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41)
440화
[2005년 박지성 이후 대한민국 두 번째 발롱도르 최종 후보 선정! 아시아 최연소 발롱도르 후보로도 기록을 남기다. – OSEM(한국)/2014.12.06.(저녁)] [김다온, 아시아 선수 최초 발롱도르 표 얻을까? – 24NEWS(한국)/2014.12.06.(저녁)]***
【한국 시각】 2014년 12월 8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308. 랜드마크타워 4층. 풋볼베스트일레븐.
김다온이 발롱도르 최종후보로 선정되면서, 대한민국 축구계는 다시금 들썩이고 있었다. 일부 성미 급한 미디어는, Top 3 선정도 꿈이 아니라 말하고들 있다.
그러나 풋볼베스트일레븐의 허성균은, 김다온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게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라도 밀어줘야 한다고요.”
“…….”
“아니, 왜 남들의 눈치를 봐야 합니까. 안 그래요?”
허성균은 이번 2014 발롱도르의 대한민국 대표 기자로서,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기자 개인의 영역에 모든 것을 맡기는 유럽의 문화와는 달리, 한국은 회사 전체가 도출한 결과물을 기자의 이름으로 올리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들은, 김다온을 1위가 아닌 2위로 놓아두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허성균은 이에 강하게 반발한다.
“아니, 다들 그렇게 하는데. 왜 우리가 오히려 그걸 눈치 봐야 하냐고요! 한국의 언론이 한국의 선수를 1위로 뽑았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 있습니까?!”
허성균의 큰 목소리가 사무실 내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딸깍-
“에이, 씨팔. 진짜 X같아서 못 해 먹겠네.”
“왜요?”
“아니, 씨. 우리가 다온이에게 1위 표를 주는 게 너무 눈치가 보인다는 거야. 그게 말이 돼?! 한국선수한테 한국 사람이 1위 표를 주는 게 뭐가 문제야?!”
대한민국의 정서 속에 사대주의(事大主義)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딱히 비밀도 아닌 일이다.
겸손의 잘못된 부분이 강조된 이런 성향은 주변국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왔고, 스스로 지켜야 하거나 자랑할 만한 것들을 당연히 여겨 온 것 때문에 문제가 된 경우도 많았다.
이번 2014 FIFA 발롱도르의 경우만 해도, 대한민국 언론으로서 김다온에게 1위 표를 줘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뭐라는지 알아? 1위를 메시에게 주자고 하잖아!”
“그야…… 너무 눈치가 보이니까요.”
“아니-! 우리가 왜 우리 의견을 내는 데에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정치부처럼 그런다고 위에서 콩고물이 떨어져? 돈을 받아? 에이 씨X. 이건 그냥 축구라고!”
쾅-!!
자판기를 발로 걷어찬 허성균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사이, 주춤거리면서 다가온 직원 하나가 어렵게 지시받은 사항을 전달한다.
“저어…… 허 기자님?”
“왜?!!”
“그, 그게…….”
약속되었던 미팅이 있다는 말에, 허성균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직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곤 자주 어울려 다니는 후배 기자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이렇게 말을 했다.
“정현아.”
“네?”
“내가 장담 하나 할까?”
“뭐가요?”
“이번 발롱도르 투표 때 있잖아. 아시아 쪽 기자들은 아무도 다온이한테 표를 주지 않을 거야.”
“에~이. 설마요.”
“내기할래?”
“…….”
대한민국 제외, 이번 2014 FIFA 발롱도르의 투표 권한을 지닌 아시아의 국가는 총 8개국이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있는 일본/이란/호주/중국이 포함되어 있고,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은 없지만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로 선정된 베트남/홍콩/싱가포르가 바로 그들이다.
본래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으로 투표권을 주어야 하지만, 정치권 개입과 언론의 투명화를 이유로 몇몇 국가가 제외됐다.
북한/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이 바로 그들이며, UAE의 경우 로테이션 순번에 따라 올해에는 제외가 됐다.
“UAE가 있었다면 그들은 다온이에게 1위 표를 줬을 거야. 하지만 다른 나라는 어떨까? 너는 일본이나 중국 또 이란이 다온이한테 표를 줄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요?”
“이야~ 너는 진짜 인마, 한참 멀었다. 어?”
허성균의 생각에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국가 중엔, 저널리즘을 추종하는 축구 기자는 없다.
지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때만 보더라도, 대한민국 대표팀의 8강 진출에 찬사를 보낸 국가들 중 가장 그 숫자가 적었던 것이 같은 아시아권의 국가다.
물론 중국은 기사 자체로는 칭찬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지만, 허성균은 절대 그들이 한국의 성공에 표를 던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럽을 포함한 남미와 아프리카 쪽에서 표를 독점하지 않는 이상, 아시아 출신의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표를 흡수하기엔, 김다온의 활약은 충분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의 포지션은 수비수다.
“에이, 씨팔. 몰라. 난 다온이한테 1위 표를 줄 거야.”
“어- 그러다 위에서 뭐라고 하면요?”
“몰라, 인마! 짜를 거면 짜르라고 해. 나도 이제 더는, 참고만 있지는 않을 거니까. 우리가 가진 자랑이고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라면, 그걸 자신 있게 말할 줄도 알아야지! 안 그래?”
잔뜩 불만을 토해 낸 허성균이 다음 일정을 위해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고, 자판기 앞에 홀로 남은 유정현은 금방 나눈 대화를 곰곰이 곱씹어 본다.
‘……우리가 정말 그런가?’
문화(文化)야말로 국제 경쟁력을 드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라는 것을, 아직 그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
[김다온의 발롱도르 후보 선정에 지지를 표하는 SL 벤피카의 선수들 ? 아 볼라(포르투갈)/2014.12.07.(오전)]***
2014년 12월 9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사실상 토니가 뮌헨에서 절반을 뛰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린 이번 발롱도르 후보 23인 중 7.5명을 배출했다.
“기권은 없대?”
“왜? 기권하게?”
“아니, 그건 아니고. 어디 기권할 녀석 없냐고 협박하고 다니려고 그랬지.”
어처구니없는 말이었지만, 말한 사람이 토마스 뮐러다 보니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 나라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지?”
“아, 들켰어?”
“이봐-! 난 그 정도로 매정하지는 않거든? 이건 후보 선정 그 자체로 영광인 일이잖아!!”
“그래- 그리고 호날두나 메시가 타 가겠지. 안 그래?”
“큭큭큭큭. 그것도 맞아.”
후보 선정 자체는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최근 발롱도르의 방향성을 알고 있기에 기대보다는 선정 그 자체로 만족키로 한 상황이다.
어차피 가장 인기가 높은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내 생각에 따르면, 이번 2014년 한 해 가장 인기가 높았던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2013/14 시즌과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 어떤 성과도 이룩해 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서? 내일은 뛴대?”
“아니. 나는 일단 제외야. 넌?”
“난 뛰어.”
우리는 내일 CSKA 모스크바를 알리안츠 아레나로 불러들여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은 상태라, 로테이션 멤버가 투입될 것 같다.
레버쿠젠 경기 후 B팀에서 미첼 바이저와 지난 쿠르트(Sinan Kurt)가 호출되기도 했다.
“나는 저 녀석이 걱정이야.”
“응? 누구?”
현재 내가 바라본 곳엔, 후안 베르나트가 있다.
“쟤 지금까지 쉰 적이 거의 없지 않아?”
“그랬나?”
“이런, 토마스! 조금 관심 좀 가져!”
“내가 왜? 나는 주장이 아니라고.”
“하아- 너는 진짜 성격에 문제가 있어.”
알라바의 부상 전부터, 베르나트는 팀 사정 때문에 거의 전 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다. 내가 왼쪽에서 뛸 수는 있지만 또 이쪽에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 쉴 수 없었던 거다.
아직은 모든 부분에서 시즌 초반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지만, 2월이나 3월이 되면 분명 체력적인 부침이 올 수 있다.
1월이 지나면 알라바가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곤 있다지만, 부상 이후 예전의 폼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베르나트의 체력을 관리해 줘야 하지만, 방법이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
“휴식기에는 뭘 할 거야?”
“뭐? 클럽월드컵 끝나고?”
“응.”
일단 계획은 아영이의 가족들과 함께 독일을 여행하고, 개인 훈련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다. 베르나르두는 포르투갈로 향할 예정이고, 가족들은 누나 때문에 조금 바빴다.
그래서 온전히 뮌헨에 머물면서, 개인적인 일정과 클럽하우스 출근을 병행하려고 한다.
이미 클럽에 이런 의사를 전했고, 클럽하우스 출입과 훈련 지원에 관한 답변도 받았다.
“휴가 안 가고?”
“그게 휴가잖아.”
“우와- 넌 진짜 별종이야.”
“너만 하려고, 토마스.”
겨 묻은 개의 심정이 된 나는, 토마스를 슬쩍 밀쳐 내며 접시에 담긴 소시지 한 조각을 입으로 가져갔다.
“…….”
레버쿠젠 경기가 끝나고 내가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놀랍게도 별다른 기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본인의 성취에 자랑스러워하던 노이어와 다음 날 거리에서 가져온 신문을 손에 쥐고 사진을 찍던 뮐러가 보인 태도와는 조금 결이 달랐다.
그래서 잠깐은 내가 실감이 나지 않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이내 정말 아무 감상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약간의 영광과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 역시, 지금 내겐 없는 감정이다.
‘뭐가 고장 났나?’
그 이후 지금까지 몇 번이나 물어왔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지만, 지금 내 머릿속은 발롱도르보다는 후반기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차라리 그것보단, 이달 마지막 주에 발표될 랑리스테에 더욱 관심이 많았다.
‘그건 뷔케가 되어야만 해.’
3연 속 뷔케(WK)에 관한 은근한 욕심이 있었던 나는, 남모를 열의를 가슴속으로 불태워 본다.
나의 최근 3개월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을까?
결과가 어떻건, 그 감회는 분명 남다를 것 같다.
***
.2014.12.10. 경기결과(Champions League G St. 6R)
바이에른 뮌헨 3 : 0 CSKA 모스크바
[골] 토마스 뮐러 : 전반 18분(프랑크 리베리)제바스티안 로데 : 후반 39분(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마리고 괴체 : 후반 45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김다온 ? 미출전(명단 미포함)
MoM ? 제바스티안 로데(1골/평점 2.0)
***
※ 2014 FIFA 클럽 월드컵 일정
준결승전 ? 2014.12.20. @ 마라케시 경기장(모로코)
결승전 ? 2014.12.23. @ 마라케시 경기장(모로코)
***
2014년 12월 13일. 86199 아우크스부르크, 독일. 뷔르거마이스터-울리히-슈트라세 90. 임풀스 아레나(Impuls Arena. Burgermeister-Ulich-Straße 90. 86199 Augsburg, Germany).
·전반 36분
아우크스부르크 0 : 2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4-2-3-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알렉산데르 마닌거
RB ? 김다온 / RB ? 폴 베르헤흐
CB ? 제롬 보아텡 / CB ? 홍정호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라그나르 클라반
LB ? 후안 베르나트 / LB ? 압둘 라흐만 바바
DM ? 사비 알론소 / CM ? 마르쿠스 포일너
CM ? 제바스티안 로데 / CM ? 다니엘 바이어
CM ? 베르나르두 실바 / RAM ? 라울 보다디야
RW ? 아르연 로번 / CAM ? 할릴 알틴톱
LW ? 프랑크 리베리 / LAM ? 토비아스 베르너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니콜라 주르지치
.
.
피치에 넘어진 정호 형이 분함을 감추지 못하고 피치를 두드리고, 그것을 잠깐 지켜보던 나는 빠르게 시선을 거두면서 골을 기록한 베르나르두에게로 다가갔다.
좌절하는 정호 형의 모습이야 가슴이 아팠지만, 남은 일정을 생각하면 얼른 우린 승리를 확정 지어야만 했다.
“잘했어. 침착하게 잘 넣었더라.”
“그래. 패스가 좋았어.”
“사비잖아. 넌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을 조금 보여 줘야 해. 무슨 말인지 알지?”
“응. 물론이야.”
우리는 오늘부터, 거의 3일 간격으로 총 다섯 개의 경기를 소화해야만 한다.
분데스리가 15/16/17라운드와 모로코에서 펼쳐질 클럽월드컵 두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다행이라면 도시를 추가로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인데, 클럽은 작년처럼 선수단의 가족 동반을 허락하고 리조트 하나를 통째로 예약해 두었다.
작년처럼 휴가를 겸한 일정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어쨌든 추가로 두 경기를 더 치르는 셈이라 다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삐?익!
골을 추가해 2:0을 만든 상황에서 경기가 재개되고, 우린 빠르게 아우크스부르크에게서 볼을 되찾아와 공격 작업을 처음부터 이어 나간다.
오늘 상대는 전방압박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후방에 눌러앉는 판단을 했다.
나름 선(先)수비 후(後)역습을 생각한 판단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저런 판단은 우리에겐 좋은 먹잇감밖에 되지 않는다.
상대가 처음부터 수비라인을 정해 두고 눌러앉게 되면, 볼을 점유하는 일 자체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전방압박을 해 점유율 다툼을 하고, 빌드업 과정에서 센터백들이 자주 볼을 잡도록 만드는 편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더 부담이 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늘 아우크스부르크처럼 미드필드라인을 페널티박스 주변에 놓아두면, 센터백이 아닌 그 앞의 사비와 그를 보조하는 내가 자주 볼을 잡아 두게 된다.
그럼 팀은 3선에서 방향전환(나)과 중원으로 보내는 전진패스(사비 알론소)를 모두 챙길 수 있게 되고, 팀의 공격 패턴은 무척 다양해진다.
이렇게 되면, 굳이 메짤라가 필요하지 않다.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체너(Zehner/AM)가 된 베르나르두의 장점만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고, 내가 보내는 기다란 패스로 밀집되었던 상대 수비를 벌려 놓을 수도 있다.
그러다 가끔 상대가 이런 플레이에 적응하는 것 같다 싶으면, 약간 패턴을 꼬아 가면 그만이다.
탁-
“…….”
한창 오른쪽에 무게중심을 두어 빌드업을 하다 내게 패스가 전달되었을 때, 대각선으로 보내는 패스에 휘둘린 아우크스부르크의 수비는 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반응을 보여 줬다.
반대방향을 커버코자, 볼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밀집되었던 공간이 빠르게 넓어지기 시작한 거다.
‘그러면 뭐, 굳이.’
상대가 우리의 공격 방향을 예상하고 잔뜩 수비를 강화하고 있는데, 굳이 거기로 뛰어들 필요는 없다.
그래서 난 패스를 보내는 대신, 잠깐 반대편을 바라보다가 축구공을 앞으로 차 넣으면서 전진 드리블을 시작했다. 수비 간격이 벌어진 터라, 주변 위치엔 수비수가 하나뿐이었다.
다니엘 바이어(Daniel Baier) 홀로 지키는 지역에서 허점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그 뒤의 레반도프스키를 찾은 나는 그쪽으로 패스를 보냈다.
그러고는 스프린트.
“레비!!”
레비가 아래로 내려서고, 그 공간으로는 로번이 움직여 들어갔다. 그러면서 비게 된 오른쪽 측면으로 내가 스프린트를 해 달려 나갔다.
삼각형의 꼭짓점이, 왼쪽으로 회전을 해 버린 셈이다.
논스톱으로 띄워 올린 레비의 패스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왼쪽 수비 빈 공간에 떨어지고, 잠깐 로번을 쫓던 압둘 라흐만 바바(Abdul Rahman Baba)가 황급히 본래 위치로 복귀한다.
나는 그가 가까이 오기 전 반대편을 바라보았는데, 크로스를 띄우자니 동료들의 위치가 영 좋지 못했다.
그래서 바바가 가까이로 왔을 땐, 이미 드리블 돌파를 결정지은 상태였다.
근래 수비와 빌드업에 집중을 하느라 경기 중 이렇게 1:1 기회를 맞는 일은 많이 드물어졌지만, 그런 만큼 상대 역시 내게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바바는 지난 시즌까지 퓌르트에서 뛰었다.
사실상 첫 번째 만남.
타닥-
“!!”
조금씩 전진을 하던 나는 바바가 먼저 발을 뻗어 주기를 기다렸고, 그 타이밍에 맞춰 오른발에서 왼발로 빠르게 볼을 가져가는 라 크로케타를 시도했다.
오른발잡이인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왼쪽을 파고들 거라곤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말하는데.
‘그게 맞아.’
바바는 나의 라 크로케타에 빠르게 반응을 했고, 왼쪽으로 볼을 한 번 툭 차 두었을 때 곧바로 회복하여 몸을 밀착해 오려고 했다.
하지만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장면이었다.
툭-
“?!”
{“우—-!!”}
오른발 바깥쪽을 사용해 축구공을 전진하던 반대 방향으로 굴려 보내자, 축구공과 내 다리 사이를 지나친 바바의 왼발이 잔디 위를 가른다.
급격한 방향전환을 위한 도움닫기가 필요했던 나는 손을 사용해 바바의 몸을 감았고, 오른발 하나로 체중을 지탱하던 그는 피치에 미끌려 넘어져 버리고야 만다.
그리고 그의 몸이 피치에 닿았을 때.
쿵-!
아우크스부르크의 왼쪽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편안히 중앙을 바라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안을 보았을 때,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다온-!!”
‘그래. 거기 너.’
파앙-!
내게 좋은 패스를 보냈던 레비가 박스에 진입해 쇄도 중이었고, 난 그가 뛰어드는 위치를 대충 계산하여 적당한 높이로 축구공을 띄워 올렸다.
요즘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시달리며 1:1이나 2:2를 하고 있다 보니, 레비가 어떠한 상황을 좋아하는지 훤히 알고 있다.
띄워 보낸 크로스를 라그나르 클라반이 멍하니 쳐다보고, 그 뒤에 있던 정호 형의 앞에서 나타난 레비가 몸을 부웅 띄워 그림 같은 헤더를 모두에게 선보인다.
그리고 그 결과는 물론.
촤르르르륵-!!
‘그렇지!!’
아우크스부르크의 전의를 완전히 꺾어버린 오늘 경기 세 번째 득점이었다.
[그러췌에-!!!]뒤로 돌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한 나의 등 뒤로, 레반도프스키가 뛰어올라 어깨에 손을 얹어오고 있었다.
내려와라 인간아.
무겁거든?
그렇지만 시즌 초반이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장면을 만들어 냈다는 기쁨이, 지금 나의 솔직한 기분이었다.
이런 무게쯤이야,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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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Bundesliga 15R)
아우크스부르크 0 : 6 바이에른 뮌헨
[골] 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16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전반 36분(사비 알론소)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39분(김다온), 후반 23분(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아르연 로번 : 후반 15분(제바스티안 로데), 후반 26분(제바스티안 로데)
김다온 ? 94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2.5)
MoM – 아르연 로번(2골/평점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