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60)
459화
.2015.04.04. 경기 결과(Bundesliga 27R)
도르트문트 0 : 1 바이에른 뮌헨
[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36분(토마스 뮐러).
.
[관절낭 부상 재발로 2-3주가량을 결장하게 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빌트]***
.2015.04.08. 경기 결과(DFB-Pokal Quarter Final)
레버쿠젠 0 : 0 바이에른 뮌헨
-> 승부차기 3 : 5 뮌헨 승
.
.
[발목 부상으로 2주를 결장하게 될 코스타스 마놀라스. 경기 도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의료진을 향해 분노하며 박수를 보냈다. – ARD].
.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28라운드 결장자 명단. – ARD]-> 하비 마르티네스 : 무릎측면인대 부상
-> 아르연 로번 : 복사근 부상
-> 프랑크 리베리 : 발목 부상
-> 김다온 : 발목 부상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관절낭 부상
-> 베르나르두 실바 : 발목 부상
-> 코스타스 마놀라스 : 발목 부상
-> 데이비드 알라바 : 십자인대 부상
-> 하피냐 : 경고 누적
-> 제롬 보아텡 : 경고 누적
[10명의 결장자로 인해 15명의 스쿼드가 되어 버린 바이에른 뮌헨. 펩 과르디올라, “B팀에서의 콜업 없이 15명으로 다음 경기를 치를 것.” – 키커].
.
.2015.04.11. 경기 결과(Bundesiga 28R)
바이에른 뮌헨 3 : 0 프랑크푸르트
[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15분(토마스 뮐러), 후반 21분(마리오 괴체)토마스 뮐러 : 후반 37분(미첼 바이저)
.
.
[부상자의 속출로 인한 몇몇 선수들의 체력적인 상태를 우려하는 펩 과르디올라. “선수들이 무척 잘해 주고는 있지만,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 – zt].
.
[다온은 오지 않는다. – A Bola/2015.04.14.(오전)]***
.2015.04.15. 경기 결과(C.L Quarter Final 1st Leg)
FC 포르투 3 : 1 바이에른 뮌헨
[골] 티아고 : 전반 28분(제롬 보아텡).
.
[전원 사임 의사를 밝힌 바이에른 뮌헨의 의무진. 뮌헨 보드진은 그것을 받아들였으며, 양측 모두 구체적인 이야기를 삼가고 있다. – 키커/2015.04.16.(오전)] [바이에른 뮌헨 측은 남은 시즌 동안, 뮌헨 2군의 주치의인 폴커 브라운과 그의 의무팀을 1군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빌트/2015.04.16.(오후)]***
[펩 과르디올라는 처음부터 볼파르트를 존경하지 않았다. – SID/2015.04.17.(오전)/Written By. 아킴 하우쉬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다가오는 여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려고 한다. 이유는 펩 과르디올라와의 전술적인 충돌 때문이다. – SID/2015.04.17.(오후)/Written By. 아킴 하우쉬카]***
2015년 4월 17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전용 식당/카페테리아.
한 차례의 폭풍이 쓸고 지나간 클럽 내의 분위기는 엉망진창이었다.
미디어는 볼파르트 박사님의 사임이 알려진 직후부터 전조 현상이라 주장하는 일들을 멋대로 편집해 퍼뜨리기 시작했고, 어떠한 이들은 모든 게 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선수단 전체에 함구령을 내린 루메니게와 잠머가 앞장서서 진화에 나섰지만, 좋은 먹잇감을 포착한 기자들은 감춰진 이야기들을 들춰내려는 중이다.
오늘만 하더라도, 클럽하우스 주변에 기자들이 한가득 있었다.
주차장 주변에 처진 철제 펜스 너머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 왔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이런 식의 사임은 조금 아니잖아.”
“그렇지.”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들은 볼파르트 박사님의 무책임한 결정에 크게 화가 난 상태다.
로번과 노이어는 옹호하는 입장이었지만, 대부분은 불만이 잔뜩 있었다. 특히 나처럼 재활 중인 선수들의 경우엔, 연속성이 끊겨 버려 많이 불안했다.
일단은 계획대로 진행이야 되겠지만, 폴커 브라운(Volker Braun) 박사는 볼파르트 클리닉의 사람들이 떠나고 덩그러니 남은 상황을 수습하는 데에만도 무척 바빴다.
그리고 조금 염려가 되는 건, 폴커 브라운 박사 역시 엄밀히 말해 볼파르트 클리닉의 사람이라는 거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뮌헨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볼파르트 박사님과 밀접한 관계를 쌓아 왔다.
일단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말이다.
지금 당장은, 서로 똘똘 뭉쳐야 할 때였다.
“그럼 넌? 다음 경기에서 뛰어?”
“글쎄. 딱히 들은 건 없어.”
“몸은 어떤데?”
“괜찮아. 지금은 전혀 아프지도 않고, 병원에서도 회복이 잘된 것 같다고 했어.”
한 달 이상을 부상으로 쉬었다. 그리고 이 기간,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는 내겐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특히나 이틀 전 포르투 원정에서 패배를 했을 때엔, 벤피카에서 뛸 때부터 쌓였던 감정까지 더해지면서 진한 패배감과 좌절을 맛봤다.
아직 홈경기가 남아 있다지만 우린 챔피언스 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고, 가뜩이나 좋지 못한 여론 속에서 일어나 의료진의 단체 사임 소식은 거기에 기름을 부었다.
게다가 또 엉뚱한 곳에서 바스티가 펩과의 불화로 뮌헨을 떠나려 한다는 뉴스까지 더해지면서, 자극적인 뉴스를 좋아하는 미디어들은 투표까지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펩 과르디올라가 뮌헨을 떠나야 하는지를 물었는데, 놀랍게도 무려 56%가 거기에 동의를 했다.
“이건 진짜 말도 안 돼요.”
“…….”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난 후, 펩의 호출을 받은 나는 감독실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앞에서, 오늘 하루 내내 인터넷 세상에서 본 것들을 말했다.
“사람들은 벌써, 작년 누가 감독이었다고 해도 트레블을 차지했을 거라 말하기 시작했어요.”
“훗.”
“정말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뭐, 익숙한 일이니까.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에도 나는 항상 그런 이야기를 들었지. 메시, 이니에스타, 차비가 있으니 초보 감독이더라도 우승을 시켰을 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되잖아요.”
“누군가가 보기엔 아니었겠지.”
펩은 내게, 좋은 수업을 하고 있는 거라고 말했다.
무슨 의미냐고 묻자, 축구의 참모습을 보는 거랬다.
“사람들에게 축구는 피치 위에서의 일이 90%지. 하지만 그 정보는 모두에게 공개가 돼. 그래서 사람들은 남은 10%를 통해 90%까지 판단하려고 들어.”
“……특별해지기 위해서요?”
“그래.”
“멍청하네요.”
“하하. 대부분이 그렇지.”
노르셸란에서 축구를 할 때부터, 나는 저 바깥에서 일어나는 허황된 이야기들을 셀 수도 없이 많이 접했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이야기의 8할 정도는 왜곡된 것이었고, 남은 20%마저 일부 진실을 가림으로써 교묘히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시선 밖에 있는 세계의 일들은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조금 우스운 표현이지만 우리는 진짜 세계에 살고 있고, 오히려 밖의 사람들이 미디어가 만들어 낸 이야기에 속아 멋대로 상상의 나래 속에 사는 것 같다.
이번에 볼파르트 박사님과 관련된 일을 겪으면서, 나는 그런 것들에 구역질을 느끼게 됐다.
“저는 그냥 축구를 하고 싶어요.”
“나도 그래. 그리고 곧 그렇게 될 거야.”
“……전에 하신 말씀이네요.”
“바로 그렇지. 어떻게 보면 자네는 누구보다, 이 일에 가장 깊숙이 관련된 사람이니까 말이야. 선수들 중에서 말일세.”
“네.”
몇몇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펩과 나 역시 엄밀히 말해 바이에른 뮌헨의 사람은 아니었다.
우리는 2014년 새롭게 이 클럽에 정착했고, 기초부터 이곳의 문화를 배워 나가고 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던 중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좋았다면, 난 충성심을 가졌을 거다.
덴마크에서도 그랬고, 불안함 속에 향했던 포르투갈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SL 벤피카의 철학과 시스템 등은 나를 매료시켰다. 지금도 또 앞으로도 벤피카는 내가 돌아갈 곳이자, 축구선수로서 마지막 유니폼을 입을 클럽일 것이다.
솔직히 난 바이에른 뮌헨 역시, 그렇게 존경할 수 있는 클럽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뭐, 오래전에 깨진 믿음이기는 해.’
현재 뮌헨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오직, 펩에 대한 충성심과 팬들의 사랑. 그리고 함께 동고동락하는 동료들과 나 자신을 위해서였다.
물론 최선을 다하는 것이 클럽의 영광과도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다.
돈 역시 중요한 부분이기는 했지만, 당장은 그게 딱히 아쉬운 상태도 아니었다.
월드컵 이후에 꽤 많은 돈을 벌기도 했고, 당장은 돈을 좇기보다는 축구에만 집중을 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난 펩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것만이 중요하다.
“이 이야기는 그만하지.”
“네. 저도 지겹거든요.”
“후후. 그래. 몸은 좀 어떤가?”
“좋아요. 감각은 자신 없지만, 건강하다고는 보장해 드릴 수 있죠. 요아킴 박사님이 100% 보장했어요.”
“괜찮은 의사더군.”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알겠네. 그래도 일단 교체 명단에 포함시킬 생각이야. 하피냐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자넨 30분 정도 뛸 걸세.”
“네. 나쁘지 않네요.”
18경기 후 사흘 뒤 다시 FC 포르투와 경기를 치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내일 30분 정도를 뛰며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준비를 잘하는 게 좋아 보인다.
그렇게 미팅이 끝난 뒤에 나는, 부상 이후 처음으로 펩의 전술 노트를 전달받는다.
“응? 문제라도 있나?”
노트를 받아 들고 가만히 서 있는 나를 향해, 펩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뇨. 그냥, 너무 기뻐서요.”
“……잘 돌아왔네.”
“네. 다녀왔어요.”
고작 한 달뿐이라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부상 이후 복귀하는 일은 늘 감회가 새롭기만 했다. 내가 축구에 얼마나 간절한지도 깨닫게 된다.
그렇지만 너무 자주, 이런 기분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습관은 사양하고 싶으니까.
감독실을 빠져나와 아래층으로 향하는 길, 클럽하우스 내에서 분주한 사람은 2군에서 급하게 호출된 새로운 의료진들뿐이었다.
동료들은 그들을 보며, 낄낄대거나 혹은 농담을 던졌다.
악의가 있어 하는 행동은 아니고, 바이에른 뮌헨 방식의 환영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길게도 이어졌던 불화가 정리된 지금, 나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었다.
클럽의 영광이 아닌, 나의 영광을 위해.
클럽을 위해서가 아닌, 동료들을 위해.
무엇보다.
‘미래를 위해.’
이제 이곳엔, 나의 미래 역시도 존재하지 않는다.
***
[분데스리가 우승을 앞둔 바이에른 뮌헨. – 빌트]***
2015년 4월 18일. 74889 진스하임, 독일. 디트마르-호프-슈트라세 1. 비어솔 라인-네카어 아레나(Wirsol Rhein-Neckar Arena. Dietmar-Hopp-Straße 1. 74889 Sinsheim, Germany).
·후반 01분
호펜하임 0 : 1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3-4-2-1/4-3-2-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올리버 바우만
CB ? 하피냐 / RB ? 안드레아스 베크
CB ? 홀거 바트슈투버 / CB ? 토비아스 슈트로블
CB ? 단테 / CB ? 에르민 비카크치치
DM ? 지안루카 가우디노 / LB ? 제레미 토르얀
DM ? 제바스티안 로데 / RDM ? 오이겐 폴란스키
RM ? 미첼 바이저 / CDM ? 피르민 슈베글러
LM ? 후안 베르나트 / LDM ? 제바스티안 루디
AM ? 마리오 괴체 / AM ? 케빈 폴란트
AM ? 토마스 뮐러 / AM ? 호베르투 피르미누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앙토니 모데스트
.
.
후반 시작 후 첫 번째 경합 과정에서 베르나트가 발목을 붙잡고 피치 위에서 뒹굴었다.
당시에 울린 단말마는 그것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줬고, 곧바로 펩은 나를 돌아보며 손짓해 몸을 풀라고 지시를 내렸다.
휘슬이 울리고 겨우 10여 초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던 상황으로,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하프타임 때 어느 정도 몸을 풀어 두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난 예정보다 15분 정도 더 일찍 피치에 들어서게 되었다.
.
(이용광) – KBS Sports N 아나운서
“아, 네. 김다온 선수가 투입될 준비를 합니다.”
(한희준) – KBS Sports N 해설위원
“지난달 발목 부상 이후 약 한 달여를 결장한 끝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이라면 무척 반가울 수밖에 없는데요. 선수 본인도 중요한 시기에 빠지게 되어 팀에 무척 미안하다는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이용광)
“결국 교체되어 나가는 후안 베르나트. 지난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에 부상자들이 유독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엔, 볼파르트를 포함한 의료진 전원이 사임하기도 했고요.”
(한희준)
“쓰읍- 네. 조금 조심스러운 말이긴 합니다만, 이 정도는 보통 감독의 문제라 보기는 힘듭니다.”
(이용광)
“어째서 그렇죠?”
(한희준)
“네. 만약 훈련량이 과도해서 선수들의 부상이 잦다면, 먼저 선수들 쪽에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점. 또 뮌헨 선수들의 부상 상당수가 같은 부위의 재발 혹은 기존 부상과 관련 있는 부위라는 게, 의료진의 과실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게 합니다. 또 뮌헨은 의료진이 클럽에 상주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것 역시, 뮌헨의 부상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
데이비드 알라바가 없는 지금, 왼쪽 수비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대신에 펩은 내게 팀 전형을 바꾸도록 주문을 했고, 난 피치 안으로 들어서며 목소리를 높여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지금부터 우린 3-4-2-1에서 4-4-1-1로 대형을 바꿔, 남은 45분을 소화해야 했다. 괴체가 왼쪽 미드필드가 되고, 뮐러가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레비의 아래에 선다.
‘후우- 이럴 줄은 몰랐는데.’
한 달 만의 복귀라 뭔가 감격적인 순간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투입이 되다 보니 감격이고 뭐고 흔들리는 팀을 붙잡는 게 더 중요해졌다.
내 투입을 결정한 직후 펩이 교체 선수 전원을 준비시킨 걸로 봐선, 조금 있으면 또 선수가 바뀔 것 같다.
‘일단은 어디 보자.’
현재 나의 최우선 역할은 경험이 부족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드를 진정시키는 일인 것 같다.
로데와 가우디노 모두, 충분히 동요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난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관여할 생각으로, 왼쪽 측면을 비워 두고 중앙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어차피 상대의 전술상, 측면 공격은 크게 위협적이지가 않다.
상대가 공세를 취하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우리가 볼을 점유한 상황에서는 굳이 측면을 채울 필요는 없다.
측면 지향적인 하피냐와 바이저가 버티는 오른쪽을 생각했을 때도, 중앙으로 좁혀 빌드업을 돕는 게 훨씬 더 이롭다.
“이봐-!”
“!”
목소리에 반응한 로데가 패스를 건네 오고, 왼쪽 하프스페이스에 자리 잡은 나는 당연히 오른쪽에서 움직임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반대편을 바라봤다.
하지만 미첼 바이저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얼을 탔고, 앞의 선수가 움직이지 않자 덩달아 하피냐 역시 멈춰 섰다.
아우토반이 되어 줬어야 할 오른쪽 측면이 정체 현상을 보이게 되자 빌드업의 템포가 끊어지려고 했는데, 난 이것이 전반전 우리의 공격이 답답했던 이유란 생각이 들었다.
전반 38분 로데의 득점 상황도 보면, 베르나트가 단독 돌파를 보여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작년 12월만큼이나 많은 결장자가 생겨 버린 지금은, 우리가 좋았을 때의 경기력을 기대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의 다음 선택은 무척 간단해진다.
현재, 호펜하임의 전방압박은 강하지 않다.
상대는 7명을 하프라인 아래에 놓아뒀다.
‘가자.’
축구에서 발을 멈추지 않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오프-더-볼은 말할 것도 없고, 온-볼 상황에서도 전방으로 나아가거나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일은 피치 위의 풍경을 바꾸고 공간을 감추고 또 공간을 드러낸다.
만약 현재 내가 보고 있는 피치 위의 공간이 위협적이지 않다면, 전진은 상황을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오른쪽을 확인하기 위해 발을 잠깐 멈췄던 나는 볼을 앞으로 차 넣으며 하프라인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자 거기에 호펜하임이 반응했고, 라인 사이의 공간으로 뮐러가 이동했다.
피르민 슈베글러(Pirmin Schwegler)와 오이겐 폴란스키(Eugen Polanski)가 나의 전진에 대응해 앞으로 이동한 틈을 놓치지 않았던 거다.
그렇게 뮐러는 3선과 최종 수비 사이에 자리를 잡았고, 난 그래서 저곳으로 패스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현재 내 위치에서는 패스가 쉽지 않다.
두 명의 선수가 패스 길목을 잘 막고 있을뿐더러, 설사 볼을 보낸다고 해도 뮐러가 이후 동작을 가져가기에 딱히 좋지 않은 전개가 될 거다.
게다가 이곳은 펩이 강조하는 100% 지점이다.
뮐러가 선 곳은 60% 지점이지만, 내가 볼을 빼앗길 수 있는 위치는 60%와 100% 사이의 80%가 아닌 마찬가지로 100%라고 보는 게 옳았다.
애초부터 호펜하임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볼을 빼앗아 낸 뒤, 폴란트와 피르미누를 활용한 역습을 들고나왔다.
그러니 지금은 완벽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저기.’
드리블을 멈추고, 몸을 옆으로 돌려 로데에게 패스를 보낸다.
그러곤 그와 동시에, 왼손을 옆으로 뻗으면서 토마스 뮐러가 서 있는 지역을 가리켰다. 볼의 움직임에 따라 호펜하임 선수들의 시선이 돌아갔기에, 날 본 것은 로데뿐일 것이다.
패스를 받는 것과 동시에 몸을 돌려세운 로데가 좋은 퍼스트터치를 가져간다.
그것은 그가 뮐러를 찾기 쉽게 만들어 줬고, 동시에 뮐러에게로 향하는 패스 경로 역시 보여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발, 바로 해.’
이런 싸움은 보통 속도가 중요했기에, 난 로데가 부디 빠르게 다음 동작을 가져갔으면 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준비 과정이 너무 길었다.
‘이런!’
뒤에서 달려든 피르미누가 파울로 로데의 플레이를 저지해 내고, 그것이 몹시 안타까웠던 나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양손을 머리로 가져가면서 몸을 돌려세웠다.
그러자 사이드라인 밖으로 보이는 펩이 보였는데, 그 역시 나와 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이런, 제기랄. 당신도 나와 같은 심정이죠?’
만약 저 위치에 사비/바스티/티아고/하비/베르나르두 중 한 사람이 있었다면, 분명 내 의도는 피치 위에서 제대로 실현되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치 위에서의 실력이란, 바로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이니까 말이다.
[후우~ 어렵다, 어려워.]1:3의 열세를 90분 내에 뒤집어야 하는 경기가 사흘 뒤에 펼쳐진다.
우리가 그걸 해낼 수 있을까?
조금 절망적이긴 하지만, 나는 나 자신과 펩 그리고 동료들을 최대한 믿으려고 한다.
‘그래도 일단은 우승 먼저.’
설령 남은 시간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왼쪽 풀백으로서 팀이 실점하지 않고 승점 3점을 건지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생각이었다.
축구에서 승리에 필요한 건, 상대를 앞서는 단 1득점뿐이었으니까.
파앙-!!
내가 앞으로 길게 보낸 패스가, 레비의 머리를 살짝 스쳐 지나 올리버 바우만의 품에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