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93)
492화 Internationaler (5)
【중국시간】 2015년 7월 21일. 상하이, 중국. 1111 카오시 북쪽 도로, 완티구안, 수휘 지구. 상하이 경기장(Shanghai Stadium. 1111 Caoxi N Rd, Wantiguan, Xuhui District. Shanghai, China).
·경기 시작 20분 전
인테르 밀란 0 : 0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3-4-3/4-3-1-2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사미르 한다노비치
CB ? 제롬 보아텡 / RB ? 다비데 산톤
CB ? 홀거 바트슈투버 / CB ? 헤이손 무리요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미란다
RWB ? 김다온 / LB ? 후안 헤수스
LWB ? 데이비드 알라바 / RDM ? 조프레 콩도그비아
CM ? 필리프 람 / CDM ? 가리 메델
CM ? 티아고 / LDM ? 사피르 타이데르
RW ? 베르나르두 실바 / CAM ? 마테오 코바치치
LW ? 마리오 괴체 / ST ? 마우로 이카르디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로드리고 팔라시오
.
.
이번 아우디 투어에서, 바이에른 뮌헨 못지않게 중요했던 클럽이 바로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란이었다.
클럽의 창설 단계부터 ‘Fratelli del Mondo(세계의 형제들)’를 모토로 삼은 인테르는, 현재까지도 범세계적인 축구 이벤트 참여에 늘 적극적이었다.
“센터백이 셋이더군.”
“…….”
“쓰리백이다. 아마도 3-4-3이겠지. 과르디올라가 자주 사용하던 전술이다.”
“…….”
최근에 있었던 두 개의 시즌 동안, 인테르는 발테르 마차리(Walter Mazzari)의 선임 실패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인테르의 보드진은 SSC 나폴리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둔 마차리를 계속 신임하려고 했지만, 선수단과의 관계가 경직되고 소통마저도 단절되면서 결국 해임을 결정하고야 말았었다.
그리고 그 후 클럽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가 바로, ‘리빌딩의 달인’으로 불리는 로베르토 만치니였다.
그는 부임과 동시에 인테르의 회장 에릭 토히르(Erick Thohir)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1년 반의 허니문을 보장받는 한편, 마차리가 망쳐 놓은 선수단의 관계 복구란 임무를 받았다.
2014년 여름을 시작으로 만치니는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착수했고, 선수 영입의 전권을 부여받아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스쿼드에 포함시켰다.
오늘 바이에른 뮌헨과의 ‘Audi Summer Cup’ 경기 선발 명단에도, 만치니가 직접 선택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었다.
“상대의 전술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의 스타일대로 하는 게 좋아. 그것 자체로 카운터이기 때문이지.”
로베르토 만치니는 예전부터, ‘선수단과의 관계 회복’과 ‘수비진의 재건’이 필요한 클럽으로부터 선호받았다.
그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만, 잘못된 감독 선임으로 망가져 버린 선수단을 복구시키기에 만치니보다 더 나은 선택은 없었다.
이런 보드진의 기대대로, 만치니는 2번의 이적 시장을 통해 절망적이었던 인테르를 상당 부분 개혁했다.
“우리는 좋은 팀이다. 아니, 그보다 더 뛰어나지. 상대는 강하지만, 우리 역시 강하다. 그게 가장 중요한 거야. 스스로의 능력을 믿도록.”
오늘도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포메이션을 들고나온 만치니는, 전력적인 열세를 전술의 상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중이다.
***
@ 바이에른 뮌헨의 라커룸
같은 시각,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의 앞에서 한 번 더 전술을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나 오늘의 경기는 전술의 상성이 무척 중요한 한판이었다.
로베르트 만치니가 ‘선(先)수비 후(後)역습’으로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받아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과르디올라 역시 전술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로베르토의 전술은 늘 비슷했지. 어제부터 말했던 것과 같다. 저들은 페널티 박스 주변에 많은 숫자를 채울 거야. 포백의 앞에, 늘 세 명의 미드필드를 두려고 하지. 하지만 플랫은 아니다. 두 줄의 플랫은 아니야.”
만치니의 4-3-1-2의 장점은 박스 주변의 수비가 강하다는 것이지만, 정통 측면 자원이 양쪽 풀백밖에 없다는 단점 역시도 공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펩 과르디올라는 오늘 미끼를 던져 상대가 더욱 중앙으로 좁히도록 만들고, 거기에서 발생한 공간을 측면 윙백들에게 주고자 했다.
아르연 로번 대신 베르나르두 실바를 투입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오늘 윙어들은 항상 사이드를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너희의 임무는 가운데로 계속 들어가 주는 거야. 그럼 인테르의 진영은 이런 식으로 움직일 거다.”
화이트보드에 붙여 둔 자석들의 위치를 직접 옮겨 가며, 펩 과르디올라는 마지막 브리핑을 철저히 가져갔다.
투어로 인해 부족했던 준비를, 팀 토크 시간까지 할애해 필사적으로 만회하려는 모습이었다.
브리핑이 끝나고, 외의 팀 토크를 생략한 펩 과르디올라가 김다온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린다.
“자네의 역할이 중요해.”
“네. 맡겨 두세요.”
“멋지군. 그럼 하던 것 계속하게.”
“네.”
발렌시아전을 치르면서 느꼈던 것이었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이 성장했음을 한 번 더 실감했다.
인테르라는 낯선 팀을 상대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태도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자신감이 남다르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또 김다온의 모습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보아 왔던 남자들의 얼굴들이 겹친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마치, 그들과 같아.’
현재 펩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은 호세 마리아 바케로(Jose Maria Bakero), 미카엘 라우드럽,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Hristo Stoichkov), 호나우두 등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펩 과르디올라의 FC 바르셀로나 시절을 함께한 동료라는 점과 팀을 승리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다온의 컨디션은 어떻습니까?”
“응? 뭐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니요. 단순한 확인입니다.”
해당하는 선수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팀의 경기력과 결과가 크게 요동친다는 점 역시도 비슷해 보였다.
아직 올 시즌은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FC 바르셀로나를 3년간 지도한 펩 과르디올라는 그럴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김다온의 경기력 여부와는 상관없이, 바이에른 뮌헨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낼 것이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계나 컵 혹은 리그 경기의 가장 중요한 시합에서는, ‘김다온이 어떤 컨디션으로 피치에 나서느냐’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펩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MSN이 갖춰지기 전인, 2012/13, 2013/14 시즌의 메시와 비슷한 상황이란 거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컨디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고, 메시가 1년 내내 대체적으로 건강했던 지난 시즌 트레블을 기록했다.
즉.
‘이젠, 완전한 팀의 핵심이로군.’
부쩍 성장한 젊은 선수를 본다는 건, 펩 과르디올라에게는 늘 행복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웃는 얼굴로 피치로 나섰다.
오늘, 김다온이 보일 경기를 기대하면서.
***
·전반 10분
인테르 밀란 0 : 0 바이에른 뮌헨
네라주리(Nerazzuri)의 주장 완장을 꿈꾸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미드필드, 마테오 코바치치는 최근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 시작은 자신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주었던 발테르 마차리가 물러나고, 로베르토 만치니가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이 되면서부터였다.
물론 마차리는 자신의 재능을 완벽하게 사용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꾸준한 출전 기회는 보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안팎에서 끊임없이 믿음을 보내 주었기에, 코바치치는 본인이 가장 잘하는 축구를 포기하고 마차리가 바라는 플레이를 연습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만치니가 오면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마차리가 사용하던 전술 그대로 훈련과 실전을 한 차례씩 경험해 본 그가, 인콘트리스타(Incontrista/DM)에서 뛰는 코바치치의 플레이에 낙제점을 줘 버린 것이다.
결국 감독의 교체와 함께 코바치치는 벤치에 앉는 일이 잦아졌고, 아예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도 겪었지만 클럽에 대한 애정으로 묵묵히 그것을 버텨 냈다.
이런 코바치치의 헌신은 이내 만치니의 눈에 들었고, 시즌 중후반부터는 트레콰르티스타(Trequartista/AM)로 나서며 자신이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클럽은 꾸준히 코바치치를 팔길 원했는데, 이유는 만치니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려면 선수를 판매하여 번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코바치치의 입지는 조금 불안한 편이다.
삐?익!!
“……후우~”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짜증에, 코바치치가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강하게 움켜쥐었다.
반면 자신의 앞쪽에서 넘어져 있는 남자는, 휘슬을 확인한 뒤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만족스럽단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 여우 같은 녀석.’
과거 A매치에서 한두 차례 김다온을 만났었던 코바치치는, 기억과는 전혀 달라진 축구를 하고 있는 상대가 몹시도 귀찮게만 여겨졌다.
“헤-이! 조금 더 올라와!”
“…….”
“이봐아-!! 내 말 안 들려?! 올라오라고!!”
전술적인 보조를 위해 3선을 끌어올리길 바라는 코바치치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었고 오히려 자신을 향해 위치가 너무 높다는 답을 보내올 뿐이었다.
그러자 한 번 더 코바치치가 목소리를 높여 보려고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얻어 낸 프리킥을 빠르게 처리했다.
오른쪽에서 뒤로 돈 축구공이 왼쪽으로 전환이 되고, 그에 따라 위치를 옮긴 코바치치는 마지못해 동료들의 이야기를 따르기로 결정한다.
아무리 만치니의 전술이 수비에 기반하고 있는 것은 맞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라인이 앉은 것 같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높은 수비라인 뒤쪽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야 있었지만, 현재 인테르의 투톱은 발이 그리 빠른 남자들은 아니었다.
‘휴우- 라인을 부숴야 하는데, 이건 아니잖아.’
마리오 괴체의 슈팅으로 연결된 위험한 순간이 한 차례 지나가고, 한숨을 돌린 인테르가 재정비를 하는 동안 다시 코바치치는 중원에서 라인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이번에도 공격진이 이야기를 잘 따라 준 반면, 3선의 세 사람은 여전히 깊이 내려앉아 있었다.
다시 한번, 코바치치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래서야, 내 축구를 할 수 없어.’
인테르를 향한 충성심은 여전한 코바치치였지만, 새로운 감독의 부임과 함께 180도 바뀌어 버린 환경은 그의 하루하루를 무척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의 우려대로, 낮게 내려앉은 3선의 위치가 인테르에 큰 위기를 안겨다 준다.
‘이런! 어느새.’
황급히 뒤를 돈 그의 앞엔, 조금 전 자신이 파울을 범했던 바이에른 뮌헨의 2번이 달려 나가고 있었다.
***
전부터 느꼈지만, 축구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멈추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선수 개개인만큼이나, 감독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전술은 쉽게 파훼법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이해하고 실전에 들어서게 되면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요충지가 어디인지도 알 수 있다.
오늘의 경우엔 크게 두 곳이었는데, 센터백을 거칠 때 발생하는 수비지역 하프스페이스와 코바치치와 3선 사이의 공간이 바로 그것이었다.
“베르나르두!!”
펩의 지시를 받아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한 베르나르두가, 비슷한 방법으로 침투해 들어간 나를 발견해 패스를 보내온다.
축구공은 발아래로 들어왔고, 뒤에서 코바치치의 접근을 알았던 나는 왼발을 사용해 논스톱으로 패스를 보냈다.
목표 지점은 오른쪽 측면이었고, 지금 거기엔 베르나르두의 중앙 쇄도와 교차되어 움직인 람이 있었다.
수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
파앙-
람의 크로스가 좋은 방향을 선택해 박스 안으로 날아들지만, 미란다(Miranda)가 한발 앞서 클리어를 해낸다.
축구공은 멀리 벗어나, 사이드라인을 넘어간다.
‘휴우~ 나쁘지 않았어.’
후방에서 뛰는 포지션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공격 진행 시 볼이 놓인 곳을 가장 좋은 위치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보면, 나는 람이 오른쪽 측면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중앙으로 뛰어드는 선택을 했다.
만약 그가 중앙에 머물렀다면 내가 베르나르두의 중앙돌파로 생간 측면 공간으로 향했을 거다. 그럼 람이 나의 역할을 해 패스를 보내왔을 거고 말이다.
오늘 쓰리백 전술을 통해, 펩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축구도 바로 이런 식이었다.
알라바의 성향상 왼쪽이 같은 방법이라도 최대한 단순하게 돌아갈 것을 고려하면, 오른쪽에서 람과 내가 계속해서 혼선을 주는 건 중요한 요소였다.
인테르의 수비 자체는 굉장히 견고하니까 말이다.
티아고의 코너킥이 사미르 한다노비치(Samir Handanovic) 골키퍼의 품에 안기는 것을 보며, 나는 센터서클 안에서 잠깐 머무르다가 센터백의 복귀와 동시에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이제 다시, 인테르의 빌드업이 시작된다.
.
(한희준) – KBS 해설위원
“오늘도 역시 김다온 선수의 위치 이동이 굉장히 활발합니다. 기본적으로 쓰리백의 오른쪽 윙백으로 뛰고 있지만, 사실상 프리롤이나 다름없거든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김다온 선수를 얼마나 신뢰하는지가 이런 것으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형돈) – KBS 아나운서
“그렇습니다. 가리 메델. 볼을 왼쪽으로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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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까지 말한 공격 전개 외에도, 펩이 오늘 쓰리백을 선택한 것엔 다른 이유도 있다.
만치니의 인테르는 4-3-1-2나 4-4-2 다이아몬드 혹은 4-4-2 Double 6와 같은 전술을 보편적으로 사용했는데, 이것들의 장점은 공격수가 둘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투톱은 포백의 센터백 라인을 파훼하는 것에 장점이 있고, 거기다 인테르의 공격수는 라인 파괴에 일가견이 있는 마우로 이카르디(Mauro Icardi)였다.
하지만 오늘처럼 세 명의 센터백을 두어 좌우의 둘을 스토퍼(Stopper) 형태로 쓰게 되면, 이카르디가 앞선을 돌파해도 뒤에 바트슈투버를 따돌려야 한다.
게다가 빌드업의 속도까지 빠르지 않아 오히려 공격수가 미드필드 지역 아래로 내려와야 하기까지 했다.
단순히 포메이션을 바꾼 것만으로, 상대의 커다란 무기 하나가 봉쇄된 셈이라는 거다.
‘이래서 펩의 축구가 재미있다는 거야.’
축구팬들은 흔히 상대를 전력 분석했다면 어째서 그 약점을 공략하는 축구를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축구감독의 99%는, 상대에 따라 전술을 매번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하나의 시즌 동안 서너 개의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스쿼드의 조합 때문일 때가 많고 전술적으로는 맥락이 거의 비슷했다.
나 역시 벤피카 시절 4-4-2 Double 6, 4-4-2 다이아몬드, 4-3-3 등을 경험했었지만, 이것들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는 기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펩은 달랐다.
‘완전히 다르지.’
직감에 따라 방향을 정해 달려 나가면서, 나는 계속 생각을 이어 나갔다.
그러니까, 펩의 축구가 재미있는 이유 말이다.
그가 사용하는 4-1-4-1이나 4-3-3과 같은 포백과 3-5-2나 3-4-3의 쓰리백은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축구다.
앞서 말한 포백이 현대 축구에 유행하는 것들을 고스란히 따른다면, 쓰리백 전술은 하나에서 열까지 ‘비엘사시즘’이 강조하는 요소들을 쫓으려고 한다.
이와 같은 것들에 따르자면 오늘 우린, 마르셀로 비엘사의 축구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조심해-! 뒤야-!”
“?!”
탁-!
“!!”
때때로 축구에선,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해도 감독이 바라는 전술에서 벗어난 행동은 질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오른쪽 풀백이 왼쪽 공격수 위치로 무작정 달려 나가 득점을 올린다고 해도 축구감독 대부분은 그 이유를 물으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측면 수비수의 역할은 맡은 지역의 사이드라인 주변을 봉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르셀로 비엘사의 철학에 따르면, 쓰리백 시스템 아래의 윙백은 꼭 측면만을 막을 필욘 없다.
오히려 전형을 3-3-1-3이나 3-3-3-1로 변화시키면서, 포백 시스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원의 힘을 보태 주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윙백인 내가 센터서클로 이동하여 볼을 가로챈다고 해도, 펩이 바라는 전술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리 메델(Gary Medel)이 코바치치에게 보내려고 했던 패스는, 지금 막 내게 차단이 되었다.
무게 중심이 공격 방향으로 쏠려 있던 코바치치는 바로 압박을 가해 오기 어려운 자세였고, 덕분에 손쉽게 주변을 벗어날 수 있었던 나는 다시 한번 앞으로 전진해 나아갔다.
지금 내 왼편엔 티아고가 있었고, 아마도 뒤쪽에서 알라바가 오버랩을 시도하고 있을 것이다.
당장 보이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렇지.
이쯤이면 알라바가 등장할 타이밍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떻게 딱 시간에 맞춰서 그가 내 시야 왼쪽 바깥쪽에서 나타나 점점 더 보기 좋은 위치로 움직였다.
자연히 인테르의 오른쪽 수비는 알라바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고, 이런 과정에서 벌어진 수비수 사이의 틈을 나는 놓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티아고와 괴체의 위치가 살짝 겹친다는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당장은 이게 최선의 판단이다.
팡-
굴려 보낸 축구공이 괴체에게로 향하고, 알라바의 오버랩이 만든 몇 m의 여유를 알고 있던 그는 곧바로 몸을 돌리면서 오른쪽을 바라봤다.
그곳엔 어느새 다시 오른쪽 측면 자원처럼 움직여 들어간 람이 있었다.
‘저기야, 마리오.’
파앙-
‘그렇지.’
알라바의 오버랩이 시작된 순간, 인테르의 수비 전형이 양쪽 측면을 모두 신경 쓸 수 없었던 건 이미 정해졌다.
왜냐하면 이들의 전술은 4-3-1-2고, 이 전형에서의 측면은 상당히 취약하다.
포백 앞의 세 명이 볼이 머무는 곳에 맞춰 움직이며 좌우의 미드필드를 사이드로 보내지만, 그런 만큼 방향 전환에 굉장히 취약하다.
지금 괴체의 패스가 좋았던 건, 아직 충분히 오른쪽으로 이동하지 못한 인테르의 수비를 흔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급한 이동에, 인테르의 라인은 뭉개진다.
오른쪽에서 다시 왼쪽으로 허둥지둥 움직이는 과정에서 그들은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를 놓치는 실책을 범했고, 침착했던 람의 크로스는 이번엔 제대로 연결이 되었다.
축구공이 태클을 하듯 오른발을 쭉 뻗은 레비의 오른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삑-! 삐?익!!
‘바로 이거야!’
오늘도 어김없이 전반전 이른 타이밍에 나온 선제득점.
나는 동료들이 기뻐하는 동안, 벤치를 바라봤다.
그러곤 손을 쭉 뻗어 펩을 가리킨 후, 입술을 살짝 내민 채 가슴팍을 회수한 오른손으로 두들겼다.
그런 뒤에는 가슴을 치며 두들기는 것과 앞쪽을 가리키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이런 어필도 했다.
‘내가 만든 거야. 내가 만든 거라고.’
이런 나를 보며 허탈하게 웃은 펩이 고개를 저었고, 난 그런 그를 향해 있는 힘껏 미소를 보내 주었다.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의 팬들 역시 그들이 준비한 구호를 열심히 외치면서 이곳을 우리의 홈그라운드로 만들어 주었다.
{“!@#@%-!! &&*&(-!!”)}
{“!@#@%-!! &&*&(-!!”)}
당연하게도, 뭐라는지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말이다.
전반전 14분.
우리는 편안하게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
작가의 말 ? 다행히 음성은 떴으나, 헬스장 문이 닫혔네요……. 강제 휴식인데, 홈트를 할지. 아니면 다른 헬스장 한 달 끊어서 보름이라도 다닐지 고민입니다.
운동 한 이틀 못 하면 강박증 오는데…….
뇌하수체 염증 때문에 아플 때도 그래서 힘들었다는 ㅜ
월요일입니다.
파이팅하시고.
아직 제 통조림은 13일 남았습니다.
ㅎ…….
내가 왜 한다……. 아니. 이게 아니지.
제가 참 잘한 것 같습니다.
^^
농담은 농담으로 봐주세욥-!
그럼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