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82)
481화 Underrated (22)
※ 경기 후 인터뷰
-> 2015.05.12. 진행
루이스 엔리케
From. 마르카(스페인)
On. 극적인 경기였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예상대로 알리안츠 아레나 원정은 무척 힘들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은 우리를 탈락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해낼 수 있었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기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From. 빌트(독일)
On. 메시의 득점
“바로 그것이 결정적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메시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무척 기쁘다.”
From. Goal.com(INT)
On.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와 나눈 말
“그가 먼저 승리를 축하한다고 했다. 그래서 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좋은 관계에 있는 이와 이런 대결을 펼칠 수 있었던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를 하며 경험할 수 있는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From. BBC(잉글랜드)
On. 김다온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1차전에 이어, 오늘도 그가 우리를 힘들게 했다. 어떨 때에는 팀의 왼쪽이 없는 것 같았다. 적이지만, 그의 경기력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
From. A Bola(포르투갈)
On. 유벤투스와의 결승전
“그들은 바이에른 뮌헨만큼 강한 팀이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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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From. Sky Sports U.K
On. 마지막 1분
“이게 축구다. 1차전에서는 마지막 1분을 바르셀로나가 버티지 못해 승리를 내어 줬고, 오늘은 우리가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이것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직 축구의 신만이 알고 있는 일이고, 이번 시리즈에서는 바르셀로나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From. 엘 문도 데포르티보(스페인)
On. 메시의 득점
“무슨 말을 하겠나? 그는 메시다. 현재 가장 많은 이에게서 세계 최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남자다. 그런 남자가 본인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훌륭한 득점이었고,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From. 텔레그래프(잉글랜드)
On. 부상이 결정적이었나
“어떠한 말을 하건, 그건 핑계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변명할 기회를 준다면, 난 그렇다고 답하고 싶다. 우린 두 명의 월드클래스 윙어와 세계 최고의 레프트백 없이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을 치렀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을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From. 맨체스터이브닝(잉글랜드)
On. 결과에도 불구, 모두가 김다온의 활약을 말한다
“이 말은 확실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아마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다온은 오늘 정말로 굉장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해 주었다. 아마 그도 자신보단 팀에 대해 말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From. 키커(독일)
On. 향후 계획
“시즌과 DFB-포칼 결승이 남아 있다. 누구보다 팬들이 실망했을 것이다. 잔여 경기를 전부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GOD’ – ESPN(미국)/2015.05.12.(밤)] [Su Majestad(황제) – 마르카(스페인)/2015.05.12.(밤)] [제이미 캐러거, “메시는 그 어떠한 선수보다도 위대하다.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마라도나, 크라위프도 그보다 뛰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 Sky Sports(U.K)/2015.05.12.(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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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무리뉴, “메시를 보유한 클럽은 전혀 다른 차원의 축구를 펼치고, 다온은 그런 축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 둘 때문에, 나는 지난 일주일 내가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 가디언(U.K)/2015.05.13.(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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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기는 내가 본 가장 치열한 축구 경기였고, 마지막 순간에는 머리털이 쭈뼛했다. – Vincent Kompany Via Twitter/2015.05.13.(오전)] [리오넬 메시가 있는 이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평생 2인자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전혀 억울한 일이 아니다. 메시의 시대에서는 펠레나 마라도나도 2인자였을 테니까. – Joey Barton Via Twitter/2015.05.13.(오전)] [완벽했던 경기. 메시와 다온 둘 모두에게 경의를. – Didier Drogba Via Twitter/2015.05.13.(오전)]***
2015년 5월 15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로비.
2014/15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이 끝난 지도 벌써 사흘이 지났다. 그리고 그동안, 바이에른 뮌헨은 패배를 떨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마치 자연재해와도 같았던 결과.
바이에른 뮌헨의 관계자들은 챔피언스 리그 4강전 탈락에 실망하면서도, 선뜻 탓하는 말을 외부로 내뱉지는 못했다.
“꼭 학교 같지 않나?”
“?”
“시험이 모두 끝나고 방학을 기다리는 학교 말일세.”
“……재미있는 표현이로군요.”
“후후후, 다들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어 해.”
“그들에겐 좋은 기회니, 당연할 겁니다.”
“그렇지.”
늦은 오후의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클럽하우스.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난 이곳은 대체적으로 조용했다.
간혹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금세 침묵이 찾아들었다.
“무기력하군.”
“……네.”
챔피언스 리그 4강의 성적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지만, 이런 단계에서의 패배는 견디기 힘든 상실감을 가져다준다.
많은 경험을 갖춘 노련한 축구인이라 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는 일은 무척 힘들었다. 목표의 앞에서 좌절을 한다는 건, 익숙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완연해진 봄기운이 더해지면서, 현재 뮌헨은 계절성 우울증(SAD)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아- 자꾸 잊히지가 않네.”
“마지막의 그 득점 말입니까?”
“아니. 나의 실수들 말일세.”
“?”
의아한 눈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마티아스 잠머를 향해, 로비에 있는 소파에 앉은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답을 한다.
“내가 얼마나 좋은 기회를 낭비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
“이 팀. 그러니까, 현세대들 말일세.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뮌헨은 역대 최고야. 2년 연속 트레블이 그걸 증명하고 있지만, 우린 그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었네.”
루메니게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바로, 볼파르트 클리닉을 둘러싼 일들과 겨울 이적 시장 때문이었다.
클럽의 전통과 원로 및 .e.V들 사이의 알력 다툼 사이에서, 루메니게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역시 바이에른 뮌헨의 남자였기 때문이다.
‘Mia san Mia(Wir sind Wir)’로 대표되는 클럽의 철학에 누구보다 깊이 물들어 있던 것이 본인이라는 것이다.
우물쭈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선수단에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했고, 스스로 마음을 정했을 땐 이미 많은 선수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난 뒤였다.
물론 일찍 볼파르트 클리닉과 이별했다 해도 결과는 같았을 수도 있었지만, 루메니게는 지금처럼 선수단과 의료진이 항상 함께하는 게 올바르다고 믿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결과를 자연재해라고 했네. 알고 있나?”
“물론입니다.”
“그럼, 이것도 아나?”
“??”
“자연재해는 예방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 내가 후회하는 건, 바로 그런 부분이야.”
“…….”
무기력함이 잔뜩 내려앉은 클럽하우스의 로비에서, 루메니게와 잠머는 그렇게 한참 동안 말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석양이 하늘엔 내려앉았고, 두 사람의 모습은 그늘에 가려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패배의 상처는, 여전히 뮌헨에 남아 있다.
***
2015년 5월 16일. 10888 베를린, 독일. 악셀-슈프링어-슈트라세 65. 빌트 본사.
퇴근을 서두르는 이들이 사무실을 떠날 때마다, 또 한 번 호평을 받은 칼럼을 기고한 레녹스 베이커를 향해 약간의 시기가 섞인 축하 인사를 건넨다.
하루 전, ‘빌트’의 홈페이지를 통해 업로드된 레녹스 베이커의 칼럼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단 한 명, 레녹스 베이커 본인 외에 감춰진 진실을 알고 있는 한 여성이 있다.
“오늘도 남는 거예요?”
“네. 아직 손을 볼 원고가 조금 있거든요.”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어요?”
“얼마든지요.”
어깨에 멘 가방을 내려두며, 사라 섹은 레녹스 베이커의 업무용 책상 맞은편에 살짝 걸터앉았다.
흰색 블라우스와 검은색 슬랙스의 평범한 옷차림이었지만, 화사한 외모가 늘 그녀를 조금 특별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왜 그의 기사가 아니었죠?”
“뭐라고요?”
“다 알아요. 이번 칼럼은 당신이 준비한 내용이 아니었잖아요. 물론 굉장히 좋은 글이었지만요.”
“…….”
이번에도 조금 부담스러운 데이트 신청이 분명할 것이라 믿었던 레녹스 베이커였기에, 지금 사라 섹의 말에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알았죠?”
“네?”
“그러니까, 제가 본래 업로드할 내용이 아니었다는 것 말이에요. 저는 누구에게도 원고를 보여 준 적이 없어요.”
“그건…….”
“그건?”
사라 섹은 차마, 레녹스 베이커 몰래 그의 책상을 청소해 주다 우연히 그가 수집하고 있는 자료를 훔쳐보았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순간 그녀는 아차 싶었지만, 이미 레녹스 베이커는 호기심을 보였다.
“설마, 제 랩톱을?”
“아뇨! 그건 절대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알았죠?”
“그건 그러니까…….”
머릿속이 하얗게 바뀌고 있는 사라 섹이 아득함을 느끼는 찰나, 레녹스 베이커가 느닷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린 그녀가 바라본 레녹스 베이커는,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 지금 뭘 하는 거죠?”
“퇴근하려고요.”
“수정할 원고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랬죠.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생겼네요. 저기, 사라?”
“……네?”
“혹시 학세는 좋아해요?”
“네? 네??”
“약속이 있는 게 아니라면, 저랑 같이 저녁이라도 먹으러 가요. 추어 게리싯스라우베. 알죠? 요즘 거기에서 학세랑 아이스바인을 자주 먹거든요. 약속이 있다면 어쩔 수 없고요.”
“! 아, 아뇨! 바, 바쁘지 않아요.”
“멋지네요. 그럼 갈까요?”
차나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것조차 여러 번 거절당해 온 사라 섹은 사실, 더는 제안을 할 수조차 없을 만큼 베이커의 앞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한데 갑자기 레녹스 베이커가 먼저 저녁을 함께 먹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사라 섹이 퍼뜩 선약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건, 레녹스 베이커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난 다음이었다.
눈치를 살피던 그녀가, 레녹스 베이커 몰래 휴대폰을 꺼내 바삐 손을 움직인다.
휴대폰을 도로 주머니에 집어넣은 사라 섹은 바뀌는 층수를 올려다보고 있는 레녹스 베이커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마치 꿈을 꾸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아야. 꿈은 아니네.’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꼬집었던 허벅지에 손바닥을 문지른다.
***
·경기 결과(Bundesliga 33R)
프라이부르크 0 : 3 바이에른 뮌헨
[골]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전반 13분(베르나르두 실바), 전반 37분(베르나르두 실바)베르나르두 실바 : 후반 21분(제바스티안 로데)
김다온 ? 95분 출전(평점 2.0)
MoM ? 베르나르두 실바(1골 2어시스트/평점 2.0)
***
프라이부르크 상공(Over Freiburg).
오늘의 결과는 꽤 의미 있었다. 분데스리가에서의 연패를 끊었고, 2경기 연속 실점과 2경기 연속 무득점의 기록 역시 끊어 내며 ‘다득점 클린시트’ 경기를 이뤄 냈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경기 소화로 피로를 느낀 이들에게 휴식을 주면서도 얻은 성과기에, 분위기는 무척 괜찮았다.
하지만 뭐랄까, 가면을 뒤집어쓴 기분이다.
내가 아니라, 팀 전체가 그랬다.
“후우~”
“너도 잠이 안 오는구나. 그렇지?”
“응. 잠깐 조금 걷고 올게.”
“그렇게 해.”
좁은 전용기 내에서 마음껏 걸을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약간의 기분 전환은 될 것이다. 뒤쪽으로 걷는 내내, 나는 눈을 뜬 동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도 나처럼, 잠을 이룰 수 없는 것 같다.
눈을 감으면…….
‘빌어먹을.’
쿵-
화장실에 들어와 거울 앞에서 작은 세면대의 옆쪽을 주먹으로 가볍게 내리쳤다.
지금 당장은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 표현이다.
“허어~”
사실 이건 전혀 예상 못 했던 감정이다.
바르셀로나가 세상의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이렇게나 씁쓸하고 또 배 아플 줄은 정말로 몰랐다.
패배 자체를 견디는 것보다도 더 괴로웠다.
‘그들이 더 낫다고 말하는 거야? 단 두 경기로?’
경기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것은, 준결승전 다음 날까지였다. 한데 그 이후론, 저 바깥의 세상은 온통 바르셀로나와 메시를 찬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른 리그에서 뛰는 몇몇 선수들에 내게 DM을 보내 위로와 칭찬을 보내오긴 했지만, 이미 세상의 사람들에게 바르셀로나가 훨씬 더 강한 팀으로 인식이 되어 버렸다.
정작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의 두께도 안 됐는데 말이다.
똑똑똑-
“지금 나가요-!!”
노크 소리가 들려와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다듬고 볼일을 보지 않은 변기의 물을 내린 뒤에 밖으로 나섰다.
“응? 펩?”
“자리에 없더군. 물으니 이쪽으로 왔다고 해서 말이야.”
“네. 잠깐…… 혹시 미팅인가요?”
“뭐, 미팅까지는 아니고.”
“그럼?”
“잠깐 더 뒤로 가지.”
“네.”
보통은 전용기에 클럽과 좋은 관계를 쌓은 미디어의 전담 기자 몇몇이 동승한다. 다만 그들은 탑승만 할 뿐, 취재는커녕 우리와 만나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해당 미디어의 티켓값을 아껴 주는 정도의 배려로, 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번 원정은 클럽의 요청으로 선수단만 전용기에 탑승을 한 상황이다.
챔피언스 리그 탈락 여파로 팀 분위기가 좋지 못했기에,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쪽에는 빈 좌석이 많이 있었다.
“기분은 어떤가?”
“음, 좋지는 않죠. 솔직히 그래요.”
통로를 사이에 두고 양옆에 앉아, 나는 펩과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패배는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사실 지금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떠드는 것은 정말로 견디기 힘드네요. 마치, 우리가 악당이었던 것 같아요.”
“후후후. 사실, 그렇지.”
“그렇다고요?”
“그래.”
팹이 내게 말하는 건, 냉정한 현실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분데스리가를 좋아하지 않아. 왜냐하면 돈이 되지 않거든. 이건 무척 복잡한 문제야. 단순히 축구에 관한 내용 때문만이 아니야. 그 나라의 문화, 경제, 정치 모든 것들이 다 복잡하게 얽혀 있지.”
많은 이들이 착각을 하고 있지만, FIFA나 UEFA는 비영리단체가 아니다. 이 두 개의 기관은 축구라는 것을 소재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인 UEFA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바로 챔피언스 리그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가 있지. 독일의 클럽이 그해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면, UEFA의 주머니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만큼 이 시장은 돈이 되지 않아.”
실제로 작년 우리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시청률이 근래 10년 중 최저였다는 말을 들었다.
“미디어의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야. UEFA에게 가장 최고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엘 클라시코가 성립되는 것이었지만, 아마도 그들은 만족하고 있을 걸세.”
“왜죠? 메시 때문에요?”
“아니. 바로, 자네.”
“…….”
“자네가 얼핏 실망스러웠을 수도 있었던 결과에 이야기를 가져다줬지. 이제 사람들은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바랄 거야. 왜냐고? 그야, 그게 더 돈이 되기 때문이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로 인해, 바르셀로나는 유벤투스와 더불어 트레블이 가능한 유이한 클럽 중에 하나가 되었다.
만약 내일 AT 마드리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그들은 라 리가 우승을 확정 짓는다. 그리고 5월 30일에는 아틀레틱 빌바오와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치른다.
월드컵으로 인해 일정이 늦춰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의 일정은 6월 6일로, 여기에서까지 승리를 거둔다면 FC 바르셀로나 역시 두 번째 트레블을 기록한 클럽이 된다.
“생각해 보게나. 유럽에서 유일한 두 차례의 트레블을 기록한 클럽. 그리고 그 한쪽엔 메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메시와 바르셀로나를 가장 괴롭힌 자네가 있네.”
“…….”
“현재 사람들이 바르셀로나를 찬양하는 건, 당장의 이익도 있겠지만 바로 그것 때문이야.”
어째서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말을 하나 궁금하다는 표정이군.”
“네. 정확해요.”
“하하. 자네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그런 자네가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으면, 누구든 긴장을 할 수밖에 없지.”
“……제가 그랬나요?”
“그래. 처음엔 괜찮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얼굴이 굳더군. 언제 웃었는지 기억은 하나?”
나는 그저, 사람들이 너무했을 뿐이다.
“나도 알아. 패배한 자의 현실은 늘 잔인하지. 공정하지 못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어. 그리고 그것을 만회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다시 처음부터 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래.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야.”
“제가 실수했나요?”
“아니. 자네는 곧 괜찮아질 걸세.”
“응?”
아직 대화가 더 남았다고 믿었건만, 펩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다급히 일어나 그를 붙잡았지만, 펩은 대화는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에 그는.
“자네는 이제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네! 그것을 잊지 말도록!”
“…….”
펩이 말한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건 틀림없이.
‘축구에 관한 거겠지.’
하지만 지금 당장 다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보다, 눈앞에 있는 것들을 마무리하는 게 더 먼저였다.
이제 난, 정말 괜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