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4)
43화
·후반 00분
스포르팅 CP 1 : 0 FC 노르셸란
후반전 다시 그라운드로 나섰을 때, 나는 스포르팅 CP가 헬더 포스티가를 교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즈마일로프 역시 교체되었는데, 이들 둘 대신 투입 된 선수는 21번 파비앙 리나우두와 7번 발레리 보지노프(Valeri Bojinov)다.
이름에 관한 애로 사항은 잠깐 접어두고, 공격력이 더 뛰어난 보지노프를 투입했다는 건 전반 막판에 보여준 펄스 나인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파크허스트를 대신해 음틸리가가 투입됐다. 이유는 물론, 펄스 나인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삐익-!
후반전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야닉 잘로는 센터백을 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하지만 팀의 센터백들은 견고하게 자리를 지켰고, 대신 팀의 미드필드 진영 전체가 내려섰다.
여전히 급한 쪽은 스포르팅 CP이기 때문에, 우리가 단단히 눌러앉았다고 믿게끔 하는 게 후반 전술의 목적이다.
1차전에서 이변을 일으켰던 FC 노르셸란이 스포르팅의 홈구장에서 필사적으로 수비에 치중한다.
이러한 인식이 박힌 스포르팅 CP는 자연히 많은 점유율을 통해 공격을 시도하려고 들 것이다.
실제로.
파앙-!!
{아아아-}
25m 정도 되는 지점에서 쏘아진 스테인 스하르스의 슈팅은 예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연결이 되었을 거다.
스포르팅 CP를 응원하는 관중들의 함성이 높아지고, 우리는 더욱 큰 압박을 받는 상황에 놓인다.
그렇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각오한 부분.
“집중해!! 실수하면 끝이야!!”
박수 치며 크게 목소리를 높이는 비엘란이 팀 전체를 격려하고, 스톡홀름 역시 금방 위치가 좋지 못한 올루프에게 주변을 확인하는 걸 멈추지 말라고 소리쳤다.
오른쪽 코너로 간 안드레 산투스가 코너킥을 띄워 올리지만, 그것은 오코레의 머리에 맞고 바깥으로 흘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방향이.
‘썅.’
디에고 카펠의 슈팅 능력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 중에 하나다.
난 재빨리 움직여 카펠에게 접근했고, 왼발을 쓸 수 없도록 그쪽을 미리 봉쇄했다.
크게 몸을 오른쪽으로 움직여, 나를 동요시키려고 하는 카펠.
하지만 난 그런 대신, 정면으로 다가서며 그의 가랑이 사이에 놓인 축구공에 발끝을 가져다 댔다.
툭-!
‘됐다!’
“!!”
카펠은 내가 이 위치에서 좌우가 아닌 정면으로 향해올 것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가랑이 사이로 빠진 축구공이 비어있는 공간으로 흐르고, 팔을 사용해 카펠을 제쳐버린 나는 굴러가는 축구공을 향해 있는 힘껏 달려나갔다.
그리곤 슬쩍 좌우를 살폈는데, 왼쪽.
그러니까,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튀어나온 스테인 스하르스가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태클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촤——악!!
“!!!”
난 오른쪽 바깥 부분으로 축구공을 다시 길게 쳐내버린 뒤에, 스하르스의 태클을 뛰어넘어 하프라인을 향해 달려나갔다.
저 멀리 주앙 페헤이라와 에바르도가 최종수비를 서고 있을 뿐, 가까운 시야에는 잔디밭과 그 위를 구르는 축구공이 전부다.
바로 그때, 주변의 공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정말로 바뀐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야가 좁혀졌다가 확장되었다를 반복했고, 분명 금방까지 들려왔던 시끄러운 함성들이 사라진 자리 쿵쿵거리는 내 발소리와 들려올 턱이 없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축구공은 내게로 가까워졌고, 이제 내 앞에는 자세를 잔뜩 숙이고 있는 주앙 페헤이라 있었다.
속도를 죽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투욱-!
축구공을 한 번 더 길게 보내면서 페헤이라와의 속도경쟁을 시작했다.
분명 최초의 위치는 페헤이라가 더 가까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나는 나란히 섰고 곧 앞서나가게 됐다.
주앙 페헤이라가 이런 나를 잡아채고자 손을 뻗어 어깨를 잡았지만, 달려가는 스피드에 맞춰 움직인 동작 한 번에 그 손은 간단히 뿌리쳐졌다.
이제 내 앞에는 오로지 후이 파트리시오만 남았으나, 볼이 굴러가는 각도는 전혀 좋지 못했다.
한 번 더 드리블해 안쪽으로 쳐놓을 경우, 에바르도가 달라붙어 지연해올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인제 와서 속도를 늦추는 건 볼썽사나운 행동이었다.
아주 가끔, 흐름에 모든 걸 맡길 때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누가 그랬냐고?
‘감독님.’
캐스퍼 감독님은 정말로 열심인 분이시고, 여전히 내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노력하신다.
그렇지만 죄송스럽게도, 대부분은 이미 모르텐 감독님의 아래에서 배운 것들이었다.
이번엔 왼쪽 발을 이용해 드리블하는 각도를 바꾼 나는, 에바르도가 접근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드리블을 또 한 번 하여 에바르도와 1 : 1 상황을 만들거나, 아니면.
투웅-!!
“!!”
지금처럼 한 박자 빠르게 슈팅을 시도해볼 수 있었다.
크게 한 번 왼발을 내디뎠던 난, 축구공이 차기 쉬운 곳으로 굴러오는 것을 확인하며 오른발을 휘둘렀다.
강하게 차기보단, 먼 쪽 포스트를 노려 감아 차기를 시도한 것이다.
슈팅을 예상하지 못한 에바르도의 뒤늦은 태클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가고, 제대로 반응하며 몸을 날린 후이 파트리시오가 손을 뻗어보지만 축구공에 닿기엔 무리가 있었다.
계속 곧게 나아가던 슈팅이 조금씩 안쪽으로 꺾여서 들어가고, 시간이 점점 더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던 착각은 축구공이 골포스트에 부딪히는 순간 산산이 깨져버렸다.
티잉-!!
그리고 동시에, 모든 것들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우오아아아아–!}
{예에에에에-!!!}
갑자기 귀가 탁하고 트이면서, 정신도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골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머리를 쥐어뜯으려던 찰나.
“응?”
어딘가에서 나타난 라베즈 라완이 흘러나온 축구공을 아무도 없는 골문 안에 가볍게 흘려 넣어버렸다.
머리로 가져가던 손이 곧바로 높게 들어 올려지고, 이제야 마음껏 소리를 내지를 수 있었던 난 주먹을 휘두르면서 가까운 쪽 구석에 자리한 원정 팬들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이야아아아아아아-!!!!”
『골 상황』
.
(얄트 피)
“MAL-!!!!, MAL-!, MAL-!, MAL-!!! 라완! 라완!! FC 노르셸란!! 환상적인 역습으로 스포르팅에 다시 한번 비수를 꽂습니다!! 라완의 좋은 커버!! 하지만 이 선수를 보십시오!! 노르셸란의 등번호 2번입니다!! 킴, 다온!! 지금 이 순간만큼은 KING 다온. 아니, 그는 KING 그리고 THE ONE입니다!! 홀로 80m를 질주했습니다!! 놀랍군요!!!”
(토벤 댐곳)
“작년 스포르팅 CP와의 플레이오프 라운드 1차전에서, 저 친구는 45분 만에 체력이 고갈되어 교체되었습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스포르팅을 괴롭혔고, 정확히 1년이 지난 지금은 스포르팅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전반전에도 그는 수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 중 하나였고, 후반 9분. 지금의 이 골. 스포르팅 CP의 침몰을 예견하는 신호인 것처럼 보입니다.”
(얄트 피)
“이 친구는 이제 겨우 17살입니다, 여러분! 덴마크로 온 지 불과 2년 만에, 그는 진정한 그레이트데인이 되어버렸습니다!”
***
·후반 47분
스포르팅 CP 1 : 1 FC 노르셸란
관중의 약 70%가 떠난 자리.
이젠 스카우트들을 구분해내기 좀 더 수월한 상황이 됐다.
대다수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만족감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없었던 한 사람.
쟝-파스칼 트로티에(Jean-Pascal Trottier).
그는 AS모나코의 스카우트다.
‘포기해야겠어.’
김다온이 많은 돈을 추구한다는 사실은, 그의 에이전트에 의해 다수의 클럽으로 알려진 상태였다.
축구 선수가 축구를 통해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것은 직장인이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그것이 딱히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모나코는 세금이 압도적으로 적은 나라다.
바로 이러한 부분을 바탕으로, AS 모나코는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김다온을 팀에 추가하려고 했다.
하지만 현재 2부로 강등된 AS 모나코의 현실은, 많은 이적료를 지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강등의 여파로 모나코의 대공(Grand Duke)이자 구단주인 알베르 2세가 지원 규모를 대폭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AS 모나코의 감독 마르코 시몬(Marco Simone)이 김다온을 적극적으로 원해 스카우트에 참여하긴 했지만,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쓸 수 있는 430만 유로(약 60억 원)를 전부 퍼붓더라도 영입은 어려워 보였다.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일어선 쟝-파스칼 트로티에.
그는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서기로 한다.
그런데 몸을 일으키자마자.
“응?”
눈에 익숙한 실루엣이 포착되었다.
처음에 그는, 자신이 잘못 본 것으로 생각해 눈을 비볐다.
그러나, 정말로 그가 맞았다.
노트북과 각종 자료를 담은 가방을 어깨에 멘 트로티에가 계단을 내려선다.
“아르센?”
“응?”
트로티에가 본 실루엣은 아스날의 매니저 아르센 벵거였다.
“이런, 세상에나! 당신이 여기에?”
“쟝. 오랜만이로군.”
쟝-파스칼 트로티에는 과거, 아스날의 스카우트 분석가로 근무를 했었다.
현장에 있는 스카우트들과 매니저에게 각종 자료를 편집/공급하는 업무를 맡은 자리다.
하지만 보통 분석가들은 테이블 업무만을 보았고, 현장에서 직접 선수를 발굴하고 싶었던 트로티에는 아스날을 떠나 AS 모나코로 직장을 옮겼었다.
벵거와 인연이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당신도 설마, 노르셸란의 풀백을 보러 온 겁니까?”
“훗. 그랬었지.”
“??”
“하지만 이제, 그것도 불가능할 것 같군. 여덟 자리 숫자가 된 녀석에게 쓸 자금은 팀에 없으니까 말이야.”
“네?”
“자네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조금 늦는군. 나쁜 의도는 아니니 오해하지 말게, 쟝. 난 자네를 많이 아꼈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가 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게나.”
“······.”
시선을 앞으로 돌린 벵거를 쳐다보던 트로티에는 다시 눈을 그라운드에 두며 벵거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여덟 자리 숫자.
삑-! 삑-! 삐익-!
경기의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그라운드로 몰려나온 FC 노르셸란의 선수들이 엉키며 조별예선 진출에 기쁨을 표했다.
그리고 그 중엔, 후반 43분에 교체된 김다온도 있었다.
화면에 잡힌 그를 바라보던 트로티에.
그는 곧, 무언가에 생각이 미쳤다.
“아-!”
“훗. 이제야 알겠나?”
여덟 자리 숫자.
그것은 김다온의 몸값이 천만 유로 이상이 되었다는 의미다.
후반 초반에 선보인 놀라운 역습과 88분 동안 보여준 견고한 수비는 오늘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이었다.
본래 700-800만 유로를 생각했었던 트로티에는 잠깐, 천만 유로라는 금액에 머리가 멍해졌다.
그러다 정신을 차렸을 땐,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선 벵거가 자신의 옆에 서서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17살이야. 17살에 스포르팅 CP를 몇 번이나 바보로 만든 풀백이라. 현시점에서 과연 또 누가 저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군.”
“저, 아르센!!”
“이만 작별일세, 쟝!! 서두르지 않는다면 경기장에서 빠져나가는 게 무척이나 힘이 들 거야!! 자네가 차를 렌트해 오지 않은 이상은 말일세!!”
“······이크!!”
서둘러 다시 계단을 오른 트로티에에게 벵거를 찾아보지만, 신출귀몰한 아스날의 매니저는 어느새 모습을 감추고 없었다.
늘 투자가 부족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만족해야만 했었던 아스날.
가장 큰 이유는 과거와 현재 구단주 그룹 모두가, 그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신축하면서 재정 사정이 크게 위축된 것은 맞지만, 그들은 충분히 돈을 더 쓸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처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한 AS 모나코의 스카우트.
다시 멍하니 서 있었던 그는,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새로운 축구 신동의 등장 무대였다고 생각하면서.
***
·경기결과
스포르팅 CP 1 : 1 FC 노르셸란
-> 종합성적 1 : 3 FC 노르셸란 승.
[골] 라베즈 라완 : 후반 9분김다온 ? 88분 출전(평점 9.5/팀 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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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라운드 후, 유로파 그룹 스테이지 추첨 결과
Group D
1. 라치오(이탈리아)
2. FC 바슬루이(루마니아)
3. FC 취리히(스위스)
4. FC 노르셸란(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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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m의 질주! DA-ON! 게임의 THE ONE이 되다! – SPORTMASTER] [78m, 17세. 거함 스포르팅 CP를 침몰시킨 두 개의 키워드. – GOAL.COM] [17살 축구 신성의 등장. 유럽을 뒤흔들다. – bleacherreport] [이적료 천만 유로 이상.” 17살의 어린 풀백이 독점한 유로파 플레이-오프 스테이지. – newsnow] [김다온을 올림픽 대표에? – SPORTS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