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31)
430화
‘프랑스 리게앙(Ligue 1)’은 유럽 축구 내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혹자는 이 무대를, 파리의 미술을 상징하는 초현실주의(Surrealisme)에 비유하기도 했다.
같은 예술의 범주에 들지만 전혀 다른 ‘문학’과 ‘미술’을 접목하려고 했던 1920년 프랑스 예술가들의 모습처럼, 리게앙은 매우 복합적이고 다소 난해한 철학을 선보인다.
리게앙 클럽들의 축구는 얼핏 정체성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며, 프랑스 축구대표팀과 비교를 하더라도 동떨어진 대륙의 축구처럼 보인다.
리게앙의 클럽들은 절대 레블뢰처럼 우아하지 않다. 기술적으로 수준이 높지도 않으며, 오히려 그들의 축구는 싸움꾼들이 모인 뒷골목의 링을 연상하도록 만든다.
실제 프랑스의 클럽 축구는 훨씬 더 원초적이다.
그렇기에 리게앙에서 성공한 모든 사람들은 그보다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무대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리게앙에서 10골을 기록한 공격수는 EPL이나 라리가에서 20골을 넣을 수 있고, 리게앙 최고의 미드필드는 어떤 빅리그의 클럽에서라도 주전을 차지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리고 이는 선수뿐만이 아니라 감독에게도 적용되는데, 생테티엔과 디종을 거쳐 릴 LOSC의 지휘봉을 잡았던 뤼디 가르시아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다.
28살의 나이에 피치를 떠나야 했던 이 비운의 미드필드는, 축구 감독이 된 이후 본인의 능력을 세상에 보여 줬다.
하지만 그는 지금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빌어먹을. 이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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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0분
AS 로마 0 : 1 바이에른 뮌헨
뤼디 가르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젊고 유능한 감독’을 바라던 빅리그의 클럽들에겐 가장 선호되는 대상이었다.
특히 프랑스인을 선호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구단주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는데, 이는 그가 2008년 릴 LOSC 부임 후 발굴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리옹 유스 시절부터 주목해 온 플로랑 발몽(Florent Balmont)을 리게앙의 대표적인 미드필드로 성장시킨 것을 시작으로, 당시 150만 유로에 판매를 고민 중이던 에당 아자르를 A팀으로 끌어와 클럽에 몇 배의 이적료를 안겼다.
외에도 제르비뉴, 마트외 드뷔시, 요안 카바유, 아딜 라미(Adil Ramy)와 같은 이들이 뤼디의 지도 아래 성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뤼디 가르시아가 선택한 공격적인 4-3-3 전술은 큰 주목을 받았고, ‘레퀴프’와 ‘가제타’는 2012년 뤼디 가르시아의 4-3-3을 유럽 최고의 전술 2위로 꼽았다.
물론 당시 최고의 전술은 펩 과르디올라의 것이었지만, FC 바르셀로나와 릴 LOSC의 체격 차이를 감안하면 그의 전술이 얼마나 주목을 받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후우- 상황이 좋지 않아.”
“그렇군.”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떠나 벤치로 돌아온 뤼디 가르시아가, 팀의 수석 코치인 프레데릭 붐빠(Frederic Bompard)에게 어려움을 토로한다.
사실 바이에른 뮌헨에 첫 번째 득점을 내어 주었을 때에만 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역습이 자꾸 막히고 있어.”
“그 이유는 생각해 봤나?”
“어. 그래서 더 미치겠는 거야.”
“…….”
오늘 뤼디는 평소의 공격성을 버렸다.
공격성이 지나치게 강한 마이콩을 대신해 바실리스 토로시디스를 투입한 것과 다비데 아스토리(Davide Astori)를 쉬게 하고 양가-음비와를 센터백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시즌 초반 월드컵 후유증을 이겨 내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중인 뮌헨은 공포의 대상이었고, 뤼디는 그들을 상대로 점유율 싸움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최종 수비라인이 거의 하프라인에 와있는 뮌헨의 특성을 고려, 선(先)수비 후(後)역습을 가장 좋은 공략 방법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렇기에, 선제골을 내어 준 것 자체는 정말로 괜찮았다.
애초부터, 그 정도쯤은 감안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제르비뉴가 완전히 막혔어.”
“그래. 대처가 너무 좋아.”
“제기랄. 대체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하냐고.”
“…….”
AS 로마의 공격 전개에 있어, 윙 포워드의 속도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펄스나인을 기용하는 팀의 특성상, 윙어의 공격력은 거의 필수적이었다.
토티가 그가 가장 사랑하는 10번(AM)으로 내려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하면, 제르비뉴와 후안 이투르베(Juan Iturbe)가 공간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려 줘야 한다.
실제 AS 로마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 시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준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오늘, AS 로마의 양쪽 윙어들은 별다른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했다.
특히 왼쪽에서 출전해 중앙을 오가는 제르비뉴의 경우, 측면에서 뛰는 옵션이 완전히 사라져 사실상 센터포워드(CF)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엔, 프란체스코 토티와 미랄람 퍄니치의 패스를 높은 확률로 차단 중인 김다온이 있었다.
지금도 김다온은 제르비뉴의 발끝에 닿기 전, 프란체스코 토티의 패스를 한발 앞서 차단해 냈다. 대충 헤아려도 다섯 번이 넘었고, 그중 한두 번은 결정적인 상황이었다.
실점 후 뮌헨의 높은 라인을 활용한 AS 로마의 역습이, 10분 넘게 아무 소득 없이 끝나고 있는 이유다.
거기다 더욱 뤼디 가르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건, 라자 나잉골란(Radja Nainggolan)의 활동 반경 역시 김다온이 동시에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AS 로마 기준 피치 왼쪽의 특정 영역을 완벽하게 지배함으로써, 선수가 서는 것 자체를 꺼리도록 만든 것이다.
‘휴우- 미치겠군.’
참지 못하고 다시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향한 뤼디 가르시아가 피치를 보며 씁쓸해하는 사이, AS 로마의 반격 시기를 효과적으로 저지한 뮌헨이 다시 기어를 높여 간다.
축구란 본래 흐름이 중요했고, 득점을 만회할 시점을 놓친 지금 AS 로마는 다시 수세에 몰리게 된다.
그리고 몇 분 뒤, AS 로마는 폼이 잔뜩 올라와 있는 마리오 괴체에 의해 추가 실점을 허락한다.
특별한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토마스 뮐러의 절묘한 움직임이 공간을 만들었고, 연결받은 패스를 곧바로 힐킥으로 돌려세운 그의 기술이 마리오 괴체에게 슈팅 기회를 만든 것이다.
가까운 포스트로 굴러오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 산티스는 얼어붙었고, 결국 로마는 0:2 리드를 허락하고 만다.
시간은 전반 23분.
뤼디 가르시아는 이제, 불안함을 느낀다.
***
지난 시즌 우리가 훌륭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상대의 흔들리는 시점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연속 득점(득점 후 5분 내 추가득점)과 같은 시간 동안 보인 평균 점유율(74%)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반대로 말해, 시즌 초반 우리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가장 되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것이다.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기보단 득점을 올린 그 자체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간을 내어 주어 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만들었다.
쉽게 말해, 너무 순했다는 거다.
촤르르륵-!
삑-! 삐?익!!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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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브 타이드슬레이) – 영국 ITV 코멘테이터
“레반도프스키이잇-!! 곧바로 추가 골을 뽑아내는 바이에른 뮌헨!! 전반 25분. 벌써 점수는 3:0입니다!! 충격에 빠진 AS 로마. 관중석의 팬들도 넋이 나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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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체의 기술적이고도 절묘한 득점 이후, 절묘한 왼쪽 침투를 선보인 베르나트의 크로스를 레비가 완벽한 헤더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처음은 양가-음비와의 포지셔닝이 괜찮아 보였지만, 환상적인 오프 더 볼을 선보인 레비가 한 수 더 위였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내 말이요.”
레비가 좋은 크로스를 보내준 베르나트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는 사이, 나는 필리프와 먼저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눈 뒤에 두 사람에게로 접근했다.
별것 아니라는 태도와 기쁨보다는 여유가 더 많이 묻어나는 모습에서, 난 우리가 완벽한 강자라는 것을 깨닫는다.
“벌써 세 개야. 이게 무슨 일이야?”
“하하. 아직 65분이나 남았어.”
“그래, 맞아. 클린시트. 더 많은 득점. 그게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지.”
건성처럼 느껴질 정도로 간략하게 이뤄졌던 축하가 끝나고, 시간이 많이 남았음을 지적한 레비의 말이 만족스러웠던 나는 수비수들에게 클린시트를 해야 한다고 몇 차례 더 외쳤다.
처음 제르비뉴에게 침투를 허락했을 때 낮아졌던 동료들의 위치는, 내가 그를 몇 차례 막아 내자 다시 원상복구 됐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러운 장면이다.
동료들이 계속 라인을 높여 뒷공간을 비워 둘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자 했는데, 그게 먹혀들었다.
삐—익!!
다소 맥이 빠져 버린 것 같은 AS 로마가 다시 뒤로 볼을 전개하고, 처음보다 한층 신경질적이 된 프란체스코 토티가 헤더를 경합하는 과정에서 팔꿈치를 사용한다.
“윽-!!”
“!! 이봐아아아-!!!”
얼굴을 부여잡은 필리프가 피치로 추락해 넘어지고, 곧바로 크게 소리를 내지른 나는 주심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곤, 손가락을 두 개 폈다.
“내가 본 것만 두 번째야. 이거, 이거.”
탁- 탁-
팔꿈치를 두드리며 요나스 에릭손(Jonas Eriksson)에게 어필하자, 스웨덴 출신의 노련한 주심은 나를 슬쩍 밀쳐 내며 프란체스코 토티의 앞으로 다가갔다.
흥분한 AS 로마의 팬들이 끊임없는 야유를 쏟아부었고, 경기장엔 끊임없이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늘 경기가 시작되기 전 ‘No Racism’을 한껏 광고를 했는데, 이런 날 관중석에서 인종차별 발언이 들려오면 클럽의 체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고개를 높여 관중석을 바라보면, 심심치 않게 OK 제스처를 하는 이들이 보였다.
저 OK 표시는 우리가 아는 그런 게 아니라, 손가락을 둥글게 만 O 부분을 손목으로 연장시켜 P로 만들고 그 위의 K를 W로 만들어 특정 단어를 표시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와 EPL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제스처로, 저들이 만든 WP는 ‘White Power’를 의미한다.
금방 주심에게 달려가 격렬하게 항의한 사람이 동양인인 나였으니, 자존심 강한 백인들의 눈엔 그것이 고깝게 보였을 게 틀림없다.
더구나 나는 한국인이지 않은가?
얼마든지 타겟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응? 뭐야, 이거?’
갑자기 왼쪽 시야가 뿌옇게 변해, 나는 눈을 감으며 고개와 손을 휘저었다.
아무래도, 레이저가 쏘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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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 SBS 아나운서
“아- 지금…… 김다온 선수에게 레이저빔이 쏘아진 것 같습니다. 얼굴에 잠깐 초록색 불빛이 비춰진 것 같죠?”
(박성문) – SBS 해설위원
“저거는 안 되죠! 저건 정말 해서는 안 될 행동입니다. AS 로마의 축구 팬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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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특정 국가 혹은 특정 경기장을 방문할 때마다, 주의해야 할 일들에 대해 전달을 받는다.
벤피카 시절 페네르바흐체 원정을 치렀을 때처럼, 불필요하게 문화가 다른 팬들을 도발하지 않는 주의사항을 전달받는다는 것이다.
혹은 이번처럼, 다른 상황에 대해서도 듣는다.
“헤-이!! 레이저빔. 씨 마이 페이스.”
토티에게 구두주의를 준 주심이 내 얼굴을 슬쩍 바라보더니, 곧바로 가슴팍에 찬 마이크를 입가로 끌어 올려 대기심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 같았다.
잠시 뒤 다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타이밍 나쁘게 전광판에 내 얼굴이 비춰지자 AS 로마 팬들의 야유는 오늘 중 가장 높게 치솟았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난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것을 흘려보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생각하는 건 터키의 쉬페르 리그와 더불어, 세리에 A는 내가 죽어도 절대 뛰지 않을 무대라는 사실이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난 이런 곳은 싫다.
눈을 찢고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이들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난 다시 경기에 몰입한다.
멈췄던 경기는 토티가 파울을 범한 지점에서의 프리킥부터였고, 코가 조금 빨갛게 변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람은 크게 다치진 않은 것 같다.
람이 후방으로 보낸 프리킥을 보아텡이 연결받았고, 그는 곧바로 왼쪽의 알라바에게 볼을 돌린다.
최초 팀의 시작은 데이비드 알라바가 센터백의 중앙에 자리하여 라볼피아나(Lavolpiana)로 움직이는 것이었지만, 경기를 치르며 저런 식으로 움직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보아텡이 정 가운데에 서고, 마놀라스가 오른쪽 센터백으로 이동해 있다.
그리고 알라바는 왼쪽 센터백 자리에서 라볼피아나와 똑같은 움직임을 가져갔는데, 저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펄스나인을 택한 AS 로마이기에 라볼피아나가 전진할 자리엔, 필연적으로 선수 하나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렇게 왼쪽으로 움직여 전진을 하게 되면, 메디아푼타(Mediapunta/AM)로 내려앉은 토티를 피해갈 수 있고, 2번 세로줄을 따라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
게다가 현재 팀의 왼쪽 라인엔, 우리가 2번 세로줄을 점령했을 때 가장 파괴적인 이들이 배치되어 있다.
마리오 괴체와 토마스 뮐러는 저곳에서 진행되는 빌드업이 수비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고, 두 사람이 공간을 찾아 움직일 환경이 되면 상대 수비는 강제가 된다.
또 보태자면 오늘 원톱으로 나선 것이 레비라는 것 역시도 중요한 부분이다.
투톱으로 나섰을 때의 레비와 뮐러는 위치와 역할이 겹치지만, 오늘처럼 윙어와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이 구분되면 오히려 AS 로마가 하려던 축구를 펼칠 수 있다.
스트라이커가 미드필드 깊숙이 내려서 볼을 받아 주고.
“반대야!!!”
“!”
그러는 사이 양쪽 윙어가 높게 전진을 해 최종 공격수가 되는 것 말이다.
특히나 지금은 레비가 한층 더 내려서며 메짤라(Mezz`ala)가 되어 주었기에, 순간적으로 뮐러-괴체-로번으로 구성된 쓰리톱이 만들어졌다.
일사불란하게 공간을 찾아 뛰어드는 괴체와 뮐러로 인해 AS 로마의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이 벌어졌고, 그 사이로 파고든 레비는 무척 자유로웠다.
그리고 이어진 장면에서 나는 레비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다시 한번 느꼈는데, 그는 매서운 쇄도를 보여 주는 괴체-뮐러가 아닌 반대편의 로번을 찾았다.
+1을 찾은 완벽한 선택이다.
레비의 패스 직전 AS 로마의 수비는 그들의 기준 오른쪽에 치우친 상태였고, 그러면서 메흐디 베나티아와 애쉴리 콜 사이의 간격이 벌어져 있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는 것을 즐기는 로번에겐, 가장 이상적이고 완벽한 상황이었다는 거다.
넓게 빈공간으로 굴러간 레비의 패스는 로번이 달려가는 앞으로 정확히 향했다. 다급히 몸을 튼 애쉴리 콜이 스프린트를 하지만, 수비위치 자체가 워낙 좋지 못했다.
방향과 속도 모두 완벽했던 레비의 패스에 로번이 다이렉트로 왼발을 가져가고, 빠르게 날아간 슈팅에 산티스 골키퍼가 손을 가져가 보지만 굴절된 축구공은 득점이 되어 버린다.
4:0.
3:0 이후 다시 득점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에 불과했다.
중간에 람이 토티에게 팔꿈치로 맞아 한참 지연이 되었으니, 실제 인플레이가 된 시간은 3분 정도라 봐야 한다.
AS 로마의 팬들을 악몽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반대로 우린 연습 경기를 하는 것만 같은 여유로움을 간직한 채로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었다.
아직 경기는 60분이나 남았고, 우린 좀 더 상대를 끔찍한 상황에 빠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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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AS 로마 0 : 8 바이에른 뮌헨
[골] 아르연 로번 : 전반 09분(김다온), 전반 30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후반 41분(김다온)마리오 괴체 : 전반 23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25분(후안 베르나트)
토마스 뮐러 : 전반 36분(김다온)
프랑크 리베리 : 후반 23분(아르연 로번)
제르단 샤키리 : 후반 35분(김다온)
김다온 ? 95분 출전(4어시스트/평점 1.0)
MoM ? 아르연 로번(3득점 1어시스트/평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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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경기! AS 로마를 짓밟은 바이에른 뮌헨. – Goal.com] [오늘 경기는 E조에 속한 클럽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는 모든 클럽들에 공포심을 안겨다 줬다. – 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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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부진은 정말 월드컵 후유증이었나? AS 로마 역사상 가장 큰 홈경기 패배를 안긴 바이에른 뮌헨의 놀라운 반전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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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최고가 아니라고 말한 펩 과르디올라. – 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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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후 믹스드 존 인터뷰
김다온
From. 풋볼베스트일레븐(한국)
On. 8:0 승리에 대해
“결과 자체는 무척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우리의 고점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보통은 시즌을 준비하는 데 6주에서 8주가 필요하지만, 올해는 월드컵 이후 미국 투어가 있기까지 보낸 일주일이 다였다.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우리의 경기력은 보통이라면 시즌 개막 때 보였어야 할 경기력이다. 또 부상자가 많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티아고, 바스티, 하비, 베르나르두. 만약 그들이 돌아오고 남은 이들이 모두 건강하다면, 나는 그 팀이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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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오만인가? 한국의 김다온. 무패선언을 하다. – 풋볼다이제스트(일본)]***
작가의 말 ? 실제 경기에서는 1:7이었습니다.
물론 뮌헨 승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