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09)
508화 Loyalitat (3)
※ 2015/16 챔피언스 리그 조별추첨 결과
Group A
PSG/레알 마드리드/샤르타르 도네츠크/말뫼
Group B
PSV/맨체스터 유나이티드/CSKA 모스크바/볼프스부르크
Group C
벤피카/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갈라타사라이/아스타나
Group D
유벤투스/맨체스터 시티/세비야/묀헨글라트바흐
Group E
바르셀로나/레버쿠젠/AS 로마/바테
Group F
바이에른 뮌헨/아스날/올림피아코스/디나모 자그레브
Group G
첼시/포르투/디나모 키예프/텔 아비브
Group H
제니트/발렌시아/리옹/헨트
***
※ 2015년 9월 대한민국 A매치 소집 명단(23인)
GK ? 김승규(울산), 권순태(전북), 김동준(연세대)
DF ? 김다온(뮌헨), 김창수(가시와),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광저우),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기희(전북), 홍철(수원), 김진수(호펜하엠)
MF ? 기성용(스완시), 이청용(벤피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도르트문트), 권창훈(수원), 김승대(포항), 남태희(레크위야), 한국영(카타르SC), 정우영(고베)
FW ? 손흥민(토트넘), 황의조(성남), 김신욱(울산)
감독 ? 호르헤 삼파올리
***
2015년 9월 1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트레이닝센터. 현무 구장.
거의 3개월 만에 찾은 고국이지만, 어제저녁 모처럼 엄마가 해 준 밥을 먹은 걸 빼면 한국에서의 하루는 어김없이 파주에서 시작되고 있다.
아침 일찍 파주에 입소한 뒤, 짐을 풀고 숙소 건물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월드컵 예선인 만큼 실험보다는 성과에 초점을 맞춘 선발이었고, 동아시안 컵에서 맹활약한 이들도 꾸준하게 대표팀 기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최근 리그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한 재성이 형이 휴식을 받은 것만 빼면, 가장 강한 팀이 꾸려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모르겐-!!”
“야-! 모르겐이 뭐냐? 굿모닝이지.”
“아이, 런던에 48시간 있었다고 벌써부터 영국인 티 내기야?”
“당연하지. 앞으로 굿모닝이라고 해.”
아까 숙소 건물에서 만나지 못한 흥민이 형은 그라운드로 나오고 나서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어? 뒤에.”
“응?”
그리고 또 하나, 대표팀엔 축하를 받을 만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보루센 할로-!”
주호 형은 이적 시장 마지막 날, 마인츠를 떠나 도르트문트로 이적하게 되었다.
위르겐 클롭의 뒤를 이어 도르트문트의 감독이 된 토마스 투헬의 직접적인 요청 때문에 이뤄진 이적이었고, 주호 형 역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되어 만족한 듯했다.
은퇴 후 행정가를 꿈꾸는 주호 형이기에, 규모가 큰 강팀의 운영을 배우는 게 이적의 진짜 이유였다.
다소 이르지만, 미래를 바라본 결정이었던 거다.
그래서 출전 자체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단다.
“야, 뭔 독일어야. 한국말로 해 한국말로.”
“아- 진짜. 다들 왜 그래~?”
오늘도 어김없이 티격태격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잠시 뒤 코칭스태프가 훈련장으로 들어서며 이번에 소집된 선수단 전체가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아침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한국 부임 기간이 길어지면서, 삼파올리 감독님은 간단한 회화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셨다.
가끔 인터뷰 때 한국어로 짓궂은 행동을 하기도 하셨고, 그런 장면들이 모아져서 대한축구협회 공식 소셜네트워크에 올라오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는 여전히 영어로 진행이 되며, 가끔 설명이 막힐 때면 스페인어도 튀어나왔다.
그래서 대표팀의 통역관은 최소 세 가지의 언어를 할 줄 알아야 했는데, 월드컵 후 새로운 통역관이 된 강동우 씨도 프랑스어까지 더한 4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물론 나야 따로 통역이 필요하지 않다.
감독님의 말은 전부 알아들을 수 있다.
[이번 두 경기는 무척 중요하다! 월드컵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지! 나는 너희들이 최선을 다해 훈련을 해 주기를 원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서 뛰어 주기를 바란다! 계속해서 말해 왔지만, 대표팀 유니폼은 많은 책임감을 함께 입는 것과 같다! 너희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또 너희를 가장 많이 응원해 주는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잊지 말도록!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치지 않는 거다! 두 번째도 또 세 번째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생활을 즐기도록!]실시간으로 이어졌던 통역이 끝난 후, 우린 다 함께 박수를 치는 것으로 2015년 9월 A매치 소집 일정을 시작했다.
유럽에서 뛰는 이들을 뺀 나머지가 27일부터 합숙하고 있던 상태였기에, 오전 훈련은 런닝과 스트레칭 이후부터는 이원화되었다.
우린 컨디셔닝을 끌어 올렸고, 한쪽에서는 레바논 원정을 대비했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모레 상대할 라오스는 전력의 차가 워낙에 크다 보니 내일 하루만 전력 분석을 할 계획이고, 남은 시간은 몽땅 레바논 원정에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협회에서 파견한 직원이 은밀하게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잔디에 장난질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02 월드컵을 전후하여 중동 국가들은, 한국이나 일본이 원정을 올 때면 의도적으로 잔디를 훼손하고 흙을 질퍽하게 만드는 식으로 핸디캡을 주었다.
FIFA의 규정에 이런 것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기에, 중동 쪽 국가끼리 아예 교보재를 만들었단 이야기도 있다.
과거에는 한국도 그라운드의 사정이 나쁜 편에 속하여 이런 행동은 의미가 없었지만,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오히려 약점이 되어 버린 셈이다.
그래서 우리도.
“아우- 질척거려. 이거 뭐야.”
오전 훈련과 점심 식사 또 휴식이라는 전형적인 일과를 치르고 난 후, 오후 훈련을 위해서 우리는 주작 구장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의도적인 관리 미비’가 이뤄지고 있는 그라운드로, 조건 자체를 중동 쪽과 비슷하게 만들어 둔 곳이다.
다만 부상의 우려가 있기에, 이곳에서의 훈련은 오전과 오후 중에 단 한 번. 그리고 강도 역시 높지 않게 진행된다.
다양한 종류의 패스와 약속한 패턴을 주고받으며 원정지에서의 플레이를 가늠하고, 몸에 이런 잔디에서 뛰는 기억을 심어 두는 선에서 무리하지 않는다.
그래도 잔디의 사정이 워낙에 나쁘다 보니, 가볍게 뛰어도 금세 체력에 고갈이 왔다.
“잘 먹겠습니다아-!!”
“오냐아-!”
“형이 왜 대답해?”
“어른한테 잘 먹겠다고 했잖아.”
“형이 어른이야?”
“야. 너 94년생. 나 93년생. 누가 어른이야?”
“아주 꼴값을 한다.”
내가 창훈이에게 장난을 하고 있을 때, 접시를 가져온 성용이 형이 옆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유럽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성용이 형은 아스날과 강하게 링크가 되었지만, 스완시에 애정이 있어 이적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적이 옳다고 보지만, 형 역시 많은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니 따로 말을 보태지는 않았다.
“야, 그런데 넌 재계약 안 해?”
“뭐, 때 되면 하겠지.”
“쓰읍- 수상한데?”
“수상은 무슨. 그나저나, 형수님도 같이 왔어?”
“어. 모레 경기 보러 올 거야. 넌?”
“난 그냥 집에서 보라고 했어. 모처럼 처갓집에 갔는데, 편하게 있다 오라고 했지.”
어쩌다 보니 유부남끼리의 대화가 시작됐고, 약간 소외감을 느끼던 창훈이를 발견한 내가 화제를 다시 전환했다.
“넌 애인 없냐?”
축구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창훈이에게, 성용이 형이 다 좋지만 엇나가지만 말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보냈다.
묵직을 말하는 것이냐고 괜히 한마디를 보탰다가 귀를 붙잡히기는 했지만, 성용이 형의 조언에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었다.
한국도 한국이지만, 해외에서 혼자 있다 보면 엇나갈 수 있는 계기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찾아온다.
꼭 연애가 전부라고 볼 수는 없지만, 연애와 결혼이 운동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아, 그리고.”
“?”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참고 뛰는 건 이제 미덕이 아니야. 알지?”
유럽에서 뛰며 직접 보고 겪은 노하우를 창훈이에게 이야기를 하며, 나는 파주에서의 첫 번째 날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잠을 청하러 방에 들어오기 무섭게, 자철이 형과 정호 형이 쳐들어왔다.
그러곤 말하길.
“야-! 너 진수랑 싸웠어?”
“아~!!”
아무래도, 편히 쉬려면 아직 시간이 남은 것 같다.
***
2015년 9월 3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도이리 539. 화성종합경기타운.
·경기 시작 1시간 전
대한민국 0 : 0 라오스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3-3/5-3-2
GK ? 권순태 / GK ? 풋빠송 셍달라윙
RB ? 김다온 / RB ? 무끄다 수끄사바트
CB ? 홍정호 / CB ? 사이나코네비엥 품마빤야
CB ? 김영권 / CB ? 캄라 삔께오
LB ? 홍철 / CB ? 캄푸미 하네비라이
DM ? 기성용 / LB ? 톳니라트 시분후앙
CM ? 정우영 / CM ? 파세우트사크 술리야윙
CM ? 권창훈 / CM ? 수크사콘 분타티프
RW ? 남태희 / CM ? 푸타사이 코차렌
LW ? 손흥민 / ST ? 시티데트 칸타윙
ST ? 황의조 / ST ? 캄펭 사야우티
.
.
99.9%의 사람들이 오늘 경기의 승패는 결정되었다고 말을 하지만, 그렇다고 대충 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한(知韓)파로 알려진 존 듀어든(John Duerden)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라오스 감독이 내 아는 지인인데, 그냥 골대 앞에 버스를 세우진 않겠다. 버스 3대를 세우겠다고 했다.”]고 밝힌 것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됐다.
과연 세 대의 버스란 무엇이며, 그것을 우리가 얼마나 뚫어 낼 수 있을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11명 모두가 수비를 할 거야 당연한 것이고, 경기 초반 거친 플레이를 해 심리적인 효과도 기대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역시, 조금 재미있는 준비를 해 둔 상태다.
그게 뭔지는 잠시 뒤에 알게 될 거고.
“@!@#$!@%!!”
“!@#%!??”
“엥?”
웜업을 하고자 밖으로 나서려고 했을 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한 무리의 라오스 선수들이었다.
그들은 저마다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었고,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내게 다가왔다.
살짝 주춤해서 뒤로 물러나자, 키가 작고 왜소한 어떤 남자가 다가와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사진을 좀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요?] [네!]상대팀 선수와 사진을 찍어 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건 전부 경기가 끝난 뒤였다. 기념을 한다거나 친분을 쌓는 거라면, 경기 후가 옳았기 때문이다.
한데 웜업 전부터 이런 요청을 받게 되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도 싶었다.
얼굴을 긁적이던 나는 줄지어 선 라오스의 선수들을 보았고, 때마침 지나가던 성용이 형이 사진 찍어 주고 오라며 코치께는 직접 말을 해 놓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난 크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환해진 이들이 한 명씩 다가왔다.
“땡큐. 땡큐.”
“아- 오케이.”
졸지에 복도에서 포토타임이 시작되고, 나는 심지어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가져온 어떤 선수에겐 사인까지 해 줬다.
‘허-! 별일이 다 있네.’
아주 조금이긴 했지만, 전의라는 게 꺾여 버릴 만한 경험이었다.
***
(배정세) – SBS 아나운서
“시티데트 칸타윙. 그리고 캄펭 사야우티가 오늘, 라오스의 선발로 나섭니다.”
(박성문) – SBS 해설위원
“이야~ 정말 대단하십니다. 지금 한 명도 안 틀리지 않으셨나요?”
(배정세)
“저도 처음 라오스의 명단을 받았을 때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그래서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을 했는데, 다행히도 틀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
·전반 00분
대한민국 0 : 0 라오스
모든 사람들이 대승을 기대하는 중이고, 그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오늘의 경기 분위기를 나타내어 준다고 생각한다.
경기 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경험을 한 내게도, 승리에 대한 부담감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뭐야? 선축했어?”
“어- 하자.”
“좋았어-!”
주장 자격으로 코인토스를 하고 온 성용이 형이 고개를 끄덕이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나는 잠깐 위치를 바꿔 왼쪽 윙어 포지션으로 들어섰다.
라오스 선수들의 의아한 표정이 눈에 들어오고, 이를 발견한 관중석에서도 웅성거림이 번져나갔다.
왜냐하면 지금 내 위치에, 흥민이 형과 창훈이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박성문)
“지금…… 킥오프 포지션이 굉장히 특이하죠?”
.
삐?익!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들려오고, 이쪽으로 태희 형이 볼을 보냄과 동시에 흥민이 형이 전력질주하여 라오스 진영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러자 상대는 순간 움찔했고.
‘나이-스.’
제대로 된 위치에 볼을 멈춰 세운 창훈이가 내가 움직임과 동시에 옆으로 슬쩍 비켜났다.
라오스 진영에서 보면 창훈이가 사라지자마자 내가 나타난 셈인데, 어떤 의미에서는 킥오프도 일종의 세트플레이기 때문에 이런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퍼억-!!!
발등에서 느껴진 감각은 제대로다.
남은 건, 이제 운에 맡길 뿐.
“…….”
{“…….”}
축구공이 날아가는 이 짧은 몇 초 동안, 열기로 가득했던 화성종합경기타운에는 침묵이 찾아든다.
그리고 그것은.
{“아아아아…….”}
“에이-!”
골대와는 꽤나 먼 차이를 보이며,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고야 말았다. 마지막 순간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목적지를 이탈해 버린 거다.
하지만 기선제압으로 나쁘지 않았고, 안타까움의 탄식이 끝난 뒤엔 커다란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
(배정세)
“김다온의 어마어마한 슈팅-!! 비록 빗나가긴 했지만, 라오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기엔 충분했습니다!”
(박성문)
“아~~이!! 좋아요!! 지금은 정말 훌륭한 슈팅이었습니다!! 3대의 버스를 세운다고 밝힌 라오스에게, 경고장을 날렸죠? 버스를 세워라. 나는 찬다. 이 슈팅은 정말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배정세)
“라오스의 감독 스티브 다르비의 머리가 이 슈팅으로 복잡해졌기를 바랍니다. 김다온의 슈팅을 잔뜩 분위기를 끌어올린 대한민국! 월드클래스 풀백으로 기선을 제압합니다!”
.
예상했던 대로, 경기는 완전히 일방적이었다. 축구라는 게, 피치의 한쪽만을 사용한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말이다.
두 명의 센터백과 그 앞의 성용이 형을 놓아두고, 나와 홍철 형은 윙어 포지션까지 올라서서 페널티 박스 주위에서 공격의 숫자를 채웠다.
반면 라오스는 11명 전원을 페널티박스 안팎에 모아 두고, 볼이 머무는 곳에 최소 5명의 선수를 놓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우린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상대의 수비에 균열을 초래하려는 중이다.
볼을 점유하는 한 위기란 늘 상대에게만 찾아갈 것이기에, 라오스가 정해 둔 라인 바깥에서 패스를 돌려가며 좌우로 크게 뒤흔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성용이 형만큼은 아니지만 우영이 형도 하프스페이스에서 반대편으로 보내는 패스에 능숙하고, 또 창훈이는 침투 패스에 능해 조합 역시도 나쁘지 않다.
또 중앙으로 파고드는 두 명의 윙어와 측면으로 넓게 벌려 크로스를 보낼 수 있는 풀백의 조합도 좋다.
물론 이쪽은 태희 형이 조금 더 폭넓게 움직여 주고 있어, 종종 앞쪽에서 넓은 공간이 발생했다.
몇 차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패스를 주고받던 중, 다시 내 발밑에 패스가 도착한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한 라오스의 수비 세 명이 내 앞쪽에 자리를 잡았고, 좌우 드리블 방향에도 한 명씩 선수를 두어 총 다섯 명이 막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아무리 수준 차가 난다고 한들 이런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계속 패스를 돌리는 것 역시 아니다.
좌우 전환으로 흔들릴 수비였다면 진즉 빈틈이 났을 건데 라오스가 준비를 잘한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지금은 굳이 상대가 준비를 잘한 쪽으로 밀어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명백히 우리가 우위에 있는 쪽을 활용하는 한편, 라오스의 다른 대처를 알아보고자 한다.
‘가자.’
처음 패스를 받았을 때부터, 나는 다시 볼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조금씩 앞으로 전진을 하며 박스 쪽으로 다가섰고, 주춤대며 물러서던 라오스의 선수가 일정 위치에서 멈춰서더니 역으로 접근을 해 왔다.
대강 저 정도 위치가 마지노선인 듯했는데, 난 수비가 먼저 발을 뻗기를 기다렸다 ‘라 크로케타’를 시도했다.
“!”
{“오오-!!”}
만원 관중으로 가득한 알리안츠 아레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치렀던 이스타디우 다 루스.
외에도 난 셀 수도 없이 많은 굉장한 경기장에서 뛰어봤지만,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런 분위기도 무척 사랑한다.
플레이 하나하나마다 리액션이 있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유럽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뛸 때면 항상, 아이돌이 된 것 같은 착각도 느낀다.
간단히 수비수 하나를 따돌리며 전진을 시작하고, 먼저 오른쪽에서 달려드는 선수를 어깨를 들이밀어 버텨 낸 뒤에 다시 축구공을 굴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한다.
포기하지 않는 라오스의 수비수 두 명이 더 다가와 나를 붙잡지만, 나는 그들마저 떼어 내며 마침내 자유로워졌다.
순식간에 네 명의 수비수가 떨어져 나갔고, 마침내 주변을 살필 수 있었던 나는 좋은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의조 형을 보았다.
난 그곳으로 패스를 찔러 넣었고, 가볍게 발을 가져다 댄 의조 형이 오늘 경기 첫 번째 득점을 만들어 낸다.
삑-! 삐?익!!
“그렇췌에-!!”
전반 5분 만에 나온 첫 번째 득점.
하지만 이건,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
작가의 말 ? 설정 충돌이 있어 506화의 원고를 교체했습니다. 오류를 지적해 주신 bluff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더불어 미리 확인하지 못한 저의 실수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같은 실수가 없도록 더욱 꼼꼼히 살펴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