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46)
545화 Starker Wille (2)
[카를로 안첼로티는 과연 바이에른 뮌헨에 적합한 인물인가? – 빌트/2015.12.13.(오후)/Written By ? Lennox Baker]? 최근 바이에른 뮌헨은 안팎으로 무척 시끄러웠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기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만들지는 못한다.
나는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기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이후 펩 과르디올라의 추종자들이 보내온 항의 메일에 답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에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펩 과르디올라가 이번 시즌 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그의 다음으로 부임할 후보로 카를로 안첼로티가 강하게 손꼽히고 있다.
그리고 가까운 정보에 따르면, 아마도 그것은 곧 실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州)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출신의 감독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하나다.
AC 밀란을 8년 동안 이끌며 두 차례의 세리아 A 우승과 같은 숫자의 빅이어를 따냈으며, 이후 EPL, 리그앙, 스페인 라 리가에서도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선수들 역시, 이런 카를로 안첼로티를 자신이 겪어 본 최고의 감독이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그의 성향과 철학이다.
우선 몇 년 전, 카를로 안첼로티가 했던 말을 끄집어내어 보겠다.
2010/11시즌 종료 후에 바이에른 뮌헨은 카를로 안첼로티를 루이 판 할의 후임으로 고려했었고, 그에 관한 많은 루머들이 미디어를 장식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카를로 안첼로티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독일이 아닌 프랑스행을 선택했다.
그래서 PSG 부임 인터뷰에서 한 기자가 [“당신은 어째서 뮌헨 대신 PSG를 택했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카를로 안첼로티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바이에른 뮌헨에게 분데스리가 우승이란 주머니에서 손을 뺄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들의 축구를 지켜보는 게 하나도 즐겁지 않다.”]만약 카를로 안첼로티의 이 발언이 그의 레알 마드리드 부임 시절에 나왔다면, 그건 챔피언스 리그 대결을 앞두고 벌이는 신경전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좋게 본다면, 이는 계약한 클럽인 PSG를 향한 충성심의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이 이유였건, 카를로 안첼로티가 뮌헨의 업적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당연히 선수들 역시 이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새로운 감독이 자신들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를 신뢰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게다가 만약……(이하 생략).
***
2015년 12월 14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전용 식당/카페테리아.
DFB-포칼 16강 경기를 하루 앞두고, 루메니게를 포함한 구단 수뇌부 전체가 이른 오전 식당을 찾았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인원이 아침부터 식당을 찾아온 적은 몇 번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식당의 모든 테이블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루메니게가 섰고, 그는 잠깐 우리를 보다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는 다음 시즌부터, 카를로 안첼로티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감독이지만 분데스리가에서의 경험이 없고, 앞으로 많은 것을 알아 갈 것입니다.”
“…….”
“최근 우리에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알다시피 저곳에 있는 펩은 클럽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클럽은 그 자리를 얼른 채워, 여러분들이 남은 시즌에 집중하도록 해야 했습니다.”
카를로 안첼로티의 부임 발표 소식에도, 우리는 이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워낙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또 신뢰도가 높은 이들의 기사와 트윗까지 줄을 이었기에, 당연히 그가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이 될 거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최소 6개월이나 지난 뒤에 관한 이야기였다.
누군가는 카를로 안첼로티의 부임에 안도하거나 기뻐했을 수도 있겠지만, 스냅챗 안에서의 반응은 거의 대부분 남은 시즌이나 신경을 쓰자는 것이었다.
펩을 향했던 배신감에서 피어난 감정을 각자가 추스른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프로답게 나아가는 게 전부였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그리고 물론 펩도 말이죠. 우리는 바이에른 뮌헨이고,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바이에른 뮌헨답게 있을 것입니다. Mia san Mia. 저는 이 철학이, 영원히 이곳에서 지켜질 거라고 믿습니다. 그럼.”
박수를 쳐야 하나?
이는 나 혼자만의 의문은 아니었나 보다.
“박수를 쳐야 해?”
“글쎄- 굳이?”
“왠지 손이 어색해서 말이야.”
“큭큭큭, 멍청이.”
의문을 가지는 더기에게 베르나르두가 한마디를 날려 주었고, 나 역시 그 멍청이 중에 하나였다는 사실을 숨긴 나는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우리 앞에서 대화를 끝마친 루메니게는 잠머와 함께 펩이 앉은 테이블로 가 이야기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남은 시즌을 잘 부탁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뭐 어쩔 수 없고.’
나 역시 카를로 안첼로티의 부임과 관련해 많은 생각과 걱정이 있었지만, 굳이 지금 당장 그것을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상황이 정리되어 가는 것에 만족하며, 일상으로의 복귀가 반갑기만 할 뿐이었다.
“그나저나, 그거 알고 있어?”
“응? 뭐?”
“부상자가 너무 많아.”
“…….”
내 말에 베르나르두가 식당 안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겨울 휴식기가 다가오는 게 다행이야.”
“그러네. 진짜 너무 많아.”
“응. 어쩌면 교체 명단을 또 못 채울 수도 있어.”
“난 잠깐만 좀.”
“그래.”
베르나르두와 대화를 나누던 중, 전화가 온 더글라스 코스타가 테이블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떠났다. 보나 마나 새로운 애인일 건데, 이번엔 얼마나 갈까가 의심스러웠다.
“쟤 이번 여자가 몇 번째였지?”
“글쎄. 한 다섯 번째?”
그렇게 대화가 다른 쪽으로 이어지려는가 했을 때, 갑자기 맞은편에서 포르투갈어가 들려왔다.
[그래서? 뭐 달라지는 거 있어?]“뭐?”
[부상자가 많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작년에도 겪었던 거잖아. 똑같은 실수는 두 번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건 네 입버릇이고. 그래서 난, 아마 괜찮을 거라고 봐.]“……그래. 그럴 거야.”
가끔이지만, 베르나르두와 내가 서로를 닮아 간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건 분명 우리가 이미 친구의 범주를 넘어 가족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워낙 우리 둘이 붙어 다니는 사진이 인터넷 세상에서 많이 나돌고 있다 보니, 한국 팬들은 이 친구를 이러한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국민 실바.’
전 세계에는 실바(Silva)라는 이름을 지닌 수많은 축구 선수가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국민 실바라고 불리는 사람은 내 친구 베르나르두 단 한 사람뿐이다.
작년 우리 집에서 함께 밥을 먹었을 때, 베르나르두가 내게서 그 뜻을 전해 받고 무척 자랑스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녀석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미 리스본과 포르투갈에서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데, 자신은 아직 한국에서 받는 애정이 그에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고, 이후 몇 주가 지났을 때부터 베르나르두는 두 번 다시는 애정이 미치지 못하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
요즘에도 클럽하우스에는 베르나르두의 이름 앞으로 된 국제소포가 잔뜩 오고는 했다.
“그런데 있잖아.”
“?”
“20유로 내놔. 금방 강령을 어겼어.”
“……AMIGO!!!”
“미안, 친구.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잖아?”
펩 과르디올라의 클럽하우스 강령 중에 세 번째.
클럽하우스 내에서는 반드시 독일어로 말해야 하며, 예외는 오직 팀 합류 3개월이 안 된 사람들뿐이다.
만약 이를 어길 시 20유로의 벌금을 내어 놓아야 하며, 여기에서 모인 금액은 다른 벌금들과 함께 매년 크리스마스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기부되고는 했다.
장난을 치는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강령을 어기게 만들 때도 있는지라, 모이는 금액은 꽤 큰 편이었다.
“어서. 그럼, 지금 친구 건은 봐줄게.”
“하-!”
베르나르두를 이런 식으로 놀리는 건, 내가 이 생활을 사랑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였다.
***
※ 바이에른 뮌헨의 부상자 명단
-> 2015.12.14. 기준
-> 괄호() 안은 2015/16 시즌 중 부상 횟수
더글라스 코스타 : 허벅지 근육(2)
-> 후반기 복귀 가능
아르연 로번 : 종합적인 근육 손상(4)
-> 후반기 복귀 가능
프랑크 리베리 : 근육 조직 손상(2)
-> 후반기 복귀 가능
코스타스 마놀라스 : 햄스트링(3)
-> 후반기 복귀 가능
데이비드 알라바 : 관절낭 손상(1)
-> 2016.02월 복귀 가능
후안 베르나트 : 근육 조직 손상(2)
-> 후반기 복귀 가능
***
2015년 12월 15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 시작 1시간 전
바이에른 뮌헨 0 : 0 다름슈타트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4-1-4-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크리스티안 마테니아
RB ? 필리프 람 / RB ? 가리치 죄르지
CB ? 하비 마르티네스 / CB ? 아이타크 술루
CB ? 제롬 보아텡 / CB ? 슬로보단 라이코비치
LB ? 김다온 / LB ? 주니오르 디아즈
DM ? 사비 알론소 / DM ? 페테르 니이마이어
CM ? 요주아 키미히 / RM ? 토비아스 켐페
CM ? 아르투로 비달 / CM ? 마리오 브란치치
RW ? 토마스 뮐러 / CM ? 제롬 곤도르프
LW ? 킹슬레 코망 / LM ? 마르셀 헬러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산드로 바그너
.
.
독일축구협회(DFB)에 의해 양 팀의 명단이 발표된 직후, 이를 본 많은 이들의 생각은 바로 이러했다.
“뭐야? 겨우 다섯이라고?”
오늘 바이에른 뮌헨의 교체 명단에는 정원인 일곱 명을 다 채우지 못한 다섯의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골키퍼인 스벤 울라이히를 뺀 필드플레이어의 숫자는 단 넷이었고, 그마저도 윙이나 스트라이커와 같은 포지션의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든 젊은 선수들을 B팀에서 불러올릴 수 있는 리그와는 달리, 포칼은 오직 전반기와 후반기 한 차례씩 제출한 명단 안에서만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중 여섯 명의 선수가 빠진 바이에른 뮌헨은, 교체명단의 숫자조차 채우기 어려웠다.
“이거,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겠는데?”
“그러니까. 아직 제정신이 아닐 거잖아.”
“안첼로티라. 분명 혼선이 있을 거야. 지금 감독이 갑자기 빠져나간다고 알려진 데다, 새로운 감독이라니. 하-! 어쩌면 후반기에 극적인 추락이 있을 수도 있겠어.”
“……멍청이들.”
“응?”
“크흠. 흠.”
한창 대화를 나누던 기자들의 뒤에서, 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엿듣고야 만 레녹스 베이커가 헛기침을 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서 움직였다.
귀빈석만큼은 아니지만, 기자석 역시 경기장이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설치가 되어 있었다.
그는 ‘빌트’에게 배정된 자리에 가방을 올려 두었고, 의자에 앉은 후 랩톱을 꺼내며 취재를 위한 준비에 들어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금방 기자들이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는 레녹스 베이커다.
‘혼선? 과연 그럴까?’
축구계에서 오랜 시간을 머문 사람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자신의 기준에서만 생각을 하려는 이들이 존재했다.
‘그들은 이미 벗어났을걸? 지난 경기를 봐.’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16라운드 당시, 레녹스 베이커는 자신의 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맥주 한 캔과 함께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처음 뮌헨은 묀헨글라트바흐 경기 때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고, 그렇게 경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했다.
하나.
‘이번에도 그랬어.’
팀에 끊임없이 영감을 안겨다 주는 김다온의 활약이, 바이에른 뮌헨을 펩 과르디올라의 계약 종료라는 사슬로부터 벗어나도록 만들어 주었다.
과거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패배에 가까워진 순간 팀을 구해 낸 것처럼, 그 역시 마찬가지의 일을 했다.
그렇지만 분명 차이가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슈퍼스타라고 할지라도, 팀을 위기에서 구해 낸 순간에서 그의 영향력은 끝이 났다.
물론 동료들은 그런 선수와 함께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런 감정에서 비롯된 신뢰를 통해 언제든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 역시도 얻는다.
그렇지만 김다온의 경우,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팀 전체에 미션을 부여하는 것만 같이 뛰었다.
피치 위에서 항상 전력 질주 하고 5:0의 상황에서도 사이드라인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축구공을 살리려고 몸을 날리는 식의 플레이가, 주변으로 하여금 그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다.
레녹스 베이커의 생각에, 김다온의 이러한 몸짓은 일종의 질문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뛰는데, 너는?’]만약 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거나 기회가 필요한 선수가 이러한 방식으로 뛰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노력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말하고 있는 주제의 대상은, 축구 역사상 최초로 수비수로서 몸값 평가 1억 유로를 넘은 사내다.
객관이 다수의 주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축구라는 세계에서, 이러한 평가는 가장 중요한 것이자 더 나아가 결국엔 모든 것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피치에 머무는 내내 최선을 다하는 김다온의 모습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자극제였다.
‘최근, 그런 최고는 없었거든.’
레녹스 베이커의 생각에, 부상에 시름 하지 않고 최고라는 이름에서 오는 권력을 거부했던 이는 1998 FIFA 프랑스 월드컵 당시의 지네딘 지단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선수들은 부상으로 완벽한 기량을 펼칠 수 없거나, 이적시장과 미디어의 성장으로 인한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한 이들이 전부였다.
쉽게 예를 들어 리오넬 메시는 어떠한 경기에서는 6km도 채 뛰지 않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에게 패스를 보내지 않는다며 짜증을 부리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의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두 사람이 동료들의 신뢰와 존경은 받을 수 있어도 주변을 발전시키지는 못한다.
메시의 경우에는 반박할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 그건 그가 너무나도 위대한 공격수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 하나의 팀 전체와도 맞먹는 위협을 안겨다 줄 수 있기에, 거기에서 발생되는 균열이 마치 메시가 주변을 더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처럼 보이게 된 거다.
뿐만 아니라, 아이러니 역시도 숨어 있다.
리오넬 메시의 동료와 감독들은 그가 부지런히 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그것이 팀에 해가 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주위에 더 많이 뛰도록 요구를 한다.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티에리 앙리, 사무엘 에투와 같은 선수들이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역할에 불만을 갖고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호날두야 말할 것도 없지.’
확연하게 줄어든 활동량과 반비례하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짜증을 내는 횟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때때로 그의 플레이는 마치 골 외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자신과 함께 피치에서 뛰는 다른 선수들을 도구로 생각한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누구보다 열렬한 호날두의 추종자였던 가레스 베일이 돌아선 것 역시도, 이런 이기심에 질려 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김다온은 이들 두 사람의 현재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가끔 스스로가 생각하는 한계 이상으로 요구를 하는 무모한 지휘자처럼 보였지만, 결국은 열심히 뛰면 가능하다는 것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옳았음을 증명해 왔다.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는 거야.’
메시와 호날두가 ‘승리는 내게 맡기고 너희는 나머지를 해’라는 유형이었다면, 김다온은 ‘귀찮은 일들은 내가 할 테니, 너희는 평소처럼 해’라고 외치는 유형의 리더였다.
그러니, 어찌 동료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부끄러울 텐데.
김다온이 동료들을 자극하는 방식은 극도로 독특하고, 또 지금까지 존재해 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최소한 레녹스 베이커의 지식 속에서는 말이다.
‘I`m sorry. 하지만, 나는 더 보고 싶어.’
역경이 닥쳐올 때마다, 김다온은 그것을 뛰어넘음과 동시에 레녹스 베이커에게 새로운 축구의 영역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에 중독되어 버린 이 열정적인 축구기자는, 이번 자신이 존 크로스와 함께 만든 기사에 숨어 있는 허점을 깨닫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평소의 레녹스 베이커였다면, 존 크로스가 어떻게 그 사진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를 물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그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메일을 받았다는 점과, 그 메일의 IP 주소가 스페인의 한 사무실의 것이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늘 그러하듯, 무언가에 매진한다는 건 그만큼 주변의 많은 것들을 놓쳐 버린다는 의미였다.
물론 누군가는 그로 인해 남들이 도달하지 못한 높은 곳까지 오르기도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숨겨지게 된 진실은 영원히 묻혀 사라져 버린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넌 틀림없이 최고가 될 거니까.’
‘Goal.com’에서의 명성에 더해 ‘빌트’ 독점의 오랜 역사까지도 자신의 것으로 더한 레녹스 베이커 역시, 자신이 간과해 버린 진실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