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94)
493화 Internationaler (6)
로베르토 만치니가 김다온을 처음으로 알게 된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결승전 때였다.
당시 만치니는 맨체스터 시티로 영입할 브라질 선수를 찾기 위해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았었고, 피치에서 뛰는 김다온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
그랬다.
전술적 이해도나 기술보다 피지컬을 중시했던 만치니에겐, 빠르고 영리하기는 해도 신체적 역량이 도드라지지 않았던 김다온은 아무런 감흥도 불러일으킬 수 없는 선수였다.
그래서 그는 구단 수뇌부와의 미팅 자리에서도, 김다온에 대한 감상평을 단 한마디로 정리해 버렸었다.
[“그는 평생 EPL 레벨이 되지 못할 것이다.”]만치니의 이 말은, 조금씩 그의 능력에 회의를 느끼던 맨체스터 시티의 보드진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클럽의 미래를 펩 과르디올라에게 맡기기로 결정하고, 미팅을 통해 김다온의 영입이 그의 결정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도, 치키 베히리스타인은 다시 한번 김다온에 대한 질문을 던졌었다.
이는 2013년 4월의 일로, 맨체스터 시티는 이미 만치니를 해고하기로 결정한 뒤였다.
그리고 당시 김다온은 유로파리그 8강전에서 만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매치업 MVP를 차지하며, EPL 클럽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던 시기기도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왜 그에게 집착하죠? 저는 지금 고작 아시아의 풀백 따위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로빈 반 페르시. 다니엘레 데로시. 그들이 제가 원하는 선수죠.”]이 대화를 통해 치키는 로베르토 만치니가 김다온에 대한 지독한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선수가 국제적인(Internationaler/작자 주 : 독일어)명성을 얻어 나가고 있음에도, 경기를 지켜보려고 하지조차 않은 것에 실망해 버렸다.
감독실을 떠난 치키는 문을 나서자마자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말로 만치니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정확히 2주 후 만치니가 해고를 통보받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해임 지분에 김다온도 꽤 영향을 미쳤던 셈이다.
또 오늘.
“…….”
김다온은 한 번 더 만치니를 좌절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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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KBS 해설위원
“혹시나 시청자분들이 오해를 하실까 싶어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 김다온 선수가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김다온 선수는 분명 월드클래스 풀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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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지하오) – 중국 CCTV 해설위원
“이런 선수가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에겐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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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KBS 해설위원
“오늘 경기에서도 보면, 김다온 선수의 발자국이 굉장히 넓은 범위까지 찍혀 있을 거거든요? 일반적인 풀백의 히트맵과는 분명히 다를 겁니다. 이것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김다온 선수에게 굉장히 많은 역할을 맡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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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도 발라) – 이탈리아 Rai 1 해설위원
“저는 이 친구에게서 많은 이탈리아 선수들이 보입니다. 잔루카 페소토, 크리스티안 마지오와 같은 남자들이 말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면은 잔루카 잠브로타 같기도 합니다. 물론 제 말은 저 친구가 이들과 같은 레벨의 선수라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걸 증명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카시아노 피오리) – 이탈리아 Rai 코멘테이터
“그거 꽤 파장이 클 이야기 같은데요.”
(비발도 발라)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정말로 많은 이탈리아 남자들이 보여요. 일단 지금까진, 그는 안토넬로 쿠쿠레두에 가장 가깝습니다.”
(카시아노 피오리)
“아무래도, 우리의 비발도가 사랑에 빠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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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7분
인테르 밀란 0 : 3 바이에른 뮌헨
삐?익!!
휘슬을 분 주심이 교체를 알려오고 사이드라인을 흘끗 바라본 김다온이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자, 상하이 경기장의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내왔다.
대한민국의 풀백 역시 손을 들어 박수로 화답했고, 천천히 걷는 그에게서 만치니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EPL을 떠난 후 풍문을 통해 김다온의 이야기를 듣고 또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지켜보기는 했었지만, 실제 피치 위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된 그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는 거의 네 명의 인테르 선수를 상대했고, 한 차례의 돌파 허용을 제외한 모든 1:1 수비에서 승리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중앙으로 이동해 뮌헨의 빌드업에 관여했고, 본격적으로 측면에서 뛰기 시작한 후반전에는 아예 라인 한쪽을 접수해 버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후안 헤수스(Juan Jesus), 사피르 타이데르, 마테오 코바치치, 로드리고 팔라시오(Rodrigo Palacio)와 같은 남자들이 각각 한 차례씩 경고를 받기까지 했다.
“…….”
여전히 김다온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던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접수한 기억을 되짚어 나간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것과 같은 축구를 찾아낼 수 없었다.
첫 번째 인테르 감독 시절에 만났거나 마주했던 세계적인 풀백들의 플레이를 곱씹어 봐도, 오늘 김다온의 활약 일부를 할 수는 있었지만 전부 다 한꺼번에는 불가능했다.
문득 과거에 김다온을 언급했던 말들이 떠오른 로베르토 만치니가,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린다.
신이 아닌 이상 모든 선택에서 항상 올바를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엔 조금 많이 부끄러웠다.
잠시 후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린 그는, 선수단을 향한 기계적인 박수를 보내며 생각을 이어 갔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녀석이야.’
이것은 만치니 본인을 위한 자위(自慰)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경기 내내 한 고민의 결론이기도 했다.
설사 김다온이 당장 내일부터 인테르 소속이 된다고 해도, 그는 절대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보여 주는 축구와 같은 플레이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치니의 축구에서 풀백이란, 우선 수비를 단단히 가져가고 때에 따라 간헐적으로 오버랩을 나서는 정통적인 가치관에 입각한 포지션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팀의 풀백이 홀로 라인을 이탈해, 피치 이곳저곳으로 뛰어다니는 플레이를 원하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녀석을 영입한다면, 그건 과소비가 되겠지.’
현실적으로도 인테르가 김다온을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었지만, 상상으로나마 생각을 했던 만치니는 단지 어울리지 않는 것뿐이라며 결론을 내리기로 한다.
이렇게, 현대 축구의 전술적 발전은 더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던 한 감독의 조금은 서글픈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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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Audi Summer Cup)
인테르 밀란 0 : 3 바이에른 뮌헨
[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14분(필리프 람), 후반 07분(제롬 보아텡)베르나르두 실바 : 후반 20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김다온 ? 74분 출전
***
[로베르토 만치니, “친선전이었다지만, 김다온의 플레이는 정말로 훌륭했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적인 레벨의 축구 선수다.” – 델로 스포르트/2015.07.22.(오전)] [경기가 끝난 후, 김다온을 상대하는 일이 가장 까다로웠음을 인정한 인테르의 선수들. – OSEM/2015.07.22.(오전)]? 가리 메델, “김다온으로 인해 뮌헨은 마치, 12명이나 13명의 선수가 뛰는 것 같았다.”
? 후안 헤수스. “수비적으로도 이미 완벽한 레벨이었다.”
? 마테오 코바치치, “굉장했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데, 마치 그 혼자 5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뛰는 선수 같았다. 풀백이 이런 레벨의 플레이를 보여 주게 되면, 나머지 선수들은 플레이가 굉장히 편안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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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영입을 원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데일리 미러/2015.07.23.(오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드 에드워드가 김다온의 영입을 위한 자금 마련을 시작했다. 그들은 김다온의 영입을 위해 1억 3,600만 유로(약 1,873억 원)를 투자할 의사가 있다. – 가디언/2015.07.23.(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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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3. 경기 결과(Audi Summer Cup)
광저우 에버그란데 0 : 2 바이에른 뮌헨
[골] 김다온 : 전반 22분(F.K), 후반 30분(F.K)김다온 ? 80분 출전(2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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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빠르게 차단한 바이에른 뮌헨.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중국 투어 도중, “김다온의 적정 이적료는 4억 유로.”라며 사실상의 이적 불가를 선언했다. – ARD/2015.07.24.(오전)]***
【중국 시각】 2015년 7월 24일. 광동 지방, 중국. 바이윈, 광저우.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Guangzhou Baiyun International Airport. Baiyun, Guangzhou, Guangdong Province, China).
중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우린 입국 당시만큼이나 가득한 인파 속에서 출국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다온 선수우우-!!!]“응?”
전용기 탑승을 동료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을 무렵, 어딘가에서 한국어가 들려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투어 기간 동안에도 나는 무척 많은 숫자의 한국인들을 만났는데, 가능하면 최대한 그들에겐 팬서비스를 해 주고자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잠깐만 있어 봐.”
“그래.”
베르나르두에게서 돌아서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손에 쥐고 간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를 향해 걸어간다.
그러자 곧바로 중국의 공안과 클럽이 고용한 보디가드가 제지를 해 왔다.
“사인만 해 드리고 올 거예요.”
“…….”
내가 가리키는 곳을 본 보디가드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 철저한 경호 아래 바리케이드의 앞쪽에 도착한 나는 남성에게서 대표팀 유니폼을 건네받았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경호요! 경호!]한 사람만 사인을 해 줄 수는 또 없었기에, 난 그렇게 스태프가 탑승을 알려올 때까지 열심히 펜을 움직였다.
나중에는 경호원도 포기했는지, 근처에서 대기하며 사인을 계속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다시 돌아가는 길.
“죄송해요.”
“…….”
난 말수가 없는 경호원에게 사과를 보냈다.
어쨌든 나 때문에, 경계를 해야 했으니까.
생각을 해 보니 이번 투어를 하면서, 이분의 목소리를 단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말을 걸어도 답해 주질 않는다.
“가자.”
“응.”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직전 순간까지, 이곳의 팬들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환호성을 보내왔다. 6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몸은 고되었지만, 기분이 좋은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팬들을 만난다는 건, 언제든 기분 좋은 일이었다.
“아~ 이제 좀 살겠다.”
“몇 시간이었지?”
“13시간. 잠이나 푹 자 두면 돼.”
실내로 가져온 가방을 위에다 넣어두고, 창가 좌석에 앉은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아영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나보다 조금 앞서 뮌헨에 도착했고, 짐을 정리한 후 그대로 잠든 것으로 알고 있었다.
“휴우~”
이제 우리의 다음 일정은, 홈그라운드인 뮌헨에서 또 다른 비공식 국제대회를 가지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아우디가 메인스폰서였고, ‘Audi Cup’으로 명명된 이 대회에는 우리 뮌헨을 포함한 레알 마드리드/토트넘 핫스퍼/AC 밀란과 같은 클럽이 함께한다.
뮌헨으로 돌아간 후 이틀 동안 휴가를 가질 예정이기에, 컵 대회 준비까진 약 일주일의 여유가 있었다.
‘그래도 재미있었어.’
창밖으로 보이는 활주로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나는 중국에서의 시간을 조용히 정리했다.
중간중간 틈이 날 때마다 시내로 나가 동료들과 쇼핑을 했는데, 독일로 들고 갈 것은 따로 챙겨 왔고 나머지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냈다.
우리 집과 처갓집에 똑같이 선물을 했고, 누나와 처제들에게 줄 선물도 따로 챙겨서 국제배송을 부탁했다.
“흐아-!”
잘 참아 왔던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와 나는 손을 높이 뻗으며 길게 하품을 했다.
[어우- 죽겠다.]한시라도 빨리 잠이 들고 싶었지만, 일단 이륙을 해야 잠을 청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곁에 앉은 베르나르두는 벌써 꿈나라행이다.
하여간 정말 잘 잔다니까.
어떨 땐 존경스러웠다.
‘깨울까?’
괜한 심보가 나 베르나루드를 깨우는 걸 잠깐 고민했지만, 완전히 곯아떨어진 얼굴을 보니 금세 또 마음이 약해졌다.
때마침 전용기의 바퀴도 굴러갔고, 난 조용히 운이 좋았다고 말해 준 뒤에 의자를 뒤로 젖혔다.
조금씩 속도를 더해 가기 시작한 비행기가, 가슴이 쑥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지면에서 멀어진다.
***
2015년 7월 25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캠퍼스. 에티하드 스타디움. 프런트 오피스, 회장실.
클럽의 미래가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하게 된 가운데, [“현재 소속 클럽에 충실하겠다.”]는 그의 말에 따라 맨시티의 보드진 역시 현실에 충실하고 있었다.
실망스러웠던 지난 시즌의 성적표를 받아 든 후, 많은 이들의 예상처럼 1억 유로가 넘는 자금을 준비했던 것이다.
선수단을 정리하며 얻은 자금 역시, 전부 영입에 그대로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맨체스터 시티는 총 4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부족한 홈그로운 숫자를 채워 주는 이적들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는 최소 두 명을 더 노리고 있었다.
“펩 과르디올라가 선호할 만한 영입일세.”
“음- 그럼, 뭐가 문제지?”
“결국은 돈이지. 발렌시아와 볼프스부르크 모두 한껏 배짱을 부리고 있어.”
“…….”
맨체스터 시티가 2014년 여름 이적 시장을 조용하게 넘어간 것은, FFP의 제재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3년을 정산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재는 제재를 피할 수 있었지만, 다시 또 많은 자금을 풀게 되면 2016년 여름에 다시 징계를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맨체스터 시티는, 김다온의 영입에 필요한 만큼의 재정적 여유를 남겨 둬야만 했다.
“UEFA와 대화를 해 볼 시점이로군.”
“약속을 잡을까?”
“아니. 자네가 움직여 봤자 좋을 건 없어. 내가 따로 일을 진행하지. 그런 건 예전부터 내 역할이었으니까 말이야.”
만수르의 말에, 칼둔이 고개를 끄덕인다.
“UEFA는 별문제가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게. 펩이 선호할 만한 영입이라면, 망설일 이유는 없어.”
“그러지. 그나저나.”
“응?”
“그 인터뷰는 보았나? 4억 유로라더군.”
“아- 하하하하. 그래. 보았지.”
매년 여름 공식처럼 돌아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김다온을 향한 구애.
그에 대한 루메니게의 답변인 4억 유로(약 5,511억 원)는 말은, 단순한 NFS(Not For Sale) 선언으로 보기엔 너무 구체적인 액수였다.
3억 유로나 5억 유로를 불렀다면 느낌이 많이 달랐겠지만, 그 중간인 4억 유로라는 말에 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흐르던 군침을 닦아 냈다는 풍문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다.
이미 페레스는 2013년 여름 김다온의 영입을 시도했었고, 이듬해 봄 김다온이 영웅적인 활약으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내자 단장을 잘라 버린 것은 유명한 일화였다.
김다온의 영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챔피언스 리그 4강전 탈락으로 물은 셈인데, 사실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실패가 원인이라는 게 올바른 생각이었다.
“그래도 페레스라면 틀림없이 뮌헨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걸세.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우리도 참가했어야 한다고 보나?”
“뭐? 아우디 컵?”
“그래.”
잠깐 생각을 하던 만수르가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미 이뤄진 합의는 어떤 식으로든 티가 났을 거야. 굳이 시끄러운 일을 만들 필요는 없지.”
“그렇군.”
“그래. 그리고 어차피, 다온은 레알 마드리드로 향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곳엔 펩이 없기 때문일세.”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김다온은 수많은 부유한 클럽들과 링크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하여, 레알 마드리드, PSG와 같은 클럽이 김다온의 영입을 시도 중이라는 말들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99% 거짓임이 분명했지만, 1%의 진실은 그들이 실제로 김다온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걸 말해 주고 있었다.
바로 그 때문에, 칼둔은 조금이지만 불안했던 것이다.
이적 시장이야 본래부터 한 치 앞도 보기 힘들었고, 전날의 구두 합의가 다음 날에 뒤집어져 라이벌 클럽이나 다른 국가로 선수를 빼앗기는 경우 역시 허다했다.
게다가 이미 한 번, 맨체스터 시티는 이런 경쟁에서 패배를 한 경험이 있었다.
물론 당시는 펩 과르디올라를 영입하기 위해 김다온을 노리는 성격이 짙었다면, 지금은 차기 감독과 클럽이 모두 바라는 영입으로써 접근하고 있다.
그 중요도는 최상급.
당연히 칼둔에게도, 작은 소문 하나까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친구의 모습에, 칼둔은 심란한 마음을 버리고 다시 일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그럼, 양 클럽에 최후통첩을 보내지.”
“그렇게 하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네. 우리에게 중요한 건, 바라는 미래를 이 클럽에 데려올 수 있느냐 뿐이야.”
“명심하지.”
“그래.”
중국 투어를 통해 드러난 김다온의 놀라운 상품성이, 벌써부터 그의 다음 행선지에 대한 불길을 당기고 있었다.
그러나 당사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건, 이번 이적은 어디까지나 김다온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다.
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조금 남겨 두고, 유럽 축구의 모든 클럽은 그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언제나 그래 왔던 것처럼.
***
[2015 Audi Cup 일정 ? 빌트]? 2015.08.03. 준결승전
바이에른 뮌헨 VS AC 밀란
레알 마드리드 VS 토트넘 핫스퍼
? 2015.08.05. 3/4위전
준결승 패배팀 1 VS 준결승 패배팀 2
? 2015.08.06. 결승전
준결승 승리팀 1 VS 준결승 승리팀 2
***
작가의 말 ? 아우, 지금이 5/18 오전 8:19분이네요. 작업하고 한 편 끝내 놓고 점심 먹고 다시 글 써야지 하다가. 경남 진주 쪽 사는 불알친구 모친상이 터져 가지고 밤새 곁을 지키다가 이제 집에 왔습니다.
한숨 푹 자고 다시 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 같네요.
금일 한 편 송구스럽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지라.
내일 다시 2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