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12)
411화
2014년 8월 9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대회의실.
결과적으로, 미국 투어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커다란 상처만을 남겼다. 상업적인 이유로 무리하게 투입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3개월 결장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복귀까지는 회복 이후 2~3주 정도가 더 필요할 전망이며, 경기 출전은 빨라도 12월부터나 가능했다.
이 말은 곧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전을 티아고 알칸트라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없이 치러야 한단 의미였다.
그리고 이에 펩 과르디올라는 당연히 분노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우리 선수들이 어떠한 식으로 관리받고 있는지 처음부터 다시 확인을 해 봐야 해요.”
“…….”
티아고 알칸타라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부상이 최악인 점은, 두 사람 모두 기존에 입었던 부상과 정확히 같은 것이었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두 개의 케이스 모두, 올바로 된 보고서가 전달되었다면 피해 갔을 수도 있었다.
특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월드컵 기간에도 뮐러-볼파르트 부자(父子)와 함께했으며, 4강 경기부터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서 뛰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를 비롯한 바이에른 뮌헨의 스태프 전부, 이러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저들은 선수들을 빠르게 치료한 것을 가지고 자랑스러워했죠. 하지만 결과는 어떻습니까? 제가 보기엔, 무엇이 정답인지는 너무나도 분명하군요.”
“휴우우~”
길게 한숨을 내쉰 루메니게가 반대편을 바라본다.
그곳엔 얼굴이 붉어진 킬리안 뮐러-볼파르트와 곁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그의 아버지 한스-빌헬름이 있었다.
“할 말이 있습니까, 한스?”
“이런, 빌어먹을! 저 작자의…….”
쾅-!!
“?!”
킬리안이 입을 열어 거친 반응을 보이려고 하자,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손바닥으로 강하게 테이블을 두드렸다.
평소 보기 힘든 루메니게의 분노에, 킬리안은 놀란 와중에도 당황하여 입을 뻐끔거렸다.
“오늘 이 자리엔, 자네가 끼어들 구석은 없네.”
“뭐…… 라고요?”
“한스가 아니었다면, 자넨 진즉에 해고였어.”
티아고 알칸타라의 회복 과정이 허술했다는 건, 이미 루메니게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몽땅 주도한 것이 킬리안이며, 그렇게 된 이유가 한스-빌헬름이 독일의 NBA 스타를 관리하느라 팀에 소홀했기 때문임도 말이다.
볼파르트 클리닉의 명성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한스-빌헬름은 너무나도 바쁜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부상을 계기로,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은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타 클럽이었다면 진즉에 해고되었을 만한 이슈였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현재에 한스-빌헬름이 미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기회를 주고자 했다.
스포츠 의사로서의 실력만큼은 펩 과르디올라도 인정하는 부분이기에, 조금 더 팀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당신도 이젠, 양보가 필요할 때입니다.”
“…….”
“Wir Sind Wir로도, 이번 일을 그대로 묻어 둘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엔, 사안이 너무나도 커요. 일단, 궁금하군요. 왜 우리가 바스티의 정보를 받을 수 없었던 겁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클럽과 A팀 사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인 애국심과 명예 외에는 크게 얻을 것 없는 대표팀 축구에 다수의 클럽은 회의를 느끼고 있고, 그들이 막대한 돈을 지불한 선수가 망가지는 것에 절망하고 있다.
그래서 FIFA는 최근, ‘A팀 소집 중 3주 이상의 부상을 입을 경우, 해당 기간의 급료를 대신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 중이다.
물론 그것만으론 클럽 측의 기분을 나아지게 만들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보험 장치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클럽과 A팀 사이의 의료 정보 교환도 권유하고 있다.
“우리가 받은 마지막 자료엔, 어디에도 바스티가 진통제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
“궁금하군요, 한스. 의도적으로 누락한 겁니까? 아니면 이번에도 당신의 망나니 아들이 일방적으로 벌인 일입니까?”
망나니라는 모욕에 킬리안이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내지만, 오히려 차가운 시선을 보낸 루메니게는 계속해서 침묵 중인 한스-빌헬름을 재촉한다.
“모든 것을 인정하겠다고 봐도 될까요?”
“……그러네.”
“뭐라고요?”
“내가 실수했네. 인정하지. 모든 것은 내 잘못이야.”
“…….”
한스-빌헬름의 지금 대답은 루메니게와 펩 또 바이에른 뮌헨 전체에 있어 최악인 답변이었다.
루메니게는 내심 한스-빌헬름이 아들의 실수를 인정해 주기를 원했다. 그럼 그것을 핑계로 골칫덩어리인 킬리안을 쫓아낼 수 있고, 펩이 바라는 스태프를 영입하는 게 가능했다.
그럼 현장에 상주하는 의료진이 생기며, 볼파르트 클리닉은 수술과 재활을 담당하는 곳으로 만들면 됐다.
하지만 한스-빌헬름이 모든 것을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루메니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냥 쫓아내면 그만 아니겠느냐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한스-빌헬름이 클럽에 기여해 온 것들과 볼파르트 클리닉이 지닌 명성이 미디어와 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바이에른 뮌헨의 .e.V와 메인 스폰서 그룹의 CEO 대부분이 한스-빌헬름을 주치의로 삼고 있다.
이번 일을 이유로 한스-빌헬름을 쫓아낸다면, 클럽 회장 선출에 영향력이 있는 이들이 불쾌해할 거라는 뜻이다.
클럽을 최선으로 삼아 의사를 결정하기엔, 소위 빅클럽으로 칭해지는 곳은 너무나도 많은 이권과 인연들이 겹쳐 있다.
특히 한스-빌헬름처럼 오랜 기간 클럽에 근속해 온 인물을 쫓아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다.
결국, 루메니게는 물러나기로 결정한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방법이 없다.
“휴우~ 대신 앞으론, 당신이 모든 경기에 동행해 주셔야 합니다. 그 정도는 받아 주시겠죠?”
“그러지.”
“그리고 킬리안이 아닌, 다른 사람이 당신과의 창구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군요.”
“그것도 받아들이겠네.”
최소한의 것들밖에 얻어 내지 못한 미팅이 끝나고, 대회의실에 둘만 남게 된 루메니게와 펩 과르디올라가 만족스럽지 못한 얼굴로 대화를 시작한다.
“최악이로군.”
“저들의 권력이 너무 크군요.”
“하하하, 부끄러운 일이지.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어. 하지만 지금까진, 나 역시도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네. 다른 클럽들이 의료진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까진, 굳이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초반 연이은 부상 이슈가 휩쓸고 나자, 루메니게도 이젠 팀의 의료 체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뮌헨을 제외한 분데스리가와 분데스리가 2의 모든 클럽이, 선수단과 24/7 내내 붙어 다니는 의료진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 역시도 알게 되었다.
뮌헨의 철학인 ‘Wir Sind Wir’는 남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는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았지만, 이쯤 되면 쓸데없는 고집과 아집이었다.
“예산은 남아 있네. 중앙 미드필드가 필요한가?”
“하비와 필리프. 둘만 남았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괜찮다고?”
“네. 클럽의 사정도 이해하니까요.”
지난 시즌의 재정을 회계하는 과정에서, 몇몇 .e.V들이 김다온 영입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막대한 이적료와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몇 배나 많은 보너스가 지급된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올 시즌 뮌헨이 다시 많은 이적료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했다.
현재까지 마리오 만주키치와 토니 크로스 등을 방출하며 얻은 수입이 조금 더 많긴 했지만, 돈을 더 사용하게 될 경우 시끄러운 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또 현재 상황이 절망스럽기는 했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제바스티안을 조금 더 활용할 방법을 찾아봐야죠. 베르나르두도 중앙에서 뛸 수 있죠. 또 잔루카와 피에르도 있습니다.”
“그런가? 고맙군.”
“어려울 땐 서로 도와야죠. 안 그렇습니까?”
“훗, 그거 아나? 지금 그 말은, 내가 자네로부터 절대 듣지 않을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네.”
“하하, 무슨 뜻인지 알겠군요.”
지금 루메니게는 펩 과르디올라가 재계약을 거부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3년 계약 후 1년 단위 연장을 바라는 심정 역시도 이해했다.
“한 가지 묻지.”
“뭐든지요.”
“뉴욕에서 우리를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 바라보는 뮌헨은 어떻게 다른가?”
“하하하하.”
꽤나 곤란한 질문에 펩이 멋쩍은 웃음을 띠자, 루메니게가 가슴팍에 달아 둔 뮌헨 .e.V 배지를 빼내며 다시 물었다.
그건, 이 질문이 100% 사적이라는 의미였다.
“지금 자네의 대답이, 앞으로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장담하겠네.”
“당신은 저를 정말 곤란하게 하고 있군요.”
“그래서? 어떤가?”
머리를 긁적이며 잠깐 고민하던 펩 과르디올라는 이내 결심한 듯, 루메니게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이것은 그저, 인생일 뿐입니다.”
“……그런가?”
“네.”
찰리 채플린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과거 펩은 뮌헨과 멀었고, 지금은 가깝다.
하지만.
“조심하는 이라면, 얼마든 실수를 피해 나갈 수 있겠죠.”
결국엔 모든 것은 각자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
펩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 역시 클럽과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일이 될 것이며, 자신의 재계약 문제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말이다.
지금 당장은 2년 후 뮌헨을 떠날 생각이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니.
“현명한 이라면, 미래를 걱정하기보단 오늘을 열심히 살고 내일을 다시 오늘로 만들려고 할 겁니다.”
“훗, 자네의 말이 옳네.”
“네. 그럼, 저는 이만.”
바이에른 뮌헨은 사흘 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DFL-슈퍼 컵 경기를 치른다.
또 나흘 뒤에는 DFB-포칼 1라운드를 가지고, 또 5일이 지나면 분데스리가 개막 전이다.
그리고 최소한 이 기간 동안만이라도,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클럽에 별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다.
“후우~ 반드시 그래야 해.”
보드진의 분위기와는 대비되는 밝은 풍경의 훈련장을 내려다보며, 루메니게는 아주 자그마한 위로를 얻어 본다.
***
2014년 8월 10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트레이닝 룸.
식당으로 향하는 길, 나는 트레이닝 룸에서 훈련에 한창인 필리프를 바라봤다.
[걱정되는 거야?] [응.]사실 필리프도 시즌 막바지엔 몸 상태가 온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월드컵 기간 독일의 주장으로 열심히 뛴 탓에, 아직까지도 컨디션이 바닥을 기고 있다.
미국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이튿날, 펩은 오전 훈련이 끝나자마자 필리프를 선수단에서 빼 버렸다.
그래서 그는 팀과 함께 훈련을 하는 대신, 부에나벤투라와 함께 1:1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코스를 밟고 있다.
[베테랑이잖아. 알아서 잘할 거야.] [그렇겠지.]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배고파.] [베르나르두.] [응? 왜?] [이번에는 네가 무척 잘해 줘야 해.]펩은 이번 슈퍼컵의 선발 명단을 노스트팔렌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발표하겠다고 말을 했지만, 우리는 대강 그 윤곽을 그리고 있었다.
베르나르두는 로데와 함께, 3-4-2-1 전형의 중원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친선 경기와 미국 투어에서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베르나르두지만, 이번에 맞붙을 도르트문트는 그들보다 몇 배는 더 강한 팀이다.
[나도 알아.] [뭐?]하지만, 베르나르두는 나도 놀랄 만큼 자신이 넘쳤다.
[요즘 네 덕분에 펩의 축구를 조금 이해할 것 같았거든. 나는 그가 패스를 거의 말 안 해서 무척 놀랐어.] [하하, 그렇지?]펩은 우리에게 패스를 많이 돌려야 한다고 강조는 하지만, 패스 그 자체를 전술로써 취급하진 않는다. 패스(Pass)는 그냥 다른 ‘P’를 위한 도구로서 쓰이는 정도다.
월드컵이 끝나고 완전체가 모인 첫 번째 미팅 자리에서, 펩은 우리에게 세 가지의 ‘P’를 강조했다.
바로 점유율(Possession)과 그것을 위한 플레이(Play), 그리고 포지션(Position).
패스는 이중 점유율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펩 과르디올라=티키타카’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강조되어 본 적이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펩은 자신의 축구를 티키타카라고 부르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넌 올바로 뛰기나 하셔.] [뭐? 지금 나한테 조언하려는 거야?] [킬킬킬, 이 형님이 좀 하잖아? 안 그래?] [미친놈.]낄낄거리는 베르나르두의 엉덩이를 가볍게 걷어차고 나니, 내가 너무 심각한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티아고와 바스티의 부상 때문에, 현재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제기랄, 내가 이 말을 할 줄이야. 그래. 네가 맞아.] [오-! 드디어 날 인정하는 거야?] [시끄러워, 이 멍청아. 나는 항상 너를 인정했어. 너를 추천한 게 누구라고 생각하는데? 내 말은, 너처럼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게 옳다는 거야.] [그래. 여긴 뮌헨이잖아.] [틀렸어.] [응?] [우린. 우린 뮌헨이지.] [큭큭큭, 그래- 그건 네 말이 맞아.]좋은 친구가 곁에 있다는 건,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꼭 많은 친구가 필요하진 않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돌아보게 해 주는 이는 필요한 것 같다.
그것은 때론 직장 동료가 될 수도 있고, 아내나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만약 그러한 사람이 현재의 삶에 있다면, 기를 쓰고 그 사람을 붙잡아 두어야 한다는 거다.
다행히도, 난 그 점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응?] [집은 대체 언제 구할 셈이야?] [아- 그거? 왜? 난 이곳도 편한데.] [제기랄, 베르나르두. 여긴 벤피카랑 다르거든?] [아- 그런가?] [이 멍청이.]여전히 베르나르두는 갑부 집안의 아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치 없는 검소한 삶에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고, 늘 모두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줬다.
그래서 벌써부터 이 친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겠지만, 그래도 집은 구해야 한다.
[우리 집 근처로 와.] [오-! 그거 괜찮겠네. 그래도 돼?] [물론이지. 도로 앞쪽에 괜찮은 집이 있었어. 내가 클럽에 말해 둘 테니까, 얼른 집을 구하라고.] [그래, 그래. 아주 마누라 납셨네.]베르나르두는 현재 유스 팀 소속 선수들이 묵는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본래는 집을 구할 때까지만 있어야 했는데, 워낙 그런 부분에 둔한 관계로 만족스러워하며 최근엔 중고로 구매한 커피포트까지 하나 들여다 놨다.
이래서야, 집들이 선물도 주지 못하겠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그렇지만 나의 진짜 목적은 베르나르두를 나와 가까운 곳에 두는 것과 작년에 내가 당했던 동료들의 침공(?)을 그대로 겪게 해주는 데에 있었다.
그러려면 베르나르두는 집을 구해야 하고, 난 8월 안에 그렇게 할 생각이다.
[아, 기분이 좀 나아졌어.] [뭐? 내 엉덩이를 걷어차서?] [응. 또 한 대 때려도 돼?] [될 것 같아?]발을 휘두를 것처럼 움찔거리자, 재빨리 움직인 베르나르두가 앞으로 얼른 튀어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었고, 녀석 역시도 웃으며 얼른 오라고 손짓을 보냈다.
늘 그랬지만, 저 녀석과 함께 있으면 뭔가를 심각하게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바보 같았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이렇게 오늘을 잘 보내고 있다는 것인데 말이다.
[어? 이건?]그렇게 식당에 들어섰을 때, 나와 베르나르두는 테이블에 놓인 커다란 케이크와 그 옆에 잔뜩 쌓여 있는 선물 보따리들을 보게 되었다.
오늘은 베르나르두의 생일이다.
[이, 이거 내 거야?] [응. 내가 왜 너를 데리고 이곳저곳을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Amigo!!]베르나르두가 나를 와락 끌어안았고, 동료들은 거기에 짓궂은 휘파람을 보내왔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기겁하고 떼어 냈겠지만, 나는 베르나르두와 포옹을 나누며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을 해 주었다.
[생일 축하해, 친구. 뮌헨에 와 줘서 정말 고마워.] [그건 나한테 정말 쉬운 일이었어.] [……그래.]잠시 뒤, 케이크에 범벅이 된 베르나르두는 쌓여 있는 선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의 한가운데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정말이지, 멍청이 같아.’
물론 그래서, 이 친구를 좋아하는 거지만 말이다.
비록 우리는 두 명의 우수한 미드필드를 부상으로 잃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긍정적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
[4년 더! 대한민국 축구 협회는 다음 2018 월드컵까지 호르헤 삼파올리와 계약을 연장했음을 알렸다. – Goal.com(KOR)/2014.08.11.(오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과 곽태휘.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 다만, 은퇴를 결심했던 차두리는 주변의 만류로 당분간 대표팀을 위해 뛰기로 했다. – OSEM/2014.08.11.(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