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31)
529화 Was kommt als nachstes (10)
.경기 결과(평가전)
대한민국 3 : 0 자메이카
[골] 황의조 : 전반 08분(이재성)홍정호 : 전반 39분(기성용)
김신욱 : 후반 21분(박주호)
김다온 ? 71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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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유상철 감독님 생신 축하합니다. 젊어진 대표팀의 좋은 분위기는, 분명한 메시지를 지닌 셀레브레이션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 OSEM]***
2015년 10월 14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감독실.
A매치 주간이 끝나기 무섭게, 바이에른 뮌헨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17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9라운드를 시작으로 11월 A매치 주간까지, 뮌헨은 사나흘에 한 번꼴로 총 7번의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한 위안이 있다면, A매치 주간 동안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체력은 분명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펩 과르디올라가 미팅을 주선한 이유다.
“아무래도 가장 걱정이 되는 건 다온입니다.”
“혹시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뇨. 하지만 피로는 늘 누적되니까요. 너무 많은 거리를 비행했어요. 가능하다면 17일 경기에서 쉬도록 하는 게 미래를 위해서 낫다고 봅니다.”
“그와 이야기해 보죠.”
오늘 클럽으로 복귀한 선수들은 간단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적인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었고, 현재 선수단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 하루를 더 휴식에 매진하게 되었다.
폴커 브라운 박사와의 미팅을 끝마친 후, 과르디올라의 사무실 문을 뮌헨의 회장이 노크했다.
똑똑똑-
“혹시 잠깐 시간 되나?”
“물론입니다.”
안으로 들어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과르디올라 책상 맞은편의 의자를 빼 내어서 앉는다.
“실은, 우린 클롭을 원했었다네.”
“……그렇군요. 하지만 그는 리버풀로 가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후우~ 바로 그것 때문에 골치가 아파.”
“제가 해야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왜 안첼로티인가?”
“…….”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 FC로 향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손에 쥔 카드는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분데스리가의 다른 감독을 임명하기엔 그들의 역량과 성과가 의문스러웠고, 독일 밖에서 선택이 가능한 이들은 막대한 수수료가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즉각적으로 접촉이 가능했던 루이 판 할마저도, 이번 시즌 후 은퇴 의사를 표명하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이탈리아 출신의 안토니오 콘테,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와도 접촉을 해 보았지만, 두 사람 모두 독일로 향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다.
디에고 시메오네의 경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터무니없는 수수료를 제시해 대화조차 진행할 수 없었다.
여전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본다는 선택지가 남아 있긴 했지만, 이번 A매치 주간 선수들의 숱한 질문을 받게 되니 무작정 그러기도 어려워진 상태다.
“몇몇 친구들이 내게서 답을 듣길 원하네. 지금처럼 대충 넘기는 것도 곧 한계가 올 거야. 그러니 다음에 선수들이 내게 질문을 했을 때, 난 거기에 대한 답을 들고 있어야 하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어.”
“…….”
“왜? 왜 자네는 안첼로티를 추천했지?”
“…….”
카를로 안첼로티는 분명한 명장이었고, 바이에른 뮌헨 역시 과거에 조반니 트라파토니(Giovanni Trapattoni)라는 이탈리아의 감독과 함께한 경험이 있었다.
물론 당시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클럽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방만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었고, 당시 선수들은 스포츠가 아닌 가십으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독일의 미디어는 너 나 할 것 없이, 바이에른 뮌헨을 ‘FC 할리우드’라고 부르며 조소를 보내기도 했었다.
이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뮌헨을 지도한 유프 하인케스 이후, 연이어 감독 선임에 실패하는 과정에서 스타 선수들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로타어 마테우스와 위르겐 클린스만은 이 기간 감독보다 더 많은 권력을 쥐었으며, 급기야는 서로 클럽 내에서 세력 다툼을 벌여 뮌헨 암흑기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오트마어 히츠펠트가 뮌헨의 팬들 사이에서 칭송받는 이유 역시, 마테우스와 클린스만이 망쳐 놓은 기강을 다잡고 클럽을 다시 유럽 최고의 강팀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부회장으로서, 이를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던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같은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펩?”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과르디올라를 보며, 루메니게는 구도자(求道者)의 자세로 답을 재촉했다.
얼마의 시간이 더 흐르고, 펩 과르디올라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간단합니다. 그가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죠.”
“그런가?”
“네. 최고의 선택이라 말씀드리기는 힘듭니다만, 저는 대충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습니다. 클롭과 관련된 일들은 예측하지 못했지만, 결국 남게 되는 남자가 없을 거라는 것을요.”
“…….”
자세를 고쳐 잡은 과르디올라가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간다.
“지금은 축구의 과도기입니다. FC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일반적인 것이 된 이후, 축구는 새로운 세대로 나아가기 위해 몸을 움츠리고 있죠.”
“새로운 세대?”
“네, 그렇습니다. 이제 선수들은 자신들의 세상을 휴대폰 속에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수도 없이 많은 정보가 존재하죠. 이젠 누구나 어렵게 공부하지 않고도 지식에 다가갈 수 있으며, 그런 만큼 가짜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자연스러운 세대의 진보 속에서 쏟아지는 정보는, 축구라는 스포츠를 기존과는 다른 곳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열린 미디어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은 이제 더 이상 감독의 권위에 굴종하지 않으며, 오직 그것은 그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선수들은 감독으로부터 더 많은 설명을 듣기를 원한다.
“주제.”
“?”
“주제의 실패는 이런 의미에서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그의 시대는 이제 끝났지만, 그가 쌓아 올린 것들이 앞으로 10년 정도 더 최고의 무대에 머물도록 하겠죠.”
주제 무리뉴는 2015/16 시즌 감독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첼시의 팀 닥터인 에바 카네이로(Eva Carneiro)와의 충돌이 본격적인 계기를 제공했지만, 2014/15 시즌 EPL 우승에도 불구하고 그와 선수단의 사이는 이미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스스로를 ‘Special One’이라 밝힐 정도로 자존감이 높은 무리뉴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하여 성장한 선수들의 세계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네마냐 마티치처럼 무리뉴를 향한 변치 않는 충성심을 나타내는 선수도 있지만, 그의 꽉 막힌 소통 방법은 이제 더는 먹히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축구에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60이 넘은 감독들도 자신의 철학을 시대에 맞춰 바꾸고 성장시키는 노력을 하려는 것과는 달리, 무리뉴의 축구는 인테르 시절 이후로 멈춰 있다.
“우린 계속해서 다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당신이 뮌헨에 국제적인 명성을 불어넣으려 노력하듯이 말이죠. 카를로는 장기적인 대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팀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의 선택으론 가장 탁월할 겁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카를로 안첼로티는 여전히 선수들에게서 선호받는 감독이었다.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 것에서 오는 특유의 친화력과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전술은 ‘무난한 성과’를 바라는 클럽에겐 최고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안첼로티도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2년에서 3년. 클럽이 특정한 과도기에 놓였을 때 그 기간을 맡아 줄 사람으로는 적절하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업적을 쌓아 나가기엔 그도 이제 예전의 사람이 되었다.
“제가 새벽까지 사무실에 머무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 이 세계는 너무나도 빠르고 거세어서, 조금만 멈춰 있어도 금세 뒤로 물러나 버리죠.”
“…….”
“현재로서는, 누가 이곳에 오더라도 시행착오를 겪을 겁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최소화해 줄 이를 찾는 거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에게 전한 펩 과르디올라의 마음은 모두 진심이었다.
클럽의 .e.V.가 끊임없이 자신을 음해하려고 하는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건 절대 말할 수 없다.
카를로 안첼로티의 축구는 어떠한 시대에서도 팀을 일정 위치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지만, 그의 낡은 축구관은 몇몇 이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는, 누구보다 새로운 축구에 목말라하는 한 남자가 존재한다.
“고맙네. 11월부터 일을 진행해 보겠네.”
“그거 잘됐군요.”
“그래. 그럼 먼저 실례하지.”
루메니게가 감독실을 빠져나간 뒤, 혼자가 된 펩 과르디올라는 약간의 죄책감과 맞서 싸우는 시간을 가진다.
‘후우~ 이것도 할 일이 못 되는군.’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이익을 찾아 나가려는 본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에게 신뢰를 보인 이를 상대로 보여 줘야 한다는 건,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다소 결여되었다는 평을 듣는 과르디올라에게도 괴로운 일이었다.
그래도 결국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건, 세계적인 명장(名將)으로 이름이 높은 과르디올라 역시 평범한 사람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고요한 바이에른 뮌헨의 클럽하우스 안.
하늘에서는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다.
***
2015년 10월 15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전 괜찮아요.”
“…….”
“완벽해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정도거든요.”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던 상황이었기에, 나는 무척 평온하게 대처를 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도 악명 높은 중동 원정. 그리고 뒤이어 12시간을 비행해 한국으로 향했고, 다시 며칠 뒤 11시간을 날아 뮌헨에 도착했다.
총 비행 시간만 30시간이 넘는 강행군이었고, 분명 이는 몸에 어떠한 부담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정말로 괜찮았다.
“대표팀에서 굉장히 좋은 케어를 받았어요. 정신적으로도 무척 즐거웠고, 계속 이 기분을 살리고 싶어요.”
“하지만 다음은 아스널 원정…….”
“잠깐. 그만하지. 알겠네. 자네의 말을 따르겠어.”
“Danke.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후후. 그렇겠지. 그만 돌아가 보게.”
“네.”
금방 부에나벤투라가 말하려던 부분에서 알 수 있듯, 팀이 나를 쉬게끔 하려던 건 20일에 곧바로 런던 원정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었다.
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챔피언스 리그 경기였기에, 내게 휴식을 주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계속해서 뛰고 싶다.
요즘따라, 축구가 더 즐겁다.
또 아영이의 권유에 따라 꾸준히 영양소를 보충해 온 덕분인지, 강행군 이후 회복되는 속도라든가 피로감을 느끼는 기준점이 예전보다 크게 올라간 것도 같았다.
종합하자면, 컨디션 최고라는 거다.
“무슨 일이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래?”
“응. 어디까지 말했더라?”
“아, 그거.”
A매치 주간을 떠났다가 돌아오게 되면, 매번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다.
어제 이미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또 내가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있었다. 친구들에겐 쿠웨이트 시티에서 일어난 일들이 그저 재미있나 보다.
하기야 산마리노나 지브롤터 원정을 치른다고 해도, 중동보다는 훨씬 더 나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이런 나를 마치, 모험을 끝마치고 온 탐험가를 보는 듯한 모습으로 대했다.
“농담이 아니라, 완전 사우나라니까.”
“…….”
“아, 또 이런 일이 있었어. 호텔에 갔었는데…….”
계속해서 이어지는 나의 무용담(武勇談)이,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는 클럽에서의 하루에 조미료가 되고 있다.
***
2015년 10월 17일. 28205 브레멘, 독일. 프란츠-뵈흐머트-슈트라세 1. 베저슈타디온(Weserstadion. Franz-Bohmert-Straße 1. 28205 Bremen, Germany).
.전반 11분
베르더 브레멘 0 : 0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4-2(D6)/4-1-4-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펠릭스 비트발트
RB ? 김다온 / RB ? 테오도르 게브레 셀라시에
CB ? 제롬 보아텡 / CB ? 아싸니 루킴야
CB ? 데이비드 알라바 / CB ? 알레한드로 갈베즈
LB ? 후안 베르나트 / LB ? 산티아고 가르시아
DM ? 사비 알론소 / DM ? 필리프 바르크프레데
DM ? 아르투로 비달 / RAM ? 핀 바르텔스
RAM ? 필리프 람 / CM ? 클레멘스 프리츠
LAM ? 티아고 / CM ? 즐라트코 유누조비치
ST ? 토마스 뮐러 / LAM ? 멜빈 로렌젠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앤서니 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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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탁- 탁- 탁- 탁-
지금 나는 최고 속도를 내서 피치를 달리고 있다.
목적지는 축구공이 떨어진 지점.
그리고 경쟁자는.
“…….”
처음 시작과 볼이 떨어진 위치 모두, 나보다는 경쟁자에게 훨씬 더 유리했다.
조금 전까진 우리는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던 중이었는데, 베르나트가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브레멘에게 역습을 허용하고 말았다.
얼떨결에 본인 앞으로 굴러온 축구공을 주워 든 클레멘스 프리츠(Clemens Fritz)가 곧바로 전방을 바라봤고, 당연하게도 팀의 전술적 의도를 실행했다.
현재 나와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수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앤써니 우자(Anthony Ujah)다.
지난 시즌까진 쾰른에서 뛰었으며, ‘Geschwindigkeits Stern’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Geschwindigkeits Stern’는 영어로 ‘Speed Star’.
속도에는 꽤 자신이 있는 친구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쾰른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탁-!
“!!”
삐?익!!
앤써니 우자는 내 앞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발휘해 본 적이 없다. 그의 가장 큰 장기가 나의 가장 큰 장기이기도 한 데다가, 내가 우자보다 훨씬 더 빨랐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약 10여 미터 뒤처진 곳에서 출발했음에도, 한발 앞서 볼을 따낸 뒤에 파울을 이끌어 냈다.
클레멘스 프리츠의 패스가 떨어진 위치까지 생각하면 15m가량을 손해 봤다고 보면 되는데, 그것을 좁힌 거다.
뒤늦게 뛰어온 제롬의 손을 붙잡아 몸을 일으키자,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테크니컬 에어리어 앞에서 어이없다는 듯이 웃고 있던 펩이 보였다.
그래서 난 그를 향해 오른손을 들어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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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벤 프로인들리히) – ZDF 해설위원
“지금은 정말 엄청난 장면입니다. 다온이 너무 쉽게 해내서 그렇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처음엔 영락없이 1:1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쇠렌 한케) – ZDF 코멘테이터
“아마도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빠른 친구일 겁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이 친구보다 빠른 선수는 쉽게 연상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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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위에서 뛰면 뛸수록, 현재 내가 좋은 상태라는 것이 잘 느껴졌다. 아영이에게도 말했지만, 이렇게 쌩쌩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어젠 볼파르트 클리닉도 찾았었다.
몸에 어디 이상을 느껴서라기보다는, 오버히트(Overheat)가 아닐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우려를, 볼파르트 박사님은 단 한 마디로 간단히 정리해 주셨다.
[“자네의 나이.”] [“네?”] [“자네는 작년까지 21살이었어. 사람들은 보통 10대가 성장기라고 오해하지만, 20대 초반까지는 꾸준히 성장을 할 때지. 이 말은 뼈나 근육 모두 연약한 구석이 있다는 거야.”]볼파르트 박사님은 평범한 남성이라면 24세 전후로, 강도 높은 운동을 병행하는 전문 선수라면 22세 전후로 근골격이 완성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남성의 신체적 능력이 정점을 찍는 시점이며, 근력을 뺀 모든 부분에서 가장 좋을 때라고 하셨다.
외에도 꾸준한 내조를 받은 것이 여러 수치를 통해서 나타난다고도 하셨는데, 결론은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라.”]는 것으로 끝이 났었다.
의사로서의 능력만큼은 100% 신뢰하고 있던 볼파르트 박사님의 말이라서일까?
나는 오늘이 어제보다도 더 낫다고 느낀다.
‘어딜-!’
쿵-!!
“욱-”
드리블을 시도하려던 멜빈 로렌젠(Melvyn Lorenzen)이 사이드라인을 따라 축구공을 길게 차 넣어 보지만, 어깨를 먼저 들이민 나는 합법적으로 진로를 막아섰다.
어깨 뒤쪽에서 둔탁한 충격과 욱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백업을 온 제롬이 볼을 가져가는 걸 보며 몸을 돌려세웠다.
그곳엔 엉덩이를 땅에 대고 억울해하는 로렌젠이 있었는데, 그는 주심에게 파울이었다 어필을 하고 있었다.
본래는 손을 내밀어 일으켜 줄 생각이었는데, 괜히 괘씸한 기분이 들어 마음을 바꿨다.
“응?”
시선을 느낀 것인지, 로렌젠이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래서 난 오른손을 왼쪽 어깨 쪽으로 들어 올려, 먼지를 터는 시늉을 했다.
만약 그가 한국어를 알아들었다면, 모기나 날파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땅히 그것과 비슷한 독일어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가벼워라.”
“!!”
“뭐가 와서 부딪혔나 싶었던 거 있잖아. 꼬마야. 슈바인학세라도 더 먹고 올래?”
참고로 멜빈 로렌젠은 나보다 한 살 어린 94년생이다. 신장은 188cm였지만, 체격은 75kg를 넘을까 싶을 정도로 바짝 말라 있었다.
이후 내게 발끈한 로렌젠이 다시 강하게 몸을 부딪쳐 오지만, 결과적으로 나가떨어진 것은 내가 아닌 그였다.
“아니, 진지하게.”
“큭-”
“슈바인학세를 좀 먹어. 알겠지?”
피치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러한 신경전마저도, 나는 너무나 즐거워 참을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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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Bundesliga 9R)
베르더 브레멘 0 : 3 바이에른 뮌헨
[골] 토마스 뮐러 : 전반 23분(티아고), 전반 41분(필리프 람), 후반 36분(베르나르두 실바)김다온 ? 94분 출전(평점 2.5)
MoM ? 토마스 뮐러(3골/평점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