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87)
486화 Crossroads (2)
[Offiziel : 요주아 키미히를 영입한 바이에른 뮌헨. – 키커/2015.06.09.(오후)]?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키미히는 환상적인 선수이며, 클럽의 미래를 위해 가장 완벽한 선택.” – ARD/2015.06.09.(오후)
? 펩 과르디올라, “오랫동안 지켜본 좋은 선수. 장차, 리그 최고의 미드필드가 될 자질을 모두 갖췄다.” – Sky Sports German/2015.06.09.(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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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1.【한국시간】 경기 결과(친선 경기)
대한민국 5 : 0 U.A.E
[골] 염기훈 : 전반 07분(이정협)손흥민 : 전반 24분(기성용), 후반 11분(김다온)
남태희 : 후반 04분
황의조 : 후반 45분(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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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다! 대한민국! 유럽파가 모두 모인 대한민국은 월등한 경기력 속에 시종일관 아랍에미레이트를 압도하며 5:0의 대승을 일궈 냈다. – OSEM/2015.06.11.(밤)]***
[바이에른 뮌헨은 페페 레이나의 SSC 나폴리 이적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200만 유로이며, 회장인 카를-하인츠 빌트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베테랑 골키퍼의 헌신에 큰 감사를 보냈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2015.06.11.(오전)]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 Hans Tyber via Twitter/2015.06.11.(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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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흐타르 도네츠크 소속의 윙어, 더글라스 코스타의 이적을 인정하는 마티아스 잠머. “그는 이미 현시점 최고 수준의 윙어이며, 영입을 결정한 이유다.” – ARD/2015.06.11.(오후)] [공식적인 이적료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약 3천만 유로(추정)의 이적료가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지불되었다고 한다. – zt/2015.06.11.(오후)] [생각보다 높은 이적료에 불타오르는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서포터 대변인은 빅리그 검증도 되지 않은 선수에게 너무 많은 돈을 투자했다고 말하는 중이다. – SID/2015.06.11.(밤)]***
【독일시간】 2015년 6월 13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회장실.
Auf einen Schelm anderthalben setzen.
‘독으로 독을 다스린다.’라는 이 독일의 속담은, 나쁜 것을 나쁜 것으로 덮는다는 표현을 할 때 흔히 쓰이고 있다.
이는 하루 전, 뮌헨의 보드진이 한 일과 같다.
“예상대로입니다. 이번엔 SID가 아니었어요.”
“음.”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프란츠 베켄바워가 ‘SID’의 기자 아킴 하우쉬카의 ‘내부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삼류도 되지 못하는 남자가, 클럽과 가장 가까운 기자들도 얻지 못한 정보를 말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메니게는 베켄바워와 만났을 때, 몇 번 슬쩍 그 이름을 흘리는 것으로 신경전을 펼쳤다.
하고자 하는 행동을 알고 있으니, 괜히 건드려 봤자 좋을 것 없다는 경고의 표현이었다.
그러자 생각대로, 프란츠 베켄바워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바스티에게도 확인했네. 나를 빼면 그 이야기를 한 것은 프란츠가 유일하다더군.”
“그럼, 내부 배신자는 아닌 거로군요.”
“천만다행히도 말이야.”
“…….”
11일 트위터를 올린 한스 티버는 소위 말하는 ‘뇌피셜’을 주로 다루는 ‘Fußballtransfers’의 기자였다.
이곳은 ‘키커’나 ‘빌트’와 같은 곳에서 공식 기사를 띄우면, 같은 내용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하여 개재하거나 하는 등의 공신력이 별로 높지 않은 미디어였다.
그런 그곳에서, 불과 이틀 전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과 단장이 나눈 내용을 알고 있었다.
선수 쪽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은 분명 아니었다.
17년 동안의 인연을 헌신짝처럼 내던질 남자는 아닌 데다, 그는 자신이 직접 에이전시 업무까지 보고 있다.
물론 그의 일을 돕는 가족들에게서 소문이 퍼졌을 수도 있겠으나, 슈바인슈타이거는 통화 당시 이적이 공식화될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겠다고 약속을 했다.
결국 남은 건 프란츠 베켄바워뿐이었고, 이를 대비하고 있던 루메니게는 한참 전에 확정된 더글라스 코스타의 이적과 이적료를 발표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눈을 돌렸다.
대중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일보단, 이미 일어난 일에 더욱 집중하는 법이었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항의 전화가 잔뜩 옵니다. 시즌권을 반납하겠단 사람도 많아요.”
“걱정할 것 없네. 다온 때는 더했지 않은가?”
“하하. 그것도 그렇군요.”
“자네가 막 합류했을 때 아닌가?”
“네. 솔직히 말해, 당장 사표를 쓰고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최소한 당시엔 위약금은 없을 때니까요.”
“큭큭큭큭. 그래- 정말 그랬어.”
복잡한 화제로부터 벗어나 기분 전환이 필요했던 두 남자가 지난 2014년 여름의 추억을 떠올린다.
김다온의 이적 루머가 발생했을 때까지만 해도 별문제가 없었으나, 그의 몸값이 ‘수비수 역대 최고’가 될 거라는 말이 공식화된 후부터는 몸살을 앓았다.
뮌헨의 오랜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전화를 걸어와 ‘시즌 보이콧’을 무기로 협박과 회유를 해 왔고, 그래서 한때 뮌헨의 내선은 완전히 마비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 첼시로 이적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그런 전화들도 잠잠해졌다.
“일사천리로 일이 처리됐었지. 보안을 유지하는 건 이틀이면 됐어. 물론 이적이 발표된 뒤엔 다들 정신 나갔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어떤지 보게나.”
지난 시즌 김다온은 뮌헨 유니폼 판매 1위를 달성했다.
2위인 슈바인슈타이거보다 거의 배 이상 많았고, 독일이 아닌 전 세계로 영역을 확대하면 뮌헨의 다른 선수들을 총 합친 판매량보다도 더 많았다.
게다가 김다온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뮌헨에 제시를 해 오는 한국 기업의 스폰서 금액도 굉장히 높아졌다.
“우린 이미 본전을 되찾았어. 아니, 그 이상이지.”
“킹슬리도 그렇게 될 것 같나요?”
“글쎄. 하지만 자네와 내가 모두 동의한 영입 아닌가? 언제나처럼 우리를 믿는 거야.”
“Mia san Mia로군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이해했습니다.”
매일같이 수많은 루머들이 생성되고, 클럽의 수뇌부는 그중 진짜인 것들을 찾아 그들이 정보를 얻게 된 경로를 파악해 내는 데 집중한다.
왜냐하면 그건, 클럽 내에서 누가 배신자인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루메니게와 잠머는 잠시도 쉴 수 없었고, 휴가마저 한참을 늦춘 채 매일 클럽하우스로 출근을 하여 밤늦은 시간까지 업무에 집중했다.
유일한 위안이라면, 시즌 중처럼 복장을 갖춰 입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지금도 둘은 편안한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점심으로 시킨 음식을 테이블에 놓아두고 대화 중이었다.
“그나저나, 결혼식 선물은 보냈나?”
“네. 제법 호화롭게 준비했죠.”
“멋지군. 정말 중요한 부분이야. 그가 어떤 조건을 내걸었건 간에, 다온이 기분이 좋으면 좋을수록 우리의 다음 시즌 성적은 보장이 될 테니까.”
“금방 확인을 해 봤는데, 내일쯤 도착할 겁니다.”
“좋아. 수고했네. 일단 밥이나 먹지.”
“네.”
오늘도 변함없는 하루.
바이에른 뮌헨은 그 어느 때보다, 외부의 개입으로부터 철저히 자신을 보호하는 중이다.
***
.2015.06.16.【한국시간】 경기 결과
-> 월드컵&아시안 컵 예선
미얀마 0 : 6 대한민국
[골] 이재성 : 전반 17분(이정협)손흥민 : 전반 21분(권창훈)
김다온 : 전반 33분(F.K), 전반 46분(F.K)
기성용 : 후반 24분(P.K/황의조)
한국영 : 후반 41분
***
2015년 6월 17일. 08544 뉴저지, 미국. 사우스 드라이브. 프린스턴 대학교.
“응? 벌써 가십니까?”
“미안합니다. 선약이 있어서요.”
“선약?”
“네. 무척 중요한 약속이죠.”
“??”
흰색 셔츠에 청바지를 차려입은 남성이 고개를 들어,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쓴 이를 바라본다.
청바지의 남성은 공학 박사 학위를 준비 중인 대학원생처럼 보였고, 맞은편의 남성은 희끗한 수염으로 인해 그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였다.
바로 시티 풋볼 그룹(CFG)의 회장이자 아부다비 투자청의 소유주 겸 국제석유투자회사의 사장인 만수르와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다.
“지금 당장 서두르지 않으면, 녀석이 무척 실망할 겁니다.”
“자꾸 붙잡아서 미안합니다만, 녀석이 누구죠?”
“당신의 영입 후보 0순위 말입니다.”
“아.”
펩 과르디올라의 말에,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곧바로 말을 바꿔, 이렇게 정정했다.
“우리.”
“?”
“우리의 영입 후보 0순위입니다, 펩. 이제는 말이죠.”
“하하하. 네. 하지만 전 아직 뮌헨의 감독입니다.”
“프로이시군요. 마음에 듭니다. 내년이면 그런 충성심이 저희 시티를 위해 발휘될 테니까요.”
“……그럼. 이만 실례하죠.”
“네. 아, 그리고.”
“??”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 줄 수는 없겠죠?”
“당연히, 그럴 수 없죠.”
“이해합니다. 그럼, 이젠 정말 붙잡지 않겠습니다.”
“네. 살람.”
“살람.”
조금 전, 만수르를 비롯한 시티 풋볼 그룹의 관계자와 펩 과르디올라가 막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 감독직에 관한 서류였고, 거기엔 EPL 최고 수준의 급여와 함께 2016/17 시즌부터 3년 동안 팀의 감독이 된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2013년부터 시작된 2년 동안의 구애를 실패했던 만수르지만, 결국 펩 과르디올라를 품에 안았다.
“완벽한 사각이로군요.”
“그렇지. 똑똑한 남자야.”
“출발 준비를 할까요?”
“그러지.”
보디가드 겸 최측근에게 고개를 끄덕인 만수르가 미국을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이미 뉴욕의 한 한적한 공항에 개인 전용기가 준비되어 있으며, 현재는 그 누구도 맨시티의 구단주와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이 뉴저지의 한 대학에서 만났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일은 절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결혼을 하는군.’
바로 옆 테이블에 앉은 경호원 한 사람과 주변을 지키는 네 명의 다른 경호원을 둔 채로, 만수르가 금방 펩 과르디올라가 서둘러 떠난 이유를 생각한다.
그는 김다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향할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무언가가 퍼뜩 떠오른 만수르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그는 곧 펩 과르디올라가 가장 편안하게 인천으로 향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라는 명령을 전달했다.
상대가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펩 과르디올라가 받아들인다면 가장 빠른 시간에 출발할 수 있는 ‘아부다비 항공’의 퍼스트클래스 티켓이 그에게 주어질 것이다.
만약 서울로 향하는 항공편이 없을 경우, 만수르를 대신한 직원이 다른 방법을 찾을 거고 말이다.
‘지금은 이것뿐이로군.’
만수르는 앞으로 펩 과르디올라가 ‘CFG’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길 원했다.
지금은 겨우(?) 최고 수준의 비행을 보장해 주는 게 전부였지만, 앞으론 더욱 많은 혜택과 이전에는 상상도 못 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건, 만수르가 아까 말한 ‘우리의 영입 후보 0순위’인 김다온 역시 마찬가지다.
“큽-!”
“?!?!”
“큭큭큭큭큭.”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만수르로 인해, 곁에 앉은 경호원이 움찔하며 주변을 얼른 살폈다. 하지만 만수르는 그에 개의치 않고 본인만의 세계를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오, 이런 세상에나. 한국인이야. 그것도, 역대 최고의 한국인이라고. 이것 참 멋지군! 상상도 못 했던 일이야! 하지만 덕분에, 내 취미 생활이 몇 배는 더 즐거워졌어.’
역대 최고의 한국 선수가 동시에 역대 최고의 수비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는 건,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우호적인 만수르에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더욱 욕심을 낼 이유기도 했다.
2014년 여름에는 접근 방법도 틀렸고 또 김다온의 기량을 100% 확신하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미 케빈 데 브라위너의 영입에 8천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지금, 만수르의 머릿속은 온통 김다온을 영입하는 미래로 가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FFP였는데, 그들의 눈을 피해 맨시티에 자본을 공급하려면 꽤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전혀 귀찮지 않았다.
왜냐하면, ‘취미’였으니까.
“이보게나, 압둘.”
“네, 회장님.”
“내가 축구를 직업으로 삼지 않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나?”
“??”
“그랬다면 절대, 이 일을 즐기지 못했을 거야.”
마누엘 페예그리니와 함께 작은 영광을 함께했던 만수르.
그는 지금 비로소, 클럽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단계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
【한국 시간】 2015년 6월 21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신 반포로 270. 반포 GS자이아파트.
지금으로부터 약 12시간이 지나면, 나는 모든 부분에서 유부남이 된다. 작년에 혼인신고를 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래도 기분이 조금 이상한 게 사실이다.
‘……누가 알았겠어.’
지난 6년은 내겐 너무나도 정신없고, 또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난 이 마법이, 최소 15년은 더 이어져 주기를 바라는 중이다.
‘너무 욕심이 많은가?’
종종 느끼곤 했지만, 참 사람이라는 게 만족이라는 감정을 모르는 동물인 것 같다.
만족감을 느껴도 정말 잠깐일 뿐이고, 축구에 있어서는 이것이 더욱 심한 느낌이었다.
DFB-포칼 우승과 이튿날 뮌헨 시내에서 가두행진을 하며 느낀 감정들 모두, 그날 푹 자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연기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멍하니 욕실 거울을 바라보며 떠올리고 있던 생각은, ‘이번 여름에는 월드컵이 없었지?’라는 것이었다.
“후우~~”
“드르러엉~ 퓨우우~”
“…….”
고개를 뒤로 돌려, 방에서 확장된 발코니 문 너머 침대에 누워 있는 내 친구를 본다.
휴가 도중 나를 만나기 위해 이틀 전 서울에 도착한 베르나르두는, 어제와 오늘 나의 모든 공식 일정을 함께하고 잠도 내 방 침대에서 함께했다.
SL 벤피카 시절 종종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다 방으로 돌아가기 귀찮아 한 침대에서 잠을 잔 경험이 있었기에, 내게는 무척 당연하게 느껴진 일이었다.
녀석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어제는 벤피카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며 옛 동료들과 영상 통화를 했다.
이미 나는 벤피카가 보낸 선물을 받았는데, 그들은 포르투갈의 특산품을 특별히 선별하여 가장 값비싸고 귀한 것들을 독일의 집으로 보내 주었다.
또 같은 것을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께도 보냈는데, 그건 무척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벌써 벤피카를 떠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줬기 때문이다.
나야 물론, 언젠간 그곳으로 돌아갈 거다.
최근에 또 그런 인터뷰도 했었고.
“…….”
완전히 곯아떨어진 베르나르두에게서 다시 고개를 돌려, 나는 오히려 낯선 서울의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펩도 자고 있으려나?’
오늘 오후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 도착한 펩도, 몇 시간 전까진 우리 집에 있다가 호텔로 돌아갔다.
그는 내일 가족과 함께 내 결혼식에 참석한다.
‘내년이 끝이겠지?’
펩은 다음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날 거다.
그리고 난 그것을 이미 알고 있다.
서로 명확하게 뮌헨을 떠나는 것을 말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미래에 관하여 나눈 모든 대화들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무척 쉽게 내려졌다.
그러고 나면 내 차례다.
‘남은 계약 기간은 2년.’
2016년 6월 30일이 되면, 난 계약 기간을 2년 남겨 두게 된다. 보통은 올여름부터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이미 에이전시를 통해 의견을 전해 뒀다.
그렇지만 그건 축구에 집중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계약 문제로 빼앗길 시간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무엇보다.
‘어차피 둘 중 하나야.’
나는 이미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결심을 굳혔다. 다음 감독을 볼 수 있지 않느냐 하겠지만, 현재의 내게 클럽 감독은 오직 펩 과르디올라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도 생각하고 있다.
이번 바스티의 경우처럼 양측이 모두 이해하는 이별이 되거나, 아니면 내가 일방적인 개새끼가 되어 클럽과 팬들의 미움을 받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고 말이다.
기왕이면 전자가 된다면 좋겠지만, 설령 후자가 된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될 것 같다.
그래도 되도록 좋게 일을 진행해 보려 하고, 그를 위해 나는 몇 개의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결국 문제는 패를 언제 펼치느냐다.
내가 그 선택을 잘한다면.
‘이적할 수 있어.’
또 나는 베르나르두에게도, 뮌헨에서의 미래가 더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둔 상태다.
처음엔 많이 놀란 눈치였지만, 오늘 저녁 펩과 대화를 나눈 이후엔 납득을 한 모양새다.
어쨌든 저 녀석도 펩이 꼭 데려가려고 하는 사람 중에 하나고, 벤피카에서 뮌헨으로 이적할 당시 분데스리가에서 흔치 않은 바이아웃 조항도 걸어 뒀다.
듣자 하니 리스본에서 만났을 때 펩으로부터 조언을 받았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때부터 펩은 이 모든 것을 계산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거다.
‘하여간, 빈틈없는 남자라니까.’
생각하면 할수록, 펩의 머릿속에 대체 무슨 생각이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읏- 추워.’
6월치고는 꽤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한기를 느낀 나는 몸을 한 번 부르르 떨며 창문을 닫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침대에 눕지는 않았고, 물을 한 잔 마실 생각으로 밖으로 나와 냉장고로 향했다.
그런데.
“응?”
부모님 두 분이서 식탁에 앉아 계셨다.
“안 주무셨어요?”
“안 잤어?”
“잠이 안 와서요.”
“아드을. 잠깐 앉을까?”
“…….”
식탁 위에 놓인 빈 술병이, 부모님 두 분이서 약주를 한잔하셨다는 것을 말해 줬다.
의자를 꺼내어 앉자, 엄마가 날 안아 왔다.
“우리 아들. 이제 다 컸네?”
“그래도 엄마 아들이야.”
“그렇지. 엄마 아들이지.”
감수성이 무척 짙어지는 밤.
부모님과 나는 다른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눈빛을 보는 것으로 전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아들 어디 안 가. 알지?”
“그러엄- 알지.”
“응. 그러니까, 내일 울지 마.”
“흑-”
결국 엄마가 눈물을 흘리셨고, 아버지가 그런 어머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안방으로 모시고 가셨다.
잠시 뒤, 아버지가 다시 나왔다.
“뭘 하든 잘할 거라고 믿는다.”
“네.”
“그리고.”
“?”
“고맙다. 알지?”
“그럼요. 알죠.”
“그래.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안녕히 주무세요.”
딸깍-
혼자가 되어 버린 거실.
난 멍하니 술잔을 바라봤다.
하지만 아까의 그 감수성 때문은 아니다.
내가 이런 이유는 바로.
‘이비자에서는 너무 심하겠지?’
문득 신혼여행지인 이비자에서도 훈련을 하면 어떨까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혼날 거야.’
지난 시즌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나의 마일리지를 걱정하는 아영이는, 일주일의 짧은 신혼여행 동안만이라도 운동을 아예 쉬기를 원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건, 담당 주치의 선생님이 진지하게 권유를 한 사항이기도 했다.
“그래. 쉬자. 쉬어.”
혼잣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선 나.
나는 드디어, 침대로 들어가 잠을 잘 준비를 마친다.
일단 그 전에.
찰싹-!
“응?”
침대를 아예 홀로 독차지하고 있던 베르나르두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후려쳐서 잠을 깨웠다.
[비켜, 인마.] [어? 어? 너 왜 여기에 있어?] [잠꼬대해? 여긴 내 집이야.] [아- 그랬지, 참. 미안. 비킬게.] [쯧. 진즉 그럴 것이지.]침대 한쪽으로 비킨 베르나르두의 옆에 자리를 잡고 누워, 나는 잠깐 천장을 바라보다 눈을 감는다.
나의 짧은 오프 시즌은 이렇게, 벌써부터 절반 이상이 훌쩍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