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63)
462화 Underrated (3)
※ 2014/15 챔피언스 리그 4강전
FC 바르셀로나 VS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FC VS 레알 마드리드
[성사된 펩 과르디올라 더비 ? Goal.com(INT)]***
2015년 4월 22일. 10888 베를린, 독일. 악셀-슈프링어-슈트라세 65. 빌트 본사.
바이에른 뮌헨은 어제, 챔피언스 리그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을 그들 스스로 경신했다.
불과 40일 전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상대로 거두었던 7:0이란 승리 기록을, 8:0이라는 더 믿기 어려운 숫자로 다시 덮어쓴 것이다.
그리고 어제, 미디어 대부분이 토마스 뮐러를 MoM으로 꼽았다.
탁-
“후우~”
놀라운 집중력으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던 레녹스 베이커. 그는 눈이 피곤한 듯 안경을 벗고 손가락을 눈가로 가져가 눈꺼풀을 꾸욱 눌렀다.
지금까지 그는 시즌이 종료된 뒤에 기고할 ‘저평가된 : 우리들은 축구의 절반만을 알고 있다’의 원고를 적던 중이었다.
손을 떼고 스트레칭 겸 자리에서 일어선 레녹스 베이커가 불이 꺼진 실내를 돌아다닌다.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것이 분명한 사라 섹은, 가장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다 마지못한 얼굴로 회사를 떠났다.
그녀의 애정 공세가 딱히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레녹스 베이커는 항상 ‘연애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로 스스로를 다잡아 왔다.
축구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한다고 늘 생각해 온 거다.
잠깐 사라의 책상을 쳐다보던 레녹스 베이커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곤 의자에 앉아, 오늘 업무 시간 내내 수집한 정보들을 살폈다.
‘단 두 차례. 말도 안 돼.’
김다온은 올 시즌 정확히 두 차례 MoM으로 선정이 되었다.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 리그에서 각각 한 차례였고, 이는 지난 시즌 같은 시점의 1/3도 되지 않았다.
물론 그는 시즌 초반 폼이 나빴고,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예년과 같은 임팩트를 보여 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시즌 초반 경기를 다시 돌려보게 되면,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 엄청난 기여를 해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다온이 2.5점 아래로 경기 평점을 떨어트리지 못한 첫 6번의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단 2실점만을 했고 그중 하나는 김다온이 뛰지 않았던 시간이 나온 것이었다.
이후 4경기에서 뮌헨은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 부족했을 뿐, 11득점 0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때, 미디어들은 앞다퉈 김다온과 관련된 기사들을 적어 냈다.
‘ZDF’는 그들의 1면에 ‘원더보이의 슬럼프’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대문짝만하게 걸었고, ‘SID’의 경우 숫자까지 꺼내 들며 줄어든 생산력을 이야기했다.
당시 레녹스 베이커는 ‘SID’의 한 프리랜서 기자가 적어 낸 해당 기사를 읽으면서, 웃기지도 않는다며 콧방귀를 뀌었다.
풀백인 김다온을 평가함에 있어, 공격수를 평가할 때나 쓸 법한 지표들을 잔뜩 가져다 붙였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로도 꽤 오랜 기간, 김다온의 폼을 우려하는 기사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결국 모든 것은, 상업성을 좇은 미디어의 폐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뜻이다.
‘그는 최소 6번은 MoM을 받았어야 했어.’
누군가는 그런 숫자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레녹스 베이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사람들이 역대 최고의 선수를 두고 펠레와 메시를 거론하며 논쟁을 하듯, 언젠가 다온도 수십 년 뒤의 누군가와 비교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엔 김다온이 남은 선수 커리어를 화려하게 쌓아 나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렸지만, 결국 그때 여론을 만드는 것은 그가 현재 남기게 될 숫자였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은 후세에 조금 더 중요할 뿐, 동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보다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선수를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 팬이라면 모르지만 저널리즘을 좇아야 하는 기자라면,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
하나 애석하게도, 모두가 ‘zt’의 토마스 키스트너(Thomas Kistner)’나 ‘키커’의 한스-빌헬름 빌트와 같은 기자들처럼 될 수는 없었다.
‘이 부분도 적어야겠어.’
김다온이 수비에서 보인 기여가 얼마나 큰지. 뮌헨이 바뀐 전술과 속출하는 부상자로 고통받는 동안, 이 풀백이 팀의 중심을 얼마나 잘 잡아 주었는지를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레녹스 베이커에겐 김다온이 저평가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다른 자료가 있었다.
2014년 여름 펩 과르디올라가 새롭게 뮌헨의 감독이 된 이후, 그들은 지금까지 딴 5패만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다섯 번의 경기 중, 뮌헨은 총 네 차례를 김다온 없이 경기를 치렀다.
김다온이 포함되었음에도 바이에른 뮌헨이 패배한 경기는 작년 11월 2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뿐이었는데, 그마저도 전반 3분 만에 마놀라스가 퇴장당한 경기였다.
당시 경기에서도 뮌헨은 오히려 마지막 10분을 남겨 두기 전까지 맨시티를 2:1로 앞서기까지 했다.
즉, 엄밀히 말해 뮌헨은 ‘김다온이 뛴 11:11’ 축구에서는 아직 패배하지 않은 것이다.
두 시즌 동안 패배 횟수가 다섯 번밖에 되지 않아 객관성이 떨어진다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되레 그렇기에 이 기록의 대단함이 더욱 잘 드러났다.
처음 이 기록을 확인한 순간, 레녹스 베이커는 소름이 돋았었다.
출전 유무(有無)에 따라 팀 전체의 경기력을 뒤바꾼다고 평가받는 리오넬 메시도, 이 정도의 지표를 기록하고 있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놀라움에도 불구하고, 레녹스 베이커는 아직 이 자료를 칼럼에 쓸 결심을 굳히지 못한 상태다.
“…….”
달력에 적어둔 챔피언스 리그 일정을 확인하는 레녹스 베이커의 눈은, 5월 6일과 12일에 치러질 바르셀로나와 뮌헨의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 고정되어 있다.
지난 시즌의 부침을 완전히 털고 일어난 메시는 역사에 남을 퍼포먼스를 써 내려가는 중이고, 어쩌면 이 경기에서 김다온의 기록은 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만약에 네가 또…….’
김다온이 스스로의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게 된다면, 레녹스 베이커는 시즌 후 현재 그에게 짊어진 모든 저평가를 날려 버릴 글을 적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단순한 기사 속에서나 여러 명 중 하나로 김다온이 소재였던 적은 많았지만, 오롯이 그 혼자 다뤄지는 건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레녹스 베이커는 더 공을 들이는 중이었고, 최근 몇 년 자신이 적어 낸 글 중에서 최고가 될 거라는 자신감 역시 넘쳐났다.
“후우~ 좋아, 어디 그럼 조금 더 해 볼까?”
다시 안경을 뒤집어쓴 레녹스 베이커가 조용한 실내에서 작은 소음을 만들어 간다.
타다다닥- 타닥- 탁- 탁-
***
2015년 4월 24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제1 연습구장.
어제부터 A팀에 꽤 많은 숫자의 B팀 혹은 유스에 속한 선수들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프리시즌 때 보았던 이들이지만, 몇몇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 봤을 때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다고 착각한 필리프 발터(Philipp Walter) 역시, 처음 만나는 얼굴이었다.
나보다 세 살 어린 1996년생의 발터는 지역 라이벌 팀은 TSV 1860 뮌헨 유스로 뛰다, 작년 여름 팀에 합류했다.
188cm 82kg의 건장한 체격을 지녔으며, 독일의 U-16팀과 U-17팀의 백업 수비수로도 뽑힌 경력이 있다.
“힘내, 발터. 정확한 타이밍을 기다려.”
“…….”
“지금이야!”
“!!”
발터를 포함한 측면수비수 자원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 중이던 나는, 첫 A팀 훈련에 몸이 얼어 버린 녀석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었다.
같은 동갑내기인 지난 쿠르트(Sinan Kurt)나 루카스 숄이야 가끔 A팀에 합류한 적이 있어 익숙한 모습이다.
외에도 양발잡이 풀백인 루카스 램저(Lukas Ramser)라든가, 헤더가 좋은 알렉산데르 그쉬벤트(Alexander Gschwend) 역시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훈련을 정상적으로 참여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입을 움직이는 나를 보면서, 헤르만 겔란트가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하하. 능숙한데? 누가 보면 코치인 줄 알겠어.”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니, 진심이야. 소질이 있는 거 아니야?”
“글쎄요. 하지만 익숙한 건 맞아요.”
“응?”
“벤피카에서는 자주 이런 일이 있었거든요. 거긴 유스를 성장시키는 게 가장 중요해서, 주기적으로 주목받는 녀석들을 A팀과 함께 붙였죠.”
“그렇군.”
“네. 부지도 여기보다 작기도 했고요.”
“그럼, 아무래도 마주칠 일이 많겠군.”
“네, 그렇죠.”
알다시피 벤피카의 클럽하우스는 꼭대기 층을 A팀 선수들에게 주고 그 아래에 유스팀 선수들을 묵도록 만든다.
실제 단계를 밟아 올라 나가는 것과 클럽하우스의 배치를 똑같이 함으로써,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성장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여긴 아니잖아요.”
바이에른 뮌헨의 클럽하우스 부지는 벤피카 클럽하우스의 약 두 배 정도 된다.
약 30헥타르(약 90,750평) 규모의 이곳은 두 개의 테니스장과 U-9 팀이 사용하는 정식 규격 2/3 크기의 미니그라운드 하나, 그리고 B팀이 홈그라운드로 쓰는 알리안츠 아레나와 동일한 사이즈의 피치와 총 6개의 연습용 그라운드를 갖췄다.
이중 우리 A팀은 3개의 연습용 피치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제1 그라운드를 사용하는데, 주차장을 기준으로 유스팀의 공간과 완전히 분리가 되어 있다 보니 마주칠 일이 그닥 없다.
또 클럽의 문화나 분위기 자체도, 유스를 육성시키기보단 영입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전 이런 분위기가 좀 더 좋아요.”
“그런가?”
“네. 조금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마도 저는 이런 종류의 책임감을 즐기는 것 같아요.”
나를 동경한다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부끄러움과 동시에 작은 뿌듯함 역시도 느끼곤 한다. 정신도 차리게 되는 것 같고, 훈련 때의 집중력도 더 높아지는 것 같다.
물론 동료들 대부분은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 뮌헨의 이런 환경을 더욱 좋아한다.
아마 99%가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제 실력이 1%라는 건 아니고요.”
“하-! 자네가 1%가 아니라고? 그거 최근에 들었던 이야기 중에서 가장 허무맹랑한 말이야. 겸손한 것도 좋지만, 우리끼리는 괜찮지 않나?”
“글쎄요.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지만…….”
“?”
“저는 정말로 제 스스로 최고라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러면 어쩐지, 거기에서 멈추게 될 것 같거든요.”
“……이해했네.”
내 어깨를 두드려 준 겔란트 코치님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고, 다시 훈련에 참여한 나는 계속해서 유스들을 독려하며 남은 과정을 진행했다.
내일 우리는 헤르타를 홈으로 불러들이게 될 예정인데, 펩은 일단 정예 멤버 다수를 출전시키기로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분데스리가 우승 셀레브레이션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패배하게 되면 조금 꼴이 우습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정받은 베르나트는 뛰지 않을 예정이고, 대신 내가 왼쪽 풀백으로 나선다.
“좋아, 그마안-!!”
오전 내내 진행된 포지션별 세부 훈련이 끝나고, 점심을 먹은 후 미팅과 전술 훈련을 진행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클럽하우스로 들어와 사람들과 함께 식당으로 향한다.
걸어가는 내내 쿠르트와 램저가 양옆에서 쉬지 않고 떠들었는데, 난 대부분의 것을 무시하다가 지적할 만한 것이 생기면 조금 참견을 했다.
그런 식습관은 좋지 않다든가, 훈련 후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 나쁘다고 말했던 거다.
여지없이 단테와 티아고가 또 시작이라면서 혀를 끌끌 찼지만, 쿠르트와 램저는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며 오히려 다른 두 친구를 나무랐다.
“봤지? 도움이 된다잖아.”
“하-! 그야, 네 잔소리를 매일 듣는 게 아니잖아.”
“잔소리가 아니라니까요!”
“맞아요. 이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거라고요.”
“너희 둘 진짜…….”
포기했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은 티아고가 먼저 돌아서고, 단테는 어떻게든 날 잔소리꾼으로 만들려 했지만 헛수고였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 항상 모이던 멤버끼리 앉은 식탁 위에서 단테가 내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뭐가?”
“어떻게 두 녀석을 네 심복으로 만들었냐고.”
“난 그런 적 없는데?
“뭐?”
“나는 그냥 솔직하게 행동한 것뿐이야.”
“??”
누군가가 나를 우러러본다고 하여, 결코 나 자신을 포장해서는 안 된다. 그런 가벼운 가면은 손쉽게 벗겨지게 되고, 기대만큼이나 큰 실망감을 안겨 준다.
지금까지 나는 그런 베테랑들을 보아 왔고, 그렇지 않은 훌륭한 베테랑들로부터 올바른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냥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뿐이야.”
“쟤네한테?”
“아니. 나 자신한테.”
스스로 정말 좋은 사람이 된다면,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지 않을까?
그럼 굳이 다른 사람인 척하려고 들 필요 역시 없다.
“그거 심오하네.”
“그러니까, 나도 문제를 풀어 가는 중이야.”
“그래- 하지만 난 사양할래. 귀찮은 건 딱 질색이야.”
“큭큭큭. 너답다 정말.”
“나다운 게 대체 뭔데?”
“정말 말해 줘?”
“아니- 또 잔소리나 할 거잖아.”
“당연한 소리.”
만약 주변에 같은 동료들밖에 없다면, 난 당연히 단테에게 잔소리를 했을 거다. 그것이 내게는 칭찬보다 더 쉬운 일이기도 하고, 그편이 훨씬 더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울타리 바깥의 사람이 같은 질문을 했다면, 난 좋은 이야기 외에는 하지 않았을 거다. 욕을 해도 내가 해야지, 타인이 욕하도록 내버려 두긴 싫다.
조금 이기적이라는 건 알지만, 남들이 내 좋은 사람들을 욕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죽여도 내가 죽일 거거든?’
물론 지금의 이 생각은, 사람들의 앞에서는 절대로 꺼내 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부끄러우니까.
모처럼 덜한 압박감 속에서 보내는 하루, 바보 같은 농담으로 가득한 식탁 위의 대화는 오래도록 이어졌다.
***
2015년 4월 25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 시작 2시간 전
바이에른 뮌헨 0 : 0 헤르타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A)/4-4-1-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사샤 부르셔트
RB ? 하피냐 / RB ? 페테르 페카리크
CB ? 제롬 보아텡 / CB ? 제바스티안 랑캄프
CB ? 단테 / CB ? 존 앤쏘니 브룩스
LB ? 김다온 / LB ? 마빈 플라텐하르트
DM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RM ? 하라구치 겐키
CM ? 필리프 람 / CM ? 페르 실랸 셸브레드
CM ? 제바스티안 로데 / CM ? 파비앙 루스텐베르거
RW ? 토마스 뮐러 / LM ? 니코 슐츠
LW ? 마리오 괴체 / AM ? 발렌틴 스토커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살로몬 칼루
.
.
하루 전, 3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 셀레브레이션 준비로 바쁜 바이에른 뮌헨의 보드진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프란츠 베켄바워를 포함한 바이에른 뮌헨의 .e.V와 원로 중 대다수가,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보해 온 것이다.
이는 루메니게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자, 보드진과 이사회 내에서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행동이었다.
하지만 루메니게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볼파르트 클리닉의 사건 이후 클럽 활동에 적극적이 된 올리버 칸과 아디다스의 CEO인 헤르베르트 하이너의 지지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은 오히려 밖에서 클럽을 뒤흔들고 있는 베켄바워를 성토했고, 회네스와 만나 본인들의 의사 역시도 전달했다.
“이걸로 누가 누구의 편인지 확실해졌군.”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더군요.”
“그러게 말일세.”
루메니게는 클럽 내의 세력 구도를 2:8 정도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1:9일 수도 있고, 회네스의 재신임 후 직책을 잃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막상 편이 갈리자, 세력 구도가 3:7 정도라는 게 드러났다. 올리버 칸과 헤르베르트 하이너가 지지를 보내면서 둘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합류한 것이다.
울리 회네스의 재신임은 막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계속 루메니게의 영향력은 굳건할 것 같았다.
“자네에게 미안한 마음뿐일세.”
“뭘요. 그럴 것 없습니다.”
“다음은 생각해 뒀나?”
“일단은 쉴 생각입니다.”
“후후. 아무래도 펩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군. 분명 얼마 전까진 곧바로 직장을 찾으려고 했는데, 이젠 다들 휴가를 떠나려고 하지 않나?”
현재 울리 회네스의 복귀 시점은 2016년 8월로 점쳐지고 있다. 왜냐하면 2016년 6월, 뮌헨의 차기 회장 투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메니게는 아예 출마 자체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승산도 높지 않았거니와 굳이 회네스에게 그의 적이 누구인지 알려 줄 필요도 없었다.
차라리 그가 단독 출마하도록 만들고, 본인이 여전히 뮌헨을 쥐고 있다고 믿게끔 하는 게 나았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펩을 지지할 수 있게 됐어.”
“네. 피아가 확실해졌으니까요.”
“그렇지.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지. 오늘은 기쁜 날 아닌가?”
“하하하. 그러죠.”
“그나저나, 올리버는 어디에 있나?”
“아. 그라면.”
“??”
올리버 칸은 은퇴 직후 뮌헨의 최고위층으로부터 보드진으로 합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생각이 없다며 요청을 거절했고, 주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며 해설가와 패널로 활동을 했다.
2000년대 최고의 골키퍼라는 명성과 14년 동안 뮌헨에서 쌓은 커리어. 그리고 피치 위에서의 모습과는 대조되는 명석한 두뇌까지 갖춘 그는 차기 뮌헨 회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올리버 칸이 루메니게를 지지한다는 건 뮌헨 내부에서는 단순한 지원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다온을 만나러 갔습니다.”
“다온을”
“네. 꼭 직접 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군.”
현재 김다온을 만나기 위해, 구단 버스가 내려서는 주차장으로 향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