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16)
415화
[오늘은 제69주년 광복절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숭고한 삶과 열정을 바치신 독립운동가분들과 일제에 항쟁한 모든 위대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봅시다. – 바이에른 뮌헨 공식 페이스북, 트위터 Via 김다온이 태극기를 든 사진과 함께 업로드한 맨션에서/2014.08.15.(오전)] [남한의 광복 69주년을 위해 경기 일이 아님에도 알리안츠 아레나 전체를 태극기로 물들인 바이에른 뮌헨. 이 조명은 2014.08.15. AM 8:15분부터 PM 11:59:59까지 켜져 있을 예정이다. – A Bola/2014.08.15.(오전)]***
.2014.08.17. 경기 결과(DFB-포칼 1Round)
프로이센 뮌스터 0 : 5 바이에른 뮌헨
[골] 마리오 괴체 : 전반 19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토마스 뮐러 : 전반 29분
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45분(김다온)
데이비드 알라바 : 후반 07분
클라우디오 피사로 : 후반 28분(토마스 뮐러)
김다온 ? 96분 출전(1어시스트)
***
2014년 8월 20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감독실.
세 명이 부상으로 빠졌고, 세 명의 유스가 대신 A팀에 합류했다. 기존의 잔루카 가우디노 외에, 율리안 그린(Julian Green)과 루카스 숄(Lucas Scholl)이 함께 훈련 중인 것이다.
“열심히 하더라고요.”
“하하. 열심히만?”
“아직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피식하고 웃어 보인 펩은, 내가 할 수 없던 말을 이해한 듯 보였다.
그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율리안과 루카스는 잔루카나 피에르만큼 좋은 선수는 아니었다. 물론 둘 모두 10대의 어린 선수지만, 유망주로 보긴 어려웠다.
“그 이야긴 이쯤 하고.”
“네.”
“어때? 가능하겠나?”
“왼쪽이요? 그야 물론이죠.”
펩은 이틀 뒤에 있을 분데스리가 개막전 때 나를 왼쪽 윙백 자리에 넣으려고 했다.
대신 오른쪽은 람이 선다.
임대 전 경고 누적으로 하피냐가 뛸 수 없다 보니, 람이 오른쪽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럼, 필요한 일이 있으면 또 부르세요.”
“그러지.”
외에도 몇 가지 대화를 주고받은 뒤, 나는 감독실을 빠져나와 1층 식당으로 내려섰다. 지금은 다들 점심 식사를 끝내고 차, 과일, 요거트와 같은 것들을 먹고 있다.
나도 요거트를 가지러 움직였는데, 그곳에서 개막전을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 남자를 만났다.
하피냐냐고?
아니, 그렇지 않다.
“조금 어때? 이야기는 해 봤어?”
“어. 너는?”
“펩이 모레 나를 왼쪽에서 출전시키길 원해.”
“뭐, 너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거야.”
“그래야지. 개막전이라고, 제롬.”
“휴우~ 빌어먹을. 5월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막상 8월이 되니 정말 싫은 거 있지?”
“하하. 그럴 거야.”
우리는 부상자 외에도 두 명의 좋은 자원이 경고 누적으로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뛸 수 없다. 하피냐야 그렇다 쳐도, 제롬의 결장은 팀으로서 무척 뼈아픈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DFB-포칼에서 지난 시즌 뮌헨에 없던 두 명의 수비수가 맹활약을 보여 줬다는 거다.
한 명은 전설 속의 포켓몬과도 같았던 홀거 바트슈투버고, 다른 한 명은 이적 후 첫 경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코스타스 마놀라스다.
펩이 최종 결정을 하겠지만, 아마도 이 두 명이 단테와 함께 분데스리가 개막전 선발로 나설 것이다.
“그럼 난 가 볼게.”
“그래.”
요거트와 과일 몇 개를 접시에 챙겨, 제롬의 등을 두드려 준 뒤에 걸음을 옮긴다. 베르나르두는 지난 시즌 내 통역이었던 고르카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차피 저곳은 내 목적지가 아니었기에, 난 녀석의 테이블을 지나쳐 마놀라스가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스어밖에 하지 못하는 마놀라스를 위해, 팀은 노미키 파블리리(Nomiki Pavlili)란 여성을 통역관으로 고용했다.
탁-
“?”
“잠깐만 있어 봐.”
“??”
주머니를 뒤적여, 두 번 접힌 종이를 펼쳐 든다.
“에…… 야쌰~스. 띠 까네떼??”
“?! 하핫-”
지금은 어눌한 그리스어로 된 인사였다.
그러자 마놀라스는 크게 웃었고, 급하게 문장을 적어 온 보람을 느낀 나는 의자를 빼어 내며 태연히 곁에 앉았다.
“너는 뭘 먹는 거야? 크래커? 제기랄. 이건 어디서 난 건데?”
맞은편에 놓인 크래커 봉투를 집어 들며, 나는 이런 것을 먹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나의 대화는 곧바로 통역이 되었고, 쓰레기통으로 날아가는 봉투를 허탈하게 바라보던 마놀라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고 말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거래요.”
“그래요? 그럼 앞으로 들고 오지 말라고 해 주세요.”
“하하. 그렇게 전하죠.”
마놀라스는 가족 문제로 합류가 늦어, 펩이 정해놓은 규율과 행동 강령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 못했다.
“잘 들어. 과자, 빵, 탄산음료. 이런 것들은 훈련이 있는 날에는 절대로 먹어선 안 돼.”
[집으로 가도?]“당연하지! 그건 여기 규칙이야. 만약 대승을 거두면 펩이 휴식을 줄 수도 있어. 그제처럼. 기억하지? 그런 날은 뭐든 해도 돼. 말 그대로 쉬는 날이니까.”
이후로도 나는 마놀라스와 친해질 겸, 뮌헨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이야기했다.
“매일 7시까진 출근해야 해. 일과의 시작 시간은 8시지만, 다 함께 모여 아침을 먹어야 하거든. 만약 따로 마사지가 필요하다면, 6시까지는 오는 게 좋아. 안 그럼 기다려야 할 테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노미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마놀라스가, 천연덕스럽게 내 접시에서 과일을 가져간다.
난 그래서 접시 전체를 앞으로 밀었고, 요거트가 담긴 컵만 앞에다 놓아두었다.
“늦어도 8시까지는 무조건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야 해. 만약 지각을 한다면, 처음은 2,000유로부터 시작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주급에서 곧바로 차감이야.”
월드컵과 미국 투어 또 그 과정에서 부상이 겹치며 어수선한 지금, 나는 팀을 하나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이것은 내가 뮌헨의 구성원이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팀 내 세 번째 주장으로서 몫을 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바스티가 볼파르트 클리닉과 재활 지정 시설만을 오가는 중이기에, 사실상 지금은 두 번째 주장이었다.
작년 필리프가 내게 해 주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난 그렇게 신입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하하. 고생하는데?”
“엥?”
다만, 신입생 같지 않은 사람도 있다.
“스무 살의 리더라. 그거 굉장하잖아.”
“레비! 언제 온 거야?”
“금방. 나중에 나랑 1:1 할 거지?”
“뭐? 또?”
“아, 주장님은 너무 바쁘신가? 뭐, 무리는 안 해도 돼. 그렇지만 알지? 도와줄 게 있으면 말만 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마치, 줄곧 뮌헨에서 뛰었던 사람처럼 완전히 이곳에 스며들었다. 클럽 내 모든 사람들과 편안하게 대화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듣자 하니 이번 여름, 쏟아지는 광고와 TV 출연 제안을 몽땅 거부한 채 운동을 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뮌헨으로 와, 프리시즌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클럽하우스를 오갔다.
그 정도 노력이 있었으니 당연한가 싶다가도, 조금은 신입생처럼 굴어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뭐, 나야 좋은가?’
느긋하게 한쪽으로 걸어가 어린 친구들을 괴롭히는 레반도프스키를 보다, 난 다시 마놀라스에게 집중한다.
그런데.
“어? 내 요거트.”
몇 초 뒤를 돌아봤을 뿐인데, 조금 전까지 내 앞에 놓여 있던 요거트 컵은 어느새 마놀라스의 앞으로 가 있었다.
[왜? 내가 가져온 거야.]“……라는데요?”
지금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고?
[네 건 유령이 와서 가져갔나 봐.]“……하-!”
아무래도, 그리스에서 온 이 녀석도 보통은 아닌 것 같다.
***
2014년 8월 22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전반 37분
바이에른 뮌헨 1 : 0 볼프스부르크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3-4-3/4-2-3-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막스 그륀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RB ? 제바스티안 융
CB ? 단테 / CB – 나우두
CB ? 홀거 바트슈투버 / CB ? 로빈 노흐
RWB ? 필리프 람 / LB ?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LWB ? 김다온 / CM ? 루이즈 구스타보
CM ? 데이비드 알라바 / CM ? 조쉬아 길라보기
CM ? 베르나르두 실바 / RAM – 비에이리냐
RW ? 아르연 로번 / CAM ? 아론 헌트
LW ? 토마스 뮐러 / LW ? 케빈 데 브라위너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이비차 올리치
.
.
2014/15 분데스리가 시즌의 첫 번째 골은 토마스 뮐러의 발끝에서 나왔다.
“바로 저겁니다. 저게 바로, 펩이 강조한 축구죠.”
“나쁘지 않군.”
“그보다는 더 낫습니다, 프란츠.”
“…….”
왼쪽으로 진행된 빌드업. 이후 김다온이 공격 방향을 오른쪽으로 전환하는 패스를 보냈고, 이것을 넘겨받은 로번이 볼프스부르크의 왼쪽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 이후 낮게 깔린 크로스를 왼편에서 뛰어든 토마스 뮐러가 간단히 집어넣으면서 마무리했다.
빌드업 시작부터 득점의 완성까지 뮌헨은 볼을 점유했고, 피치 위의 모든 것을 완벽히 컨트롤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프란츠 베켄바워에겐 만족스럽지 않다.
“쓰리백이라니. 그건 뮌헨의 축구가 아니야.”
“제발요, 프란츠. 결과가 좋지 않습니까?”
“결과에 집착하는 것 역시 뮌헨이 아닐세. 어떻게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지 기억하나? 그건 이 클럽의 뿌리를 절대 잊지 않았기 때문이야.”
전통적으로 뛰어난 리베로를 보유한 클럽 혹은 국가들은 흔히 쓰리백 전술을 택하곤 했다.
리베로의 자유도를 극대화하고자, 최후방에 늘 두 명의 중앙수비수를 두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프란츠 베켄바워라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베로와 함께하던 시대에도 포백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스-게오르크 슈바르첸베크란 또 하나의 위대한 중앙 수비수가 파트너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전술적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포백을 고수한 것 역시 사실이었다.
“지금 내겐, 저건 광대놀음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불쾌해하며 몸을 일으킨 프란츠 베켄바워가 수행원들과 함께 경기장 안쪽으로 들어서고, 귀빈석에 남은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난처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처음 DFB-슈퍼컵을 치를 때만 해도, 전술적 노림수로 생각했던 뮌헨의 원로들이 DFL-포칼 컵에서도 같은 쓰리백을 들고나오자 뭔가 잘못되고 있다면서 입을 모았다.
‘Wir Sind Wir’라는 뮌헨의 철학을 말하며, 클럽이 정체성을 잃어 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이례적으로 경기장을 찾은 프란츠 베켄바워는 광대놀음이란 감상평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나 버렸다.
‘광대놀음이라니. 당치도 않아.’
반면 여름 내내 펩 과르디올라와 많은 시간을 보내온 루메니게는, 현재 뮌헨이 추구하고 있는 전술이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본인다움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어 온’ 바이에른 뮌헨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애초부터 ‘Wir Sind Wir’는 주변의 목소리와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며 묵묵히 본연의 길을 걷는 팀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었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거대해지고 울리 회네스의 영향력 악화로 많은 .e.V들의 입김이 커지는 지금, 뮌헨의 이런 철학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은 펩 과르디올라에 의해 뮌헨이 변질되는 것을 우려했던 루메니게지만, 1년이 지난 현재는 완전히 달라졌다.
‘우린 아주 오랫동안 최고가 아니었어.’
2000/01 시즌 처음으로 빅이어를 들어 올린 후, 바이에른 뮌헨은 2009/10 시즌까지 챔피언스 리그의 결승 문턱도 밟아 보지 못했다.
또 같은 기간 EPL과 스페인 라리가의 클럽이 유럽의 중심이 되는 동안, 분데스리가는 쇠퇴하는 세리에 A와 더불어 한 단계 아래 리그로 평가를 받았다.
그것을 간신히 뒤집을 수 있었던 건, 기존 뮌헨의 전통을 포기하고 쏟아부은 막대한 이적료였다.
프랑크 리베리로 대표되는 2000년대 첫 분노의 영입과 지난여름 김다온의 영입에 뭉칫돈을 푼 결과, 최근 5시즌 동안 2개의 빅이어와 2번의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챙길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가 말해 주는 것은 단 하나다.
‘오래된 것들 중 어떠한 것들은 낡은 것이 되어 버리지. 그것을 털어 내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건 우리다움을 버리는 것이 아니야. 진짜 중요한 건, 우리가 누구인지를 잊지 않는 것이야. 그들이 외치는 Wir Sind Wir나 포백이니 하는 것 따윈 아무것도…….’
삑-! 삐—익!!
첫 번째 득점 후 5분 만에 다시 바이에른 뮌헨이 추가골을 기록했고, 이번 주인공은 베르나르두 실바와 함께 중원에서 환상적인 연계를 보여 준 레반도프스키였다.
돈과 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두 선수가 보인 환상적인 플레이에, 루메니게는 보란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
·경기 결과(Bundesliga 1R)
바이에른 뮌헨 3 : 1 볼프스부르크
[골] 토마스 뮐러 : 전반 37분(아르연 로번)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41분(베르나르두 실바)
아르연 로번 : 후반 2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김다온 ? 94분 출전(평점 2.5)
MoM ? 아르연 로번(1골 1어시스트/평점 1.5)
***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P. 데 라 비르겐 델 푸에르토, 67.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테론.
·경기 결과(수페르코파)
A.T 마드리드 1 : 0 레알 마드리드
-> 종합 전적 2:1 A.T 마드리드 승
지난 시즌이 실패로 끝난 레알 마드리드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SL 벤피카의 윙어 제로니모 베가를 영입하는 데 3,000만 유로를 쏟아부었고, 바이에른 뮌헨의 토니 크로스 영입에도 같은 금액이 들었다.
또 레알 마드리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2013년 5월 AS 모나코로 이적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7,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들여 팀으로 데려왔다.
자연히,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에겐 많은 부담감이 지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부담감은 보통, 아주 작은 자극에도 점화되어 불꽃을 터뜨린다.
[이런, 빌어먹을!! 대체 이게 뭐야?!]쾅-!!
“…….”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수페르코파 첫 번째 레그(leg)로 시즌을 시작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경기였고,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후반 35분 교체로 투입된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7분 뒤 라울 가르시아에게 동점 골을 허락하며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시즌 첫 경기라는 것도 있고, 월드컵 후유증이 남은 선수들의 컨디션 역시 완벽하지 못했다.
게다가 4-5-1 플랫을 들고나온 디에고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평소보다 더욱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노골적인 무승부 전략을 펼쳤다.
무엇보다 시즌 첫 경기부터 소리치고 싶지 않았던 안첼로티는 오히려 선수들을 격려했었다.
하지만, 우승을 놓친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본인의 선수들 앞에서, 분노를 토해 냈다.
가장 먼저 타겟이 된 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가라는 주문에도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한 사비 알론소였다.
[너는 내 말을 들었어야 했어! 라인을 높여야 했다고!]흥분하여 마구잡이로 내뱉는 안첼로티의 영어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중간중간 들리는 특정한 단어를 통해 문맥 정도는 대강 짐작이 가능했다.
세 마디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F로 된 단어에, 사비 알론소는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클럽에 헌신해 온 자신을 이제 막 이적한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비교하며 경기력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이해 불가였다.
안첼로티의 분노가 비센테 칼데론의 원정팀 라커룸을 휩쓸고 지나간 뒤, 애먼 표적이 된 사비 알론소를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위로했다.
“원래 저런 사람이잖아. 악의는 없었을 거야.”
“그래, 사비. 얘 말이 옳아.”
“…….”
호날두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제외한 전원이 사비 알론소를 위로하기 위해 모여들었지만, 단순한 비난을 넘어 모욕을 느낀 베테랑의 마음은 차갑게 굳어 버렸다.
패배로 인한 실망감과 안첼로티의 분노로 엉망이 된 분위기 속에서, 억지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 사비 알론소가 몰래 한 남자의 곁으로 다가섰다.
애초에 대화가 불가능했지만, 사비는 휴대폰과 몸짓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저녁 약속을 잡는다.
그리고 몇 분 뒤.
“니키. 할 말이 있어.”
– 할 말? 왜? 무슨 일 있어?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 버스가 보이는 주차장의 한 모퉁이에 서서, 알론소는 에이전트인 이나키 이바네즈(Inaki Ibanez)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지난번 그 이야기 가능해?”
– 지난번?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진심이야? 이런, 제기랄. 무슨 일 있는 거지? 그렇지?
“…….”
카를로 안첼로티와는 이제 더 같은 곳에 있고 싶지 않다.
결심을 굳힌 레알 마드리드의 베테랑 미드필드는, 커리어 막바지에 이적을 결심한다.
***
[(Official) Xabi Alonso to FCB ? Goal.com(INT)/2014.08.24.]***
***
작가의 말 ? 글이 마음먹은 눈높이로 적히지 않아, 부득이 하루 조금 쉬어 가겠습니다. -_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