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44)
이틀 동안 많은 생각을 했을 동료들이 하나둘씩 채워지고 있는 지금, 평소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어색한 하루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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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루이 판 할의 후임으로 펩 과르디올라를 원하고 있다. – 맨체스터 이브닝(잉글랜드)/2015.12.08.(오후)]? 과르디올라가 만수르를 만나기 전, 알렉스 퍼거슨이 이미 그에게 차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직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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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과의 동행이 끝난다는 것을 알린 펩 과르디올라의 후임으로, 카를로 안첼로티가 강하게 거론되고 있다. – 데일리 메일(잉글랜드)/2015.12.08.(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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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무리뉴를 해고할 예정인 첼시 역시, 카를로 안첼로티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남은 시즌을 임시 감독으로 보내고 펩 과르디올라를 영입하는 방향 역시도 고려하고 있다. – 런던이브닝(잉글랜드)/2015.12.08.(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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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온 현실은 힘들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필리프 람 ? ARD/2015.12.09.(오전)]? 필리프 람, “이미 결정된 일은 바꿀 수 없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펩 과르디올라는 우리의 감독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팬들의 지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2015년 12월 9일. 22016 트레메치나 꼬모, 이탈리아. 비아 안티카 레기나, 8.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Grand Hotel Tremezzo. Via Antica Regina, 8, 22016 Tremezzina CO, Italy).
꼬모 호수(Lake Como)는 밀라노 북쪽, 롬바르디아 주(州)에 위치한 빙하호다.
그리고 유럽에서 가장 깊은 수심과 가장 환상적인 정취를 자랑하는 곳답게, 사치스럽고 조용한 휴가를 바라는 이들에게 늘 선택받아 왔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Signor Carlo?”
“?”
“로비에 전화가 와 있습니다.”
“…….”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카를로 안첼로티는 줄곧 이탈리아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마지막 3개월이 워낙 힘겨웠고 또 그 이유가 가족과 관련된 것이라, 스스로 높은 강도의 압박을 이겨 낼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 여기엔, 자신이 어렵지 않게 다음 직업을 구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역시 숨어 있었다.
실제로 최근 카를로 안첼로티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끊임없는 링크를 보며 새로운 직장이 가까이 와 있음을 예감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에이전시로부터, 뮌헨이 협상을 원한다는 이야기도 전달받았다.
하지만, 카를로 안첼로티는 바로 거기에 응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본래부터 급한 쪽이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지라, 최대한 상대의 애를 태워야 많은 것들을 보장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라고 하던가?”
“글쎄요. 하지만 무척 급해 보였습니다.”
“그렇군.”
로비로 걸어온 카를로 안첼로티가, 컨시어지 데스크에 놓여 있던 수화기를 건네받는다.
자신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것은 가족을 포함한 극소수만 아는 사실이기에,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차우?”
– Herr, Carlo!
“응? 독일입니까?”
– 이런, 실례했습니다. 우선 저를 소개하면…….
“이 목소리. 알고 있습니다. 루메니게. 그렇죠?”
순순히 인정한 루메니게가 우선, 어째서 휴대폰으로 연락이 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안첼로티는 오전 호수에서 태닝을 하다 휴대폰을 물에 빠트렸다는 대답을 했다.
– 이런-! 휴대폰을 다시 만들지 않은 겁니까?
“급할 게 뭐가 있습니까? 알다시피, 저는 지금 자유의 몸인걸요. 오히려 좋더군요. 아주 오랜만에,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자유로움을 만끽했습니다.”
태연하게 말을 하면서도, 카를로 안첼로티는 미소를 감출 길이 없었다.
‘이거 멋지군.’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이 자신이 머무는 곳을 알아내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는 건, 그들이 생각보다 더욱 급하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는 굳이, 줄다리기를 할 필요가 없다.
무엇을 말하든, 조건을 들어줄 테니 말이다.
–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얼마든지. 저는 항상 이곳에 있습니다.”
– 그렇군요. 당장 다음 주에 괜찮습니까? 마티아스가 저를 대신해 당신을 찾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 정말 고맙습니다, 카를로. 당신과 대화를 나누게 되어 기쁩니다. 일단 부탁인데, 휴대폰을 먼저 마련하시죠. 영수증을 저희 쪽으로 보내면, 알아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미리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하세요.
“하하하, 그거 감사히 받죠.”
– 네. 그럼. 또 연락하겠습니다.
-딸깍-
전화가 끊기고, 다시 한번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보인 카를로 안첼로티가 수화기를 다시 컨시어지에 건넨다.
“뭐,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 보군요.”
“하하하. 그렇다네. 아무래도 말이야.”
“?”
“다음 여행지는 독일이 될 것 같군.”
“??”
테이블을 손바닥을 살짝 두드린 카를로 안첼로티의 표정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드러나 있다.
xxPEPRAUS (5)
2015년 12월 9일. 자그레브, 크로아티아. 막시미르스카 세스타 128, 10000. 스타디온 막시미르(Stadion Maksimir. Maksimirska cesta 128, 10000, Zagreb, Croatia).
.경기 시작 20분 전
디나모 자그레브 0 : 0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4-3-1-2
GK ? 스벤 울라이히 / GK – 에두아르두
RB ? 하피냐 / RB ? 이보 핀투
CB ? 하비 마르티네스 / CB ? 레오나르도 시갈리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제레미 따라벨
LB ? 김다온 / LB ? 요시프 피바리치
DM ? 사비 알론소 / RCM ? 마르코 로크
CM ? 조슈아 키미히 / CM – 곤찰루
CM ? 제바스티안 로데 / LCM ? 도마고이 안토리치
RW ? 율리안 그린 / AM ? 안테 코리치
LW ? 프랑크 리베리 / ST ? 엘 아르비 힐렐 수다니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주니오르 페르난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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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없었던 시간이지만, 그래도 나름 잘 대처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은 펩을 용서하는 대신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을 택했고, 일단 그것은 당장 효과를 나타냈다.
물론 일이 매듭지어졌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아직, 풀어야 할 것들이 잔뜩 남아 있다.
그래도 당장 경기는 치를 수 있다.
아니.
그런 것처럼 보인다.
“실점하지 않는 것. 오늘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는 첫 번째 경기와 마찬가지로 수비적으로 나오겠지만, 홈그라운드인 만큼 조금 더 역습에 힘을 줄 것이다.”
“…….”
“우리는 언제나처럼 볼을 점유해야 해. 하프스페이스. 패스. 반대 방향. 해야 할 일은 바뀌지 않았다.”
뭐랄까, 마치 이런 느낌이다.
헤어진 옛 애인과 직장이 같고 또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싫지만 억지로 봐야 하는 상황 말이다. 주위를 보면, 할 말을 참고 있다는 표정인 이들이 잔뜩이다.
그리고 오늘 원정에 합류하지 않은 몇몇 선수들은, 로테이션의 목적 외에도 다른 이유로 함께하지 않았다.
티아고와 노이어는 아직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래서 필리프가 뮌헨에 남아 두 사람과 함께 TV로 경기를 시청하게 되었다.
아마도 필리프의 집에서 모일 것 같은데, 많은 대화가 오고 갈 것으로 보인다.
“자, 준비하지.”
“…….”
경기 전 팀 토크가 끝나고, 필리프의 결장으로 주장 완장을 차게 된 내게로 이목이 집중됐다.
“Na, 경기의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
“하지만 그렇지 않아.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야. 지금 저 밖의 사람들은 우리가 취약해졌을 거라고 믿어. 그래. 나도 알아. 최근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정말로 뭐 같았지.”
“…….”
시선을 흘끗 돌린 대부분은 같은 곳을 바라보았고, 난 거기에 펩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곳을 보지 않았다.
펩을 더 곤란하게 하긴 싫다.
무엇보다.
“그런데 그거 알아?”
“?”
“??”
“나는 여전히 이렇게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 그래서 뭐? 어쩌라고? X까라고 해. 그래 요즘의 일들이 우리를 약하게 보이게 했을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지는 절대로 변하지 않아. 왜냐면,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지 저 바깥의 병신들이 아니니까. 그러니, 대답해 봐.”
우린 언제 어떠한 상황에도,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게 진정으로 빅이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클럽의 자격이며, 이 큰 귀 녀석 역시 그러한 사람들에게만 자신을 허락해 왔으니까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스탄불의 기적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축구란, 지독하게 변덕스러운 존재다.
어쩌면 우리 자신도.
“네가 지금 입고 있는 유니폼이 누구라는 것을 말해 주지? 실제로 우리가 누구냐고?! 앙?! 우리는 지금부터 피치로 나가, 모두에게 FUCK YOU라고 해 주는 거야! 만약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내가 피치에서 그렇게 만들어 주겠어! 난 지는 게 싫어!! 그러니 다들 이를 악물고 뛰어!! WIR SIND WIR!! 우린 지금 바이에른 뮌헨이야-!!!”
나의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닿았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일을 거치면서, 어떠한 이는 나 역시 자신들을 기만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의견은 일부 옳지만, 시합에서 승패를 가리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어떠한 유니폼을 입고 있건 또 주변의 환경이 어찌하건, 나는 축구선수 김다온으로서 아무리 작고 의미 없는 경기라 해도 패배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나의 자존심에 관한 부분이다.
내가 배신을 당했으니 나 역시 태업을 하는 것으로 되갚아 주겠다는 생각 따윈, 배신을 당한 그 자체보다도 더 구역질이 나서 견딜 수 없다.
만약 태업을 하겠다면, 보수를 받지 말라.
이게 나의 의견이다.
“멋진 연설이었네.”
“응?”
동료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아 잠깐 정비를 한 후, 라커룸을 나섰을 때 펩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하나만 묻지.”
“네.”
“내가 자네를 실망시켰나?”
“솔직한 대답을 원하시나요?”
“그러하네.”
“그게 안 좋은 말이라도?”
“…….”
고개를 끄덕이는 펩을 보며, 난 있는 속마음을 그대로 꺼내기로 했다.
“전혀요.”
“전혀?”
“네. 놀랍게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아요. 생각을 해 보니, 당신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순간 펩의 얼굴에 무척 슬픈 표정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건 그의 오해다.
아마도 펩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없어, 이런 식의 배신이 되어 버린 결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느껴진 거라고 말이다.
그러니 난 오해를 풀어야 했다.
“오해는 마요, 펩. 그런 의미는 아니니까.”
“그런가?”
“네.”
조금이라도 펩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왜 바르셀로나를 떠나기로 했는지를 알고 있을 거라고 본다.
너무나도 존재가 커져 버려 그 자체로 정치적 도구가 되어 버린 메시. 마찬가지로, 자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구단 수뇌부. 거기에 티토 빌라노바의 암 투병까지.
난 지금까지 펩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 왔기에, 그가 이 모든 것을 이겨 낼 만큼 강인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펩은 굉장히 감성적이지만, 그 감성을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만 쏟아붓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사랑에 빠져 버린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지, 그 대상에 온전한 애정을 주지는 않는다는 거다.
펩은 FC 바르셀로나 시절, 자신이 축구를 혐오하게 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원인인 바르셀로나를 삶에서 제외하기로 해 버린 거다.
이건 마치.
“저도 그랬으니까요.”
“……뭐?”
“저도 그랬다고요. 그러니,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도 또 동정하지도 않아요. 그저, 그 심정을 이해할 뿐이죠. 내부에서 지지를 하지 않았다면 그건, 당신에겐 똑같은 상황처럼 느껴졌을 거예요. 그러니까, 바르셀로나와요.”
“…….”
나는 가난이 싫은 만큼 축구가 좋았다.
그렇지만 축구가 싫어지는 게 더 무서웠고, 그래서 가난이 두려운 것을 핑계로 이 일을 관두려고 했었다.
계속 축구를 하며 가난으로 인한 멸시와 모멸을 겪다 보면, 결국은 미워하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내가 먼저 등을 지자고 결정했었다.
상대가 미워할 것 같다면, 그 전에 내가 먼저 미워하고 말겠다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바보 같지만, 그게 바로 나다.
현재도 그렇고 말이다.
“그러니, 괜찮아요. 만약 당신이 저를 실망시킨다면 그건, 이런 종류가 아닐 테니까요. 무슨 말인지 아나요?”
“……그래. 알 것도 같네.”
“네. 바로 그거예요.”
내가 펩에게 실망한다면 그건, 이 일을 계기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거나 앞으로 나에게 새로운 축구를 보여 주지 못할 때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니 난 어쩌면, 숙제를 준 셈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매번 받아 오기만 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주는 입장이 됐다.
“이젠 갈게요. 너무 늦으면 안 되니까.”
“그래. 그렇게 하게.”
펩과 헤어진 후 복도를 따라 걸으며 든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얼마나 좋은 여자를 만났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축구를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처럼 여전히 나는 제멋대로 살고 있는데, 그녀가 내 중심을 잘 붙잡아 주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행여 그녀에게 내 가시가 닿을까 조심을 하다 보니, 이렇게 다른 가시가 돋친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시가 많고 뾰족뾰족한 성격의 내게, 둥글둥글하고 모가 없는 아영이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늦었잖아. 화장실이라도 다녀왔어?”
“응. 배가 아팠거든.”
“윽-! 더러워. 저리로 가.”
“왜? 너는 똥 안 싸?”
로데와 시답잖은 농담을 나누며, 나는 이제 경기를 위한 스위치를 켜기로 한다.
그리고 이는 스스로 내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많은 일을 겪어 오며 다양한 색을 입게 된 나도 진정한 나이지만, 덧입혀진 것들을 몽땅 걷어 내고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는 곳은 오직 피치 위에서뿐이다.
초록빛 잔디 위에서 난 오롯한 전사(戰士)로서, 가슴속에 담고 있는 격정적인 에너지를 전부 토해 낼 수 있다.
[입장합니다-!!!]영어로 크게 외치는 진행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때, 난 뒤를 돌아보며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LASS UNS GEHEN!!!!!”
이건 느낌을 살리자면, 영어로 대충 Let`s go라 외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난 어김없이, 내가 여전히 나일 수 있도록 승리를 쟁취해 올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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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15/16 챔피언스 리그 G.St 6차전)
디나모 자그레브 0 : 3 바이에른 뮌헨
[골] 김다온 : 전반 46분(F.K)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후반 16분(토마스 뮐러), 후반 19분(제바스티안 로데)
김다온 ? 96분 출전(1골/평점 2.5)
MoM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골/평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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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지에서 펩 과르디올라를 향해 야유를 보낸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 ARD/2015.12.09.(밤)]? 원정을 온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펩 과르디올라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커다란 야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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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0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회장실.
“다행히, 티켓 취소는 없습니다.”
“그거 정말 다행이로군.”
“네. 자칫 상징적인 일이 될 뻔했죠.”
“후우, 또 다른 동향은?”
“외에는 전부 평소와 비슷합니다. 일단 tz에서…….”
‘빌트’의 독점 기사로부터 시작된 혼란을 가까스로 수습한 후,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역시 평소와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클럽 주변 동향에 관한 이야기들을 보고받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 일이 있은 후 서포터 그룹의 보이콧으로 만원관중 기록에 깨질 것을 우려했었기에, 티켓 취소가 없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유럽 내에서도 경제관념이 투철하기로 소문난 독일이기에, 만약 그들이 보이콧을 하려고 했다면 100% 환불이 가능한 어제까지 움직임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기록은 계속 이어질 것 같았다.
부르르르-
딸깍-
동향 보고와 밀라노에 도착한 마티아스 잠머의 메시지를 확인한 후, 다음 미팅까지 약간의 짬을 얻은 루메니게가 전쟁과도 같았던 지난 며칠을 떠올렸다.
바이에른 뮌헨의 A.G(운영그룹)가 된 후, 가장 정신없고 바빴던 나날들이었다.
‘빌트’에 전화를 걸어 진위를 묻는 한편, ‘ARD’나 ‘쥐트도이체 차이퉁’과 같은 친밀한 미디어를 포섭해 일이 확장되는 것을 억눌러야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관심을 먹고 사는 미디어였기에, 몇 시간 정도 늦출 수 있던 것이 한계였다.
그리고 그 몇 시간 동안, 루메니게는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이는 .e.V.들에게 다음을 미리 계획해 둔 것처럼 거짓 행세를 해야만 했다.
펩의 후임을 이미 점찍어 두었으며, 휴식기 전에 구체적인 기사가 나올 거라고 말이다.
사실 이는 100% 거짓이었지만, 카를로 안첼로티라는 유일한 대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카를로 안첼로티가 곧바로 다음 직장을 찾지 않고 1년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던 것에, 새삼스러운 감사함을 느꼈던 이유기도 했다.
‘이젠, 이것밖에 없어.’
이전 펩 과르디올라와의 대화로 안첼로티 쪽에 무게를 싣긴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지금은 그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절대적으로 안첼로티에 맞춰 진행될 이번 협상에서, 뮌헨이 요구할 유일한 사항 역시 이와 관련이 있었다.
최종 미팅에서, 2015년 여름부터 협상을 이어 왔다고 거짓을 말하는 것 말이다.
.e.V.들이 단순히 구단의 운영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핵심적인 스폰서 그룹도 포함된 이들을 총칭했기에 이와 같은 부분은 무척 중요했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가 되는군.’
처음 펩 과르디올라가 뮌헨을 떠난다고 했을 때에는 좌절감이 크게 밀려들었지만, 막상 정신없이 일을 처리하다 보니 조금 후련한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밝히고 싶지 않았던 비밀이 공개되고 나니, 어딘가 떳떳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정말이지, 차라리 잘됐어.’
이제 팀은 겨울 휴식기 동안 재정비를 가지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줘야 했다.
그리고 만약 좋은 결과물을 끝으로 이별을 할 수만 있다면, 누구도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한 3년을 가지고 뭐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종의 미(有終之美).
단 하나로 좁혀진 유일한 해피엔딩을 고대하며,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역시 일상으로의 복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
[우베 뢰슬러, “펩 과르디올라는 절대 EPL에서 성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EPL은 다른 리그와는 완전히 다르다. 모든 팀이 남은 모든 팀에게 패배할 수 있다. 스페인과 독일에서처럼, 잉글랜드에서 성공하진 못할 거다.” – 빌트/2015.12.10.(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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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羞恥) – 쥐트도이체 차이퉁/2015.12.11.(오전)]? 펩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 더 나아가 독일 축구 전체를 모욕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단순한 축구 클럽이 아니라, 분데스리가와 독일 축구를 대표한다. 한데 그는 비열한 내통을 함으로써……(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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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베너 슈트라세에서 시위를 벌인 바이에른의 팬들. – tz/2015.12.11.(오전)]? 이른 오전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이닝 센터를 둘러싼 뮌헨의 팬들은, 펩 과르디올라와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의 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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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1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전용 식당/카페테리아.
Pep Raus.
아침부터 계속해서 들려온 목소리다.
이는 [‘펩 꺼져’] 정도로 해석이 가능했는데, 최초 ‘빌트’의 뉴스가 나오고 며칠이 지난 지금 이런 목소리를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것 좀 봐. 아예 해쉬태그가 달렸어.”
“진짜?”
“응. 저들 중에 하난가 봐.”
“…….”
베르나르두가 보여 준 화면엔, 정말 같은 해쉬태그가 있었다.
“그 숫자가 장난이 아니야.”
“얼마나 되는데?”
“몰라. 분명한 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거야.”
#PEPRAUS로 검색한 베르나르두가 화면을 새로이 고칠 때마다, 검색한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뮌헨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개인보다는 집단을 더욱 강조하는 클럽 특유의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보는 게 옳을 것 같았다.
클럽의 철학 자체가 ‘Mia san Mia(우리는 우리다)’일 정도니까 말이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이런 팬들의 반응은, 상처 입은 뮌헨의 마음 자체를 대변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내일도 장난이 아니겠어.”
“후우~”
사실 지금까지, 팬들의 반응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는 느낌은 있었다. 여론이야 분노했지만, 우리가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아마도, 우리가 앞두고 있던 스케줄이 원정의 연속이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베르나르두의 말처럼, 우린 내일 알리안츠 아레나에 걸린 #PEPRAU를 보게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는 날 혼란스럽게 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동료들을 다독이고 내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성난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아직 몰랐다.
계속해서 승리하는 것?
글쎄.
그건 아마도 기본이 아닐까?
물론 팬들의 분노는 우리 선수들이 아닌 펩을 향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PEP!!”
“RAUS!!”
“PEP!!”
“RAUS!!”
꽤 거리가 먼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들려오는 이들의 커다란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은 조금씩 더 무게를 더해 가고 있었다.
***
[바이에른 뮌헨의 서포터 그룹 대변인은, 다가올 잉골슈타트와의 경기 때 응원을 각각 2분씩 멈추는 것으로 항의의 뜻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 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