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61)
560화 Konkurrieren (2)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폴 포그바는 유벤투스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를 받았다.
1993년생의 어린 나이임에도 UEFA가 선정한 Best 11에 선정된 이 젊은 미드필드를 향한 시선엔, 그 어떠한 의심도 섞여 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4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경기를 기점으로, 폴 포그바를 향한 여론은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바로 지금, 유벤투스 스타디움 내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Sostituisci Pogba-!!”}
{“Sostituisci Pogba-!!”}
{“Sostituisci Pog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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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28일. 10151 토리노 토리노, 이탈리아. 코르소 가에타노 시레아, 50. 유벤투스 스타디움.
.후반 36분
유벤투스 2 : 0 인테르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가 알바로 모라타를 마지막 교체카드로 꺼내 든 순간부터, 유벤투스 스타디움에는 포그바를 교체하라는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처음 그것은 울트라스가 모여 있던 구역에서 시작이 되었으며, 이젠 경기장 곳곳에서 같은 문장이 들려왔다.
이를 울트라스의 극성스러운 면모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폴 포그바의 등번호가 지니는 의미를 생각하면 당연할 수도 있다.
비안코네리의 10번.
이는 축구에서 가장 무거운 등번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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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아노 피오리) – Rai 1 코멘테이터
“아이, 야이. 유벤투스의 서포터들이 계속해서 폴 포그바의 교체를 주장하는군요. 지난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비발도 발라) – Rai 1 해설위원
“지금까지 잘해 온 선수를 향한 행동으론 적절치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유벤투스의 10번을 달고 있는 한 어쩔 수 없습니다. 더구나, 10번을 달라고 구단에 직접 요청한 경우라면 말이죠. 저 번호는 유벤투스의 팬들에겐 무척 특별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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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의 역사 속에서 위대한 10번이 존재하는 시대에는 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해 왔다.
그리고 10번을 단 선수들 역시,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에 하나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셸 플라티니, 로베르토 바조, 알레산드로 델피에로는 ‘판타지스타’로서, 세리에 A와 이탈리아 축구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포그바가 직접 구단 측에 이 등번호를 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유벤투스의 팬들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었다.
더구나 당시는 PSG가 포그바의 영입을 위해 7천만 유로를 준비하고 있다는 등. 다양한 종류의 루머가 떠돌던 시기였다.
하지만 폴 포그바가 등번호 10번을 달게 됨으로써 이적 루머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고, 유벤투스 안팎의 사람들은 그가 영원한 ‘Zebre(얼룩말)’가 될 거라 믿었다.
올 시즌 폴 포그바를 향한 애정이 더욱 깊어진 것 역시 그러한 이유에서다.
{“또 빼앗겼잖아, 저 멍청한 녀석!!”}
{“당장 그 옷을 벗어 깜둥아!! 넌 자격이 없어!!”}
{“검은 녀석에게 10번은 안 돼!!”}
폴 포그바가 허무하게 볼을 빼앗기자, 다시 한번 울트라스가 모인 곳에서 갖은 종류의 비난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완전히 넋이 나간 것 같은 포그바의 표정을 보며, 알레그리는 뒤늦게 자신의 판단을 후회했다.
‘빼 줬어야 했어.’
알레그리의 마지막 교체카드 두 장은 중원을 강화하기 위해 투입한 스테파노 스투라로(Stefano Sturaro)와 지친 파울로 디발라를 대신할 알바로 모라타였다.
이 두 개의 교체 모두, 전술적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던 것이었다.
왜냐하면, 경기는 1:0의 살얼음판 리드였고 눈에 띄게 지쳐 있는 케디라와 디발라로 인해 문제가 생겨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교체의 여유가 있었다면 폴 포그바를 쉬게 해 주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전반 36분 조르조 키엘리니가 ‘또다시’ 다치면서 일찌감치 카드 한 장을 사용해 버렸다.
현재 알레그리의 후회가 교체가 아닌 선발 스쿼드 작성에 있는 이유다.
그 딴에는 폴 포그바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주전 출전을 결정했던 것이었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역효과였다.
가슴속 한편에서 피어오르는 실망감을 억누르기 힘들었던 알레그리가 결국 경기를 더 보지 못하고 고개를 내린다.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건가?’
때때로 감정적인 플레이를 자주 펼치는 포그바였지만, 그래도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어 왔다.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신뢰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알레그리는, 어쩌면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때 보여 줬던 포그바의 모습이 두꺼운 가면 속에 숨어 있는 그의 본성일 거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타인 특히 신뢰하는 이에게 상처를 주는 유형 중엔, 부정적 경험에 집어삼켜지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4일 경기 이후 폴 포그바가 딱 그런 모습이다.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삐?익!!
“이봐-!!”
“이 개새끼!!”
‘응?’
피치가 갑작스럽게 부산스러워지고, 고개를 든 알레그리는 소란의 중심에 포그바가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곤 자신의 놓친 장면을 확인하기 위해 대기심에게 다가가 상황을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포그바가 의도적으로 팔을 휘둘러 상대를 타격했다는 것이었다.
쓰러진 마우로 이카르디(Mauro Icardi)의 앞에서 우선 선수들의 충돌을 말린 잔루카 로키(Gianluca Rocci) 주심.
곧이어 그는 폴 포그바를 찾아 움직이며 자신의 손을 뒷주머니로 가져갔다.
‘오, 이런.’
선명하게 보이는 빨간색의 카드가 들어 올려지고, 항의 하나 없이 몸을 돌린 폴 포그바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 손에 든 채로 피치를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김없이, 유벤투스 스타디움엔 포그바를 향한 비난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이번엔 울트라스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금 제정신이야?!”}
{“최소한 팀에 보탬은 되어야지!!”}
{“너희 나라로 돌아가 이 미개한 녀석!!”}
{“넌 10번의 자격이 없어!!”}
{“추한 녀석! 유베의 10번을 욕되게 만들지 마!!”}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10번을 비난하는 무척 보기 드문 장면 속에서, 폴 포그바는 달에 착륙한 외로운 어린 왕자였다.
***
2016년 3월 2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후반 33분
바이에른 뮌헨 1 : 1 마인츠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1-4-1/5-4-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로리스 카리우스
RB ? 하피냐 / RB ? 줄리오 도나티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레온 발로건
CB ? 데이비드 알라바 / CB ? 니코 분게르트
LB ? 후안 베르나트 / CB ? 알렉산더 해크
DM ? 아르투로 비달 / LB ? 가에탕 뷔스만
RAM ? 킹슬레 코망 / DM ? 파비앙 프레이
CM ? 아르연 로번 / DM ? 쥴리안 바움가르틀링어
CM ? 티아고 / RAM ? 크리스티안 클레멘스
LAM ? 프랑크 리베리 / LAM ? 하이로 삼페리오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유누스 말리
@@ 선수교체 상황(뮌헨) @@
후반 00분 : 아르투로 비달 김다온
후반 06분 : 킹슬레 코망 토마스 뮐러
후반 15분 : 티아고 베르나르두 실바
.
.
오늘 펩 과르디올라가 로테이션을 대거 사용했던 건, 나흘 후에 펼쳐질 도르트문트전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또 사나흘 간격으로 연이어 치러지고 있는 경기 속에서, 주요 선수들의 체력을 보전시켜 주는 것에도 로테이션의 목적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수비적인 5-4-1을 가져나온 마인츠를 상대로,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초반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폼이 급격하게 떨어진 아르투로 비달은 모든 부분에서 엉망이었고, 급기야 전반 26분에는 패스 실수를 저지르며 선제 실점의 결정적 이유를 제공했다.
4-1-4-1에서 가장 중요한 비달의 플레이가 형편없자, 자연스럽게 뮌헨의 경기력 자체가 무너져 내렸다.
게다가 오늘 앞선에 투입된 선수들 모두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폼이 완전히 올라오지 못한 이들이었다.
현시점 리그 5위에 올라 있는 마인츠를 얕봤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펩 과르디올라의 용병술을 탓하기엔 선수들의 활약이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결국 펩 과르디올라는 전반전이 끝난 후 팀에 변화를 주기로 했고, 김다온을 첫 번째 교체카드로 삼았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즉시 효과를 발휘했는데, 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안 되어 김다온의 긴 패스를 이어받은 로번이 시즌 4번째 득점을 터뜨린 것이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추가로 두 명을 더 빠르게 교체하여 추가 득점을 노리고 있었지만, 푹 눌러앉은 마인츠의 진형을 깨트리긴 쉽지 않았다.
오히려 성과없는 패스의 연속 속에서, 몇몇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고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지금도 프랑크 리베리의 느슨했던 패스가 존 코르도바(Jhon Cordoba)로 이어지는 위협적인 역습을 낳았다.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 뮌헨의 최종 수비와 마누엘 노이어의 사이에는 넓은 공간이 존재했고, 그곳으로 뛰어든 코르도바가 박스 앞쪽에서 노이어를 뛰어넘는 칩 슛을 시도한다.
좌우를 막는 것에 집중했던 노이어는 이를 막을 수 없었고, 통통 굴러가는 축구공은 조금 있으면 골라인을 넘어설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바로 이때.
파바박-!
“?”
노이어의 곁을 바람처럼 스쳐 지난 누군가가, 계속해서 전력 질주하며 달려가 축구공을 라인 앞에서 걷어 낸다.
달리던 속도를 늦출 수 없었던 그는 그대로 그물 안으로 점프를 해야 했고, 곧바로 바닥을 향해 굴러서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그의 눈은 축구공을 좇고 있다.
숨이 막힐 듯했던 장면에 다소 뒤늦게 튀어나오고 마는 탄성과 함성들.
{“휴우…….”}
{“예에에-!!”}
엎드린 자세에서 일어나 무릎을 터는 주인공의 곁으로 노이어가 다가가, 아프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수준으로 김다온의 몸을 사정없이 두들기기 시작한다.
“야이 미친 녀석아! 내가 적당히 하랬지!!”
“잠깐만 있어 봐.”
“그래 잠깐 있어…… 응?”
하지만 김다온에겐 실점을 막아 낸 기쁨보다, 그 전 상황에서 문제를 저지른 선수들을 향한 분노가 훨씬 더 컸다.
그래서 그는 노이어의 곁을 지나치며, 멋쩍은 표정을 하고 있는 프랑크 리베리를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Rassurez-vous, Connard!!!”
김다온이 자신보다 정확히 10살 많은 베테랑 윙어를 향해 욕설(정신 차려, 씨X놈아)을 날린 이유는, 패스를 빼앗긴 후 되찾으러 달려드는 대신 포기하는 동작을 했기 때문이다.
패스 시도를 바로 앞에서 차단당한 직후, 프랑크 리베리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몸을 돌리는 행동을 했다.
워낙 경기가 풀리지 않은 탓에 짜증이 났을 수도 있었겠지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플레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을 보며, 펩 과르디올라는 생각했다.
만약 다른 이가 똑같이 프랑크 리베리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면, 지금처럼 그냥 순순히 받아들였을까?
알다시피, 프랑크 리베리는 괴팍한 남자다.
‘도리어 잔뜩 화를 냈겠지.’
프랑크 리베리는 솔직하지만 또 그만큼 감정에 충실해서 누군가 자신을 공격한다고 여겼을 땐, 일단 거기에 반박하고 보려는 습관이 있다.
설사 자신의 잘못으로 초래된 일이라 해도, 상대방의 공격적인 태도에는 날카롭게 반응한다.
하지만 참으로 재미있는 건, 김다온의 분노에는 리베리가 순순히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왜일까?
‘바로 그게 재미있는 부분이야.’
펩 과르디올라는 최근 들어, 김다온이 지닌 최고의 장점이 타인을 쉽게 감화(感化)시키는 능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의 모든 행동과 목소리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다.
사람들은 쉽게 이를 카리스마(매력)라는 단어로 부르지만, 과르디올라는 이것이 단순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축구 선수가 타인에게서 존경을 끌어내기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몇만 배는 더 힘든 작업이다.
단순히 실력만으로 누군가의 존경을 끌어내기엔, 다른 이들의 축구 실력 역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다온이 훈련장과 클럽하우스 또 피치 위에서 보여 주는 모습들이 그의 모든 몸짓과 언어에 설득력을 가져다주고 있다.
훈련장에서 또 피치 위에서 누군가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그것에 대해 마음껏 비난해도 괜찮은 사람이 바로 김다온이라는 것이다.
전반전 팀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마자, 과르디올라가 곧바로 그를 하프타임 때 투입한 이유다.
그리고 현재 그는 그 이유를 보여 주고 있다.
한 골을 어시스트했고.
지금은 실점을 막았다.
복잡한 것 없이 단순한 산수로만 손익을 따져 보더라도 그의 투입으로서 뮌헨은 두 골의 이득을 본 셈이다.
그러니 어찌.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어?’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울려 퍼지는 김다온을 향한 찬가(讚歌) 속에,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선수들이 더 달릴 수 있도록 독려했다.
“잘하고 있어-!! 서둘지 말자고-!!”
‘ESPN’의 익살맞았던 표현대로, 김다온은 진정한 뮌헨의 ‘왕’이 되어 가고 있다.
***
.후반 45분
바이에른 뮌헨 1 : 1 마인츠
전광판의 시계가 멈추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대기심이 추가시간이 적힌 보드를 들어 올린다.
【“추가시간은 4분, 4분…….”】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고 해도 승점 1점은 챙겨가겠지만, 거기에 만족할 사람은 이곳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내가 바라는 것 역시 승점 3점이고, 그것을 쟁취하지 못한다면 무척 기분이 나쁠 것 같다.
펩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인 것 같다.
“올라가-!! 더 공격해!!”
뮐러와 베르나르두의 투입으로 공격 전개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리베리와 로번의 폼 저하는 우리에겐 분명한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시즌이 거듭되며 코스타와 코망이 체력적인 부침을 겪는 중이라, 두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해 줘야 한다.
물론 로번의 경우 오늘 득점을 올려 주긴 했지만, 외의 플레이들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한 고집 하는 남자들인지라, 현실을 부정한 상태로 여전히 좋았을 때의 플레이를 하려고만 하는 것도 문제다.
양보가 필요한데, 욕심만 내고 있다.
만약 로번과 리베리가 레비나 다른 공격 자원들에게 조금만 양보를 했어도, 훨씬 더 좋은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득점까지 연결되었을 거라는 보장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확률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풀백이 아닌 젝서(Sechser/DM)에서 뛰고 있다 보니, 유독 두 남자의 아쉬운 점이 잘 보였다.
그렇지만 이건 이거고.
‘……숫자가 너무 많아.’
상대방 역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인츠는 오늘 잘 조직된 5-4-1을 들고나왔는데, 올 시즌에 겪은 파이브백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오랫동안 훈련해 온 게 느껴졌달까?
특정한 상황에서 누가 올라가고 또 누가 커버할 것인지가 명확했는데, 그것을 파악해 낸 뒤에도 공략이 어렵다는 점은 전술이 좋다고 봐야 하는 부분이다.
조직력을 다지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답게, 마르틴 슈미트의 역량이 돋보였다.
이대로라면, 동점으로 끝날 것 같다.
계속해서 볼은 점유하고 있었지만,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만 패스가 돌 뿐 정작 중요한 박스 안으로의 침투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금도 베르나르두 어떻게든 레비가 있는 쪽으로 축구공을 욱여넣어 보지만, 수비수가 너무 많았다.
다행인 점이라면 이번엔 마인츠의 선수들끼리 충돌을 해, 클리어 대신 코너킥이 선언되었다는 것이다.
베르나르두가 코너킥을 처리하기 위해 왼쪽 코너플랫으로 움직였고, 포지셔닝을 위해 천천히 걷던 나는 마인츠가 전혀 변수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짧은 패스를 받아 주러 가는 선수가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상대는 우리가 무조건 볼을 띄울 거라 보는 것 같았다.
덩달아 나를 마크할 수 있는 자원 역시 없었고, 모르는 척 태연히 인중을 긁던 나는 주심의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태도를 바꿔 기민하게 움직였다.
“베르나르두!”
양팔을 앞쪽 아래로 쭉 뻗으며 패스를 요구하자, 베르나르두는 계획을 바꿔 내게 축구공을 보내왔다.
데굴데굴 굴러오는 것을 발아래에 받아 두며 몸을 돌린 순간에도, 마인츠의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이 정도면 철저히 지시된 플레이로 봐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보이지 않아.’
골대로 향하는 단 하나의 경로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쉽게 궤적을 그릴 수 있는 모든 곳엔, 마인츠의 선수들이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경우의 수가 막힌 건 아니다.
높은 곳에서 볼을 떨어트리는 방법도 있다.
감아 차기를 해 먼 쪽 포스트 상단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고, 그러한 방식의 슈팅이라면 벽에 걸리지 않고 충분히 골대로 향할 수 있을 거다.
“…….”
왼쪽 페널티박스 밖 25m 지점.
잠깐 고민을 이어 나가던 나는 감아서 차는 것을 포기하고 축구공에 발등을 가져다 대기로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본능이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충대충 할 생각은 없다.
결정을 내린 뒤에, 난 분명한 목적을 가졌다.
또 슈팅의 궤적과 목표 지점 역시도 간단히 설정했다.
처음 계획대로 먼 쪽 포스트를 향하되,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과 경로만을 바꾼 것이다.
“후읍-”
축구공을 슈팅하기 좋은 위치에 가져가며 난 바로 스텝을 밟았고, 짧게 들이마셨던 숨을 발등이 축구공에 닿는 것과 동시에 도로 토해 냈다.
퍽-!!
“푸우~!”
평소보다 소리의 크기가 덜했고 그 형태 역시도 탄력보다는 둔탁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회전을 머금지 않은 축구공은 평소의 슈팅만큼 빠르게 날아오른 뒤, 정점에서 약간 좌우로 흔들렸다가 아웃프런트 슈팅의 궤적을 그리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곧.
{“—-!!!!”}
{“–!!!!!!!”}
알아들을 수 없는 관중들의 환호성과 바로 지척에서 들을 수 있어 분간이 가능한 동료들의 목소리를 끌어냈다.
“으와아악-!! 이 미친놈!!!”
“이거지!!! 바로 이거라고!!!”
“부와악 이 미췬!^@#!”
물론 일부는 완전히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말이다.
.
(키스 휴웬) – BT Sports 코멘테이터
“OH- WHAT A GOAL! THIS IS ABSOLUTELY FANTASTIC! 어쩌면 이건, 분데스리가 올해의 골 후보에도 오를 수 있을 겁니다.”
(가이 모브레이) – BT Sports 펀딧
“마인츠는 거의 승점을 가져갈 뻔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질렀어요. 다온이 저 위치에 머물고 있다면, 반드시 한 명의 선수를 붙였어야 했습니다. 물론 박스 안에 선수 전체를 모아 두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만, 결국 결과가 그들이 틀렸다는 걸 말해 줬죠.”
(키스 휴웬)
“또 하나의 원더. 그는 자신을 원더보이로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것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이 모브레이)
“그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예요. 이런 선수의 값어치는 이루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키스 휴웬)
“휘슬이 불립니다. 경기 종료. 아마 오늘 뮌헨의 팬들은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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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Bundesliga 24R)
바이에른 뮌헨 2 : 1 마인츠
[골] 아르연 로번 : 후반 04분(김다온)김다온 : 후반 49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50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1.5/MoM)
***
작가의 말 ? 분데스리가에 웬 BT냐 하실 수 있어서 첨언하자면, 꽤 오래전부터 BT는 분데스리가를 중계해 왔고 매 시즌 110~120경기 안팎을 중계합니다.
그리고 눈 얘기는 다음화에 하겠습니다.