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95)
494화 Internationaler (7)
[Willkommen in Munchen!! – 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2015.07.26.(오전)] [Offiziel(오피셜) : Artur Vidal nach Munchen. – 키커/2015.07.26.(오전)] [바이에른 뮌헨이 유벤투스의 미드필드, 아르투로 비달의 영입에 성공했다. – BBC/2015.07.26.(오전)] [아르투르 비달의 영입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은 약 4천만 유로를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비달의 계약 기간은 4+1년이며, 마지막 해에 클럽 권한의 계약 연장 조항이 붙어 있다. – AP/2015.07.26.(오전)***
※ 아르투로 비달의 입단 인터뷰
-> 일시 : 2015.07.26. 진행
-> 장소 : 바이에른 뮌헨 클럽하우스 내 컨퍼런스 룸
From. 키커
On. 뮌헨에 합류한 소감과 이유
“무척 기쁘다. 내 축구 인생에 있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스스로 더 나은 선수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 챔피언스 리그 우승처럼 중요한 타이틀이 필요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를 위한 최고의 팀이었다.”
On. 새로운 클럽에서의 목표
“작년 트레블을 거의 할 뻔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정복하지는 못했다. 무척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그래서 뮌헨에서는 모든 것을 다 이루기를 원한다. 그것이 내 목표고, 이곳에 있는 동안 매 시즌 항상 최고가 되고 싶다.”
From. 빌트
On. 분데스리가로 돌아왔다
“이 리그에서 다시 뛰게 되어 무척 흥분된다. 레버쿠젠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곳에서는 다를 것이다.”
From. ARD
On. 뮌헨에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보나
“음- 그건 차차 대화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웃음)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이곳엔 세계 최고의 감독과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있다. 팀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헌신할 준비 역시도 되어 있다.”
From. 풋볼베스트일레븐(한국)
On. 한국 기자다, 다온을 알고 있나
“물론이다. 사실, 뮌헨으로의 이적을 결정지을 때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 가장 먼저 보고 싶은 남자였다. 지난 2년 동안 챔피언스 리그에서 정말 엄청난 활약을 하지 않았나? 그는 세계적인 레벨이다. 그리고 나는 그가 뛰는 방식을 좋아한다.”
From. 쥐트도이체 차이퉁
On. 펩 과르디올라에 대해
“말해서 뭐 하겠나. 그는 세계 최고의 감독이고, 모든 선수들이 한 번쯤 함께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나 역시 그에게 축구를 배우는 순간을 무척 기다리고 있다.”
***
2015년 7월 27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이틀 전 뮌헨의 집으로 돌아와 아영이를 안았을 때, 나는 비로소 집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집보다 좋은 건 없다니까.”
“중국이 독일보다 훨씬 더 한국에 가까운 건 알지?”
“그래서?”
어깨를 으쓱한 베르나르두가 샐러드를 입 안으로 가져가고, 피식한 나 역시 눈앞에 놓인 음식에 손을 뻗었다.
저 앞쪽에서, 익숙한 얼굴이 걸어오고 있다.
“…….”
드르르륵-
“!!”
더글라스 코스타가 의자에 앉으려던 순간, 나는 발을 슬쩍 뻗어 그것을 옆으로 밀어 버렸다. 그러자 움찔한 녀석이 나를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그것을 가볍게 웃음으로 받아넘겼고, 주먹을 앞으로 뻗어 코스타에게 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이야, 아미고. 독일어 공부는 잘돼 가?] [아니. 너무 어려워. 넌 어떻게 한 거야?] [뭐가?] [다들 그러더라. 2달이 조금 넘었을 때, 독일어로 얼추 대화할 수 있었다면서?] [응. 그게 왜?]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냐는 코스타의 시선을 가볍게 외면하며, 나는 훌륭한 선생님을 둔 것이니 의심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잘 따르라고 말했다.
그러자 코스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혼잣말로 할 게 너무 많다고 툴툴댔다.
본인이 축구에 워낙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 보니, 정작 다른 할 것들을 챙기지 못한다는 것은 모르는가 보다.
당연히 축구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러기 위해 다른 것들을 선행해야 한다면 스스로 조율을 할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코스타는 휴가를 얻은 어제와 그제에도, 홀로 클럽하우스로 출근하여 별도의 개인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이제 확실히 우등생은 양보해야 할 것 같다.
나보다 더 독한 놈이 왔네.
“이봐. 저기를 좀 봐.”
“응? 오-! 새로운 녀석이잖아.”
“내 말이.”
식당으로 들어서는 입구 쪽에서 아르투로 비달이 환한 얼굴로 등장했다. 22일 메디컬테스트를 거친 뒤, 나흘이 더 지난 어제 입단식을 치렀다.
투어 중이라 클럽의 중요한 관계자들이 몽땅 중국에 있었기 때문이다.
볼파르트 클리닉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실시한 것도, 박사님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거라고 본다.
비록 좋지 못한 모양새로 이별하긴 했지만, 여전히 우린 볼파르트 클리닉과 인연을 이어 나가고는 있다.
“그거 알아?”
“뭐?”
“쟤 별명도 왕(Rei)이야.”
“그래? 뭐.”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제발, 베르나르두. 여기에서는 그 누구도 나를 왕이라고 부르지 않아.”
모르는 척하기는 했지만, 아르투로 비달의 별명이 ‘Rey Arturo’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새로운 동료라, 이런저런 검색을 해 봤기 때문이다.
다만 이 별명이 포르투갈어가 아닌 스페인어였기에, 철자는 조금 달랐다.
“그리고 딱히 관심도 없고.”
“진짜?”
“응.”
지금도 어리기는 하지만, 좀 더 철이 없었을 때에는 왕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었던 나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내 스스로 더 나은 축구 선수가 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 이쪽으로 온다.”
“…….”
입구 쪽 테이블부터 하나하나 돌아가며 인사를 건넨 비달이, 이번엔 우리가 앉은 곳으로 다가왔다.
아니 그냥 온 게 아니라,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아 버리기까지 했다.
본래 저 자리는 키미히의 것이었지만, 녀석은 비달이 앉는 것을 보더니 접시를 가지고 슬그머니 움직여 한 자리가 비어 있는 람의 테이블로 가 앉았다.
본래는 저곳이 비달의 자리인데 말이다.
특별히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안녕.”
“안녕. 독일어는 기억하고 있어?”
“하하. 처음엔 조금 그랬는데 말이야. 그래도 며칠 있으니까, 기억이 떠오르지 뭐야.”
“그거 잘 됐네.”
미소를 지어 보인 내가 먼저 손을 뻗었고, 비달 역시 환한 얼굴로 악수를 해 왔다. 그런 뒤에는 차례대로 코스타, 베르타르두와도 인사를 나눴다.
일단 첫 인상을 말해 보자면, 상남자 같은 외모와는 달리 목소리가 무척 가늘다는 것이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보이는 문신이 인상 깊었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유벤투스라고 써져 있는 것 같았다.
“응? 아, 이거?”
“유벤투스네. 맞지?”
“어, 정확해.”
“문신을 새길 정도로 애착이 있는 곳이었던 거야? 그런데 이적을 택했고?”
“하하.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건 이해해.”
약간은 어색한 미소.
딱히 뭐라고 하려던 것은 아닌데 말이다.
“그런 성격이라서 말이야. 내가 몸 담은 곳은 어디든, 거긴 내 집이나 마찬가지거든. 그리고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내 가족이고. 무슨 말인지 이해해?”
“응. 완벽히 이해했어.”
“좋아. 잘 됐네. 엉덩이가 가벼운 남자로 보이고 싶지는 않았거든 말이야. 큭큭큭큭.”
사실 비달은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는 꽤나 사건사고가 많은 남자다.
그라운드 내에서도 상당히 거친 플레이를 하는 선수지만, 밖에서 벌이는 행적들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14/15 시즌이 끝나고 치러진 코파아메리카 때, 휴식일에 카지노를 갔다가 음주 운전 사고를 내며 큰 문제를 일으켰다.
더구나 보조석에는 임신한 비달의 아내가 타고 있었고, 검문을 하는 경찰에게 [“날 잡아 가두겠다고? 그럼 칠레 축구는 끝장이야! 그런데도 이 몸을 잡겠다는 거야, 이 개새끼야!!”]라 소리 지르기도 했다.
그러고도 화가 풀리지 않은 듯, 경찰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난 칠레의 비달이야!!”]라고 외치기까지 했다.
자국에서 개최가 된 대회에서 이런 문제를 일으켰다면 응당 징계가 되어야 했지만, 칠레 축구 협회와 감독은 실수였을 뿐이었다며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았다.
그걸 보았을 때 난, 한국은 정말 양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당시는 비달과 한 팀에서 뛰게 될 줄은 몰랐다.
인간사 한 치 앞도 볼 수 없다고.
“아무튼, 너랑 진짜 뛰고 싶었어.”
“이런, 제기랄. 남자한테 고백받는 건 참 별론데.”
“파핫-! 뭐?! 너 진짜 재미있는데? 아니면 미쳤거나. 뭐가 되었든 마음에 들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남자한테 받는 애정은 사양할게.”
“큭큭큭. 그거 알아?”
“?”
“머잖아 너는 날 좋아하게 될 거야.”
“뭐, 그러든지.”
내 심드렁한 태도가 오히려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 비달은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살짝 두들기며 앞으로 계속 이 자리에 앉겠다고 선언을 해 버렸다.
그러자 베르나르두와 코스타가 동시에, ‘정말 괜찮겠어?’라는 눈빛을 보내왔다.
하지만 이건 내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다.
“펩이다.”
“오-”
테이블 좌석을 결정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 식당 안으로 들어섰고, 람의 테이블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던 펩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내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나와 눈을 마주치면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한 시선을 보내왔다.
‘내가 알겠어요.’
입술을 살짝 내밀면서 어깨를 으쓱하자, 피식하고 웃어 보인 펩이 이쪽으로 걸어왔다.
“반갑군. 아르투로? 비달? 어떤 게 편한가?”
“비달이 나아요. 반가워요, 펩.”
“그래. 나중에 따로 만나지.”
“네.”
펩은 비달이 이 자리에 앉는 게 괜찮은 것 같았다.
이로써, 키미히는 저쪽이 됐다.
“그래서? 좀 알려줘 봐.”
“뭘?”
“여긴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 거야? 일정표를 받아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잖아.”
“아, 그거라면.”
어느새 나는 자연스럽게, 새롭게 합류한 이들에게 뮌헨을 설명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 테이블에서 내가 가장 뮌헨에서 오래 뛴 사람이니만큼,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베르나르두와 코스타가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건 조금 그랬다.
그래서.
“에-이!!”
나는 베르나르두 접시에 하나 남은 소시지를 빼앗고, 코스타에게 독일어 숙제를 전부 다 했는지를 물었다.
[제발, 아침부터 스트레스 주지 말아 줄래?]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 3개월이 유예 기간인 것 알지? 그게 지나면, 포르투갈어를 하는 즉시 벌금이야.] [하아~ 그래, 그래. 나중에 할게.] [그래야지.]둘을 괴롭히고 나자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 건, 내 안에 조금 못된 나가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큭큭큭큭. 마음에 들어.”
“…….”
아르투로 비달은 마음에 든다 말하고 있다.
아, 집착은 정말 싫은데.
그렇지만 더 좋아할 게 뻔했던지라, 나는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도로 삼키고자 음식을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와삭- 와삭-
신선한 야채를 씹으면서, 나는 이렇게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
2015년 8월 1일. 티레니아해 상공(Over Tyrrhenian sea).
300만 유로의 우승 상금이 걸린 ‘Audi Cup’ 참여코자,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과 스태프가 훈련 후 전용기를 통해 뮌헨으로 향하고 있다.
“……감독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감독?”
“의아하신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허-! 감독이라니. 들어 본 적 없어.”
“…….”
이번 뮌헨 원정길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동행중이다.
그는 수석 디렉터인 호세 마누엘 브리오네스(Jose Manuel Briones), 수석 스카우트 팀장인 루이스 미겔 리바(Luis Miguel Riba)와 함께, 바이에른 주(州)에 있는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을 찾을 예정이었다.
이유는 2015/16 시즌 겨울 혹은 2016/17 여름 이적 시장 때 김다온을 레알 마드리드로 영입하기 위함이다.
지난 시즌 같은 포지션의 다닐루를 FC 포르투에서 3,150만 유로(약 434억 원)로 영입하긴 했지만, 사실상 돈을 허공에 쓴 셈이 되어 버리고야 말았다.
다닐루는 2014/15 시즌 스페인 라리가 전반기 워스트 11에 포함되는 등. 포르투갈 리그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은 스페인 리그의 공격수를 전혀 막아 내지 못한 것이다.
결국, 레알은 1년 만에 다닐루의 방출을 결정했다.
물론 다가올 2015/16 시즌까지는 신뢰를 보내 보겠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다닐루를 방출하고 김다온을 팀의 오른쪽 풀백으로 두는 게 가장 최선이었다.
그래서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바이에른 뮌헨에 줄 1억 5천만 유로의 이적료를 별도로 준비해 두었다.
만약 이번 에이전시와의 미팅을 통해 선수와의 창구를 열 수만 있다면, 물량공세로 김다온을 설득할 수 있을 거란 확신 역시도 가지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마찬가지로 이미 한 차례의 실패를 맛본 이들이었기에, 이번만큼은 실패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
한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벽에 가로막힌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가 라파를 좋아할 거라고 보나?”
“…….”
“빌어먹을.”
브리오네스가 고개를 가로젓자, 인상을 잔뜩 찌푸린 페레스가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플로네티노 페레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이 좌절된 직후, 클럽의 감독이던 카를로 안첼로티를 찾아 해임을 직접 통보했다.
조금씩 기량이 떨어지는 게 보이기 시작한 호날두를 대신하여, 가레스 베일을 새로운 클럽의 리더로 두는 것을 두고 충돌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페레스는 가레스 베일과 자주 골프를 다니며, 팀의 모든 부분을 그에게 맞출 거라고 공언을 했었다.
하지만 카를로 안첼로티는 선수 선발과 전술은 감독의 전적인 영역이라 믿는 남자였고, 1:2로 패배한 발렌시아와의 리그 17라운드에서 페레스와 충돌을 했다.
안첼로티는 역전을 허용당한 상황에서 베일의 경기력에 불만이 있었고, 그를 헤세(Jese)와 교체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결국 패배를 피하지는 못했다.
이튿날 클럽의 감독을 회장실로 부른 페레스는 자신의 불만을 뚜렷하게 표현했지만, 정작 안첼로티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명확히 선을 그어 버렸다.
[“어제 베일을 교체한 것은 전부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호날두가 더 좋은 선수입니다. 베일도 훌륭하지만, 그는 훈련 때 성실하지 않고 시즌을 일관되게 뛸 수 있을 만큼 자기관리도 되지 않습니다.”]충분한 근거가 있는 말이었지만, 페레스는 자신에게 반기를 든다고 생각해 안첼로티를 해고할 결심을 굳혔다.
그리고 이후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호세 마누엘 브리오네스로 하여금, 가레스 베일을 팀의 리더로 만들어 줄 ‘말 잘 듣는’ 감독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축구에 있어 중요한 건 ‘전술’이 아닌 ‘선수의 명성과 실력’이라고 믿는 플로렌티노 페레스에겐, 나폴리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던 라파 베니테즈는 무척 적합한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선수들에게 선호받는 감독은 아니었다.
“돈이 아닌 감독이라고?”
몇 번씩이나 같은 의문을 반복하는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뮌헨에 도착하는 비행 내내 어처구니없어하며 주기적으로 스스로에게 되묻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은 도무지 스스로 납득을 할 수 없었다.
“감독이라고?”
그저 마지막까지, 노력을 해 볼 뿐이다.
***
2015년 8월 2일. 82031 바이에른, 독일. 그륀발트 바바리아필름플라츠 7.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
선수와 구단 사이에 있는 에이전시.
이들은 주로 ‘브리핑을 하는’ 쪽이었다.
특정 선수를 붙잡기 위해 회사의 현재와 비전에 대해 설명을 하는가 하면, 구단 관계자를 만나 보유한 선수를 홍보하는 영상을 틀거나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만약 클럽이 에이전시가 보유한 선수를 강하게 원한다면, 이런 관계는 매우 쉽게 역전이 된다.
바로 지금 아레나 11의 공동 창업자 비외른 비즈마와 토비아스 잔다르의 입장이 그랬다.
“얼마나 남았지?”
“들어와. 2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
“우리의 입장은 이야기했어?”
“응. 조금 있다가 요나스가 동석할 거야.”
“잘됐네.”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이 레알 마드리드의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보름쯤 전의 일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끝난 6월 초부터 많은 빅클럽이 김다온의 영입을 노린다는 루머는 있었지만, 실제 접촉으로 이어진 것은 레알 마드리드가 처음이었다.
그들은 바이에른 뮌헨을 설득한 자금은 충분하며, 중요한 것은 선수의 이적 의사라고 강조했다.
“다온은 알고 있지?”
“물론.”
“뭐라고 해?”
“뮌헨에게 말한 것과 똑같아.”
“감독이라. 라파 아니었어?”
“응. 맞아.”
“하-! 그거 어렵겠네.”
“그렇지.”
사실 아레나 11의 관계자들도, 이번 미팅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이어지진 못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단 선수 본인의 의사가 너무나도 명확했을뿐더러, 시즌 준비 도중 이적 문제로 간섭받는 일 역시 김다온이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었다.
과거 두 차례의 이적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그의 기준을 만들어 버린 셈이다.
“그래도 우리에겐 좋은 거잖아.”
“그렇지. 좋은 홍보 수단이 될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레나 11의 공동 창업자 두 사람이 미팅을 승낙한 건, 이거 자체로 에이전시의 홍보에 커다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명성과 관계된 부분으로, 추후 에이전시가 선수와 계약을 따냄에 있어 도움이 될 게 틀림없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직접 미팅을 위해 방문할 만큼, 에이전시가 신뢰할 만한 곳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미팅 자체만으로 들떠 있었다.
“요나스의 말이 맞았어.”
“그러니까 말이야. 그는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어.”
“중국 미팅 봤지? 그 뒤에 정말 엄청나.”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건 오히려 다온이 한국인이라 가능한 일이었어. 고국을 넘어, 아시아의 우상이 된 셈이니까. 앞으로 그의 위상은 달라질 거야.”
“어떻게?”
“글쎄. 이젠 정말로 국제적으로 놀겠지.”
“…….”
국제적(Internationaler)이 된다는 것.
이는 지난 2014 발롱도르를 비롯해, 그동안 김다온이 유럽무대에서 받아 온 은근한 차별과 저평가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아시아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품에겐,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은 중국 투어를 단순한 클럽 마케팅으로만 생각했지만, 정작 바이에른 뮌헨이 추구한 클럽의 국제화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건 김다온이었다.
똑똑똑-
“사장님? 그들이 왔어요.”
다급한 노크 소리 후 잔뜩 상기된 여직원이 문을 열며 이들에게 말하고, 서로 눈빛을 교환한 두 남자는 당당한 태도를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을 맞이하기로 결정한다.
이젠 그들 역시, 염연한 국제적 에이전시가 되었으니까.
스포츠 산업에서 명성을 더해 간다는 건, 그것으로 인해 짊어지게 될 책임 이상의 혜택을 손에 쥐는 것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