙기고 있다.
[이거 좀 써 봐.] [싫어-! 내가 왜?] [나도 이걸 쓸 거니까. 같이 해야지, Amigo! 영원한 최고의 친구! 잊었어?] [……제기랄. 오늘은 다시 그거 쓰기 없기야.] [그야 물론이지.]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가면을 뒤집어쓴 나는, 베르나르두에겐 영국의 위대한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의 가면을 쓰도록 만들었다.
유명한 정치가의 가면이라든가 미국 느낌이 풀풀 풍기는 고깔모자 등을 갖춰 놓은 가판대의 상인이, 우리 두 사람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땡큐~”
“웰컴.”
휴대폰을 돌려받아, 화면을 확인해 본다.
[봐 봐. 마음에 들어?] [아니. 조금 바보 같아.] [왜? 그게 재미있는 건데?] [아- 나는 저쪽으로 갈래.] [어. 그래.]베르나르두가 브라질 선수들이 있는 곳을 발걸음을 옮기고, 아영이에게 사진을 보내고 있는 내 곁으로 레비가 다가왔다.
“재미있어 보이네?”
“그냥, 멍청한 짓이지.”
“그게 재미있는 거잖아.”
“그런가?”
분데스리가에서 명성이 높았던 공격수답게, 레반도프스키는 빠르게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가고 있다.
펩도 이 남자를 무척 신뢰하는 것 같다.
“너는 모레 안 뛰지?”
“응.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렇군.”
월드컵 8강전 이상에 진출한 선수들은 모레 경기에는 뛰지 않는다. 선수단과 함께 이동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면 된다.
그렇지만 7일 MLS 올스타 경기는 참여한다.
뮌헨이 완전체가 되는 날이라고 볼 수 있다.
‘아, 티아고가 없으니 아닌가?’
펩은 티아고가 빠진 자리에 새로운 얼굴을 채워 넣었다. 잔루카 가우디노(Gianluca Gaudino)라는 녀석인데, 8살 때부터 뮌헨의 유스에서 뛰었다.
휴가에서 돌아와 유스들을 살피던 펩의 눈에 띄었고, 티아고의 부상을 계기로 아예 1군 팀에 합류해 버렸다.
아직 함께 훈련한 시간이 부족해 어떠한 녀석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17살의 나이로 뮌헨의 1군에 포함되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나도 17살 땐 FC 노르셸란에서 뛰었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는 그것보단, 마리오 괴체를 놀리는 핑계로 가우디노를 소환하고 있다.
지금만 해도 그랬다.
“거기 둘-!!”
“응?”
“오-! 미안. 영락없는 꼬맹이들인 줄 알았지 뭐야?”
“어이-! 꼬마들! 부모님은 어디에 있어?!”
“IDIOT!!”
마리오 괴체와 잔루카 가우디노가 함께하는 모습이란, 학창 시절이 절로 연상되는 것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사람의 키가 비슷하고 괴체가 비교적 동안이기 때문인데, 모르는 사람이 둘을 동년배로 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의 놀림이 불쾌했던 괴체는 진탕 욕을 하며 가우디노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 버렸다.
근처에서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그것을 지켜보던 나는, 이제 슬슬 시간이 다 되어 간다는 것을 확인하곤 기념품을 사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I`m sorry, Sir.] [응? 저요?] [네.]세상에나, 선생님이라니.
내가 나이가 많아 보이나?
괜히 신경이 쓰여 거울을 바라보면서, 아영이의 신신당부로 챙겨 온 팩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아뇨, 그냥. 혹시 유명인이세요?] […….]이것을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분명 우린 독일 내에서는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유명인이다. 이런 말은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내 경우엔, 아까 호텔 앞에서 사인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미국은 이렇게 팀 복을 입고 돌아다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나라라는 점이다.
그러니 이곳에서 우린 유명인은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물어볼 수는 있겠지.
[혹시 축구를 아세요?] [축구요? 아뇨. 그게 뭐죠?]고개를 가로젓는 여성에게, 나는 우리가 독일에서 왔으며 축구라는 스포츠를 하는 팀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딱하다는 듯 우리를 보면서, 이렇게 또 말을 했다.
[독일이라. 그건 또 어디에 있는 나라예요?] […….] [뭐, 뉴욕을 마음껏 즐기세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에 하나이니까요. 이런 곳을 관광할 기회는 틀림없이 많지 않으실 거예요. 그렇죠?] […….] [그럼, Have a nice day.]할 말을 모두 끝마치고 돌아선 여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세상은 넓고 참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또 다짐했다.
‘조금 더 유명해져야 되겠어.’
관광차 들른 자유의 여신상에서 만난 낯선 여성과의 짧은 대화가, 묘한 방식으로 나를 자극하고 있었다.
***
【같은 시각】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대회의실.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한 김다온이 잔뜩 자극을 받는 사이, 퇴근 시간을 넘겨서까지 미팅에 한창이던 바이에른 뮌헨의 프런트 오피스가 휴식을 가졌다.
아직 미팅은 남았고 시간은 오후 6시를 훌쩍 넘긴지라,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퇴근을 놓친 직원들을 위해 직접 저녁을 사기로 결정한다.
그래 봤자 배달음식이겠지만, 무척 푸짐한 식탁이 될 것임을 장담할 수 있었다.
“마지막 영입이니, 다들 조금 더 힘내 주게.”
바이에른 뮌헨은 중앙수비수 한 명을 보강하는 것을 끝으로, 이적 시장에서 철수를 할 계획이었다. 좋은 기회가 온다면 달려들겠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이번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던 이들은, 영입 목록에 두 명을 올려두고 최종 저울질 중이었다.
우선 메흐디 베나티아는 제2의 제롬 보아텡으로서, 수비지역 전체를 빠른 발과 좋은 판단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재능이다.
빌드업 역시도 가능하고 스스로 드리블로 전진하는 능력 역시 갖춰, 현재 로마 수비의 핵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베나티아의 소속팀인 AS 로마가 과거 맨시티의 4,500만 유로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에 있었다. 그래서 현재 사람들은 베나티아의 이적료를 최소 6천만 유로 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볼 땐, 베나티아가 옳아 보여요.”
“상식적으로라. 그런데?”
“굳이 또 다른 제롬이 필요한가요?”
“좋은 지적이군.”
제롬 보아텡은 지난 시즌을 정리하는 인터뷰에서, 김다온이 팀에 합류한 덕분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수월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탁월한 오버래핑 타이밍과 90분 내내 뛰어다녀도 지치지 않는 체력 덕택에, 오른쪽 수비에 대한 신경을 덜 써도 된다면서 말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제롬 보아텡의 히트맵은 본래의 포지션은 중앙과 왼쪽에 치우쳐져 있었으며, 뮌헨의 오른쪽 사이드라인 지역은 사실상 김다온의 것이었다.
“만약 우리의 측면수비가 하피냐와 데이비드였다면, 저는 베나티아의 영입에 동의를 했을 거예요.”
“굳이 비싼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거군.”
“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식적으로는 베나티아의 영입이 옳아 보여요. 하지만 많은 희생이 필요하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로부터 신뢰받는 전력분석가 안스가르 드렉슬러(Ansgar Drexler)의 의견은 꽤 많은 이들에게서 공감을 얻고 있었다.
특히 클럽에 ‘최소 6천만 유로가 필요한 제2의 제롬 보아텡’이 굳이 필요치 않다는 의견이 통하는 것 같았다.
현재 저울질되고 있는 선수의 몸값이 1,000~1,500만 유로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금전적으로도 베나티아를 포기하는 게 옳아 보였다.
“또 하나, 장점이 있어요.”
“그게 뭐지?”
“제롬이나 단테, 어느 쪽과 조합을 해도 괜찮다는 거요. 그리고 다온의 추천도 있었죠. 상대편에서 경기를 해 봤다고 했잖아요. 알다시피, 걔는 감각이 꽤 날카로워요.”
저녁 식사를 기다리며 나누는 편안한 대화 속에서, 오히려 훨씬 더 적극적인 의견 표현이 이뤄지고 있다.
“어차피 둘 다, 당신과 울리의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것 아닌가요? 저기 마티아스도 마찬가지고요.”
“그야, 그렇지.”
“그럼, 대체 뭘 망설이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망설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세리에 A에서 충분히 검증된 베나티아보다 분데스리가에서의 적응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까다롭고 면밀한 기준점을 모두 통과하긴 했지만, 빅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는 절반은 도박이다.
아무리 현재 소속된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쳐도, 빅리그 이적 후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선수가 매년 수십 명은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안스가르는 말한다.
“우리는 더 비싼 도박도 성공했어요. 그것도 아주 대박을 쳤죠. 펩의 요청이긴 했지만, 그것도 결국 당신의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이에요. Wir Sind Wir. 우리답게 가자고요. AS 로마에 휘둘리는 건, 우리답지 않은 일이에요.”
의자에 몸을 파묻고 삐딱하게 앉아 안경테를 입에 대고 있던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가까운 곳에 앉은 마티아스 잠머를 슬쩍 쳐다봤다.
그러자 바이에른 뮌헨의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차례대로 사람들을 바라본 루메니게는 마음을 굳힌다.
“이런! 애꿎은 350유로만 날리게 됐군.”
“하하하하하.”
“이대로 퇴근시켜도 될 뻔했는데 말일세. 아무래도 저기 저 친구가 내 등골을 뽑아먹고 싶었던 모양이야.”
“공짜 식사는 잘하겠습니다.”
“이런!!”
이제부터 바이에른 뮌헨은 그들의 최종 영입 진행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일단 그 시작은 에이전시에 연락하는 것이며, 구단 몰래 선수 본인에게 대신 질문을 해 줄 것이다.
그 질문은 당연히, 바이에른 뮌헨에서 뛸 의사가 있느냐는 것.
– 이런! 그가 무척 좋아할 겁니다.
“내일 아침까지 답을 주시죠. 긍정적인 대답이라면, 우린 그로부터 한두 시간 뒤에 이적료를 제안할 겁니다.”
– 올림피아코스는 돈을 벌고 싶어 하죠.
“네, 저도 압니다.”
– 월드컵 때문에 코스타스의 몸값이 훌쩍 뛰어서 기뻐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판매의 가장 적기라고 생각하죠. 협상을 한다면, 1,000만 유로를 먼저 제안해도 충분할 겁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야니스 파파도풀로스(Giannis Papadopoulos)의 말에, 루메니게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경우는 확실히, 클럽에 판매 의사가 있는 듯했다.
만약 클럽이 한 선수의 이적 시기를 적기라고 판단한다면, 그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선수의 에이전시에 이적이 가능한 수준을 흘리는 일이었다.
무언가를 감추기 어려워도 드러내는 것은 무척 쉬웠기에, 에이전시는 금세 그런 정보를 캐치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선수의 영입을 바라는 클럽에 정보를 전달해 준다.
선수의 이적과 계약이 곧 돈이 되는 에이전시기에, 영입을 하려는 클럽에 적극 협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클럽이 이적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적이 가능한 금액의 수준은 철저히 베일에 감춰진다. 이런 경우 에이전시는 보통, 선수와 현 소속 팀을 갈라놓는 일을 담당한다.
미디어를 통해 각종 루머를 흘림으로써, 선수의 이적료를 떨어트리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보유한 클럽은 선수의 몸값이 계속 떨어지도록 놔둘 수 없고 또 불만인 선수를 붙잡는 것 또한 팀에 손해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적을 승낙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에이전시가 먼저 금액을 말했다.
그래서 루메니게는 이 말을 덧붙였다.
“미안하지만, 야니스. 우리는 협상이 싫습니다. 어딘가에서 냄새를 맡으면, 영입이 더욱 힘들어지니까요.”
– 하하하. 이해합니다.
“그래서? 말해 보세요. 우리가 얼마를 제안했을 때, 올림피아코스가 코스타스 마놀라스를 곧장 놓아줄 것 같습니까? 저는 내일 구단 간 거래를 완료 짓고 싶군요.”
루메니게의 지금 말은 통상적으론 협상테이블에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지만, 에이전시 쪽에서 먼저 이적료 수준을 말한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일종의 협력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금액을 묻는 루메니게의 이야기가 끝난 뒤, 잠깐 찾아온 침묵 뒤에 다시 그리스 억양이 잔뜩 섞인 독일어로 마놀라스의 에이전시가 말을 했다.
– 1,500만 유로.
바이에른 뮌헨은 내일, 올림피아코스에 1,500만 유로를 제안하게 될 것이다.
***
[이적 임박?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뮌헨으로 떠난 코스타스 마놀라스. – 빌트/2014.07.31.(오후)] [올림피아코스의 관계자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Goal.com(INT)/204.08.01(오전)]***
2014년 8월 1일. 뉴저지 07029, 미국. 해리슨, 600 케이프 메이 스트리트. 레드 불 아레나(Red Bull Arena. 600 Cape May St. Harrison. Red Bull Arena).
·경기 시작 2시간 전
CD 과달라하라 0 : 0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3-5-2/4-4-2
GK ? 팀 슈타르케 / GK ? 안토니오 로드리게스
CB ? 하피냐 / RB ? 헤수스 산체스
CB ? 데이비드 알라바 / CB ? 하이르 페헤이라
CB ? 후안 베르나트 / CB ? 카를로스 살시도
RAM ?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 LB ? 헤라르도 로드리게스
CM ? 제바스티안 로데 / RM ? 파트리시오 아라우조
DM ? 하비 마르티네스 / CM ? 페르난도 아르세
CM ? 잔루카 가우디노 / CM ? 이스라엘 카스트로
LAM ? 프랑크 리베리 / LM ? 앙헬 레이나
ST ? 클라우디오 피사로 / ST ? 알도 데 니그리스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오마르 브라보
.
.
코스타스 마놀라스의 이적 소식은 곧 펩 과르디올라의 귀에도 들어갔다.
“멋지군요! 정말 멋집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스쿼드에 있는 센터백은 단 세 명뿐이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작년 시즌을 통째로 부상 때문에 날렸으며 다른 둘은 월드컵을 높은 단계까지 소화했다.
오늘만 보더라도 펩 과르디올라는 어쩔 수 없이 세 명의 풀백을 최후방에 두어야만 했다.
친선전. 그리고 CD 과달라하라라는 상대적으로 약팀과 경기를 해서 큰 문제는 없지만, 만약 시즌 도중 센터백들이 부상을 입는다면 리그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올지도 모른다.
여름 동안 뮌헨 유스에서 발굴한 센터백 자원들도 몇 있긴 했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그들이 절대 분데스리가에서 뛸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그 어떤 유스팀의 센터백도, 어린 선수들이 잔뜩 포함된 미국 투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는 실력에 의거한 것이자, 클럽 측에 센터백 영입을 요청하는 은근한 압박이었다.
“마놀라스. 그를 압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정말 훌륭했죠. 네. 네. 그렇습니다. 굳이 그를 미국으로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가 돌아갈 때까지, 뮌헨의 집이나 구해 주시죠. 네. 잘 알겠습니다. 그럼.”
-딸깍-
전화를 끊은 펩 과르디올라는 아직 짐을 풀어 두지 않은 감독실의 안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다. 이번 투어만 무사히 끝낸다면, 긍정적인 시즌을 예측해 볼 수 있었다.
티아고의 부상 이탈은 뼈아팠지만 클럽에는 여전히 좋은 미드필드들이 있고, 프리 시즌 내내 시도 중인 데이비드 알라바의 포지션 변경도 좋은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FC 바르셀로나 시절에도, 펩 과르디올라는 항상 이가 없어 잇몸으로 때우던 일을 해 왔다.
선수의 능력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그것을 올바르게 활용할 방법을 알 만큼 스스로도 영리했기 때문이다.
이를 극대화하고자, 펩 과르디올라는 새로운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주요 전술을 3-5-2로 정해두었다.
하지만 실제 경기 때에는 4-3-3, 4-1-4-1, 혹은 2-4-4를 부지런히 오가며 상황에 맞는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후우~ 이제 거의 끝나고 있어.’
짐을 풀기 위해 의자에 앉아, 가방에 넣어 둔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는 펩 과르디올라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오늘 그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아우디의 요청으로 어쩔 수 없이 김다온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경기장으로 데려왔다는 것에 있었다.
두 사람은 현재 경기장 바깥에서, 수천 명의 팬들과 만나는 중이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뮌헨의 주장 자격으로 간 것이라면, 김다온은 순수 지명도와 인기에 의해 선발되었다.
실제로 오늘 이곳 레드불 아레나에 가장 많이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도 김다온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특별 제작된 버블헤드 인형이었고, 경기장 곳곳에 걸린 현수막도 김다온이 메인모델이다.
이곳이 미국이라는 걸 감안하면, 축구선수로서 현재 김다온이 누리고 있는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휴우~ 쉬었어야 했어.’
펩 과르디올라는 클럽의 상업적인 행사에 동원된 김다온의 피로도가 걱정될 뿐이었다.
***
[Da-on in New-jersey. – ESPN(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