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98)
497화 De amigos a rivais (3)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인 바이에른 뮌헨에겐, AC 밀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어린아이에게서 포크를 빼앗는 것만큼이나 무척 쉬운 일이었다. – ESPN/2015.08.03.(저녁)] [3, 4위전으로 밀려나 토트넘과 경기를 치르게 될 AC 밀란.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전은 8월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tz/2015.08.03.(저녁)]***
2015년 8월 4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Audi Cup’ 준결승전 경기가 끝난 다음 날, 반가운 얼굴이 우리 뮌헨의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에-이! 친구들!”
“이게 누구야!”
“그 못생긴 얼굴들을 TV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까 더 못생겼는데?”
“뭐?!”
“큭큭큭큭. 농담이야. 그리웠어.”
작년 월드컵이 끝나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던 토니 크로스가, 훈련이 끝나고 그를 기다리던 우리와 만나 하나하나 포옹을 나눴다.
지금 이곳엔 토니와 함께 뛰었던 이들만이 남았고, 그러지 않은 이들은 전부 다 퇴근을 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토니와 함께 시내로 나가, 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사까지 한 후에 각자 흩어질 계획이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차례를 기다리던 나는 앞으로 온 토니와 안았다.
“머리가 짧아졌는데?”
“응. 뮌헨을 떠나면서 스타일에 변화를 줘 봤지. 어때?”
“똑같지 뭐.”
“진짜?”
“응. 똑같이 병신 같아.”
“이봐-!!”
“큭큭큭.”
토니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55경기를 출전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각종 지표에 있어서도 리그 탑 클래스였고, 이곳에서 뛸 때에도 보여 주었던 한결같은 성실함은 벌써부터 팬들을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한 것을 생각해 보면, 이 친구가 있었다면 3년 연속 트레블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말인데.”
“응?”
“너도 4강에서 탈락해서 어찌나 다행인지. 하마터면 배가 아플 뻔했잖아.”
“뭐?! 넌 왜 이렇게 짓궂어진 거야?”
“난 원래이랬어.”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은 토니가 다른 친구들과도 인사를 나눴고, 우리는 그가 펩과 루메니게를 만나고 돌아올 때까지 식당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후 자리에는 동행하지 않을 예정인데, 괜한 잡음을 만들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곧 있어 토니가 식당으로 돌아왔고, 화장실을 간 제롬을 기다리는 동안 우린 테이블에서 잠깐 대화를 나눴다.
다른 사람 없이, 오직 우리 둘만.
“그래서? 넌 결정했어?”
“뭐가?”
“펩 말이야. 아직 재계약 소식은 없더라. 이제 1년도 안 남았잖아? 보통은 여름에 이야기가 나왔어야 했다고.”
“…….”
토니는 펩과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어, 뮌헨을 떠났었다.
“너도 계약이 얼마 안 남았지 않아?”
“3년. 정확히는 2년 10개월이지.”
“재계약 이야기가 있었겠네. 어땠어?”
“…….”
“그러지 말고. 우린 친구잖아. 안 그래?”
“아- 그거 반칙이라고.”
비겁하게도 친구라는 카드를 꺼내 든 토니의 앞에서, 나는 어느 정도 진실을 털어놓기로 했다.
“재계약 이야기는 있었어.”
“역시 그렇지?”
“응. 하지만 내가 거부했지. 이유는 너랑 같은 것 때문이야. 그래서 클럽에는 메시지를 전달해뒀어.”
“메시지? 어떤?”
“펩. 만약 그가 이곳에 없다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감독이 왔을 때에만 재계약을 할 거랬어.”
“아니면? 떠나고?”
“뭐, 그렇게 되겠지.”
사실은 펩 외에는 딱히 선호하는 감독이 없는 게 사실이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설령 조르제 제수스 감독님이 온다고 해도, 난 뮌헨을 떠나려고 할 것이다.
제수스 감독님의 축구는 매력적이지만, 지금의 나를 발전시키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포지션 축구, 하프스페이스, 비엘사시즘, 쓰리백 등.
현재 내가 경험 중인 이런 다양함이 줄어들게 된다면, 나는 금세 축구에 흥미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
“진짜?”
“응. 실은, 레알에서 뛰면서 딱히 행복하지는 않았거든. 그냥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나라에서의 삶이라는 게 좋았어.”
“……안첼로티는 어떤데?”
“하하. 카를로?”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잠깐 얼굴을 긁적인 토니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왔다.
그러곤 조금 은밀한 목소리로, 자신이 지난 시즌에 겪었던 카를로 안첼로티를 말해 주었다.
“그는 좋은 감독이야.”
“그래?”
“응. 하지만, 이곳과 같은 치열함이나 새로움은 없어. 그리고 훈련이 무척 짧아. 어떨 때에는 40분이면 끝나.”
“뭐? 40분? 진짜?”
“응. 그는 훈련을 짧게 가져가는 사람이야. 본래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던데, 다비데가 그의 오른팔이 되면서부터는 완전히 상황이 바뀌었어. 뭐라더라? 최소한의 훈련법이라나?”
다비데 안첼로티는 카를로 안첼로티의 아들로, 토니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큰 문제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정식 라이센스를 포함, 축구에 도움이 될 만한 어떠한 자격증도 없으면서 팀 훈련을 도맡았다.
“훈련용 피치를 점검하는 것도 다비데의 역할이었어. 그런데 있지? 진짜 뭐같이 못하더라.”
“…….”
다비데가 주장하고 카를로 안첼로티가 받아들인 훈련법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일단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따랐고, 시즌 초반 소시에다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연이어 패배를 하자 결국 호날두가 총대를 짊어졌다고 한다.
그는 다비데의 훈련 방식과 그의 능력에 불만을 표하는 한편,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을 끌어들임으로써 클럽 내에서의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보여 줬다.
결국 카를로 안첼로티는 예전의 훈련법으로 돌아갔고,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승승장구했지만 초반에 경험한 두 번의 패배를 결국 극복해 내지 못했다.
“무관도 무관이지만, 결국은 그게 문제였어.”
“다비데.”
“응. 다비데도 그렇고, 카를로는 너무 많은 자기 가족들을 클럽에 끌어들였어. 우리 팀 쉐프가 그의 사위였던 건 알아? 그 역시 어떠한 자격증도 없었어.”
“이런, 제기랄.”
“큭큭. 그래- 나도 조금은 뮌헨이 그립더라니까.”
“…….”
“응? 왜?”
지난 시즌 클럽 내에서 벌어졌던 일을 알지 못하는 토니였기에, 나 역시 그에게 설명을 해 주려고 했다.
하지만 제롬이 도착하며 대화는 중단이 됐고, 우린 서둘러 주차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토니 넌 어디에 탈 거야?”
“얘 옆자리에 탈게.”
“그래. 다온! 위치는 알지?”
“물론이지.”
탁-
탁-
토니와 함께 나란히 운전석과 보조석에 나눠 앉은 후, 나는 안전벨트를 매라는 말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남겼다.
“그거 알아?”
“응?”
“만약 카를로 안첼로티가 다음 뮌헨의 감독이 된다면, 난 기를 쓰고 여길 떠날 거야.”
“큭큭큭큭. 그 자체는 괜찮았대도.”
“제기랄, 토니.”
“?”
“꼭 감독만 중요한 건 아니니까.”
“??”
“일단 출발하자. 가면서 이야기를 해 줄게.”
감독이 아닌 주변 환경 역시, 지금의 내겐 미래에 있을 곳을 정해 두기 위한 중요한 요소였다.
지난 시즌 볼파르트 클리닉을 둘러싼 문제를 듣는 토니의 얼굴엔 놀라움이 피어났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말과 함께 한편으론 이해한다는 반응 역시도 보여 줬다.
“나는 처음에 레알이 이상한 줄 알았다니까.”
“큭큭큭. 그래- 그거 그랬겠다.”
“하아- 참 쉽지 않아. 안 그래?”
“그렇지. 우리의 삶에 관한 거잖아?”
이제는 같은 클럽에서 뛰지 않기에 오히려 더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
그것과 함께 예약해 둔 장소로 향하는 길은, 내게는 전날 조금은 지루했던 경기를 잊어버리게끔 만들어 주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나저나.
‘가족 축구라고?’
지금 막 내 마음속 ‘절대 같이하고 싶지 않은 감독 목록’에, 카를로 안첼로티의 이름이 올라갔다.
저 멀리, 익숙한 시내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
80331 뮌헨, 독일. 노이투름슈트라세 1. 만다린 오리엔탈 뮌헨(Mandarin Oriental Munchen. Neuurmstraße 1. 80331 Munchen, Germany).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이 묵고 있는 호텔의 카페 라운지에서, 클럽의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측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유는 며칠 전, 바이에른 주(州)의 한 에이전시 사무실에서 확답받은 내용 때문이었다.
“정말이었어. 정말 감독이었다고.”
“라파로는 힘들겠군요.”
“빌어먹을.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게 없군.”
아직 부임 후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라파 베니네스는 선수단 곳곳에서 충돌을 하고 있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문제야 클럽의 의도가 들어 있는 것이었으니 그렇다 쳐도, 외의 다른 선수와도 벌써부터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문제였다.
시즌 개막 전인데도 이렇다면, 시즌 개막 후에는 걷잡을 수 없게 일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가레스 베일’을 현재 호날두의 위치로 끌어올리는 것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다른 부분을 살피지 못했던 탓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베니테스를 해고할 수는 없었다. 그저 승리와 함께, 긍정적으로 일이 풀리기를 바라는 게 이들이 할 수 있는 전부가 됐다.
“응?”
“왜 그러나?”
“저기. 호날두가 오는군요.”
“…….”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고개를 돌린 곳엔, 다소 뚱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다시 스태프들을 바라본 페레스가 턱을 살짝 들어 올렸고, 고개를 끄덕인 이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며 남은 둘만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치른 4번의 친선 경기 동안, 단 103분밖에 출전하지 못한 호날두는 불만이 많아 보였다.
모르는 척 페레스가 음료를 권하지만, 이를 사양한 호날두가 분명한 어조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한다.
“저는 더 많이 뛰어야 해요.”
“나보고 어쩌라는 건가?”
“장난하지 말자고요. 당신이 제가 아닌 가레스를 클럽의 얼굴로 삼고 싶어 하는 건 모두가 아는 일이니까. 둘이서 골프를 하면서 매번 그 이야기를 한다면서요?”
“하-! 그런 헛소문을 믿는 건가?”
짐짓 잡아떼는 페레스였지만, 그가 구단 운영만이 아니라 선수단의 구성과 선발명단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던 호날두는 잔뜩 불신하는 모습이었다.
본래는 나쁘지 않았던 둘의 관계였지만,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작년 실패의 원인 중 하나를 호날두에게 돌리면서 사정이 이렇게 바뀌어 버렸다.
클럽의 회장은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는 중이라 말했고, 선수는 라 리가와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에 오른 이가 어떻게 기량이 나쁘다 말을 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실제로 호날두는 작년 54경기에서 61골 22도움이란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코파 델 레이 우승 단 하나밖에 거두지 못한 클럽의 성적 앞에서, 아무리 개인 기록이 좋다고 한들 의미를 가지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 둘은 충돌하는 중이었고,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은 10분의 대화 뒤에 남은 것은 불쾌함이 전부였다.
“후우~ 빌어먹을 녀석 같으니.”
감정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낸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셔츠의 위쪽 버튼을 풀어 헤친다.
그러곤 휴대폰을 꺼내어, 어딘가에 있을 라파 베니테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바로.
호날두를 모레 경기에 투입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답장은, 머잖은 시간이 도착한다.
<참고하죠. – From. 라파 베니테스.
지난 5년 동안 주제 무리뉴와 카를로 안첼로티라는 주관이 뚜렷한 감독과 함께해 온 플로렌티노 페레스.
그리고 이 기간 라 리가/코파 델 레이/수페르 코파 에스파냐를 각각 한 차례씩 우승했을 뿐인 클럽을 위해, 그는 과거로 회귀하는 방법을 결정했다.
자신이 직접 나서 선수단 구성까지 관여하는, 비센테 델 보스케(Vicente del Bosque) 시절 이후로 말이다.
그러나 정작 이 기간(2003년~2006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는 수페르 코파 에스퍄냐를 한 차례 들어 올린 게 전부였다.
반면 같은 기간 무려 5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카를로스 케이로스(Carlos Queiroz)를 시작으로 그 누구도 1년을 버티지 못했고, 심지어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Jose Antonio Camacho)는 단 6경기 만에 짐을 싸야 했다.
심지어 카마초는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9번의 리그 우승과 2번의 UEFA 컵 우승을 이끈 영웅이었지만,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이를 전혀 존경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했던 건 그저, ‘얼마나 자신의 말을 충실히 따르느냐’에 있었다.
라파 베니테스를 감독으로 임명한 것도, 그가 맹목적인 충성을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김다온을 영입하기 위해 라파 베니테스를 해임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기회를 엿봐야겠어.”
“네, 회장님. 미디어를 잘 살피죠.”
“그러게나. 기왕이면 좋지 못한 성적에 과장된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어. 그래야 내게도 명분이 설 거니까.”
“네.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멋지군.”
항상 자신의 기분만이 중요했던 플로렌티노 페레스에겐, 행동과 철학의 일관성과 개연성이란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어쩌면 이 시대에서 믿기 힘든 성공을 거둔 이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적인 측면일 수도 있다.
***
2015년 8월 5일. 81479 뮌헨, 독일. 카루소베크 1C.
나는 그제 토니를 만났고, 또 오늘은 잠깐 알리안츠 아레나를 들려 흥민이 형을 응원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제로니모는 만나지 못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딸깍-
한참을 들여다보던 휴대폰의 화면을 끄며, 난 얼굴을 보기는커녕 목소리조차 듣지 못한 친구를 걱정했다.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고, 전화는 아까부터는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 베르나르두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의 대답만이 돌아왔던 터라, 답답함만 커졌을 뿐이다.
문득, 토니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그건 내가 아는 제로니모 베가라는 인물과는 전혀 다른 사람에 대한 묘사였다.
[“아무튼. 걔는 친구가 거의 없어. 있다면 그나마…… 나초? 알바로? 아, 그리고 헤세랑도 얘기는 조금 나누는 것 같고. 아무튼, 훈련을 뺀 시간에 녀석을 다른 자리에서 본 적이 없어.”]SL 벤피카 시절 함께했던 니모는, 조금 수줍음이 많기는 해도 순박하고 또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했다.
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에만 해도 꿈이 이뤄진 것에 기뻐하며, 아내와 가족을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끔 할 수 있게 된 것에 뿌듯해하던 녀석이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니모가 행복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고, 부침이 있었기는 해도 곧 극복할 거라 생각했다.
나 역시 이런저런 일들로 바쁘면서 연락이 조금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린 여전히 친구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휴우~ 니모야- 너 대체 뭐 하는 거냐?”
2층 테라스 난간에 팔을 올리고 기댄 채, 난 석양이 저물어가는 하늘을 보며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만약 녀석이 어떤 식으로든 변해 버렸다면, 과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본래라면 내일 있을 경기를 재회의 장으로 삼아 회포도 풀고 마음껏 즐길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니모가 우리는 친구가 아니라고 말할 것 같아 조금은 무서웠다.
아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그렇다.
드르르륵-
“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자, 아영이가 한참을 불렀는데 왜 대답이 없느냐고 말을 했다.
왜 그러냐고 묻자, 그녀는 내게 저녁을 먹을 시간이라고 했다. 내려오라고 전화를 걸었는데, 한참 동안이나 받지 않아 걱정돼서 직접 올라왔단다.
“아이구~ 그래떠요? 내가 걱정 되써요?”
“아이 진짜~ 지금은 안 돼~”
“왜? 뽀뽀만 할 건데?”
“뽀뽀만 안 할 거잖아.”
“아닌데?”
“……진짜?”
“아니. 다 할 거야.”
“아, 놔아~”
한참 장난을 치다 1층으로 내려와, 아영이와 마주 앉은 식탁에서 평범한 일상을 이어 간다.
걱정을 계속 해 봤자 답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기에, 내일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확인키로 했다.
기왕이면 니모가 선발로 나섰으면 좋겠고,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보여 주었던 플레이를 내 앞에서도 보여 주었으면 하는 게 나의 솔직한 바람이다.
“내일 경기장에 올 거야?”
“응. 당연하지.”
“혼자?”
“아니. 클라우디아가 같이 가자고 했어.”
“그거 잘됐네.”
“응.”
난 이런 시간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서로 달랐던 하루를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마무리하는 건, 내가 축구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이자 삶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이렇게 매일 사랑하고 또 사랑받을 수 있는 시간이 기다린다는 걸 알았기에, 타인에게도 그걸 나눠 줄 수 있었다.
그러니, 니모도 스페인에 나와 같은 시간들을 보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또 그가 우리가 함께했던 SL 벤피카에서의 시간을 기억해 주기를 원한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여전히 친구일 테니까 말이다.
연락이 꽤 오랫동안 닿지 않았던 것 따윈, 문제 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럴 거야, 분명.’
부디 이 모든 게, 나의 기우이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AC 밀란을 2:0으로 꺾은 토트넘이 2015 Audi Cup 3위를 차지했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2015.08.05.(오후)]***
2015년 8월 6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 시작 70분 전
바이에른 뮌헨 0 : 0 레알 마드리드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1-4-1/4-3-3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케일러 나바스
RB ? 김다온 / RB ? 다니엘 카르바할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세르히오 라모스
CB ? 제롬 보아텡 / CB ? 페페
LB ? 후안 베르나트 / CB ? 마르셀루
DM ? 아르투로 비달 / DM ? 토니 크로스
RA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이스코
CM ? 필리프 람 / CM ? 하메스 로드리게스
CM ? 티아고 / RW ? 가레스 베일
LAM ? 더글라스 코스타 / LW ? 제로니모 베가
ST ? 토마스 뮐러 / ST ? 헤세 로드리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