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64)
463화 Underrated (4)
독일어가 어느 정도 들리기 시작했을 때, 난 클럽하우스에서 사람들이 ‘거인(Der Titan)’이니 ‘화산(Vulkan)’이니 하는 말을 듣곤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화산이야 그렇다 쳐도, 거인이라는 단어를 평범한 대화에 연관 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것이 독일에 있는 화산의 이름이거나 별칭이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거인과 화산이 한 남자의 별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엥?”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한 버스가 알리안츠 아레나에 도착했을 때, 바로 앞에서 올리버 칸이 내게 손을 뻗어 왔다.
그는 날 기다리고 있었다며, 괜찮다면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를 물었다. 앞서 내린 펩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해 놓았다면서 말이다.
특별히 거절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난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다쳤던 곳은 좀 어떤가?”
“괜찮아요. 의료진에게서 100%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죠.”
“멋지군. 외부의 의사라고 들었는데, 맞나?”
“음…… 네?”
조금 껄끄러운 주제다 보니, 입에서 튀어나온 대답은 썩 매끄럽지는 못했다.
더구나 앞에 있는 사람이 올리버 칸이었던지라,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현역 시절 펀칭을 빙자해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등 다양한 기행을 펼친 남자니까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칸은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에 클럽에서 일어난 일들을 들었어. 볼파르트 클리닉은 자랑스러운 뮌헨의 문화이지만, 최근의 흐름과는 조금 동떨어진 것도 사실이니까.”
처음 외부의 의사 이야기가 나왔을 땐, 올리버 칸이 나를 찾은 이유가 나무라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클럽 내에서 최초로 펩의 제안을 받아들여 클럽 외부에 주치의를 만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베르나르두가 곧장 날 따랐고, 마놀라스가 뒤를 이었다.
누군가가 보기에 난 충분히 이 부분에서 ‘검은 양’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올리버 칸은 이런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했고, 곧이어 또 하나 까다로운 주제의 질문을 던져 왔다.
“여름에 재계약은 할 거지?”
“음, 아직 생각은 안 해 봤어요.”
“그럼 지금부터라도 생각해 봐. 3년 남았던가?”
“네.”
“그럼 재계약을 하기 좋은 시점이네. 2년 더 연장을 하면서 네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받아. 내 생각인데, 네가 아니었다면 작년의 트레블은 없었을 거야.”
“…….”
올리버 칸과 같은 사람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다는 건 커다란 영광이었지만, 그것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조금 더 큰 것 역시 사실이었다.
이것은 프란츠 베켄바워를 만났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는데, 마치 내 미래를 특정 지으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올리버 칸에게서는 뮌헨의 미래를 염려한다는 것 외의 다른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래 붙잡았네. 재계약 이야기는 진심이야. 만약 클럽에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나한테 얘기해. 사람들에게 말을 해 볼 수는 있으니까. 알겠지?”
“네. 그럴게요. 가, 감사해요.”
“뭘. 그럼 가 봐. 경기가 끝나고 보자.”
“셀레브레이션에 오시나요?”
“응. 오늘은 그 일 때문에 온 거니까.”
먼저 들어가 보라며 등을 두드린 올리버 칸과 헤어진 뒤, 라커룸으로 걸어가면서 아마도 올여름에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을 생각해 본다.
작년 여름부터 그랬지만, 계약 기간 3년이 남게 되는 올 6월이 되면 뮌헨의 재계약 제안은 본격화될 것 같았다.
해당 선수가 클럽의 견고한 주전이라는 전제하에, 유럽 클럽들은 보통 비슷한 방식으로 재계약 협상을 추진한다.
24세 이하라면 3년, 29세 이하라면 2년, 30세 이상이라면 잔여 계약 기간이 1년 정도 남았을 때부터 재계약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기간 역시 순서대로 5년, 4년, 2년이 보통이다.
하지만 나는 펩이 뮌헨을 떠나게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클럽에는 펩이 없다면 재계약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아마 그들은 나를 설득하려고 할 것이다.
특별히 그것이 내 오프-시즌에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주변은 얼마든지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본다.
내가 우려하는 것도 바로 그거다.
내 문제가 팀에 영향을 줄까 봐.
‘슬슬 움직여야 할까?’
지금까지 나는 UNC와의 문제, 바이에른 뮌헨의 이적, 그리고 볼파르트 클리닉이라는 난제(難題)들을 만나 왔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달았고, 축구를 열심히 하는 것 외에도 다른 영역에서 나를 보호할 부분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월드컵 이후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패(牌)들을 손에 많이 쥐어 두기로 결정했다.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 그것들 중 하나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미래를 위해서야.’
좋은 의도로 접근했던 올리버 칸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였지만, 아무리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역대 최고의 골키퍼라 해도 내 삶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이번 여름 신중하게 행동하기로 결정을 하며, 난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라커룸 안으로 들어섰다.
***
(무카이 신타로) – 스카이퍼펙트 TV 아나운서
“오른쪽으로 보내는 패스. 하라구치. 그리고 그의 앞을 기므다옹이 막아섭니다.”
.
.
·전반 20분
바이에른 뮌헨 0 : 0 헤르타
작년에도 그랬지만, 동료들 중 다수는 리그 경기에 더는 동기부여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제롬과 괴체에게서 그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졌고, 하피냐와 뮐러 역시도 어이없는 패스 미스를 범한다거나 하며 집중을 하는 일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지금 헤르타의 역습 역시 뮐러의 게으른 움직임과 하프냐의 느슨한 패스 미스로부터 비롯되었는데, 상황이 다급하지만 않았어도 욕을 한바탕했을 거다.
하라구치 겐키(Haraguchi Genki)를 막아선 나는 공격을 지연시킬 생각으로 몸을 밀착시켰다.
오래전에 들은 바론, 일본에서 천재로 평가받았던 이 녀석을 우리가 영입하려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클럽 내의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하라구치 영입전에서 철수를 했고, 6년이 지난 후에 헤르타가 이적을 제안하며 분데스리가 선수가 됐다.
어떠한 면에서는 무릎 부상 이후의 지성이 형과 흡사한 스타일이라고 보면 되는데, 매 경기 많은 거리를 뛰는 하드워커이며 공수 모든 영역을 커버한다는 점이 그랬다.
다소 마른 체격이기는 하지만, 분데스리가 시즌을 무리 없이 소화할 만큼 힘도 괜찮았다.
지금도 하라구치는 나의 보디체크를 꽤나 잘 견뎌 냈는데, 애초부터 몸으로 밀 생각이 아니라 살짝 균형을 무너뜨려 뒤로 물러나게 할 생각이었다.
전진이 여의치 않게 된 하라구치가 뒤로 볼을 돌렸고, 축구공은 곧 골키퍼에게로 향했다.
그럼 이제.
“이봐아-!!!!”
계속해서 성의를 보이지 않는 이들을 나무라야 할 타이밍이었다. 오늘 벤치엔 잔루카 가우디노와 지난 쿠르트와 같은 어린 친구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 분데스리가 출전이 가질 의미를 생각한다면, 우린 그에 부끄럽지 않게 뛰어야 한다.
만약 유스들을 벤치에 앉혀 두고 무성의한 플레이를 한다면, 그들은 ‘아 그래도 되구나’라는 것밖에 배우지 못한다. 그리고 그건 클럽의 문화가 되어 버린다.
거기까지야 뭐 그렇다고 쳐도, 내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일만큼은 죽어도 피하고 싶다.
“미친놈들아!!! 굼벵이도 너희보다는 빨리 뛰겠다!!!”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으니 저들에게도 전달이 되었을 거라 믿고, 난 다시 수비 위치를 찾아 움직였다.
측면으로 넓게 벌려 준 로데가 협력 수비를 도와 볼을 사이드라인 밖으로 내보냈고, 박수를 치며 그에게 고맙다고 말한 나는 괴체에게 손짓해 더 부지런히 움직일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도 내 목소리는 크고 거칠었고, 곁에 있던 하라구치는 이런 나를 슬쩍 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코와이네(怖いね)~”
“엥?”
지금 이 녀석 뭐라고 한 거야?
미간을 슬쩍 찌푸리며 어깨를 으쓱한 하라구치가 멀어지고, 말을 알아듣지 못해 덩달아 인상을 찡그렸던 나는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자 수비진에 손짓해 라인을 끌어 올렸다.
단테가 후방에 있는 게 약간 걱정이긴 했지만, 내가 그의 몫까지 커버하면 된다.
오히려 팀 경기력이 느슨하게 바뀌면서 넓어진 라인의 간격을 좁혀서 얻는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 게다가 어차피 오늘 헤르타는 무게 중심을 뒤쪽에 두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발렌틴 스토커(Valentin Stocker)와 발 빠른 살로몬 칼루(Salomon Kalou)를 믿고, 역습을 펼치거나 후방에서 길게 패스를 보내 뒷공간을 노렸다.
“온다-!! 앞으로-!!!”
최후방에서 볼을 잡은 제바스티안 랑캄프가 오른발을 휘둘렀을 때, 나는 사이드라인을 등진 상태로 정면을 바라보며 오른손을 휘저었다.
이런 나의 행동에 반응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수비수 셋은 빠르게 라인을 높였다.
덕분에 살로몬 칼루에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약 1분여 동안 상대에게 내어 주었던 점유율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
“천천히 해! 천천히!!”
나흘 전 FC 포르투 경기에서 보여 주었던 모습을 기대하기 힘든 지금, 난 최대한 후방 빌드업의 템포를 늦추며 많은 사람들이 패스를 주고받도록 만들고 싶었다.
다행히 바스티와 필리프가 이런 내 의도를 이해했는지,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돌리던 것을 멈추곤 점유하는 시간을 유지하는 것으로 목적을 바꿨다.
나 역시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이동해 숫자를 채웠고, 그렇게 우린 조금씩 점유율을 평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반 25분이 넘어설 때까지 득점 없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제는 가끔 돌아가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우리다운 축구를 펼치고 있지 못하다면, 그 준비가 될 때까진 기초에 충실해야 한다.
쉽게. 최대한 쉽게.
그러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으아아아아아아-!!!!”
“그렇지!! 바로 이거야!!”
바라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승리라는 건, 매번 다른 접근 방식을 요하는 녀석이다.
.
.
·경기 결과
바이에른 뮌헨 2 : 0 헤르타
[골] 제바스티안 로데 : 전반 40분(필리프 람)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후반 40분(김다온)
김다온 ? 95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3.0)
MoM ? 필리프 람(평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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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5 분데스리가 우승 셀레브레이션을 2:0 승리로 자축한 바이에른 뮌헨. – 빌트] [펩 과르디올라, “남은 리그 경기 동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있다.” – ARD] [올리버 칸, “실점은 수비수의 탓이다. 그리고 득점은 공격수의 공이다. 하지만 만약 무실점으로 경기가 끝나고 그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당연히 수비수가 칭찬을 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오늘 경기의 MoM은 다온이었다. 내 생각에 그는 시즌 내내 심각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 – ZDF]***
2015년 4월 26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주차장.
어제 우승 셀레브레이션이 있은 후, 올리버 칸이 ‘ZDF’의 한 기자에게 했던 말이 화제가 되었다.
아영이와 함께 집으로 도착한 나는 조금 뒤에 요나스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고, 독일의 주요 언론들이 전화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했다.
[“거절해요.”]너무 스스로에 박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올 시즌 100점을 줄 수 있는 경기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한때는 주변에서 너무 호들갑을 떤다 생각하기도 했고,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수비의 영역이 저평가받는 것에 실망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 역시 변명이라 생각한다.
탁-!
가방을 챙긴 후 차에서 내려, 저 앞에 보이는 퍼포먼스 센터를 향해 걸어간다. 태양이 머리 위로 떠오른 오늘 뮌헨은, 추웠던 게 언제였다고 벌써 더워지려 하고 있었다.
귀찮아 그냥 나오려던 나를 붙잡은 아영이가 선크림을 잔뜩 발라 주었던 게, 지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이봐, 다온.”
“응? 오-! 할로, 마크.”
“그래 반가워. 잠깐 시간 있어?”
마크 헬무트(Mark Hellmuth)는 1월부터 클럽의 새로운 미디어 담당으로 부임한 사람이다.
그전까진 라이프치히에서 일을 했고, 내부의 일이 자꾸 외부로 흘러 나간다고 판단한 클럽의 수뇌부가 새로운 인사를 뽑은 걸로 알고 있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마크 헬무트와 함께 그늘진 곳으로 이동했고, 그곳에 서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내일 사전 인터뷰에 나갈 수 있어?”
“제가요?”
“응. 한 번쯤 너도 나갈 때가 되기도 했고, 펩도 거기에 동의를 해서 말이야.”
“펩이요? 진짜?”
“응. 방금 묻고 왔어.”
“……끄응-”
“왜? 곤란해?”
“꼭 곤란한 것은 아닌데.”
“??”
지금까지 사전인터뷰 자리에는 보통 팀의 베테랑들이 나섰다. 주로 바스티-필리프-노이어-제롬이 돌아가며 나섰고, 가끔씩 다른 사람이 펩과 동행하곤 했다.
하지만 난 단 한 번도 사전인터뷰에 나서 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조금 시끄럽거든요.”
“아, 그거? 안 그래도, 아마 내일 그 질문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통보가 아니라 의견을 묻는 거고 말이야.”
“후우~ 언제까지 대답해 줘야 해요?”
“점심까지는 말해 줬으면 해.”
“그럼, 생각 좀 해 볼게요.”
“그래. 그렇게 해.”
고개를 끄덕인 마크 헬무트가 어딘가로 또 바쁘게 걸어가고, 자리에 남은 나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엉덩이를 긁적거렸다.
특별히 가려워서가 아니라, 무의식중에 한 행동이다.
우리는 내일 도르트문트와 DFB-포칼 준결승전을 치른다. 만약 결승에 오른다면, 상대는 볼프스부르크나 빌레펠트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편 시드는 워낙 전력 차가 큰 팀 간의 승부인지라, 관심은 온통 이쪽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괴체, 올 시즌에는 레반도프스키를 우리가 영입하면서 미디어들은 도르트문트와의 라이벌리를 더욱 극대화시켜 둔 상태다.
올리버 칸 때부터 전통이었던 ‘뮌헨 골키퍼에게 바나나 던지기’도 유독 더 심했었고, 환영받았던 레비와는 달리 괴체를 향한 야유는 올해가 한층 더 강했다.
참아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구절과 비유도 많이 들었고, 괴체가 피치를 떠날 때마다 늘 주변에 경호가 함께했었다.
그리고 우리는 올 시즌 지금까지, 도르트문트와 만난 세 차례의 대결에서 몽땅 승리를 거뒀다.
8월 DFL-슈퍼컵 2:1 승리를 시작으로, 리그에서의 두 차례 대결에서는 각각 3:0, 0:1로 이긴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레비르슈포르트’나 ‘베스틀리네’와 같은 베스트팔렌의 지역지들은 선수들을 자극 중이다.
지난 4월 15일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힌 위르겐 클롭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이 그에게 마지막 선물을 해 줘야 한다면서,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다.
덕분에 모레에 있을 DFB-포칼 준결승 경기는 올 시즌 가장 힘든 시합 중에 하나가 될 거라고 본다.
게다가 전력의 사정 역시, 도르트문트가 우리보다 더 좋은 편이다. 부상자들 거의 모두가 복귀했고, 클롭이 후반기 꺼내 든 오바메양 원톱 카드도 먹혀든 상태다.
반면에 우린 아직 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외부에서 치료를 시작한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 로번이 며칠 전부터 훈련에 합류하긴 했지만, 모레 선발로 나서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최근에 쭉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린 이번에도 윙어 없이 중요한 경기를 소화해야 할 것 같다.
‘……어쩐다.’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고민을 이어 나가던 나는, 인터뷰에서 동료들의 사기와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로 생각의 영역을 옮겼다.
현재 분위기상 내게 꽤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 같은데, 이를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기회로 바꾸고 싶다.
‘점심까진 시간이 있다고 했지?’
무언가 고민이 있을 때, 나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어떠한 문제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전체의 것이 되었을 땐, 나보다 더 현명한 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거야말로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되곤 한다.
[조아쓰. 그렇게 하자.]결심을 굳힌 나는, 퍼포먼스 센터로 얼른 들어가 라커룸을 향해 곧장 걸었다.
잠깐 늦장을 피웠기 때문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먼저 도착해 회복 훈련을 준비 중이었다. 그래서 일단 가방을 내려두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이의 앞으로 향했다.
“필리프.”
“?”
“잠깐, 이야기 좀 할래요?”
“?? 그래. 뭐, 좋아.”
뮌헨에서의 첫 사전 인터뷰에 앞서, 내게는 몇 개의 아이디어와 나조차도 모르는 머릿속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
[마르코 로이스, “클롭을 위해 뛸 것이다.” – 빌트] [슈테판 에펜베르크,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척 슬프지만, 정신적으로 좀 더 무장된 도르트문트가 바이에른 뮌헨에 앞선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시즌 내내 무리한 훈련으로 많은 부상자를 만든 펩의 방식이, 후반기 뮌헨 선수들의 다리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 ZDF] [킬리안 볼파르트, “펩 과르디올라는 우리를 올바르게 대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전달하는 모든 정보들을 믿지 않았고, 스페인의 의사가 최고라며 우리를 모욕했다.” – SID] [DFB-포칼 준결승전을 앞두고 나온 슈테판 에펜베르크와 킬리안 볼파르트 인터뷰의 시점은, 많은 부분에서 의아함을 자아내도록 만든다. – Lenox Baker Via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