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41)
거기에 가 보지 않았다는 건 비밀이지만 말이다.
탁-
“응?”
지정석으로 와 자리에 앉으며, 나는 베르나르두에게 무슨 대화 중이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녀석은 더글라스가 내일 전담 미용사를 집으로 부르게 되었는데, 어떠한 헤어스타일을 할지를 고민 중이라 조언을 해 줬다고 말했다.
참고로 코스타의 현재 헤어스타일은 군인이 연상될 정도로 짧은 머리다.
“어떻게 하려고?”
“세 개의 선택지가 있어.”
코스타가 내게 보여 주고 있는 사진 속엔, 각기 다른 스크래치 모양 두 가지와 위쪽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부분을 삭발하듯이 밀어 음영(?)을 준 스타일이 있었다.
사실 뭐가 다르냐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매번 이것으로 진지했던 코스타기에 나 역시 성실하게 답을 해 주고 있다.
2주에 한 번, 경기 전날 전담 미용사에게 머리를 하는 코스타는 만족스러운 날엔 경기력이 무척 좋다.
“이거 마음에 드네.”
“그래?”
“응. 스크래치 모양이 멋져. 아니면 이 스타일에 염색을 하는 건 어때? 유니폼처럼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말이야.”
“오-! 그거 멋지겠네. 나중에 생각해 볼게.”
“응.”
지난번 훈련 때의 일로 잠깐 서로 서먹한 기간도 있었던 코스타지만, 자연스럽게 화해를 한 후에는 이전보다 더 잘 지내고 있다.
그리고 한쪽에서 웃고 있는 마놀라스는, 드디어 부상에서 돌아와 모레 경기에 출전하게 될 것 같다.
그동안 정통 센터백은 제롬 혼자뿐이었는데, 이제야 조금 숨통이 트이게 됐다.
“?”
“왜?”
“아니, 아무것도.”
식사를 이어 가며 수다를 이어 가던 중, 내 정면 앞쪽 테이블에 자리 잡은 리베리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언제나처럼 알라바와 코망을 양옆에 거느리고 있다.
그러다 날 보더니 가까이 오라며 손짓을 보냈고, 처음엔 그것을 모르는 척했지만 이젠 아예 전화가 왔다.
열 걸음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전화를 거는 남자의 심리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먼저 말을 하자면, 프랑크 리베리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 밥 다 먹었네.’
당장 리베리의 테이블로 가지 않는다면 귀찮아진다는 것을 알았기에, 난 못 이긴 척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리베리의 앞으로 가자.
“에-이! 왜 모르는 척했어?”
“그야 귀찮으니까요.”
“바보 같은 녀석 같으니. 부르면 냉큼 오란 말이야. 귀찮게 전화하게 만들지 말고.”
“네- 네- 그래서요? 무슨 일이죠?”
“아, 혹시 너 말이야.”
“?”
“펩에 대해서 뭐 들은 것 없어?”
“…….”
시선을 흘끗 돌려 리베리의 양옆을 바라보자, 알라바와 코망의 초롱초롱한 시선이 느껴졌다.
이거야 뭐, 어미 새도 아니고.
“아뇨. 없어요. 전혀요.”
“진짜?”
“네. 저도 당신들이 아는 만큼만 아는걸요. 대체 왜 제가 첩자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걸 굳이 말해 줘야 해?”
“하아~ 이젠 돌아가도 되죠?”
“응. 네 말이 진짜라면.”
그렇게 몸을 돌려 다시 열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다시 어딘가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온-! 여기-!”
‘아- 싯팔.’
아무래도 오늘, 편안하게 있기는 그른 것 같다.
***
[펩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할 준비를 마쳤다. – 마르카(스페인)/2015.11.19.(오후)]? 펩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 뮌헨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이유? 무척 간단하다. 그는 자신이 염원하던 EPL의 감독이 되고자 한다.
***
.2015.11.21. 경기 결과(Bundesliga 13R)
샬케 1 : 4 바이에른 뮌헨
[골] 레온 고레츠카 : 전반 09분(자살골/데이비드 알라바)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27분(김다온)
하비 마르티네스 : 후반 24분(아르연 로번)
토마스 뮐러 : 후반 47분(조슈아 키미히)
김다온 ? 97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2.5)
MoM ? 하미 마르티네스(1득점/평점 2.5)
.
.
[리그 13연승. 하지만 웃지 못한 뮌헨. – ARD] [알라바를 부상으로 잃게 된 뮌헨. – tz]***
2015년 11월 23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감독실.
“진짜라니까요. 여긴 저주라도 받은 것 같아요.”
“큭큭큭큭.”
“보존의 법칙 같은 게 있는 거죠.”
“그거 그럴듯하군. 큭큭.”
“저는 진심이에요.”
이틀 전 샬케 원정은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경기였다. 파이브백부터 시작하여, 3:1이 된 뒤로는 샬케 선수들의 플레이가 격투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거칠어졌다.
거기다 알라바가 점프 후 착지 도중 무릎 인대를 다치는 사고가 있었고, 그는 약 8주를 결장하게 됐다.
마놀라스가 부상에서 돌아온 날 말이다.
“아무튼, 이해했어요. 당분간은 제가 왼쪽이군요.”
“내가 쓰리백을 쓰지 않는다면 말이지.”
“네.”
오늘 펩이 나를 부른 건, 오후 선발 명단 발표를 앞두고 미리 왼쪽 풀백으로 뛰게 된다는 언질을 주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내일 올림피아코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다섯 번째 경기를 치르는데, 이미 조 1위로 통과를 확정 지었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시합이다.
챔피언스 리그는 결과에 따른 포인트를 매기고, 단계가 더 높이 올라갈수록 또 승리 숫자가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클럽에 지급한다.
조별 예선의 경우, 약 200만 유로(약 27억 원) 정도가 승패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요.”
“응?”
“다들 조금 불안해하고 있어요.”
“……그 문제로군.”
“네.”
기왕 면담을 하게 되었으니,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뮌헨은 떠나는 거죠, 네?”
“아마도.”
“그리고 다음은 맨시티고요.”
“정확하군.”
“…….”
여태껏 내게 애매하게만 말해 왔던 펩이기에, 이렇게 순순히 인정하는 말을 듣게 되자 잠깐 멍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깨닫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잠깐, 잠깐. 진짜예요?”
“왜 자네가 말하고 자네가 놀라나? 잠시만 있게. 문을 조금 닫고 오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닫고 돌아온 펩이, 람은 이미 알고 있다면서 내게도 곧 말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왔다.
다가오는 주말 집으로 초대를 할 생각이었다며, 이제 말을 했지만 이것과는 상관없이 주말에 약속을 비워 뒀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왔다.
난 일단 고개를 끄덕였고, 그럼 남은 동료들에게는 언제 밝힐 생각인지를 물었다.
“하노버 경기가 끝나면, 말을 할 생각이었네.”
하노버 전은 우리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다.
내게 말을 한 펩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미 다들 눈치를 채고 있더군. 그것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거야. 그러니, 내가 먼저 말을 하는 게 옳아.”
“……다들 배신감을 느낄 거라고요.”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동시에 그들을 믿어야 해. 모두가 다 프로이니까. 무엇이 자신을 위해 최선인지를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나 역시 꾸준히 뮌헨을 떠나기 위한 패들을 수집해 오긴 했지만, 이렇게 일이 확정이 되자 조금은 혼란스럽고 또 조금은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이런 나를 알았는지, 펩은 테이블을 두드려 자신을 바라보게 만든 후 이런 말을 건네 왔다.
“서둘지 말게나.”
“네?”
“굳이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을 이유는 없어. 내가 아는 자네라면 현명한 선택을 할 거라고 믿네. 그러니, 모든 것은 순리에 맡기도록 하게.”
순리(順理)라.
한데 그게 영원한 이별이라면?
“하하,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자네는 늘 자네가 원하는 것을 쟁취해 온 사람이 아닌가? 만약 자네와 내가 서로 적이 된다면, 그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더욱 새로운 축구를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겠지.”
“그건 불가능한걸요.”
“하하하. 그럼, 순리대로 하게나.”
“…….”
현재 유럽 축구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을 말하자면, 그건 주제 무리뉴와 루이 판 할 그리고 라파 베니테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이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건, 결코 좋은 이유에서가 아니었다.
주제 무리뉴는 최근 여성 팀 닥터와의 불화와 선수들의 태업설로 인해, 바람 앞의 등불만큼이나 첼시 감독직을 이어 나가는 상황이 위태로웠다.
벌써부터 수많은 언론이 무리뉴에게 레임덕이 찾아왔다 말하고 있으며, 올해가 지나기 전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또 맨유의 판 할 역시, 많은 투자에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굉장한 비난에 시달렸다.
마지막으로 라파 베니테즈의 경우, 선수단과 클럽 양측에서 모두 신뢰를 잃어 가는 중이다.
딸깍-
“…….”
미팅을 마치고 감독실 밖으로 나와, 1층으로 바로 내려가는 대신 계단 앞쪽으로 가 난간에 팔꿈치를 붙이고 몸을 앞으로 기대었다.
내려다본 클럽하우스의 풍경은 평소와 다를 것이 전혀 없어 보였지만, 기분 탓인지 공기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지금 내가 뭘 걱정하는 거지?’
복잡한 머릿속의 정리를 시작하며, 난 이 답답한 감정의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만약 펩이 뮌헨을 떠나게 된다면, 나 역시 뮌헨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기 위한 과정을 밟아 나갈 것이다.
내가 뮌헨이 남거나 혹은 맨체스터 시티가 아닌 다른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곳은 없다.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 여러 상황을 가정해 봐도, 결국엔 마지막은 펩과 재회하는 엔딩이 된다.
그러니 답답함의 원인은 이것이 될 수 없다.
순순히 인정하는 모습에 조금 놀랐기는 해도, 그건 오늘 답을 들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 더 컸다고 본다.
‘두려운 건가?’
…….
…….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후, 난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이런저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라지고, 복도에 스며드는 햇살도 구름에 가려졌다 나타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나는 비로소 답답함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두려운 게 맞네.’
지난 시즌, 나는 팀이 의료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경험했다.
이러한 것들은 몸에 천천히 스며드는 독(毒)과도 같아서, 어느새 몸 전체에 퍼져 나쁜 악영향을 미친다.
나는 겨울 휴식기 펩의 발표가, 자칫 우리의 동기부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를 우려하고 있다. 그를 향한 동료들의 충성심을 알기에 더더욱 말이다.
그리고 이는 곧, 우리가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것에 실패할 것임을 의미했다.
‘그래. 이거야.’
현재 나의 유일한 두려움은, 시즌의 끝에서 승리자의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있다.
“후우~”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걱정만 하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으니.
“응? 오-! 필리프!!”
“??”
“거기에 있어요!! 지금 제가 갈 테니까!!”
일단 람을 만나 약속을 잡고, 진실을 아는 우리 둘이서 뭔가를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헤이, 기다렸죠?”
“하하, 그렇게 서둘러 내려오고,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설마요. 아무튼, 다음 주말에 시간 돼요?”
“응? 다음 주말?”
“네.”
“아마도 괜찮을걸? 그런데, 왜?”
“저도 알거든요.”
“??”
“지금 막, 펩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길이에요.”
“…….”
눈이 살짝 가늘어진 람이 코를 매만지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내 어깨에 손을 얹고 이런 답을 해 왔다.
“우리 꼭 봐야 되겠다.”
“네. 그러니까요.”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는 하고 싶지 않았다.
***
【같은 날 저녁】 10888 베를린, 독일. 악셀-슈프링어-슈트라세 65. 빌트 본사.
퇴근한 이들이 많아진 ‘빌트’의 사무실 안.
테이블 중 몇몇 곳에만 불이 들어와 있다.
“이런-! 자네 또 남으려고?”
“응? 오-! 수고했어. 잘 가.”
“월요일부터 그렇게 하는데, 대체 어떻게 버틸 수 있는 거야? 솔직히 말해 봐. 독일에 와서 여자는 만난 적 있어?”
“시끄러워, 한스. 어서 꺼지기나 하라고.”
“큭큭큭. 그래- 내일 봐, 레녹스.”
“응. 내일 봐.”
오늘도 어김없이, 레녹스 베이커는 근무시간 외의 일을 자처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평소와 다른 이유가 있다.
딸깍-
“…….”
얼마 전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레녹스 베이커는 런던을 찾았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믿을 수 있는 친구인 존 크로스를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은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당시 레녹스 베이커는 이들 둘이 맨체스터 시티로 향하게 될 거라는 추측을 내어놓았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건 펩이 맞아. 그리고 이건 만수르로군.’
레녹스 베이커가 보고 있는 모니터엔, 뉴저지의 어떤 대학 캠퍼스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펩 과르디올라와 만수르 빈 자이다 알-나얀이 찍혀 있었다.
사진의 업로드 일자는 2014년 여름으로, 펩 과르디올라가 뉴욕에서 휴가를 보낼 시기였다.
이는 어떤 미국 여성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올라와 있던 사진으로, 배경에 우연찮게 두 사람이 잡혔던 것이다.
확대를 했어야 해 화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예 구분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비밀이란 없군.’
그리고 현재 이 사진을 바탕으로, 존 크로스는 기획 기사를 준비 중에 있었다.
늦어도 보름 이내에는 ‘데일리 미러’에서 공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존 크로스가 사진을 보낸 건, 레녹스 베이커에게 공동 독점 기사를 제안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될 것이다.
의심의 여지조차 없는 질문이다.
‘뮌헨의 반응은 어떨까?’
레녹스 베이커는 쉽게, 모든 이들이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예측을 해 볼 수 있었다.
2014년 여름부터 만수르와 접촉을 해 왔다는 건, 뮌헨 부임 후 1년 만에 클럽을 떠날 결심을 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뮌헨과 가까운 미디어는 몽땅 분노할 것이고, 내부에서도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어쩌면 그건, 현재까지 무적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 주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을 강하게 흔들 수 있다.
‘모르겠어. 과연 네가…….’
과연 김다온은 이런 역경마저도 뛰어넘고 어떻게든 뮌헨에게 빅이어를 안겨다 줄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펩은 면죄부를 받게 될까?
무엇도 장담하기 어려웠지만, 분명한 사실은 조만간 유럽 축구 전체가 떠들썩해질 거라는 점이었다.
‘좋아. 지켜보겠어.’
‘풋볼위크스’에 대한 내용을 김다온에게 말했던 카를-하인츠 빌트와는 달리, 레녹스 베이커는 이런 사실을 미리 언질할 생각이 없었다.
그것은 저널리즘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진실이 밝혀졌다면, 기자는 직업 의무에 따라 조금의 거짓도 없는 사실 그대로의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설령 그것이 자신의 최애에게 힘든 일이라고 해도.
그 무엇도, 직업 정신에 앞설 수는 없다.
타다다닥- 타닥- 타다다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레녹스 베이커의 손가락에 맞춰, 화면 속 글자는 점점 더 채워지고 있었다.
***
.2015.11.24. 경기 결과(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5차전)
바이에른 뮌헨 5 : 0 올림피아코스
[골] 더글라스 코스타 : 전반 7분(김다온)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전반 15분(필리프 람)
토마스 뮐러 : 전반 19분(베르나르두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 : 후반 20분(P.K)
킹슬리 코망 : 후반 24분
.
.
[거침없고 위대한 바이에른 뮌헨 ? 키커]? 바이에른 뮌헨은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골득실 +25/25득점 0실점을 기록한 팀이 되었다.
***
작가의 말 ? 글의 전개에 따라 쉬어 가기 위한 한 편으로, 금주는 일요일 2연재가 됩니다.
xxPEPRAUS (2)
2015년 11월 28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전반 10분
바이에른 뮌헨 0 : 0 헤르타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5-4-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룬 야르스타인
RB ? 필리프 람 / RB ? 야니 레개젤
CB ? 하비 마르티네스 / CB ? 존 앤쏘니 브룩스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제바스티안 랑캄프
LB ? 김다온 / CB ? 파비앙 루스텐베르거
DM ? 사비 알론소 / LB ? 마빈 플라텐하트
CM ? 아르투로 비달 / DM ? 블라디미르 다리다
CM ? 베르나르두 실바 / DM ? 페르 실랸 셸브레드
RW ? 토마스 뮐러 / RAM ? 하라구치 겐키
LW ? 킹슬레 코망 / LAM ? 살로몬 칼루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베다드 이비세비치
.
.
일정이 바빠지면서, 펩이 팀을 떠나는 것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리그 10라운드 경기였던 FC 쾰른 전에서 복귀한 로번이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고, 더글라스 코스타도 이틀 전 훈련에서 허벅지 근육에 부상을 입었다.
일단은 둘 모두 전반기 결장이 확정되었고, 두바이 전지훈련의 참여 역시도 어려워졌다.
거기에 키미히 역시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을 해, 교체 명단을 채우기 위해 2군에서 두 명의 선수를 불러올려야만 했다.
당연히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차라리 다행이랄지.
남은 전반기를 꾸려나가는 일은 어려워졌지만, 동료들의 이탈이 불러온 위기의식이 펩의 거취 문제로 혼란스러웠던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이번 건 조금 아플 거야.’
퍽-
“욱-!”
알라바와 베르나트 모두 부상으로 뛸 수 없기에, 나는 잔여 전반기 경기에서 왼쪽 풀백으로 출전하게 됐다.
오늘도 역시 왼쪽에 섰고, 그래서 헤르타의 오른쪽 자원들을 상대하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 내 차징에 힘없이 밀려 나간 사람은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하라구치 겐키(Haraguchi Genki)다.
.
(무카이 신타로) – 스카이퍼펙트 TV 아나운서
“파울이 아니다-! 요헹느 도리스. 지금을 정상적인 몸싸움이었다고 정의했습니다. 역시 기므다옹의 몸싸움은 거치네요. 마츠다 상(さん).”
(마츠다 사이카쿠) – 스카이퍼펙트 TV 해설위원
“지금은 파울이 불렸어야 했어요. 뒤쪽에서 저런 식으로 강하게 밀치는 수비를 파울로 불지 않는다는 건…… 하이. 역시나, 뮹헹의 홈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
빼앗은 축구공을 앞쪽으로 보낸 후, 나는 사이드라인 바깥에 넘어져 아파하고 있는 하라구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번 이탈리아 해설자의 사건이 있었을 때,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선수 대부분이 나를 옹호하며 힘이 되어 주었다.
하라구치 겐키 역시 그중에 하나였고, 난 경기 전 선물을 주어 당시의 일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런 이들이 있었던 만큼, 아무래도 전처럼 일본 선수라고 하여 무작정 날을 세울 수 없었다.
물론 경기의 승패는 별개의 문제이고, 대표팀에 소집되어 한일전이 펼쳐지기라도 한다면 이런 식으로 손을 내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Danke.”
“Bitte.”
손을 붙잡아 몸을 일으킨 겐키는 여전히 엉덩이 쪽이 아픈 것 같다.
‘……수비가 너무 많아.’
오늘 헤르타는 파이브백을 택했다.
그리고 그 위에 두 명의 젝서(Sechser/DM)를 배치하여, 페널티 박스 주변을 꼼꼼하게 채웠다.
심지어 우리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할 땐, 스트라이커인 베다드 이비세비치까지 페널티 박스 아래로 내려와 수비수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실상의 전원 수비.
계속 볼을 점유하며 많은 패스를 하고는 있지만, 의미 있는 장면은 그리 많이 만들어 내고 있지 못했다.
.
(한희준) – KBS Sports N 해설위원
“지금- 뮌헨으로서도 헤르타의 수비를 공략해 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수비의 숫자도 많을뿐더러, 준비 역시도 잘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보통 이러면 세트피스가 변수가 될 수 있는데, 헤르타의 선수들. 좀처럼 파울을 하지 않습니다.”
(이후재) – KBS Sports N 아나운서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세트피스에서 많은 득점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김다온 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