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38)
536화 Das Glas zerbrechen (3)
“여기-!”
“…….”
파앙-
수비 뒷공간을 노린 베르나르두를 향해 패스를 굴려 보내자, 아스날의 라인은 생각보다 더 쉽게 무너졌다.
이어 박스 안으로 쇄도한 베르나르두의 컷백이 있었고, 축구공에 발 안쪽을 정확히 가져간 레비의 슈팅이 오늘 경기의 첫 번째 득점을 알렸다.
삑-! 삐?익!!
‘그렇지!’
이른 시간, 우린 아스날에 앞서 나가게 됐다.
.
.
.전반 10분
바이에른 뮌헨 1 : 0 아스날
오늘 아스날은 예상과는 다른 더블 볼란치를 둔 4-4-2를 가져왔다.
시오 월콧, 아론 램지, 엑토르 베예린이 최근 2주 사이에 몽땅 부상을 입은 탓인지, 올 시즌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은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손쉽게 추측이 가능했다.
부상으로 온전치 못한 전력.
알리안츠 아레나 원정.
‘이제, 절반은 왔고.’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벵거는 전반전을 0:0으로 마치는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오늘 포백의 앞에 선 산티 카소를라-프랑시스 코클랭의 위치와 역할이 그것을 증명했는데, 수비 시 아스날은 이 두 사람과 센터백 둘을 모두 박스 안에 놓아두었다.
이렇게 되면 볼을 빼앗아 내더라도 공격으로 연결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은 쉽게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다.
삐?익!!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경기가 재개되고, 아스날은 이전보다 미드필드의 라인을 끌어 올리며 플랫 형태의 4-4-2로 전형을 바꿨다.
‘역시.’
벵거의 게임 플랜은 전반을 0:0으로 끝마치고, 최종 0:1이나 0:2 승리를 바랐던 게 맞는 것 같다.
만약 지금의 실점이 계산에 있었다면, 굳이 플랫으로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확신하는 영역을 조금 더 확대시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최초의 생각이 옳았기에, 다른 것도 맞아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축구엔, 변치 않는 공식 같은 것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난 그것을 꾸준히 공부해 왔다.
‘나초는 어디에 있지?’
아래로 내려선 올리비에 지루가 10번 역할까지도 담당하는 사이, 나초 몬레알의 위치를 확인했던 나는 중앙으로 이동한 외질에게 달라붙었다.
더블 볼란치건 플랫이건, 아론 램지가 없는 현재의 아스날에서 최종 패스를 찔러 넣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외질뿐이다.
이 말은 즉, 아스날의 빌드업이 ‘메수트 외질이 자유롭게 볼을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수비수인 나는 그 메커니즘을 추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아스날의 메커니즘을 망가뜨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됐다.
우선, 왜 하필 4-4-2였을까?
아무리 현대 축구에서 포메이션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고 해도, 선수의 기본적인 위치를 정해 준다는 것 자체로 여전히 의미가 있다.
특정한 포지션이 아니면, 어떠한 역할은 맡기기 힘드니까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출발을 해 보면, 벵거가 산체스를 투톱의 왼쪽에 둔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또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아스날의 메커니즘도 상상이 된다.
프리롤을 맡은 산체스는 페널티박스를 중심으로 뛰면서도, 때때로 왼쪽으로 빠져 윙어의 역할을 소화할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지루가 아래로 내려섰을 땐, 최전방이 비는 것을 생각해 그 타이밍을 늦출 수 있다.
그럼 지루가 전방으로 복귀하고 산체스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위치를 이동하기 전까지, 중원에서 볼을 지켜 주고 공격의 방향을 정할 사람은 누구일까?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탁-!
‘실례 좀 할게.’
“!!”
내가 외질을 쫓기 전 나초의 위치를 먼저 확인했던 이유는, 오른쪽 측면을 비워도 괜찮은지를 판단하기 위함이었다.
지루가 내려선 상태에서 산체스는 왼쪽으로 무작정 움직일 수 없고, 나초가 하프라인 아래쪽에 머물고 있다면 오버랩을 한다고 해도 리커버리에 자신이 있었다.
설령 외질에게서 볼을 빼앗지 못한다고 해도, 파울로 끊어도 무방한 위치라 부담이 없다.
이번 내 움직임은 이러한 근거에서 나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돌아와-!!]외질로부터 볼을 빼앗는다면, 곧바로 위협적인 역습을 전개할 수 있다.
오늘 펩은 4-1-4-1를 택했는데, 이는 지금처럼 내가 센터서클에서 볼을 빼앗았을 때에는 다섯 명의 선수가 곧바로 공격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한 포메이션이다.
일단 나는 템포를 높이고자, 몸을 틀지 않아도 되는 왼쪽을 첫 번째 패스 방향으로 택했다.
볼을 받아 든 코스타가 속도를 붙여 달려 나가려고 하지만, 조엘 캠벨(Joel Campbell)이 좋은 압박을 가해 왔다.
바로 저것도 벵거가 4-4-2를 택한 이유일 것이다.
조엘 캠벨은 수비 가담이 굉장히 능한 윙어로 평가를 받고, 산체스와 나초 몬레알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한다고 할 때 피치의 밸런스를 맞춰 줄 수 있다.
지금만 하더라도 보통의 윙어였다면 위치가 조금 더 높았을 텐데, 하프라인 부근에 있어서 압박의 속도가 빨랐다.
‘아- 젠장.’
이번은 나의 실수다.
코스타가 아니라 티아고나 레비를 찾아 패스를 보냈다면, 역습을 충분히 전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조엘 캠벨의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지 못했고, 공격의 속도를 살리는 것에만 집착해 선택이 가능한 다른 옵션을 살피지 못했다.
그래도 스로인을 가져가 소유권은 계속 유지했지만, 더 나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도 있었기에 무척 아쉬웠다.
.
(한희준) – KBS Sports N 해설위원
“지금도 비록 역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김다온 선수가 수비하는 움직임이 정말로 좋지 않았습니까? 거의 중앙까지 외질을 따라붙어 가로채기까지 성공했습니다.”
(이후재) – KBS Sports N 아나운서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과 가장 높은 수비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김다온 선수입니다.”
.
전반 12분이 지나가고 있었고, 이는 곧 탐색전이 끝났음을 의미했다.
아스날의 메커니즘을 파악한 만큼, 꽤나 알찬 십여 분을 보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보통 이렇게 빠른 시간에 플레이의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되면, 꽤나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그러면 더욱 많은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다가가야만, 실수를 걷어 내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대신 집요하게.
더 집요하게.
조금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오해가 들 정도로, 한두 가지의 일만을 골라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일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그중 최우선은 당연히 수비다.
“내가 맡을게-!!”
몬레알의 오버랩을 베르나르두가 성실히 뒤쫓아 준 덕분에, 난 눈앞의 산체스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역시 패스를 보낼 생각이 없었는지,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는 중이다.
그리고 지난 원정경기 때에도 말했지만, 산체스의 1:1은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
드리블의 방향은 십중팔구 오른쪽.
지금은 거의 100%라 봐도 된다.
오버랩을 한 동료가 왼쪽 드리블 방향에 있고, 그를 따라 움직였던 베르나르두 역시 그쪽에 있기 때문이다.
속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내가 속일 수는 있다.
‘어서. 어서 움직여.’
알렉시스 산체스는 전형적인 카운터(Counter) 형태의 드리블러다.
수비수가 먼저 움직여 주기를 기대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동작을 가져가 받아침으로써 드리블을 성공시키다. 주도하기보단, 주도당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지금처럼 슬쩍 움직여 준 거다.
그래야 이 대치가 끝날 테니 말이다.
기대대로, 산체스는 내 동작에 충실히 반응하여 오른쪽으로 축구공을 차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내 왼발이 이미, 그 방향을 가로막은 상태였다.
탁-
볼을 가져간 내가 넓은 공간으로 빠져나가려고 하자, 산체스가 손을 뻗어 유니폼을 잡아끌었다.
삐?익!!
“에-이!!”
바지 밖으로 나온 늘어난 유니폼을 보여 주며, 나는 주심에게 경고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역시, 지금보다는 추후를 위해서다.
“다음에는 제대로 봐 달라고요. 여기에 살 빨갛게 바뀐 것 안 보여요?”
“…….”
어떠한 주심이건, 이 정도의 파울에는 경고 카드를 꺼내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는, 한 번쯤 가벼운 어필을 주는 게 더 효과가 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Gaslighting)인데, 시간이 지나면 주심은 산체스의 파울에 내가 항의했다는 기억만 남는다.
그럼 다음에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파울이 나왔을 때, 운이 따른다면 산체스에게 경고 카드가 주어질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허투루 넘겨선 안 되는 이유다.
매 순간 승리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아무리 사소한 이득이라도 취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면 수고를 아껴서는 안 된다.
프리킥을 처리하기 위해 하비가 다가왔고, 난 그에게 위치를 양보한 후 오른쪽 사이드라인으로 벌려 섰다.
“베르나르두!”
“?”
“콜을 해 줘. 알지?”
“응.”
아스날은 현재 챔피언스 리그 탈락 일보 직전이다.
그런 이들의 희망을 꺾기 위한 점수는.
‘앞으로 한 골.’
전반전 안에 2:0을 만들기만 한다면, 무난히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대런 플레처) – BT Sports 해설위원
“Unbelievable. 그러니까, 너무 강해요. 개인적으론 현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축구 클럽이 아닌가 합니다. EPL의 클럽 중에서 뮌헨을 꺾을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저는 무척 회의적으로 봅니다.”
(이안 다크) – BT Sports 코멘테이터
“지금 막 TV를 트셨고 만약 당신이 아스날의 팬이라면, 저는 딱히 시청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4:0. 아직 전반전도 끝나기 전입니다만, 이미 경기는 기울어졌습니다. 산체스. 하지만 다온을 따돌릴 수 없습니다. 그렇겠죠. 산체스에게 다온은 도무지 넘을 수 없는 벽입니다.”
(대런 플레처)
“지난번 경기를 보았을 때, 저는 산체스의 컨디션이 나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실력에서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어요. 벵거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겁니다. 아마 지금 산체스는 심리적으로도 완전히 위축되어 있을 거고, 그를 계속해서 내버려 두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좋지 않습니다.”
.
.
【20분 뒤】 바르셀로나, 스페인. 아빙구다 온제 데 세템브레 s/n, 08970 산트 호안 데스피. 시우타트 에스포르티바 호안 감페르(Ciutat Esportiva Joan Gamper. Avinguda Onze de Setembre s/n, 08970 Sant Joan Despi. Bacrelona, Spain).
“이봐.”
“…….”
“에-이!”
“응?”
“뭐야?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저거 보여?”
“?”
데니스 잔후에사(Denis Zanhuesa)가 동료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슬쩍 옆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곳엔, 재활 중인 한 남자가 있었다.
“뭐야, 리오잖아.”
“그래, 맞아.”
“그래서? 늘 있는 일이잖아. 그는 현재 부상 중이고, 매일같이 재활을 한다고 저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
“나도 알아.”
“그런데?”
“뭐 이상한 것 없어?”
“계속 그렇게 뚱딴지같은 소리만 할 거라면, 나는 그냥 가겠어.”
“잠깐!”
“나도 바빠!”
“잠깐. 지금 말해 줄 테니까.”
“하-! 그렇게 나오셔야지.”
데니스 잔후에사와 미켈 벨라즈케즈(Mikel Velazquez) 모두, 호안 감페르의 비품을 챙기는 스태프다.
내일 있을 회복 훈련 때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 것 역시 이들이 해야 하는 일이었고, 서둘러 끝내 놓아야만 너무 늦기 전에 퇴근을 할 수 있었다.
“그가 보고 있는 TV를 좀 봐.”
“TV?”
리오넬 메시는 시합 때와 같은 바이오리듬을 유지하고 싶다는 이유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재활 훈련의 시간을 저녁때로 잡고는 했다.
오늘 FC 바르셀로나는 캄노우에서 BATE 보리소프와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을 펼치는 중이었고, 데니스 잔후에사는 당연히 메시가 그것을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
“바르셀로나가 아니야.”
메시가 현재 지켜보고 있는 화면 속 유니폼은 FC 바르셀로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무슨 일이야? 우리가 지고 있어?”
“아니. 1:0이야.”
“……저거 리오 맞는 거지?”
“응. 100% 확실한 리오넬 메시가 맞아.”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자신의 뺨을 찰싹 두들긴 잔후에사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리오넬 메시는 런닝을 할 때에도 자신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볼 정도로, 본인과 FC 바르셀로나 외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벌써 4년째 FC 바르셀로나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메시가 두 종류의 영상 외에 다른 것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그야.”
“뭐?”
“왜 있잖아. 뮌헨의 한국인 수비수 말이야.”
“아- 그래서?”
“그래서라니! 그는 메시가 집착하는 유일한 남자잖아!”
“그랬던가?!”
“빌어먹을, 데니스. 넌 어디에 가서 이곳에서 일한다고 말하지 마.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는데?”
“모를 수도 있지!”
“아니거든?”
“에-이!!”
바깥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무릎의 근력을 더하는 운동에 한창이었던 리오넬 메시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최근 김다온의 활약상은, 진즉부터 영상을 챙겨 보고 있어서 알고 있었던 그다.
‘정말 놀라워.’
알렉시스 산체스를 자신의 영역에서 내쫓아 버린 김다온은, 플레이에 더욱 날개를 달고 피치 전역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었다.
전반전부터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음에도 인내심을 보였던 게, 이제야 보답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종류의 인내심을 보인다는 것.
이는 21살이 아닌 31살의 수비수에게서나 기대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딸깍-
“응? 뮌헨인가?”
“네. 정말 굉장해요.”
“하하하. 다른 친구들이 보면 서운해할 장면이군.”
“그럴 수도 있죠.”
재활실 안으로 들어선 리카르드 프루나(Ricard Pruna) 박사가 메시를 치료용 침대에 눕히곤 각도를 조절한다.
“그래서? 뭐가 그렇게 재미있지?”
“네?”
“자네의 얼굴 말이야. 자네는 보통 이러한 순간에는 그런 표정을 짓지 않거든. 자신이 뛸 수 없는 경기를 볼 때면 항상 침울해했지.”
“하하. 제가 그랬던가요?”
“시치미도 떼는군.”
“큭큭큭. 네. 그런가 봐요.”
리카르드 프루나 역시, 김다온을 향한 메시의 집착을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다.
또 평소라면 서둘러 회복을 하려고 했을 메시가 이번 부상 때에는 재활 과정에 완벽에 완벽을 기하려고 드는 이유 역시도 알고 있었다.
우선 첫 번째로는 작년 챔피언스 리그 4강 탈락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언젠가 있을 김다온과의 만남 때문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뮌헨이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만남은 최소 8강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메시는 서두르지 않은 것이다.
계획대로 11월 셋째 주에 복귀를 하게 되면, 추가적인 부상이 없다는 가정하에 3~4개월이 지나야 최고의 폼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이 말해 주지 않아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쟤랑 대결했을 때…….”
“응?”
“5월이었죠. 마지막으로 쟤랑 만났을 때, 저는 전력을 다해야 했어요. 정말로, 있는 힘을 다 쥐어짜 내야 했죠.”
활동량과 관련해 이런저런 논란이 뒤따르는 메시기는 했지만, FC 바르셀로나의 사람들은 이 남자의 축구에 대한 태도를 잘 알고 있었다.
지나친 승부욕으로 가끔 엉뚱한 행동을 저지른다는 것만 뺀다면, 누구도 이 남자의 성실함을 의심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 메시의 말은, 평소처럼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생각했어요. 와- 앞으로 10년은 무척 재미있겠구나.”
“하-! 10년?”
“하하하. 어쩌면 제 몸이 그보다 못 버틸 수도 있죠.”
“……내가 해 주겠네. 날 믿으라고.”
“이미 믿고 있어요.”
“후후. 그거 고마운 말이로군. 그래서? 하려는 이야기는?”
“……5년.”
“뭐?”
리오넬 메시는 오늘 김다온을 보며, 5년 정도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작년 5월 경기를 치렀을 때 이미 완성이 된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김다온이 최근 경기하는 것을 보니 아직 성장 중이었다면서 말이다.
앞으로 5년 정도는 김다온과 대등한 위치에서 대결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는 장담을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아쉬워요.”
“?”
“그가 분데스리가에 있다는 게. 가장 최고는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는 거예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라 리가에서?”
“네. 그랬으면, 매년 최소 두 번은 만났겠죠.”
“…….”
치료를 잠깐 중단하고 고개를 돌린 리카르드 프루나가 메시가 보고 있던 화면을 함께 지켜보았다.
때마침 화면에는 김다온이 클로즈업되었고, 이를 본 FC 바르셀로나의 수석 주치의는 과연 저 남자가 이런 상황을 알기는 할지가 궁금했다.
‘절대로 모르겠지.’
후반전 20분이 다 되어가는 지금, 화면 왼쪽 상단의 스코어는 바이에른 뮌헨의 일방적인 우위를 알려 주고 있었다.
.
.
.경기 결과(Champions League G.St Game 4)
바이에른 뮌헨 6 : 0 아스날
[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10분(티아고)토마스 뮐러 : 전반 29분(베르나르두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33분(티아고)
데이비드 알라바 : 전반 44분
아르연 로번 : 후반 15분(베르나르두 실바)
더글라스 코스타 : 후반 44분(토마스 뮐러)
김다온 ? 95분 출전(평점 2.0)
MoM ? 베르나르두 실바(1골 2어시스트/평점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