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1)
50화
2011년 10월 15일. 셸란, 덴마크. 파룸, 파룸 파크 2. 라이트 투 드림 파크.
·후반 29분
FC 노르셸란 3 : 0 올보르 BK
길었던 2주간의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다시 치러지는 수페르리가엔 12라운드.
우린 올보르 BK를 상대로, 여유 있게 앞서나가고 있다.
삑-!
“Hej!! Kom Her!!”
“······.”
그리고 공이 사이드라인으로 빠져나간 순간, 감독님이 날 가까운 곳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교체하자. 괜찮겠지?”
“네. 당연하죠.”
캐스퍼 감독님이 교체 전 내게 의사를 물었던 이유는, 오늘 내가 두 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 3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볼이 흘렀고, 일단 무조건 달려드는 과정에서 수비수가 걷어낸 축구공이 내 무릎을 맞고 올보르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는 행운이 있었다.
또 후반 21분엔, 내가 올린 크로스를 베크만이 좋은 헤더로 마무리했다.
현재, 수페르리가엔은 한 경기에서 세 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에게 혼합금속으로 제작된 기념 트로피를 선물해주고 있다.
금전적인 값어치는 전혀 없고, 그냥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난 그것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
순금이나 순은으로 된 뭔가를 줬다면, 이야기가 조금은 달랐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FC 노르셸란의 선수교체입니다. 19번 마크 군델락이 투입되고, 교체되어 나오는 건······.]{KIM!!!!}
[넘버 투!]{HAN ER KONGE DEN ENE!!}
뭐, 뭣?!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크크크큭. 지금 들었어?”
“제 표정 안보이세요?”
“큭큭큭큭. 수고했다. 어서 들어가 봐.”
“······.”
아- 진짜.
미치겠네.
금방 교체가 있을 때 아주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는데, 본래라면 교체되어 빠져나오는 선수가 먼저 호명되고 그라운드에 새로 투입되는 선수가 뒤에 호명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번에는 반대로 군델락의 이름이 먼저 들려왔고, 그냥 방식을 바꾼 건가 싶어 무시하고 있을 즈음, 서포터와 주고받는 어처구니없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뭐라고 했느냐면 대강, KIM. No.2 HE IS KING THE ONE.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악-! 오그라들어!
벤치로 돌아가자, 예상대로 올루프를 필두로 하여 사람들이 나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아주 이젠, 왕이 되셨네? 왕가에 전화라도 해보지그래? 혹시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후손일 수도 있잖아?”
“쿡쿡쿡쿡. Konge den ene.”
딱히 반박할 힘조차 없었던지라, 난 그저 손을 몇 번 휘휘 저은 뒤에 멀찍한 자리에 앉아 땀을 닦고 아이싱을 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 내가 왜 일찍 교체되었는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20일에 FC 바슬루이와 유로파 그룹스테이지 세 번째 경기를 치르고, 24일에는 다시 원정을 떠나 매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FC 쾨벤하운을 만난다.
그리고 짐작건대, 두 경기 모두에서 내가 선발로 나서서 90분을 소화하게 될 것이다.
유로파는 당연히 중요한 무대이고, FC 쾨벤하운과의 일전 또한 초반 선두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느냐가 달린 중요한 경기였다.
무엇보다, 우리는 지난 시즌 FC 쾨벤하운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태다.
지난번 3라운드 경기 전적까지 합치면 최근 5경기 연속 패배였고, 우린 24일 경기에서 그것을 끊어내길 원하고 있다.
쉽진 않겠지만, 겁이 나진 않는다.
요즘은 누구도 두렵지 않은 느낌이다.
[읏챠- 이제야 겨우 끝났네.]아이스팩을 양발 가득 감아놓은 내 모습은 누가 보면 부상을 당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냥 내가 좋아서 이렇게 하는 것뿐이었다.
뜨끈하게 달아올랐던 양발이 서늘해지는 감각을 즐기게 된 것으로 봐선, 나도 어느덧 이런 과정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축구 실력이 나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보다, 왜 이런 사소한 것에서 스스로 발전했음을 느끼고 있는 걸까?
나중에, 따로 물어봐야 할까 보다.
누구에게냐고?
그건.
***
-하하하! 뭐?!
[어······ 제가 좀 이상한 건가요?]-아니, 그건 아니고.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기특하네. 나도 항상 어린 선수들한테 하는 말이 그거니까.
경기가 끝난 후,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박지성 선수와 통화를 나누었다.
맨유는 오늘 리버풀과 경기를 치렀는데, 박지성 선수는 선발로 출장하여 69분을 소화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한참 전에 경기가 끝나, 이렇게 통화를 나눌 수 있었다.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지.
“역시 그렇죠?”
-응. 축구가 지루해지지 않는 건 몇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은 거기 때문에. 괜히 나처럼 되지 말고 관리 잘해.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관리하는 게 진짜 중요하니까.
[······네.]-아, 신경 쓰라는 건 아니었는데. 미안.
저 멀리 집이 보이기 시작하고 전화를 끊을 시간이 가까이 왔는데, 어쩐지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 민폐인 거겠지?
-아, 맞다. 자철이가 그러던데, 올림픽에 뛰기로 했다면서?
[네, 일단은요.]-잘했어. 말했잖아. 돈이라면, 귀화보다는 한국인으로 사는 게 더 많이 벌 수 있을 거라니까.
[네. 그런데 꼭 그것 때문은 아니고.]-어?
[아. 형. 저희 어머니가 나왔어요. 이만 끊어도 되죠?]-그래. 푹 쉬고. 잘 자고. 다음에 또 연락해.
[네!! 푹 쉬세요!!]비록 지성이 형이 보고 있지는 않겠지만, 난 몸을 꾸벅 숙여 90도 각도로 인사를 보냈다.
지성이 형과 통화를 할 때면, 끊는 방식은 항상 이랬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EPL.
그것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경쟁하며 매년 높은 수준의 활약을 보여준다는 건, 처음 내가 생각했었던 것보다 열 배는 더 힘든 일이었다.
한국에서 보았을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유럽에서 생활하며 유럽인의 시각으로 EPL이나 국제대항전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드을-! 얼른 와!! 왜 먼저 내렸어!!] [좀 걸으려고요!! 금세 가요!!]제철이 형이 팀을 떠난 뒤, 내 출퇴근은 집 방향이 비슷한 비엘란이나 라우드럽이 책임져 주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지성이 형이랑 통화하려고 조금 멀리서 내렸다.
덕분에 많이 걸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아이구, 우리 아들. 기분이 좋아 보이네?] [진짜?] [그러엄- 엄마가 딱 보면 모를까? 왜?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 혹시 애인?] [아- 쫌! 꼭 그런다니까? 내가 애인이 어디 있어?] [왜애- 우리 아들, 엄마가 봤을 땐 최고 미남이구만.] [······.]세상에서 영원히 변치 않을 사실 하나.
엄마나 할머니는 항상 아들이나 손자가 가장 미남이라는 것.
하지만 그건,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난 그냥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10대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조금 달라진 것이라면, 부쩍 수염이 자라게 되었다는 정도?
아버지를 닮았으니, 머리카락과 수염은 풍성할 것이다.
[나왔어-!!] [다온아!! 얼른 이리 좀 와!] [어? 왜?] [얼르은-! 여기, 까페에 올라온 글 좀 보라고.]시합을 끝마치고 나서 일상으로의 복귀.
내 오늘 하루는 이렇게 끝나간다.
[어? 이게 뭐야? 팬픽?] [응! 내용은 좀 토 나오는데, 너 인기가 점점 더 올라가는 증거라니까?] [그런데 왜 누나가 더 신났는데?] [왜긴-! 내가 엄마보다 더 많이 기저귀를 갈아줬는데. 아이구, 우리 동생. 힘들었쪄요?] [아악-!! 토나와!!] [아!! 누나를 차?? 이게!!] [아-!! 놔!! 놔!! 이거 안 놔??!! 놓으라고!!] [야-!! 남자가 여자 머리카락을 잡아?! 너 먼저 놔!! 안 놔? 아, 먼저 놓으라고!!]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남매의 모습이라는 딱히 알려주고 싶지 않은 풍경을 끝으로, 지성이 형과의 통화에서 얻은 만족감은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누나와는 항상 이렇게 티격태격 한다.
하지만, 보통 금세 화해하는 편이다.
[이거 좀 먹어봐. 너 좋아하잖아.] [응. 누나도. 전에 이 햄 맛있다고 했지?]먹을 것 앞에서 화가 누그러지는 게, 우리 순천 김가(金家)다운 모습이랄까.
참고로, 우리 가족 전부 AB형이다.
그냥 그렇다고.
***
【한국 시간】2011년 10월 17일.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화남아파트.
2002년 월드컵.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이 아파트가 주목을 받았던 건, 당시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던 한 남자 때문이었다.
“설득을요? 제가?”
-무리한 부탁이라는 건 잘 알고 있네.
“알고 계신다면, 제가 하지 않을 거란 것도.”
-그러지 말고. 부탁하네. 위르겐이 좀처럼 굽힐 생각을 하지 않아. 나도 이미 할 만큼 해봤는데도 말이야.
“······.”
위르겐 클롭(Jurggen Klopp).
분데스리가를 넘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40대의 젊은 감독이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5부 리그의 기술과 1부 리그의 전술적 이해를 갖춘 2부 리그 수준’ 의 선수로서 11년의 현역생활을 마무리했고, 현역 동안 11년을 뛰었던 1.FSV 마인츠 05의 감독으로 부임해 충격적인 반전을 끌어냈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강력한 전방압박을 요구하는 위르겐 클롭의 축구는 분데스리가와 분데스리가 2를 오가던 1.FSV 마인츠 05를 분데스리가의 중위권 팀으로 이끌었고, 재강등 후 승격에 실패해 사임한 뒤에는 강력한 러브콜을 보낸 도르트문트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이곳에서, 마침내 위르겐 클롭의 재능이 폭발했다.
돌풍을 일으킨 감독에서, 명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특유의 전술과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란 선수영입 능력을 바탕으로,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중하위권 팀으로 전락한 도르트문트를 다시 유럽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특히나 가장 빛을 발했던 건 영입에 관한 부분인데, 클롭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거나 좋은 축구선수가 아니라고 거론되던 이들을 영입해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키워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마츠 훔멜스(Matz Hummels), 네벤 수보티치(Neven Subotic)와 같은 이들이었고, 작년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Robert Lewandowski)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단돈 450만 유로에 영입해 잭팟을 이뤘다.
올해에도 이런 성공적인 영입사례는 계속되었고, 각각 550만 유로에 영입된 일카이 귄도간(Ilkay Gundogan)과 이반 페리시치(Ivan Persic)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클롭의 성공적인 영입사례로 꼽히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현재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남자였다.
대한민국의 팬들은 그를,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 중 하나라고 말한다.
바로, 이영표.
그는 2008년 여름, 위르겐 클롭의 도르트문트로 이적하여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커리어 내내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공격능력이 분데스리가에서도 문제가 되었고, 결국 주전 레프트백인 데데(Dede)가 복귀하며 주전 경쟁에서 밀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건 만약, 이영표가 조바심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론 마르셀 슈멜처(Marcel Schmeltzer)가 도르투문트의 주전 레프트백을 차지했지만, 만약 계속 도르트문트에 남았다면 부상으로 커리어가 뒤틀린 데데를 대신해 주전 혹은 로테이션 멤버로 계속 뛰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이영표에게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지독히 괴롭혔던, 공격력 부족이란 꼬리표 때문에.
-자네도 알다시피, 우린 이적시장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없어. 본래라면 500만 유로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지. 왜냐하면, 녀석이 별 볼 일 없는 덴마크 녀석들을 일류처럼 보이도록 만들었거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너무 빨리 컸나요?”
-그래.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이젠 500만 유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어. 이미 포르투갈의 클럽 하나가 1200만 유로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야.
“그렇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없는데요.”
-나도 알아. 그냥 한 번, 말이라도 해달라는 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위르겐이······.
“네. 이해했습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작년부터 김다온을 쫓던 클럽 중 하나(A)였고, 실제로 3개월 전에는 김다온의 영입을 위해 일정 금액을 제안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FC 노르셸란은 금액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딱 잘라 거절했고, 그때부터 도르트문트는 김다온의 영입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되어버린 건, 사무실을 찾아온 위르겐 클롭이 한바탕 난리를 부리고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클롭은 도르트문트가 선수를 팔아 이적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아직 빚을 다 갚지 못한 도르트문트는 2014/15 시즌까지 이적료의 절반을 은행에 내어주어야만 했다.
즉 김다온의 영입을 위해서는 최소 2400만 유로어치 선수를 팔아야만 했는데, 17살의 풀백을 영입하려고 좋은 활약이 보장된 선수를 판매하는 건 팬들이 납득하지 못 할 것이다
그래서 도르트문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함께할 때 좋은 기억이 있었던 이영표에게 설득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영표는 다시 한번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씁쓸한 목소리가 되돌아온다.
-역시나, 그렇군. 미안하네. 괜한 말을 했어.
“아닙니다. 저도 미안합니다.”
-아냐. 자네는 늘 올바른 말을 했었지. 그래서 위르겐이나 나도 좋아했던 거야. 아무튼, 이만 끊겠네. 혹시 현역을 은퇴할 생각이라면, 말하게나. 구단에 말해 자리를 마련해주지.
“이야기만으로도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 그럼, 이만.
딸깍-.
전화를 끊은 이영표는 금방의 대화에 관해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무리 보아도 거절을 한 판단이 옳았다.
이영표 역시 김다온의 존재와 활약 여부를 잘 알고 있었고, 현 단계가 이 어린 풀백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천재 혹은 신동으로 평가받았던 수많은 축구선수가, 단계를 건너뛰어 섣부르게 빅리그로 진출했다가 사라져갔다는 사실도.
PSV 시절은 물론이고 토트넘과 도르트문트 모두에서 나름대로 힘겨움과 맞서 싸워야 했던 이영표에겐, 어린 선수가 어떠한 방식으로 성장하는 게 최선일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팀을 정하기 전 덴마크로 떠날 생각을 했고, 김다온을 만나 많은 이야기도 나눠 볼 생각이었다.
‘그게 옳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는 사실에 축구팬들은 열광하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축구팬들이 선수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익명이라는 그늘에 숨어 쉽게 비난을 가해왔고, 그것 때문에 속이 병들어가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 나이로도 아직 20살이 되지 않은 김다온은 축구선수로서는 물론이고. 인간으로서도 성장해야만 하는 시기였다.
그러니 지금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리그로 진출해,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축구를 해야만 했다.
아직 김다온을 잘 모르는 이영표였지만, 그는 이 재능 넘치는 소년을 위해 진심을 전부 보여줄 의향이 있었다.
더군다나, 같은 포지션이었으니까.
“야, 야. 클롭이 난리가 났다네. 진짜 대단하다.”
-형. 걔는 진짜 잘한다니까?
“17살이야. 참 내. 17살에 1200만 유로라니, 진짜 대단해. 진짜.”
저녁 시간, 아직 정오가 되기 전인 맨체스터의 박지성과 통화를 하는 이영표는 컴퓨터의 앞에서 덴마크로 향하는 티켓을 끊고 있었다.
딸깍-.
결제완료.
10월 24일.
이영표는 FC 노르셸란이 FC 쾨벤하운과 경기를 하는 날에 맞춰, 라이트 투 드림 파크를 찾을 예정이다.
***
작가의 말 ? 이영표라는 선수가 1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우리나라 축구팬들이 풀백을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옛날엔 풀백이면 다들 이영표만큼은 해줄 줄 알았는데······.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네요.
사족 1) (A)는 21화에 나온 A팀을 의미합니다.
사족 2) 순천 김가 + 가족 전체 AB형은 제 현실투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